Drug-Eating Genius Mage Chapter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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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8화

쇼다운(9)

“술식과 육체는 술사에게 있어 그 영혼만큼이나 불가분의 관계에 있지·”

“끄에에엑·”

“육체를 옮긴 시점에서 술식성능의 저하는 예상된 결과였지만 이건 상정했던 것 이상이군·”

어두운 수술실에서 온몸을 비틀며 비명을 지르는 광대의 모습·

수술대 앞에 서서 그의 온몸을 자르고 이어붙이는 무심한 표정의 남성·

사각 사각 소리와 함께 광대의 육체를 접합하던 남자가 나른한 어조로 말했다·

“접합술식의 출력이 기존에 비해 80% 가까이 떨어져 있다· 이게 얼마나 형편없는 성능인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

“아니 그러니까 살살 좀-”

“요약하자면 수술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는 건 필연적인 결과라는 말이었다·”

위이이잉-

끄악끄악 소리를 질러대는 광대의 온 몸을 가차없이 쪼개고 접합한다·

수술대 위로 연달아 피가 튀지만 남자는 눈도 깜짝하지 않고 마력을 끌어올릴 뿐·

남자의 손끝에서 펼쳐지는 익숙한 마력패턴· 그가 직접 언급하고 운용하는 ‘접합술식’의 존재·

거기까지 보고 들은 레녹이 가면 안에서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설마·”

광대를 수술하고 있는 남자가 누구인지는 레녹도 기억하고 있다·

필레놈 자치령에서 부유섬 군락지를 두고 레녹과 싸웠던 판데모니엄의 멤버·

주스마스터라는 이명으로 불리던 대륙 최대의 마약상 도미닉 카바로·

레녹에게 패배해 실종됐던 그 남자가 접합술식을 사용해 광대를 수술하고 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을 눈앞에 두고도 레녹은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했다·

광대가 경매장에 온 이유· 한참 동안 행방불명이 되었었던 도미닉 카바로의 모습·

접합술주 아베스타 채프먼이 가지고 있어야 할 특질계 접합술식의 존재까지·

불가능한 가정을 모두 쳐내고 실현가능한 결론을 남긴 다음에야 레녹은 비로소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접합술주의 우뇌를··· 도미닉 카바로의 육체에 이식한 건가·’

첫 번째 관문에서 레녹이 쓰러뜨린 접합술주 아베스타 채프먼은 자신의 우뇌를 스스로 적출했던 상태·

그렇기에 접합술주는 레녹과 싸우는 중에도 자성영역을 비롯한 근원심상을 일절 사용하지 못했다·

그러한 페널티를 안고도 레녹과 마지막까지 팽팽하게 맞설 만큼 술주의 실력은 그간 상대한 술사 중에서도 특기할 만한 수준이었지만·

술주의 우뇌가 분명 어딘가에 따로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레녹 역시 잊지 않았던 바·

하지만 설마 주문연맹이 아니라 판데모니엄에서 그의 우뇌를 보관하고 있었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주문연맹과 판데모니엄 사이에 레녹이 알지 못하는 모종의 커넥션이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판데모니엄 멤버들 중 누군가 따로 연맹 측과 접선해 술주의 우뇌를 빼돌린 것인지·

어느 쪽이든 그를 마약왕의 육체에 이식해 되살려냈다는 것 자체가 범인의 발상을 아득하게 뛰어넘어 있다·

수술에 집중하는 접합술주와 수술대에서 몸을 비틀며 엄살 섞인 비명을 질러대는 광대의 모습·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의사에 대해 알고 있는 모양이군· 같은 조직의 멤버이기 때문인가?”

