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g-Eating Genius Mage Chapter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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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화

잔향(14)

판데모니엄의 견뢰 상대법· 더불어 쿤다라의 행적에 기반한 행동패턴 분석이라·

실로 파격적이기 그지없는 제목에 레녹이 다비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러니까 하이레아가 이 딥웹의 게시물을 내게 보여주려고 했단 말이군·”

[암호화된 링크는 이게 확실해요· 저도 한번 열람해 본 적이 있어서·]

다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용이랑 댓글을 다 보려면 시간이 좀 걸릴 텐데 3줄 요약으로 정리해 드릴까요?]

“···아니· 일단 확인해 보지·”

레녹이 그렇게 말하면서 홀로그램 창을 터치했다·

“무엇 때문에 하이레아가 이걸 내게 공유했는지는 직접 봐야 확인할 수 있을 테니·”

[제목 : 교전규범· 판데모니엄이 보여준 미친 마법사를 상대하는 방법·(쿤다라 사태에 기반한 행동패턴 분석 첨부)] + 35017

=교단에서 공유한 교전영상 자료는 알아서 찾아보고 오세요· 보셨다는 전제하에 글을 씁니다·

게시물의 내용은 딥웹의 이용자 답지 않게 정중한 존대로 시작하고 있었다·

=49구역을 위주로 활동하는 견뢰가 완전히 맛이 가버렸다는 사실은 다들 아시겠죠·

=며칠 전에는 자기 마탑에서 대규모 파괴마법을 난사하는 바람에 관련 사업장에 난리가 났습니다·

=어처구니가 없는 사실은 그 뒤로 관련 사업분야과 위성도시의 투자규모가 더 올랐다는 겁니다·

“···주가가 더 올랐다고?”

[당일에 5% 정도 하락했다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15%가 상승했어요·]

세 줄을 넘기지 못하고 시선을 뗀 레녹을 보며 다비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저도 중간에 끼어들어서 7% 정도 이득을 봤어요· 잘했죠?]

“네가 최고구나·”

네트워크를 돌아다니는 전뇌정령은 혼란스러운 주식장에서조차 유능했다·

레녹은 곧바로 게시글을 읽었다·

=애널리스트들의 결론은 이겁니다· 쿤다라의 사태를 겪고도 견뢰의 힘이 더 강해졌으니 앞으로 마탑이 망할 일은 없다·

=전쟁마탑을 굴복시키고 손도 잡았겠다 어떤 사업이든 돈을 들이부어서 성공시킬 테니 늦기 전에 올라타자·

=이겁니다· 단순하죠?

“···딥웹에 게시물을 올리는 사람들이 다들 그렇지만 보통 사람은 아니군·”

[익명성을 빌리면 갑자기 재밌어지는 유기체들이 많다니까요·]

“문제는 내가 판데모니엄과 싸웠다는 사실을 이 작성자가 알고 있다는 거다·”

무표정한 눈길로 게시글을 바라보던 레녹이 물었다·

“금기병장의 일은 외부로 새어나갈 수 있는 안건이 아니었어· 판데모니엄의 멤버들 중 누군가 유출한 게 아닐까?”

레녹이 복마전 멤버들과 금기병장을 두고 쟁탈전을 벌인 건 아나테마을 죽인 뒤의 일·

지하 깊숙한 곳에 숨겨진 신전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외부의 눈이 닿기도 어려웠던 상황·

당시 싸움에 참가했던 관계자들 중 누군가가 그 일을 외부에 흘린 것은 아닐까·

[아 그거·]

다비가 묘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 바로 뒤에 나올걸요?]

“···바로 뒤에?”

