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g-Eating Genius Mage Chapter 1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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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9화

9레벨(17)

외겁도시 쿤다라· 구겁의 끝에서 마주한 십관·

카이세 바쥬르의 결말이 안치된 거대한 묘지이자 보관소·

하지만 그 안에서 마주한 시체의 모습은 레녹이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것이었다·

혈관이 연결된 옥좌 위에 안치된 남자의 목 위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섬뜩한 모습·

마치 잘려나간 것처럼 목 위로 아무것도 없이 텅 빈 절단면만이 남아 있을 뿐·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던 레녹이 할 말을 잃고 입을 달싹였다·

“····”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기괴한 참상에 순간적으로 사고가 멈춰 버릴 것 같았다·

카이세 바쥬르의 머리가 없다·

카이세 바쥬르의 시체가 훼손당했다·

카이세 바쥬르가 맞이한 결말이라는 건 즉-

“···!!!!!”

뒤늦게 상황을 깨달은 레녹의 시야가 새빨갛게 물들면서 흔들렸다·

머리에 급격하게 피가 몰리면서 현기증에 가까운 어지럼증이 덮쳤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억지로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처럼 레녹의 생각이 미친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목이 잘려서··· 죽었어?’

프로젝트에 실패하고 죽은 카이세의 결말을 수천 가지 넘게 상상하고 가정해 봤지만·

설마 카이세 바쥬르가 이런 식으로 죽어 있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이 세계의 모든 실패를 주워 담으려던 그라면 훨씬 더 기괴한 결말을 맞이했으리라 확신하고 있었으니·

그 몸이 외해의 일부가 되든· 부패해서 썩어 뒤틀리든 전혀 다른 이형이나 물체가 되어 있든·

그 어느 쪽이든 레녹은 받아들이고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이건-

“····”

아니 어째서인지는 알고 있었다·

레녹이 알고 있는 카이세 바쥬르는 자신의 죽음과 함께 프로젝트의 모든 비밀을 묻어버린 천재였으니까·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무수한 초월자들을 부리면서 대답을 바라던 그라면 이런 죽음을 맞이할 리가 없다고·

그렇게 무의식중에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레녹의 눈은 자연스럽게 옥좌에 앉은 시체를 살폈다·

목의 절단면이 이상할 정도로 깔끔하다·

억지로 뜯어냈거나 탈취했다기보다는 인위적으로 절단한 듯한 형상·

마치 카이세 바쥬르가 ‘처형’ 당한 것처럼 보이는 듯한 흔적·

카이세가 맞이한 결말이 스스로 자초한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한 결과였다면·

그 결말 자체를 숨기기 위해 이곳에 그 시체를 보관해둔 거라면·

카이세 바쥬르의 머리는 어디에 있는 거지?

“자네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군·”

순간 레녹의 등 뒤에서 말레온의 목소리가 들렸다·

스스로 만족감과 충만함을 느끼는 승천자의 부드러운 중저음·

무언가 큰일을 끝내고 안도하는 듯한 나직한 한숨·

“다행이야· 여기까지 버틸 수 있어서· 자네가 내게 선물한 호의에 보답할 수 있어서·”

“····”

“원하던 대로 이곳에서 자네가 갈구하던 의미를 찾았기를 바라네·”

“···말레온·”

레녹이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언가 이상한 걸 느끼지 못하겠나?”

“음? 무엇을 말하는 겐가?”

말레온이 어리둥절한 기색으로 반문했다·

“나는 잘 모르겠군· 혹시 이곳이 구겁의 끝이 아니기라도 하다는 말인가?”

“····”

눈 앞에서 목이 잘린 시체가 옥좌 위에 앉아 있는데도·

장생종의 진혈을 보란 듯이 공급받고 있는데도 말레온은 위화감을 느끼지 않는 듯했다·

마치 그 사실 자체가 말레온에게 있어서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처럼·

말레온 그노시스가 십관에 안치된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말레온이 반대로 십관의 존재 대해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이었을까?

아니 레녹은 어느 쪽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말레온 그노시스는 분명 레녹을 구겁의 끝까지 데려다주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그 과정에서 그에게는 어떠한 사심이나 변의 따위도 존재하지 않았다·

말레온 그노시스는 마지막까지 레녹을 배신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의 목소리에 느껴지는 이 충만감은-

레녹과의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 아니었다·

“반 들리는가?”

말레온이 눈을 감은 채 물었다·

“노래소리가 들려··· 아주 아름다운 선율이군·”

“말레온·”

“너무나 아름다워서 듣고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안정되는 듯해····”

“···말레온·”

레녹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선율 같은 건 없어· 여기에는··· 어떠한 음악도 없단 말이다·”

“그런가? 잘 들어보게·”

말레온이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옥좌를 지나쳐 걷기 시작했다·

외해의 어둠이 비춰 보이는 유리격벽 너머·

조용히 그 공허의 저편을 바라보면서 말레온이 부드럽게 허밍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데 아직 자네에게는 들리지 않는 건가?”

