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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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화·  < 문파를 옮겨라(5) >

——————–

“우리의 계획을 알게 되는 순간 사천구룡방은 분명 전력을 보강하려 할 것이고 상황은 우리가 성도로 가는 동안에도 매일같이 달라질 것입니다·”

“그래서?”

“일회성의 보고가 아닌 매일매일 달라지는 상황을 보고해줄 정보망이 필요합니다· 우리 쪽 사람 백 명을 성도에 급파해도 그건 불가능할 것입니다·”

내가 여기까지 말했을 때 모든 사람의 눈동자에 이미 등불이 켜졌다·

제대로 뒤통수를 때린 것이다·

“문제점은 누구나 찾아낼 수가 있다네· 해결방법도 함께 제시해야 진짜배기지·”

“다른 곳의 힘을 빌려야지요·”

“다른 곳 어디를?”

“강호에 그만한 정보망을 운용할 수 있는 곳은 두 곳밖에 없습니다· 개방과 하오문· 흑도방파들의 사정이라면 하오문이 훨씬 정통하겠지만 워낙 안갯속의 문파인 만큼 개방에 협조 요청을 해야지요·”

남궁유룡이 탁자를 손으로 탁 두들기며 말했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군· 껄껄껄·”

남궁유룡은 사실 나를 떠보려고 일부러 순서를 바꾸어 말했다·

개방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건 누구라도 생각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모두가 놓치고 있는 문제점을 찾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크게 놀란 것도 그 대목이었고·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종산이 내게 말했다·

“좋은 생각이다· 나와 손 백부님은 오늘 당장 곡주님을 모시고 도화곡으로 가야 하니 네가 개방 분타주를 만나 지원을 약속받은 후 뒤따라 오거라·”

“예?”

“삼천리 밖 사천의 동향을 파악해야 하는 데다 나에게 전해지기까지도 적지 않은 인력을 동원해야 하는 일이라 쉽게 대답이 나오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설득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너도 이 표사와 함께 가거라·”

난데없이 끼어든 목소리의 주인은 도화곡주 여종매였다·

그녀의 시선은 다름 아닌 섭부용을 향하고 있었다·

“제가요?”

“대별산은 매우 복잡하고 곳곳에 기문진이 설치되어 있으니 길을 모르면 몇 날 며칠을 헤맬 것이다· 네가 따라갔다가 이 표사를 안전하게 모시고 오너라·”

“하지만 저는 사부님을 모셔야····”

“칠검향에 사람이 너 하나뿐이더냐? 내 걱정일랑 말고 이 표사와 함께 다녀오너라· 보아서 알겠지만 이 표사는 우리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문제가 생긴다면 네가 호위무사를 자처해야 할 것이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여종매가 나를 돌아보며 물었다·

“속세의 경험은 미천하지만 눈치가 빠르고 무공이 제법 쓸만하다네· 며칠 동안이라도 데리고 다니면서 필요한 일이 있으면 쓰도록 하시게나·”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성도로 가면 우리는 모두 해일처럼 밀려올 속세의 수많은 문제들과 싸워야할 것이네· 이 늙은이는 지금 저 아이라도 미리 적응할 수 있도록 자네의 경험을 좀 나눠 달라고 부탁하는 것일세· 어렵겠나?”

“알겠습니다·”

“고맙네·”

“소소야 너도 함께 가거라·”

갑자기 끼어든 사람은 남궁유룡이었다·

그가 덧붙였다·

“천룡표국에 이어 남궁세가의 이름이라면 개방을 움직이기가 좀 더 수월할 것이다· 개방분타주가 너의 얼굴을 알 것이니 함께 가서 도와주거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진짜 이럴 필요들까지 없는데·

각자 한칼씩은 할 테니 손 갈 일은 없겠지만 딱히 쓸 일이 있을까 싶다·

괜히 비싼 밥값만 더 드는 건 아닌지도 모르겠고·

‘아무거나 잘 먹어야 할 텐데·’

***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아름다운 여검사 두 명을 좌우에 거느리고 걷자니 길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죄다 쏠렸다·

“둘 다 엄청난 미인이군·”

“저게 인간의 용모란 말이지·”

“말이라도 한번 걸어 봤으면·”

“왼쪽에 있는 여자는 남궁소소같은데?”

“남궁소소가 좀 더 어려 보이지 않나?”

“가운데 있는 저 기생오라비 같은 건 뭐여?”

“쉿! 말조심하게· 들으면 어쩌려고·”

남궁소소는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익숙한지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

하지만 섭부용은 난감하고 어색한 걸 억지로 참는 기색이 역력했다·

남궁소소의 안내를 받아 간 곳은 양주에서 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잦다는 유흥가 한복판이었다·

커다란 감나무 아래에 늙수그레한 거지가 거적을 깔고 드러누워서는 따뜻한 봄볕을 즐기고 있었다·

반쯤 드러난 배는 피둥피둥 살이 올라 꼭 새끼 밴 암퇘지를 보는 것 같았다·

“귀하는 누구시죠?”

