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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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화·  <미친 놈(3) >

하늘을 향해 눈을 하얗게 까뒤집은 채 쓰러져 꿈틀거리는 석삼두를 보면서 악중양은 불알이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

슬쩍 옆을 돌아보니 네 명의 아우들 역시 좌불안석이었다·

석삼두에게 듣자니 전 방주였던 흑갈자 노청방도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렇게 때려서 반불구를 만들어 놓았다고 했다·

석삼두는 불구까지는 아니지만 한동안 목구멍으로 밥을 넘기기 힘들 것 같았다·

가욋돈 좀 만져보겠답시고 괜한 일에 끼어들었다가 백포산군이 자기들에게까지 책임을 물을까봐 악중양은 불안해 죽을 지경이었다·

“그래서 표단에는 문제가 없다고?”

“그렇습니다·”

“표사란 족속들은 원래 다 저렇게 일을 하나?”

“천만에요· 저런 미친놈은 저도 처음 봅니다·”

“미친놈?”

“이번 일뿐만이 아닙니다· 그동안 놈이 했던 표행들을 돌이켜 보면 하나같이 제정신을 가진 표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닙니다·”

“어떤 일들을 했기에?”

악중양은 그동안 표사들 사이에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백백곡주 진왕일가 백발노성 무림맹 호송건 등에 관한 이야기를 빠르게 들려주었다·

확실하지도 않은 이야기의 진실성 보다는 풍운비룡을 얼마나 미친놈인지를 설명하는데다 초점을 맞췄다·

“급기야 마교에 납치당한 형을 구하러 갔다가 절진으로 가득한 남만의 어느 동굴에서 칠마총의 보물을 손에 넣어 벼락부자가 되었지요· 그리고 보름쯤 전에는 미곡시가 열리는 장강의 무한까지 범선 다섯 척을 끌고 올라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고요·”

“그 모든 걸 놈이 했다고?”

“뭐니 뭐니 해도 그중에서 가장 미친 짓은 향시와 회시에 연달아 장원급제를 하고도 벼슬길에 오르지 않고 표사질이나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천룡표국주의 자리가 부럽지 않은 권세를 누릴 텐데도 말입니다·”

“대체 왜 그러는 거지?”

“명표가 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고작 명표가 되기 위해 그 모든 고생을 했다고?”

“그렇습니다·”

“정상이 아닌 줄은 알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미친놈이었군·”

“제 말이 그 말입니다·”

***

양강은 날이 어둑어둑해져서야 수레를 끌고 나타났다·

나는 길 한복판에다 땅을 파서 임시 화덕을 만든 다음 숯으로 불을 지폈다·

이어 솥을 걸고 즉석에서 화과아를 신나게 끓여댔다·

원래는 육수에 고기와 채소를 하나씩 넣고 익히면서 건져 먹어야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전부 한꺼번에 넣고 끓여 버렸다·

해가 지고 있는데도 구경을 하는 군중은 조금도 줄어들지를 않았다·

오히려 나처럼 인근 반점에서 음식을 바리바리 싸 와서는 삼삼오오 모여 허기를 달랬다·

언제 또 무림인들끼리 싸울 줄 모르기 때문에 웬만해선 자리를 비우지 않으려는 것이다·

양강은 식사가 끝나면 솥과 빈 그릇을 가져가겠다며 소맷자락에 양손을 찔러 넣은 채 쭈그리고 앉아 기다렸다·

“같이 먹을 테냐?”

“저는 길바닥에서 뭐 안 먹습니다·”

“어째서?”

“거지 같아서요·”

“거지만 길에서 밥 먹는 거 아냐·”

“주로 거지가 길에서 밥을 먹죠·”

“사람의 처지를 가지고 함부로 비하하지 마라· 거지가 되고 싶어서 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거지에 대해선 제가 표사님보다 더 잘 알 걸요·”

“어째서?’’

“열두 살 때까지는 저도 거지였거든요·”

나는 잠시 젓가락질을 우뚝 멈추었다·

하지만 곧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말했다·

“어쩐지 말하는 게 꼭 거지 같더라니·”

“언제는 거지 비하하지 말라면서요·”

“이름도 쓸 줄 모르지?”

“쓸 줄 알거든요·”

“이름만 쓸 줄 알겠지·”

“다른 글자도 쓸 줄 압니다·”

“더 늦기 전에 서당에라도 다녀· 수완을 보아하니 돈도 제법 모았을 것 같은데· 훗날 무얼 하고 살든 배우지 않으면 매사가 첩첩산중의 연속일 것이다·”

“쓸 수 있다니까요·”

나는 고기를 한 젓가락 입에 넣고 질겅질겅 씹으면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당분간 날씨가 어떨지 모르겠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져서 비라도 오면 어디 피할 곳도 없고 큰일인데·”

“닷새쯤 후에는 천둥벼락이 칠 것 같다시던데요·”

“누가?”

“객점 주인아저씨께서요·”

“천기를 보시나 보지?”

“조석으로 하늘만 보고 사시죠·”

“바닥에 조석 한번 써봐라·”

“싫습니다·”

“왜?”

