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g-Eating Genius Mage Chapter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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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화

잔향(12)

거대도시 발칸 49구역 견뢰의 마탑 후문 인근 연병장·

훈련을 위해서만 사용되는 광활한 연병장의 중심에 두 청년이 서 있었다·

굵은 눈썹을 지닌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푸른 머리칼의 남성·

날카롭고 서늘한 인상을 지닌 무표정한 얼굴의 청년·

빠지직!!!

토르번이 어깨를 돌릴 때마다 새파란 뇌전이 폭발하듯 튀어나온다·

푸르른 뇌격이 갈라지며 작은 날개처럼 토르번의 팔을 타고 펄럭였다·

레녹은 아켄드리아스를 앞에 둔 채 말없이 손목을 매만지고 있었다·

파직 파직···!!!

가볍게 손목을 주무를 때마다 손가락 사이로 뇌전이 희미하게 번뜩였다·

거칠게 폭발하는 토르번의 뇌전과는 상반되는 당장이라도 꺼질듯한 미약한 광채·

하지만 레녹은 손가락 끝에서 피어오르는 뇌전을 신중하게 주시하고 있었다·

마치 그것만으로도 차고 넘쳐서 이 이상으로는 필요로 하지 않는 듯·

“비전격마법사들의 말에 의하면 바깥에서 큰일을 치르고 왔다고 들었는데·”

토르번이 느긋하게 물었다·

“이제 와서 묻기도 그렇지만 지금 이렇게 본노와 마주 보고 서 있어도 괜찮겠느냐?”

“괜찮다면 아마 거짓말이겠지·”

레녹이 손을 내려다보며 답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봤자 크게 달라질 것도 없어· 그렇다면 할 수 있을 때 해둘 생각이다·”

훅!

가볍게 손을 털면서 앞으로 걸어 나온 레녹이 말했다·

“대련 중에는 움직이지 못해· 아티팩트는 사용하지 않을 거고 주문영창도 최대한 자제할 거다· 그쪽은 어떻게 싸우든 알아서 해·”

“본노는 언제나 하고 싶은 대로 해왔으니 걱정하지 말거라·”

껄껄 웃은 토르번이 말했다·

“다만 본노와 네 벼락이 얽혀 이 전장이 버티지 못할 경우는 생각해두어야 할 것이야·”

“괜찮아·”

레녹이 그렇게 말하며 눈짓했다·

“그걸 대비해서 보험을 들어두었으니까·”

“···호오·”

묘한 웃음을 짓는 토르번과 손목을 주무르던 레녹이 동시에 걸음을 옮겼다·

메마른 바람이 불어오는 광활한 연병장의 중심부· 고요하게 가라앉는 적막 속·

쿠구구구구!!!

서로를 향해 다가서는 두 마법사를 연병장 수백 미터 밖에서 세 사람이 바라보고 있었다·

“간만에 나타나선 별 병신 같은 일만 해대는군· 갑자기 이게 무슨 개짓거리야?”

콰직!!

칼칼하기 그지없는 목소리 풀어헤친 머리칼· 날카롭다 못해 희번덕거리는 눈동자·

귀희 페이샤 그리스번이 피처럼 붉은 창을 쥔 채 레녹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고생고생해서 이 새대가리를 가르쳐놓았더니 X 같은 파수병 역할이나 시키는군·”

“그리스번 공 너무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진 마시게·”

그런 페이샤의 옆에서 새하얀 백발을 흩날리는 묘령의 남성이 서 있었다·

새하얀 도포를 흩날리면서 품이 넓은 소매를 겹쳐 선 정갈한 태세·

그의 등 뒤에는 페이샤와 다른 새하얀 창이 가로로 떠올라 있었다·

투련문의 호법 결백(潔白)· 크로드 아즐란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가 아니라면 누가 이 대련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겠소· 탑주께서 적절한 인선을 하신 게지·”

“지랄 마 늙은이· 내가 왜 저놈의 마탑을 위해서 뼈 빠지게 일해야 하는데?”

