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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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67화

767. 그녀의 선택 1

“이 시나리오들은 주연 배우들이 다 내정된 것들이라서 따로 빼둔 것들이에요. 한창 투자 심의 중이거든요.”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들은 키보드를 두드려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제작사에 보내면 그때부터 영화 제작이 시작된다.

이후 제작사에서는 투고된 시나리오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른 뒤 시나리오에 적합한 배우들을 섭외하거나 감독이 없을 땐 감독을 섭외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하나의 시나리오에 감독 배우가 달라붙으면 제작사는 투자배급사에 ‘투자 심의’를 요청하게 된다.

‘투자 심의’란 쉽게 말해서 LT 엔터 같은 투자배급사에다가 영화를 제작할 돈을 투자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은주 본부장이 새롭게 가져다준 20개의 시나리오가 바로 그 ‘투자 심의’ 단계에 있는 것들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이미 배우가 정해진 상태의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그러나 주연배우가 확정된 게 아니라 내정된 거라면 기회가 있다.

보통 영화는 만들어지기까지 최소 1년에서 많게는 10년까지 걸린다.

그래서 배우들은 시나리오를 읽고 출연 의사만 밝혀 둔 채 투자사가 투자 결정을 하게 되면 그제야 다 같이 만나 출연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때문이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라면 기회가 있네요. 혹시 저희가 이 시나리오들을 봐도 될까요?”

내가 염두에 둔 시나리오 2개 중 하나가 뻔히 눈에 보이는데 포기할 수는 없지.

“만에 하나 이 중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본인이 직접 제작사를 찾아가서 배우 교체를 요구하셔야 할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라면 무릎을 꿇고 빌어서라도 배역을 받아야죠.”

제작사를 찾아가서 배우 교체를 요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스스로 ‘을’이 되어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셈이니까.

게다가 내정된 배우와의 충돌이 생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내 연예인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유진이의 첫 영화이니 말이다.

“하여간 진짜 정 실장님처럼 배우를 위해서 물불 안 가리는 분 처음 봤어요. 보통 정 실장님 정도 평가 들으면 자존심 때문이라도 머리 숙이는 걸 싫어하던데······.”

“제게 있어 자존심은 유진이가 성공하는 것뿐입니다.”

“못 말리겠다 정말~ 알았어요. 그러면 처음 준비한 10작품이랑 투자 심의 들어간 이 20작품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게 있는지 찬찬히 한번 보세요.”

“감사합니다.”

“그러면 전 잠깐 일 좀 보고 있을게요. 마음에 드는 거 고르면 전화해 주세요.”

이은주 본부장은 업무를 보러 가야 한다며 시나리오실을 나갔다.

그러자 넓은 시나리오실에는 유진이와 나 단둘만 남게 되었다.

탁.

유진이가 모자를 벗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는다.

“오빠. 배우가 내정되어 있으면 바꾸기 힘들지 않아요?”

“뭐 그때그때 달라.”

“예?”

“시나리오 하나가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보통 2년에서 많게는 5년 정말 긴 경우에는 10년이 걸리기도 해. 단언컨대 내정된 배우들 대부분은 자기가 출연하겠다고 말한 시나리오가 어떤 단계인지 알지도 못할걸? 그냥 찜해 둔 거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정말요?”

“그래. 투자 심의에 들어가도 90%가 어차피 빽 돼. 그러니까 넌 하고 싶은 시나리오나 골라 봐. 작품 외적인 문제는 내가 알아서 할 거니까.”

하지만 유진이가 씩 하고 웃는다.

“그냥 오빠가 골라 줘요.”

“응?”

“흥행하는 건 오빠가 더 잘 알잖아요.”

이제껏 내가 고른 선택을 믿는다며 시나리오 선택을 해달란다.

방실방실 웃는 걸 보니 처음부터 선택은 내게 맡길 모양이었나 보다.

“알았어. 그럼 혹시나 특별히 하고 싶은 장르는 없어?”

“으음~ 천만 배우가 될 장르요?”

아니 그런 장르가 어디 있어!

그런 포효를 꾹 참고서 유진이에게 물었다.

“왜? 돈 많이 벌고 싶어서 그래?”

유진이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럼?”

“제 팬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어서요.”

어제 방송한 <화란전> 20화는 시청률 33.9%를 달성했다.

덕분에 안 그래도 높은 유진이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더욱 올라가고 있었다.

유진이는 그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첫 영화만큼은 반드시 성공하고 싶단다.

“았았어. 천만 명을 담보할 순 없지만 대신 성공할 작품으로다가 골라 줄게.”

유진이가 장난스레 졸라 댄다.

