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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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오지산 천지령(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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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웁!”

“웁!”

날벼락 같은 광경에 나와 남궁소소는 앞다투어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화조신옹은 아무렇지도 않게 양손으로 강시의 흘러나온 창자를 잡았다·

그러곤 젓갈 양념 버무리듯 정성껏 주물럭거리기 시작했다·

“웁!”

“웁!”

어느 순간 화조신옹의 눈동자가 커졌다· 그는 대장의 한쪽 끝을 손가락으로 뚝 끊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황금처럼 싯누런 가운데 한줄기 붉은 기운이 도는 커다란 기생충 한 마리가 살아서 꿈틀꿈틀 기어 나왔다·

“웁!”

“웁!”

자세히 보니 그건 기생충이 아니었다· 지렁이였다·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오지산 천지령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토악질을 할 것 같은 와중에도 나와 남궁소소는 화조신옹의 손바닥 위에서 꿈틀거리는 미지의 생명체를 신비롭게 지켜보았다·

“착하지 아가야· 이제 슬슬 때가 되었단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젊고 싱싱한 먹이를 줄 테니 붉은 기운은 전부 씻어버리고 오직 황금빛 기운만 남아서 나오너라· 크크크·”

나와 남궁소소는 서로를 바라보며 동시에 표정을 굳혔다·

열흘 전 귀곡성림에서 장량기와 나누었던 대화가 번개처럼 떠올랐다·

“마두는 십만대산에 은거하며 사람들을 눈에 보이는 족족 산채로 잡아다 천지령의 먹이로 던져 주었다고 합니다·”

“사람을 지렁이의 먹이로 던져 주었다고요?”

“정확하게 말하면 천지령을 그대로 복용할 경우 내장이 통째로 녹아버리기 때문에 산 사람을 이용해 독성을 중화하는 과정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들은 얘기라 자세히는 모릅니다·”

화조신옹이 남궁소소를 쓰윽 돌아보았다·

남궁소소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얘졌다·

“왜 절 쳐다보는 거죠?”

“금방 끝날 것이다·”

“잊으신 것 같은데 저는 뇌검의 손녀입니다· 절 죽인다면 단언컨대 선배님의 목숨도 보존할 수가 없을 겁니다!”

“내가 천지령을 복용한 후에도 뇌검을 두려워할 것 같으냐? 대법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나면 네년의 목부터 자를 것이다· 그런 다음 저 이상한 놈의 뱃가죽을 벗겨 네 머리통을 싸고 뇌검을 찾아갈 것이다· 크크크·”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화조신옹은 남궁소소에게 다가갔다·

남궁소소는 발작적으로 신법을 펼치며 도망치려 했다·

그러나 초절정 고수인 화조신옹의 마수를 피하기에는 그녀가 익힌 무공이 너무나 보잘것없었다·

“아악!”

순식간에 턱을 잡힌 남궁소소가 목구멍이 찢어지도록 비명을 질렀다·

화조신옹은 그녀를 허공에 번쩍 들어 올렸다·

동시에 혈도를 빠르게 짚어 사지를 마비시켜버렸다·

그녀가 뻣뻣하게 굳자 이번엔 턱관절을 잡아 엄지와 검지로 꾹 눌렀다·

남궁소소의 입이 하늘을 향한 채 쩍 하고 벌어졌다·

튀어나올 듯 커진 눈엔 공포가 가득했다·

화조신옹이 다른 손으로 꿈틀대는 천지령을 높이 들어 그녀의 입속으로 천천히 넣으려 했다·

“이빨로 깨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느니라· 천지령이 죽어버리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니까 말이다· 크크크·”

“죽엇!”

나는 젖먹던 힘까지 끌어 올려 화조신옹을 덮쳐갔다·

손에는 좀 전까지 밀가루 반죽을 썰던 보검이 들려 있었다·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공포에 질린 남궁소소와 나의 기습을 눈치챈 화조신옹의 표정이 동시에 들어왔다·

화조신옹의 무공은 실로 경악스러웠다·

분명 그의 발이 동선이 그대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훅 하고 덮쳐왔다·

이능력이 발동되었는데도 이 정도라면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저 발이 도대체 얼마나 빠르게 느껴질까?

아마 보지도 못하고 당했으리라·

뻥!

나는 화조신옹의 발길질에 배를 냅다 걷어 차이고는 나가떨어졌다·

순간적으로 숨이 턱 하고 막혔지만 죽을 것 같진 않았다·

그나마 부지불식간에 화조신옹의 발등으로 단검을 뻗었고 그 바람에 끄트머리라도 살짝 찔렀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마지막 순간 화조신옹이 본능적으로 발등의 각도를 틀고 힘을 회수했으니까·

안 그랬다면 지금쯤 나는 배가 터져 죽었을 것이다·

화조신옹의 신발은 어느새 핏물이 번지고 있었다·

한데 이게 화조신옹의 관심을 끌었다·

“어떻게 그리 빠르지?”