페이샤의 입이 귀신처럼 섬뜩하게 찢어졌다·

“마음대로 실컷 싸우고 뒷감당은 우리더러 하라는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매번 이딴 식으로 부려먹히다 뒤질 것 같아·”

파앙!!

피처럼 붉은 창대를 움켜쥔 페이샤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창을 휘둘렀다·

날카로운 충격파가 터져 나와 앞에 서 있던 새머리 거인의 등을 후려갈겼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냐 새대가리?”

“···으음·”

하지만 펠릭스는 페이샤가 터트린 충격파를 얻어맞고도 비명조차 지르지 않았다·

대신 해머를 짊어진 채 담담한 표정으로 뺨을 긁적였을 뿐·

“잘 모르겠군· 어떤 식으로든 반을 도와줄 수 있다면 그것대로 좋지 않겠나·”

“우웩 징그러운 충성심이군·”

“···그리스번 공이 할 말은 아니지 않소?”

혀를 내밀고 토악질을 하는 시늉을 내는 페이샤를 보며 크로드가 황당한 듯 첨언했다·

펠릭스가 그런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깨를 으쓱였다·

“반은 타인을 허투루 부려먹거나 착취하는 성정이 아니지· 무언가를 부탁하면 반드시 대가를 전해주는 사람이야·”

“어쩌라고?”

“오늘 같은 일도 그렇다는 말일세 귀희·”

어깨에 짊어진 거대한 해머를 들고 성큼 앞으로 걸어 나온 펠릭스가 말했다·

“8레벨의 극한에 도달한 초월자의 전투를 이렇게 가까이서 목도할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

“어느 쪽이든 나는 이 기회조차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싶군· 그러니 두 분께도 잘 부탁드리지·”

“X까· 내가 왜?”

페이샤가 투덜거리며 돌아섰다·

“긍정적인 사고방식도 정도가 있는 편이지 X발· 하여간 이 마탑에 눌러앉은 새끼들은 다들 맛이 가 있다니까·”

“하지만 탑주께서 어째서 우리에게 대련의 협조를 부탁하신 건지 아직은 잘 모르겠구려·”

크로드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내가 아는 어떤 술사보다도 감각이 뛰어나신 분이오 손속을 조절하지 못할 리는 없을 텐데·”

“저 노친네랑 싸우다 보면 흥을 주체하지 못하기라도 하나 보지·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코웃음을 친 페이샤가 말했다·

“미친마법사나 노괴처럼 저렇게 타고난 놈들은 하나같이 자기에게 도취한-”

쿵!!

그 순간 어깨를 짓누르는 레녹의 마력을 느끼고 페이샤의 안색이 확 변했다·

“이건 또 뭔···!!”

흘러넘치다 못해 주체할 줄 모르고 터져 나오는 방대한 마력의 압박·

단순히 대련에서 통용될 법한 출력이나 위력이 아니다· 자칫하면 권역 전체를 반파시키고도 남을 법한 강대한 술식의 전조·

안색이 굳은 세 사람이 순식간에 연병장 세 방향에 자리를 잡고 마력을 끌어올렸다·

전신의 세포에 마력을 담아 육체능력을 강화하며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것처럼 몸을 낮췄다·

휘오오오···!!

불어오는 모래바람 속에서 레녹과 토르번의 안광이 가볍게 스쳐 지나간 찰나·

푸르고 짙은 벼락이 충돌하며 연병장이 보이지도 않을 만큼 강렬한 빛과 함께 폭발했다·

콰아아아앙!!!

“···!!!”

안력을 끌어올린 펠릭스조차 순간적으로 궤적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신속·

그런 펠릭스를 대신해 창을 움켜쥔 크로드가 먼저 움직였다·

아음속의 속도로 가속한 창사의 신형이 직각으로 꺾이면서 비산하는 벼락을 후려친다·

동시에 연병장 밖으로 튀어나가던 벼락의 파편이 그 자리에서 내리꺾여 지상에 추락했다·

콰르릉!!!

