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e: Life Player] Chapter 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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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이프 플레이어 (964)

안타깝게도 몬스터들의 야습은 첫째 날 이후로도 끊이지 않았다·

섬에서 지내는 동안 공략대는 제대로 잠도 이루지 못한 채 밤마다 놈들을 상대해야 했다·

“습격이다! 다들 일어나!”

“왜 오늘은 안 나오나 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지 씨····”

“제발 잠 좀 자자!”

“오늘은 몽마가 없는 대신에 개미 떼냐···· 아주 바글바글하구만· 하늘도 땅도 죄다 개미들이네····”

“어딘가에 둥지가 있을 거야! 일단 그것부터 찾아서 태워 버려!”

“오늘도 편히 자기는 글렀군····”

하지만 섬에서 겪어야 했던 고생도 오늘로 끝이다·

수정구 조각은 다 모았으니까·

이에 소식을 접한 공략대는 모두 지정된 장소로 집합했다·

“지금부터 조각을 합치겠습니다· 수정구 조각을 가진 분들은 앞으로 나와 주십시오·”

“····”

알버트가 입을 열었다·

은하를 비롯해 조각을 보유한 사람들은 그에게로 모여들었다·

그들이 수정구 조각을 넘기자 조각들이 환한 빛과 함께 하나로 합쳐졌다·

화아악!

수정구가 완성됐다·

알버트는 손안에 있는 수정구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수정구는 다시금 빛을 발했다·

화아악!

“····”

빛은 주위로 퍼지는 일 없이 한 방향만을 가리키고 있었다·

즉 저 빛을 따라가다 보면 3층으로 내려갈 수 있으리라·

공략대가 나아가야 할 길이 정해진 셈이다·

“각 공략대는 배로 돌아가 출항 준비를 해 주시길 바랍니다! 준비를 마치는 대로 곧장 출항하겠습니다! 오늘 안으로 3층에 진입합니다!”

알버트가 공략대에 전파했다·

그길로 공략대는 짐을 꾸리러 각 진영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은하 역시 사람들을 데리고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

그러던 중·

“Hi Eunha· How are you?”

“아····”

미국 공략대 대표 에제키엘이 반갑게 말을 걸어왔다·

곁에는 블레이크도 있었다·

‘이거 어쩌지····’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준 은하는 웃음을 가장하기 위해 입꼬리를 씰룩였다·

속으로는 곤혹스러웠다·

하필이면 통역을 맡아 줄 사람이 근처에 없었으니까·

결국 그는 임시방편으로라도 영어 회화에 능통할 듯한 사람에게 통역을 부탁하기로 했다·

“아라야 맡길게·”

“뭐? 맡기기는 뭘 맡겨!?”

“나 대신 영어 좀 해 줘·”

“뭐어어? 싫어! 왜 나한테 그래!? 나도 영어 못한단 말이야! 나 말고 다른 사람 시켜!”

화들짝 놀라며 당황하는 조아라·

그녀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도 은하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지막한 소리로 대꾸했다·

“네가 제일 잘할 것 같아서· 너 머리 노랗잖아·”

“저기요? 대체 머리 노란 거랑 영어 잘하는 게 무슨 상관인데!? 그리고 내 머리는 엄밀히 따지면 상아색이거든!?”

조아라가 어처구니없어한다·

그때쯤 에제키엘과 블레이크가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은하는 그녀에게 속삭였다·

“아무튼 너만 믿는다·”

“아니이···· 야이씨···· 하····”

어느새 은하에게 어깨가 잡힌 조아라는 도망치지도 못하고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끝내 제 머리칼을 헤집은 그녀는 체념과 원망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뭐라고 말하면 되는데?”

“에제키엘한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봐·”

“Hey Ezekiel· What’s up?”

“We were too busy before so····”

“전에는 너무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감사 인사를 전하지 못했다고 정식으로 인사하러 찾아왔대· 에제키엘 플레이어가 아니라 블레이크 플레이어가·”

“알아 나도 대충 들었어·”

“우이씨 그럼 나한테 통역은 왜 부탁한 거야?”

