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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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화·  < 사숙이다(5) >

“퍼져 있지 말고 보기 좋게 한쪽으로 모여 앉아!”

내가 다시 한번 빽 소리를 지르자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던 흑도들이 우르르 일어나 구석진 곳으로 몰려갔다·

그 와중에도 두 패로 나뉘어 하나는 왼쪽 다른 하나는 오른쪽으로 갔다·

서로 자기 쪽으로 올 줄 알았던 것이다·

“이 양반들이 장난치나·”

내가 눈알을 부라리자 상대적으로 머릿수가 작은 왼쪽의 무리가 다시 얼른 일어나 오른쪽 구석으로 가서 합류했다·

이렇게 해서 사십여 명의 흑도가 영화반점의 구석진 곳에 모여 절반은 자리에 앉고 절반 서서 나를 바라보는 그림이 만들어졌다·

잠시 쥐죽은 듯한 침묵이 흘렀다·

그러자 부상자들의 숫자와 정도가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바닥에는 대략 일곱 명의 흑도들이 쓰러져서는 벌레처럼 꿈틀거리며 죽겠다고 신음하는 중이었다·

격전의 시간이 일각 정도로 아주 짧았기에 망정이지 한 식경만 이어졌어도 바닥이 온통 피칠갑에 꿈틀꿈틀 굼벵이 밭이었을 것이다·

“으으····”

“살려줘····”

“배에 박힌 칼 좀 뽑아줘····”

쾅!

“더럽게 시끄럽네!”

내가 탁자를 내려치며 소리 지르자 바닥을 뒹굴던 부상자들의 비명도 뚝 그쳤다·

그제야 주방 어딘가에 숨어 있을 점소이를 향해 술을 가져오게 했다·

점소이가 바람처럼 술을 내왔다·

눈치도 빠른 것이 얼굴을 닦을 수건도 두 장이나 내왔다·

잔에 술을 따르고 한잔 쭈욱 들이키며 잠시 숨을 골랐다·

동시에 수건으로 얼굴과 목과 옷에 묻은 국물을 깨끗이 닦아냈다·

흑도들도 도화곡의 제자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전부 내 눈치만 슬금슬금 보았다·

실제로는 기습과 기물의 힘을 빌려 가까스로 이겼지만 저들의 눈에는 내가 거의 십초지적으로 사천사흉을 때려눕힌 절대고수처럼 보일 것이다·

그때 부상자 한 명이 고통을 참지 못하고 ‘끙!’ 하며 신음을 안으로 삼켰다·

배에 칼을 꽂은 채 하늘을 향해 대(大)자로 누운 자였는데 배에서 흘러내린 피가 바닥을 흥건하게 적시고 있었다·

출혈량과 숨소리로 미루어 저대로 두면 한 식경 안에 숨통이 끊어질 것이다·

“다들 끌고 가서 치료를 해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각자의 무리에서 흑도들이 우르르 튀어나와 부상자들을 끌고 돌아갔다·

이어 재빨리 혈도를 눌러 지혈부터 하고 상처를 압박하고 금창약을 바르는 등의 소동을 벌였다·

치료를 하는 사람이나 치료를 받는 사람이나 절대로 소리를 내지 않았다·

대화를 나눌 일이 있으면 전음이나 귓속말로 했다·

잠시 시간을 주며 목을 축인 나는 좌중을 한차례 쓰윽 쓸어보았다·

그러다 스무 살가량으로 가장 나이가 어려 보이는 그래서 거짓말을 하면 금방 얼굴에 표가 날 것 같은 놈을 하나 골랐다·

“거기 너·”

사람들은 일제히 내 시선이 향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한데 정작 본인은 눈알을 좌우로 또록또록 굴리기만 했다·

“목에 뱀 문신한 놈 말이야·”

“저요?”

“여기 뱀 문신이 너 말고 또 있어?”

“용인데····”

“뭐?”

“아닙니다· 아무것도·”

“태도가 살짝 마음에 안드네·”

“죄송합니다· 조심하겠습니다!”

나는 거꾸로 잡아가던 호리병을 슬그머니 다시 내려 놓았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설명해 봐·”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드려야 할지····”

“그냥 처음부터·”

“한 달 쯤 전의 일이었습니다·”

월식이 있던 날 밤이었다

가족도 없이 홀로 외롭게 살아가던 장강의 늙은 어부가 야밤에 고기잡이를 나섰다·

그리고 으슥한 절벽 아래의 물속에서 기이한 빛 덩어리들이 유영하듯 돌아다니는 걸 보고 냅다 그물을 던졌다·

그날 밤 그는 소문으로만 듣던 화리를 세 마리나 잡았다·

집으로 가져가 해체를 해보니 놀랍게도 모두 도토리만한 내단이 뱃속에 들어 있었다·

횡재한 노인은 내단을 팔려고 인근 의원들을 찾아갔다·

무지렁이 촌부라고 의원 놈들이 전부 후려치려고만 들어서 여러 날에 걸쳐 멀리 큰 도시까지 나갔다·

그러다 냄새를 맡은 주먹패들에게 그만 살해당하고 내단을 빼앗겨 버렸다·

최초의 주인이 죽어버리자 영약을 노리는 범죄자들은 점점 더 꼬였다·

한 달쯤 지나자 급기야 곳곳에서 무림인들이 소식을 듣고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남장을 한 저 여자들이 마지막에 가로챘고 이에 사람들이 이곳에서 내단을 차지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새빨간 거짓말이에요!”