“그러는 댁들은 뉘슈?”

“여긴 대대로 분타주님의 자리인데·”

“그럼 내가 분타주인가 보지·”

“새로 오셨어요?”

“석 달쯤 됐으려나·”

“그러셨군요· 인사드리겠습니다· 남궁세가에서 온 남궁소소라고 합니다· 할아버지의 말씀을 전하려고 이렇게 분타주님을 찾아뵈었어요·”

남궁세가라는 말에 꺼드럭거리며 누워 있던 거지가 슬그머니 일어나 앉았다·

“개방 양주 분타주 양조청이오·”

남궁소소는 대별산 도화곡이 사천성 성도로 이사를 할 것이며 성도 무림방파들 그중에서도 특히 가장 큰 흑도방파인 사천구룡방의 동향을 매일 보고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도화곡이 사천구룡방을 칠 거라는 얘기는 쏙 뺐다·

그건 얘기가 좀 진행된 후에 해야 한다는 걸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었다·

역시 똑똑하다·

“개방이 남궁세가의 하수인인 줄 아시오?”

“오해하지 마셔요· 전 지금 부탁을 드리는 것이고 적지 않은 품을 들여야 하는 만큼 충분히 사례를 해드리겠어요·”

“일 없소이다·”

너무나 단호한 거절에 나는 좀 당황했다·

내가 이런데 자신만 믿으라며 큰소리를 탕탕 치던 남궁소소는 오죽하겠나·

“새로 오셔서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 개방의 양주 분타와 남궁세가는 대대로 사이가 나쁘지 않았답니다· 어려운 부탁인 줄은 알지만 이렇게 일언지하에 거절하시니 좀 섭섭하군요·”

“관계가 좋은데 초대장도 한 장 보내주지 않은 것이오?”

“예?”

“어제가 가주님의 팔순이었다는 걸 잘 알고 있소· 축하객들이 천명도 넘게 왔다지? 뇌검께서 사람을 사귐에 있어 나이와 귀천을 따지지 않으신다고 들은바 평소 깊이 흠모하고 있었거늘····”

“무언가 크게 오해를 하셨군요· 할아버지께서 초대장을 보내시는 건 극히 드문 경우에 속해요· 팔순 잔치에 오신 분들 대부분 초대장을 받고 오신 게 아니랍니다·”

“그거야 멀리 있는 사람들 얘기고· 같은 양주에 있는 나는 좀 다르지 않나? 개방 분타주 정도는 상대하지 않으신다 이건가·”

어처구니가 없었다·

고작 분타주 주제에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고·

가끔 정보가 필요할 때 분타주의 힘이 요긴하게 쓰이니 자신이 뭐라도 된 줄 착각하는 모양이다·

‘염병하고 있네· 진짜·’

문제는 우리였다·

믿을 건 개방밖에 없는데 이렇게 강짜를 부리면 어쩌자는 건가·

한참을 구슬려도 소용이 없자 남궁소소는 결국 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은전 백 냥을 드리겠어요·”

“거지라고 공짜로 쓰시려는군·”

“은전 이백 냥을 드리겠어요·”

“백 냥이나 이백 냥이나·”

“은전 삼백 냥을 드리겠어요·”

“백(百)자를 천(千)자로 바꿔주면 한번 생각해 보겠소·”

“그건 너무 터무니없는 액수예요·”

“옆 도시인 남경도 아니고 삼천리 밖 사천성 성도의 동향을 파악하고 알려주는 일이오· 사람을 몇 명이나 거쳐야 하는지 아시오?”

“은전 오백 냥을 드리죠· 더 이상은 불가능해요·”

“다른 데 가서 알아보시오· 나는 모자란 잠이나 더 자야겠으니·”

그러면서 벌러덩 누워 버린다·

남궁소소가 나를 돌아보며 입술을 미세하게 달싹거렸다·

동시에 머릿속으로 전음이 들려왔다·

[어떡하죠?]

[저 인간 주제 파악을 못 해서 그렇지 눈치는 보통이 아니오· 돈 냄새를 맡고 판돈을 최대한 끌어 올리려는 수작이오·]

[아무래도 도화곡이 이사를 하려는 것이며 문파와 표국들이 뛰어들었다는 것까지 이미 전부 파악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내 생각도 같소·]

[얼마까지 요구할까요?]

[우리가 줄 수 있는 선까지 요구하겠지· 우리 입장에서는 달라는 대로 다 줄 수밖에 없고·]

[차라리 하남으로 가서 개방의 고위직과 접선해 보는 건 어때요? 하남까지만 가면 총군사님의 도움을 받아 용두방주님을 직접 뵙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아요·]

[그럴만한 시간이 없소·]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발이 걸리네요·]

[사람은 원래 산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개밋둑에 걸려 넘어지는 법이오·]

강짜를 놓는 거지도 문제지만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라도 더는 얘기를 진행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남궁소소와 섭부용의 아름다운 용모가 유흥가를 찾은 사내들을 열심히 불러 모은 것이다·

그때였다·

“정룡 공자님 아니신가요?”