할 말을 잃은 레녹이 아래서 펼쳐지는 진풍경을 바라보는 찰나 남자가 옆으로 다가왔다·

콧수염을 기른 기품 있는 인상의 남성· 레녹을 이 경매장으로 초대한 신디케이트의 관계자다·

“몇 주 전에 이곳으로 실려 왔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손끝 하나 움직이지 못하던 식물인간이었지·”

“····”

“마스터마인드의 조정을 받고 난 뒤에야 정신을 차렸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특이한 인간이더군·”

“···정신조정이라·”

도미닉 카바로의 육체에 우뇌를 이식한 접합술주의 상태를 조정하기 위해 토커퍼즈에서 마스터마인드의 능력을 빌렸고·

광대는 정신을 차린 접합술주에게 자신의 수술을 맡기기 위해 신디케이트 측에 자신의 신변을 맡겨두었던 것인가·

그리고 이 남자가 그러한 내막을 거기까지 알고 있다는 사실은-

“소개가 늦었군· 레이몬드라고 하네·”

레녹의 옆에 선 남자가 웃으면서 지팡이를 두들겼다·

“신디케이트의 ‘관리자’로서 토커퍼즈 내 모든 예하시설을 비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지·”

“····”

이 광대한 집무실을 자신의 염동력만으로 움직이고 있는데도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

가히 수십 톤에 달하는 중량을 순수한 정신력만으로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염동력자·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것과는 별개로 초능력의 출력만큼은 가히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경매장을 비롯한 신디케이트의 휘하 시설이나 기관의 비호를 그가 맡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겠지·

하지만 레녹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다른 것을 고민하고 있었다·

‘광대는 접합술주가 토커퍼즈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우스꽝스럽게 몸을 비트는 광대를 바라보는 레녹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판데모니엄에서 술주의 부활에 협조했다는 사실은 확실해· 하지만 주문연맹은?’

이능개화전단의 초능력자 미칼 젤리히의 불사능력을 손에 넣기 위해 접합술주는 자신의 우뇌를 적출했다·

그렇게 적출해 둔 우뇌가 연맹의 수중에 있었으리란 것은 틀림없는 사실·

하지만 술주의 우뇌가 마약왕의 육신에 이식된 시점에서 연맹과 판데모니엄 사이에 모종의 약속이 있었음은 확실하다·

판데모니엄 측에서 무엇을 노리고 술주를 부활시킨 것인지· 어째서 마약왕의 육신을 술주의 ‘그릇’으로 제공한 것인지·

새로운 육신에서 깨어난 접합술주의 우뇌는 레녹이 기억하는 좌뇌와 똑같은 사람인 것인지·

“여러모로 생각이 복잡한 모양이군·”

레이몬드가 그런 레녹을 보며 손을 들어올렸다·

“일단 앉아서 카드 게임이라도 하지 않겠나?”

“···게임?”

어느새 그의 손에는 게임을 할 때 사용하는 카드가 들려 있었다·

능숙한 손길로 카드를 섞으면서 앞면을 내보인 그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경매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조금 시간이 있지· 잠시만 어울려주게·”

“놀이를 하고 싶다면 다른 상대를 찾아보는 게 좋을 텐데·”

“물론 아무런 이유 없이 자네와 게임을 하려는 건 아니야·”

레녹의 날카로운 답변에도 레이몬드가 웃으면서 콧수염을 매만졌다·

“수술이 끝나기 전까지는 이대로 그를 기다려야 할 테지· 그 사이 이 경매장에 올라온 상품의 행방을 두고 내기하지 않겠나?”

“···상품이라고?”

“그렇네· 이를 테면-”

레이몬드가 그렇게 말하며 집무실 벽을 눈짓했다·

“교단의 사도가 두고 간 ‘무기’라든가·”

팟!!

그 순간 집무실 벽에 걸린 스크린을 통해 창백한 광채가 비춰졌다·

지하 창고로 추정되는 컨테이너 안에 비스듬히 세워진 창백한 빛을 품은 포신·

길쭉한 나사처럼 뒤틀린 외형· 지지대가 존재하지 않는 매끈한 형상·

금기병장 ‘비애’·

인간을 재료 삼아 만들어진 금단의 무구· 고위계 초인을 갈아 넣어 제작된 배덕의 병기·

재료가 된 초인의 능력을 고스란히 간직한 무구 자체가 살아 있는 것과 다름없는 비보다·

“결전의 장소가 되었던 스타디움 폐허에 묻혀 있더군· 경기장 재건 공사를 진행하던 도중 인부들이 발견했네·”

침묵하는 레녹의 옆에서 레이몬드가 말했다·

“저것에 홀린 인부들끼리 서로 싸우다 벌써 8명이 죽었지· 그야말로 금단의 병기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지 않나?”