“적당히 들을 줄은 알아도 유창하게 말하지는 못하니까·”

조아라가 눈을 흘겼다·

그녀의 시선을 피한 은하는 겸연쩍게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고는 블레이크를 바라보았다·

“····”

기프트 〈버서크〉에 사로잡혀서 은하에게 덤벼들었을 때와는 달리 온전히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그에게서는 음울한 분위기가 묻어났다·

눈 밑에 짙게 깔린 음영이며 아래로 휜 입꼬리는 그 분위기를 더해 주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마치 세상 모든 불행을 끌어안고 사는 것 같은 얼굴이네·’

그래서 은하는 블레이크를 통해 회귀 전의 자신을 보는 기분에 휩싸였다·

그때 블레이크가 은하를 불렀다·

“Player Eunha No·”

“노은하 플레이어·”

블레이크가 고개를 숙인다·

그가 사과와 감사를 표했다·

“I’m sorry to bother you before· I heard that there are people who got hurt because of me· I’m ashamed···· And···· Thank yo·”

“전에는 폐를 끼쳐서 죄송하대· 다친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면목이 없다네· 그리고 또···· 고맙대 그때 도와줘서· 은하 네가 아니었더라면 자신은 큰 잘못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대· 또····”

“우리한테 미안하고 고마우면 나중에 꼭 갚으라고 전해 줘· 이거 빚으로 달아 두겠다고· 그리고 괜찮아 보이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도·”

“으음···· 이걸 어떻게 말하지? If you’re sorry and thankful····”

조아라가 더듬더듬 통역한다·

은하는 그녀의 영어를 들으며 회귀 전의 기억을 돌아보았다·

‘블레이크 플레이어도 나처럼 아니 회귀 전의 나처럼 몬스터들에게 가족을 잃었다지····’

그래서 블레이크의 기프트가 〈브레이브〉도 〈히로익〉도 아닌 〈버서크〉로 발현된 것이리라·

몬스터에 대한 증오심을 품고 곧 자기 비하와 자기 부정에 빠져 과거에 사로잡혀 있으니까·

한때 그와 같은 삶을 살았던 은하는 그의 심정에 공감했다·

그에게 회귀 전의 자신에게 연민을 느꼈다·

그렇기에 말해 주고 싶었다·

“아라야 이것도 통역 부탁해·”

“아 그냥 인사만 하고 끝내····”

“하나 조언할게요·”

“I advise you····”

블레이크가 고개를 든다·

은하는 자신을 보는 듯하면서도 자신을 보고 있지 않은 듯한 되돌릴 수 없는 무언가를 좇는 듯한 눈을 향해 말했다·

“너무 과거에 매몰되지 말아요· 현재를 보고 미래를 보고 지나간 삶보다 나아갈 삶에 집중하도록 해요·”

“어···· 음···· 꼭 전해야겠어? 괜히 기분만 해칠 것 같은데····”

“괜찮아 그래도 해 줘·”

“에휴 알았어· 난 모르는 일이야? 어디 보자 이걸 영어로는···· Don’t stick to the past····”

이 조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블레이크의 자유다·

그의 눈썹이 떨리든 말든 얼굴에 동요가 일든 말든 또한 적개심이 피어오르든 말든·

은하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

‘가족들 얼굴이 보고 싶네· 한국에 남아 있는 친구들도···· 얼른 공략하고 돌아가자·’

* * *

After Story 14· 버림받은 자들

시간은 흐르고 공략대는 나아간다·

3층 해저 동굴 탐험과 제2위계 심해의 마녀사냥·

4층 세이렌의 바다에서의 탈출·

그리고 5층····

부우우우!

“젠장 또 뿔피리 소리다! 다들 적습에 대비해!”

데비 존스의 바다에서의 생존·

짙은 안개 바다를 항해하는 공략대는 불시에 존재를 드러내는 유령선들과 전투를 벌여야 했다·

그 과정에서 공략대의 피해는 절대 적지 않았다·

콰아아앙!

“지금 어디서 날아온 거야!? 우리도 응수해! 함포 발사!”

“씨 하마터면 침몰할 뻔했네····”

안개로 시야가 제한된 탓에 아군도 구분하기 힘들어하는 공략대와 달리 유령선들은 안개 속에서도 정확히 그들의 위치를 노려 포격을 가해 왔다·

그러다 보니 공략대는 잔뜩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때때로 부지불식간에 나타난 유령선들이 충돌해 오기도 한 만큼 더더욱·

쏴아악···· 부우우우!

