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52화
552. 나태양 감독 1
박상규는 38살인 지금까지 조연 역할만 하던 연기자였다.
더군다나 2년 동안의 연기 공백도 있었다.
그런데 박상규가 연기할 <도플갱어>의 씬 23은 ‘강철민’이 20년 만에 만난 자신의 쌍둥이 ‘강수호’를 보고 신세를 비관하며 극도의 시기와 질투의 감정을 내보여야 하는 꽤 고난도의 감정씬이었다.
하지만 박상규가 연기를 시작한 순간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이코패스 살인마인 ‘강철민’으로 변신해버렸다.
-난 이렇게 불행한데 넌 왜 그렇게 행복하지?
-그날 내가 양부모를 먼저 만났더라면 우리 인생은 반대였을 텐데······.
-나도 너처럼 될 수 있었을 텐데······.
카메라를 쳐다보는 박상규는 대본 속 ‘강철민’의 감정을 온전히 드러내며 살기 넘치는 형형한 눈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 자리는 내 거야. 네 옆에 있는 그 여자도······.』
어찌나 살기가 넘치는지 마치 먹이를 눈앞에 둔 굶주린 늑대의 그것처럼 보인다.
순간 촬영을 하던 정상봉이 한 발짝 뒤로 물러선다.
턱.
넘치는 살기에 본능적인 회피반응이 나온 것이다.
난 그 즉시 손을 뻗어 정상봉의 등에 가져다 댔다.
물러나던 정상봉이 겨우 정신을 차리고 촬영하던 폰을 손에 꼭 쥐었다.
박상규는 한동안 그렇게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카메라를 잡아먹을 듯 쳐다보고 있었다.
“커 컷!”
내가 끼어들어 연기를 끊었다.
그 순간 박상규가 연기를 마치고 짧게 한숨을 내쉰다.
“휴우~”
그와 동시에 쏟아지던 압박감이 사라져 버렸다.
박상규가 어색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인다.
“어······때?”
순간 난 자세를 바로 하며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이야~ 형님. 예전 실력 그대로인데요? 아니 솔직히 말하면 더 좋아졌는데요?”
정상봉 역시 정신을 차리고 녹화 종료를 누른 뒤 손바닥이 터지도록 손뼉을 쳐댄다.
“지리는 줄 알았습니다! 박상규 배우님! 정말 대박이십니다!”
두 사람의 극찬에 박상규가 무안해하며 손사래를 친다.
“아 그 정도는 아닌데······ 아직 대본 해석이 부족해. 과한 느낌이라 감정을 조금 더 죽이는 게 어떨까? 너무 나쁜 놈처럼 보이는 게 아닌가 싶은데······.”
첫 주연 배역에 대한 부담 때문에 박상규는 고민이 많아 보였다.
하지만 이럴 때 중심을 잡아주는 것도 매니저가 할 일이다.
“아닙니다. 형님. 대본에서 아예 확실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게 훨씬 보기 좋은데요? 대중이 이해하기도 편할 거고요.”
“그런가······?”
그때 박상규가 슬그머니 내 눈치를 보며 묻는다.
“윤호야. 다시 찍어도 괜찮을까? 지금 바로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 역시 그의 연기가 궁금했다.
하지만 지금 찍는 영상 오디션은 어차피 1차 오디션이다.
이미 합격 커트라인을 훌쩍 뛰어넘는 연기를 본 이상 본 연기는 다음 주에 있는 현장 오디션에서 보여주면 된다.
“형님. 일단은 이걸로 가시죠. 어차피 현장 오디션이 진짜니까요. 더 좋아진 모습은 그때 보여주는 게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알았어.”
“그러면 이어서 강수호 연기를 부탁드릴게요. 씬 15요.”
1인 2역이다 보니 오디션 영상도 2개가 필요했다.
악역은 끝났으니 이제는 선역인 강수호를 찍을 차례였다.
씬 15는 주인공 강수호가 심장 마비가 온 동료 후배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하는 장면이다.
산속 등산로에서 119 구조대가 올 때까지 힘겹게 심폐소생술을 무려 20분이나 이어가는 장면.
선한 품성을 가진 강수호의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가장 좋은 씬이다.
태블릿을 건네주고 다시 한번 대본을 보게 하자 박상규가 조심스레 말한다.
“윤호야. 10분만 이따가 촬영하면 안 될까?”
순간 박상규가 뭘 하려는지를 알아차렸다.
“아직 몸도 만들기 전인데 너무 무리하지는 마세요.”