“····”

8사도 캄로달이 마지막 순간 소환해서 꺼내 들었던 교단의 금기병장·

레녹의 건틀렛과 정면에서 충돌한 뒤에도 아직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었나·

결전을 마친 뒤 그대로 몸을 피했던 레녹조차 가능성이 낮다고 여겼던 수확·

하지만 신디케이트는 스타디움 재건 공사를 도맡아 현장을 뒤져가며 저 무구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뭘 원하는 거지?”

“교단의 최고위 사도가 후퇴하면서 저만한 보구를 두고 갈 리는 없겠지·”

싸늘한 레녹의 말에 레이몬드가 웃었다·

“저 무구는 다시 말해 이번 전투에서 교단이 패배했다는 결정적인 증거인 게야· 그렇지 않나?”

“····”

“복잡하게 생각하지는 말게· 자네 같은 술사와 이렇게 마주 앉아서 간단한 게임을 해보고 싶을 뿐이야·”

염동력을 사용해 카드 뭉치를 집무실 테이블에 가지런히 내려놓은 레이몬드가 말했다·

“자네가 게임에서 이긴다면 경매장 관리자의 권한으로 금기병장이 보관된 위치를 알려주지·”

“····”

“자네가 저 무구를 어떻게 ‘회수’할지에 대해서는 그다음에 결정해도 좋을 테지·”

저 창백한 대포가 어떤 가치를 지녔는지는 레녹 역시 설명하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기민한 지성과 판단력을 지닌 8사도가 절체절명의 순간 꺼내든 결전의 수단이다·

아마 틀림없이 전황을 한 번에 뒤집거나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보구겠지·

그만한 병기를 획득하고도 사용하는 대신 경매장의 상품으로 출품해버린 신디케이트의 대처도 어이가 없긴 하지만·

금기병장의 위치를 알려주고 알아서 가져가라는 레이몬드의 태도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경매장의 관리자로서 입찰 없이 상품을 내주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 일이지·”

레이몬드가 웃으면서 지팡이를 두들겼다·

“하지만 부득이한 사고로 인해 상품을 도둑맞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그렇지 않나?”

“···토커퍼즈의 관리자답게 하등 무의미한 내기에 집착하는군·”

굳이 내기를 통해 금기병장의 위치를 찾아낼 필요도 없지만 광대와 접합술주가 수술 중인 당장은 소란을 피우기도 어려운 상황·

드르륵!!

망설임 없이 의자를 끌어다 테이블 앞에 앉은 레녹이 차갑게 말했다·

“한 번 정도라면 어울려주지·”

“좋아·”

레이몬드가 손을 움직이자 테이블 위에 수십 장의 카드가 일렬로 뒤집힌 채 정렬했다·

뒷면을 내보인 채로 가지런히 나열한 카드를 가리키며 그가 말했다·

“규칙은 간단하네· 서로 한 장씩 카드를 뽑아 나눠 가지고 마지막에 모두 뒤집어서 패를 깔 거야·”

“····”

“마지막에 조커를 갖고 있거나 술식이나 이능의 사용을 발각당하는 쪽의 패배일세·”

조커 뽑기 게임을 극단적으로 단순화시킨 듯한 제대로 된 게임이라고는 할 수 없는 규칙·

하지만 레녹은 그 말을 듣자마자 레이몬드의 의중을 깨달았다·

애초에 레이몬드가 레녹을 상대로 시험하려 하는 것은-

“시작하지· 순서는 자네가 원하는 대로 해도 좋아·”

레녹이 카드 뭉치에서 한장을 뽑아 자신의 앞에 내려놓았다·

레이몬드 역시 카드를 뽑아 앞면을 확인하지 않은 그대로 옆에 둔다·

집무실 한복판에서 번갈아 가며 카드를 뽑아 나눠 가지는 두 사람·

“카드의 뒷면을 보고 앞면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

사각사각 카드가 스치는 소리를 뒤로 하고 레이몬드가 입을 열었다·

자연스럽게 카드를 뽑아 내려놓은 레이몬드가 의자에 등을 기댔다·

“한 가지 면모를 보고 그 이면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야·”

