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화· < 미곡운송 전쟁(4) >
해룡선방은 항주의 서쪽 전단강 하구에 터전을 잡고 배를 만들거나 수리해 주는 생업방회였다·
세상의 모든 배를 만들고 어떤 배도 수리할 수 있다는 이곳엔 모두 삼십여 개의 크고 작은 뱃도랑 즉 선거(船集)라 불리는 건조시설이 있었다·
뙤약볕 아래에서 수많은 배목수와 인부들이 근육질의 상체를 드러낸 채 크고 작은 배에 달라붙어 깎고 붙이고 때리고 칠하는 광경은 지금까지 본 그 어떤 것보다도 역동적이었다·
“이런 광경은 처음 봐요·”
“실컷 보시오·”
“배를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만들어 놓고 안 팔리면 어떡하죠?”
“걱정하지 마시오· 전부 선주문 받은 것들이니까·”
“이걸 다 주문받은 거라고요?”
“바다에 띄우는 어선들도 많지만 내하용 배들이 훨씬 더 많소· 강남의 수로가 워낙 복잡하고 물길도 험하다 보니 그만큼 수요도 많고 수명도 짧지·”
나와 남궁소소는 사람들을 지나쳐 계속 바닷가 쪽으로 걸었다·
남궁소소는 오늘따라 특히 예쁘게 차려입었는데 그 바람에 안 그래도 빼어난 용모가 더욱 출중해 보였다·
특히 얼굴에 하얗게 살짝 분칠까지 해서 꼭 목련꽃 한 송이가 옆에서 나붓나붓 걸어가는 것 같았다·
그런 남궁소소를 해룡선방의 인부들은 그냥 지나치질 못했다·
우리가 멀리서 다가올 때부터 이미 어떻게 알아차리고는 일손도 멈추고 쳐다보며 감탄하기 바빴다·
‘전생에서의 나도 저런 모습이었겠지? 지금은 이런 미녀와 사귀면서 배 구경도 하러 다니고· 격세지감이구나·’
한편 작은 어선이나 나룻배에 불과했던 배들은 바닷가 쪽으로 갈수록 점점 커졌다·
그러다 마지막 다섯 개의 뱃도랑에 이르러서는 집채 보다 큰 범선들이 나타났다·
우뚝 솟은 돛대들 날렵한 유선형의 몸체 복잡하고 정교한 아딧줄들 그리고 웅장한 크기까지·
아직 물맛을 보지 못한 새 범선의 크기와 아름다움에 압도된 남궁소소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무언가 이상한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흑룡도방의 흑룡선과 비슷해서 그런 거 아니오?”
“맞다· 흑룡선!”
“형태적으로는 조선이라고 합니다·”
걸쭉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반백의 노인이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살짝 숨까지 헐떡이며 다가오는 중이었다·
허수아비처럼 바싹 마른 와중에도 눈동자만큼은 부엉이의 그것을 빼다 박아 놓은 것처럼 부리부리했다·
노인이 저렇게 바삐 걸어오는 것은 한꺼번에 범선을 일곱 척이나 발주한 초대형 물주가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역시 돈이 좋긴 좋다·
이윽고 앞에까지 도착한 노인의 말이 이어졌다·
“대륙엔 수많은 형태의 범선들이 존재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광동의 광선 북건의 복선 절강의 조선 그리고 강북의 사선이 유명하지요· 저 범선들은 조선입니다·”
“해룡선방이 절강성에 있다 보니 조선을 만든 것이군요·”
“아닙니다· 저희 선방에서는 어떤 배도 다 만들 수 있습니다· 대륙 전역에서 찾아내 데려온 최고의 배목수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한데 왜 조선을 만든 건가요?”
“선주께서 그리 주문하셨기 때문입니다·”
남궁소소는 나를 힐끗 바라본 후 다시 물었다·
“선주가 왜 그랬을까요?”