폭발하는 벼락줄기를 바라보며 펠릭스가 해머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속도가···!!”

“펠릭스 공· 탑주의 뇌광(雷光)에 적응하는 것을 우선하시오·”

가볍게 착지한 크로드가 말했다·

“나와 그리스번 공은 탑주의 벼락을 맞아보았지만 공은 아직 익숙하지 않을 테니·”

휘리릭!!

한 손으로 창을 빠르게 회전시킨 크로드가 시선을 돌렸다·

“그때까지는 우리들이 연병장 바깥으로 튀어나가는 모든 벼락을 요격하겠소이다·”

“지랄 발목 잡을 거면 저리 꺼져!”

쾅!!

붉은 광채를 휘감고 내달리는 페이샤가 멀리서 가속하는 뇌광을 따라잡아 찍어눌렀다·

피처럼 새빨간 창을 역수로 쥐고 사선으로 비틀어 내려찍는다·

콰지지지직!!!

펄떡이는 물고기를 작살로 꿰어 짓누르는 듯한 우악스러운 손길·

하지만 페이샤의 표정은 어느새 귀신처럼 섬뜩하게 구겨져 있었다·

“하 술식도 아니고 충돌해 부서진 벼락의 파편 따위가 이런 반동이라고···!”

피이잉···!!

미약하게 떨리는 창대를 거칠게 고쳐잡은 페이샤가 이죽거렸다·

“재수없는 건 두놈 다 마찬가지군· 낙뢰술사는 다 저렇게 띠꺼운 새끼들밖에 없는 거냐?”

세 사람이 맡은 임무는 대련의 여파가 연병장 바깥으로 퍼지지 않도록 막는 것·

그를 위해 탑에서 가장 뛰어난 육체능력자 세 사람에게 술식의 여파를 모조리 요격하도록 지시해 두었다·

탑의 권역을 이용하면 마법이나 마력이 권역 밖으로 퍼지지 않게 조절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권역 내부에서 힘의 흐름이 마탑이나 다른 내부시설에 쏠리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기 때문·

하지만 완성된 마법을 받은 것도 아니고 부서진 뇌전의 파편을 쳐내는 데도 이 정도 위력이다·

“빌어먹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 적도 없는데 어느새 더 멀어져 있다·

한참을 아득하게 앞서나가 그 거리감을 짐작조차 할 수 없다·

페이샤가 쌍욕을 내뱉으며 짜증스레 창을 휘둘러 뇌전을 쳐낸 그 순간·

“귀희!”

파앙!!

콰드드득!!

하늘에서 떨어진 새파란 광선이 연병장 사방에 엄청난 속도로 내리꽂히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표정을 지운 페이샤가 상체를 꺾어버리듯이 뒤틀어 눕히고 창을 집어 던졌다·

쐐액!!

붉은 창날이 소리보다 빠르게 가속하고 한발 늦게 회전하며 흩어지는 뇌광을 막아섰다·

갈라진 뇌전이 연병장의 땅 위로 쏟아지며 십수 미터에 달하는 흙먼지의 기둥이 솟구쳤다·

퍼버버벙!!!

흩날리는 먼지의 폭풍 속에서 서로 다른 뇌전을 흩뿌리는 두 명의 대마법사들·

본격적으로 마력을 끌어올리는 두 마법사를 보며 페이샤와 결백이 동시에 움직였다·

“시작됐군· 준비하시게!”

“X발 진짜···!!”

쩌저저저저정!!!!

두 마법사의 손이 엇갈리며 교차할 때마다 차가운 공기를 타고 뇌둔이 강림했다·

수십 갈래의 벼락이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며 발아래 푸르른 파도가 넘실거린다·

허공을 움켜쥐고 내리긋는 순간 사위의 모든 벼락이 그 의지에 복종하며 폭발했다·

서로 다른 성질과 의념을 품은 벼락이 찰나의 순간 수십 번 충돌하고 수백 번 쪼개진다·

사방으로 분열하는 그 모든 벼락의 파편을 두 명의 창사가 엄청난 속도로 쳐내고 있었다·

두두두두두두!!!!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흔들리며 지반이 뒤틀리고 모래기둥이 솟구쳤다·

그 안에서 전력으로 마력을 운용하며 바깥으로 비산하는 벼락을 쳐내는 무인들의 신형·

새파란 충격파가 결백과 귀희의 등 뒤로 연달아 터져 나오며 그들의 몸이 짓누르듯 뒤로 밀려났다·

“큽···!!!”

