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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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64화

564. 업보 2

KBC의 전무였던 한유식은 박찬식 대표의 술수에 당해 회사를 퇴직했음에도 불구하고 KBC에는 애정이 남아 있었다.

평생을 몸담은 곳인데다가 자신을 따르던 후배들이 편성국과 드라마국에 잔뜩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한유식은 억울한 심정을 억누르고 조용히 퇴사했고 퇴직금을 모아 드라마 제작사 ‘미리내’를 창업했다.

그리고 그 이후 한유식은 자신을 밀어냈던 박찬식 대표에게 찾아가 화해를 요청했다.

KBC가 쪼개지는 건 원치 않으니 서로에게 피해 주지 말자고.

한유식의 신사적인 휴전 선언에 박찬식은 떨떠름하게 알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이후 한유식은 <연무(煙霧)>의 제작에 나섰고 2년이 지난 이후 드디어 대본이 나왔다.

한유식은 즉시 자신의 라인이던 오한국 이사를 만났고 편성일을 올해 5월에서 8월 정도로 잡았다고 한다.

그런데 일주일 전.

<화란전>과 <정희왕후>가 예고편 시청률 전쟁을 벌인 직후 박찬식 대표가 일을 벌였다고 한다.

<정희왕후>가 <화란전>에 밀리게 되자 ‘연임’에 위기를 느낀 박찬식 대표는 자신의 경쟁자들을 견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결과 한유식의 라인인 오한국 이사가 추진하던 <연무(煙霧)>의 편성이 취소를 당했다고 한다.

그렇게 갑작스러운 편성 취소를 당하자 방송국으로부터 100억을 받기로 한 ‘미리내’는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렸다고 한다.

편성이 잡혔다고 생각하고 추가로 장비들까지 빌리고 제작팀을 꾸렸기 때문이다.

당황한 한유식은 즉시 다른 방송국과 접선해 편성을 잡으려고 했지만 모든 방송국에서 거절을 당했단다.

현재 <화란전>과 <정희왕후>의 두 드라마가 대중의 관심을 모조리 다 가져가고 있었기에 괜히 100억의 제작비가 드는 드라마에 투자했다가는 돈만 날릴 것 같다면서 말이다.

그렇게 마지막 돈줄이 막힌 ‘미리내’는 급속도로 무너졌다고 한다.

고작 일주일 만에 말이다.

비록 모든 것이 박찬식 대표가 벌인 짓이긴 하지만 나도 그 일에 생각지도 않은 영향을 미쳐버린 셈이다.

박찬식 대표를 긴장하게 한 게 바로 나였으니까.

사정을 들은 난 현종연 실장에게 물었다.

“그러면 혹시 한유식 대표님은 지금 어디 계시는지 아십니까? 자녀분들 집에 가셨습니까?”

순간 현종연 실장이 버럭 하며 소리를 지른다.

-하! 자녀요? 그 자식 새X들은 인간도 아니에요.

“예? 왜요?”

-그 인간들 재산이 100억이 넘는데 대표님이 좀 도와달라는 데 땡전 한 푼 안 내놓더라고요. 그 탓에 우리 대표님이랑 사모님. 진짜 충격 많이 받으셨어요.

한유식에게는 슬하에 아들 둘 딸 하나가 있다.

다들 의사에 변호사 교수여서 잘살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들은 다들 꽤 부유한 편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5억만 빌려달라는 부모의 청을 매정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5억만 있었더라면 사채업자들의 채무반환 압박도 넘기고 다른 방송국에 방송 편성을 잡아서 위기를 극복했을 거라면서 말이다.

“무슨 그런 인간쓰레기들이 다 있습니까? 자기들은 증여받고 부모가 힘들 때는 입을 싹 씻다뇨?”

-제 말이요. 한 대표님이 전부 다 해 줬다고 들었는데 입을 싹 닦을 줄은 저도 몰랐어요. 하여간······ 제가 대표님네 주소지 드릴게요. 저도 이사만 돕고 가보지는 못했는데 모레 정도에 가보려고요. 두 분 옷 가방 하나만 가지고 이사하신 거라서 지금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실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챙기겠습니다.”

현종연 실장은 고맙다며 주소지를 까톡으로 보내왔다.

