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g-Eating Genius Mage Chapter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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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화

9레벨(29)

승천자의 육신을 현실의 법칙 아래로 끌어내리는 광라무해궁의 영역·

독액에 절어진 레녹의 피를 뒤집어쓰고 말레온의 술식출력이 떨어진 지금·

손이 닿을 듯이 가까운 거리에서 반응조차 할 새도 없이 ‘해체’의 공능을 압축한 탄환이 말레온의 심장을 관통한다·

빠직!!

그 순간 선종의 내면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파열음이 울려 퍼졌다·

말레온 그노시스가 평생 동안 쌓아 올린 아홉 가지 위계·

완성하고 초월하여 자격을 얻고 승천자가 된 초월자의 내면이 검은 헤일로에 갈려 나간다·

[오오오오오오?!!!!]

선종이 형용할 수 없는 괴성을 터트리는 것과 동시에 전력으로 마력을 끌어올렸다·

동시에 그의 몸이 아주 광대한 별빛으로 뒤덮이는 것과 함께 제 자리에서 폭발했다·

콰아아아아아앙!!!!!

“크악···!!”

말레온의 위계를 해체하기 위해 우로보로스를 전력으로 사용한 직후·

폭발의 반동을 받아내지 못한 레녹의 몸이 엄청난 속도로 튕겨 나갔다·

선종이 발작하듯 터트린 폭발의 충격 활활 타오르는 사상전역의 별빛·

여력을 모두 소모한 광라무해궁의 영역에 금이 가면서 산산이 조각나고·

카아아아아앙!!!!

현실을 덮어쓰는 영역의 풍경이 부서면서 불타는 구겁의 시공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우당탕탕!!!!

타오르는 구겁의 격벽과 복도 사이로 튕겨나가 나뒹구는 레녹의 신형·

“우웁···!!”

검고 끈덕진 피를 울컥 토해낸 레녹이 쓰러진 채로 고개를 푹 숙였다·

자성영역이 강제로 부서진 반동이 뒤늦게 레녹의 몸을 휩쓸었기 때문·

‘반쪽짜리 영역인데 반동은 그 이상이군··· 출력을 억지로 끌어올린 대가인가·’

은하용성군에 대항하기 위해 광라무해궁을 사용했지만 영역 본연의 출력은 본래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했다·

레녹이 비약을 마시고 파멸을 받아들인 지금 미래의 분기점을 끌어오는 만화경은 사용할 수 없던 상황·

광라무해궁 정도로 이질적이고 뒤틀린 영역이기에 그러한 페널티를 무시하고 억지로 전개할 수 있었을 뿐이다·

영역의 해방과 압축을 통해 효과범위를 좁히고 우로보로스의 술식과 섞어 억지로 출력을 끌어올린 뒤·

선종과 맞닿은 거리에서 심장에 정확하게 맞추는 정도가 되어야 승천자에게 타격을 줄 수 있었지만·

하지만 그 정도면 충분했다·

‘사상전역 내부에서 말레온의 위계를 부수려면 광라무해궁의 영역효과가 필요했다·’

선종이 말레온의 술식을 손에 넣은 이상 반드시 사상전역을 사용하리란 것을 레녹은 알고 있었다·

사상전역은 9레벨에 도달한 승천자의 특권이자 공능·

세계를 반영구적으로 개변하는 힘은 전장에서도 절대적인 우위를 보장하는 기적·

하지만 광라무해궁은 영역 내부의 시공을 강제로 현실의 법칙 아래 두는 힘이다·

그렇기에 광라무해궁이라면 사상전역 내에서도 승천자에게 현실의 법칙을 강요할 수 있는 바·

물론 그것은 레녹의 근원심상이 승천자의 사상전역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서만 성립하는 가정이었으나·

레녹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단 한순간도 의심해 본 적이 없는 바·

그렇기에 레녹은 사상전역의 대책으로 어떤 영역을 꺼내야 할지 직감하고 있던 것이다·

비약을 마신 순간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레녹에게 허락된 힘이 무엇이고 잠시나마 잃어버린 힘이 무엇인지·

어떤 술식과 공능을 꺼내어 눈앞의 승천자와 승부를 낼 수 있는지 모두 알고 있었다·

가진 재능과 역량을 하나씩 풀어내며 타락한 승천자를 영역의 심처까지 유인했고·

마침내 이렇게-

[오오오오오오!!!!]

