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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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장원급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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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뭐야?’

대마장에 모여든 표사와 쟁자수 등은 수백을 헤아렸다· 표행을 떠나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모인 것 같았다·

갑자기 지부대인이 통판을 비롯해 무장한 관병을 스무 명이나 이끌고 장원 안까지 쳐 들어왔으니 다들 뛰쳐나올밖에· 그것도 감히 말까지 타고·

그러나 표사와 쟁자수들은 관병들에게 위협을 가하기보다는 크게 빙 둘러싸고는 어디 어쩌나 한번 보자 하고 지켜만 보았다·

상대가 지부대인과 관병들이라 함부로 할 수 없는 탓도 있지만 그들도 아는 것이다· 천룡표국이 반역을 도모하지 않는 이상 항주부 지부대인 정도가 감히 어찌할 수 있는 가문이 아니라는 것을·

이종산이 네 명의 아들을 이끌고 나타나자 올해 일흔 살의 지부대인 왕인탁은 그제야 말에서 거만하게 내렸다·

화려한 비단옷으로 뚱뚱한 몸을 감싼 왕인탁은 마주 오는 이종산을 향해 십여 걸음이나 걸어 나가는 성의를 보였다·

그러고는 뻣뻣하게 서서 상대가 먼저 허리 숙여 인사해 오길 기다렸다·

천룡표국의 권세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항주를 통치하는 지부대인이 민간인에게 먼저 인사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대인·”

“국주께서도 강녕하셨소이까?”

“한데 이 시각에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이종산은 바로 용건으로 들어갔다· 연락도 없이 갑자기 찾아온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낸 한 마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부대인은 싱글벙글이었다·

“내가 못 올 데라도 온 것이오?”

“그럴 리가요· 대인의 방문이야 언제나 환영이지요· 다만 공무로 바쁘실 분께서 이리 연락도 없이 오시어 조금 당황했을 뿐입니다· 듣자 하니 이 몸을 찾으셨다고요·”

“이런 말이 조금 와전되었나 보구려· 국주를 찾은 것은 맞소만 그건 기왕 오는 김에 국주를 뵙고 술이나 한 잔 얻어 먹을까 해서 지금 표왕부에 계시느냐고 물어본 것 뿐이었소이다· 한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이야· 껄껄껄·”

“이 몸을 만나러 온 것이 아니란 말씀입니까?”

“실은 국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이 댁에 교지를 전하러 왔소이다· 하여 무례인 줄 알면서도 부득불 관병들과 함께 말을 타고 문턱을 넘은 것이고요· 천룡표국의 위세가 천하를 진동시킨다고는 하나 국법보다 위에 있을 수는 없지 않겠소이까?”

나는 교지라는 말에 주먹을 꼭 말아 쥐었다· 이병룡의 말처럼 향시와 연관된 것임을 직감했다·

놀라긴 이종산과 이갑룡 을룡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아니라 이병룡에게로 일제히 시선을 던지며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하나같이 ‘네 놈이 정녕 향시에 급제를 하였더란 말이냐? 그것도 3등 안에 드는 성적으로?’라는 표정이었다·

세 사람의 시선이 이병룡에게로 향하자 모여든 수백 명의 사람들 또한 전부 이병룡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지부대인이 무슨 일로 왔는지 모르지만 일단 나쁜 일은 아니고 그 원인이 이병룡에게 있다는 걸 알아차린 것이다·

형들과 아버지에 이어 사람들의 시선까지 한 몸에 받게 된 이병룡은 그야말로 가슴이 벅차오르다 못해 터질 것 같은 얼굴이었다·

입을 다물었다가 벌렸다가 주먹을 말아쥐었다가 폈다가를 반복하는 것이 똥 마려운 강아지가 따로 없었다·

“누구에게 무슨 교지를 전하겠다는 겁니까?”

“그거야 당연히 이 댁 아드님이지요·”

“헙!”

마지막 짧은 비명은 이병룡의 입에서 새어 나온 것이었다· 뒤늦게 실태를 깨달은 그가 여자처럼 손으로 입을 덥석 가렸다·

이종산은 그런 이병룡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하지만 질책이라기보다는 ‘이럴 때일수록 자중해야 한다·’라는 가르침의 눈길이었다·

오히려 이종산의 눈동자야말로 지금 기쁨과 환희로 이글이글 불타고 있었다·

향시에 3등 이상의 합격자가 나온 것은 천룡표국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것도 자신의 대에 자신의 아들이 급제를 했으니 얼마나 기쁘겠나· 이종산이 다시 왕인탁을 바라보며 차분한 음성으로 물었다·

“그 말씀은···?”

“아시다시피 사흘 전 항주부 관아에서 향시가 있었습니다· 한데 이 댁 아드님 중 한 분이 발군의 문장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둔바 절차에 따라 이리 결과를 알려주러 온 것입니다· 본시 통판이 관병을 이끌고 오게 되어 있으나 이 댁은 본관이 국주와 잘 아는 사이기도 하고 예우 차원에서 직접 왔소이다· 껄껄껄·”

향시 발군의 실력 뛰어난 성적 교지···· 이런 단어들이 지부대인의 입에서 나오자 이제야말로 돌아가는 상황을 어느 정도 짐작한 구경꾼들이 크게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이병룡은 눈을 꼭 감은 채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팽팽 머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이병룡은 향시에 급제를 하면 자신의 말에 무게가 실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엎어진 혼담을 다시 이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전생과 달라진 것이 없다면 이병룡은 이번 향시에 급제를 하기는 한다·

하지만 전체 합격자 200명 중 뒤에서 열 번째쯤이 될 것이다· 그것마저도 기적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렇다면 저 교지는 내 것이다!’

