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g-Eating Genius Mage Chapter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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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1화

쇼다운(12)

“상태는 좀 어때?”

“무슨 상태를 말하는 거지?”

“접합술주 아베스타 채프먼· 내가 직접 그 정신을 좀 만졌거든·”

토커퍼즈 경매장 로비 지하· 제대로 된 길도 나 있지 않은 어두운 땅굴·

앞서 걷는 마스터마인드의 말에 술주의 표정이 꿈틀거렸다·

아오슈 스페로는 그러한 술주의 반응을 신경 쓰지 않고 말했다·

“특질계 술사라 그런지 뇌의 구조가 평범한 인간과는 완전히 다르더라· 신경세포의 개수가 현생인류보다 훨씬 높아서 육체와 동조하는 데 애를 먹었지·”

“····”

“척수와 우뇌를 연결하고 중추신경계와 결속시키는 과정에서 반발이 너무 심해서 폐인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생각했거든····”

진행자였던 노신사의 몸을 빌린 스페로가 고개를 휙 꺾어 술주를 돌아보았다·

우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목이 반쯤 돌아간다·

노인의 코 아래로 코피가 흘러내렸지만 스페로는 신경 쓰지 않고 웃었다·

“깨어나지 않으면 꼭 그 뇌를 내가 먹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네· 애초에 그걸 조건으로 도와준 거였는데·”

“····”

마스터마인드가 접합술주의 정신조정에 협조한 이유가 애초에 술주의 우뇌에 흥미가 있었기 때문인가·

평범하게 의사소통이 되는 듯하면서도 여전히 그 언행은 소름이 끼치는 면모가 있다·

광대나 접합술주와는 다른 방식으로 뒤틀린 심성과 광기·

“초능력자· 딱히 네가 아쉬워할 만한 일은 아니었을 텐데·”

하지만 채프먼은 그런 스페로의 말에도 태연하게 답했다·

“어떤 경우에도 내가 깨어나지 못할 경우의 수는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래?”

“뇌간의 접합을 끊고 우뇌를 적출한 시점에서 나의 자아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검증이 끝났지·”

접합술주가 무심한 어조로 말했다·

“신체기능이 살아 있다는 전제하에 나의 인지능력은 언제나 편향적으로 존재하며 끝없는 확증을 통해 스스로를 정의하려 한다·”

“미안한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어·”

“이는 나의 영혼과 심상이 접합이라는 기원을 통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지·”

고개를 갸웃거린 광대를 무시하고 술주가 당연하다는 듯 레녹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처음부터 나뉘어진 것을 전제하여 인식하고 있기에 ‘나’는 나눠진 뒤에도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거다· 그쪽은 이해하겠지?”

“자기 뇌를 둘로 쪼개는 정신병자를 내가 왜 이해해야 하지?”

“···왼쪽의 실험은 실패로 끝났지만 오른쪽은 아직 여기에 남아 있으니·”

단호하게 이해를 거부하는 레녹의 반응에도 술주가 담담하게 왼손을 들어올렸다·

왼손을 들어 물끄러미 바라본 술주가 손가락을 하나씩 접으며 말했다·

“내가 그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면 언젠가 반드시 이 육신을 통제해 냈을 거다· 빚을 졌다고 생각되지는 않는군·”

“····”

술주의 우뇌와 연결된 것은 마약왕의 좌반신·

우반신을 조종하는 것은 마약왕의 연금술로 만들어진 인공물이겠지·

그렇다면 접합술주가 자신이라 인식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왼쪽의 신체기관 뿐인가·

술주 본인이 술식성능의 절반조차 나오지 않는다면서 불만을 표한 이유가 어렴풋이 납득이 간다·

“고위 술사답지 않게 정신력이 강하네· 살아야 하는 이유를 어디서든 찾는 타입이라 해야 하나?”

아오슈 스페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단순히 맹목적으로 목표에 집착하는 것과는 많이 달라· 이런 경우는 집행관 중에서도 마이야 누님을 제외하면 거의 없었는데·”

“마이야? 마이야 렌슬릿?”

휘파람을 불며 고개를 흔들던 광대가 처음으로 반응했다·

“설마 지금 행방불명된 그 집행관을 말하는 겁니까?”

