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of a Magic Academy Mage Chapter 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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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5화

상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미친 분신은 제자를 옆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말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정정당당하게 수를 교환하는 결투는 이야기에서나 나오는 것·

진짜 마법사들의 결투란 암습과 계략으로 시작되는 법이었다·

“시···”

주문을 읊으며 선공하려던 미친 분신은 위화감을 느꼈다·

미친 분신과 해골 교장은 같은 뿌리를 공유하는 존재인 만큼 서로의 생각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다·

자신이 선공하려고 하는데 해골 교장이 선공 준비를 하지 않았을 리가 없는 것이다·

···설마?

늦었다· 배그렉!

해골 교장의 추상같은 명령이 떨어지자 분신의 뒤에서 볼라디 교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교수의 손에는 검 한 자루가 들려있었다· 유리를 연상시키는 투명한 검신(劍身)을 가진 검은 마치 이 세계의 물질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이질적인 기운을 사방으로 흩뿌렸다·

그리고 날카로운 파육음이 터져 나왔다· 볼라디 교수는 미친 분신이 반응하기도 전에 번개처럼 검격을 찔러넣었다·

목과 심장과 폐부의 급소를 차례대로 노리며 볼라디 교수는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 우세를 잡은 상황에서도 간단한 실수만으로 전황이 뒤집힐 수 있었다· 그만큼 상대는 강력한 존재였다·

볼라디 교수는 현재 시전한 소세계의 힘을 빌려 확실하게 상대를 무력화시키려고 했다·

해골 교장이 쥐어준 검은 다른 차원의 개념을 무기의 형태로 응집시킨 마법검·

일반적인 육신의 피해로는 쓰러뜨릴 수 없는 사념체를 무력화시키기에는 적합한 병기였지만 아무리 날카로운 검이라 하더라도 그걸 다루는 사람의 솜씨가 형편없다면 백짓장도 가르지 못하는 법이었다·

남은 횟수를 가늠하는 볼라디 교수의 귓가에 제자의 외침이 들려왔다·

“교수님!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볼라디 교수는 순간 공격을 멈췄다·

그러자 미친 분신은 즉시 힘을 회복했다· 주변 공간이 기묘하게 왜곡되더니 암습자를 몰아냈다·

기습이 실패했음을 깨달은 볼라디 교수는 미련을 버리고 순순히 차원을 도약해 물러났다·

···너 내 제자 맞냐!??!!!?

해골 교장은 어지간히 어이가 없었는지 옆에 돌아온 볼라디 교수를 쳐다보며 화를 냈다·

에인로가드 학생 출신이라 하더라도 일단 교수의 직위를 가지면 존칭을 쓰던(버두스 교수 빼고) 해골 교장이었지만 이번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것도 잊어버린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기 제자가 멈춰달라고 멈추다니·

“죄송합니다·”

죄송한다고 될 일이냐 이게! 너 배그렉 맞냐!?

괜히 유약하게 굴까봐 가르시아 교수는 안 데리고 왔는데 설마 믿었던 배그렉이 저런 실수를 저지를 줄이야·

“···제법 준비를 철저히 했군·”

미친 분신이 내뱉듯 말했다·

제자의 외침이 없었다면 그대로 봉인당했을 만큼 날카로운 공격이었다·

“그 검은···”

개념으로 정련되어 존재에 직접 타격을 주는 검이지· 영광스럽게 여기도록 해라· 그 검을 한 번 시전하느라 영지의 일 년 예산이 날아갔으니·

상대가 준비한 비장의 한 수에서 빠져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미친 분신의 안색은 밝지 않았다·

해골 교장의 태도에서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엿보였다·

그건 방금 같은 수가 통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관없을 만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었다·

-실로 천외천의 괴물들이다·

햄스터는 완전히 압도되어서 찍찍댔다·

술의 효과가 아직 남아 있었던 덕분에 이한은 비약적으로 상승한 지혜의 힘을 빌려 방금 일어난 일을 파악할 수 있었다·

먼저 볼라디 교수의 암습은 일반적인 은신 마법이 아닌 차원을 이용한 공간 이동 마법이었다·

이한은 그렇다 치더라도 여기 있는 대마법사들(한 명은 햄스터 상태였지만)이 한둘이 아닌데 그들의 감각을 모조리 속이려면 은신 마법으로는 불가능한 것이다·

아마 공간 좌표를 미리 잡아놓은 뒤 교수를 아차원에 대기시켜놓고 신호를 보내서 암습시킨 게 분명했다·

하지만 대략적인 방법은 짐작해도 그걸 어떻게 구현했는지는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다른 차원은 저렇게 편리하게 공간 이동의 통로로 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저렇게 마법사가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는 차원이 있단 말인가?’