구겁의 시공 바깥에서 전신이 별빛으로 타오르는 선종이 거칠게 포효하고 있다·

장엄한 은하용성군의 중심에 떠오른 채 비틀거리면서 발작하듯 별빛을 터트렸다·

말레온 그노시스의 심장을 정확하게 관통한 우로보로스의 공능·

그것이 말레온의 육체를 넘어 그의 위계마저 해체하고 있음을·

그를 승천자로 존재하게 했던 심지를 강제로 꺾어 부러뜨리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

부아아아아아앙!!!!

동시에 구겁의 시공을 고정시켰던 은하용성군의 사상전역이 불안정하게 흔들린다·

말레온의 위계에 문제가 생기면서 그 결과로서 만들어진 사상전역이 기반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

“후우··· 쿨럭 쿨럭!!”

그 모습을 바라보던 레녹이 이내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기침을 토해냈다·

입을 막고 있던 손을 떼어내자 검은 피가 기름처럼 끈적하게 늘어졌다·

멍한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던 레녹이 힘없이 고개를 숙였다·

“하아 하아····”

선종과의 전투가 생각보다 빠르게 결착을 맞이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처음부터 레녹은 이 싸움을 단기결전으로 끝낼 생각이었으니·

자성영역 전개· 우로보로스의 난사· 승천자의 위계를 부수기 위한 마력소모만이 문제가 아니다·

몸을 잠식하는 비약의 극독· 세포 단위로 썩어들어가는 부패감·

레녹에게 주어진 시간이 이제 끝나가고 있었다·

“···가야 해·”

손을 타고 늘어지는 검은 피를 닦아낸 레녹이 힘겹게 일어섰다·

사상전역이 무너지면 구겁 역시 현실의 중력에 따라 다시 대기권 아래로 추락할 터·

그 전에 이 사태를 완전히 마무리 짓고 구겁을 탈출해야 한다·

잘못하면 레녹의 육체 역시 대기권의 마찰열에 불타 그대로 증발하고 말 터·

레녹이 그렇게 생각하며 불길이 넘실대는 십관의 입구 쪽으로 돌아선 그 순간·

“···아·”

부아아아앙!!!!!

레녹의 눈앞에서 두 갈래 강렬한 별빛이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충돌하고 있었다·

술자의 위치와는 상관없이 술식의 위치좌표를 자유롭게 지정하는 태고의 원시마법·

서로 다른 두 개의 별을 하나의 시공간좌표에 겹쳐 터트리는 천사의 진혈종을 죽인-

원시마법 : 성련팔극식

구종(九種) – 외법(外法)

[일월성신(日月星辰)]

콰아아아앙!!!!

투명한 외벽이 산산이 깨져나가며 별을 짓밟은 은룡이 엄청난 속도로 떨어져 내렸다·

레녹이 즉시 우로보로스를 돌렸지만 거대한 용의 흉성이 지면을 으깨고 회전하며 방사·

폭발과 함께 충격파가 레녹의 몸을 짓누르며 뒤로 밀려나듯 나뒹굴었다·

“큭···!!”

콰아앙!!!

아주 잠깐의 비틀림조차 승천자는 놓치지 않았다·

벼락같은 섬광으로 변한 은룡의 거체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레녹을 걷어찬 순간·

레녹을 대신해서 방패가 된 검은 헤일로가 이번에야말로 산산이 깨져나갔다·

수십 미터 충격파가 파문처럼 터지며 끓어오르는 복도 반대편으로 레녹을 튕겨 버렸다·

쾅 쾅 쿠우웅!!!