“···뭐?”

스페로가 고개를 휙 돌렸다·

노인의 목에서 나는 소리가 더욱 커졌지만 그는 목을 거의 반대 방향으로 꺾어 광대를 바라보았다·

“누님이 지금 어떻게 되어 있다고 한 거지?”

“···흐음·”

순간 스페로를 바라보는 광대의 눈이 가늘게 변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레녹조차 순간적으로 놓칠뻔한 희미한 감정의 변화·

하지만 광대는 순식간에 자신의 표정을 정리하고 웃는 낯으로 말했다·

“뭐 저도 제대로 아는 건 아닙니다만· 듣기로는 최근에 위험한 일을 하나 맡았다가 크게 실패했다고 하더군요·”

“무슨 무슨 작전·”

“흠 글쎄요··· 사천사화마경이었던가 아마 저희 쪽 작전은 아니었던 같습니다만·”

광대가 휘파람을 불며 딴청을 피웠다·

“잘 기억은 안 나는군요· 교단이 빼돌리고 있었다는 8사도의 사체를 보고 나면 생각이 날 것 같기도 하고····”

“····”

그 와중에도 스페로를 낚아 입맛대로 휘둘러보려 하는 건가·

광대의 괴악한 대답에 레녹이 내심 고개를 저으면서도 생각에 잠겼다·

마이야 렌슬릿· 판데모니엄의 멤버이자 기계도시 최고의 집행관이었던 육체능력자·

아나테마의 신전에서 만났을 때만 하더라도 건재했던 집행관이 마경에서 실종되었다는 말인가·

일대일 교전능력과 전투기예의 측면에서는 레녹이 까다롭게 느낄 만큼 초월적인 테크니션이다·

집행관 출신인 만큼 어디서든 제 몸 하나는 건사해 낼 실력과 지식을 갖추었을 텐데·

그런 그녀가 사천사화마경까지 진입했다가 행방불명이 되어버렸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저쪽이군·”

섬뜩한 기세로 입을 다문 스페로의 뒤에서 술주가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피 냄새가 난다·”

휘오오오!!!

경매장 지하 아래쪽으로 길게 나 있는 땅굴·

찌그러져 망가진 컨테이너와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시체가 여럿 쌓여 있는 지하·

사방에 널브러진 시체 위에 지팡이를 짚고 서 있던 레이몬드가 시선을 돌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를 흠뻑 뒤집어쓴 그가 레녹을 보며 미소지었다·

“아 기다리고 있었네·”

“····”

대답하지 않는 레녹의 반응에 레이몬드가 뒤늦게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런 모습이라 미안하군· 급하게 연락을 받고 내려와 교단의 사제들을 처리하던 와중이라 말일세·”

“교단원을 직접 추적하고 있던 건가?”

“VIP가 직접 전해준 정보였지· 상황이 급박한지라 내가 직접 움직일 수밖에 없었어·”

우드득!!

레이몬드가 절뚝이며 걸음을 돌리자 그의 발아래 쓰러진 사제의 머리가 가볍게 짓뭉개졌다·

인간의 머리를 제대로 돌아보지도 않고 순수한 염동력만으로 으깨버리는 힘·

“금기병장의 회수를 돕지 못한 것은 미안하게 됐군· 대신 스페로 님께 상황 정리를 부탁드렸는데 일은 잘 해결됐나?”

“····”

레이몬드는 레녹과 게임을 끝난 직후 여기로 내려와 교단의 사제들을 추살하고 있던 듯했다·

아오슈 스페로가 느닷없이 경매장에 나타나 소란을 정리했던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었나·

전신에 피를 뒤집어쓴 염동력자를 보고 있자니 게임의 결과에 대해 추궁할 생각도 들지 않았다·

“교단의 사제들이 여기 남아 있던 건 캄로달의 사체를 빼돌리기 위해서였을 텐데·”

레녹이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시신은 어디에 있지? 설마 놓쳐 버린 건가?”

“아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걸세·”

레이몬드가 쓴웃음을 지으며 시선을 돌렸다·

“지금 막 돌아오고 있을 테니까·”

쿠웅!!