번쩍!!

정신을 집중하고 있던 펠릭스의 눈앞에 거칠게 내려앉은 뇌광이 번뜩였다·

제자리에서 회전하면서 폭발한 벼락의 파편이 펠릭스의 발아래로 가속하고·

“후웁!!!”

해머를 움켜쥔 펠릭스가 전력으로 스쳐 지나가는 뇌전의 파편을 후려쳤다·

쩌어어어엉!!!

아주 거대한 종에 후려 맞은 듯한 청명한 공명음·

직후 숨을 턱 막히게 하는 강렬한 반동이 펠릭스의 온몸을 짓눌렀다·

“···!!!!”

전신의 근육이 뻣뻣하게 마비되고 순간 생각조차 멈춰 버릴 만큼 강렬한 충격·

하지만 펠릭스의 뇌리를 가득 채운 것은 고통이 아니라 레녹과 자신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 그 자체였다·

마지막으로 레녹과 함께 싸운 것은 아나테마의 신전에서 판데모니엄의 멤버들과 충돌했을 당시·

하지만 레녹과 같은 편에 서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마법을 이렇게 직접 받아본 적은 거의 없었다·

‘이 정도였나···!’

아나테마의 신전에서도 이미 이 정도 수준에 도달해 있었던 것일까·

판데모니엄은 이런 마법을 상대하면서 목표를 달성해 살아 돌아갔던 건가·

빠지지지직!!!

해머의 단면 위를 짓누르는 뇌전의 파편이 펠릭스의 저항을 찍어누르고 전진한다·

육중한 해머의 머리를 그대로 분쇄해가면서 바깥으로 튀어 나가려는 검푸른 뇌전의 형상·

빠득!!

부서져라 부리를 다문 펠릭스가 두 눈을 번뜩이며 마력을 끌어올렸다·

떡 벌어진 거인의 어깨 위로 혼령과 같은 희끄무레한 형체가 내려앉은 순간·

“오오오오오!!!!”

사나운 포효를 내지른 펠릭스가 벼락의 파편을 올려쳐 하늘 위로 쏘아 올렸다·

콰아아앙!!!

그 반동으로 펠릭스가 서 있던 연병장의 지면이 쪼개지면서 움푹 내려앉았다·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무릎을 꿇은 펠릭스의 어깨 위로 페이샤가 내려앉았다·

팟!

“조상혼령을 부르는 기술에 슬슬 익숙해진 모양이군· 멍청한 짐승답지 않게 감각이 좋아·”

귀기어린 미소를 지은 페이샤가 펠릭스의 어깨에 올라탄 채 그를 노려보았다·

“내가 가르친 놈들이 네놈 정도만 되었어도 군단에 데려갔을 텐데·”

“후우 후우···!!”

무어라 대답도 하지 못한 펠릭스가 땀을 줄줄 흘리면서도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페이샤는 그런 펠릭스의 손을 발로 밟아누르면서 고개를 저었다·

콰직!

“그대로 닥치고 있어· 여기서부터는 네가 끼어들 자리가 아니니까·”

그녀가 형형하게 빛나는 눈을 들어 저 멀리 번뜩이는 연병장의 중심부를 바라보았다·

“미친 마법사와 노괴가 흥을 주체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군·”

쿠구구구구!!!!

토르번의 머리 위로 떠오르는 뇌룡(雷龍)의 형상·

레녹의 등 뒤에서 회전하는 광대한 전격의 태양구·

“크하하하하하핫!!!!”

