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g-Eating Genius Mage Chapter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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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2화

쇼다운(13)

“투 페어·”

“스트레이트·”

“···플러시·”

“풀하우스예용·”

“····”

프레이야의 이마에 핏대가 솟았다·

심호흡을 하면서 새로 받은 카드를 확인한 그녀가 외쳤다·

“포 카드!!”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

“야!!!”

쾅!!

참지 못한 프레이야가 테이블을 내리치고 벌떡 일어섰다·

분노로 얼굴이 붉어진 그녀가 맞은편에서 싱글벙글 웃고 있는 광대를 노려보았다·

“X발 사기를 쳐도 적당히 해야지!!!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거야?!!”

“레야· 아직 뭘 모르는군요·”

광대가 카드를 쥔 채 우후훗 웃었다·

“저는 상대가 아무리 약해도 언제나 최선을 다한답니다·”

“진짜 뒤질래?”

부우우우웅-!!

느릿하게 울리는 묵직한 뱃고동 소리·

크루즈 선박이 강의 물길을 가르면서 힘차게 출발했다·

화려한 선박의 갑판 위에서 벌어지는 디너 파티·

무대 위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과 술잔을 나르는 웨이터·

갑판 위에 설치된 포커 테이블에서 카드를 주고받는 딜러와 고객들·

그 사이에서 서로 한창 투닥거리고 있는 광대와 프레이야의 모습까지·

레녹은 갑판이 내려다보이는 선박의 옥상 발코니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탁!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계십니까?”

“····”

방금 전까지 프레이야를 가지고 놀던 광대가 어느새 옆에 몸을 기대고 서 있었다·

피곤한 듯 얼굴을 쓸어내리며 발코니 아래로 떨어질 것처럼 고개를 젖히는 광대의 모습·

“하··· 이래서 저쪽이랑 오래 놀아주면 안 되는데· 저도 그만 실수를 해버렸습니다·”

“실수라기엔 누구보다 즐기고 있었던 것 같은데·”

“조금이라도 행운 조정을 해둘 생각이었는데 반응이 너무 재밌어서 힘조절에 실패했지 뭡니까·”

광대가 낄낄 웃으면서 레녹을 힐끗 돌아보았다·

“이래서 도박을 끊을 수가 없다니까요· 저 유흥도시가 절대 망하지 않는 이유가 있죠· 빅터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

레녹은 그 질문을 무시하고 물길 끝에서 멀어지는 토커퍼즈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광대가 언급한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레녹 역시 토커퍼즈라는 도시에 대해 무언가 느끼고 있는 바가 있었기 때문·

“캄로달의 사체를 발견했다는 신디케이트의 VIP· 결국 스페로를 제외하곤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지·”

“호오 그렇습니까?”

“일부러 이쪽과의 접촉을 피하려 한 거다· 레이몬드가 직접 나선 것도 그러한 이유였겠지·”

화려한 카지노 호텔을 응시하던 레녹의 시선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마지막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무언가 숨기고 있군·”

교단 사제들이 몰래 빼돌리던 8사도의 사체를 발견한 것은 경매장을 애용하는 VIP들 중 하나·

하지만 스페로를 제외한 다른 VIP들은 단 한 명도 경매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들이 발견했다는 캄로달의 사체 처리조차 레이몬드를 통해 판데모니엄 측에 양도했을 뿐·

레녹은 VIP들의 그러한 행동이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토커퍼즈에 존재하는 어떤 ‘비밀’을 판데모니엄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라는 사실마저도·

“신디케이트 측 관계자들이 여러모로 좀 특이한 친구들이긴 하지요·”

광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레이몬드 그 친구도 예전에는 전단의 4석이었나 그런 쓸모없는 직책을 달고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그 남자가 이능개화전단의 4석이었다고?”