그런데 주소지를 보니 여기서 멀지 않은 암사동 쪽이었다.

난 그 즉시 차를 암사동 쪽으로 돌렸다.

* * *

10분 정도 차를 몰자 금방 암사동에 도착했다.

내가 가야 하는 목적지는 좁은 골목길이 가득한 주택가.

난 목적지에서 300m 정도 떨어진 공용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렸다.

그리고는 주소지를 보며 찾아가기 시작했다.

잠시 후.

눈앞에 두 개의 갈림길이 있는 골목이 나왔다.

빽빽하게 늘어선 오래된 주택들을 보자 짧게 한숨이 나온다.

“후우. 청담동 그 고급 주택에 살던 분들이······ 여기까지 오셨네.”

내가 받은 주택지의 주소는 왼쪽 골목길을 따라 100m 정도 들어가야 하는 곳.

발걸음을 옮기려던 그때였다.

오른쪽 경사진 골목길 쪽에 폐지 실은 리어카를 밀면서 낑낑대며 언덕을 올라가는 노부부가 보인다.

리어카에 폐지가 얼마 담겨 있지 않은데도 두 사람에게는 힘에 부쳐 보였다.

“그래. 조금 밀어드리고 가도 늦진 않을 테니까······.”

어차피 밤 10시에 기사가 뜬다는 일정도 지워졌으니 약간의 시간 여유는 있었다.

난 즉시 오른쪽 골목으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경사진 골목길을 30m 정도를 뛰어서 리어카를 따라잡았다.

난 리어카를 미는 할머니의 옆에서 함께 리어카를 밀기 시작했다.

“조금만 돕겠습니다. 어르신.”

리어카를 밀던 할머니가 날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인다.

“고마워요. 젊은 총각.”

순간 난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머리카락이 하얀 할머니는 늘 단정한 차림으로 있던 한유식의 아내인 이아은이었다.

올해 60살인 그녀는 몇 달 전에 봤던 검은 머리카락의 고운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초췌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이다.

고급스러운 옷은 온데간데없고 의류 함에서 빼 온 옷을 입은 채로 말이다.

“사모······ 님?”

날 알아본 한유식의 아내 이아은이 당황한다.

“정······ 팀장님이 어떻게 여길······.”

난 놀라서 리어카를 끌고 있는 사람의 얼굴도 확인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그는 한때 KBC 전무이자 드라마 제작사 ‘미리내’의 대표였던 한유식이었다.

그는 몇 달 전만 해도 63살의 나이에도 풍성한 검은 머리카락을 자랑하며 정장을 입고 다니던 멋쟁이 신사였는데 지금은 그저 할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정 팀장이 여길 어떻게 왔어?”

두 사람은 내가 승진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터라 여전히 날 팀장으로 부른다.

하지만 지금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전무님······ 아니 어떻게······ 이렇게······.”

차마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주춤대는 순간 한유식이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그리······ 되었네.”

난 잠시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

“저기 저랑 이야기 좀 하시죠.”

두 부부가 눈빛을 맞추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네. 그러면 리어카부터 세워 두고 이야기하지. 우리 집은 저 끝일세.”

내가 받은 주소지와는 달리 한유식의 집은 오른쪽 경사로의 끝에 있는 다 쓰러져가는 폐가가 그들의 집이었다.

“저기요?”

“그렇네. 일단 올라가서 이야기하지.”

난 리어카를 밀고 올라간 뒤 좁은 마당에 세웠다.

그리고 어떻게 이 집으로 오게 된 건지 사정을 들을 수가 있었다.

* * *

암사동 한유식 전무의 집은 원래는 내가 받은 주소지가 맞았다고 한다.

그런데 암사동으로 오자마자 사채업자들이 따라와서 고작 이틀 만에 집주인에게 쫓겨났다고 한다.

그때 사채업자들에게 보증금도 뜯겨 버린 터라 말 그대로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한다.

그런데 근처에 폐가가 보여 이곳으로 옮겨 왔다고 한다.

그리고 당장 먹고살아야 하다 보니 나흘 전에 동네 고물상 리어카를 빌려 폐지를 수집하며 지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머리카락이 하얗게 센 건 고생도 고생이지만 염색하지 못해서였고.