암습은 차라리 대략적인 방법이라도 짐작이 갔지 마법검까지 가면 방법도 짐작도 가지 않았다·

개념을 추출해서 검을 만들다니·

“왕족의 경고를 귀담아듣지 않은 모양이군· 영지가 파괴되어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미친 분신은 마법을 끌어올리며 말했다·

원래 자결을 각오하고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스스로 결정해야 의미가 있는 법·

더군다나 같잖은 분신한테 봉인당하는 건 논할 가치도 없었다·

아무리 제자가 속해 있는 마탑이라 하더라도 미친 분신은 했던 말을 어길 생각이 없었다·

불가침을 어기고 해골 교장이 접근한 순간부터 결투는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결투는 인근의 모든 걸 파괴할 것이다·

내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너 또한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

해골 교장의 말은 어떠한 협박보다도 더 서늘하게 다가왔다·

미친 분신은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해골 교장 또한 자신을 닮은 존재인 만큼 아무 대책도 없이 무모하게 찾아왔을 리 없다는 것을·

밖을 봐라·

말과 함께 주변의 잔해들이 모조리 치워지고 동굴이 사라졌다· 탁 트인 산맥의 정경과 그 아래 위치한 에인로가드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위를 뒤덮은 기이한 꿈의 장막도·

“영지 전체에 고유세계를 펼쳤나?”

그렇다·

해골 교장은 담담히 대답했다·

이 대마법이 얼마나 많은 준비와 대가를 필요로 했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터였다·

미친 분신은 어떤 피해도 꿈으로 돌려버리는 장막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제법 뛰어나군· 이건 왕족이 알지 못하는 마법이다·”

그렇겠지· 너는 갇혀 있는 존재니까·

해골 교장의 뒤로 만다라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인 원의 집합이 무늬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미친 분신은 그에 맞서듯 왕관과 지팡이를 불러왔다· 지팡이의 머리 부분에는 수탉이 끝 부분에는 뱀이 몸통 부분에는 전사가 조각되어 있었다·

어느 시공간에서도 허락 받지 못하는 존재여··· 내 업보인 만큼 안타까움이 없다고 하지는 않겠다· 그렇기에 필요 이상의 자비를 베풀었지·

“같잖은 소리를 지껄이는구나· 개미가 태양을 범하지 않는 것도 자비심이라고 하려는가?”

그러나 너는 선을 넘었다· 감히 영지에서 영주의 제자를 납치하다니·

말과 함께 해골 교장은 마법의 포문을 열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이한이 외쳤다·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교장 선생님!”

뭐냐· 박쥐나즈·

“···예?”

배신자 녀석 같으니· 널 위해 이 많은 교수들과 금화가 고생하고 있는데 그쪽 편을 들어?

갑작스러운 비난에 이한은 할 말을 잃었다·

뭐 이런···

“뭘 그쪽 편을 든다는 겁니까? 애초에 교장 선생님이 자리를 비우셔서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 아닙니까!”

말했을 텐데· 놈을 봉인시키기 위해 준비가 필요했다고· 그러면 너는 마땅히 적을 방심시키고 있다가 뒤를 쳤어야지 멍청하게 적에게 넘어가서 편을 들어? 흥· 아주 실망스럽다·

해골 교장은 박쥐 제자의 방해는 더 이상 듣기 싫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심지어 미친 분신도 제자의 말을 별로 원하지 않는 것 같았다· 두 대마법사가 합심하자 이방인들은 모조리 공간을 뛰어넘어 저 먼 외곽으로 추방당했다·

법륜이여!

“해방되어라 아브락사스!”

-세계의 멸망이다· 더 멀리 도망쳐야 한다!

두 대마법사가 고유세계를 꺼내놓고 치고받으려고 한다는 걸 눈치 챈 햄스터가 찍찍댔다·

그러나 이한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설득할 겁니다!”

-···대체 무슨 비약을 마셨길래 미쳐버린 거냐! 정신을 차려라! 저 충돌하는 세계로 기어들어가겠다ㄱ··· 컥·

햄스터는 위에서 짓누르는 압력에 신음소리를 냈다·

볼라디 교수가 햄스터한테 조용히 하라고 신호를 보냈다· 햄스터는 미친 마법사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설득할 수 있겠나?”

“···확신은 없지만 설득해 볼 생각입니다·”

“저 분신은 언제든지 위험해질 수 있다· 그건 알고 있겠지·”

“예!”