“야 야 야 저기···! 충돌한다!”

쿵! 끼이익! 끼기기익····

“큭···· 대체 언제 접근한 거야?”

“안개 때문에 감지 마법도 제대로 안 통하고···· 야단났네·”

“놈들이 갈고리를 걸었어! 넘어온다!”

“못 넘어오게 얼른 마커헉! 제기랄····”

딸그락딸그락! 타닥닥! 딸그락····

유령선에는 해적 옷을 입은 스켈레톤 부류의 몬스터들이 주로 타고 있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번번이 백병전을 걸어오는 놈들은 주어진 삶이 모두 다해 더는 되살아나지 못할 때까지 공략대를 공격했다·

때로는 물리 공격이 통하지 않는 몬스터들이 출몰하기도 했다·

이히히힉! 휘이이잉!

“레이스 떴다! 다들 조심해!”

“놈들에게 닿으려 하지 마! 어떻게 될지 모른다!”

“캐스터 서포터들이 전위로 나와!”

편히 쉴 틈이라고는 없었다·

전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났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이 다치고 끝내는 목숨을 잃어야 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비로소····

“아····”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다·

푸른 하늘을 올려다본 공략대는 감정이 북받치지 않을 수 없었다·

“다 죽인 건가···· 이걸로 끝이야?”

“끝났다 진짜 끝난 거야····”

“살았다···· 살았어 살았다고!”

“아 씨···· 언제 찔린 거지? 나 칼에 찔렸다···· 누가 좀····”

“서포터! 상태가 심각한 사람부터 치료해! 어서!”

“우리는 빠진 사람들을 구한다! 포션 챙기고 따라와!”

“····”

5층을 공략했다·

살아남았다·

그 사실을 실감한 사람들은 울고 웃고 또 안도했다·

한편으로 아직 힘이 남아도는 사람들은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열심히 움직였다·

던전 가이드가 나타난 것은 그러던 중이었다·

5층 미션 완수를 축하드립니다! 정말 박진감 넘치는 전투였어요· 좋은 구경거리였다고 해야 할까요?

“····”

던전 가이드가 주위를 날아다니며 경박한 어조로 떠들어 댄다·

하지만 공략대의 시선에 놈이 곱게 비칠 리 없었다·

공략대가 아예 반응하지 않자 도중에 분위기를 눈치챈 놈은 일부러 헛기침을 했다·

크흠! 제가 말이 좀 많았나요? 그럼···· 잡설은 여기까지만 하고! 더 이상 이곳에 볼일은 없으니 당장 6층으로 이동하도····

“잠깐· 누가 이동한대?”

은하는 냉큼 말을 잘랐다·

그가 빈정거리듯 콧방귀를 끼었다·

“이대로 6층에 진입해 버렸다가 거기서 무슨 꼴을 당할 줄 알고? 우리는 여기서 푹 쉬었다가 이동할 생각이니까 네 멋대로 진행하지 마·”

쳇! 하여간 잔머리 굴리기는····

“잔머리는 네가 굴린 거겠지·”

쉬든 말든 알아서 하도록 해요· 대신 여기서 오래는 못 있어요! 이 세상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바로 다음 층으로 갈 거니까 그런 줄 알아요·

“알겠어·”

은하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공략대는 정비를 마치는 대로 6층으로 향했다·

* * *

로렌조 마이론·

태어나길 마이론 패밀리를 이끌 후계자로서 태어난 그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는 삶을 살았다·

원한다면 무엇이든 손에 쥐고 무엇이든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20년 전 한-이 회담 이후 마이론 패밀리가 발렌타인 패밀리와의 항쟁에서 패배해 버림으로써····

―오늘부로 빅 마마님의 보호는 우리 발렌타인 패밀리가 맡는다!

―바 발렌타인 이 어린놈이···· 네가 이러고도 무사···!

―탕!

―아 아버지!

