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e: Life Player] Chapter 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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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이프 플레이어 (941)

은하 일행이 편의를 봐준 덕에 미래 유성은 별 탈 없이 판도라 클랜에 스며들었다·

숨겨진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를 은하의 먼 친척이자 한동안 클랜에서 함께 생활하게 될 객원 클랜원이라 여기고 넘어갔다·

물론 미래 유성에 대해 수상쩍어하는 반응도 아예 없지는 않았다·

“클랜 로드한테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친척이 있었다고? 거기에 그 친척은 플레이어고? 이상하다···· 그런 친척이 있었다면 진즉에 알려져 있었을 텐데····”

“너무 갑작스럽기는 하네·”

“어째···· 나중에 유성이가 자라면 저렇게 될 것 같지 않아? 저 사람 로드하고 닮기도 했지만 유성이를 거의 쏙 빼닮은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저 사람도 노유성이라며? 이름이 같은 것도 신기하지· 동명이인이 드물지는 않다지만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런데 정말 잠시만 있다 떠날 생각인 걸까? 나는 이대로 클랜에 은근슬쩍 눌러앉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저러다 어느 날 간부 자리를 꿰차는 거 아니야?”

“클랜 로드의 친척이란 연줄을 통한 낙하산 인맥이 아니냐는 소리지? 충분히 의심할 만해·”

하지만 미래 유성에 대해 의심하거나 그에게 텃세를 부린다고 한들 득이 될 것은 없었다·

오히려 은하와 중역 간부들 일명 은하 사단의 눈 밖에 나서 해가 됐으면 해가 됐지····

“큰 유성이가 미래에서 온 작은 유성이일지도 모른다고? 말도 안 돼!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무슨 소싯적 드래곤볼도 아니고···· 차라리 만화를 그려라 아주!”

“우리는 위에서 지시하는 대로 따르면 될 뿐이지 뭘· 딱히 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낙하산이면 뭐 어때? 오히려 이참에 친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그럼 혹시 몰라? 나중에 또 어떻게 될지····”

이처럼 저마다 결론을 내린 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제 업무에 집중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에이 나이가 무슨 상관이에요? 제가 늦게 들어왔으니까 후배죠· 그냥 편하게 대해 주세요! 여하튼 당분간 잘 부탁드립니다!”

미래 유성이 싹수가 있었다·

클랜 윗선과 연결된 만큼 다소 고압적인 인물일지도 모르겠다던 당초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그가 깍듯하게 그들을 대하며 빠르게 호감을 산 것이다·

덕분에 잡음은 일어나지 않았다·

서로는 곧잘 어울려 지내며 때로는 함께 임무에 나가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들어가는 대로 목욕이나 해야지· 오늘은 느긋하게 담글 수 있겠군·’

서울 중구 판도라 클랜회관·

카에데는 복도를 걷고 있었다·

모처럼 임무도 일찍 마쳤겠다 그녀는 방으로 돌아가는 대로 찜질이나 할 생각이었다·

따뜻한 물에 몸을 푹 담근다면 피로가 싹 풀리리라·

‘이게 휴식이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안히 쉴 수 있는 시간!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부풀었다·

걸음걸이는 어느 때보다 가벼웠고 절로 콧노래가 흘렀다·

그때·

‘아·’

맞은편 복도에서 미래 유성이 걸어오고 있었다·

눈이 맞았다·

카에데는 언제 그랬냐는 듯 능숙하게 체면을 차렸다·

“너도 일하고 오는 길이니?”

“아 어머···· 이모·”

“····”

환한 얼굴로 다가온 미래 유성·

그가 급히 시선을 피하며 말을 얼버무렸다·

하지만 레인저로서 감이 좋은 카에데가 알아듣지 못했을 리 없었다·

‘얘 지금····’

분명 또 어머니라고 말하려 했으렷다·

카에데는 당혹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럼에도 애써 내색하지 않고자 얼굴에 힘을 주었다·

그로 인해 미래 유성의 눈에는 정색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당연히 그녀가 알 리는 만무했다·

‘헉! 지금 화나신 건가? 하필 내가 말실수를 해서는···· 아 어떡하지?’

한편 미래 유성으로서는 노심초사하는 심정이 아닐 수 없었다·

그는 지금 이 세상에는 없는 여동생 노유은을 저주했다·

따지고 보면 현재 이 상황은 그녀의 필터링 마법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은 탓이었으니까·

여하간·

“아하하···· 그럼 카에데 이모 저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먼저 가 볼게요· 수고하세요!”

어떻게든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더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카에데의 화를 피하기 위해!

