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35화
735. 과거와 현재 2
주간스타 배현태 팀장이 다시 내게로 전화를 걸어왔다.
자신이 만난 ‘마포발발이’ 여수길이 마약 공급책이라는 걸 듣고선 반쯤 넋이 나간 상태로.
-저 정 실장. 난 진짜 몰랐어. 내가 무슨 마약을 해?
“마약이라는 게 모른다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습니까? 그리고 검사님께 그렇게 말하면 알겠다고 그냥 믿어 주시겠습니까? 하필이면 어울려도 마약 공급책이랑 어울리셔서······.”
배현태 팀장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한다.
-나 난 진짜 약 받으려고 만난 거 아니래도? 그냥 제보가 있다고 해서 만난 거야!
“그러니까 검찰에서 그렇게 말씀하시라고요. 아 참고로요. 제가 오늘 여수길이 만난 기자들 리스트 싹 다 뿌릴 겁니다.”
배현태 팀장의 목소리가 다급해진다.
-정 실장! 어떻게 하면 될까? 응? 내가 어떻게 하면 돼! 말만 해. 시키는 대로 다 할게!
“에이. 그걸 꼭 말로 해야 합니까?”
-아 알았어. 강은기 대표에 관해서 쓰려던 기사는 싹 다 취소할게! 응? 그러면 돼?
조금은 만족스럽지 못한 대답이다.
“반만 정답이네요.”
-반만?
“유 대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실 건데요?”
-······.
침묵이 이어진다.
유강석 대표에 대해서 언급을 하게 되면 자신들이 돈을 받은 사실뿐 아니라 기사 사주를 받았다는 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즉 관련 기사를 쓰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저하는 거다.
하지만 난 이 상황에서 기자들이 피해를 받지 않는 방법을 알고 있다.
“팀장님. 제가 좋은 방법 알려드릴까요?”
배현태 팀장이 반색하며 답한다.
-그 그래. 내가 어떻게 하면 돼?
“고발 기사 쓰세요.”
-고발 기사?
“예. 유강석 대표가 이번 일을 시켰다고 언론인의 양심을 걸고 고발하는 거죠. 돈까지 줘가면서 강은기 대표의 과거에 대해서 거짓 증언을 하려고 했다고요.”
-아~
“그리고 뭐 이왕이면 리버스 엔터의 빠른 성장세가 무서워서 발목을 잡으려고 했다고도 말해도 좋을 거 같고요.”
-그 그렇지! 그러면 취재차 만난 거라고 둘러댈 수 있겠네! 알았어. 내가 꼭 그 기사 쓸게.
“에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보도 지침이라도 내린 것 같잖아요. 꼭 그렇게 쓰라는 게 아니라 저 같으면 그러겠다는 뜻인 거죠.”
-알았어.
“아 그리고 기사가 나오는 시각은 12시 30분 정도가 어떨까 하는데 기자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전지적 관찰 시점이 끝날 시간에 맞추라고?
“그 전에 유 대표가 알면 괜히 기자님만 곤란해질 거니까요.”
-알았어. 근데 말이야 이미 받은 돈은······ 어떻게 해?
“그거야 조만간 찾아갈 검찰 수사관님한테 자진해서 내시면 되죠.”
-거 검찰 수사관? 사람을 보낸다고?
당연하지.
내가 찌라시 기자들을 어떻게 믿고.
“아마도 오늘 밤쯤 가지 않을까요? 약하고는 관계없이 유 대표가 뒷돈을 찔러 주려 했다는 제보를 듣고서요.”
-저 정 실장! 내 내가 검찰 알레르기가 있어서 말이야. 구 굳이 만날 필요가 있을까?
세상에 듣도 보도 못한 알레르기 이름이 튀어나온다.
“찾아올 때 만나세요. 안 만나고 버티다 나중에 불려가면 더 크게 혼나실걸요?”
-하아~ 알았어. 근데 다른 기자들은? 나만 받은 것도 아닌데······.
“그 사람들도 이제부터 싹 다 전화 돌릴 겁니다. 그래도 검찰에 협조 안 하신다면······.”
-아냐 아냐. 협조해. 협조할게.
결국 난 유강석 대표가 저지른 짓을 자백하고 채미현과 강은기에 관한 좋은 기사를 써준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 이후.
난 명함을 받은 기자들 모두에게 똑같은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이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살려달라고.
그리고 결국 그들 모두는 내가 시키는 말이 되겠다고 답했다.
모든 전화를 돌리고 나자 김대명이 헛웃음을 짓는다.
“너 내가 알던 윤호가 맞냐? 협박을 기가 막히게 하는데?”