박상규가 놀란 눈으로 날 쳐다본다.
“내가 뭘 하려는 건지 짐작했어?”
“예. 땀 내려고 하시는 거잖아요.”
전심전력으로 2분만 심폐소생술을 해도 팔이 후들거린다.
난 배우 장준혁을 살려봤고 HK 의류의 김성문 비서실장을 살려본 적도 있었기에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그 긴박한 순간에 느껴지는 1분 1초의 시간은 예상외로 엄청나게 길었다.
그런데 20분이라면 실제로 느끼기에는 2시간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끔찍한 시간이다.
그러니 입에 단내가 날 정도가 되고 온몸이 땀에 젖는 게 정상이다.
박상규가 감탄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괜히 그 나이에 실장이 아니네. 우리 윤호.”
박상규는 혀를 내두르더니 땀을 빨리 내기 위해 겉옷을 여몄다.
“후우~ 그러면 땀 좀 낼게.”
“예. 형님.”
박상규가 천천히 비품실 바닥에 손을 댄다.
악마의 운동이라고 불리는 ‘버피’를 하기 위해서였다.
‘버피’는 팔굽혀펴기와 스쿼트 그리고 점프 등의 동작이 들어가 있는데 극도로 힘이 드는 운동이었다.
“시작할게.”
아직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었기에 말릴까도 싶었다.
그러나 박상규의 각오에 찬 눈빛을 보자 말릴 수가 없었다.
금세 10분이 지났다.
박상규는 땀을 뻘뻘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버린다.
“헉헉헉······.”
박상규가 당장이라도 숨이 멎을 듯 숨을 헉헉거린다.
2년 동안 아내의 간병을 하느라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지만 박상규는 이번이 인생의 마지막 기회인 것처럼 버피를 해버렸다.
“헉헉······ 바로······시작할게······.”
박상규는 이를 악물고 떨리는 팔로 지탱해 몸을 일으킨다.
그 순간 정상봉이 카메라를 주고 바닥에 누우려고 한다.
하지만 난 정상봉을 말렸다.
“상봉아. 내가 누울 테니까 네가 계속 찍어.”
“형님. 심폐소생술 그거 아픈데요?”
“괜찮아. 권투선수였던 내가 너보다는 복근이 더 단단할 거다.”
원래 심폐소생술이라는 건 늑골이 부러질 정도로 힘을 주는 게 정석이다.
그러니 연기에 전력을 다하는 박상규가 힘을 썼을 때 받아주는 사람이 다칠 가능성이 있었다.
난 그런 걸 정상봉에게 시킬 수는 없었다.
난 그대로 바닥에 누운 채 박상규가 심장 마사지를 하도록 기다렸다.
“형님. 저 신경 쓰지 말고 제대로 연기 하세요. 버틸 수 있습니다.”
권투선수 시절. 농구공으로 배를 때리며 훈련한 기억을 떠올리며 배에 잔뜩 힘을 줬다.
“헉헉······ 조심해서 할게.”
박상규의 두 손이 명치 밑으로 살포시 놓인다.
‘시작인가······?’
그때였다.
-레디~ 액션!
정상봉이 힘차게 외친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와 동시에 박상규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훅훅훅!
호흡이 끊어질 듯한 거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그런데 배를 누르는 힘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응? 이 정도로 약하게?’
이래도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한창 촬영 중이었기에 눈을 뜰 수는 없었다.
-훅훅훅. 제······ 제발······.
박상규가 간절한 목소리로 외친다.
그런데 여전히 내 배에는 고양이 안마 정도의 힘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뚝뚝.
뜨거운 땀방울이 내 피부에 닿았다.
-포기하지 마······ 살 수 있어······ 성수야······ 야 인마! 일어나!
강수호를 연기하는 박상규의 절절한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그때였다.
-컷~! 됐습니다. 형님. 일어나세요.
정상봉의 말에 눈을 떴다.
연기를 마친 박상규는 벽에 등을 대고 기진맥진해 뻗어 있었다.
“헉헉헉······ 아프진······ 않았어?”
“예. 전혀요. 좀 더 세게 하셔도 됐을 텐데 왜 그렇게 살살 하셨어요?”
오히려 불안할 정도로 힘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걱정이 되었다.
난 정상봉에게 촬영하던 폰을 달라고 외쳤다.
“상봉아 폰.”
“여기요.”
난 정상봉에게 받은 폰으로 영상을 틀었다.