레녹은 그렇게 반문하며 곧바로 게시물의 다음 글귀를 읽어보았다·

=그런 의미에서 바로 저 흑마법사 에르몽이 여러분께 어떻게 견뢰를 상대해야 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

황당한 표정으로 시선을 들어 올린 레녹이 한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누가 그때의 일을 유출해서 딥웹에 넘겼는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애초에 본인이었던 건가·

레녹이 고개를 젓는 사이 게시물에서는 에르몽의 자기자랑이 한참 이어지고 있었다·

=저로 말할 것 같으면 무려 견뢰와 두 번이나 직접 대면하고도 살아남은 전적을 보유한 경력자이며···

=수백 년을 넘게 살아온 흑마법사로서 딥웹의 무고한 이용자들에게 귀중한 생존경험을 공유해 드리고자···

=대신 게시물 아래 존재하는 추천 버튼만 눌러주신다면 언제든지 제 지혜를 공유해 드리겠···

“진짜 미친 건가?”

고대의 사람 주제에 최신 문물을 사용하는 일에 아주 거리낌이 없다·

아니· 이렇게 자기 신상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딥웹을 이용해도 되는 건지·

레녹이 혀를 차며 곧바로 스크롤을 쭉 넘겼다·

수십 줄 가까이 이어진 자기자랑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제목에 맞는 본론이 튀어나왔다·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견뢰는 미친 게 아닙니다·

=다만 남들과는 굉장히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요·

=이 두 가지는 같아 보여도 사실 굉장히 다릅니다· 이 사실을 여러분들도 숙지한다면 견뢰를 상대로 무사히 도망칠 수 있을 겁니다·

레녹이 말없이 게시글을 내렸다·

=중앙전선에서 유출된 영상을 보셨다면 유성우 속에서 새어 나오는 무광(無光)의 마력을 보셨을 겁니다·

=영상의 화질이 조악해서(교단 놈들이 하는 일이 다 그렇죠) 알아볼 수는 없지만 마력의 색이 아예 없죠?

=이거 마력에 색이 없는 게 아니라 아예 영상에 관측되지 못한 겁니다·

“····”

어느새 게시글을 바라보는 레녹의 시선은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특정한 시공간 좌표에 술식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5차원 이상 겹칠 경우 발생하는 탈각현상의 일종인데 아직 여러분들께는 좀 어렵죠?

=괜찮습니다· 여러분들이 추천 버튼만 잘 눌러주신다면 제가 다음 기회에 제대로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지금은 견뢰가 그만큼 마법을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는 사실만 알면 되니까요·

영상 링크를 걸고 간단하게 장면을 캡처한다·

이미지를 여러 장 게시한 에르몽이 여러 특징을 짚어주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보시는 바와 같이 견뢰의 마법은 극단적으로 순간화력에 특화되어 있으면서 술식조작에 한해서는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발동 직후 방향과 속도를 조절해 난사하고 모조리 컨트롤해서 무기처럼 휘둘러 때려 박죠·

=얼마 전에는 천번을 상대로도 이겼죠? 정면 화력 대결에서는 사실상 이긴다는 생각을 접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우연히 견뢰를 만나 싸우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살아서 도망칠 수 있을까요?

“···생각보다 잘 읽히는군·”

[그렇죠?]

묘하게 기분이 나쁘면서도 계속해서 읽게 되는 에르몽을 상대할 때와 비슷한 기분·

하지만 레녹은 그러한 감정을 무시하고 그대로 글줄을 읽어내렸다·

시종일관 말이 많은 이 흑마법사가 견뢰라는 마법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쯤 읽고 나니 레녹도 어느 정도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이미 추천 버튼을 눌러놓으셨을 거라 믿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먼저 1명의 숙련된 특질계 술사를 준비하세요·

“····”

[흐흣·]

레녹이 침묵하고 다비가 몸을 들썩이며 웃음을 터트렸다·

=어차피 정면 화력대결에서는 이기지 못하니까 편법이 필요하죠·

=상성을 무시할 수 있는 특질계 술사가 있다면 무사히 탈출루트를 짤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준비물은 견뢰의 발을 잡아두기 위한 8레벨의 육체능력자입니다·