묻지도 않았는데 도화곡의 첫 번째 제자가 불쑥 끼어들었다·

내 오른쪽에 있던 그녀는 억울함을 호소하듯 세 걸음이나 앞으로 나와서 열변을 토해냈다·

“우린 내단을 마지막으로 소유했던 사람에게서 충분한 대가를 치르고 사들였습니다· 절대로 빼앗거나 가로챈 것이 아닙니다·”

“장물을 비싸게 산다고 진짜 주인이 되나·”

이번엔 낭아봉을 든 곱사등이가 끼어들었다·

첫째 제자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적어도 날로 빼앗으려는 당신들과는 다르겠죠·”

“대가를 주었다는 것도 본 사람이 없고 말이지·”

“누군가 보았으면 순순히 물러날 생각은 있고요?”

“주인도 아니면서 주인인 척하지 마라!”

“무뢰배들답게 날강도 같은 소리만 하는군요·”

“우리가 누군 줄 알고 감히!”

“당신들이 누군지 똑똑히 알고 있죠· 얼굴도 전부 기억하고요· 오늘의 이 수모는 언젠가 반드시 되돌려 주겠어요·”

“흥 도화곡 따위를 누가 무서워할 줄 알고!”

쾅!

“닥쳐!”

나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치며 소리를 내질렀다·

하마터면 소리만 지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대로 날아가 저 곱사등이의 굽은 등을 반대 방향으로 확 꺾어 버릴 뻔했다·

사람들이 모두 움찔 놀라면서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도화곡의 제자들도 자신들 역시 닥치라는 말의 대상에 속하는 줄 알고 합죽이가 되었다·

그때였다·

흑도들 사이에서 언월도를 든 거구의 애꾸눈이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밑도 끝도 없이 내게 포권지례를 해왔다·

“잠시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

“일어나도 된다고 한적 없소만·”

애꾸눈이 아무 소리도 않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일어나도 좋소·”

애꾸눈이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반점을 장악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실히 가르쳐 주려고 한번 굴린 것인데 뜻밖에도 애꾸눈은 평정심을 잘 유지했다·

“말해 보시오·”

“이 몸은 담왕수라고 합니다· 사천 무림의 형제들은 독안룡(獨眼龍)이라는 과분한 별호를 안겨 주었지요·”

‘이 자가 독안룡이라고?’

이 물건도 살인마다·

사천성 하고도 강북 일대를 돌아다니며 걸핏하면 살인을 저지르는데 잔혹한 수법도 수법이지만 한번 산 원한은 잊지 않고 꼭 찾아가 복수를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사천사흉의 맏형인 화우도에게는 부족할지 모르지만 나머지 세 명 중 하나 정도와는 충분히 붙어볼 만한 고수였다·

내가 앞서 쓰러뜨린 대머리나 낭아봉 두 자루를 들고 있는 저 곱사등이도 만만치 않은 짐승들일 것이다·

사천사흉의 존재감이 워낙 커서 다른 자들은 상대적으로 만만하게 보았는데 이제 보니 그렇게 대충 생각할 게 아니었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요?”

“말투를 보아하니 이곳 분이 아니신 듯합니다만·”

“호북성에서 왔소·”

“호북성에서 이 먼 곳까지 어쩐 일로 오셨는지요?”

“지금 날 취조하는 거요?”

나는 살기를 화르르 끌어 올렸다·

나름 강심장을 자랑하던 독안룡도 이번에는 살짝 당황했는지 얼른 눈을 내리깔며 한발 물러났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눈을 내리까는 건 맞설 생각이 없다는 확실한 의사표시였다·

“그럴 리가요·”

“정확히 묻고 싶은 게 뭐요?”

“어쩌실 생각인지요?”

“무얼 말이오?”

“보아하니 화리의 내단에는 관심이 없으신 듯한데 이 일에 개입해서 저 여자들을 도와줄 생각이신지 아니면 이쯤하고 그냥 지나갈 생각이신지를 알고 싶습니다·”

“확실한 입장을 밝혀달라 이거군·”

“그래야 저희도 진퇴를 결정하지 않겠습니까?”

“반점 안에서는 어떤 싸움도 허용하지 않겠소· 나와 동료의 식사를 방해한 값으로 그 정도는 받아도 될 것 같은데· 불만 있소?”

