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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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16화

616. <지리산> 시사회 1

성수동 놀이터.

이진실 아버지인 이석형 대표의 귀에다 대고 그의 치명적인 비밀 하나를 털어놓았다.

“그쪽. 학원 연습생이랑 불륜 저지르고 있는 거 오늘 기사로 내보내 드릴까요?”

이석형 대표에 관한 탈세 사건이 기사로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자기 학원 연습생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기사가 난다.

그리고 그 일로 안미현 PD와 이혼까지 하게 된다.

난 바로 그 사실을 뒤쪽에 있는 그의 딸 이진실과 안미현 PD가 듣지 못하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석형 대표의 얼굴이 하얗게 변하더니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니가······ 그걸······ 어떻게······?”

난 무릎을 굽혀 조용히 속삭였다.

“그러니까 그쪽 딸 이달 내로 전학시키십쇼. 그리고 다시는 나라 앞에 얼굴 보이지 마시고요. 만약 둘 중 하나라도 어기면 그땐 그 기사를 바로 터트릴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성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협박을 가했다.

그때 이진실과 안미현 PD가 무슨 일이냐며 다가온다.

“아빠!”

“여보! 왜? 왜 그래?”

이석형 대표는 다가온 두 사람의 말이 들리지 않는지 앉은 채로 손을 싹싹 빌기 시작했다.

“저 정 실장. 그것만은······ 말하지 마.”

갑작스럽게 돌변한 이석형 대표의 행동에 이진실과 안미현 PD가 고개를 갸웃한다.

“아빠! 왜? 무슨 일인데?”

“여보. 왜 그래? 이 인간이 무슨 소리를 했는데 그래?”

이석형 대표가 뒤를 돌아보며 빽 하고 소리를 지른다.

“다들 입 안 닥쳐?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다 끝장이라고!”

말을 마친 이석형 대표가 날 다시 쳐다본다.

난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시키는 대로만 하세요. 그러면 제 입에서 그 이야기가 튀어나오는 일은 없을 겁니다.”

어차피 그 연습생들 역시도 이석형 대표의 돈을 노리고 만나는 사이였기에 굳이 내가 먼저 나서서 언론에 제보할 생각은 없었다.

이석형 대표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아 알았어. 갈게. 가면 되잖아. 지금 바로 갈게.”

말을 마친 이석형 대표가 벌떡 일어나더니 아내와 딸의 손을 잡는다.

“빠 빨리 돌아가서 사태 수습이나 하자. 변호사 만나고······.”

순간 안미현 PD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내게 묻는다.

“정 실장. 너 우리 남편한테 무슨 이야기를 한 거야?”

이석형 대표는 안미현 PD와 이진실의 손을 잡아당긴다.

“아 그만하고 가자니까!”

“여보 왜 그러는지 이야기를 해줘야지!”

“닥치고 따라오래도! 가 가서 이야기해 줄게.”

“우리 진실이가 FIVE 엔젤스에서 쫓겨났는데 이대로 물러나자고?”

“그 정도면 다행이라니까! 진실이 인생마저 바닥으로 떨굴래?”

이석형 대표는 빨리 이 자리를 뜨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이 자리를 벗어난 다음 내게 들은 말을 적당히 바꿔서 이야기해 줄 생각인가 보다.

안미현 PD는 남편이 발악하자 결국 어쩔 수 없이 씩씩대며 몸을 돌린다.

“가자 진실아!”

“어 엄마? 이대로 가?”

“아빠 말대로 해.”

“엄마. 그러면 나는? 나는 이대로 끝이야?”

“아빠 말 못 들었어? 그 정도면 다행이라잖아. 그리고 엄마랑 아빠 문제도 심각해. 그니까 네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

“엄마!”

“잔말 말고 따라와!”

안미현 PD 역시 몸을 돌리고 이진실을 끌어당긴다.