미래 유성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도주를 선택했다·

다행히 그의 걱정과 달리·

“····”

카에데는 미래 유성이 사라진 자리를 멍하니 보기만 할 뿐 그를 쫓아가서 추궁하지 않았다·

저도 모르게 펼쳐진 상상에 정신이 팔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내가····”

미래에는·

노은하의 아내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도 안 돼····”

카에데는 떨리는 목소리로 부정했다·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내가 왜 걔랑····”

판도라 클랜 로드를 맡고 있으면서 제4기 십이좌 필두이기도 한 〈군주〉 노은하·

그와의 첫 만남은 최악이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에 대한 악감정은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카에데에게 있어 이제 그는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이자 등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동료 존경할 만한 영웅인 동시에 경외의 대상이었으며 그렇기에 뛰어넘고 싶은 목표였다·

그를 이성으로는 전혀····

“윽·”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만약 자신이 사랑에 빠진다면 아마도 상대는 노은하 같은 남자이지 않을까·

존재 자체만으로 의지가 되고 저도 몰래 기대고 싶어지는····

카에데는 막연히 생각하고는 했다·

그렇다고 해도·

‘걔는 유부남이잖아····’

은하에게는 이미 임자가 있었다·

그것도 심지어 네 명이나·

‘걔가 괜찮은 남자인 건 알아도 나는 나만 바라봐 주는 사람이 좋다· 그런 하렘남은 절대····’

젠장·

의식할수록 노은하가 떠올라서는 자꾸만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괜히 약이 오른다·

얼굴이 뜨거워진다·

그러다 다른 생각이 미쳤다·

‘그러고 보니····’

일전에 은하가 회귀를 고백하며 회귀 전의 자신에 대해서 알려 주지 않았던가·

이야기에 따르면 자신은····

‘어째서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온태양의 하렘에 있었다고 했지·’

카에데는 눈살을 찌푸렸다·

온태희도 자리에 없는 만큼 절로 욕지거리가 나왔다·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대체 회귀 전의 나는 왜 그딴 놈에게 마음을 준 거지?’

회귀 전의 자신에게 따지고 싶다·

그러지 못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편으로는 괜한 가정을 불러왔다·

“혹시····”

어쩌면 자신은····

연인에게 홀대받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아닐까?

연인이 다른 여자를 안는 것에 피학적인 쾌락을 느낀다거나····

“미친·”

아닐 것이다·

제발·

자신은 절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상대가 은하라면····

쿵!

자신이 자신이 아니게 된 듯한 이대로 깊이 빠져들었다간 헤어 나올 수 없을 듯한 기분에·

카에데는 벽에 머리를 박았다·

그렇게 몇 번 박고 나서야 정신이 드는 듯했다·

문제는·

“너 뭐 하냐?”

“····”

그 장면을·

하필이면 배수빈에게 들켰다는 것이다·

빨개진 이마를 문지르던 카에데는 어느새 나타난 배수빈을 보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년이 드디어 미친 건가? 야 그래도 미칠 거면 곱게 좀 미쳐라· 애꿎은 벽에 머리나 박지 말고····”

겉으로는 걱정하는 척하면서도 붉은 눈을 얄밉게 휘어서는 보란 듯이 키득거리는 배수빈·

카에데는 창피한 감정을 숨기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닥치고 갈 길이나 가라·”

“안 그래도 그럴 참이었거든? CCTV 영상이나 따러 가야겠다!”

“야!!!”

배수빈이 후다닥 달아난다·

카에데는 답지 않게 소리치며 그녀를 쫓아 나섰다·

이렇게 된 이상 목격자는 죽여 버리겠다·

카에데는 다짐했다·

* * *

그 시각·

“어머니!”

호시미야 카에데에게서 도망친 미래 유성은 한서현을 찾았다·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그녀는 반갑게 그를 맞이했다·

“어머니!”

“유성이구나· 보고하러 왔니? 을지로에 있는 던전 탐색이었지? 같이 간 사람들이랑 잘했니? 어디 다치지는 않았지?”

“네 다들 손발이 잘 맞아서 다치지 않고 잘 해결했어요· 보고는 밖에서 하고 왔고요!”

“그러니· 다행이네·”

누가 낳은 아들인지 참 잘생겼다·

한서현은 미래 유성을 올려다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테이블 근처에 놓인 과자를 건네주었다·

이따금 집무실로 놀러 오는 은하와 네 살 유성을 위해 마련한 과자였다·

“이거 먹으렴·”

“아 이거 오랜만에 보네요· 어릴 때 맛있게 먹었는데···· 오랜만에 먹네요·”

“지금은 안 먹는 모양이구나?”