“강한 자가 규칙을 정하는 것이 강호의 순리지요·”

“말이 제법 통하는군·”

“다만 한 가지만 더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또 뭐요?”

“어느 문파의 제자들이신지 알고 싶습니다·”

“그건 알아서 뭐하시려고?”

“대협에게 비하면야 보잘것없겠지만 저희에게도 나름 이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최소한 누구를 만나 물러섰는지는 알아야 사천무림에서 좁쌀만한 체면이라도 세우지 않겠습니까?”

“내가 귀하들 체면까지 생각해줘야 하오?”

“부탁드리겠습니다·”

“닥치고 앉으시오·”

독안룡도 이제는 치욕을 느꼈는지 자리에 앉지도 않고 살짝 어금니를 깨물었다·

나는 그런 그를 빤히 노려보며 말했다·

“내게서 욕 다음에 나갈 것은 주먹 밖에 없는데 이빨이 몽땅 빠져서 합죽이로 남은 생을 한번 살아 보시겠소?”

독안룡이 더는 어쩌지 못하고 자리에 앉았다·

도화곡의 제자들에게도 아직 말하지 않은 내 진짜 신분을 구태여 저들에게 가르쳐 줄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이제 와서 겸사겸사 신분을 밝히는 것도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사천사흉은 독안룡 보다 더 지독한 놈들인데다 체면을 따지는 종자들이었다·

나중에 깨어난 후 자신들의 뚝배기를 깨고 쓰러뜨린 사람이 누군지를 알면 내가 사천성에 머무는 동안 복수를 하겠답시고 찾아올 수도 있다·

싸워야 한다면 싸우겠지만 피할 수 있는데 번거롭게 일부러 시비를 불러일으킬 필요는 없다·

나는 도화곡의 제자들만 안전하게 성도로 데려가면 그뿐·

그때였다·

“표두님!”

싸움이 끝난 후 조용히 밖으로 나갔던 남궁소소가 헐레벌떡 들어오며 나를 불렀다·

반점 안의 흑도들이 전부 뜨악한 표정이 되어 나를 보았다·

나를 무당파나 화산파 같은 명문대파의 제자라고 생각했다가 고작 표사였다는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란 것이다·

나는 나대로 생각지 못한 전개에 당혹스러웠다·

독안룡의 취조를 상대로 겨우 꼬리를 감췄는데 갑자기 남궁소소가 들이닥쳐 먹잇감을 던져 주다니·

그러나 눈치 빠른 남궁소소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이렇게 부른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도 그녀의 의도를 반쯤은 짐작했다·

“왜?”

“선장들이 선객들을 태우고 전부 도망가 버렸습니다·”

“어째서?”

“흉신악살들이 잔뜩 모여든 걸 알고는 선객들이 선장들을 재촉한 것 같습니다· 살인마들과 시체를 싣고 남은 여정을 함께 하려니 무서웠던 게지요·”

“이런 망할!”

“그럴 줄 알고 제가 일찌감치 나가서 우리 배는 으름장을 놓아 붙잡아 뒀습니다· 언제 내뺄지 모르니 서둘러 타시죠·”

“그래?”

새빨간 거짓말이다·

흑도들이 타고 온 다른 배의 선장들에게 겁을 줬거나 돈을 줬거나 아니면 겁도 주고 돈도 주거나 해서 전부 쫓아버렸을 것이 분명했다·

반점 안에 있는 흑도들을 이곳 영화촌에서 자연스럽게 잘라내고 쳐내기 위해서다·

남궁소소는 파손된 기물값이라며 은전 석 냥을 꺼내 점소이에게 주었다·

이어 아까 주문한 월병을 빨리 싸달라고 재촉했다·

이대로 쑥대밭을 만들어 놓고 그냥 가는 줄 알았던 점소이와 뒤쪽 주방에 숨어 빼곰히 머리를 내밀고 있던 주인의 입이 함지박만 하게 벌어졌다·

그때 도화곡의 제자들이 내 곁으로 다가왔다·

이어 첫 번째 제자가 한 발 더 나서며 말했다·

“우리도 함께 갈 수 있을까요?”

“어차피 같은 배를 타야 하는 거 아니오?”

그녀가 얼른 무언가를 내밀었다·

작고 고운 손바닥 위에 복숭아 꽃가지 모양의 은잠 세 개가 놓여 있었다·

일전에 남궁소소가 여종매에게 받은 것도 복숭아 꽃가지 모양의 은잠이었다·

하지만 모양도 다르고 그녀가 받은 것보다 꽃송이 수도 훨씬 적었다·

세 사람 모두 상투를 틀고 초립을 썼더라니 본래 꽂고 다니던 은잠을 다급한 대로 내놓는 모양이었다·

“이걸 왜 주는 거요?”

“성도의 도화곡까지 우리를 좀 호송해 주세요·”

“호송?”

“모자라면 목적지에 도착한 후 더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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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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