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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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화·  < 골육상쟁 (8) >

무극진인(武極眞人)의 첫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신령하다’였다·

머리카락과 수염은 물론이거니와 눈썹까지 모두 새하얀 것이 마치 얼굴에 눈이라도 내린 것 같았다·

그가 이끌고 온 도사들은 당연하게도 청성파의 제자들이었다·

심지어 내가 잘 아는 사람도 한 명 있었다·

‘낙일검 제운학?’

청성칠검의 수장이자 훗날 청성파의 최연소 장문인이 되는 절정고수·

그와는 도화곡을 옮길 때 성도에서 만나 한 차례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다·

오래전 청성 제자인 두소부의 목숨을 내가 여러 차례 구해준 대가로 받은 도움이었으니까·

결과적으로 청성파에게도 이익이었고·

옆에는 비슷한 연배의 제운학 못지않은 기도를 풍기는 중년 도사 여섯 명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청성칠검?’

점창파에 점창오검이 있다면 청성파에는 청성칠검이 있었다·

이들은 한 명 한 명이 절정고수들인데다 문파 내에서 각자가 맡은 직책도 매우 높았다·

해서 모두 함께 몰려다니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들었다·

이는 점창파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성표를 죽인 흉수를 찾는 일에 점창오검을 전부 파견한 것만 보더라도 그들이 지금의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었다·

장내는 가히 태풍을 만난 것 같았다·

일천 무림인들은 크게 웅성거렸고 은하산장의 주인인 대응왕은 눈을 하얗게 뒤집어 떴다·

아미파에 이어 청성파의 제자들까지 은하산장을 찾는 날이 올 거라고 언제 한번 상상이나 해보았겠나·

특히 청성파는 자신에게 철전을 다섯 대나 쏜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좋지 않은 목적을 가지고 온 것이 확실했다·

아미파의 복호삼승과 아미이십칠교의 호법들은 또 그들대로 표정이 굳어졌다·

다른 무림인들이야 어찌어찌 막아냈다지만 청성이 나선다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그것도 장문인이 직접 청성칠검까지 포함된 제자들을 서른 명이나 이끌고 와서·

‘보은패로 불러일으키려 했던 사건이 이거였군·’

나와 일행은 그때까지도 죽림을 눌러 쓴 채 군중 속에 숨어 상황을 지켜보았다·

이윽고 청성파의 제자들이 단 앞까지 다가왔다·

복호삼승과 아미이십칠교의 호법들은 마치 손님을 맞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달려 나와서는 대응왕의 앞을 막아섰다·

“아미타불 진인을 뵙습니다·”

“원시천존 세 분 사태를 뵈오이다·”

복호삼승의 수장 혜공사태와 무극진인이 각자의 방식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러자 무림인들의 웅성거림이 빠르게 잦아들었다·

이윽고 모두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두 거물의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장문 진인께서 이런 곳엔 어쩐 일이신지요?”

“이곳에 사는 마두의 목숨을 가지러 왔소이다·”

“대응왕과 청성파 사이에 구원이 있었던가요?”

“그랬다면 대응왕의 목이 아직까지 붙어 있지도 않았겠지요· 빈도가 오늘 벽오산을 오른 것은 한 사람의 혈채를 받아내기 위해서 외다·”

무극진인은 이어 단 위의 구석에서 잔뜩 얼어있는 대응왕을 돌아보며 물었다·

“십 년 전 도강언에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일가족 중 남편과 다섯 살 난 아이와 노복을 모두 강물에 던져 넣어 죽이고 젊은 귀부인을 납치해 데려간 적이 있으시오?”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그런 일이 있냐고 물었소이다·

“무언가 오해를 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모두 사실이에요!”

날카로운 음성과 함께 대응왕의 뒤쪽에 도열해 있던 여자들 중 한 명이 튀어 나왔다·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용모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녀는 대응왕을 향해 한이 서린 음성으로 말했다·

“천무악 네 놈에게 양심이라는 것이 쌀알만큼이라도 있다면 내 앞에서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지는 못할 것이다·”

“네년이 대체 왜?”

“지난 십 년 동안 단 하루도 그날을 잊은 적이 없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죽고 싶었지만 네 놈에게 복수할 날만을 기다리며 참아왔다·

여인은 다시 무극진인을 향해 말했다·

“제가 보은패를 청성으로 보냈습니다· 청성의 장문인께서는 부디 저 흉악한 것을 죽여 억울한 원혼들을 달래 주십시오·”

분기탱천한 대응왕은 입술을 썰룩거리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아까 벗어 놓은 강조를 찾는 모양이었다·

단석조에게 듣기로 불그스레한 빛을 띠는 한 쌍의 강조는 혈응조(血廣爪)라 불리는 대응왕의 독문병기였다·

“이걸 찾는 건가요?”