“뭐 아득바득 살다 보니 이렇게 됐습니다.”
“짜식이. 그래도 예전에 그 쓸데없이 무게만 잡던 모습보다는 낫다. 이 모습을 한대만 코치님이 보시면······.”
난 그 즉시 김대명의 말을 끊었다.
“형. 코치님 이야기는 하지 말죠?”
한대만 코치는 내게 권투를 지도해 준 고마운 사람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아픈 기억을 남겨준 사람이기도 하다.
과거 국가대표 선발전이 있었을 때 난 부당 판정의 피해자가 되어 판정패를 당했다.
당시 내 상대는 권투협회 쪽의 메인 스폰서가 되어 주는 재력가 집안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뭐 그것까지야 힘없고 백이 없으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중에 내 상대가 찾아와서 한대만 코치가 뒷돈을 받고 묵인했다는 사실을 알려줬었다.
그제야 한대만 코치가 참으라며 부당 판정에 항의하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되었고 그날로 난 권투를 버렸다.
그리고 한대만 코치도.
“잠깐만. 윤호 너 설마······ 아직도 코치님 미워하는 거냐?”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니까요?”
한대만 코치는 좋아했던 만큼 증오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준 사람.
더는 그 사람과 관련된 생각을 하기조차 싫었다.
“아 알았다. 말 안 할게. 근데 형이 한 가지만 말할게. 뭐가 됐든 코치님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해. 과거에 갇혀 있지 말고.”
김대명이 왜 이런 말을 하나 싶었지만 난 머리를 털어 버렸다.
안 그래도 해야 하는 게 많은데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윤호야. 이 친구는 어떻게 할 거냐?”
여전히 여수길은 엎드려뻗쳐를 하고 있다.
“검사님한테 연락해서 데려가게 하려고요.”
“이 시간에?”
“예. 범죄 앞에서는 24시간이 없는 분이시거든요.”
난 곧장 서재일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했다.
-우리 정 실장님 같은 ‘익명의 제보자’만 있으면 전 검찰총장까지 직행하겠습니다. 하하하.
“제보 많다고 욕하시는 거죠?”
-그럴 리가요. 근데 여수길 그 친구는 아직 마약 공급을 한다고 합니까?
“본인 말로는 손 뗐다는데 마약 끊기가 어디 쉽습니까? 가서 모발 검사해 보시면 나올 겁니다.”
-뭐 그것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일단 그쪽으로 수사관 보내겠습니다. 그리고 기자들한테는 돈 수거하러 보내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난 다음 곧장 에브리데이를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3]
[날짜 : 2021년 3월 14일]
-AM 09:00 <일정 삭제>
(삭제된 일정 : [NEW. 최덕배]
<전지적 관찰 시점> 3월 13일 방송분. 온라인 다시 보기 삭제 통보.
(긴급회의 : 채미현과 강은기에 관한 찌라시 기사 파장 여파.))
드디어 일어날 일을 막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김대명은 내 옆에서 직원들에게 폐업을 선언한다.
“오늘로써 신세계 대부업체는 끝이다. 다들 그런 줄 알고 일주일 휴가 갔다 와서 자리 한번 하자.”
김대명이 금고에서 돈을 빼더니 봉투에 담아 나눠준다.
“퇴직금이다.”
직원들 2명이 먼저 받아서 나갔고 마지막으로 덩치 큰 백종구가 다가온다.
그런데 그는 봉투를 받지 않았다.
“대명이 형님. 우리 이제 뭘 해 먹고 살아요?”
백종구가 순박한 얼굴로 김대명에게 묻는다.
“야. 내가 설마 너 굶길까? 아니다 앞으로는 윤호가 우리를 책임져 줄 테니까 인사나 해.”
김대명이 내게 백종구를 소개해준다.
백종구가 고개를 90도로 숙인다.
“잘 봐주세요 형님. 저기······ 아깐 죄송했습니다.”
“혀······ 형님요?”
키 185cm는 넘어 보이고 몸무게도 100kg이 훌쩍 넘어 보이는 체구다.
얼굴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김대명이 백종구의 나이를 말해 준다.
“얘 이제 18살이다. 엄밀히 말하면 검정고시 준비 중이니까 고등학생은 아니고.”
“예~~? 액면가가 왜 이렇게 많이 나가 보입니까?”
“어릴 때 할아버지가 한약을 잘 못 먹였다던가? 뭐 그렇다는데?”
백종구가 이를 씨익 드러내고 웃는다.
어쩐지 앞에서 멍청한 짓을 한다고 했더니 그냥 어려서 그런 거였다.