“저는 좀 빠르면 안 됩니까?”

“무공을 익힌 흔적이 없거늘·”

손이 빠른 게 아니라 눈이 빠른 거다· 그만큼 먼저 판단하고 반응하니 손이 빠른 것처럼 보일 뿐·

무공은 눈이 칠(七)이라는 말이 실감 났다·

무공이라곤 일초반식도 모르는 내가 대별채의 부채주를 쓰러뜨리고 초절정 고수인 화조신옹으로부터 빠르다는 소리도 들으니 말이다·

“남들은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무재라고 합니다· 이제 됐습니까?”

화조신옹은 남궁소소를 홱 던져버린 후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그때까지 들고 있던 단검을 필사적으로 휘두르며 저항했다·

“오 오지 마! 오지 마!”

하지만 화조신옹은 가볍게 한 손을 휘저어 단검을 떨어뜨려 버렸다·

이어 내 턱을 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 우악스러운 완력에 입이 저절로 쩍 벌어졌다·

“생각이 바뀌었다· 네놈을 천지령의 마지막 먹이로 던져 주어야겠다· 살아있는 인간의 뱃속에서 마지막 남은 한 줌의 독성까지 깨끗이 중화하고 나면 그때 내가 네놈의 배를 갈라 천지령의 천년 정기를 취하리라!”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화조신옹의 한쪽 손에 있던 황금색 천지령이 머리부터 내 입으로 천천히 들어오기 시작했다·

“컥! 컥!”

나는 손발을 버둥거리며 저항해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천지령은 어둡고 습한 곳을 좋아하는 본능 때문인지 순식간에 목구멍을 타고 내 뱃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그제야 나는 화조신옹의 손아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그리고 시작된 극통!

이 괴물이 온갖 체액으로 가득 찬 내 뱃속에서 죽지 않으려고 독을 뿜어내 자신을 보호하는 모양이었다·

동시에 극강의 한기가 오장육부로 빠르게 퍼져갔다·

천 년 동안 밤만 되면 땅 밖으로 나와 달빛을 쬐었다더니 기운 자체가 인세에 보기드문 극음의 성질을 지닌 것 같았다·

창자가 녹으면서 동시에 얼어버리는 것 같은 이 모순적인 극통에 나는 배를 잡고 데굴데굴 굴렀다·

“으아악!”

“손가락을 입에 넣어서 토해보세요!”

남궁소소가 외쳤다· 그녀는 마혈을 짚혀 사지가 뻣뻣하게 굳었지만 입만큼은 펄펄 살아있었다·

나는 죽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도 남궁소소가 시키는 대로 했다·

몇 번의 구역질을 했지만 살아있는 천지령은 오히려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버렸다·

“천지령을 반 토막만 달라고 하지 않았느냐? 한 마리를 통째로 주었거늘 어째서 그렇게 괴로워하는 것이더냐· 음하하!”

한바탕 광소를 터뜨린 화조신옹은 느긋하게 동굴 안쪽으로 갔다·

이어 내가 차려 놓은 국수 솥단지를 힐끗 보며 말했다·

“쯧쯧· 거지도 아니고·”

그러곤 한쪽에 놓아두었던 술 호리병을 찾아 뚜껑을 열고 평소처럼 시원하게 쭉 들이켰다·

“···!”

“···!”

나와 남궁소소는 고통도 잊은 채 화조신옹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화조신옹은 평소라면 세 번에 걸쳐 나눠 마셨을 술을 한 번에 싹 다 비워버렸다·

“뭘 그렇게 쳐다보는 거냐?”

“···!”

“···!”

다음에 벌어질 일이 너무나 무서워 나도 남궁소소도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순간 화조신옹이 두 눈을 부릅떴다·

“우우우우웩!”

그는 나와는 달랐다· 저 뱃속 깊은 곳으로부터 기운을 역류시켜 방금 먹은 술은 물론이고 아침에 먹은 뱀의 잔해까지 전부 한방에 게워냈다·

그러나 이미 식도며 위장에 붙은 독까지 깨끗하게 씻어 낼 수는 없었다·

한 방울이면 코끼리도 쓰러뜨린다는 극독이 아닌가·

화조신옹이 척후를 살피러 간 사이 나는 그걸 술에 무려 열 방울이나 타 두었다·

“이런 찢어 죽일!”