중년 여인의 옆에서 또 다른 여자가 튀어나오더니 혈응조를 들어 보였다·

그러곤 갑자기 단의 구석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는 커다란 청동화로 안에 냅다 던져 넣어 버렸다·

“모두 죽여버리겠다!”

대응왕이 돌연 아미이십칠교의 보호를 벗어나 두 여자를 향해 신형을 쏘았다·

쭉 뻗은 그의 쌍수가 매발톱처럼 구부러졌다·

강조가 없어도 그의 조공은 철판을 찢을 만큼 충분히 위력적이었다·

여자들과의 거리는 불과 오 장 게다가 대응왕의 움직임은 거대한 풍채에도 불구하고 벼락처럼 빨랐다·

일촉즉발의 순간 송문고검 한 자루가 무서운 기세로 대응왕의 옆구리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대경실색한 대응왕이 다급하게 방향을 틀며 세 걸음이나 물러났다·

송문고검은 집요하게 따라붙으며 대응왕의 요혈을 노렸다·

검은 순식간에 일곱 자루로 늘어나 퇴로가 될 삼방을 막아서며 맹렬하게 협공했다·

검초 하나하나가 빠르고 변화무쌍한 데다 살벌하기 짝이 없었다·

제운학이 그 유명한 청성칠검을 이끌고 튀어나온 것이다·

제운학 하나라면 모를까 아무리 대응왕이라고 해도 혼자서 강조도 없이 청성칠검을 전부 감당할 수는 없었다·

금방이라도 피가 낭자해질 것 같은 순간 이번엔 아미이십칠교의 호법들이 날아들어 청성칠검을 막아섰다·

깡! 까가강! 깡! 깡!

눈 깜짝할 사이에 스물일곱 자루의 장창과 일곱 자루의 송문고검이 허공에서 난상으로 얽혔다·

“멈춰라!”

“멈춰라!”

혜공사태와 무극진인이 동시에 외친 말이었다·

그러자 아미이십칠교와 청성칠검이 기다렸다는 듯이 공세를 뚝 그쳤다·

우레처럼 붙었다가 벼락처럼 떨어진 두 문파의 격돌에 일천 무림인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저들이야말로 이런 걸 보려고 멀리서들 찾아오고 또 벽오산을 올랐다·

사철 산중에서 신선처럼 사는 아미파와 청성파의 제자들을 보는 것도 신기할 지경인데 자기들끼리 서로 죽으라고 싸우는 걸 언제 또 볼 수 있겠나·

그건 그렇고 누군가 은하산장에 두 개의 보은패를 떨어뜨리고 간 모양이었다·

하나는 대응왕에게 하나는 저 중년 여인에게·

누군지 몰라도 대응왕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만약 조금이라도 호감이 있었다면 대응왕이 자신의 시비이자 제자이자 첩인 여자에게 배신을 당해 죽도록 판을 짜지는 않았을 테니까·

이는 곧 대응왕이 진짜 배후가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이기도 했다·

시위를 잔뜩 당긴 활처럼 장내의 공기가 팽팽해졌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잠시 끊어졌던 혜공사태와 무극진인의 대화가 다시 시작됐다·

“장문진인의 높은 뜻은 잘 알겠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빈니들의 체면을 보아 양보해 주실 수는 없겠는지요?”

“보은패의 소명은 공명정대 할 때 비로소 성립되는 법· 문파의 명성이 땅에 떨어지는 것까지 감수하며 굳이 흉악한 마두의 호법을 서시려는 이유가 무엇이외까?”

“아미타불 만약 누군가가 보은패를 가져와 대응왕의 목숨을 거두어 그에게 죽어간 원혼들을 달래 달라고 했다면 아미파는 마땅히 거절했을 것입니다·”

혜공사태는 지금의 상황이 괴로운지 잠시 사이를 두며 숨을 골랐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 아미파로 돌아온 보은패의 소명은 한 사람의 목숨을 지켜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드는 우리는 마땅히 따를 수밖에요· 비록 그가 천하의 악인일지라도·”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미파에게 노골적인 야유와 조롱을 보냈던 무림인들이 최면에라도 걸린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되면 아미파도 청성파도 퇴로가 없다·

저 노강호들도 분명 누군가가 파 놓은 함정에 빠졌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사조들의 이름이 새겨진 보은패의 준엄한 약속을 지키지 않을 도리는 없었다·

만약 모른 척 해버린다면 앞으로는 누구도 아미파와 청성파의 제자들이 하는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치욕이었다·

무림의 약속이 이렇게 무섭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남궁소소가 내게 말했다·

“더 늦기 전에 개입해야 해요·”

“아무래도 당장 눈앞의 사태를 해결한다고 될 일이 아닌 것 같소·”

“무슨 뜻이죠?”