그 폭풍 속에서 광소하는 토르번과 무표정한 레녹의 모습이 번갈아 엿보인다·

토르번이 미친듯이 웃음을 터트리며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수인을 맺은 레녹이 검지와 중지를 비틀어 허공을 내리그었다·

두 마법사가 처음으로 의념을 터트리며 마법을 영창해 휘두른 그 순간·

[번뇌룡(飜雷龍)]

[항뢰(恒雷)]

번쩍!!

벼락의 태양이 회전하는 것과 동시에 지면이 갈려 나가면서 증발하고 뇌룡의 포효와 함께 공명한다·

거대한 뇌룡이 입을 벌리고 태양구를 문 순간 레녹의 마법이 한계를 넘어 폭주하며 격발하고·

연병장 위를 검푸른 뇌광으로 물들이면서 엄청난 속도로 회전했다·

콰과과과과과과!!!!!

검푸른 뇌광을 띈 태양구가 제자리에서 자전하며 스스로 중력을 형성한다·

주변의 모든 것이 끌려 들어가면서 펠릭스와 페이샤까지도 연병장의 중심으로 이끌렸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런 마법이···!!!”

“새대가리 닥치라고 했지!”

끼기기긱!!!

경악하면서도 어떻게든 해머를 잡고 버티는 펠릭스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자세를 잡는 페이샤·

눈을 희번뜩거린 그녀가 저 멀리 반대편에서 창대를 역수로 쥔 결백을 노려보았다·

“타이밍 맞춰 늙은이· 아니면 너랑 나 둘 다 뒤지는 거야!!!”

“창 한 자루에 생애를 담았는데 찰나의 순간조차 맞추지 못하리오·”

서로 말하지 않아도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검푸른 태양처럼 발광하며 회전하는 레녹의 전격마법 [항뢰(恒雷)]·

저 괴물 같은 벼락의 태양구가 완전히 폭발하기 전에 요격해 위력을 최소한으로 억누른다·

동시에 판단을 끝낸 페이샤와 결백이 전력으로 마력을 끌어올리며 소우주를 운용한다·

내면에 소우주를 만들고 육체에 한정하여 적용되는 물리법칙을 고쳐 쓰는 기적·

두 명의 창사가 동시에 창대를 움켜쥐고 약속이나 한 것처럼 발을 내디딘 찰나·

쐐액!!

연병장 바깥에서 날아온 흑록색의 광채가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는 태양구를 관통했다·

“음·”

“···아?”

콰직!!

페이샤의 동체시력으로도 속도를 가늠할 수 없는 초월적인 가속·

아니 피격 직전까지 애초에 저 흑록색 광채를 눈치조차 채지 못했다·

은밀하다 못해 소름이 끼칠 만큼 완벽한 기척 차단· 그럼에도 더할 나위 없이 예리하게 이 전장을 관통하는 ‘저격’·

“X발 어떤 새끼가-!!!!”

연병장보다 한참 멀리 49구역의 끄트머리에 위치한 어느 이름 모를 빌딩 옥상·

자신의 몸보다도 더 거대한 흑궁(黑弓)을 든 녹안의 궁사와 시선을 마주한 페이샤가 쌍욕을 내뱉은 그 순간·

흑록색 화살에 관통당한 뇌전의 태양구가 그 자리에서 쩌저적 금이 가더니 그대로 폭발했다·

“새대가리!!!”

펠릭스의 멱살을 움켜쥔 페이샤가 연병장 밖으로 몸을 던진 순간·

검푸른 뇌광의 빛줄기가 하늘 위로 솟구치며 나선으로 회전했다·

콰과과과과과과!!!!!

“악···!!!”