“뭐 그치들이 뭘 숨기고 있든 저희 입장에서는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레녹을 향해 고개를 휙 기울인 광대가 씩 웃었다·

“문제가 생긴다면 나중에 다시 토커퍼즈를 찾도록 하지요· 이번에는 일이 너무 바빠서 빅터도 토커퍼즈의 유흥시설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잖아요?”

“····”

“제가 다음에 날을 잡고 빅터를 위한 토커퍼즈 SS클래스 카지노 투어를 시켜드리겠습니다· 그때쯤이면 빅터도 이 도박의 재미에 흠뻑-”

“야!!”

그 순간 복도 저편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리고 광대의 모습이 펑 터져 사라졌다·

“빅터 그 새끼 여기 있어?”

“···프레이야·”

복도 저편에서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프레이야가 한 손에 와인잔을 든 채 서 있었다·

열 받은 표정으로 주변을 휙휙 둘러보던 그녀가 의심스러운 기색으로 이쪽으로 다가왔다·

“이 사기꾼 새끼 아까 분명 여기로 튄 것 같은데· 또 어디로 사라진 거야?”

“····”

“아 진짜 정신없어 죽겠네··· 갑판 쪽에서 말 거는 놈들도 다 짜증 나고·”

투덜대며 레녹의 옆쪽 창가에 기대선 프레이야가 와인을 홀짝이며 말했다·

“카바힘까지는 같이 가야 한다니까 내가 참아야지· 왕도 관광인지 견학인지 뭔 그딴 이벤트가 있다는 거야?”

광대가 토커퍼즈에서 멤버들을 소집한 이유는 다른 것 때문이 아니다·

토커퍼즈를 타고 이어지는 거대한 강줄기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면 카바힘 왕도 인근까지 직행으로 도착할 수 있기 때문·

카바힘은 외부인의 입국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관리하는 왕정국가이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관광수요가 상당하다·

그렇기에 모든 것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토커퍼즈에는 무려 크루즈를 타고 카바힘 왕도 근처를 왕복하는 투어코스가 있었던 것·

광대가 신디케이트 측과 거래하여 얻어낸 크루즈 선박이란 바로 이 일정을 포함한 배편을 가리키는 말이었던 것이다·

투어에 참여한 승객들은 왕도의 정해진 곳에만 숙박이 허락되며 왕도의 풍경을 잠깐 보고 돌아오는 것만이 허락되지만·

그럼에도 유흥도시를 찾는 손님들은 이 투어에 막대한 돈을 지불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갑판 아래서 흥겹게 떠들면서 담소를 나누는 손님들· 창문을 타고 나른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

와인을 홀짝이는 프레이야의 옆에서 창밖을 바라보던 레녹이 물었다·

“왕도 한복판에서 공연을 진행하는 건 여러모로 위험부담이 클 텐데·”

레녹이 시선을 돌렸다·

“그만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이번 작전에 참가한 이유가 뭐지?”

“와 뭐야?”

프레이야가 깔깔 웃었다·

“얼마나 관심이 없으면 이제서야 그런 게 궁금해진 건데· 뭐 잘못 먹었어?”

“····”

“뭐 설명하긴 복잡한데····”

대답하지 않는 레녹을 두고 남은 술을 모두 들이킨 프레이야가 말했다·

“일단 광대한테 진 빚도 있고· 나 음계술식을 사용해서 노래를 부르잖아·”

“노래의 문제인가?”

“내 입으로 말하기는 뭐하지만 유용한 축복을 여럿 걸어주지· 그래서 다들 필요 이상으로 귀찮게 굴거든·”

“····”

“나 성격이 나빠서 말이야· 평생 내가 재미있는 일만 하고 살고 싶거든·”

프레이야가 게슴츠레한 시선으로 창밖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머리를 휙 쓸어넘긴 프레이야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계속 공연하다 보면 노래하는 게 재미없어질 것 같아· 그래서 때려치우기 전에 다른 방법을 찾은 거지·”

“판데모니엄에 입단한 이유가 그것 때문인가·”

“왜 재미있잖아?”