“점창과 아미파에 이어 청성파에까지 보은패가 전해졌소· 이런 속도라면 지금쯤 섬서성의 공동파 종남파 화산파에도 전해졌을 것이오· 그리고 호북성의 무당파와 산서성의 소림사에도 전해졌거나 곧 전해질 것이고·”

“그 말씀은?”

“보은패를 회수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는 뜻이오·”

엽초풍을 비롯한 해남파 제자들의 얼굴이 노래졌다·

자신들이 구대문파로부터 한 초식씩을 얻는 데 쓰여야 할 보은패가 엉뚱한 놈들의 손에 들어가서는 엉뚱한 일로 다 소모되어 버리게 생겼다·

이러면 엽초풍은 망하는 것이다·

빈손으로 돌아간 그는 해남오가의 사형들에게 조롱거리로 전락할 것이고 끝내 장문인 자리도 내놓아야 한다·

목숨이나 부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남궁소소를 비롯한 비룡당의 표사들도 낙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유성표의 표행을 잇겠다고 시작한 전위표가 실패로 끝나기 직전인데 어떻게 낙담하지 않겠나·

단석조를 비롯한 점창오검의 얼굴도 돌덩이처럼 굳어졌다·

자칫하다가는 보은패 때문에 구대문파가 서로 피를 흘리며 싸우게 생긴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 첫 번째 신호탄이 올랐다·

최대한 절제하며 해법을 모색하던 아미파와 청성파의 제자들이 끝내 격돌을 하고 말았다·

수십 개의 창과 검이 다시 부딪히면서 새파란 불똥이 사방에 작렬했다·

쇳소리가 골짜기 전체에 울려 퍼지고 고수들이 뿜어내는 살기가 구름처럼 피어올랐다·

무극진인과 복호삼승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상황을 지켜보았다·

자신들까지 나서게 되면 문파 간의 전쟁으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조심을 하는 것이다·

남궁소소가 탄식하듯 말했다·

“놈들의 허를 찌른 답시고 쉬지 않고 달려왔는데 알고 보니 꽁무니도 따라잡지 못했었군요· 배후가 누군지 모르지만 이렇게까지 무기력하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에요·”

“그래서 포기하려고?”

모두가 눈동자를 별처럼 반짝이며 나를 보았다·

하얗게 핏기가 사라지려던 남궁소소가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계획이 있군요·”

“어차피 내가 못 먹을 판이라면 전부 엎어 버리고 다시 짜야지·”

나는 호리독사를 돌아보며 기습적으로 물었다·

“어디까지 훔쳐봤소?”

“뭐 필요한 거라도 있으십니까?”

“사람도 훔쳐본 적 있소?”

“전혀요·”

“그렇군요·”

“그건 제 사부님께서 전문이시지요· 십 년쯤 전인가? 황궁으로 침투해 궁녀 하나를 몰래 업고 나오신 적이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나는 물론이거니와 지켜보던 사람들 전부 입이 떡 벌어졌다·

속으로 미친 인간이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공령신투는 괴팍해서 그렇지 악인은 아니라고 들었다·

그가 황궁의 궁녀를 훔친 데는 무언가 사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한가하게 그런 얘기나 듣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대체 무슨 수로?”

“물건을 훔치나 사람을 훔치나 경계가 삼엄한 곳을 들고날 때는 이치가 똑같습니다· 바로 성동격투의 술이지요· 동쪽에서 제자가 소리를 지르면 서쪽에서 사부가 훔친다·”

“소리는 어떻게 질렀소?”

“나무가 마르고 바람이 세찬 겨울을 기다려 황궁의 동쪽에 불을 질렀습니다· 불길이 동풍을 타고 황제의 거처가 있는 쪽으로 무섭게 달리자 황궁이 발칵 뒤집혔지요· 정신없는 틈을 타 궁녀를 훔쳐 나왔고요·”

“은하산장은 불을 놓기에 어떻소?”

“여긴 화공이 통하지 않을 겁니다· 자세히 보시면 전각의 지붕은 물론이거니와 산장 곳곳에 눈이 녹지 않고 남아 있습니다· 십중팔구 목재에도 습기가 깊이 스며들어 있을 것입니다· 은하산장이 골짜기 깊숙한 응달에 자리 잡은 탓이지요·”

“화공이 아니라 방화겠지·”

이견이 듣고 있다가 한마디 툭 던졌다·

궁녀를 납치하면서 마치 황궁을 상대로 전쟁이라도 벌인 것처럼 말하니 살짝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

“꼭 화공을 쓸 필요가 있을까요?”