“조선은 용골이 날카롭게 물살을 가르는 침저선인데다 선체가 좁고 길어서 다른 배들보다 훨씬 빠르게 항해할 수 있지요·”
“하지만 수심이 얕은 강이나 암초가 많은 해안은 함부로 들고 날 수 없다는 취약점이 있고요·”
“배에 대해 많이 아시는군요·”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로 공자님 앞에서 잠시 아는 척을 해보았습니다· 백선왕(百船王) 담적공 대협께서는 너무 흉보지 말아 주세요· 저는 양주의 남궁가에서 온 남궁소소라고 합니다·”
남궁소소가 정중하게 포권지례를 올렸다·
“알고 보니 요즘 항주에 소문이 자자한 남궁세가의 영애이셨군요· 어쩐지 용모와 기품이 예사롭지 않으시더라니· 해룡선방을 찾아 주셔서 영광입니다·”
해룡선방의 방주이자 하늘 아래 못 만드는 배가 없다는 담적공도 손녀뻘인 남궁소소를 향해 예를 갖추었다·
나름 일방의 방주이고 보면 남궁소소 같은 젊은 무림인에게 하대를 할만도 하건만 나와 함께 와서 그런지 여전히 깍듯했다·
돈의 힘이 이리 무서운 것이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하지만 저 범선에는 평범한 조선과 다른 것들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무려 여덟 조각으로 나눈 갖가지 모양의 크고 작은 돛과 쉰 개의 커다란 노가 그것입니다·”
“돛이며 노가 왜 그렇게 많은 거죠?”
“가장 빠른 배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선주라는 자는 대체 어딜 그리 급하게 가려는 걸까요?”
“범선의 선주들이 빠른 배를 원하는 것은 먼 거리를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주파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빠른 배를 원하는 게 빨리 가려는 것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다고요? 무슨 말씀인지 선뜻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배가 빠르다는 것은 곧 같은 바람으로도 다른 배들보다 더 힘을 낼 수 있다는 뜻이고 이는 조류를 거슬러 오를 때 절대적으로 유리하지요· 다시 말해 다른 배들은 못 가는 물길을 뚫고 갈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배가 경공을 펼친다는 건가요?”
“뭐 그런 셈이지요· 껄껄껄·”
담적공은 만족한 듯 웃더니 나를 돌아보며 물었다·
“배는 마음에 드시는지요?”
“제가 뭘 알아야죠·”
“최고의 실력을 지닌 배목수 오십 명과 그들의 제자 이백여 명이 다른 작업은 일절 않고 꼬박 반년 동안 매달려 건조했습니다· 당연히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제가 감독과 검사를 했고요· 외형은 어떠실지 모르겠으나 성능만큼은 최고임을 보증합니다·”
“언제쯤 띄울 수 있습니까?”
“바닥에 역청을 바르고 내외부에 방수용 기름을 일곱 번째 먹이고 건조하는 중입니다· 돛은 다른 곳에서 따로 작업 중이고요· 닷새 후면 다섯 척 모두 진수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아직 두 척이 더 남아 있었지만 나도 담적공도 그것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애초 내가 원한 것은 짐을 좀 적게 싣는 한이 있더라도 세상에서 가장 빠른 범선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황해노경이 이끄는 흑룡도방의 흑룡선과 비슷한 모양새가 되었다·
하지만 저 범선들은 돛이 세 장이나 더 많았으며 유사시 흑룡선에는 없는 대형 노가 옆구리에서 쉰 개나 튀어나온다·
흑룡선이 만들어진 지 벌써 이십여 년 그사이 기술이 발전해 좀 더 빠른 새 범선이 첫 번째 탄생을 앞두고 있었다·
한데 나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다시 앞으로 이십 년 후에 탄생할 신기술을 내 범선들에다가 적용할 생각이었다·
“잠깐 보여드릴 게 있습니다·”
배가 한창 건조 중인 뱃도랑 구석의 커다란 탁자에 그림 한 장이 펼쳐졌다·
범선으로부터 삼십여 장 앞쪽 허공에 나뭇잎 모양의 거대한 연이 떠 있고 그 연이 밧줄을 통해 범선을 끄는 그림이었다·
담적공이 깜짝 놀라 물었다·
“이게 무엇입니까?”
“연범(鳶帆) 입니다·”
“이런 건 본적이 없습니다만·”
당연하지·
앞으로 이십 년 후에나 나오는 기술인데·
하지만 그때에도 이 신기술은 잠시 반짝하고 나타났다 사라졌을 뿐 대중화되지 않았다·
그리고 재밌게도 이 연범을 처음 발명하는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담적공이었다·
최초의 연범은 여전히 담적공의 손에서 탄생할 것이다·
다만 내가 돈을 대주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덕분에 이십 년 일찍 탄생하겠지만·
“어떻게 이런 생각을····”
“어떻게 하면 좀 더 빠른 배를 만들 수 있을까 궁리하다가 우연히 떠오르는 게 있어서 한번 그려 본 것입니다· 혹시 터무니없는 생각입니까?”