“아뇨. 천만 배우가 될 작품을 골라 달라니까요~”

안 들린다.

안 들려.

난 유진이의 졸라대는 말에 대꾸하지 않고서 시나리오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난 첫 10작품을 제치고 배우가 내정된 20작품을 집중적으로 살피기 시작했다.

일단 <사랑하기 때문에>는 볼 것도 없으니 따로 빼놓고 나머지 19개의 작품을 살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구미호 엄마>인데 이건 200만밖에 안 들어오는 작품.

두 번째 시나리오 <연가>는 배우가 5번이나 바뀌다가 5년 뒤에나 만들어지는 작품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인 <바람 바람>은 제작사 대표가 배우랑 바람이 나버리는 바람에 제작사 와이프가 현장에 불을 지르겠다고 찾아와서 엎어지는 작품이고.

네 번째 <은혜의 바다>는 제작 실장이 제작사 돈을 가지고 튀어서 엎어지는 작품이고.

그렇게 난 모든 시나리오의 제목 제작사 감독 주연을 맡았던 배우들을 보며 회귀 전의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대부분 투자가 진행되다가 엎어지거나 흥행에서 실패하는 작품들이다.

그렇게 마지막 시나리오까지 확인했는데도 <그녀는 예뻤다>란 제목은 없었다.

하지만

‘어라? 이건······.’

[<다시 태어난 아이돌>]

-제작사 : GOGO 필름.

-감독 : 고기동

-주연배우 : 박은빈 (아이돌 걸그룹 쁘띠모의 리더) -진행 상황 : 투자 심의 논의 중.

회귀 전에 개봉한 <그녀는 예뻤다>의 제작사에다 감독 그리고 주연배우의 이름까지 똑같았다.

영화 제목은 시나리오 때 정한 제목과 달라지는 경우가 태반이었기에 난 그 즉시 첫 장을 넘겨 내용을 확인했다.

그 순간 난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내가 알던 내용과 조금 차이가 있긴 했지만 <그녀는 예뻤다>의 시나리오였기 때문이다.

‘찾았다!’

* * *

내가 원했던 두 개의 시나리오를 모두 찾았다.

하지만 너무 빠르게 시나리오를 선택하면 유진이가 의심할 것 같아 시나리오 책자를 한 장씩 넘기며 시간을 끌었다.

그러면서 곁눈질로 유진이가 뭘 하는지 확인했다.

유진이는 스타그램에 올릴 셀카를 찍으려고 준비하고 있다.

미리 준비해 온 뿔테 안경을 쓰곤 마치 시험공부를 하는 학생 같은 포즈로.

찰칵. 찰칵.

근엄한 표정 심각한 표정.

미간을 찌푸리는 표정까지 지으며 연기를 해댄다.

얘가 아주 심심한가 보네.

난 결국 시나리오 검토를 생각보다 일찍 끝냈다.

“유진아. 뭐 해?”

유진이가 고개를 들더니 시나리오가 가득 담긴 시나리오실을 가리키며 답한다.

“오빠. 여기 꼭 대학 도서관 같지 않아요? 그래서 시험을 앞둔 대학생 코스프레하고 있었어요.”

미소를 키우느라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일을 시작한 그녀였기에 혹시나 공부에 대한 미련이 있나 싶었다.

“왜······ 혹시 대학 가고 싶어? 말만 해. 지금이라도 내가 알아봐 줄게.”

유진이가 웬 생뚱맞은 소리냐며 날 빤히 쳐다본다.

“오빠. 꿈은 꿈으로 놔둘 때 가장 아름다운 거래요.”

“아~ 그거 공부하기 싫다는 소리지?”

유진이가 가슴을 부여잡으며 얼굴을 찌푸린다.

“윽······ 팩폭을 하다니······.”

생동감 넘치는 유진이의 얼굴을 보니 묘하게 가슴이 설렌다.

대학 도서관을 떠올리게 하는 이 넓은 시나리오실에 단둘이만 있어서 그런가?

그런데 그때였다.

유진이가 얼굴을 활짝 펴더니 날 쳐다본다.

“어? 오빠. 볼이 왜 이렇게 빨개요? 시나리오 보느라고 머리 많이 써서 그래요? 하긴······ 오빠도 저처럼 공부는 좀 그랬죠?”

“님. 팩폭 자제요.”

유진이가 키득키득 웃으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나 역시 피식하고 웃으며 유진이 앞에 시나리오 책자 2개를 내밀었다.

“내가 볼 때는 이 2개가 가장 좋을 것 같아.”