비명을 지른 페이샤가 나가떨어지고 펠릭스와 결백이 멍하니 시선을 들어 올렸다·

“반· 대체 이건···”

“···탑주께서 사용하시는 마법이 모두 이런 느낌은 아니었을 텐데·”

거대한 벼락의 기둥이 되어 하늘과 지상을 꿰뚫고 이어붙이는 듯 하다·

열기의 폭풍 속에서 연병장의 모든 시설과 지형지물이 흔적도 없이 녹아내리고·

보는 사람조차 파멸로 몰아넣는 지옥의 중심에서 마력광과 연기가 흩어져 사라진 뒤·

“쿨럭···!!!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쓴 토르번 마탑주가 벌렁 드러누워 있었다·

힘없이 기침하는 토르번의 앞에 레녹이 서서 말없이 그를 내려다보았다·

만신창이가 된 토르번이 히죽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빌어먹을 본노가 또 패배한 모양이구나·”

“자성영역을 봉인당한 채로는 어쩔 수 없지·”

레녹이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처음부터 내게 이길 생각으로 대련을 요구한 것도 아니었을 텐데·”

아켄드리아스 엘 토르번의 자성영역 뇌신도화정(雷神導華庭)은 영역 내 모든 물질을 강제로 뇌화시키는 힘·

레녹이 그간 상대해 본 모든 영역을 통틀어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고 강력한 근원심상이다·

그런 근원심상을 봉인당한 채로 싸웠으니 영역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을 넘어 마법의 운용에도 문제가 있었을 터·

그만한 페널티를 안고도 레녹과 정면에서 마법을 겨룰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켄드리아스의 초월적인 강함을 증명한다·

하물며 레녹의 마법은 지금 출력의 상한선을 뚫고 멋대로 폭주하고 있는 상황·

그런 마법을 정면에서 맞으면서도 목숨을 부지한 토르번의 고강함이 어느 정도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

레녹 역시 토르번 마탑주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이런 식의 대련을 허락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는 이해했겠지·”

레녹이 지팡이를 꺼내 짚으면서 말했다·

“이 정도로 보험을 배치해 두고도 마법의 여파를 조절할수가 없다·”

“···음·”

“마지막에 이벨린이 없었다면 항뢰의 출력을 모조리 하늘로 돌리는 것도 불가능했겠지·”

이벨린 마르시아의 소우주 관성편향은 발생한 힘의 방향을 인위적으로 돌려세우는 힘·

급격한 방향전환이나 반전은 불가능하지만 힘의 방향을 한데 모아 묶거나 궤적을 비트는 것은 가능하다·

레녹은 마지막 순간 그녀의 도움을 받아 폭주하는 항뢰를 쏘아올려 그 여파가 지상에 미치는 것을 막았던 것·

“그러니까 무언가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조언을 부탁하지·”

탑주를 바라보는 레녹의 시선이 순간 묘하게 변했다·

“설마 방금 그 마법을 직접 맞아봤어야 알 것 같다는 말을 하지는 않겠지?”

“그럴 리가 있겠느냐 이 녀석아·”

끙 소리와 함께 몸을 일으켜 세운 토르번이 황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벼락에 불타 죽을 생각이었다면 본노가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아 있지도 않았을 것이야·”

“····”

“하지만 그래 무엇이 문제인지는 짐작이 가는구나·”

턱을 짚은 토르번이 생각에 잠겼다·

“너와 궤는 많이 달랐지만 언젠가 본노 역시 비슷한 고민에 직면한 적이 있었지·”

“비슷한 고민이라고?”

“원하지 않은 승천이란 축복이 아니라 저주와도 같으니·”

아켄드리아스의 눈빛이 순간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그건 너 자신이 아니라 너의 마법이 대상이라 해도 변함은 없지·”

“···뭐?”

“네 마법이 통제를 벗어나려 하는 것은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자리에서 일어선 토르번이 먼지를 털어내며 담담하게 말했다·

“네 벼락이 너보다도 먼저 9레벨의 위계에 도달하려 하기 때문인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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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Medicine-eating wizard
Score 9
Status: Ongoing Type: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World”, a game that boasts extreme freedom. In “ver.3.0”, I decided to put everything to increase the magic talent! All stats are all about magic! Instead of enhancing the character’s magic talent, took a huge amount of demerit characteristics. But, it doesn’t matter. I will create the greatest Wizard character, even if the character looks like a corpse. But…. What is this? I became that character– a character with genius talent, but can’t pass a day alive without taking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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