그런데 영상을 확인한 순간 내 걱정이 기우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대박이다.’
영상 속에는 마치 형이 심장 마비가 온 친동생을 살리려고 하는 절실함이 얼굴에 담겨 있었었다.
그리고 땀을 비처럼 흘리면서 두 팔을 움직이는 움직임은 내가 느낀 것과는 달리 너무도 격렬했다.
살아달라고.
제발 살아나라고.
두 팔이 덜덜 떨리고 몸도 덜덜 떨리는 박상규는 마치 몸이 바스라져라 움직이고 있었다.
이사연에게 상을 받겠다고 약속해서인지 회귀 전에 연기하던 것보다 훨씬 더 짙은 감정이 묻어 나오고 있었다.
순간 난 엄지를 척 하고 들었다.
“이거면 오늘 영상 오디션은 무조건 합격이겠네요.”
“그래? 다행이다.”
현재 시각 오후 4시 50분.
난 그 즉시 <도플갱어> 나태양 감독의 영화사로 이메일을 보냈다.
[메일 전송]
[ [email protected] 으로 메일 전송이 완료되었습니다.]
회귀 전.
아내의 병원 치료를 하느라 당장 돈이 급했던 박상규는 굴렁쇠 엔터로 와서도 늘 조연만 했었다.
하지만 이번 생에는 반드시 주연으로 거듭날 수 있게 만들 생각이다.
* * *
SUN 필름 사무실.
나태양 감독은 친누나인 나수지 제작실장과 영상 오디션 파일들을 점검하는 중이다.
“후우~ 많이도 보냈네.”
3년 전.
27살의 나이로 첫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나태양 감독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독특한 세계관으로 ‘천재 각본가’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하지만 좋은 각본을 가지고도 흥행 감독은 되지 못했다.
각본을 돌리면 최소 500만 명이란 소리를 늘 들었지만 막상 영화를 개봉하면 ‘배우 캐스팅에 미스’란 소리를 들으며 200만 관객이 들어오는 정도에서 그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최근까지 NEX 미디어그룹의 제작 실장으로 있던 친누나 나수지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수지 제작실장은 동생인 나태양 감독의 성공을 위해 이번 작품에는 주연만은 S급 배우를 쓰겠다고 못을 박아둔 상태였다.
누나가 추려 놓은 배우 리스트를 보던 나태양의 눈이 반짝였다.
“누나. 강상준 이 사람 다시 연기 시작했네?”
나수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어. S급 중에서는 제일 먼저 파일을 보내왔던데? 대본 보고 느낌이 왔대. 대박이라고.”
관우 엔터의 강상준
그는 5년 전 청년 이방원의 삶을 그린 <철혈>이라는 작품으로 큰 명성을 얻은 배우다.
원래 그는 로멘틱 코미디 영화만 나오던 꽃미남 배우였다.
그런데 <철혈> 작품 하나로 강상준은 이제까지 누구도 보지 못했던 압도적인 이방원의 모습을 그리며 단숨에 황룡영화제의 대상을 수상했다.
그 이후 강상준은 꽃미남 배우가 아닌 ‘연기파 배우’란 호칭을 달게 되었다.
하지만 워낙 큰 성공을 거둔 그는 <철혈>의 성공 이후 대본을 까다롭게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지난 5년간 후속작을 고르지 못하고 있었다.
나태양 감독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강상준이면 괜찮지.”
“그래. 그리고 S 급으로 4명 더 추려놨어. 한번 봐봐.”
나수지 제작실장이 미리 추려 놓은 배우 파일들을 가리켰다.
그래도 천재 각본가의 대본이다 보니 오디션 영상을 보내온 배우들은 하나 같이 쟁쟁한 배우들이었다.
그때였다.
나태양 감독이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말한다.
“누나. 그래도 다른 배우들의 오디션 영상도 좀 더 봐야 하지 않을까? S급이 아니더라도 연기력이 있으면······.”
순간 나수지가 그럴 줄 알았다며 빠르게 대답한다.
“태양아. 너 이미 세 작품이나 흥행을 못 했잖아. 이번 작품도 말아먹으면 기회가 또 올 거 같니?”
“아 그게······ 그동안은 장훈 본부장이······.”
“알아 나도. 장훈 본부장이 배우 캐스팅에 간섭 많이 해서 그렇다는 거. 그래서 이번에는 함부로 간섭 못 하게 S급 배우들만 뽑는 거잖아. 하여간 너 이번에 성공을 못하면 앞으로 감독 생활 접고 시나리오만 써야 할걸?”