=피지컬보다는 테크닉이 뛰어난 무인이라면 좋아요· 중요한 건 견뢰와 대치하며 시간을 끄는 겁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여기까지 와서 준비고 나발이고 중요한 것이 남아 있단 말인가·

하지만 레녹은 에르몽이 마지막으로 적어둔 문장을 보고 나서야 그 의도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건 제가 말한 준비물이 이미 판데모니엄에는 모두 마련되어 있다는 겁니다·

“····”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다들 아시겠죠?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추천 : 12144] [비추천 : 64931]

게시물이 끝나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흉악하기 그지없는 추천비·

아래로는 입에 담기도 어려운 험악한 욕설들이 마구잡이로 쓰여 있었다·

└X같은 어그로였네· 진지하게 읽은 내 잘못이지·

└야 이 새끼야· 니가 진짜 복마전 멤버라도 된다는거냐?

└하다하다 뭔 X발 판데모니엄 바이럴이 있어;

에르몽의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성토하려는 듯 작정하고 달린 반박 댓글들·

└대체 어떤 조직에서 특질계 술사랑 8레벨의 육체능력자를 같이 준비할 수 있는데·

└견뢰를 죽이기는 커녕 도망치는 걸 목표로 하라니· 그딴 결론을 듣고 싶어서 추천을 누른게 아니라고·

└이 새끼 생각해 보니까 마지막에 X같은 소리를 하기 전에 추천 유도까지 했네

대부분은 에르몽의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욕하는 댓글이었지만 다른 부분에 흥미를 보인 댓글들도 있었다·

└시종일관 헛소리 밖에 없지만 술식분석은 의외로 정확해· 안목 자체는 상당해 보이는군·

└술식의 변화나 특징을 굉장히 잘 짚고 있어· 단순하게 캡처 실력이 좋은 건 아니겠지·

└근데 영상 자료 설명에 이거 맞아? 5차원이니 탈각이니 처음들어보는 말인데·

└술식이 차원 단위로 조작될 경우 발생하는 이상현상에 대해서는 몇가지 논문이 있지·

└바일런 연구소에서 일하는 라파엘 교수가 권위자라 들었어· 자문을 구하면 진위를 알 수 있을지도

아예 에르몽이 쓴 글 전체를 분석해서 의도를 알아내려는 이들까지·

└초반과는 미묘하게 어조가 달라· 어그로를 끌려고 작정하고 뒷내용을 날려 쓴거야·

└오우 바이럴 좀 할 줄 아는 놈인가?

└근데 누가 판데모니엄 이름으로 바이럴을 함·

└그럼 저 정신병자 새끼가 진짜 복마전 멤버라고?

에르몽이 대놓고 자신의 이름을 공개하며 게시물을 올린 바람에 댓글창이 더 혼란스럽다·

제정신이 박혀 있다면 자신의 신상을 딥웹에 공개할 리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

애초에 견뢰의 이름을 팔아 어그로를 끌고 복마전을 입에 담는 사람이 정상일 리가 없다·

└그 조직에 누가 있는지 몰라? 저게 명왕이랑 같은 조직에 소속되어 있다면 누가 믿겠냐·

└흑마법사라잖아· 뭐 혈연으로 들어갔을지 누가 알겠어·

└명왕이ㅋㅋㅋㅋ혈연ㅋㅋㅋㅋㅋ

└만에 하나 진짜라고 해도 더 말이 안되지· 견뢰 하나를 막지 못해서 저런 구인글을 올렸다는거야?

└난독임? 구인글이 아니야· 알아볼 놈들만 알아보고 연락을 달라고 하잖아·

판데모니엄과 견뢰· 최근 중앙전선에서 가장 뜨거운 쿤다라의 붕괴사태까지·

딥웹에서 주목할만한 화제는 모조리 갖다 쓴 어그로가 아직 삭제되지 않고 화제글에 남아 있다·

그 사실 때문에라도 이 게시물을 진지하게 파고드는 사람들이 몇몇 있는 것 같았다·

└발칸 신원관리국에 아는 사람이 있는데 에르몽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는군·

└정말이야? 수천만명중에서 단 한명도 그런 이름을 쓰지 않는다고?