“네 뭐···· 회사가 망하거나 생산이 중단된 건 아닌데 언제부터인가 맛이 변했거든요· 그래서 잘 안 찾게 됐죠· 음···· 와아 옛날 그 맛이네요· 맛있어요·”

“그럼 여기 있는 동안에는 많이 먹어 두는 게 좋겠구나· 더 있으니 얼마든지 가져가렴·”

“네!”

잠시 추억에 젖은 듯하던 미래 유성이 과자를 까먹는다·

이내 그릇으로 손을 뻗어 몇 개를 더 집어 간다·

그 모습을 사랑스럽다는 듯 가만히 지켜보던 한서현은 곧 운을 뗐다·

“그래서 무슨 볼일이길래 나를 찾아온 거니?”

“···와아· 어떻게 알았어요? 역시 어머니네요·”

“내 아들인데 왜 모르겠니·”

미래 유성이 감탄하는 반응이 네 살 유성과 똑같다·

한서현은 피식 웃었다·

미래 유성은 그런 그녀에게 쑥스러워하며 말했다·

“그게요 사실···· 여기 오기 전에 어머니가 은밀히 부탁했거든요· 꼭 어머니한테 전해 달라고· 원래 이러면 안 되는데···· 그래도 제가 어머니 아들이잖아요· 헤헤·”

“미래의 나 말이니?”

“네·”

“전해 달라는 게 뭔데?”

“잠시만 귀 좀····”

미래의 자신이 보내는 전언이라····

호기심이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서현은 한쪽 귀를 내주었다·

그러자 미래 유성이 속삭였다·

“우리 유성이 잘 부탁할게·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그리고 조언하건대····”

은하랑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렴·

지금이라도 많이 즐겨 둬야지 않겠니?

그래도 피임은 확실히 하고·

대신 지금 말하는 기간에는 무조건····

“저···· 어머니?”

“····”

미래 유성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미래 한서현의 조언에·

한서현은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미래 유성이 걱정스레 불렀음에도 그녀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는가 싶더니·

“···그런 거구나·”

눈꺼풀을 들어 올린 한서현은 서늘한 어조로 읊조렸다·

행여나 미래에 영향을 줄까 단서를 최대한 절제해서 전달된 조언의 의도를 눈치챈 것이다·

은하가 자신들로 만족하지 않고 미래에 여자를 더 들인다는 뜻이렷다·

몇 명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는 말이지·”

미래 유성이 있든 말든·

한서현은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키득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녀의 입술이 호를 그렸다·

“고마워 유성아· 덕분에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겠어·”

“아···· 네···· 그럼 어머니 저는 이만 갈게요·”

“그래 이따 저녁에 보자·”

미래 유성은 한서현으로부터 모종의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이 다하자마자 허겁지겁 집무실을 나갔다·

‘아버지 죄송해요!’

한편 다리를 꼬고 앉은 한서현은 입술을 매만졌다·

“흐음···· 지금도 짜고 있었는데 거기서 더 짜야겠네·”

이때를 기점으로·

한서현은 작전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작전 시행 첫날 밤·

“어서 와· 기다리고 있었어·”

붉은 조명으로 방 안을 꾸미고·

입었지만 입지 않은 듯한 속옷 차림으로·

침대에 걸터앉아 있던 한서현은 은하를 반겼다·

은하는 깜짝 놀랐다·

“서 서현아?”

“거기 가만히 서서 뭐 하니? 얼른 이리로 오지 않고·”

“····”

“안 오면 혼난다? 아니면···· 그러기를 바라니? 해 줄까?”

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한서현이 뱀처럼 손을 휘젓는다·

그녀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은하는 침대 위로 올라갔다·

그렇게 달콤한 사랑을 나눴다·

여담으로·

“은하야?”

한서현이 일상생활 중에도 부쩍 은하를 유혹하기 시작함으로써·

정하양 이유정 류연화도 경쟁하듯 전보다 더 적극적인 공세를 취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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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fe Player [Re: Life Player]

ReLife Player [Re: Life Player]

Re:Life Player
Score 8.2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18 Native Language: Korean
[Undead] Noh Eunha. After losing his family and closing off his heart, he just wanted to kill the monsters he loathed. I regressed before my life came to an end in the deepest part of the [Abyss Dungeon] that was impossible for mankind to raid. Since I’ve been reborn as a baby, let’s make this life different. I will do anything for the sake of my happiness. I’ll kill in order to live, and I’ll do my best to survive. Even if I have to walk a th**ny road by myself without anyone acknowledging me. This life, I will definit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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