그나저나 내가 리어카를 미는 노부부를 돕지 않았더라면 하마터면 오랫동안 못 만났을지도 모르겠다.

그때였다.

한유식의 아내 이아은이 다 부서진 찬장에서 뭔가를 내온다.

뭔가 하고 봤더니 고물상에서 나눠주는 요구르트였다.

“죄송해요. 집에 있는 게 이것뿐이라······.”

차마 그녀의 정성을 거절할 수가 없었기에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울컥하는 심정이 치솟아 올랐지만 겨우 억누른 채 요구르트를 받아 일부러 더 시원하게 마셨다.

“잘 마셨습니다. 사모님.”

“저기······ 저녁을 할 건데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가 요 아래 슈퍼에 가서 장 좀 봐 올게요.”

회귀한 이후 유진이와 함께 한유식의 집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당시 <연무(煙霧)>의 캐스팅 때문에 갔었는데 당시 캐스팅이 불발되었었다.

하지만 한유식과 이아은은 집에 온 손님을 그냥 돌려보낼 수 없다며 불고기전골을 대접받았었다.

그런데 그때와 달리 지금은 넉넉하지 않은데도 손님인 내게 뭐라도 대접하려고 하고 있었다.

이 와중에도 그녀가 베푸는 따듯한 온정에 가슴이 저릿해진다.

하지만 난 이아은을 말렸다.

“에이~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요구르트를 얻어 마셨으면 이번엔 제가 사야죠. 어떤 거 시킬까요? 말씀만 하세요.”

한유식이 말이 없자 이아은이 눈치를 보며 말한다.

“그러면 남편이 좋아하는 짜장면이면······ 돼요.”

그때 한유식이 고개를 젓는다.

“아냐. 당신이 좋아하는 짬뽕으로 시켜.”

이 와중에도 금슬이 좋은 두 사람이었다.

“그러면 대표님은 삼선 짜장면 그리고 사모님은 삼선 짬뽕으로 하고 탕수육을 곁들여 시켜서 드시죠.”

이아은이 한 끼 걱정을 덜게 되어서인지 기쁜 표정을 짓는다.

난 그런 아내를 보며 씁쓸해하는 한유식을 보며 중국집에 전화를 넣었다.

그리고는 한유식을 향해 준비해 온 말을 하기 시작했다.

* * *

중국집 배달원이 가까스로 주소를 찾아서 탕수육과 짜장면과 짬뽕을 가져왔다.

그런데 한유식과 이아은은 중국 음식에 손도 대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내가 두 사람을 돕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화란전>과 <정희왕후>의 치열한 전쟁이 아니었다면 한유식 부부도 이처럼 힘들게 살지는 않았을 거다.

일말의 책임감을 가진 난 한유식 부부를 원래의 운명대로 돌려놓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시 ‘미리내’를 회생시킨 다음 <연무(煙霧)>를 제작할 생각이었다.

“고 고맙네······ 정 팀장.”

“아닙니다 대표님. 그리고 사모님. 일단 식사부터 하시죠.”

“그래요. 정 팀장도 들어요.”

“아 그리고 저 이제 실장 됐습니다.”

난 웃으며 두 사람에게 각각 명함을 나눠줬다.

한유식이 내 명함을 보고 놀란 눈을 한다.

“벌써 실장이 되었다고?”

“예.”

한유식이 자신의 아내를 쳐다본다.

“여보. 내가 이 친구 보통이 아니라고 했었지?”

이아은이 눈물을 찍어내며 대답한다.

“그러네요. 진짜. 능력도 있고 이렇게 마음씨도 좋고······.”

부끄러운 말이 오가는 터라 난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면이 많이 불었습니다. 드시죠.”

랩을 벗기고 면을 비비자 한유식과 이아은이 그제야 웃음을 지으며 젓가락을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식사를 마친 우리는 중국집에서 서비스로 준 콜라를 마시며 오늘 미소와 은별이에게 있었던 일을 말했다.

이어서 난 박찬식 대표를 거꾸러뜨릴 거라며 도와달라 부탁했다.

한유식의 눈빛이 변한다.

“쉽진 않을 텐데?”

“저 혼자서는 시간이 걸릴 겁니다. 하지만 한 대표님께서 함께 하시면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봅니다.”