마이론 패밀리는 쇠락을 피하지 못하고 로렌조의 대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몰락하고 말았다·

로렌조는 재력도 권력도 무력도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고 패배자로서 살아야 했다·

그렇기에 그는 발렌타인 패밀리를 특히 발렌타인 패밀리의 보스 알버트 발렌타인을 증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알버트 발렌타인····”

로렌조는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

첨벙첨벙!

“으으····”

물결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그리고 몸이 무겁고 차갑다·

차츰 의식이 부상한 로렌조는 파르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이어서 로렌조는 자신의 상태를 확인했다·

현재 그는 나무판자에 의지해 바다 위를 떠다니고 있었다·

“내가 왜····”

의문은 오래지 않았다·

머릿속에서 정신을 잃기 전의 장면이 빠르게 재생된 것이다·

‘맞아 그때 포격에 휘말려서····’

자신은 배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어떻게든 살겠답시고 필사적으로 나무판자에 매달린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된 거지?’

안개가 모두 걷혔다는 의미는 공략대가 5층을 공략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그들에게 구조를 요청해야 했다·

로렌조는 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

그제야 그는 자신처럼 표류하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죄다 죄수복을 입고 있는····

“사 살려 줘····”

“죽여 버릴 자식들····”

“놈들이 우리를 버리고 갔어····”

“····”

절망감에 흐느끼는 사람들을 통해 로렌조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공략대는 바다에 빠진 죄수들을 자신들을 구해 주지 않은 것이다·

어차피 자신들은 방해만 되는 없어져야 할 존재였으니까·

“Che cazzo····”

절로 욕이 나왔다·

로렌조는 사람들에게 공감하며 절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에 공략대를 또한····

“알버트 발렌타인····”

자신을 이렇게 만들어 버린 알버트 발렌타인을 증오했다·

죽이고 싶다 죽여 버리고 싶다·

로렌조는 비참하게 눈물을 흘리며 어깨를 들썩였다·

그때 던전 가이드가 나타났다·

아 불쌍해라· 어쩜 사람이 이럴 수가 있는지···· 어떻게 같은 동족을 버리고 갈 수 있는 걸까요? 정말 못됐어·

“····”

던전 가이드가 빛 속에서 눈물을 흘리는 행동을 취한다·

로렌조는 그런 던전 가이드를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여러분에게는 안타깝지만 5층은 곧 폐쇄될 거예요· 여러분은 폐쇄와 함께 죽을 거고요· 그런데···· 죽고 싶지 않죠?

“····”

당연하다·

어떻게 죽고 싶겠는가·

로렌조를 비롯해 사람들은 던전 가이드에게 홀리기라도 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던전 가이드의 목소리에 활기가 돌았다·

그런 여러분에게 제안할게요· 살고 싶다면 던전에 귀속되세요· 비록 밖으로 나가지는 못하겠지만 던전에서는 영생을 누리며 원하는 무엇이든 이룰 수 있게 될 거예요· 그리고····

“····”

복수 하고 싶지 않나요? 여러분을 이렇게 만든 자들에게· 저희가 도와줄게요 복수·

“아····”

물론 여러분의 걱정은 알아요· 마나 회로에 문제가 있어서 마나도 제대로 발현하지 못하는 몸으로 무슨 복수인가 싶겠죠·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만약 던전에 귀속되기만 한다면 여러분은 새로운 존재로 태어날 거니까요·

“····”

그러니 어때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다·

사람들이 조금의 주저도 없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가운데 빛에 휩싸여 실루엣만 보이는 던전 가이드는 입가를 길게 찢었다·

좋아요 잘 생각했어요· 〈심해의 던전〉은 여러분의 귀속을 환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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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fe Player [Re: Life Player]

ReLife Player [Re: Life Player]

Re:Life Player
Score 8.2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18 Native Language: Korean
[Undead] Noh Eunha. After losing his family and closing off his heart, he just wanted to kill the monsters he loathed. I regressed before my life came to an end in the deepest part of the [Abyss Dungeon] that was impossible for mankind to raid. Since I’ve been reborn as a baby, let’s make this life different. I will do anything for the sake of my happiness. I’ll kill in order to live, and I’ll do my best to survive. Even if I have to walk a th**ny road by myself without anyone acknowledging me. This life, I will definit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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