“천만에요· 천룡표국 사공자님의 지혜가 예사롭지 않다는 소문이 자자하더라니 과연 비범하시군요·”
“쓸만한가 보군요·”
“가히 천재적인 발상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기막히고 엉뚱한 생각 자체를 하지 않지요· 특히 오랜 세월 틀에 박혀 배를 만들어 온 사람들은 더 그렇습니다·”
“과찬이십니다·”
남의 발명품을 가지고 그것도 당사자에게서 이렇게까지 칭찬을 받으니 살짝 양심에 가책이 느껴지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런 사정을 까맣게 모르는 남궁소소는 제 남동생이 칭찬을 받기라도 한 것처럼 뿌듯하기 짝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믿지 않으시겠지만 저도 오래전부터 이런 돛을 구상해왔습니다· 저는 천공범(天空帆)이라고 이름을 붙였지요·”
“하늘 돛이라· 정말 예쁜 이름이네요·”
남궁소소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말처럼 정말 그럴듯한 이름이었다·
이 돛의 진짜 이름이 천공범이었나 보다·
“실천으로 옮기지 않은 이유가 무엇입니까?”
담적공은 대답 대신 내가 그려온 범선의 선수에다 붓으로 작대기 두 개를 쭉쭉 그렸다·
그 바람에 범선 앞에 커다란 뿔이 달린 것처럼 기괴한 모양이 되었다·
신기하기 짝이 없었다·
전생에서 우연히 본 바로 그 범선과 똑같았다·
“우선 통제와 관리가 까다로운 하늘 돛을 다는 것보다 선수의 갑판 공간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돛대를 하나 더 세우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입니다·”
“그렇군요·”
“그러니까 하늘 돛은 지금 만들고 있는 범선처럼 이미 선수에까지 돛대를 세워 더는 돛을 달 공간이 없을 때에나 해볼 수 있는 시도인 것입니다· 공자님께서도 그래서 이런 궁리를 하셨겠지요?”
남궁소소가 예쁘다고 해서인지 담적공은 천공범이라는 어려운 이름 대신 자꾸 하늘 돛이라고 불렀다·
남궁소소도 내심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렇습니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합니다· 선수의 갑판까지 돛으로 가득 차버렸기 때문에 하늘 돛을 띄우려면 기존에 있던 돛줄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최소 오(五) 장 길이의 비상대(飛上臺)를 뱃머리 양쪽에 설치해야 합니다· 하면 배가 이렇게 괴상한 모양이 되어 버리고 말지요·”
“상하역을 하거나 항구에 정박할 때 조금 골치가 아프겠군요· 그래서 선주들이 아예 이런 배를 선호하지 않는 것이고요·”
“바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속도는 비약적으로 빨라질 것 같습니다만· 방주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돛을 하늘에 띄우면 선수를 살짝 들어 올려주게 됩니다· 그 자체의 견인력도 강하지만 물의 반발력이 줄어서 다른 돛들의 효율도 크게 높여 줄 것입니다· 지금보다 대략 이할 정도 더 빨라질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이런 것들은 모두 충분한 바람이 있을 때의 얘기입니다·”
“다섯 척 모두 비상대를 만들고 하늘 돛을 장착하는데 얼마나 걸릴 것 같습니까?”
“보기에 흉해서 그렇지 그닥 어려운 작업은 아닙니다· 설계도도 이미 가지고 있고요· 조금 무리를 하면 진수식에 맞추어 끝낼 수 있습니다·”
“진행해 주십시오· 비용은 달라는 대로 다 드리겠습니다·”
“후우 흑룡선을 만든지 이십 년 만에 다시 가슴이 뛰는군요· 죄송한 말씀이나 두 분께선 천천히 구경들 하다 가십시오· 저는 먼저 실례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느닷없는 담적공의 말에 나와 남궁소소는 깜짝 놀랐다·
대륙에서 가장 빠른 범선인 흑룡선을 만든 사람이 담적공이었다는 것은 나조차도 까맣게 몰랐던 사실이었다·
담적공이 사라지자 남궁소소에게 말했다·
“나도 그만 가봐야겠소·”
“밥도 안 사주고요?”
“좀 바빠서 그렇소·”
“나도 초상지풍을 수련하느라 한창 바쁜데 귀하가 찾아와 범선 구경하러 가자고 졸라서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선 거라고요·”
초상지풍은 남궁소소가 창안한 점혈법이었다·
그녀는 이걸 내가 선물한 목련잠으로 수련했다·
훗날 유가문파를 만들면 제자들에게 가르칠 독문무공 중 하나라던가·
“내가 다선초당으로 갔을 때는 이미 이렇게 차려입고 있던데· 나 만나러 천룡표국으로 가려던 참이 아니었소?”
