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of a Magic Academy Mage Chapter 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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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5화

사실 이번 학기 디레트는 유난히 강의 운이 없는 편이었다·

당장 저번에는 가출한 조우린 때문에 다른 교수들이 같이 강의를 들으러 들어오지 않았던가·

그 때만 해도 디레트는 ‘이것보다 더 어려운 강의는 없겠지’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늘 디레트는 마법사가 섣불리 단정하면 안 되는 이유를 여실히 느꼈다·

그 때보다 더 어려운 강의도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정말 죄송합니다· 선배님·”

이한은 죄책감 가득한 표정으로 사죄했다·

사실 이한도 좋아서 미친 분신을 데리고 온 게 아니었다· 누가 강의실에 이런 사람을 데리고 오고 싶겠는가·

하지만 미친 분신은 단호하게 억지를 부렸다·

소세계 마법의 성취를 위해 옆에서 직접 지도하고 감독하겠다는 주장이었다·

‘혹시 새로운 방식의 압박인가?’

이한은 미친 분신이 방법을 바꾼 게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기존까지 썼던 방법은 이제 잘 통하지 않으니 이런 정신적인 압박으로 방향을···

그렇게 생각하니 끔찍했다·

가르시아 교수의 강의 때도 쫓아올 것이고 버두스 교수의 강의 때도 쫓아올 것이며 벤도졸 교수의 강의 때도 쫓아올 것 아닌가·

‘잠깐· 생각보다 괜찮아 보이는데·’

생각해보니 따라와도 별로 안 끔찍한 교수들이었다· 이한은 자신이 예시를 잘못 골랐다는 걸 깨달았다·

“아니··· 괜찮아· 후배 너도 원해서 같이 온 건 아닐 테니까·”

정신을 차린 디레트는 이한과 유크벨티레가 내민 손을 잡고 일어났다·

일어서는 친구를 바라보는 유크벨티레의 눈빛은 아까보다 훨씬 너그러웠다·

“이런 거라면 미리 말하지 그랬어·”

“뭐?”

“모든 게 대마법사를 유인하기 위한 작업이었군·”

이 쓸데없어 보이는 모든 준비가 사실 대마법사의 분신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었다면 납득이 갔다·

하찮은 강의를 위해서가 아닌 마법의 비의를 캐내기 위해서였다니·

유크벨티레는 친구의 진심을 오해한 걸 진심으로 사과했다·

“아닌데?”

“···?”

“아니라고· 그냥 후배 축하해주려고 준비한 거야·”

“····”

유크벨티레는 매몰차게 손을 놓아버렸다· 이한은 이 사악한 선배의 뒤통수를 노려보았다·

“쫓아낼까요 저 사람?”

“관둬· 어차피 알아서 나갈 거야·”

디레트의 말대로 유크벨티레는 주섬주섬 가방을 챙겼다·

빚을 갚는 대가로 벽에 어둠도 다 칠했으니 이제 떠날 생각이었다·

대마법사의 분신한테 마법을 캐내는 일이라면 모를까 디레트가 후배한테 흑마법을 가르치는 걸 굳이 지켜볼 생각은 없었···

“과연·”

“!”

셋이 이야기하는 사이 미친 분신은 어느새 일어나 강의실 앞까지 도착해 있었다·

칠판에 적힌 <까마귀의 사안(邪眼)> 마법을 본 미친 분신은 디레트를 쳐다보았다·

“마법사· 이 주문은 네가 만들었나?”

“···엇 앗 넵·”

디레트는 자신도 모르게 혀가 꼬였다·

물론 앞에 있는 상대가 후배를 납치해 간 천인공노할 마법사라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 에인로가드 흑마법 학파의 사조(師祖)기도 했다·

그런 사람이 ‘이 흑마법 네가 썼냐’라고 물으면 아무리 디레트라도 본능적으로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교수 앞에서 긴장하는 건 제자들의 슬픈 숙명인 것이다·

“재치 있지만 마무리가 어설프군· 적을 시야에 놓고 고정할 필요 없다· 오감을 바탕으로 육감을 확장시켜라· 마법사에게는 마력이 또 하나의 감각기관이라는 걸 잊지 말도록·”

디레트가 후배를 위해 갖고 온 <까마귀의 사안>은 기존 흑마법 학파의 독 계열 주문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마법이었다·

물질인 독을 비물질인 저주의 형태로 변환시킨 뒤 마법사의 시야를 매개체로 사용시켜 적에게 적중시키는 마법·

이걸 익히면 유크벨ㅌ 아니 다른 적한테 독을 적중시키겠다고 고생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미친 분신은 이 마법에서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들을 알아차렸다·