그 순간 지하창고 저 멀리서 가드레일이 움직이며 창고가 크게 진동했다·

아주 거대하고 무거운 무언가가 진동하며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오는 듯한 충격·

진동이 점차 커지면서 일행이 서 있는 지면을 크게 흔들고 비스듬히 기운 그 순간·

콰아아앙!!!

창고 벽을 깨부순 무언가가 그 너머에서 안광을 흩뿌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후욱 후욱···!!]

거세게 숨을 몰아쉬며 충혈된 눈으로 지상을 내려다보는 바위거인·

단단한 바위갑주 사이로 징그러운 촉수가 꿈틀거리면서 격렬하게 발작한다·

끊어진 레일과 와이어를 주렁주렁 매단 채 천천히 다가오는 거인의 모습·

“이런 그 친구들 생각보다 많이 여유가 없었나 보네요·”

바위거인의 정체를 깨달은 광대가 낄낄 웃었다·

“설마 했는데 이렇게 거추장스러운 껍데기를 통째로 빼돌리려 했던 겁니까?”

“귀도 교단 제8사도 캄로달의 시체·”

레이몬드가 힐끗 광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가 이번 전투에서 사용했던 ‘인형’일세·”

“····”

아나테마의 능력을 빌린 바위갑주· 그 안에서 흘러나온 징그러운 촉수 덩어리·

레녹과의 마지막 결전에서 캄로달의 인형은 결국 전장을 탈출하지 못했던 것인가·

“현장에 다른 시체나 흔적은 없었습니까?”

“교단 사제들의 시체는 있었지만 사도로 추정되는 유해는 이것뿐이었지·”

쿵!! 쿵!!

전신에서 흉험한 마력을 흩뿌리며 맥동하는 사도의 모습·

일행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 바위거인이 광대를 보고 안광을 번뜩인 그 순간·

캄로달의 사체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쿠우우웅!!!

충격으로 풍압이 발생하며 거센 바람이 불어닥친다·

[틀렸어· 움직이는 건 이 정도가 한계야·]

바위거인의 머리 안쪽에서 평탄한 목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내 능력으로 이 이상 뇌를 자극하면 남아있는 부위도 완전히 망가져 버리겠어·]

“····”

“마키나 음지에 생각 이상으로 강력한 초인들이 은거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건 기대 이상이군·”

침묵하는 레녹의 옆에서 접합술주가 무심한 표정으로 물었다·

“정신계 초능력을 극한까지 이용하면 죽은 사도의 뇌마저도 조종할 수 있는 건가·”

[신디케이트 측에서 이 사체의 기억추출을 부탁해 왔거든·]

아오슈 스페로가 담담하게 말했다·

[나도 사도의 뇌가 무슨 맛일지 궁금해서 동의했고·]

“재밌군요· 이건 말이 인형이지 화신체를 흉내 낸 살아 있는 그릇입니다·”

광대가 흥미로운 듯 미소지었다·

“아무리 강력한 선천이능자라고 해도 맨정신으로 손댈 만한 물건은 아닙니다만· 잘못하면 교단의 노예가 될지도 모른다고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전투의 마지막에서 레녹과 서로 금기병장을 맞댄 캄로달의 인형·

광대의 자폭 안에서 금기병장의 힘에 고스란히 노출된 그 육체는 이미 생명이 끊어진 상황·

하지만 그럼에도 아오슈 스페로는 이미 죽은 사체의 정신을 조작해 육체까지 움직이고 있다·

사이코메트리라는 초능력이 단순히 정신을 넘어 육신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

“자네들이 오기 전에 이미 사체의 상태 점검을 마쳤네·”

지팡이를 짚고 돌아선 레이몬드가 다가오는 사체를 보며 말했다·

“사체의 외피는 내가 본 그 어떤 괴물이나 마물의 것보다도 단단해· 하나 체내 신체기관 대부분은 ‘소실’되어 있더군·”

“····”

광대가 레녹을 보며 히죽 웃고 레녹이 그 시선을 무시했다·

두 사람의 반응을 눈치채지 못한 레이몬드의 시선이 깊게 가라앉았다·

“체내 신체기관을 지정해 소멸시킬 정도로 초월적인 술식· 혹은 개념을 다루는 힘에 정면으로 휩쓸린 게야·”

“신경계가 완전히 죽은 뒤에도 육신에 개입할 수 있다는 건가· 흥미롭군·”

눈을 빛낸 접합술주가 수술복 주머니에서 장갑을 꺼내 들며 걸음을 옮겼다·

무릎을 꿇고 주저앉은 너덜너덜한 바위거인의 거체·

그 사이로 튀어나온 기괴한 촉수들을 바라본 술주가 메스를 꺼내 들었다·

“괜찮다면 잠깐 그 몸을 해부해 봐도 되겠나? 이 촉수의 세포조직을 확인해 보겠다·”

촤악-!