대노한 화조신옹이 노래진 눈으로 화염을 줄기줄기 쏟으며 다가왔다·

그러다 갑자기 ‘우웩!’하고 검고 냄새 나는 피를 한 줌이나 토했다·

심상치 않은 독기를 느낀 화조신옹은 응징은 나중으로 미루고 재빨리 가부좌를 틀고 앉아 운기행공을 시작했다·

잠깐 사이에 그의 얼굴이 시꺼멓게 변했다· 정수리에선 어느새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내가 말했다·

“허구헌날 술 호리병을 끼고 사시더니 오늘 하루 놓아두고 가셨더군요· 덕분에 손을 쓸 수 있었습니다· 선배님의 모습을 보아하니 잠깐은 시간이 있을 듯하군요· 회광반조라 생각하시고 지나온 삶을 반성하시기 바랍니다·”

노골적인 조롱에도 불구하고 화조신옹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오로지 운기행공에만 집중했다· 지금은 삶과 죽음의 갈림길 앞에서 촌각을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독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천하의 난다긴다하는 고수도 맹독 앞에서는 한낱 피조물에 지나지 않는다·

남궁소소가 다시 내게 외쳤다·

“귀하도 운기행공을 하세요·”

“나는 할 줄 모르오·”

“그것도 안 배우고 뭐했어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이오·”

“제가 가르쳐 줄게요· 빨리 가부좌부터!”

“그걸 한다고 살겠소?”

“하는 데까진 해봐야죠!”

“쓸데없는 짓이오· 전해 들은 운공법으로 죽음을 피할 수 있었을 것 같으면 그 많은 무림인들이 왜  천지령의 숙주가 되어 죽었겠소?”

말을 하다 보니 부아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다·

쉰 살이 되도록 장가도 못 가보고 고생고생하며 살다가 하늘이 도와 부잣집 넷째 아들로 환생까지 했는데·

나는 아까 떨어뜨린 단검을 주워들었다· 죽을 때 죽더라도 저 늙은이의 숨통은 확실하게 끊어 놓고 가야 한다·

“이제 가셔야지요!”

나는 운기행공 중인 화조신옹의 목을 성난 들소처럼 찔러갔다·

“죽엇!”

화조신옹은 순순히 목숨을 내놓지 않았다·

뻥!

가슴에 일장을 맞고 날아간 나는 동굴 벽에 등을 부딪친 후 떨어졌다·

오장육부가 뒤죽박죽으로 섞여버린 것 같은 고통이 전해졌다·

그러나 화조신옹이 치러야 할 대가는 더욱 컸다·

“우웩!”

검은 핏덩이를 한 사발이나 토해낸 그는 또다시 운기행공에 들어갔다·

그만큼 사정이 다급한 것이다·

숨이 턱 막히는 듯한 고통도 잠시 나는 또다시 일어나 단검을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아뿔싸 단검은 가부좌를 틀고 앉은 화조신옹의 바로 무릎 아래 있었다·

저걸 집으려고 갔다간 이번에야말로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사람을 죽이는 게 꼭 칼만은 아니다·

나는 비에 젖은 나뭇잎을 여러 장 주워 겹친 다음 아직도 펄펄 끓고 있는 솥단지 양쪽을 집어 들었다·

이어 멀찌감치 서서 운기행공 중인 화조신옹의 얼굴에 사정없이 끼얹어 버렸다·

촤아악!

뜨거운 육수와 퉁퉁 불은 면발과 개구리 잔해가 화조신옹의 얼굴과 몸 곳곳에 붙었다·

정수리에서만 나던 김이 얼굴과 가슴 전체에서도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국수 맛이 어떻소?”

대답이 나올 리 없다· 질끈 감은 화조신옹의 눈까풀만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운기행공 중에는 물리적인 행사는커녕 집중을 방해하는 그 어떤 말도 해선 안 된다·

주화입마(走火入魔)에 빠져 죽거나 미치광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서 무림인들은 완벽한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장소에서는 함부로 운기행공을 하지 않는다·

부상 등으로 말미암아 부득불 해야 할 때는 반드시 같은 문파의 사형제 또는 믿을만한 사람으로 하여금 호법(護法)을 서게 한다·

화조신옹은 뱃속으로 들어간 맹독 때문에 이것저것 따질 계제가 아니었다·

그는 지금 목숨을 걸고 운기행공 중이었다·

“노 선배 소문에 듣자 하니 뇌검에게 십초지적으로 당하셨다면서요? 대답 좀 해보시오· 어차피 죽을 거 운기행공은 그만하고 나랑 이야기나 하다가 갑시다· 이것 보시오· 선배·”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말로 사람 죽이는 거 본 적 있소?”

“아뇨·”

“지금부터 내가 그걸 보여주겠소·”

그러면서 나는 다시 화조신옹에게 말을 걸었다·

“노 선배· 뒤에 뱀이 나타났소· 곤산곤독이라는 독사인데 물리면 일곱 걸음 안에 죽는 독사요· 뇌검에게 당해 십초지적으로 죽는 게 빠를 것 같소? 아니면 곤산곤독에 물려 죽는 게 빠를 것 같소?”

“그게 아니라· 괜찮냐고요!”

“뭐가 말이오?”

“천지령이 뱃속에 들어있잖아요· 좀 전엔 죽겠다고 데굴데굴 구르더니 지금은··· 멀쩡한 것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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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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