믿었던 부모가 도망치듯 빠져나가자 그제야 이진실도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부모가 와서 잠깐 의기양양해졌던 이진실은 급속도로 의기소침해졌다.

이후 이진실은 꼬리뼈를 잡고 엉금엉금하는 펭귄처럼 걸으며 엄마의 손에 이끌려 놀이터를 빠져나간다.

“엄마. 나 꼬리뼈 아파. 살살 걸어.”

“빨리 와!”

“아 아야······ 아프다고!”

난 이진실의 가족들이 다 같이 사라지는 걸 본 순간 다이어리를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2.2]

[날짜 : 2022년 12월 12일]

-PM 05:00 <일정 삭제>

(삭제된 일정 : 성나라 사망 강북 칠성 병원 장례식장 2호실. (기타 : FIVE 엔젤스의 리더였던 이진실과 일행들의 괴롭힘에 의한 자살 추정.))

드디어 성나라가 죽는다는 일정이 사라졌다.

그 순간 가슴이 벅차오르기 시작했다.

회귀 전 갑자기 생의 의지를 놓아버린 성나라의 생명을 구했기 때문이다.

“정 실장님.”

어느새 김찬성 변호사가 성나라를 데리고 다가왔다.

성나라의 눈가엔 눈물이 살짝 맺혀 있다.

조금 전 거리가 떨어져 있었지만 이진실의 부모가 말한 이야기를 들은 모양이다.

난 걱정이 된 나머지 급히 성나라를 향해 말했다.

“나라야. 저 인간들이 아까 이야기 한 건······.”

순간 성나라가 고개를 젓는다.

“아뇨. 아무것도 안 들렸어요.”

부모가 없는 X이란 말이 안 들렸을 리 없다.

그런데 그녀는 듣지 못했다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나 나 역시 어릴 때 들었던 그 말이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알기에 성나라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나라야. 내가 너에게 부모는 못 되어 주겠지만 삼촌은 되어 줄 수 있어. 그러니까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기죽지 말고 오늘 같은 일 생기면 꼭 이야기해. 알았지? 혼자 끙끙 속으로 삭이지 말고. 응?”

김찬성 변호사 역시 내 말을 거든다.

“그래. 나라야. 난 변호사 삼촌 해줄게. 그리고 꼭 성공해서 저것들이 배 아파 죽을 만큼 행복하게 살자. 응?”

순간 성나라의 눈가에 맺힌 맑은 물방울이 볼을 타고 내린다.

마치 힘들었던 순간을 씻어내듯 말이다.

“네······ 삼촌들. 그리고 오늘······ 고마워요.”

난 울고 있는 그녀에게 손수건을 내밀었다.

“그래. 그러면 삼촌이 된 축하의 뜻으로다가 오늘은 내가 치킨 쏜다! 1인 1닭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동생들도 전부 다!”

김찬성 변호사가 곁에서 말한다.

“치즈볼도 추가하셔야죠.”

그래 치킨에는 치즈볼이지.

“변호사님도 치킨 좀 드실 줄 아시는데요?”

“제가 좀 먹을 줄 압니다.”

김찬성 변호사가 너스레를 떨자 눈물을 닦은 성나라가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그러면 콜라는 제로 콜라로 시킬까요? 칼로리가 좀 많은 거 같은데······.”

“무슨 소리! 오늘 하루는 양심을 좀 내려놓고 먹자. 그냥 콜라 먹어!”

오늘만은 다이어트도 잊고 먹자고 하자 성나라가 방긋 웃는다.

“네~”

그렇게 우린 놀이터에서 치킨 주문을 해놓고선 성나라의 집으로 향했다.

이후 성나라는 전속 계약 해지서에 사인을 하고서 프리가 되었다.

그리고 이젠 I.O.A를 준비하는 오디션 준비생으로 바뀌었다.

다시금 처음부터 시작하게 되었지만 그녀의 어깨는 훨씬 가벼워져 보였다.