“아까 <돈왕돈신> 보고서 따라 한 거 죄송합니다. 형님.”
<돈왕돈신>은 5년 전에 나온 사채꾼이 승승장구하는 드라마였다.
제목과 달리 의외로 인기가 있었던 드라마였는데 조연 방봉두를 따라 했다고 한다.
“그래 잘해 보자.”
10분 뒤.
검찰 수사관들이 나타나서 여수길을 연행해 갔다.
이후 우린 김대명과 조만간 다시 보기로 하고 리버스 엔터로 향했다.
<전지적 관찰 시점>이 방송되고 난 이후 리버스 엔터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 * *
리버스 엔터 대표이사실에 도착하자 <전지적 관찰 시점> 1부 ‘최덕배 – 정윤호 매니저’ 편은 끝이 나 있었다.
그리고 30분이 지난 현재 분당 최고 시청률 13.1%를 달성했다며 박은찬 PD가 까톡을 보내왔다.
이번 주 역시도 편성이 1시간 30분으로 늘어나 있기에 남은 시간 동안 얼마나 시청률이 올라갈지 기대되기 시작했다.
2부와 3부는 ‘채미현 – 강은기’편으로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대표이사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채미현과 채석현이 우릴 반긴다.
“오셨어요?”
“유노 삼촌이다아!!”
멜빵 바지를 입은 채석현은 씩씩하게 인사를 한 뒤 내게 부탁을 한다.
“TV에서 본 것처럼 유노 삼촌이 끓여 주는 라면이 꼭 먹고 싶습니다! 석현이한테 라면을 끓여 주실 수 있습니까?”
<전지적 관찰 시점> 1부에선 덕배의 집에서 ‘진짜라면’ CF를 찍는 장면이 방송되었었다.
“당연히 해줘야지.”
“그러면 석현이가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채석현이 자신이 가지고 온 로봇 전사 아이빅 가방을 열려고 한다.
하지만 난 채석현을 말렸다.
매번 누군가에게 부탁할 때 뭔가를 줘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 주기 싫어서였다.
“석현아. 친구 사이에는 매번 그렇게 선물하는 거 아냐. 고맙다는 말만 해주면 돼.”
“그렇습니까?”
“그래. 그럴 땐 그냥 말로서 감사합니다~ 하면 선물을 준 거야.”
그 순간 채석현이 배꼽 인사를 한다.
“유노 삼촌. 고맙습니다.”
그런데 그때였다.
강은기를 비롯해 이수찬과 동생들이 똑같이 따라서 먼저 감사 인사를 한다.
“윤호야. 고맙다~”
“윤호 형. 고맙습니다~”
“형님. 고맙습니다~”
아무래도 라면 하나가 아니라 한 솥을 끓여야겠다.
<전지적 관찰 시점>은 아직 1시간이나 남았으니까.
* * *
TNT 엔터의 대표이사실.
유강석 진명규 진명희는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하는 중이다.
잠시 후 기자들이 폭탄을 터트리는 걸 기다리면서.
‘정윤호. 넌 이제 끝이야.’
유강석은 막 교도소에서 출소한 강은기의 이미지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뒤 내일 밤 정윤호에 관한 찌라시 기사를 연쇄적으로 터트릴 계획을 세워 놓았다.
조폭 두목과 어울리면서 얼마나 나쁜 짓을 하고 다녔을지 뻔하다면서 말이다.
정윤호를 잡을 수 있게 됐다는 생각 때문에 초조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방송에 집중하지 못한 유강석은 결국 폰을 켜고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전지적 관찰 시점> 시청자 게시판]
-채미현 진짜 대단하다. 발달장애 동생 지킨다고 그동안 연애도 한번 안 한 거야?
-주말마다 동생 보러 제주도에 갔다잖아.
-근데 괴롭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으면 동생이 있다는 사실도 못 밝혔을까?
-어릴 때부터 동네 사람들이 괴롭혔다잖아. 그래서 제주도로 이사했고.
-그래도 석현이의 얼굴이 밝아 보여서 좋다.
-그런데 강은기 대표는 못 하는 게 뭐임? 큰 회사의 대표에 다정한 매니저에 발달장애 동생 케어까지.
-키도 엄청 크고 생긴 것도 잘생기고. 완전 대박!
-그러면 뭐 하냐? 아까 영상 보니까 쌍둥이 아빠던데.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자수하고 감옥에 가다니. 자수 안 했으면 안 가도 되었다면 난 안 했을 듯?
-인정. 죄를 지었지만 깔끔하게 인정하고 죗값을 받았잖아. 시청자들한테 용서도 빌고.