“···!!!”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부르르 손을 떨면서 힘없이 쓰러지는 레녹의 모습·

우로보로스를 방패 삼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몸이 풍선처럼 폭발했겠지·

몸이 으스러지고 혈관이 터지는 중상에도 이제 고통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저 멀리서 일렁이는 은염의 용왕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실패··· 했나·”

기침을 내뱉은 레녹이 다가오는 선종을 보며 힘없이 중얼거렸다·

말레온의 심장을 노리고 우로보로스를 터트렸음에도 승천자는 ‘떨어지지’ 않았다·

대신 은하용성군의 사상전역이 요동치며 사방으로 별빛을 떨어뜨리기 시작했을 뿐·

중력의 부하가 걸리면서 몸이 한없이 무거워지는 듯하다·

우로보로스로 심장을 관통했음에도 끝내 말레온의 위계를 부수는 데 실패한 것인가·

[아니·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쿵!!

녹아내린 은염을 두른 승천자가 타오르는 안광으로 레녹을 내려다보며 부정했다·

[사상전역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가히 필멸에 가까운 영역이었으니· 너는 틀리지 않았지·]

“····”

[하나 이 용종의 육체에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깃들어 있었기에 실패했을 뿐이다·]

“우로보로스의 해체술식을··· 말레온과 함께 나눠 받았군·”

레녹이 흐릿한 눈으로 선종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말레온에게 가한 술식효과를 반감시켜 억지로 위계를 유지해 낸 건가·”

현재 말레온의 육신에 깃들어 있는 것은 말레온과 선종 두 사람의 의식·

레녹이 헤일로를 말레온의 심장에 쏘아낸 순간 선종은 이 공격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말레온 혼자 우로보로스를 감당케 하는 대신 자신의 의식을 펼쳐 피해를 나눠 받아냈던 것·

[내가 지닌 재귀와 경정의 공능으로 위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겠지·]

선종이 긍정했다·

[하나 내가 반동을 떠안고 최대한 피해를 경감시키며 수복하였음에도 위계가 부서질 뻔했다· 정말 역겹도록 흉악한 힘이로군·]

“····”

[자랑스러워해도 좋다 견뢰· 마지막 순간 이 육신에 기아스를 걸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네가 그리는 결말대로 이루어졌을 테니·]

“···기아스 라·”

말레온이 구겁에 내려앉는 것과 동시에 미친 듯이 흔들리는 은하용성군·

하늘에서 무수히 떨어지는 유성우와 서서히 추락하기 시작하는 구겁의 시공·

사상전역이 아직 현현하고 있음에도 구겁이 다시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선종이 레녹의 술식을 버텨내기 위해 사상전역의 힘을 제물로 삼았음을 깨달은 그 순간·

[은하용성군을 이루는 모든 별빛이 곧 나 자신과도 같으니 수천 개의 별들에게 네 술식효과를 떠넘겨 억지로 반감시켰지·]

선종이 시선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그것을 가능케 하기 위해 나는 ‘두 번 다시’ 사상전역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기아스를 이 육체에 걸었다·]

“····”

레녹은 그제서야 어째서 선종이 우로보로스를 맞고도 버텨낸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

말레온과 선종의 의식이 각자 술식효과를 받아내고 육신에 가해진 피해는 선종이 지닌 재귀과 경정의 공능으로 수복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말레온의 심신에 가해진 반동은 확실하게 그 위계를 부수고도 남았을 터·

선종은 그렇기에 종국에는 은하용성군을 구성하는 별에게 피해를 떠넘겨 버렸던 것이다·

두 번 다시 사상전역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극도로 강력하고 무거운 기아스를 자신에게 건다는 제약을 통해서·

분명 그만한 기아스를 걸지 않았다면 우로보로스를 맞고도 버티기란 불가능했겠지·

말레온의 위계를 유지하기 위해 선종이 지불한 대가는 실로 막대한 수준이리라·

하지만 레녹은 그것을 알면서도 차갑게 가라앉은 시선으로 선종을 응시했다·

“은하용성군은··· 말레온이 남긴 대답이었다·”

사상전역 은하용성군은 말레온의 대답으로 세계를 개변하는 힘·

레녹의 대답에 흔들리며 불완전해지고 끝내 자아조차 지켜내지 못했다 해도·

어설프고 헛되더라도 그건 틀림없이 말레온이 평생 동안 간직해 온 대답이었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운 레녹이 섬뜩한 눈빛으로 선종을 노려보았다·

“네가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도 되는 힘이 아니야·”

[그럴지도 모르지· 하나 그게 내게 있어서 무슨 상관일까?]