“···”

십관의 입구에 도착한 뒤로 말레온은 선율이 들린다고 말했다·

단순한 은유라고 생각했던 그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신에 가까워지며·

그럼에도 레녹의 귀에는 들리는 일 없이 말레온을 향한다·

말레온이 말하는 선율이란 처음부터-

“내게 노래하고 있어·”

말레온이 속삭였다·

“처음부터 그것은 내 곁에 있었지· 하지만 이제서야 비로소 내 귀에 들리게 된 것뿐이야·”

“말레온!!!”

“노래하고 있어·”

천천히 레녹을 향해 돌아선 말레온이 양팔을 펼쳤다·

헤아릴 수 없는 아름다운 선율에 몸을 맡기듯이 스스로의 존재와 대답마저 넘기듯이·

뚜둑 뚜둑···!!!

말레온의 목에 핏대가 서면서 근육과 관절이 끊어지는 파열음이 났다·

어찌나 강하게 힘을 주었는지 목을 뒤덮은 비늘이 후두둑 떨어져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부아아아아앙!!!!!

말레온의 전신을 휘감은 별빛이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그 몸을 허공에 띄워 올렸다·

강렬한 열원이 옥좌를 제외한 모든 것을 쓸어내고 폭풍처럼 시공을 찍어눌렀다·

“하···!!”

창백한 얼굴로 그 모습을 올려다본 레녹이 이를 악물고 마력을 끌어올렸다·

여기까지 와서 더는 미룰 수도 없다·

말레온 그노시스를 상대로 준비해두었던 단 하나의 대응책을 영창하기 시작한 순간·

[내게 노래하고 있어·]

말레온이 양손으로 자신의 눈을 터질 것처럼 강하게 누른 채 고개를 뒤로 젖혔다·

목이 터져라 그 사실을 외치고 싶다는 것처럼 참을 수 없다는 듯 외친다·

[바다가 내게 노래하고 있어···!!!!!!!!]

“말레온 그노시스!!!!!”

동시에 마도서를 꺼내든 레녹이 페이지를 펼치면서 그것을 강하게 내리쳤다·

천체술식 전개

모형정원 : 천구형성

스페로 스파에라(Spero Sphaera)

파아아앗!!

마도서에서 솟구친 빛이 확장되며 페이지 위로 거대한 천구를 그렸다·

레녹과 말레온의 머리 위로 펼쳐진 거대한 천구가 고고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어둠의 서고에서 대여한 치천의 천체술식 : 모형정원·

장막을 비틀고 쿤다라로 향하기 위해 대여한 술식이지만 레녹은 클라리스가 했던 설명을 잊지 않았다·

치천의 천체술식· 자성영역의 원류에 해당하는 모형정원에 숨겨진 한가지 기능·

모형정원을 통해 의식의 확장을 강요해 장생종의 본체를 강제로 끄집어내는 능력·

말레온 그노시스가 스스로의 본체를 숨기려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직후 기억해 냈던 대응책·

레녹이 결국 그것을 꺼내어 말레온에게 강제로 덮어씌우고 그 의태를 벗겨낸 순간·

[아아아아아아아아아!!!!!]

환희와 절규가 뒤섞인 말레온의 전성이 폭발하면서 찬란한 은빛의 광채가 그 몸을 뒤덮었다·

콰아아아앙!!!!

빛 속에서 거대한 용의 앞발과 뒷발이 동시에 튀어나왔다·

휘황찬란한 비늘에 뒤덮인 동체와 철근처럼 단단하게 곤두선 꼬리· 느릿하게 펄럭이는 거대한 날개·

그리고 보석룡의 아름다운 몸 위에 붙어 있는 ‘두개의 머리·’

“···너·”

레녹은 그제서야 말레온이 어째서 자신의 본체를 그토록 숨기려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열 세대에 한 번 태어난다는 보석룡은 한 사람이 아니었다·

하나의 몸에 두 개의 머리가 붙어 있는 돌연변이·

말레온 그노시스는 샴쌍둥이였던 것이다·

[보지 마!! 나를 보지 마!!!!]

콰아아앙!!!!

거대한 용종의 머리가 안광을 번뜩이면서 시선을 들어 올리고 다른 하나는 축 늘어진다·

두개의 머리 중 하나만 멀쩡하게 기능하고 다른 하나는 생명반응조차 없이 죽은 모습·

그중 살아 있는 용의 머리가 말레온의 목소리로 사납게 포효했다·

[내 모습을 눈에 담지 마!!!]