프레이야가 웃었다·

“쓸데없이 귀찮게 굴고 구속하고 그러는거 난 딱 질색이거든· 차라리 이런게 훨씬 나아·”

“····”

“그걸 위해서라면 이렇게 잠깐 정도는 시간을 투자할 만하지·”

“거짓말이군·”

그 순간 프레이야의 등 뒤에서 무심한 남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머리카락이 쭈뼛 곤두선 프레이야가 그 자리에서 펄쩍 뛰었다·

“꺄아아아악!! 뭐 뭐야!!”

“체내 교감신경이 평소보다 활성화되어 있다·”

프레이야의 등 뒤에 서 있던 접합술주가 말했다·

“혈액과 호흡 맥박이 평소와는 다른 패턴으로 변하면서 스트레스의 증상을 암시하지· 감정적인 변화를 느끼고 있다는 증거군·”

“이 미친 새끼가 갑자기 나타나서 뭐라는거야!!!”

프레이야가 씩씩대며 술주의 정강이를 걷어찼지만 술주의 표정은 태연했다·

“음계술사의 성량은 대단하군· 순간적으로 경미한 고막손상이 있었다· 아니 단순히 이 몸의 청각이 약화되어 있는 것뿐인가?”

“무슨 헛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는데·”

혼자 고민에 잠긴 술주를 레녹이 돌아보았다·

“여기서 뭘 하는거냐?”

“주변을 좀 둘러보고 있었다·”

접합술주가 무심한 눈길로 크루즈를 둘러보며 말했다·

“우뇌를 적출한 지 너무 오래되어서 그런지 감응력이 너무 약하더군· 감각을 깨우기 위해 다른 인간을 관찰하고 있다·”

“····”

“다만 여기에는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케이스가 부족하군· 알코올이나 니코틴에 절여진 소체 따위는 평범한 살덩이에 불과해·”

술주가 레녹과 프레이야를 바라보며 눈빛을 번뜩였다·

“역시 복마전의 인간들이 그나마 내 흥미를 자극할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이 스토커 같은 새끼가 뭐라는 거야?”

“····”

첫 번째 관문에서 만났던 접합술주는 이런 성격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아니 하지만 특유의 분석하는 말투나 표정은 레녹이 기억하는 술주와 똑같기도 하다·

미묘하게 다르면서도 닮은듯한 그 모습은 접합술주의 우뇌만이 이곳에 존재하기 때문인 건가·

물론 레녹이 죽인 술주의 좌뇌는 본인의 육체까지 지니고 있었으니 그 이물감을 설명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아!!!! 너 너 누구인지 기억났다·”

그 순간 프레이야가 재밌는 게 떠올랐다는 얼굴로 술주를 향해 손가락질했다·

“그 뭐라고 들었는데···! 연맹의 접합인가 하는 그 자식이구나!!”

“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 모양이군·”

술주가 무심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하지만 중앙전선 바깥에서 통용된 내 정보는 제한된 부분이 많다· 애초에 연맹 정호신부에서 휘하 술주의 정보를 철저하게 관리-”

“첫 번째 관문에서 천번한테 X발렸다는 그놈이지?”

“····”

순간적으로 입을 다문 술주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프레이야를 향해 휙 돌아선 술주가 그녀를 깔아보며 입을 열었다·

“그 말에는 약간의 어폐가 있군· 우선 첫 번째 관문에서 패배했던 것은 내가 아니다·”

“뭐?”