대답을 듣기도 전에 술주가 튀어나온 촉수 끝을 메스로 절개했다·

얼굴에 튀는 체액을 무시하고 절개한 촉수 끝단을 들어 올려 내부를 살핀다·

“내 연체마물문 다족강에 대한 지식이라면 사체를 해부하는 것만으로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지·”

철퍽·

소독도 하지 않은 메스로 촉수를 쓱쓱 잘라내고 그 안의 세포를 추출해 입에 털어 넣는다·

“일반적으로는 말단부위에 주요신경과 감각기관이 몰려 있다· 가장 많은 정보가 몰려 있는 부위는 아마-”

“구에엑·”

“····”

구역질하는 척 혀를 문 광대와 경멸 어린 시선을 던지는 레녹의 모습·

경악한 표정으로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레이몬드가 뒤늦게 말을 더듬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스페로 님께서 8사도의 기원에 대해 어느 정도 결론을 내린 상황일세·”

“무슨 결론을 말하는 거지?”

[캄로달이라는 사도의 인형· 내 능력과 일부 호환되면서도 기억 같은 정신적인 부분은 거의 읽히지 않아·]

사체 안에서 스페로가 말했다·

[계통이 달랐다면 이 사체를 내가 움직일 수도 없었겠지· 반대로 같았다면 뇌를 먹고 기억을 읽었어야 해·]

“····”

순간 레녹이 대답하지 않고 팔짱을 꼈다·

마스터마인드가 하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면서도 그 이유는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

“캄로달의 사도술식이··· 네 선천이능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는 말인가?”

[그보다 훨씬 더 가까운 수준이지·]

아오슈 스페로가 말했다·

[8사도의 사도술식은 단순한 술식이 아니야· 따지자면 오히려 초능력에 가까워·]

“····”

[캄로달이라는 이 문어· 사도가 되기 전에는 아주 강력한 초능력자 출신이었을지도·]

8사도의 사도술식 캄로달의 인형·

인신공양을 대가로 자아를 쪼개 분신이자 인형으로 삼는 그의 술식이 초능력과 유사한 작동원리를 갖고 있단 말인가·

하지만 레녹은 확신 어린 스페로의 말을 듣고도 한동안 대답하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

그것을 상정했을 경우 캄로달에 대해 말이 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았기 때문·

“글쎄요· 저로서는 귀여운 문어괴물의 비밀보다 그 친구의 기억에 더 흥미가 있습니다만·”

감정을 읽을 수 없는 미소와 함께 고개를 기울인 광대가 말했다·

“기억을 읽을 수 없다는 건 아쉽게 됐군요· 이러면 교단이 움직인 동기에 대해서는 다른 방식으로 알아볼 수밖에 없겠어요·”

“교단이 개입한 이유에 대해 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가?”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교단에서 왕도의 [문]을 노릴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레녹의 말에 광대가 느긋하게 대답했다·

“그들은 이미 [문]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통로를 여럿 보유하고 있으니까요· 애초에 성전이 일어났던 이유가 그것 때문 아닙니까·”

“····”

무언가 성전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사실을 지나가듯이 전해 들은 것 같다·

하지만 광대는 자신이 한 말에는 아무런 감흥도 없는 듯 턱을 괸 채 고민했다·

“교단의 최고위 사도가 둘이나 움직일 만큼 [문]을 신경 쓰는 이유· 괜히 지나쳤다가 뒤통수를 맞고 싶지는 않거든요· 빅터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으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군·”

그 순간 접합술주가 시선을 돌렸다·

그의 입 안에서 꿈틀대며 씹히는 촉수를 본 광대가 웃었다·

“채프먼· 저도 맛이 좀 궁금하긴 합니다만 그건 먹어도 되는 식재료가 아니에요· 죽고 싶어서 작정을 한 겁니까?”