선종이 그렇게 말하며 한 손으로 자신의 팔을 어루만졌다·

치이익···!!

은룡의 손이 팔뚝을 만질 때마다 그 팔을 뒤덮은 독액이 정화되어 사라진다·

파우드 올더 본인이 태어나면서부터 지니고 있던 재귀와 경정의 공능·

그를 통해서 오염된 육체를 되돌리고 올바르게 고쳐 쓰고 있는 것·

[말레온 그노시스는 두 번 다시 깨어나지 않을 테고 나 역시 오래지 않아 다른 육체로 옮겨갈 텐데·]

“····”

콰과과과과!!!!!

구겁의 천장을 뚫고 부서지는 사상전역의 별빛이 연달아 떨어졌다·

그때마다 빛의 기둥이 솟구치면서 시공을 불태우고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폭발하는 별빛의 파도 속에서 불길한 흉성을 두르고 레녹과 마주한 승천자의 모습·

[은하용성군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발하는 탄생과 죽음의 빛이다·]

키이이잉···!!!

타오르는 별빛을 한 손으로 잡아챈 선종이 말했다·

[이만큼 강력한 기아스를 건 지금이야말로 말레온 그노시스의 잠재력을 미래 끝까지 뽑아 쓰는 전력일 터·]

“····”

[그러니 그 마지막 진혼조차 네 죽음을 곁들여 외롭지 않게 해주어야겠지·]

그 이상의 문답이 이어지는 일은 없었다·

녹아내린 별빛을 쥔 선종이 채찍을 휘두르듯 손짓하고 레녹이 검은 헤일로를 띄워 올린 그 순간·

원시마법(原始魔法) : 성련팔극식(星聯捌極式)

팔종(八種) – 외법(外法)

[융성포(融星砲)]

뻐어어어어엉!!!!

분열하는 별빛과 검은 뇌전이 사방으로 폭발하며 구겁 바깥으로 터져 나왔다·

사상전역을 ‘소모’하여 힘을 끌어올린 선종과 검은 피를 토하는 레녹이 격벽 사이로 격돌·

찬연하게 빛나는 별빛과 흐릿하게 깜박이는 헤일로가 충돌하면서 강렬한 충격파를 터트렸다·

쿠과과과과!!!!

두 초월자의 신형이 반파되어 무너진 복도를 평행으로 주파하며 가속했다·

광활한 복도 위로 흑색과 은색의 빛이 넘실대며 천장과 내벽 사이로 수십 번씩 굴절되고·

선종의 강인한 육체가 초음속의 속도로 가속하며 수십 개의 유성우를 외벽 바깥에서 떨어뜨렸다·

전면에서 육탄전을 강요하는 것과 동시에 원시마법을 영창해 화력투사를 반복·

터터터터텅!!!!

하지만 레녹은 사라질 것처럼 흐릿해진 헤일로를 쥐고 선종의 공세를 받아내고 있었다·

독에 절여져 휘청이는 몸으로 검은 피를 토해내며 기침을 하면서도·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선종이 터트리는 모든 공격과 술식을 해체해 받아넘긴다·

“쿨럭···!!”

[내면에 남은 잔불만으로 나와 이렇게까지 맞댈 수 있는 건가!!!]

콰아앙!!!

사상전역을 기아스 삼아 강화한 별빛을 쥔 선종이 흐릿해진 헤일로를 사납게 때려 부쉈다·

용인의 두꺼운 주먹이 헤일로의 파편을 산산이 조각내고 검은 파문을 터트린 찰나·

하늘에서 유성우가 떨어지며 레녹을 향해 폭발하고 그 반동으로 추락의 속도를 더욱 높였다·

쿠구구구구!!!!