에브리데이에 기록되어 있던 또 하나의 비극은 그렇게 사라졌다.

고맙다 에브리데이.

네 덕에 내 인생에 행복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 * *

어젯밤.

성나라의 집을 나오기 전 이수찬에게 전화를 걸어 리버스 엔터 쪽 안무가와 보컬 트레이너에게. 성나라를 봐달라고 부탁했다.

박선녀와 방선우는 <프로젝트 I.O.A>의 심사 위원으로 나갈 예정이었기에 오디션 전에 성나라와 만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밤늦게 SBC의 안미현 PD가 대기 발령 당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김찬성 변호사는 헤어지기 직전에 이진실을 비롯한 폭력 가해자들 모두 전학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덕분에 성나라는 이제 학교에서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다음 날 아침.

밤늦게 치킨과 치즈볼을 먹은 탓인지 속이 더부룩해서 일찍 깨어났다.

새벽 6시인데 잠이 다시 올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난 아침밥을 하는 정인지 아주머니를 도울까 하고 1층으로 향했다.

1층 현관문을 열자 거실에 누워있던 럭키와 미미가 고개를 든다.

백설기와 인절미의 어미인 두 마리는 목에 꽃 모양 넥카라를 두르고 있다.

두 마리가 날 알아보고 소리를 낸다.

“왕왕!”

“냐아옹~”

두 마리는 피부염 치료 때문에 한동안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어젯밤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그리고 그 두 마리 앞에 유진이가 파자마를 입고 쪼그려 앉은 채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어? 유진아. 일찍 일어났네?”

유진이가 고개를 돌린다.

“네. 근데 어제 나라는 어떻게 되었어요?”

성나라에 대하여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해줬기에 걱정하는 눈치였다.

“잘 해결했어. 그리고 걔들도 혼내줬고.”

“진짜~ 다행이다~”

유진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내게 묻는다.

“오빠 걔들은 부모님이 안 계신 친구한테 더 잘해주지는 못할망정 대체 왜 그랬대요?”

“글쎄다.”

“너무하다······ 진짜······.”

그 말을 마친 유진이가 럭키와 미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뜬금없는 질문을 한다.

“근데요 오빠. 전······ 잘하고 있는 걸까요?”

“응? 뭐가?”

“우리 미소 키우는 거요. 언니랑 형부가 살아 있었으면 저보다 훨씬 더 잘해줬을 것 같아서요.”

모든 가족이 함께 살던 시절의 애완동물을 오래간만에 만나니 먼저 간 가족들의 생각이 다시 떠오른 모양이다.

게다가 부모가 없다고 괴롭힘을 당한 성나라의 이야기를 듣자 더더욱 불안해진 모양이다.

최근 유진이는 <화란전>의 지방 촬영 때문에 미소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다 보니 미소에게 신경을 써주지 못한 것에 걱정하고 있었다.

연기 생활을 시작한 것도 미소를 잘 키우기 위해서인데 주객전도된 것 같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난 딱 잘라 대답했다.

“유진아. 너만큼 미소를 아끼고 사랑할 사람은 이 세상에 없어. 그러니까 부족한 걸 찾지 말고 있는 것에 감사하면서 살자. 응?”

나 역시 부모님은 없지만 부모님을 대신해 날 사랑하고 아껴주는 미카엘라 수녀님이 계신다.

그러나 회귀 전에는 존재하지 않는 부모님에 대해 갈구하다 고통을 받았다.

그랬기에 난 회귀한 이후 그런 미련을 버렸다.

없는 것을 갈구하게 되는 순간 가슴에 생긴 구멍은 점점 커져만 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소에게 부모가 없긴 왜 없어! 네가 엄마고 아빠인데!”

그제야 유진이의 얼굴이 펴진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오빠.”

“고맙긴 뭘. 당연한 소리를 하는 건데.”