“게다가 관문에 주둔하던 ‘나’ 역시 여러모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된 상황이었지· 생명권역의 보조를 받았다는 가정하에 출력의 버프를 감안해도 운용할 수 있었던 술식성능은 기존의 85% 정도· 대략 15% 정도의 페널티를 안고 천번과 싸워야 했던 상황이었다는 뜻이다·”

술주가 태연하게 말을 줄줄 읊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가정을 해보자면 당시 나는 미칼 젤리히의 우뇌를 내 육체에 접합하고 있었겠지· 그렇다면 접합술식의 과부하와 타인의 뇌반구를 접합하며 수반되는 거부반응으로 인해 전투수행능력이 대폭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천번처럼 강력한 마법사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치명적인 변수로서 작동했음이 분명한 바·”

“····”

“당시 있었던 교전 상황을 추론하자면 관문을 지키고 있던 내가 천번에게 선공을 걸었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 높은 확률로 천번이 본인의 좌뇌에게 기습을 거는 형태로 교전이 진행되고 전장이 확장되었을 테니 이와 같은 변수를 전반적으로 감안하면 해당 교전의 승패는 어디까지나-”

“이게 아까부터 자꾸 뭐라는 거야·”

프레이야가 차가운 비웃음을 날렸다·

“그래서 너 천번한테 졌어 안졌어?”

“····”

“중앙에서 네가 개발렸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뭘 자꾸 구질구질하게 변명을 하는거야· 안 쪽팔려?”

“조작술사·”

접합술주가 레녹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 여자· 지금 죽여도 되나?”

“꺄아아악!! 사람 살려!!”

벌컥!!

프레이야가 질세라 비명을 지르는 것과 동시에 옥상 뒤켠에서 문이 벌컥 열렸다·

소류가 황당한 표정으로 옥상 발코니에 서 있는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아까부터 거기서 셋이 뭘 하고 있는거지?”

“····”

“아무것도·”

두 사람의 헛소리를 말끔하게 무시하고 있던 레녹이 몸을 일으켜 세웠다·

접합술주가 당시 있었던 교전을 꽤나 비슷하게 추론해 냈다는 사실은 흥미롭지만 그가 결국 진실을 알 수 있을 리는 없었다·

다만 싸움의 결과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보였던 술주가 의외로 천번을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 정도가 유의할 만한가·

“준비는 끝났나?”

“그래· 회의 준비는 끝났다·”

소류가 그렇게 말하며 프레이야와 채프먼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도 들어와· 오늘 밤이 지나기 전에 이번 작전에 대해 마지막으로 설명하고 넘어갈 생각이니까·”

“네가 설명하지 않아도 그렇게 할 거였거든?”

“규모가 작은 조직답게 작전 편성을 조악하게 처리하는군· 연맹에서 이 사실을 알았다면-”

술주의 말을 무시한 소류가 등을 돌리고 프레이야가 신경질적으로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걸음을 옮겼다·

카바힘 왕도로 향하는 크루즈 선의 조종실·

복잡한 항해장치와 계기판이 자리한 넓은 공간에 판데모니엄의 멤버들이 모여 있었다·

광대와 레녹· 프레이야와 소류· 아그네타와 체비엔· 그리고 외부인으로 작전에 참여한 안타레스와 접합술주까지·

원래라면 우연히라도 절대 마주칠 일이 없던 여덞 명의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이 순간·

말없이 입을 다물고 침묵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이 거대한 공간이 가득 찬 듯 느껴진다·

“자 대충 모였으니까 바로 시작해 볼까요?”

마지막으로 도착한 광대가 히죽 웃으면서 계기판을 가리켰다·

“항해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 배는 대략 6시간 뒤 카바힘 왕도 후문 인근의 항구에 도착할 겁니다· 그러니 아마 지금이 작전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으로 모이는 순간이 되겠지요·”

“····”

“토커퍼즈에서는 하이레아의 도움을 받아 상황을 정리할 수 있었지만 아마 이제부터는 바깥과 연락하는 것도 당분간 어려워질 겁니다·”

하이레아의 브리핑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광대가 이번에는 직접 상황을 정리하고 있는 것인가·

양손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앞으로 걸어나온 광대가 어깨를 으쓱였다·

“이는 왕도 전역에 걸려 있는 도시 규모의 ‘축복’ 때문인데 이게 사실 저희처럼 뒤가 구린 사람에게는 굉장히 까다로운 물건이거든요·”

“정확하게 어떤 부분에서 까다롭다는 거지?”