사람들이 썰물처럼 갈라지더니 목련 꽃에다 이목구비를 그려 놓은 것 같은 여자가 걸어 나왔다·

못해도 서른은 되어 보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모가 장난이 아니었다·

여자의 옆에는 험상궂은 인상에 칼까지 찬 두 명의 호위무사가 있었다·

비단 궁장으로 한껏 멋을 낸 여자는 지척으로 다가오더니 다시 한번 아는 체를 했다·

“향시와 회시를 연달아 석권하셨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여기서 이렇게 뵙게 되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실 거예요·”

나는 나이도 적당하면서 이렇게 예쁜 여자를 알지 못한다·

당연히 이 몸뚱어리의 원래 주인인 이정룡과 관련이 있는 여자일 것이다·

남궁소소는 이건 또 누구냐 하는 표정으로 나와 여자를 번갈아 보았다·

시종일관 말이 없던 섭부용도 눈을 깜빡거렸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미녀가 셋이나 한자리에 모이자 몰려든 구경꾼들은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냐며 쑥덕거렸다·

그때 구경꾼들 속에서 귓속을 파고 드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저 기생오라비가 수서루(水西樓)의 매용초는 또 어떻게 아는 거지?”

그러면 그렇지· 기루의 기녀인가 보다·

항주에서 지내는 동안 아는 기녀들을 숱하게 만날 거라고 생각했다·

한데 한 번도 내게 아는 척하는 기녀를 보지 못했다·

엉뚱하게 양주에서 볼 줄이야·

이 인간 설마 항주로도 모자라 양주에까지 원정을 와서 마시고 논 건가?

이 기녀도 그렇다·

옆에 여자가 두 명이나 있는 걸 보면 좀 모른 척하고 지나가 줄 것이지·

‘기왕 놀았다면 제발 얌전히라도 놀았기를·’

구경꾼이 혼잣말하는 걸 남궁소소도 들었을 것이다·

그녀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얼굴로 나를 보았다·

어차피 들킨 거 부정해도 소용없다·

“매용초 소저가 아니시오?”

“항주에서는 절 루주라고 부르셨는데 여기서는 소저라고 부르시니 왠지 10년 전 공자님을 처음 뵈었을 때처럼 설레이네요· 훗·”

양주가 아니라 항주에서 알던 사이였나 보다·

그런데 10년 전부터 알던 사이라니 점입가경이었다

“내가 그랬나?”

“한데 여긴 어쩐 일이신가요?”

“남궁세가주님의 팔순 잔치에 왔다가 잠시 볼 일이 있어서····”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양조청에게로 시선을 주었다·

매용초의 시선도 따라서 양조청에게로 향했다·

무슨 이유에선지 양조청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좀전의 꺼드럭거림은 온데간데없고 무언가 조급해 하는 느낌이었다·

급기야 남궁소소에게 말까지 걸었다·

“뭐 소저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조용한 곳에 가서 탁주나 한 사발 하시겠소이까?”

이것 봐라·

대체 매용초의 무엇이 양조청을 돌변하게 했을까?

그때 매용초도 빙그레 웃으며 내게 말했다·

“제가 한 잔 살게요· 물론 두 분의 아가씨들도요· 함께 가시지 않겠어요?”

남궁소소와 섭부용의 눈이 동그래졌다·

순간 나는 오래전 천룡표국의 장로 회의에서 황자충과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이 났다·

한데 청룡당주는 아무래도 자네가 하오문과 손을 잡은 것 같다더군·”

“하오문이라고요?”

“자네가 근 십 년을 하오문의 터전에서 그들과 부대끼며 살았기 때문이네· 자네의 신분과 숨겨둔 능력을 생각해 보면 끈을 만들어 두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지·”

장담할 수 있다·

눈앞의 매용초라는 이 여자는 하오문의 인물이다·

그것도 상당한 힘을 지닌·

그게 아니라면 그렇게 꺼드럭거리던 양조청이 갑자기 저렇게 똥줄이 탈 수가 없다·

매용초 역시 우연히 끼어든 게 아니다·

그녀는 내가 개방 분타주에게 무언가 부탁 하는 모습을 멀리서 발견하고 일부러 찾아와 아는 척을 해준 것이다·

그리고 나를 돕겠다는 말을 에둘러 하고 있었다·

하지만 왜?

이정룡과 그 정도로 친했나?

아니면 무슨 신세라도 졌나?

언젠가 장삼이 내게 해준 말도 떠올랐다·

“정 그리 씁쓸하시면 오늘만 특별히 봐 드릴 테니 유흥가로 한번 나가 보시겠습니까? 장담컨대 기녀들이며 칼잡이들이며 노름방 주먹잡이들까지 한 천 명은 몰려와 공자님의 장원급제를 축하해줄 겁니다· 그동안 그 인간들이 공자님한테서 뽑아 먹은 게 얼만데요·”

나는 더 고민하지 않았다·

“내가 사주는 술보단 남에게 얻어먹는 술이 더 맛있지·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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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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