“····”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 단순한 게임조차 절대로 패배하지 않을 수 있을 걸세·”

레이몬드의 목소리가 묘하게 변했다·

“게임은 물론이고 그의 인생에서도 그러하겠지·”

“아까부터 자꾸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군·”

카드를 뽑아 패 사이에 끼워 넣은 레녹이 대꾸했다·

가면 너머로 서늘한 시선을 흘린 레녹이 말했다·

“아직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렇네· 자네는 아직 아무것도 몰라·”

카드의 뒷면을 쓰다듬는 레이몬드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카바힘을 지배하는 자가 누구인지· 그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도 잘 모르지·”

“····”

그 순간 레녹은 카드를 뽑던 손을 잠시 멈췄다·

느닷없이 게임을 제안한 레이몬드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레녹 역시 깨달았기 때문·

“꼭 뭔가 알고 있는 것처럼 지껄이는군·”

“알고 있는게 아닐세· 그저 알게 된 것 뿐이지·”

레이몬드가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프레이야 칼린스의 월드 투어를 이렇게 애매하게 망쳐 버린 이유가 이 도시에 없음은 확실할 테니까·”

“····”

“하지만 카바힘에서 일을 벌이려 한다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어려울 걸세·”

자신의 패를 쓱 훑은 레이몬드가 말했다·

“카바힘의 군주는 자신의 왕성 안에서는 반신(半神)과 같은 존재이니· 그 어긋난 초월성을 상대하려면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겠지·”

“무슨 헛소리를 하고 싶은 거지?”

그렇게 대꾸하며 카드를 뽑아 든 레녹이 무심코 손을 멈췄다·

“····”

지금 레녹이 뽑은 카드에 기괴한 삐에로가 그려져 있다는 것을 마력감지를 통해 거의 동시에 깨달았기 때문·

침묵하던 레녹이 조커 카드를 천천히 패에 밀어 넣은 순간 레이몬드가 물었다·

“만약 카드의 앞면과 뒷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어떨 것 같나?”

레이몬드가 느긋하게 의자에 등을 기댔다·

“그런 재능을 지닌 존재가 있다면 그 자는 이런 게임에서 절대 패배하지 않겠지· 미리 조커를 보고 뽑을 패에서 피해가면 그만일 테니·”

“····”

“그 남자의 운명 역시 이와 같았네· 서자로 태어난 그는 운명의 양면을 모두 보고 살아남아 왕좌에 올랐고-”

촤악!!

마지막 카드를 뽑는 것과 동시에 손을 내려놓은 레이몬드가 말했다·

“카바힘의 군주가 되어서야 자신이 지닌 ‘양면성의 재능’을 비로소 온전하게 자각할 수 있었지·”

“····”

양면성의 재능·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재능인지는 레녹 역시 알고 있었다·

하나의 시공에서 동시에 두 가지 개념을 관측할 줄 아는 재능·

한가지 현상을 두고 앞면과 뒷면을 동시에 보는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재능·

그렇기에 양면성의 재능보유자는 모든 감각을 두번에 겹쳐 느끼는 것은 물론이고 인격마저 둘로 나뉘기도 한다·

판데모니엄의 브로커 하이레아가 지니고 있는 양면성의 재능 역시 이러한 조건이나 증상을 지니고 있었던 바·

레녹조차 실제로는 단 한명밖에 보지 못했던 그 희귀한 재능을 카바힘의 군주 역시 지니고 있었다는 뜻인가·

어느새 두 사람은 남은 카드를 모두 뽑아 나눠 가졌다·

이제 카드를 뒤집어 자신이 뽑은 패의 앞면을 확인할 시간·

“왕도에 도착하면 자네들은 어떤 형태로든 그와 한 번은 마주하게 되겠지·”

천천히 자신의 패에 놓인 카드를 뒤집으면서 레이몬드가 말했다·

“그리고 그가 자네들의 ‘뒷면’을 보는 것을 허락해야 할 거야·”

“····”

“숨기거나 속이거나 혹은 지워야겠지· 그자는 자네들이 무언가를 감추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테니까·”

카드의 뒷면을 내려다보는 레이몬드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살짝 흐려졌다·

“그는 그 방식으로 왕도 전역의 축복과 저주를 짊어지고 자신을 그 시공과 동조시켰지·”

“카바힘의 군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군·”

레녹이 카드를 천천히 뒤집으면서 말했다·

“지인이었나?”