└다른 도시 출신일수도 있어· 북대륙 쪽은 여기랑 문화권이 완전히 다르잖아·

└폭스엔진에 돌려보니 대부분 수백년 전 문헌이 출처야· 아주 오래전에 쓰던 이름은 맞는 것 같은데·

그 잠깐 사이에 에르몽이라는 이름을 검색해서 나름대로 단서를 찾아내는 이들까지·

하지만 그 아래 쭉 달린 대댓글은 이미 다른 화제로 넘어가 있었다·

└폭스엔진? 설마 그 미친 놈이 만들었다는 검색엔진을 말하는거냐?

└딥웹의 온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바이럴을 때렸었지· 그땐 진짜 미치는 줄 알았어·

└난 진짜 그놈이 전자마약하다 맛이 가 버렸다고 봐· 비호감작도 아니고 누가 광고로 도배를 때리냐고·

└제정신이 아닌 놈들 많다니까· 그 헤비업로더가 만든 검색엔진을 뭘 믿고 쓰는거야?

“····”

[휘 휘~]

레녹이 물끄러미 시선을 내리자 다비가 어색한 휘파람을 불며 시선을 회피했다·

다비가 검색엔진 운영에 열심인 건 알고 있었지만 레녹이 없는 사이 홍보를 대체 얼마나 돌렸기에 이런 반응인지·

그 사이에도 딥웹에서는 검색엔진 통칭 폭스엔진에 대한 효용성 토론이 이어지고 있었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폭스엔진의 성능은 말도 안될만큼 좋아· 오히려 지금까지 쓰지 않은게 후회가 될 정도지·

└동의해· 특정 키워드를 잡아서 네트워크를 뒤지는 능력은 정말 우수하더군· 요즘에는 아예 이것만 쓰고 있다니까·

└오히려 지나치게 바이럴을 돌리는 바람에 소문이 늦게 퍼졌다고 봐· 가만히 있었어도 힙스터 새끼들이 알아서 빨아줬을걸·

└아는 개발자에게 이야기를 들었는데 애초에 다른 검색엔진과는 알고리즘이 완전히 다른 것 같더라·

└미러 다이버 쪽에서도 검색엔진 개발자와 접촉하려고 움직이고 있다고 하니 말 다했지·

└진짜 세상 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군· 그 정신나간 헤비 업로더가 그런 검색엔진을 만들 정도의 능력자였다고?

└그 정도 능력이 있으니까 온갖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이상한 여우 그림이나 올리고 다니$#%@$@#%

[얍·]

가장 마지막에 달려 있던 댓글이 갑자기 일그러지면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새끼여우의 모습으로 변했다·

마지막 글자부터 거꾸로 일그러지면서 댓글 전체가 변질되는 듯한 기이한 현상·

순식간에 그 아래로 기겁한 듯한 댓글이 수백 개씩 달리기 시작했다·

└X발 왔다

└그 새끼가 왔어

└멍청한 놈· 감히 그 애호가의 그림을 욕해?

└그 새끼는 자기 욕은 무시해도 여우 욕은 용서하지 않는다고·

└안돼제발나어제그래픽카드를바꿨@$#%@%

마지막까지 이어지지 못한 누군가의 절규가 뛰어노는 새끼여우의 모습으로 변했다·

[감히 제가 직접 만든 귀여운 이모티콘을 욕하다니·]

레녹이 황당한 표정으로 다비를 바라보는 사이 앞발을 당당하게 들어 올린 다비가 말했다·

[괘씸하니까 벌을 줘야겠죠·]

“···네 마음대로 해·”

한숨을 내쉰 레녹이 고개를 저으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비가 전뇌공간에서 무슨 일을 하든 이제 와서 그걸 만류하는 것도 이상한 일·