“대충 설명하자면 특정한 맹세를 기아스로 건 기사에게 주어지는 아주 강력한 버프입니다· 여러 조건을 걸고 대상의 능력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려 주는 힘인데-”

귀찮은 표정을 지은 광대가 소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뭐 저보다 훨씬 잘 아는 사람이 있으니까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절대 입이 아파서 그런 건 아닙니다만·”

“왕도를 수호하는 기사의 맹세를 기아스로 삼아 부여받는 축복이다· 왕실에 충성하는 기사들에 한해 왕도 안에서만 적용되는 한정된 축복이지만 그만큼 엄청난 위력을 지녔지·”

소류가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스스럼없이 대답했다·

“극도로 단순하게 말하면 6레벨의 기사를 7레벨의 능력자에 버금가게 만들 만큼 강력한 힘이다· 사실상 왕도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이점이자 카바힘이 아직까지 왕정국가로 남아 있는 이유이기도 하지·”

“····”

“카바힘에는 왕실 직속으로 움직이는 열 개의 십정(十正) 기사단이 있는데 이들은 왕도에서 가장 강력한 축복을 부여받는 초인들이다· 기사단장들은 전원이 7레벨 이상의 능력자로 최상위 실력자들은 위계를 초월한 괴물들도 일부 포진해 있는데-”

차가운 표정으로 일행을 돌아본 소류가 말했다·

“돌려 말할 필요는 없겠지· 왕도 안에서 이들과 정면으로 맞붙는 것은 자살행위가 될 거다·”

“크크큭 추방당한 왕족 주제에 애향심이 남아 있기라도 한 모양이군····”

체비엔이 인형을 덜그럭거리며 비웃음을 흘렸다·

“여기 모인 이들 중 평범한 능력자는 한 명도 없건만 기사단의 전력을 필요이상으로 고평가하는 것이 아니냐····”

“단순하게 기사단 하나를 이쪽에서 상대하는 구조를 상정한다면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건 왕도의 환경과 구조를 감안하지 않은 지적이다·”

소류가 대답했다·

“왕도 전역의 시가지는 굉장히 정교하고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는데 이는 오직 기사단만이 도시 내부를 빠르게 이동하기 위한 설계의 결과지·”

“작전 도중 교전상황이 발생하면 여러 기사단에게 포위당하는 건 기정사실이라는 말이네·”

“철저하게 전투에 특화된 최정예 초인집단이 즐비한 나라의 수도에 잠입하는 작전이다· 머릿수를 맞추고 싸울 수 있는 상황은 작전 내내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그네타의 말에 소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쪽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정면승부는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증원이 오기 전에 모조리 처리해야 하겠지·”

“십정인지 십성이니 하는 기사단은 그렇다쳐도 가장 위험한 건 역시 ‘왕’ 쪽입니다·”

의자에 기대 앉은 광대가 껌의 포장지를 쭉 찢어 입에 물고 말했다·

“현재 카바힘을 통치하는 군주· 아론바이거 카바힘은 8레벨의 초인이면서 동시에 그 희귀하다는 이중계통 보유자거든요·”

“이중계통 보유자?”

자연스럽게 멤버들의 시선이 레녹에게 향했다·

조작계와 공간계·

특질계열 안에서도 극도로 난해한 두 계통을 동시에 다루는 술사는 판데모니엄에서도 단 한 명뿐이었기 때문·

“····”

“뭘 쳐다보는 거지?”

날카롭게 대꾸한 레녹이 가면을 고쳐 쓰면서 시선을 돌렸다·

“애초에 술식 쪽은 예외가 너무 많아 어느 쪽이든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군·”

“이중계통 보유자라는 말을 처음 들어봐· 마법사 중에서 가끔 발견되는 다중속성 보유자와는 또 다른 거야?”