“····”

하지만 레녹은 이제서야 말레온에게 느껴졌던 모든 위화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말레온 그노시스가 인간의 모습으로 의태한 뒤에도 용의 머리를 남겨둔 이유·

말레온 자신의 머리를 인간의 형태로 바꾸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이미 인간의 형태로 의태를 마쳤음에도 의태가 적용되지 않은 머리가 하나 더 남아 있던 것·

‘이상할 정도로 안정적인 위계를 갖고 있던 이유·’

하나의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공유하기에 말레온의 의식은 다른 이들보다 압도적으로 광대하다·

그렇기에 위계를 초월한 뒤에도 그 광대한 의식을 이용해 위계를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었던 것·

‘초월자답지 않게 사념 흡수에 약하던 것도 그 때문이었군·’

말레온의 머리 하나는 살아 있고 다른 하나는 죽어 있는 상황·

이미 죽은 머리를 달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념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가까이하게 된다·

승천자가 된 말레온이 이상할 정도로 사념 흡수에 흔들리고 고통받던 것조차 그 때문이었던 것·

어째서 승천자로 다시 태어나는 그 순간까지 의태를 풀지 않았는지·

레녹이 만난 모든 8레벨을 통틀어 가장 안정적인 위계를 지니고 있었는지·

창립자들의 사념을 흡수하면서 승천자답지 않게 흔들리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그건 말레온 그노시스라는 존재가 애초에 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아아아아악!!!]

본체를 드러낸 것을 참을 수 없다는 듯 미친 듯이 고개를 저으면서 포효하는 말레온의 모습·

가감 없이 터져 나오는 말레온의 의념과 감정을 읽은 레녹은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머리 두 개를 달고 태어난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거나 흉측해서가 아니다·

그는 자신의 다른 머리가 죽어 있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이 두려워하고 있었다·

“···말레온·”

카이세의 죽음· 예상하지 못했던 말로·

말레온의 폭주와 그 정체·

혼란만이 가득한 이 시공에서 어떻게든 생각을 정리하려 노력한다·

이를 악물고 감정을 죽이면서 최선의 수를 찾아나선다·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레온의 이름을 부른 레녹이 말했다·

“네가 듣고 있는 것은 선율이 아니야· 그건 음악도 아니겠지·”

[···안돼 보지 마····]

“네게 주어진 침착과 안도조차 거짓된 감정이야· 나를 봐라·”

격전 속에서 잔뜩 지치고 헝클어진 자신을 가리키며 레녹이 말했다·

“내가 여기에 있다· 네가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이든 너를 도와줄 수 있어·”

[····]

“승급 의식에서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너를 도와줄 수 있다·”

고저 없이 차분한 레녹의 목소리가 말레온의 혼란스러운 정신 너머까지 닿았을까·

쉴 새 없이 흔들리던 말레온의 정신파가 서서히 가라앉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레녹은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고 말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말해봐·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를 먼저 말해·”

[···반·]

“네가 9레벨의 승천자가 되었다 해도 나라면-”

“아 그건 오답이다·”

그 순간 레녹과 말레온의 사이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순식간에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낸 레녹의 표정이 얼어붙었다·

용으로 변한 말레온의 가슴에 매달린 두 번째 머리·

죽은 채로 축 늘어져 있던 용의 머리가 입을 움직여 말하고 있었기 때문·

“말레온 그노시스가 흔들린 건 다른 무엇도 아닌 바로 너 때문이거든·”

“···뭐라고?”

“승급 의식을 통해 네 재능과 존재를 온몸으로 체험하고 그 끝에서 도달한 대답의 차이를 느껴 버렸지·”

하지만 머리는 그런 레녹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창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덕분에 실패해야 했던 의식이 성공하는 기적이 일어났지만 그로 인해 생긴 마음의 틈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던 거다·”

“····”

“사념을 받아들이기 전부터 진작 흔들리고 있었어· 버틸 수 있던 건 너와의 약속을 매듭으로 삼아 스스로를 붙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지금까지 한마디 말도 없이 침묵하고 있던 것이 거짓말 같은 달변·

“그게 가능했던 건 말레온 본인의 강력한 의지와 견딜 수 없는 열패감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분리할 줄 아는 뛰어난 자제심 덕분이었지만····”

죽은 두 번째 머리가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려 레녹을 바라보았다·

“그 자제심 덕분에 마침내 내가 깨어날 수 있었으니 무엇이든 동전의 양면과 같은 법이군·”

“너 누구지?”

“너도 알다시피 말레온 그노시스라 불리는 보석룡은 아니지·”

죽어있던 머리가 웃었다·

“이 공간에 남은 사념이 이 죽은 머리에 모여 다시 기억을 되찾았으니 굳이 이름을 원한다면-”

레녹을 바라보는 용의 두 머리가 동시에 기울어졌다·

“승천자 선종(善終)· 파우드 올더였던 존재라 해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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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Medicine-eating wizard
Score 9
Status: Ongoing Type: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World”, a game that boasts extreme freedom. In “ver.3.0”, I decided to put everything to increase the magic talent! All stats are all about magic! Instead of enhancing the character’s magic talent, took a huge amount of demerit characteristics. But, it doesn’t matter. I will create the greatest Wizard character, even if the character looks like a corpse. But…. What is this? I became that character– a character with genius talent, but can’t pass a day alive without taking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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