애초에 다비에게 검색엔진을 맡겨둔 만큼 그 부분의 일처리를 의심할 필요는 없었다·

묘하게 특이한 감성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레녹의 정령은 그 누구보다 뛰어난 해커였으니·

옷을 챙겨입고 저택을 나선다·

기록이 남지 않는 무인택시를 잡아탄 뒤 번화가 도로를 타고 이동했다·

차량조작을 다비에게 맡겨둔 동안 레녹은 휴대폰으로 딥웹의 다른 게시물을 둘러보았다·

[제목 : 쿤다라의 붕괴 사태 이후로부터 견뢰의 행동반경과 타임라인 추정] + 3734

[제목 : (33차 갱신) 천번과 견뢰의 술식성능 비교] + 35159

[제목 : 천번과 견뢰의 전투기록 모음집(목격담· 인용구· 영상자료· 문헌· 보고서·)] + 13532

“대체 얼마나 이런 주제에 관심이 많은 건지····”

레녹이 확인하는 다이아몬드 게시판의 화제글 대부분이 초인들의 전력이나 힘을 비교하는 것뿐·

그만큼 대부분의 주제가 그쪽에 쏠리다 못해 일방적으로 편중되어 있다·

천번이나 견뢰의 이름이 들어 있지 않은 화제글을 세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르게 보일 정도·

눈앞에 떠오른 새로운 홀로그램 창을 본 레녹은 이번에야말로 입을 다물었다·

[제목 : 동대륙 초인 파워랭킹] + 5739849

“····”

할 말을 잃은 레녹이 눈을 깜박이다 조용히 한 손으로 스크린을 문질렀다·

변하지 않는 숫자를 본 뒤에야 레녹이 고개를 기울였다·

“···오백만? 지금 이 게시물 하나에 댓글이 오백만 개가 달려있다고?”

[아 그거 보셨어요?]

다비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지금 딥웹 내부에서 한 달간 가장 많은 트래픽이 몰린 주소 중 하나에요·]

“····”

[마스터에 대한 내용도 꽤 있는데 한번 확인해 보실래요?]

“···나중에·”

딸깍·

으슥한 골목길에 멈춰선 차량의 문을 열고 내린 레녹이 말했다·

“지금은 일단 할 일이 있어·”

[그렇게 말하고 절대 안 볼 거죠?]

“아니· 다른 강자들의 정보라면 한 번쯤은 확인해 볼 가치가 있지·”

파워랭킹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그 안에 담긴 가치는 결코 낮지 않다·

레녹을 포함해 현재 동대륙 인근에서 이름난 실력자로 알려진 강대한 초월자들의 정보·

“이 정도로 반응이 격하다는 것 자체가 랭킹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을 테니까·”

[약속한 거예요?]

“그래· 하지만····”

레녹이 그렇게 말하며 외진 골목길 뒤편에서 손을 뻗었다·

“일단 이 링크를 보낸 당사자에게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이다·”

펄럭!!

담벼락에 드리운 그림자를 잡아당긴 순간 두꺼운 흑색의 로브가 머리 위로 펼쳐졌다·

전신을 어둠 속에 파묻어버리는 듯한 흐릿하고도 두꺼운 형태·

후욱···!

흑요석 가면을 착용하는 것과 함께 로브 안쪽의 기척이 완전히 변한다·

신경질적으로 예민하고 어두우며 날카롭기 그지없는 치밀한 마력·

손가락 사이로 검은 마력사가 실뜨기를 하듯 뒤엉킨 순간·

어느새 레녹은 21구역의 낡은 성당 거리 한복판에 서 있었다·

이렇다 할 소음도 들려오지 않는 조용한 성당 건물의 뒤편·

예배당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과 동시에 기도를 올리고 있던 수녀가 시선을 돌렸다·

“빅터·”

흑요석 가면을 확인한 하이레아가 차분한 표정으로 돌아섰다·

“기다리고 있었어·”

“언제까지 도착하겠다고 확답한 적은 없을 텐데·”

가면 안쪽에서 변조된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이상한 링크를 첨부해 답신하면 대답이 될 줄 알았나?”