불쑥 끼어든 사람은 엽초풍이었다·

내가 다시 물었다·

“다른 좋은 생각이 있으십니까?”

엽초풍은 대답 대신 만년설로 뒤덮인 벽오산 주봉에게로 시선을 던졌다·

모두가 덩달아 설봉을 바라보다 엽초풍이 하려는 말을 퍼뜩 깨달았다·

남궁소소가 깜짝 놀라 말했다·

“눈사태를 일으키자고요?”

“안 되나요?”

“은하산장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거예요·”

“그럼 잘 된 거 아닌가요?”

“물론 그건 그렇죠· 하지만 지금 이곳엔 일천에 달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눈사태가 일어나면 산장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함께 쓸려가게 될 거예요·”

“눈 덩어리가 이곳에 도착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일각은 걸릴 거요· 그 정도면 산면을 타고 능선으로 오르기에 충분한 시간이고·”

내가 끼어들면서 한 말이었다·

그러면서 은하산장이 들어선 골짜기 양쪽의 산능선으로 시선을 주었다·

그러자 이번엔 단석조가 나섰다·

“말 그대로 만 년 동안 내린 눈이 쌓여 만들어진 설봉입니다· 눈사태가 일어날만한 곳이라면 은하산장이 처음부터 이곳에 자리를 잡지도 않았겠지요·”

“그러니까 일부러 일으켜야죠·”

“어떻게 말입니까?”

“해남파의 장법에 타주굉량(打柱蟲樂)이라는 공부가 있습니다· 높게는 이십 장까지 자라는 아름드리 교목의 밑동을 쳐서 나무는 상하지 않고 꼭대기에 열린 열매들만 떨어뜨리는 수련법의 일종이지요·”

“그래서요?”

“내공이 고강한 아홉 사형들께서 설봉으로 올라간 다음 혈자리를 찾아 이 수법을 펼치면 돌처럼 단단하게 굳은 설원의 하층부에 균열을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엽초풍은 말미에 양홍경을 돌아보며 물었다·

“양 사형 하실 수 있겠습니까?”

“만년설을 본 적이 없어서 장담은 못합니다· 하지만 시도는 해볼 수 있겠지요· 설봉의 목까지 올라간 다음 혈자리를 찾아 장법을 펼치기까지 한 식경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반 식경 안으로 끝내주십시오!”

내가 불쑥 끼어들면서 한 말이었다·

양홍경은 잠시 나를 물끄러미 응시하더니 길게 숨을 토해내고는 말했다·

“한번 해보겠습니다·”

양홍경이 여덟 명의 사형제들과 함께 빠르게 사라졌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야 할 일들을 일일이 일러 주었다·

이어 무림들을 헤치고 앞쪽으로 달려 나아갔다·

그런 다음 대응왕이 금분세수의 의식을 치르려고 했던 단위로 훌쩍 뛰어 올라갔다·

단의 아래에서 한창 격돌하고 있던 아미파와 청성파의 제자들이 혼전 중에도 나를 힐끔힐끔 돌아보았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던 무극진인 복호삼승 백여 명의 여자들 그리고 일천 무림인들도 하나같이 ‘저건 또 뭐지?’ 하는 표정들이었다·

‘뭐긴 뭐야· 미친놈이지·’

단의 네 귀퉁이에는 낮엔 주변의 공기를 데우고 밤에는 불을 밝힐 용도로 쓰기 위해 놓아둔 커다란 청동화로가 놓여 있었다·

해가 기울고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여인들이 장작을 잔뜩 넣는 바람에 지금은 불길이 일장 높이까지 솟구치는 중이었다·

나는 천금풍의 경공을 펼치며 네 개의 청동화로를 빗살처럼 찍고 다녔다·

그리고 혼전이 벌어지고 있는 전장을 향해 하나씩 발로 차서 날렸다·

떠엉! 떠엉! 떠엉! 떠엉!

흡사 범종을 치는 듯한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

청동화로는 허공에서 뱅글뱅글 도는 동안 이미 불타는 장작들을 마구 쏟아냈다·

마른하늘에서 불벼락이 떨어지자 사람들은 혼비백산하며 흩어졌다 ·

일단 벼락부터 피하려다 보니 아미파의 일부 제자들은 무극진인이 있는 청성파의 진영으로 피하고 청성파의 일부 제자들은 복호삼승이 있는 아미파의 진영으로 튀는 촌극도 벌어졌다·

나는 단위에 서서 대갈일성을 터뜨렸다·

“모두 싸움을 멈추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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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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