대기권을 돌파해 가속하며 속도를 높이고 다시 활활 타오르는 구겁의 전장·

불타는 잔해 속에 쓰러진 레녹을 향해 부서지는 별빛을 두른 선종이 걸음을 옮겼다·

두 번 다시 사상전역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기아스를 걸고 손에 넣은 강화된 성련팔극식·

그 별빛은 어느새 처음과 같은 청량함을 잃고 방사능처럼 불길하고 오염된 빛을 띠고 있었다·

[반동제어로 육신의 형상만은 어떻게든 보존해 냈나· 그 전투감각은 여전히 경이로워·]

선종의 공허한 시선이 레녹의 등 뒤에서 깜박이는 검은 헤일로를 향했다·

[하나 너는 이미 마모되어 끝을 맞이하기 직전까지 와 있군·]

틱 틱!!

등 뒤에서 회전하는 검은 헤일로가 연료가 다한 라이터처럼 깜박였다·

승천의 비약을 마신 뒤로 레녹의 육신을 좀먹던 극독으로 인한 타임 어택·

그 끝이 다가오며 레녹에게 주어졌던 기적 역시 서서히 다해가고 있었다·

독약을 먹고 레녹의 몸에 부하를 걸었던 ‘상태이상’도 그를 통해 손에 넣은 감각도·

레녹의 몸이 죽어가는 것과 동시에 느릿하지만 확실하게 그 의미를 다해간다·

[이걸로 모두 끝이다·]

쾅!!!

기울어지는 레녹의 몸을 한 발로 걷어찬다·

충격파와 함께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녹아내린 내벽에 처박히는 레녹의 신형·

콰아아앙!!!!

내벽을 완전히 박살 내고 구겁 최외곽의 복도까지 레녹을 날려 보낸 선종이 웃었다·

[네 목을 자르고 네가 구한 마안술사도 죽여 카이세 바쥬르의 육체를 되찾겠다·]

“····”

[나아가 중앙전선에 떨어질 쿤다라의 모든 장생종도 남김없이 죽여 의미를 지운다·]

레녹은 대답하지 않았다·

엎드려 쓰러진 채 무언가를 끌어당기듯 손가락을 꿈틀거렸을 뿐·

그때마다 레녹의 손에서 검게 물든 마력이 불꽃처럼 탁탁 튀다 사라졌다·

[네 마법을 지탱하는 동력(動力)조차 고갈되었으니 술식을 사용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겠지·]

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선종이 말했다·

[네게 시간이 남아 있을 때 말레온의 위계를 부수고 나를 분리하려 했지· 네 패인이 있다면 그것이다·]

“····”

[할 수 있을 때 어설프게 손속을 두니까 지는 거다· 버리지 못하니까 약해지지·]

선종이 웃었다·

[우리 같은 존자에게 있어 선택이라는 것은 바로 그런 의미다·]

“···아니·”

레녹이 고개를 파묻은 채 대꾸했다·

“하나를 버리고 하나를 고를 거라면··· 처음부터 시작하지도 않았다·”

[뭐라?]

“모두 손에 넣는다· 그걸 위한 타락이었어· 그러니-”

떨리는 손을 들어 올린 레녹이 속삭였다·

“이번에는 마지막까지 한번 떨어져 봐야겠지·”

그 손이 선종이 아니라 떨어지는 구겁 바깥의 불길을 향하고 있음을 깨달은 순간·

레녹이 격동하는 별빛을 피해 구겁 밖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움켜쥐었다·

화르르르륵!!!!

대기권과의 마찰열로 구겁 외벽을 불태우는 불길을 강제로 조작·

부서진 외벽 사이로 불꽃을 끌어당겨 손에 쥔다·

“와라·”

쿠화악!!