“···견뢰가 얼마 전에 발칸에 복귀했지· 조심하라는 의미에서 관련 자료를 첨부한 것뿐이야·”

하이레아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지금 이 도시에서 견뢰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그 게시물 하나만 보면 알 수 있었을 테니까·”

“····”

“어쨌든 네가 왔다는 건 카바힘 왕도 지하의 [문] 공략에 참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겠지·”

예배당 한쪽 벽면에 위치한 오르간을 향해 걸음을 옮긴 그녀가 말했다·

“그래도 아주 늦지는 않아서 다행이군· 이 정도면 일정을 바꾸지 않아도 있겠어·”

“그 일정이라는 게 뭐길래 이렇게 시간에 신경을 쓰는지 모르겠군· 그쪽에서 보낸 링크도 작전과는 아무 상관도 없었지·”

로브 안쪽으로 삐딱하게 고개를 젖힌 레녹이 대꾸했다·

“합당한 이유가 네 작전계획 안에 존재해야 할 거다·”

“작전계획이라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야·”

하이레아가 쓴웃음을 지으며 오르간 위에 놓인 전단지를 집어 들었다·

그것을 가져와 레녹의 눈앞에 내려놓은 그녀가 말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아주 사소한 계기뿐이니까·”

“계기라니 그딴····”

그렇게 말하던 레녹이 하이레아가 내려놓은 전단지를 보고 말을 멈췄다·

아름다운 불꽃과 물감으로 장식된 포스터· 스탠딩마이크를 잡고 선 낯익은 여성의 사진·

그 포스터에 박힌 글자가 레녹의 시선을 단번에 잡아끌었기 때문·

[프레이야 칼린스 : 17번째 월드 투어]

[토커퍼즈 공연일정]

“····”

“대륙 전역을 순회하는 대규모 콘서트야· 프레이야가 자신의 명의로 연 것 중에서는 역대 최대규모지·”

하이레아가 포스터에 적힌 공연 일정을 짚으면서 설명했다·

“서대륙을 한 바퀴 돌고 동대륙으로 넘어올 텐데 일정을 감안하면 이틀 뒤 토커퍼즈에 도착할 거야·”

“···그건·”

레녹과 시선을 맞춘 하이레아가 말했다·

“그곳에서 이틀을 공연하고 카바힘으로 넘어가는 일정이 예약되어 있지·”

그 순간 레녹은 하이레아가 어째서 이 포스터를 보여주었는지 이해했다·

복마전의 이번 작전은 카바힘 왕도 지하에 숨겨진 [문]을 공략하기 위한 것·

그리고 프레이야의 콘서트가 열리는 토커퍼즈에서 멤버를 소집하는 이유란-

“카바힘은 외국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왕정국가· 특히 왕도의 보안과 경비는 굉장히 삼엄한 걸로 유명해·”

하이레아가 설명했다·

“광대는 프레이야의 콘서트를 이용해 카바힘 왕성까지 단 한 번에 넘어갈 생각이야·”

포스터를 접은 그녀가 그것을 레녹에게 내밀었다·

“빅터· 너는 그 과정에서 토커퍼즈가 완전히 뒤집히도록 테러를 저질러 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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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Medicine-eating wizard
Score 9
Status: Ongoing Type: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World”, a game that boasts extreme freedom. In “ver.3.0”, I decided to put everything to increase the magic talent! All stats are all about magic! Instead of enhancing the character’s magic talent, took a huge amount of demerit characteristics. But, it doesn’t matter. I will create the greatest Wizard character, even if the character looks like a corpse. But…. What is this? I became that character– a character with genius talent, but can’t pass a day alive without taking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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