“···지인?”

그 순간 레이몬드가 참지 못하고 소리 내어 웃었다·

그러한 지칭 자체가 우스워서 참을 수가 없다는 것처럼·

“그의 스승이었던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라면 그렇게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

“내가 하는 경고를 잘 기억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게·”

레이몬드가 그렇게 말하며 레녹의 패를 눈짓했다·

“지금처럼 그 남자 앞에서도 자네의 조커를 숨기지 못한다면 자네와 동료들이 맞이할 결말은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말이야·”

“착각을 하고 있군· 그놈들은 내 동료가 아니다·”

레녹이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카드를 전부 뒤집었다·

“그리고 이딴 카드놀이 따위로 내 비밀을 짐작한다는 건 가당치도 않은 일이지·”

“···뭐라고?”

그 순간 레이몬드는 레녹의 패 안에 조커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레이몬드가 홀린 듯이 남아 있던 자신의 패를 뒤집어본 그 순간·

자신의 패 안에 섞여 있는 조커 카드를 본 레이몬드가 입을 벌렸다·

“어떻게··· 처음부터 내 능력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던 건가?”

고위계 염동력자인 레이몬드는 초능력자 중에서도 유달리 뇌파가 발달해 있는 타입·

집무실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물체의 진동과 움직임을 완벽하게 읽어낼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해 있다·

당연히 레녹과 카드게임을 하는 도중에도 모든 카드의 움직임과 종류를 꿰고 있었던 바·

레녹이 조커를 뽑은 것은 물론이고 패의 어느 쪽에 조커가 들어 있는지조차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패를 뒤집어 공개하는 순간 레이몬드의 패 안에 조커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

레이몬드를 속이고 카드를 바꿔치기한 것일까 아니면 카드의 앞면을 ‘조작’한 것일까·

레녹은 그런 레이몬드를 두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운명에 두가지 얼굴만이 존재했다면 애초에 난 여기 서 있지도 않았겠지·”

“····”

“카드의 양면을 모두 볼 수 있다 해도 이 게임에서조차 그렇듯 무한한 변수와 예외가 존재하기 마련이니·”

경매장 아래를 내려다본 레녹이 중얼거렸다·

“어떻게 될지는 결국 직접 확인해 봐야만 알 수 있는 법이다·”

“그렇군····”

레이몬드가 눈을 감았다·

“자네는 처음부터 방법을 가지고 있었는가·”

“게임에서는 내가 이겼군· 약속대로 금기병장의 위치를 말해·”

레녹이 그렇게 말하며 시선을 돌렸다·

“이제 수술이 거의 다 끝난 것 같군·”

“봉합과 소독이 끝나면 이제 마무리다·”

그 순간 수술대 앞에서 광대의 온몸을 이어붙이던 접합술주가 입을 열었다·

혀를 빼물고 축 늘어진 광대의 눈꺼풀을 뒤집어본 뒤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다·

“그다음에는 날 찾아온 손님을 맞이할 시간인가·”

“····”

육체가 바뀌어도 특유의 초월적인 감응력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처럼·

접합술주가 고개를 들어 집무실 건너편의 레녹과 시선을 마주친 그 순간·

“신기한 기분이군· 갑자기 이상하게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기도 한데·”

술주가 레녹을 보며 공허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혹시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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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Medicine-eating wizard
Score 9
Status: Ongoing Type: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World”, a game that boasts extreme freedom. In “ver.3.0”, I decided to put everything to increase the magic talent! All stats are all about magic! Instead of enhancing the character’s magic talent, took a huge amount of demerit characteristics. But, it doesn’t matter. I will create the greatest Wizard character, even if the character looks like a corpse. But…. What is this? I became that character– a character with genius talent, but can’t pass a day alive without taking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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