한유식이 재차 묻는다.

“현 대표를 쳐냈는데 후임이 비슷한 놈이면 어쩔 건가? 현재 KBC 이사진은 박찬식 대표의 라인이 다 먹고 있으니까 그럴 확률이 높은데?”

“한 대표님의 인맥들이 아직 남아 있잖습니까? 박찬식 대표가 무너지면 한 대표님의 라인들이 성공할 수 있게 집중적으로 도울 생각입니다.”

오한국 이사를 비롯해 한유식의 라인들을 밀게 되면 그때는 박찬식 대표의 라인들도 힘을 쓰지 못할 게 분명했다.

물론 그러려면 박찬식 대표부터 실각을 시켜야 했다.

곰곰이 생각하던 한유식이 아내를 쳐다본다.

“여보. 정 실장을 도와도 될까?”

이아은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요 여보. 이제 더는 참지 마세요.”

한유식이 박찬식 대표에게 밀린 건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저 인품이 좋고 박찬식 대표와 싸우는 걸 원치 않아서였다.

결국 한유식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네. 정 실장. 지금부터 돕겠네.”

됐다.

“그러면 일단 오늘 당장 저희 집으로 가시죠. 오늘은 거기서 쉬시고 내일 숙소부터 얻어드리겠습니다.”

한유식이 이아은의 손을 살포시 잡는다.

두 사람은 고생이 끝났다는 표정으로 웃는다.

그때였다.

쾅~ 끼이익~ 텅.

녹슨 철문을 밖에서 누군가 걷어찬다.

쇳소리가 들리며 문이 열린다.

경첩이 떨어지면서 철문이 비스듬히 쓰러져버렸다.

“영감! 쥐새X처럼 이런 데 숨어 있으면 모를 줄 알았어?”

얼굴이 사납게 생긴 조폭 네 사람이 들어오며 외친다.

그 순간 네 사람 중 가장 인상 더러운 조폭과 눈이 마주쳤다.

“넌 또 뭐야?”

난 그 말을 무시하고 한유식에게 물었다.

“말씀하신 명동 사채업자인가 보군요. 혹시 이놈들한테 빚진 게 얼맙니까?”

얼어붙어 있던 한유식이 조심스레 입을 연다.

“모르네······ 빚이 너무 늘어서. 다만 원래 빚은 3억이었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난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랑 이야기합시다. 선생님들.”

맨 앞에 놈이 코웃음을 치며 말한다.

“어이~ 제삼자는 빠지시지? 난 저 영감한테 판권인가 판소리권인가 하는 걸 받아 가야 하니까?”

순간 이들의 뒤에 방송계 쪽 인물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판권과 판소리권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놈들이 <연무(煙霧)>의 판권부터 내놓으라고 하는 게 말이 안 되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결국 난 최은태 회장의 도움을 받기로 작정했다.

우선 명동에서 나왔다면 최은태 회장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혹시 윗분과 통화를 좀 해볼 수 있겠습니까?”

그때 맨 뒤에 있는 우두머리가 짜증을 버럭 낸다.

“됐고! 야 니들 뭐해? 빨리 이놈은 끌어내고 영감들한테 지장 받아 간다. 움직여!”

“예! 형님.”

조폭들 세 명이 리어카를 대놓은 좁은 틈으로 다가온다.

덩치만 큰 조폭들은 내 몸이 호리호리하다고 어찌할 수 있다는 심한 착각을 하며 자신만만해하고 있었다.

“어이~ 형씨. 그냥 비키소. 다치고 싶지 않으면!”

난 무표정하게 한유식과 이아은의 앞을 막아섰다.

“가만히 계세요. 대표님.”

“정 실장. 그깟 판권보다는 자네 몸을 지키게.”

“그래요. 정 실장님. 저흰 괜찮으니까······.”

이 와중에도 내 걱정을 해 주는 두 사람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연무(煙霧)는 그 어디에도 안 뺏길 겁니다.”

최소 수십억의 수익을 올리고 한유식에게 다시 날개를 달아줄 작품을 허망하게 넘길 순 없다.

그때였다.

맨 앞에 떡대가 내 멱살을 잡으려고 손을 뻗는다.