손안에서 길게 늘어진 불꽃이 아주 거대한 깃대처럼 솟아오른 순간·

어느새 붉은 불꽃으로 만들어진 깃발이 레녹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의식병기 형혹성(熒惑星)·

천번의 신분으로 중앙전선에서 손에 넣은 이능개화전단의 병기·

사방의 불꽃을 매개로 삼아 무의식 아래에 잠들어 있던 이능을 현실에 끌어낸다·

그것만으로 레녹의 의식이 육신을 넘어 엄청난 속도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우우웅!!!

화염의 깃발이 흩날릴 때마다 웅장한 공명음과 함께 확장된 레녹의 의식이 전장을 뒤덮었다·

승천자의 감각을 손에 넣은 마법사의 의식이 시공간을 자신의 색으로 남김없이 칠해 나간다·

별빛이 넘실거리는 구겁의 전장이 새카만 암흑으로 물들어나가며 거대한 파문처럼 요동쳤다·

그것이 술식이나 마법이 아니라 더 거대한 의식을 위한 밑작업에 불과함을 선종이 깨달은 찰나·

레녹의 손이 허공을 강하게 움켜쥐며 공간을 부숴 버렸다·

“소환·”

쾅!!

시공이 유리처럼 박살 나며 번뜩이는 벼락의 열쇠가 쥐어졌다·

타락해 변질된 레녹의 마력과는 반대로 찬란한 뇌전을 흩뿌리는 천뢰건(穿雷鍵)·

[말레온을 깨우기 위해 사용했던 선각(先覺)의 열쇠인가···!!!]

그 뇌기 어린 열쇠의 형상을 기억해낸 선종이 광소했다·

[아직도 그따위 방법으로 나를 멈출 수 있다고 믿나!!!]

“말레온의 폭주를 멈추기 위해서가 아니다·”

쿠과과과과과!!!!

수십 미터에 달하는 화염의 깃발을 지고 다른 손으로 벼락의 열쇠를 들어 올린다·

화염과 뇌전을 휘감은 채 팔을 저을 때마다 검은 헤일로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와 회전했다·

화아아아아악!!!!

시간이 느려진 것처럼 물속에서 헤엄치듯 동작이 한없이 길게 늘어진다·

한계를 넘어선 의식의 확장· 의식병기의 현현으로 인해 레녹이 보유한 모든 선천이능이 강제발동·

마안과 팔괘법진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레녹의 시야와 체감시간을 조작하고 있는 것·

“내 술식을··· 바닥 끝까지 떨어뜨리기 위한 준비가 필요했을 뿐·”

[준비라-]

순간 말레온의 말이 뚝 멎었다·

레녹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는 의식의 확장·

근원심상을 펼치는 자성영역도 술자의 이상을 현현하는 권역도 아니다·

만화경을 온전히 사용할 수 없음에도 레녹이 이 시점에 천뢰건을 꺼내든 이유·

“벼락의 인과를 사용할 수 없다 해도 그 자체로 세계의 어떤 비경보다 충만한 동력을 보유한 시공·”

[-설마·]

“세계를 초월한 꿈의 저편에서만 타락의 끝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

파아아아아아앗!!!!!

벼락의 열쇠를 구겁의 시공에 박아넣은 순간 날카로운 뇌광이 폭발했다·

크기를 수천 배로 증폭시킨 뇌창(雷槍)이 구겁의 시공을 위아래로 관통한 찰나·

아주 거대한 벼락의 눈동자가 레녹의 등 뒤에서 떠올라 말레온을 바라보았다·

부서져 일렁이는 어둠을 품은 레녹이 시선을 들어 올렸다·

“성역선포·”

레녹이 고했다·

“뇌신전(雷神殿)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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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Medicine-eating wizard
Score 9
Status: Ongoing Type: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World”, a game that boasts extreme freedom. In “ver.3.0”, I decided to put everything to increase the magic talent! All stats are all about magic! Instead of enhancing the character’s magic talent, took a huge amount of demerit characteristics. But, it doesn’t matter. I will create the greatest Wizard character, even if the character looks like a corpse. But…. What is this? I became that character– a character with genius talent, but can’t pass a day alive without taking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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