“해부해 본 결과 사도의 체내 구조는 내가 아는 연체마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촉수를 으적으적 씹으면서 일어난 술주가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런 종류의 마물은 인간보다 훨씬 더 많은 감각기(感覺器)를 가진데다 정보를 송신하고 기억하는 방식도 완전히 다르지·”

으지직!

물고 있던 촉수를 부욱 뜯어서 들어 올린 술주가 말했다·

“연체마물은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 정보를 인지하고 기억하기에 그들에게는 이런 말단부위가 입이자 귀나 다름없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겠나?”

“촉수근육의 움직임을 재현해서 사체의 기억을 읽어낼 수 있다는 건가?”

“정확하군·”

푸욱!!

메스를 쥐고 촉수에 꽂아 넣은 술주가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감각계와 운동계를 거친 명령신호를 재현해 과거에 했던 행동을 반복한다· 물론 이 촉수가 막 태어난 시점의 기억이 한계겠지만-”

술주가 힐끗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이야말로 이 촉수가 만들어진 목적을 부여받는 순간의 기억이겠지· 그렇지 않나?”

[-아 아아아]

파르르르-

그 순간 바닥에 널브러진 촉수가 격렬하게 진동하면서 발작하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을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것처럼 진동 자체가 패턴화되며 언어의 형태로 변하고·

이윽고 느릿하게 말을 토해냈다·

[·다았찾 을[문] 는 있 에하지 도왕 힘바카]

“거꾸로 말하는군요· 채프먼이 촉수의 기억을 거꾸로 재현하고 있기 때문인 듯합니다·”

즉시 그 위화감의 정체를 알아차린 광대가 눈을 빛냈다·

“제가 환술로 그 순서를 바꿔드리지요·”

광대가 손가락을 까닥인 순간 촉수의 전언이 순식간에 뒤집혀 들려오기 시작했다·

[카바힘 왕도 지하에 있는 [문]을 찾았다·]

“····”

촉수 근육의 진동을 통해 소리로 변환되는 무거운 중저음의 목소리·

레녹은 그것이 이 인형을 만든 캄로달 본인의 전성임을 깨달았다·

[내곽항로의 정보에 따르면 현재 판데모니엄의 전력이 토커퍼즈에 집결하고 있으니·]

[극서지부의 전력을 움직여 시간을 끌고 본 화신체가 개입할 수 있게 준비하라·]

“아무래도 이쪽의 작전정보가 일부 새어나간 모양이군요·”

광대가 실실 웃으면서 시선을 돌렸다·

“서대륙 내곽항로의 관측 데이터를 훔친 모양인데 그것만으로 [문]에 대해 알 수 있었을까요?”

“단순한 추측에 불과했다면 한 자릿수 사도가 전장에 투입되는 일은 없었겠지·”

레녹이 가면 너머로 안광을 번뜩였다·

“무언가 그 이상의 강력한 동기가 있었다는 정황은 확실해 보이는군·”

“그러지 않아도 이게 마지막이다·”

술주가 무심한 표정으로 메스를 꽂아 넣고 돌려세웠다·

“이 인형이 만들어진 순간 사도 본인이 직접 지정해 준 목표·”

[왕도 지하에 위치한 [문]을 열고 개문(開門)의 기적을 본단에 바칠 것이니-]

캄로달의 느릿한 전성이 어두운 땅굴 위로 나직하게 울려 퍼졌다·

[이는 교단 제 1사도의 봉인을 풀기 위한 첫 번째 안배이자 초석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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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Medicine-eating wizard
Score 9
Status: Ongoing Type: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World”, a game that boasts extreme freedom. In “ver.3.0”, I decided to put everything to increase the magic talent! All stats are all about magic! Instead of enhancing the character’s magic talent, took a huge amount of demerit characteristics. But, it doesn’t matter. I will create the greatest Wizard character, even if the character looks like a corpse. But…. What is this? I became that character– a character with genius talent, but can’t pass a day alive without taking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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