난 슬쩍 옆으로 스텝을 밟으며 그의 턱에 주먹을 날렸다.

퍽.

턱에 주먹을 맞은 떡대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기절해 버렸다.

쿵 하는 소리가 울리자 바로 뒤에 오던 놈의 눈빛이 변한다.

“뭐 뭐야? 이 새X?”

하지만 난 두 번째 놈이 달려들기도 전 앞으로 튀어 나가 먼저 주먹을 날렸다.

퍽- 쿠웅.

원 샷 원 킬.

순식간에 두 명이 기절해서 쓰러지자 다가오던 세 번째 놈은 사색이 되어 얼어 붙어버렸다.

“어······ 어······?”

순간 바짝 얼어붙은 부하를 밀치고 우두머리가 직접 덤벼든다.

“덩칫값도 못 하는 등XXX. 저리 비켜!”

앞서 얼어붙은 부하가 옆으로 비켜난다.

우두머리는 레슬링을 배웠는지 허리를 굽히고 태클을 해온다.

하지만 난 그보다 더 낮은 자세로 몸을 숙인 다음 그의 턱으로 어퍼컷을 올려버렸다.

퍼억.

“컥.”

우두머리가 달려오던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져버렸다.

쿠웅.

의식을 잃은 거구가 바닥과 뽀뽀를 한다.

난 우두머리 조폭이 쓰러진 걸 재차 확인한 뒤 주먹을 꼭 쥐고 뒤를 돌았다.

마지막까지 서 있던 조폭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대로 무릎을 꿇어버렸다.

“형님! 용서해 주십시오!”

난 싸늘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같은 꼴 되고 싶지 않으면 아는 대로 모두 말해 보세요.”

“저기 전······ 시다XX라서 아는 게 없습니다. 저기 쓰러진 우리 형님이 아십니다.”

“그러면 어디 소속인지라도 말해 보세요.”

“저흰 명동 재건파입니다.”

난 곧장 최은태 회장의 오른팔인 최영호 은행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영호 은행장은 대흥 저축은행의 상무이자 과거 대호파의 행동대장이었던 장기호를 보내겠다고 말한다.

-기호가 마침 근처에 있네. 금방 갈 걸세.

“기다리겠습니다.”

* * *

정신을 잃은 세 명과 내 눈치를 보는 한 명을 끈으로 묶어 놓고 한유식 부부를 달랬다.

잠시 후.

덜렁거리는 문을 열고 장기호와 수행원들이 나타난다.

“정 실장. 오랜만이야~.”

장기호는 명동 고택에서 몇 번 보다 보니 아는 체를 한다.

“잘 지내셨습니까?”

“나야 뭐. 그럭저럭. 그런데 저것들이 우리 정 실장한테 덤볐다고?”

키가 188cm나 되는 단단한 체형을 가진 그가 고개를 돌린다.

이제 막 정신을 차린 조폭들이 장기호의 얼굴을 보고 새파랗게 질린다.

“기 기호 형님?”

장기호가 씨익 웃는다.

“날 아는군. 뭐 그럼 쉽게 됐네. 내가 오늘 좀 바쁘니까 쉽게 가지. 이 일. 누가 시켰냐?”

이제껏 아무것도 모른다며 말도 하지 않던 우두머리 조폭 최형석이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저희 큰 형님이······.”

장기호가 피식 웃는다.

“중간 말고 그 뒤에 있는 진짜 배후를 말해. 니들이 판권이니 뭐니 그런데 관심 있는 애들 아니잖아. 어? 솔직히 잘 알지도 못할 거고.”

최형석이 눈을 질끈 감고 말한다.

“실은······ KBC의 박찬식 대표가 시켰습니다.”

“박찬식?”

이들에게서 박찬식 대표의 이름이 나온 게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다.

<연무(煙霧)>를 취소시킬 땐 언제고 판권을 뺏어 오라고 했다고?

장기호가 인상을 쓰며 말한다.

“어이~ 니들 죽고 싶지 않으면 자세히 말해 봐! 어서!”

장기호가 겁박하자 잠시 망설이던 최형석이 입을 열기 시작한다.

그 순간

‘미리내’가 진짜 망하게 된 기가 막힌 뒷사정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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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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