“알겠다· 신호를 보내도록·”

볼라디 교수는 더 이상 묻지 않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해골 교장이 상대를 역소환시키는 걸 넘어 완전히 봉인시키려는 이유는 그 위험성 때문이었다·

역소환시키더라도 나중에 다시 강림하면 이와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으니 아예 소환도 역소환도 불가능한 곳에 영구히 봉인시키려는 것이다·

그러나 제자는 상대의 위험성을 알고서도 해골 교장을 설득해보겠다고 나섰다·

그렇다면 스승으로서 믿고 도와줄 뿐·

“···감사합니다· 교수님·”

이한은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볼라디 교수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선택일 터였다·

해골 교장은 볼라디 교수의 상관이자 스승이었고 이미 한 번 명령을 거역하지 않았던가·

게다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한이 설득해보겠다는 말은 별로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제자라서 믿고 도와주겠다니·

이것이 사제지간의 깊은 믿음이었다· 이한은 볼라디 교수의 제자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다·

교수에게 고개를 숙인 뒤 이한은 햄스터한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햄스터 님·”

-···난 왜··· 너 너?! 설마 나를 데리고!?

의아해하던 햄스터는 이한의 속셈을 깨닫고 전율했다·

이 미친놈이 자신을 데리고 저 세계의 폭풍으로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조언해줄 마법사가 필요합니다· 술기운도 점점 약해지고요·”

-다른 마법사가 옆에 있지 않느냐! 애송이 네놈 설마 위험해서 나를 데리고 가는 거냐!

찍찍대는 햄스터를 조용히 만든 뒤 이한은 대결에 집중했다·

어떻게든 끼어들어서 해골 교장을 설득해봐야 하는 만큼 한순간도 놓칠 수 없었다·

미친 분신이 들고 있는 지팡이는 그 자체가 고유세계였다·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새로운 하늘이 열리고 그 아래로 수많은 천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해골 교장에게는 아무리 고유세계라 하더라도 이미 알고 있는 먼 예전에 용들에게 배운 대마법일 뿐이었다· 당연히 상대할 준비도 되어 있었다·

법륜이 굴러가기 시작하자 천사들이 그대로 지워졌다· 해골 교장은 선언하듯 외쳤다·

아브락사스가 끊겼으니 그노시스도 쓸 수 없겠군· 다음은 뭐냐? 빨리 빨리 써라· 오늘이 지나가기 전에 끝을 내자· 너와 달리 나는 밀린 서류가 산처럼 쌓여있단 말이다·

둘 다 대마법사였지만 한쪽은 상대의 마법을 모조리 꿰고 있었고 다른 한쪽은 상대의 마법을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게다가 한쪽은 영지의 주인으로서 그 권한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상황·

미친 분신의 분투는 시간을 벌 뿐 그 이상은 불가능했다·

산맥이 호수로 변하고 에인로가드를 덮은 꿈의 장막이 찢어지기 직전까지 팽팽해지자 대결의 승패는 점차 윤곽을 드러냈다·

쿵!

미친 분신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창백한 안색만 봐도 승부는 끝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볼라디 교수 아래에 연락해서 봉인할 준비 하게· 꽤 기다렸겠군· ···볼라디 교수· 볼라디 교수· 배그렉 뭐하나?

미친 분신 정도 되는 존재를 영구히 유폐시키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했고 그에 맞는 마법사들이 밑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해골 교장이 피눈물을 흘리며 고용한 마법사들이었다·

연락을 맡은 볼라디 교수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자 해골 교장은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외쳤다·

박쥐나즈· 너 자꾸 첩자짓할···

누가 봐도 범인인 볼라디 교수 옆에 있던 이한을 힐난하려던 해골 교장은 그제야 위화감을 느꼈다·

저건 가짜였다!

‘소세계!’

놀랍게도 제자는 소세계 바실리오스를 완벽히 터득한 상태였다·

설마 이한이 소세계를 이렇게 완벽히 터득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해골 교장은 허를 찔렸다·

이한은 소세계를 이용해 자신의 기척을 숨기고 목표와의 거리를 단축시켰다·

해골 교장이 깨달았을 때는 이미 이한이 미친 분신 앞까지 도착해 가로막고 있었다·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제발 나는 풀어주고 둘이서 대화해다오···

햄스터는 구슬픈 울음소리로 찍찍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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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of a Magic Academy Mage

Life of a Magic Academy 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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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Graduate student Yi-han finds himself reborn in another world as the youngest child of a mage family. “I’m never attending school, ever again!” “What do you wish to achieve in life?” “I wish to play around and live comfortab-.” “You must be aware of your talent. Now go attend Einrogard!” “Patriarch!” My future will be secured once I graduate. For my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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