“저는 땅바닥에다 글 안 씁니다·”

“어째서?’’

“애들 같아서요·”

“물론 그러시겠지·”

말과 함께 고기를 찾아 젓가락으로 솥을 뒤적거리던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런저런 채소들 사이로 토끼 눈알처럼 불그스럼한 구슬 세 개가 사이좋게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탕에다 뭘 집어넣은 거냐?”

“아마 화리의 내단일 걸요·”

“뭣!”

나는 하마터면 앉은 자리에서 반 장이나 벼룩처럼 튀어 오를 뻔했다·

얼른 주변을 살펴보았다·

군중은 이것저것 먹으며 떠들어 대느라 다행히 아무도 듣지 못했다·

수양버들 아래에 앉아 있는 백포산군은 거리도 멀거니와 동진오표와 무슨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는지 정신이 없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나는 벌렁대는 심장을 가까스로 진정시키고는 모기만한 소리로 물었다·

양강도 더는 장난을 치지 못하고 목소리를 잔뜩 낮추었다·

“예홍 누나가 천하제 객점으로 오셨더라고요·”

“예홍 누나?”

“도화곡 제자들 중에서 제일 예쁜 누나요· 올해 열아홉 살이고 표사님과는 여여 누나 다음으로 친한 사이라고 하던데 아닌가요?”

“여여는 또 어떻게 알아?”

“우리 객점 단골입니다· 저랑도 친하고요·”

일전에 항주에서 만난 하오문주가 내게 들려주었던 말이 떠올랐다·

언제부턴가 도화곡의 구대 제자 몇 명이 천하제 객점을 수시로 들락거리며 우리가 먹었던 죽엽청과 삶은 돼지고기를 시켜 먹고 돌아가곤 한다던가·

“그래서?”

“예홍 누나가 변복을 하고 나타나서는 표사님께 젓가락 한 벌을 아무도 모르게 전해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나는 채소를 건져 먹는 척 하며 손에 쥐고 있던 대나무 젓가락을 살폈다·

아까부터 표면이 거칠거칠하더라니 젓가락 두 개에다 누가 바늘로 깨알 같은 글자를 새겨 놓았다·

[아무래도 해답을 찾지 못할 것 같구나· 때가 되면 나는 당당히 맞설 것이니 뒷일을 너에게 부탁한다· 장원은 포기해도 좋다· 대신 어린 사질들만은 꼭 지켜다오· 또 한 번 이렇게 무거운 짐을 지워서 미안하다만 사대장로들께서 전부 내상을 입으시고 보니 부탁할 사람이 너 밖에 없구나·]

“객점 주인아저씨가 아무래도 곡주님의 신변에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다 시더라고요· 며칠 전부터 앵속을 비롯해 독한 약재들이 도화곡으로 들어갔다면서요·”

양강의 말이 예사롭지 않았다·

일단 젓가락의 글귀는 곡주 이막하의 전언이 분명했다·

모두의 기대와 달리 그녀는 파훼법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것 같다·

뿐만 아니라 다급한 마음에 무리하게 수련을 하다가 아무래도 주화입마의 함정에 빠진 모양이었다·

이막하는 주화입마를 치료하고 폐관수련을 끝내는 날 백포산군과 마지막까지 당당하게 싸우다 죽을 생각인 것 같았다·

애초 백포산군은 두 가지를 말했었다·

도화곡주의 목을 자신의 손으로 비틀어 죽이는 것과 장원을 전부 불태워 없애 버리는 것·

도화곡주의 목숨은 뇌정갑을 죽인 대가이고 도화곡의 장원을 없애려는 건 뇌정갑이 평생 일군 사천구룡방의 와해에 대한 보복인 모양이었다·

만약 끝까지 저항한다면 자신이 가는 걸음걸음마다 시체가 쌓일 거라고도 경고했다·

이막하는 자신이 죽고 난 후 흥분한 도화곡의 제자들이 장원을 수호하기 위해 백포산군과 결사항전하지 않도록 설득해 달라는 말을 내게 하고 있었다·

덧붙여 혹시라도 백포산군이 폭주하여 도화곡의 제자들을 상대로 혈사를 일으키는 일이 없도록 막아 달라는 부탁도 하고 있었고· 그래서 구대 제자들이 목숨을 걸고 구해온 화리의 내단을 전부 내게 주려는 것이다·

자신은 어차피 죽을 목숨인 탓에 내게 조금이라도 힘을 실어주기 위해·

‘단단히 결심이 서셨구나·’

그때였다·

갑자기 군중이 크게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백포산군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향해 저벅저벅 걸어오고 있었다·

통천방의 흑도들도 공터를 가운데 두고 그들과 대치 중이던 도화곡의 제자들도 내 뒤쪽 대로에 앉아서 구경하던 일천 군중도 전부 벌떡 일어났다·

“그릇을 갖고 가라·”

“어향육사와 단단면은 젓가락도 안 대셨는데요·”

“밥맛이 떨어졌다·”