나태양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어. 배우 선택은 누나한테 맡길게······.”
“미안해. 이번만 S급 배우를 쓰자. 그리고 나중에 성공하고 나서는 니 맘에 드는 배우 골라서 써. 이번에는 성공이 우선이야.”
“알았어. 누나.”
그때였다.
[띠링!]
오후 5시가 되기 1분 전.
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나태양이 실의에 찬 채 메일을 확인했다.
박상규라는 배우의 오디션 영상이 메일로 도착했다.
“누나. 박상규라고 들어봤어? 이 사람 S급 아니지?”
나수지는 가방을 챙기며 답한다.
“어. 처음 듣는데? S급 아니니까 빨리 짐 챙겨. 장 본부장 만나서 오늘 추린 배우들 가지고 딜 보자.”
“알았어.”
그런데 그 순간 나태양이 아쉽다는 듯 투덜거렸다.
“정윤호 실장이 왜 처음 보는 배우를 추천했지······.”
그때였다.
나수지가 움찔하며 고개를 돌린다.
“잠깐 정윤호? 굴렁쇠 엔터 정윤호?”
“어. 그 사람이 오디션 영상 찍어서 보냈는데?”
순간 나수지가 발끈해서 말한다.
“태양아. 그러면 빨리 안 열어 보고 뭐해!”
“응? 갑자기?”
나수지가 모니터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온다.
“아무리 바빠도 정윤호 메일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아니. 방금까지는 S급 배우들만 쓰겠다고 했잖아······ 안 그러면 투자 안 들어온다고······.”
“정윤호는 똥도 S급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야! 그거 몰라?”
나태양이 미간을 찌푸린다.
“더럽······.”
나수지가 주먹을 불끈 쥔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빨리 파일부터 열어 볼래?”
“워워~ 폭력 반대. 알았어. 파일 열게.”
나태양이 목을 움츠리며 영상을 튼다.
그런데 영상을 튼 순간 나태양과 나수지의 표정이 굳었다.
“이거······.”
“어. 대박인데?”
하지만 나수지는 고민에 빠졌다.
박상규라는 인물은 영화판에는 단 한 번도 활약한 적이 없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아 진짜 어떻게 하지? 정 실장이 고른 배우 중에서 안 된 사람은 없는데······.’
손만 대면 무조건 성공시키는 정윤호 실장의 선택이었기에 섣불리 판단을 내릴 수가 없었다.
“태양아. 넌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누나 생각은 어떤데?”
나수지는 잠시 고민한 뒤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
잠시 후 만날 NEX 미디어그룹 장훈 본부장은 불확실한 배우에 투자할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진짜······ 아까운데 이번은······ 하아······ 포기하자.”
나태양은 기대에 찼던 표정을 지운 채 어렵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든 성공해야 하는 나태양의 입장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알았어. 어쩔 수 없지.”
힘겹게 인터넷 창을 끈 나태양은 애써 괜찮은 척 짐을 챙겼다.
“누나. 바로 장 본부장 만나러 가자. 배우 컨펌 받아야지.”
“어.”
하지만 사무실을 나서는 두 사람의 머릿속에는 박상규의 연기가 지워지지 않고 있었다.
* * *
희망병원 410호.
난 박상규와 이사연 부부에게 오늘은 이만 가겠다고 말했다.
“상규 형님. 그러면 주말에 밀린 일들부터 처리해 놓고 올 테니까 월요일 아침에 에이스 엔터로 가서 계약 해지 하시죠.”
“그래. 알았어.”
이어서 난 품 안에서 조금 전에 인출해 온 200만 원을 건넸다.
“응? 뭐야? 이건?”
“나중에 회사 계약하면 제대로 계약금 지급할 테니까 급한 대로 쓰세요. 여기 병실 식구들이랑 간호사분들한테도 거하게 한번 쏘시고요”
“아냐······ 괜찮아······.”
난 봉투를 돌려주는 그의 손을 맞잡았다.
“형님. 전 제 배우가 기죽어 다니는 거 죽어도 못 봅니다. 앞으로는 많이 버실 거니까 받아주세요.”
박상규가 떨리는 손으로 대답한다.
“알았어. 나중에 갚을게.”
난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때였다.
[발신 : 010-27XX-97XX]
‘이건 나태양 감독 번호인데? 설마 합격 통보인가?’
메일을 보낸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았는데 나태양 감독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런데 전화를 한 나태양 감독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