“누구 좀 만나고 막 돌아온 길이었거든요·”
“누구?”
“있어요·”
“아무튼 미곡운송 일로 내일 아침 일찍 아버지와 형님들을 모시고 호북성 무한으로 출발해야 해서 이것저것 준비를 좀 해야하오· 다시 보려면 한 달쯤은 걸릴 것 같소·”
“기껏 한 달 더 연장해서 만나보기로 해놓고 한 달 동안 표행을 떠나있겠다고요? 이 양반이 장난하나·”
“그래서 소저께 부탁이 있소· 이번 일을 잘 처리하면 보름 안에 무한에서 다시 볼 수도 있소· 남은 여정은 함께 표행을 하며 두 배로 붙어 다닙시다·”
“또또 이런다·”
“우선 앞으로 한 달간 소저를 대천룡표국 비룡당의 특무표사로 고용하겠소· 특무는 말 그대로 특수임무를 띤 표사를 말하는 것이오·”
“말장난 말고요· 그래 봐야 객원표사잖아요·”
“이번엔 위험한 일도 아니오· 가불염 표두가 실력 있는 표사들로 호위단을 꾸려 함께 다니며 돕기도 할 것이고·”
“위험하지 않으면 힘든 일이겠죠· 뭐·”
“대신 ‘특’자가 들어가는 일인만큼 특별 보수를 주겠소·”
“얼마나 줄 건데요?”
“무슨 일인지부터 들어봐야 하는 거 아니오?”
“국주님까지 출동하시는 표국일을 하지 말랄 순 없으니 약속대로 빨리 한 달 사귀어버리고 끝내려면 내가 가는 수밖에 더 있어요?”
“그래서 보수는····”
“저 범선 다섯 척이 첫 번째 맡는 일로 비룡당이 벌어들이는 액수의 일 할을 주세요· 일 푼이 아니고 일 할이에요·”
“비율로 정산하는 걸 좋아하는군·”
“귀하가 얼마를 벌지 알 수 없으니까요· 항상 생각했던 것보다 좀 많이 벌더라고요·”
그러면서 남만의 마총 건으로 챙긴 돈이 생각나는지 남궁소소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살짝 씰룩거렸다·
예쁘게 패는 볼우물에 탐욕이 한가득이었다·
“많이 버는 만큼 나도 많이 가져가겠다?”
“적게 벌면 적게 가져가고요·”
“오 푼으로 합시다·”
“일 할!”
“오 푼·”
“일 할!”
“오 푼·”
“수전노!”
“절세가인·”
“구두쇠!”
“천하절색·”
“노랑이!”
“미인 박명·”
“뭐예요· 아까부터·”
“부탁하는 처지에 같이 욕할 순 없잖소·”
“부탁하지 말고 돈으로 주라고요· 그리고 미인박명은 칭찬도 아니잖아요·”
“그건 실수로 튀어 나온 거요· 그나저나 있는 집에서 평생을 풍족하게 살아온 사람이 대체 왜 이렇게 돈을 좋아하는 거요?”
“그건 피차일반 아닌가요?”
“나는 돈 들어갈 일이 많아서 그런 거고·”
“나는 땅을 사려고요·”
“땅은 왜?”
“땅이 있어야 문파를 세우죠·”
“그 돈을 지금부터 모은다고?”
“길가에 주막을 세우는 것과는 다르니까요·”
“하기야 연무장에 마구간에 활터까지 작게라도 만들려면 최소 만 평 정도는 확보해야겠군· 전각들을 올리는 비용은 땅값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고·”
“알았으면 그만 좀 짜게 굴어요· 범선도 다섯 척이나 있는 부자가·”
“일 푼으로 합시다·”
“일 할을 잘 못 말한 거 아니에요?”
“나는 평생 돈 가지고 잘 못 말한 적이 없소·”
“그런데 갑자기 비율이 왜 곤두박질을 쳐요?”
“보아하니 소저도 이 일을 꼭 해야 할 처지인 것 같은데 본래 주던 일 푼에 추가로 일 푼을 더 주는 것이니 모두 합쳐 이 푼이오· 이것도 충분한 특별대우이오·”
“사기꾼!”
“그럼 임무를 알려주겠소·”
“목소리 듣기 싫으니까 글로 써줘요·”
“안 그래도 바빠서 미리 적어왔소·”
말과 함께 나는 품속에서 해야 할 일들을 적은 종이를 내밀었다·
남궁소소가 갑자기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괴로워했다·
“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