“예· 다릅니다· 계통을 이중으로 가졌다는 건 말 그대로 각자 다른 위계를 이중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광대가 히죽 웃으며 손가락을 펴고 브이를 그렸다·

“그러니 당연히 사용하는 근원심상도 두 개· 사용하는 소우주나 자성영역도 두 개 아니겠습니까?”

“···잠깐 그건·”

“흔히들 ‘양면성의 재능’으로 부르는 힘인데 이게 진짜 작정하고 파고들면 굉장히 난해하면서도 귀찮은 능력이거든요·”

과장스레 한숨을 내쉰 광대가 웃었다·

“대부분은 자기 재능을 조절하지 못하고 이중인격자가 되거나 두 개로 나뉜 위계를 관리하지 못해 저위계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합니다만 이 친구는 좀 많이 다릅니다·”

“8레벨의 초인이라면 이미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스스로 성취를 쌓아올렸다는 뜻이지·”

접합술주가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최상의 경우 8레벨의 영역이나 소우주를 두개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연맹에서는 판단하고 있었다·”

“야 패배자· 미쳤어? 그건 애초에 최상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이잖아·”

“어쨌든 이 양면성의 재능이라는 게 어지간히 귀찮은 힘이 아니라서 이번에는 제가 힘을 좀 쓸 생각입니다·”

의자에 거꾸로 걸터앉은 광대가 시선을 기울였다·

“아론바이거의 성정을 생각하면 우리가 왕도에 진입하자마자 이쪽을 ‘들여다보려’ 할 텐데 그 부분은 그냥 처음부터 제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지요·”

“환술을 사용해 군주의 눈을 속일 생각이군·”

레녹이 물었다·

“8레벨의 초인을 상대로 가능하리라 생각하나?”

“양면성의 재능 보유자라고 해서 두 눈을 모두 속일 필요는 없거든요· 한쪽 눈만 가리고 나면 다른 한쪽으로는 그것이 비밀인지 진실인지 어떻게 알아보겠습니까?”

광대가 손을 세로로 들고 얼굴 반쪽을 가리며 씩 웃었다·

“그 잠깐의 혼동 정도면 트리거로 충분합니다· 설명해 봤자 굉장히 난해한 이야기가 될 테니 일단 저만 믿고 가시지요·”

“····”

당연하지만 광대의 호언장담을 이 자리에서 신뢰하는 멤버는 아무도 없었다·

생각에 잠긴 멤버들을 바라보던 광대가 기지개를 켜며 의자에서 일어섰다·

“기본적인 목표와 방향성만 정리하고 세세한 과정은 현장에서 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왕도에 진입하기 전에 각자의 역할부터 정리해 볼까요?”

“목표? 무슨 목표를 말하는 건데·”

머리칼을 빗으로 정리하던 프레이야가 반문했다·

“왕도 지하의 문을 공략하니 뭐니 하던게 목표가 아니었어?”

“단순히 문을 열고 공략하는 것만이 이번 일의 끝은 아니니까요·”

조종실을 등진 채 멤버들을 돌아본 광대가 히죽 웃었다·

“카바힘 왕도 지하에는 ‘죽은 신’이 잠들어 있어요·”

“···뭐?”

“그건 결말의 잔재이자 그 자체로 ‘소원’을 들어주는 별똥별이며 현재 카바힘이라는 나라를 지탱하는 동력이기도 합니다·”

광대가 말했다·

“우리의 목표는 왕도 지하의 [문]을 열고 그 안에 들어가서 ‘죽은 신’을 훔쳐 나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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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Medicine-eating wizard
Score 9
Status: Ongoing Type: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World”, a game that boasts extreme freedom. In “ver.3.0”, I decided to put everything to increase the magic talent! All stats are all about magic! Instead of enhancing the character’s magic talent, took a huge amount of demerit characteristics. But, it doesn’t matter. I will create the greatest Wizard character, even if the character looks like a corpse. But…. What is this? I became that character– a character with genius talent, but can’t pass a day alive without taking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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