굳이 적의 위치를 확인할 때 시야로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맹수가 수염을 감각기관으로 활용하듯이 마법사는 세계의 마력을 자신의 감각기관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지 않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었다·

마법사 본인이 가진 두려움·

“다른 자를 중독시킬까 두려워서 마법을 열화시킨다면 그건 마법사로서의 본분을 저버린 일이다·”

“···명심하겠습니다···”

아픈 곳을 찔린 디레트는 반박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워낙 날카로운 지적이라 화도 나지 않았다· 확실히 맞는 말이었다·

마법을 만든다면 자신이 다룰 각오를 하고 만들어야지 미리 위험하다고 지레 걱정해서 그 수준을 깎는 건 누구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선배· 방금 말한 식으로 바꾸면 난이도가 올라가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그렇겠지?”

시야로 보고 저주를 거는 것과 다른 감각을 총동원해서 저주를 거는 건 난이도 차이가 꽤 컸다·

“이거 제가 배워야 하는 마법이죠?”

“응·”

“저 그냥 기존 마법이 더 좋은 것 같은데···”

이한은 미친 분신한테 슬며시 말을 걸어봤지만 스승은 매몰차게 무시했다·

징검다리가 필요하다 이거 익히고 나중에 꼭 익히겠다 등등으로 설득하려고 해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확실히 디레트가 유약한 부분이 있지· 그것만 없다면 더 위대한 마법사가 될 수 있을 텐데·”

“···선배님은 안 가십니까?”

아까 가방 챙기길래 나갔을 줄 알았던 유크벨티레가 어느새 착석해서 강의를 듣고 있자 이한은 황당해했다·

이 사람 뭐야 진짜?

*         *         *

원래 제자의 소세계를 옆에서 조용히 지도해주려던 미친 분신이었지만 에인로가드의 열정 넘치는 학생들은 뛰어난 스승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정확히는 유크벨티레가 내버려두지 않았다· 디레트와 이한은 은색 머리칼의 마법사를 죽이고 싶다는 듯이 노려보았다·

“과연· 그렇다면 이 부분은 사람의 정강뼈와 빗장뼈를 시약으로 사용하는 게 좋단 겁니까·”

“그렇다· 하지만 그럴 경우에는 또다른 문제가 있지·”

옆에서 듣던 이한은 중얼거렸다·

“제국법으로 잡혀가겠죠·”

유크벨티레와 미친 분신은 무시했다· 디레트만 깃펜을 끼적거렸다·

그 농담 나는 재밌었어·

‘선배!’

이한은 감동해서 쳐다보았다·

역시 제국 최고의 선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다·

“한 가지 더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안 된다·”

“!”

생각지 못한 미친 분신의 거절에 유크벨티레의 얼굴에 충격이 파동처럼 퍼져나갔다·

“어째서입니까?”

“마법사· 주제 넘는 행동에 주의하도록· 제자의 동인(同人)이기에 질문에 대답해준 것이지 왕족은 네 스승이 아니다·”

미친 분신은 선을 그었다·

방금 아흐락의 붉은 독에 대한 질문은 이미 칠판에 쓰여 있기도 했고 제자의 동료기도 한 만큼 자비롭게 대답해줬었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원래 이런 질문은 무례한 행동이었다·

무릇 마법사라면 자신의 스승에게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미친 분신은 이한을 보며 물었다·

“저 마법사의 스승은 어떤 작자길래 제자가 다른 곳에 질문하는지 모르겠군·”

“불러올까요?”

이한은 오늘 강의에서 처음으로 설레는 기분을 느꼈다· 디레트도 그렇게 느꼈는지 날개가 살짝 올라갔다·

솔직히 보고 싶다!

“됐다· 누군지는 몰라도 변변찮은 놈이겠지·”

‘아깝다!’

아쉬워하는 사이 자리로 돌아온 유크벨티레가 이한의 뒤에서 속삭였다·

“워다나즈 가문의 후배·”

“?”

“왜곡 차원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외압을 견디는 방법을 질문해·”

“···지금 제국어로 말하신 거 맞죠?”

이한은 혹시 유크벨티레가 옛 거인어나 버두스어로 말했나 싶어서 당황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농담··· 아닙니다· 그래서 뭐라고요?”