<사랑하기 때문에>와 <다시 태어난 아이돌>을 본 유진이가 심호흡을 한다.

“읽어 보고서 말씀드릴게요.”

유진이는 자세를 잡더니 눈 깜짝할 사이 시나리오에 파고들기 시작했다.

차락차락.

기분 좋은 종이 넘김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난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를 만끽하며 유진이가 어떤 작품을 고를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기 시작했다.

시나리오실 창문으로 내리쬐는 햇빛에 비친 유진이의 옆모습은 그 어떤 배우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

* * *

“훌쩍. 훌쩍.”

유진이는 <사랑하기 때문에>의 시나리오를 읽으며 눈물을 쏟아 냈다.

10대 중반 루게릭병에 걸린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의 눈물 나는 간병기는 그냥 볼 수가 없을 정도로 슬펐기 때문이다.

난 곁에서 보고 있다가 조용히 행커치프를 유진이에게 내밀었다.

유진이가 코를 팽~ 하고 푼다.

‘그래. 마음껏 쓰렴.’

유진이는 행커치프를 손에 꼭 쥐고 시나리오를 다 본 뒤로도 한참이나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하아~ 오빠. 이건 진짜 못 하겠어요. 가슴이 너무 아파서 도저히 연기를 못 할 거 같아요.”

내가 골라 준 것 중 처음으로 유진이가 못 하겠다는 게 나왔다.

하지만 난 상관하지 않았다.

아무리 성공할 작품이라곤 해도 유진이가 하기 싫다면 강요할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괜찮아. 그럼 다른 거 하면 되지 뭐.”

“예. 그럼 바로 다음 거 볼게요.”

“응? 좀 쉬지?”

“아뇨. 뭐라도 봐야지 이 기분을 잊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알았어.”

유진이는 심호흡을 하곤 곧장 다음 시나리오를 검토하기 시작한다.

팔락팔락.

<다시 태어난 아이돌>의 시나리오를 넘기는 유진이의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인다.

그 틈에 나 역시 유진이의 곁에서 시나리오를 제대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흠. 조금······ 미흡한데?’

회귀 전 <그녀가 예뻤다>의 영화 시나리오보다는 내용이 부실했고 핵심 장면들이 빠져 있다.

하지만 시나리오가 완성되기까지 여러 번의 각색과 수정을 거치게 되니 나중에 수정하면 된다.

“풉! 킥. 크흠.”

시나리오를 보는 유진이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말하지 않아도 유진이의 첫 영화 데뷔작이 결정된 것 같다.

잠시 후.

유진이가 시나리오 책자를 덮었다.

탁.

“오빠. 이거 완~전~ 재미있는데요?”

조금 전까지 우느라 충혈된 눈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그럼 이걸로 할래?”

“예!”

“알았어.”

난 즉시 LT 엔터 이은주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바로 내려갈게요. 대표님이랑 같이.

탁.

전화가 끊겼다.

잠시 후.

이은주 본부장이 신종기 대표와 함께 내려왔다.

신종기 대표는 우리가 고른 시나리오를 보더니 걱정된단 표정을 짓는다.

“정 실장 픽이라서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천하의 정유진이 하기에는 너무 가벼운 작품 아냐?”

“작품이 전반적으로 가벼운 분위기이긴 해도 감동이 있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촉이 옵니다.”

그 순간 신종기 대표의 표정이 변했다.

“그래? 얼마나?”

“대박의 향기가 풀풀 풍기는데요?”

“에이~ 진작에 그렇게 말해줬어야지. 뭐 정 실장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

“믿어주십시오.”

“그래. 근데 요즘 고기동 감독이라면 연달아 성공해서 꽤 콧대가 높아서 상대하기 만만찮을 텐데 괜찮겠어?”

신예 감독인 고기동은 입봉 때부터 <칠전팔기 태권소년>으로 성공했고 이후 <청년 사장 봉필두> <내게 아름다운 시간들>로 연달아 350만 관객 수를 넘기면서 성공을 이어가고 있는 감독이었다.

하지만 그는 전형적으로 강약약강인 타입이다.

“유진이라면 그 콧대를 세우진 않을 겁니다.”

“하긴 천하의 정유진이 주연배우를 해준다는데 그래야지.”

신종기 대표가 한참을 웃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오케이. 그럼 그렇게 하고 여기로 부를까?”

“아뇨. 저희가 직접 찾아가겠습니다. 주연배우 교체가 달려 있는데 이리 오라고 하면 오히려 삐딱하게 나갈 게 틀림없습니다.”

“흠······ 그러면 만났을 때 투자사 측에도 배우 교체에 대해서 호의적이라고 말해 줘도 돼.”