왕인탁이 뒤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통판이 다시 뒤돌아 고개를 끄덕였고 진작부터 말에서 내려 대기하고 관병들이 갑자기 뛰쳐 나와 바닥에 커다란 돗자리를 깔기 시작했다·

이어 난데없이 좁고 높은 탁자를 갖다 놓더니 척 보기에도 귀해 보이는 술 호리병과 옥으로 만든 술잔까지 깔았다·

준비가 모두 끝나자 통판이 돗자리 위로 올라가 돌돌 말린 교지를 제법 위엄있게 촥 펼치고는 우렁우렁한 소리로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병신년 칠월 초파일 항주부 동산평 이종산의 사남(四男)으로 태어난 이정룡은 앞으로 나와 황제 폐하의 교지를 받들라!”

“····!”

“····!”

“····!”

지금 이 순간 이종산 이갑룡 이을룡의 표정을 나로서는 도저히 말로 설명할 길이 없다·

억지로 표현을 하자면 그들은 그냥 머리에 대포를 한 방 맞으면 지을 법한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이병룡은···?

놀랍게도 그는 돗자리에 올라가더니 탁자를 가운데 놓고 교지를 든 통판과 마주하며 섰다· 그러고는 사력을 다해 웃음을 참느라 입술이 닭똥집처럼 오므려졌다·

사람들이 크게 술렁거렸다· 이병룡과 나의 얼굴을 모르는 통판이 교지를 읽어 내려가려는 찰나 놀란 지부대인이 얼른 다가가 통판에게 귓속말을 전했다·

통판 역시 깜짝 놀라서는 이병룡의 두 발을 바라보며 돗자리에서 나가라는 듯 턱으로 자꾸 바깥을 가리켰다·

이병룡은 그제야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었다· 그는 ‘아!’하고 작게 소리 내더니 돗자리 밖으로 나갔다가 어처구니없게도 신발을 벗고는 다시 올라왔다·

“아아····”

구경꾼들 사이에서 안타까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런데도 이병룡은 여전히 뭐가 잘 못 됐는지 모르는 얼굴이었다·

당황한 통판이 다시 교지를 들고 크게 외쳤다·

“병신년 칠월 초파일 항주부 동산평 이종산의 사남(四男)으로 태어난 이·정·룡··· 이정룡은 앞으로 나와 교지를 받들라!”

“····!”

뒤늦게 모든 상황을 깨달은 이병룡의 얼굴에서 핏기가 모두 빠져나가 버렸다·

그는 지금의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나와 아버지와 형제들과 군중을 모두 훑어보고는 한동안 그대로 있더니 다리를 달달 떨면서 물러났다·

그 모습이 처량하고 불쌍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꼴사나운지라 모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정룡은 앞으로 나와 교지를 받들라!”

통판이 목을 쭉 빼고는 다시 한번 큰 소리로 외쳤다· 이병룡을 대신해 내가 천천히 돗자리에 올라갔다· 그리고 공손히 두 손을 맞잡았다·

“유생 이정룡 교지를 받드옵니다·”

“이정룡은 당월 항주부 관아에서 치른 향시에 장원급제하였기로 술 석 잔과 함께 이 교지를 내리는바····”

“와아아!”

장원급제라는 한 마디에 갑자기 터진 함성이 통판의 다음 말을 집어삼켜 버렸다·

날벼락을 맞은 듯한 소식에 사람들은 표사며 쟁자수고 할 것 없이 모두 괴성을 지르고 떠들어 대느라 정신이 없었다·

놀랍겠지· 이게 무슨 일이냐 싶겠지· 유서 깊은 서원도 아니고 무림세가의 그것도 표행으로 먹고 사는 천룡표국에서 가장 멍청하고 방탕한 생활을 한 막내아들이 향시에서 장원급제했다는데 얼마나 놀랐겠나·

하지만 나야말로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웠다· 전생에서 나는 한낱 쟁자수에 지나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글공부를 했으나 중도에 그만두는 바람에 벼슬길로 나아가지 못 했고 어른이 되어서는 표사가 되고자 했으나 절름발이라는 신체적 한계 때문에 꿈만 꾸다 말았다·

전생의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뭐든지 할 수 있었다· 원한다면 표사가 될 수도 있고 벼슬길에 오를 수도 있다· 어디 높은 곳에 올라가서 마음껏 고함을 지르고 싶었다·

“하여 이정룡은 일달 스무날까지 항주부 관아로 직접 방문하여 거인의 신분임을 증명하는 각패(角牌)와 비단 오십 필 그리고 노인(路引)을 받으라·”

각패는 뿔로 만든 호패로 고위직 관원이나 사대부 혹은 향시 급제자들만 차고 다닐 수 있는 신분증이었다· 노인은 각 지방의 성문과 관문을 편하게 통과할 수 있는 여행증명서였다·

이갑룡과 이을룡은 황당함에 할 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이 모든 게 다 거짓말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얼굴이랄까·

통판이 자신을 찾아온 거라 지레짐작하고 설레발을 쳤다가 개망신을 당한 이병룡은 눈동자에 초점이 없었다· 그는 지금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한데 이종산은 장원급제를 이병룡으로 오해했을 때와 달리 전혀 기뻐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오히려 얼굴 가득 전에 없던 노기가 서려 있었다· 그는 절차가 모두 끝나길 기다렸다가 지부대인에게 조용히 그러나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부대인께서는 저를 좀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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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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