농담을 설명하려던 이한은 포기했다·

심장 없는(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없는 거 같았다) 소형 골렘한테 어떻게 농담을 설명한단 말인가·

“차원 관련 마법을 시전할 때 위험 요소 중 하나는 왜곡 차원이다·”

고위 마법사라면 누구나 입문하게 되는 게 다차원의 개념이었지만 깊게 파고들수록 까다롭고 골치가 아파지는 개념이기도 했다·

차원이란 건 애초에 그 범위가 너무 넓었다·

일반인도 알 수 있는 정령계나 언데드계도 다른 차원이었지만 실질적으로 관측이 불가능한 평행세계도 차원의 개념에 들어가는 것이다·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차원 중에는 이상하고 뒤틀린 곳들이 많았다·

어떤 영혼도 존재하지 않거나 아예 부피가 존재하지 않거나 오로지 힘만이 존재하거나···

이런 차원들 중 실질적으로 세계의 기능을 하지 않고 다른 차원들에게 영향만 주는 악성 차원을 왜곡 차원이라고 불렀다·

차원을 여행하거나 탐문하는 마법사들에게는 피해야 할 암초 같은 존재들·

이것들은 다른 차원에 방문하려는 마법사를 만나면 영혼째로 압축시키거나 왜곡시켜버렸다·

‘잠깐· 이걸 내가 왜 배우고 있지?’

속성으로 메모하고 있던 이한은 혼란스러워졌다·

자신이 이걸 왜 배우고 있단 말인가?

심지어 이한은 차원 쪽 전공도 아닌데!

“이해했으면 서둘러서 질문하도록·”

“알겠습니다·”

이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미친 분신에게 말했다·

“스승님· 그러면 이제 <까마귀의 사안> 마법 연습해도 되겠습니까?”

“!?!”

유크벨티레의 눈동자가 배신감으로 파르르 떨렸다· 그 모습에 디레트가 속으로 생각했다·

‘쟤는 대체 왜 배신감을 느끼는 거야···’

전혀 느낄 상황이 아닌데···!

*         *         *

어느 대마법사 덕분에 난이도가 올라가긴 했지만 <까마귀의 사안>은 좋은 마법이었다·

무엇보다 미친 사람의 훼방에도 불구하고 4서클에서 멈췄다는 게 이 마법의 우수함을 증명했다·

갑자기 난이도가 올라가도 4서클 안에서 어떻게든 해결을 볼 수 있다니·

‘바로 이런 게 우수한 마법이지·’

이득을 본 기분에 기뻐하던 이한은 무언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생각해보니 4서클 마법에 기뻐할 이유가 없지 않나?

‘혹시 내가 정신 마법에 당했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아니라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한은 마력을 순환시키며 자신의 상태를 점검했다·

“왜 그래 후배?”

“혹시 제가 정신 간섭 마법에 당한 게 아닌가 의심이 들어서 말입니다·”

“뭐?! 왜?!”

디레트는 깜짝 놀랐다·

후배가 저런 이야기를 꺼냈다는 건 그냥 넘길 게 아니었다·

대체 어떤 징조가 있었길래?

“방금 <까마귀의 사안>을 아무 불만 없이 연습했잖습니까·”

“···그건 원래 그랬어·”

“?!!?!”

이번에는 이한이 경악했지만 디레트는 냉정하게 고개를 돌렸다·

이건 부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옆을 보니 강의 시간이 끝났는데도 못난 친구가 아직도 앉아 있는 게 보였다·

“유크벨티레· 가자·”

“질문이 아직 남았는데·”

“····”

디레트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는 정말 하기 싫고 미안하단 표정으로 이한에게 말을 걸었다·

“후배· 혹시 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어?”

“괜찮습니다·”

이한은 선선히 수긍한 다음 바로 미친 분신을 불렀다·

“스승님· 왜곡 차원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외압을 견디는 방법에는 어떤 게 있습니까?”

“제법 오랜만에 쓸만한 질문을 하는군· 무한한 외차원의 힘을 이용하는 것은 마법사라면 누구나 가지는 욕망이다· 그러나 그 힘은···”

미친 분신이 즉시 설명을 시작하자 유크벨티레는 눈을 깜박였다·

친구의 반응이 예상과 다르자 디레트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 그래? 저 질문을 원한 게 아니었어?”

“···왜 워다나즈 가문의 후배는 내 말은 안 듣고 네 말만 듣는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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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of a Magic Academy Mage

Life of a Magic Academy 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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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Graduate student Yi-han finds himself reborn in another world as the youngest child of a mage family. “I’m never attending school, ever again!” “What do you wish to achieve in life?” “I wish to play around and live comfortab-.” “You must be aware of your talent. Now go attend Einrogard!” “Patriarch!” My future will be secured once I graduate. For my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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