-그래. 나도 조폭이라면 질색인데 강 대표는 지금은 반성하고 사는 사람임. 과거를 인정하지 않으면 문제지만 과거를 인정하는 게 보기 좋음.
-거기다 보육원에 50명이나 직접 후원하는 거 보면 사람 자체가 나쁜 사람은 아닌 듯.
-아무리 돈 많아도 저렇게 쓰기 힘들 텐데 대박이다.
<전지적 관찰 시점>의 2부와 3부는 채미현과 강은기 채석현에 관한 이야기였다.
2부는 채미현이 제주도에서 살게 된 이유부터 동생 채석현을 위해 어떤 희생을 했는지까지 담담한 연출로 채미현 일가의 살아온 이야기가 방송되었다.
그리고 3부에서는 강은기가 조폭이었단 사실을 스스로 밝히면서 반성하고 새 삶을 사는 모습도 보여 줬고.
그런데 두 사람의 솔직한 태도 덕분인지 시청자들이 호감을 보인다.
하지만 유강석은 코웃음을 터트렸다.
잠시 후에 찌라시 기사가 뜨면 호의적인 반응도 끝장이 날 테니까.
때마침 3부 방송이 끝이 나고 있었다.
맞은편 소파에 기대 있던 진명규가 몸을 일으켰다.
“유 대표. 이제 기사 뜨는 거 맞지?”
“아 예. 이제 곧 뜰 겁니다. 아 뜨네요.”
그런데 그때였다.
“뭐 뭐야? 이거?”
[<전지적 관찰 시점> 채미현의 동생 사랑 강은기 매니저의 솔직한 반성. 진심이 통했나?]
-가족이 없다는 거짓말로 대중을 속인 채미현의 사과. 세상으로부터 동생을 지키려던 누나의 눈물.
-강은기. 고아에서 조직의 칼받이로 칼받이에서 간부로. 그리고 힘들게 얻어낸 조폭 보스의 자리에서 모든 걸 버리고 스스로 감옥을 택한 이유.
돈을 받은 기자들이 약속을 어겨버렸다.
당황한 유강석은 곧장 다른 기사도 확인했다.
그런데 다른 기사에는 더욱 당황스러운 내용이 담겨 있었다.
[(특종) TNT 엔터 유강석 대표. 본지 기자를 금품으로 회유. “채미현과 강은기에 대한 악의적인 내용 기사를 쓰라는 제안.”]
[TNT 엔터 대표 유강석. 리버스 엔터를 견제할 목적으로 기자들에게 뒷돈 살포. (증거 사진 첨부)]
······.
“이 이것들이 미쳤나?”
기사에는 유강석이 준 돈과 봉투가 테이블에 올려진 사진마저 포함되어 있었다.
진명규 역시 기사를 보고 발끈해서 외친다.
“야! 유강석! 이거 뭐야?”
진명희 역시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질타를 시작했다.
“유 대표 당신 대체 뭔 일을 이따위로 하는 거야?”
유강석의 입이 덜덜 떨린다.
“그 그게 말입니다······.”
그때였다.
문밖에서 소란이 일어난다.
-들어가시면 안 돼요!
-비키십시오!
쾅!
대표이사실의 문이 거칠게 열린다.
검은 정장을 입은 사내들이 나타났다.
“뭐야? 당신들?”
“검찰에서 나왔습니다. 유강석 대표. 김영란법 위반 및 폭행 사주 마약 공급책과······.”
유강석의 귀에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외치는 소리가 이명처럼 들리고 있었다.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이 와르르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내가 왜······ 정윤호를······ 건드린 거지?’
이제야 뒤늦게 절절한 후회가 찾아오고 있었다.
* * *
[발신자 표시 제한 : 싹 다 잡아들였습니다. 제보 감사드립니다.]
서재일 검사의 문자다.
싹 다?
그렇다면 유강석 말고도 또 잡았다는 거군.
‘잘 가라 유강석. 누군지랑 같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전화가 걸려 온다.
이번에는 <전지적 관찰 시점>의 박은찬 PD다.
-정 실장. 분당 최고 시청률 16.2%!! 기록이야 신기록!!
밤 12시 30분이 넘었는데 16%를 넘어 버리다니!
엄청난 기록이 달성되었다.
-으하하하. 정 실장 덕분이야.
나 역시 환호성을 지르고 싶었지만 아직은 끝난 게 아니다.
“박 PD님.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뭐가?
“곧바로 VOD 다시 보기 업로드해 주십시오. 저희 쪽에서 준비한 이벤트가 또 하나 있으니까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그건 옛날 말이다.
물 들어올 땐 보트에 엔진을 달고 당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