그러면서 나는 젓가락을 숯불에 홱 던져 넣어 버렸다·

이어 화과아를 솥째 들고서 국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척 하며 내단 세 알을 뱃속에 집어넣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화리는 강렬한 양기를 품은 영약이었다·

삼키자마자 식도와 위와 소장이 차례로 익어버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게는 이제 이것들을 억누르고 다스릴 충분한 내공과 부적의 영기가 있었다·

게다가 일전에 오황자가 주었던 액상의 영약과 달리 이건 내단이기 때문에 일단 열기를 차단해 놓은 다음 시간이 날 때마다 운기행공을 통해 천천히 진기를 흡수하면 된다·

‘이 정도 크기면 얼마나 묵었으려나·’

내단을 급한대로 뱃속에다 저장한 나는 벌떡 일어나 행낭과 돗자리를 챙겼다·

이어 표기를 뽑아 달아나려고 하는 순간 백포산군이 이십여 장 밖에서 걸음을 뚝 멈추었다·

“싸우려는 것이 아니다·”

나도 도망가려는 걸음을 잠시 멈추었다·

“낮에 펼친 신법의 이름이 무엇이냐?”

“갑자기 그건 왜 물으십니까?”

“주먹을 휘두르는 것보다는 질문을 하는 것이 네게도 더 낫지 않느냐?”

수양버들 아래에서 왜 그렇게 눈을 감고 장고를 거듭하나 했더니만 나와의 일전을 복기했었나 보다·

내가 일방적으로 도망을 다니다가 끝난 싸움이었지만 새파란 애송이 하나 잡지 못한 백포산군에게는 초절정의 고수에게 패배를 당한 것보다 더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천금풍입니다· 제 입으로 이런 말을 하기는 좀 그렇지만 도화곡의 천금풍은 무당의 제운종이나 화산파의 암향표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겁니다·”

“경공이 아니라 신법을 묻는 것이다· 도화곡이나 천룡표국의 공부가 아님을 알고 있으니 세 치 혀로 노부를 희롱할 생각일랑 마라·”

내가 펼친 신법 즉 보법이 도화곡의 무공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것임을 백포신군이 알아차리는 건 당연했다·

뿌리가 같다면 사대장로들이 벌써 펼쳤을 테니까·

하지만 천룡표국의 무공이 아니라는 건 어떻게 알았을까?

아무래도 저 노인네는 ‘항주의 어떤 표국에·’ 어쩌고 하던 것과 달리 이종산이든 전대 국주든 천룡표국의 인물과도 한바탕 자웅을 겨룬 적이 있는 것 같았다·

반면에 북해투왕은 물론이거니와 그의 사문인 비영문의 후예들과는 소문은 들었을지 몰라도 싸워본 적은 없는 것이 분명했다·

그는 줄곧 장강 아래의 운남성에서 살았고 비영문의 후예들은 황하 너머 북방 삼성에서 주로 활동했으니 서로 교류가 없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건 평범한 고수들 얘기고 별호 앞에 ‘천하’로 시작되는 수식어가 붙는 무신들이라면 조금 달라야 하지 않나?

예로부터 남도북검 남권북퇴라고 해서 남무림에서는 도법과 권법이 발달하고 북무림에서는 검법과 퇴법 즉 각법이 주로 발달했다고 한다·

무림인들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그런 구분은 말 그대로 옛것이 되었지만 강과 산맥을 경계로 두드러지는 특유의 풍(風)만큼은 아직도 분명히 존재했다·

천하십대고수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수천 번을 싸운 백포산군이었지만 귀영무의 보법에 스며있는 낯설고 이질적인 무언가에 강한 호기심을 느낀 모양이었다·

“가르쳐 드릴 수가 없습니다·”

“어째서?”

“스승님께서 그렇게 명령하셨기 때문입니다·”

“네 놈은 대체 사문이 몇 개더냐?”

“저도 혼란스럽습니다·”

“하면 다시 겨루어 보자·”

“싸우려고 온 것이 아니라면서요?”

“대화를 거절한 건 네 놈이다·”

“그러면 천금풍을 펼쳐 다시 죽으라고 도망을 가겠습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제 단전엔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내공이 쌓여 있습니다·”

“신법을 펼쳐 피하든 도법을 펼쳐 나를 공격하든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거라· 단 노부가 오십 초식을 펼칠 때까지만 도망가지 않고 버티면 오늘은 더는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마· 너도 잠은 자야 할 것이 아니더냐?”

안 그래도 밤에 잘 일이 꿈만 같았다·

내가 잠든 사이 쓰윽 다가와서 표물을 훔쳐 가 버리면 모든 게 끝장나니까·

“만약 제가 지면 어떻게 됩니까?”

“표물을 빼앗기겠지· 동진오표라는 아이들 말이 표사가 비적에게 표물을 빼앗기면 표행도 자동으로 취소가 된다더군·”

“그래서 다시 비적이 되시겠다는 거군요·”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다·”

“대신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말해 보아라·”

“오십 초식을 겨루는 동안 제가 어떤 기합성을 넣더라도 단순한 습관이라고 여기고 문제 삼지 말아 주십시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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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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