이건 뭐 대놓고 주연 교체를 밀어주는 거나 다름없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감사는 무슨.”

난 신종기 대표에게 묵례한 뒤 곧장 고기동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 고기동 감독님이시죠? 저 배우 정유진을 관리하는 굴렁쇠의 정윤호 실장이라고 합니다. <다시 태어난 아이돌> 출연 문제로 한번 찾아뵐까 하는데 바쁘시지 않다면······.”

-바쁘냐고? 아냐! 바빠도 안 바빠야지. 어서 와!

정유진의 이름이 나온 순간 역시나 고기동 감독의 입에서 당장 보자는 답변이 들려온다.

내가 예상한 대로였다.

난 신종기 대표에게 인사를 한 뒤 유진이를 데리고 곧장 GOGO 프로덕션으로 향했다.

* * *

강남에 최고급 빌딩 R 타워의 22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귀여운 고릴라 인형이 팻말을 든 채 우릴 반긴다.

[어서 오GO~]

“하여간 고 감독님 센스는 참 특이하다니까.”

“재미있으신 분 같아요.”

“재미는 있지.”

하지만 우직하게 생긴 거랑 달리 약삭빠르기도 하다.

그때였다.

“아이고오~ 오셨어들?”

짧은 스포츠머리를 하고 어깨가 넓고 건장한 고기동 감독이 복도 끝에서 오른손을 들고 성큼성큼 걸어온다.

난 즉각 유진이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감독님! 안녕하세요.”

고기동 감독이 나와 유진이를 일으킨 뒤 유진이의 손을 덥석 잡는다.

“천하의 정유진 씨가 내 작품에 출연해 주겠다고 하고. 하하하. 내가 많이 뜨긴 했어 그치?”

유진이가 악수를 나누고 방그레 웃으며 답한다.

“LT 엔터에서 본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지 몰랐어요.”

고기동 감독이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웃음 짓는다.

“하하하. 고마워. 자자 그러면 이쪽으로 갈까?”

고기동 감독은 우리보다 앞서 성큼성큼 회의실로 앞장섰다.

반투명한 유리문으로 둘러싸인 회의실에 유진이와 나란히 앉자 제작실장 서채연이 ‘THE 베스트’ 커피를 우리 앞에 놓아준다.

“커피 좀 드세요.”

내가 블렌딩한 진성 식품의 커피가 이곳에서도 보인다.

커피를 가져온 서채연 실장까지 자리에 앉자 고기동 감독이 입을 열었다.

“유진 씨가 주연을 맡아 준다면야 나야 완전 생큐지. 솔직히 작품이 가볍다고 다 까여서 박은빈한테 넘어간 거거든.”

가볍다는 말은 깊이가 없다는 뜻으로 쓰이곤 한다.

그러나 그 말이 재미가 없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예술 영화를 만드는 이들의 편협한 시각을 드러내는 것뿐이었다.

“그렇다면 혹 배우 교체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까?”

“당연하지. 그러면 바로 LT 엔터에다가 다시 투자 심의받아야겠네.”

내 생각보다 너무 쉽게 일이 진행된다.

“신 대표님께서 유진이가 주연을 하면 바로 투자해 주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뤠~? 그 깐깐한 신 대표님께서?”

“예.”

“푸후훗. 이거 시작부터 느낌이 너무 좋은데?”

그의 기분이 워낙 좋아 보였기에 조심스레 물었다.

“감독님. 그런데 시나리오 각색은 따로 작가가 있습니까?”

“아니. 왜?”

그렇다면 잘 됐다.

감독이 직접 각색을 한다고 하니 이 기회에 슬그머니 핵심 장면에 대한 아이디어를 흘려줘야겠다 싶었다.

“시나리오를 읽다 보니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게 있어서요.”

“뭐?”

“씬 8에 여주인공 차량이 교통사고 날 때 가드레일을 받고 전복해서 다리 밑으로 떨어지는 씬 있잖습니까?”

그때였다.

“흠. 잠깐만 시나리오 좀 확인하고.”

고기동 감독이 내 말을 끊고 서채연 실장을 바라본다.

“서 실장. 시나리오 좀 줘봐.”

“예. 여기요.”

서채연 실장이 태블릿을 내민다.

그런데 그때였다.

지잉~

[에브리데이 V13]

[알림 : 2021년 3월 27일 ‘정유진’에 관한 새로운 일정이 등록되었습니다.]

갑작스레 일정이 뜬 터라 슬쩍 그 내용을 확인했다.

그런데 새롭게 뜬 일정에는 이 시나리오에 관한 어처구니없는 정보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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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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