유진이가 날 향해 눈웃음을 짓는다.

환해진 얼굴을 보니 나 역시 절로 웃음이 나온다.

그때였다.

벌컥.

1층 현관문이 열리더니 미소가 현관 입구에서 말한다.

“엄마! 럭키랑 미미 밥 줘야 해! 선생님이 애들 털 옷 다 벗겨진 거 나으려면 잘 먹어야 한댔어!”

유진이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미소에게 말한다.

“내가 벌써 줬어.”

“진짜야? 어? 삼촌도 있었네? 유노 삼촌 안녕히 주무셨어요~”

미소가 배꼽 인사를 한 뒤 신발을 벗고 조르르 달려온다.

그리고는 우리 둘 사이에 끼여 아침햇살 같은 미소를 머금고 말한다.

“힛. 엄마 유노 삼촌! 럭키랑 미미 가족이랑 우리 가족이 전부 다 모여 있으니까 너무 좋아!”

난 그것 보라며 유진이와 시선을 맞췄다.

“봐봐? 미소는 부족한 게 없다잖아.”

유진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네. 오빠 말이 맞아요. 그리고 늘 고마워요. 제 곁에 있어 줘서······ 그리고 제 매니저가 되어줘서요.”

난 말없이 씨익 웃음으로 대답했다.

순간 미소가 고개를 들어 올리고 날 쳐다본다.

“응! 나도! 유노 삼촌이 있어서 너무 좋아!”

나 역시 너무 좋다.

두 사람이 내 곁에 있기에 나 역시 두 번째 삶을 행복으로 채워가고 있었으니까.

“나야말로.”

그 순간 정인지 아주머니가 주방에서 나오며 말한다.

“정 실장. 유진아. 슬슬 식구들 깨워줄래? 오늘 아침은 설렁탕이야~”

마치 친엄마처럼 다정한 정인지 아주머니의 목소리에 오늘도 천호동 집은 따뜻함으로 가득 차고 있었다.

* * *

며칠간 많은 일이 있었다.

L.M.L 블랙라벨 패션쇼에서 30억을 지른 노현희는 모임마다 L.M.L 블랙라벨 디자인 옷을 입고 나가고 있었다.

디자인이 예쁘기도 했지만 상류층 사람들이 모일 때마다 얼마나 마음에 들었길래 그 많은 의상을 샀냐고 물어서라고 한다.

김부호 명예회장과 내 생각대로 노현희는 졸지에 L.M.L 블랙라벨 디자인의 홍보 대사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TNT 엔터는 복제폰 사건으로 회사가 엉망진창이 되었다고 한다.

유강석 대표는 스트레스로 인한 과호흡이 와서 응급실에 실려 갔지만 빠르게 회복하고선 회사로 돌아가 수습 중이라고 하고.

또한 성규환은 TNT 엔터와 계약 해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기에 미리내가 회생을 마치는 대로 <연무(煙霧)>의 제작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후 수요일에 방송된 MBS <화란전>은 7화에서 시청률 25.1%를 달성하며 시청률 25% 고지를 뛰어넘었다.

이후 <화란전> 8화에서는 시청률이 25.2%를 달성해서 방송 3사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더군다나 경쟁작인 KBC의 <정희왕후>도 거의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다들 이런 경쟁 구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렇게 <지리산>의 시사회 날이 되었다.

왕룽과 릴리는 오늘 <지리산> 시사회에 참석 후 내일 중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시사회는 오늘 밤 8시였기에 낮 동안은 두 사람과 링링이 함께 지내도록 스케줄을 잡았다.

이후 난 <지리산>의 흥행을 위해 VIP 시사회에 일곱 명의 정실모 멤버들에게 참석을 부탁했다.

시간이 흘러 오후 7시 30분이 되었다.

난 현재 집필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는 한우주 작가와 이지연 작가 김솔잎 작가를 차에 태우고 시사회에 가는 중이다.

한국에서 가장 핫한 이 세 작가들이 내 부탁을 듣고 흔쾌히 현장 인터뷰에 응해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끼익.

교차로에서 잠깐 신호에 걸려 차를 세웠다.

그런데 그때 이지연 작가가 뒷좌석에서 뜨끔한 말을 한다.

“유노~ 요즘 바빠?”

“예? 아닙니다. 작가님.”

“아냐. 내가 볼 땐 너~~무 바쁜 거 같아. 연락도 잘 못 할 정도로 말이야.”

백미러를 보자 이지연 작가가 안경테를 올리며 새초롬한 표정을 짓고 있다.

“죄송합니다.”

곁에 있던 김솔잎 작가가 킥킥거리며 웃는다.

“실장님. 우리 작가님이 얼마나 정 실장님 보고 싶어 하는 줄 아세요? 그리고 유진이랑 미소도요. 요즘 세 사람 못 본다고 얼마나 외로워하시는지 몰라요.”

이지연 작가가 김솔잎을 째려본다.

“얘 얘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내가 언제!”

“어제도 그러셨잖아요. 심지어 빨리 집필을 해서라도 다들 빨리 보겠다면서요?”

“그 그거야 두 사람이 내가 구상하는 차기작에 딱 맞는 배우니까 그렇지!”

“에이. 차기작은 무슨. 구상이나 다 끝내시고 말씀하세요.”

“뭐래? 벌써 끝냈어!”

“거짓말인 거 다 알거든요? 작가님 구상에 시간 많이 걸리시잖아요.”

내가 알고 있기로는 현재 이지연 작가는 6.25 전쟁 때의 명문가 집안 여자들 이야기를 다룬 <1950 아가씨들>이라는 작품을 기획 중이었다.

그 작품은 시청률이 24%를 넘는 대작이었지만 아직은 기획 단계에 불과했다.

이지연 작가가 뜨끔한지 김솔잎 작가에게 따지듯 묻는다.

“그러는 넌? 넌 있어?”

“있죠! 당연히!”

김솔잎 작가의 차기작은 KBC에서 방송한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변호사들>이다.

이 역시 시청률 20%의 성공적인 성적을 내는 드라마인데 그 작품에는 싱글맘 변호사와 어린 딸이 나온다.

거기에 유진이와 미소를 출연시킬 생각인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화란전>을 집필하느라 퀭한 눈을 한 한우주 작가가 조용히 말을 한다.

“저기 저도 다음에 쓰기로 한 작품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유진 씨랑 미소가 나오면 딱 좋을 거 같은데······.”

그 순간 이지연 작가와 김솔잎 작가가 동시에 말한다.

“한 작가! 자기는 화란전부터 마무리 지어야지!”

드라마계 대모 이지연 작가.

이지연 작가와 쌍벽을 이루게 되는 김솔잎 작가.

무서운 신예 한우주 작가.

유진이와 미소의 차기 출연을 건 삼국지 같은 전쟁이 내 뒷좌석에서 일어나고 있다.

짜릿한 전율이 일어났다.

회귀 전과는 달리 작가들을 찾아가 사정사정해서 배역을 얻는 게 아니라 그들이 먼저 내 배우를 찾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부르르르.

몸이 떨리는 게 멈추지 않는다.

이쯤이면 전율이 끝났을 법도 한데 이상했다.

부르르.

아 아니군.

알고 보니 품 안에서 울리는 폰의 진동 때문이었다.

머쓱한 기분을 애써 모른 척하고 안 주머니에서 폰을 꺼냈다.

에브리데이가 새로운 일정이 떴다는 걸 알려오고 있었다.

[알림 : 2021년 2월 7일 ‘이태풍’의 새로운 일정이 등록되었습니다.]

대체 뭔가 하고 오늘 일정을 확인했다.

그런데 그 순간 등골에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하필이면 오늘 이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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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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