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598화
나는 흡족하게 폭로글을 보았다·
선아현 루머 생성방의 탄생과 박살까지 아주 임팩트 있게 정리해놨다·
‘방에 있던 놈 중 하나가 직접 적었을 테니 그럴 만도 하지·’
선아현 루머를 만들 때 쌓은 나름의 테크닉을 그때보다 더한 분노로 여기에 쏟아부은 모양이다·
-안 그래도 요새 선아현 이상한 쇼츠 뜨더니 얘네였구나 개소름
-렉카 쓰레기네 하청공장도 돌리고
└안티들이 욕한 게 무슨 하청ㅋㅋ 돈 보는 렉카보다 그쪽이 더 음습한 쓰레기지
-온갖 악개들 다 모여서 개쓰레기 구덩이던데 굳이 렉카만 까는 것도 웃기당
└렉카 계정주왔냐
익명이라 모르긴 몰라도 본인들도 섞여 있는 것 같은데 자기들끼리 물어뜯는 게 참 개판이었다·
나는 의자에 편하게 기댔다·
공론화 자체가 효력이 있다기보다는 자기들이 직접 올렸다는 게 중요했다·
끝장이라는 거니까·
‘이제 이놈들이 다시 뭉칠 일은 없겠고·’
그럼 욕하고 루머 만드는 게 전처럼 편안하고 효과적이지 않으니 재미가 없을 것이다· 시들시들 그만두겠지·
그리고 정신 도로 나가서 다시 다른 집단에 붙어서 헛짓거리할 놈들도 있겠지만····
‘그전에 고소장부터 받으라고·’
쿨 돌기 전에 말없이 고소로 조지면 된다·
음· 깔끔하군·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 조용히 나와 함께 화면을 들여다보던 류청우를 돌아보았다·
거봐라· 내가 인터넷에 글 안 올린다니까·
자기들이 알아서 다 자폭하잖아·
“···문대야· 이게 어떤 원리로 일어난 건지 알려줄 수 있을까?”
그거야 뭐·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애초에 만나 본 적도 없는 아이돌 욕하는 재미로 모인 사람들이잖아요·”
“그렇지·”
“그럼 서로 간에도 쉽게 욕할 수 있는 거죠· 피해의식이 크고 인내심이나 자제력이 부족하니까·”
기분 나쁘다고 남 끌어내리는데 인생 걸 수 있는 놈들끼리 모여 있으니 와해도 간단하다·
그 집단에서 가장 서열 높고 잘나가는 놈을 물어뜯을 수 있게 해주는 거지·
‘그래봤자 사이버 렉카따리다만····’
아무튼 자기들만의 서열 관계에서 그렇다는 거다·
나는 흡족하게 중얼거렸다·
“혼자였으면 오히려 까다로웠을 텐데 여럿이라 빨리 터진 것 같고요·”
“····”
이제 혼자 남은 저 사이버 렉카도 선아현 루머 동영상은 안 올릴 거다· 자기 공격한 선아현 안티들에게 좋은 일을 해주고 싶지 않을 테니까·
비록 저 방에 있던 놈들이 좋아한다던 연예인들 이슈에는 좀 극렬히 반응할 수도 있겠다만·
가령··· 나 말이다·
‘내 욕이 좀 올라올 수도 있겠고····’
“····”
사실 대충 짐작은 했다·
통계상 저 방에 선아현과 연관된 누군가의 악성 개인 팬이 있을 확률이 높다고·
그리고 타 그룹과 별 친분이 없는 테스타의 상황으로 볼 때 그건··· 같은 그룹 멤버일 확률이 가장 높고·
그러니까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렇긴 하다만····
‘차라리 내가 자기 맘에 들게 제대로 못 한다고 욕하지·’
왜 선아현 쪽으로 반감이 옮아갔는지는 모르겠다· 입맛이 좀 씁쓸하긴 했다·
‘···아무튼 간에·’
다시 사이버 렉카로 돌아오자면·
이제 그놈이 아무리 혼자 위튜브를 운영해 봤자다· 여럿이 할 때보다 물량도 퀄리티도 딸릴 테니까·
‘처음부터 그랬다면 모를까 노잼되는 건 다들 귀신같이 알거든·’
곧 조회수 급감하고 알고리즘의 선택도 못 받아서 사장될 터다·
그렇게 끝나는 거지·
“사이버 렉카 쪽도 우리 고소 들어가기 전에도 사라질 겁니다· 돈이 안 되니까·”
“····”
“그래서 천천히 고소하면 딱 마무리될 거란 거였어요·”
류청우의 얼굴이 잠시 오묘해졌으나 곧 도로 온화해졌다· 그리고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납득한 거 맞냐·’
이놈이 별로 내켜 하지도 않던 루머 모니터링을 굳이 휴가 복귀 때 집요하게 진행해서 선아현 루머 건을 가져와서인가·
‘느낌이 좀 싸한데·’
이거 류청우가 괜히 ‘나는 왜 스티어 때 이렇게 못 한 걸까’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닌가 싶고·
그래서 나는 결국 머리를 굴려 다음 말까지 덧붙였다·
“사실 저야 전에도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여러 번 봐서 대충 예측했던 거고요·”
“전에?”
“···류건우였을 때 아이돌 찍어다가 사진 팔았다고 했잖아요· 그겁니다·”
“아·”
내가 구구절절 ‘나는 박문대 전에 어떤 인간이었나’ 낯짝 부끄러운 소리를 늘어놓던 때를 기억해냈는지 류청우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맞아· 기억난다· 형이 그랬지·”
오냐·
“그런데 문대야·”
왜·
“그건··· 그렇게 큰 연관 관계가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
뭔 소리냐·
류청우가 옆에 앉았다·
“원래 네가 알던··· 음 아이돌 데이터를 판다는 사람들도 다 너처럼 이런 일을 했어? 루머 동영상을 파헤친다든가·”
“····”
나는 짧게 고민했다·
“그건 아닌데요·”
“그렇지?”
그놈들이야 그냥··· 업자 새끼들이지 뭐·
이런 디테일한 시세 흐름 신경 쓰느니 차라리 지금 잘나가는 아이돌 스케줄 따서 공항이라도 따라붙어 한 장 더 건지는 걸 선호했을 것이다·
‘근데 난 공무원 지망이고 그 일은 알바 겸··· 사실상 취미였으니까·’
아이돌 사생활 침해로 빨간 줄 그일 위험 없는 선에서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아이돌판 흐름을 읽어 보려 좀 훑었을 뿐이다·
“경험이랑 환경 차이죠·”
하지만 류청우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
“이건 그냥 형이 가진··· 음· 적성이라고 해야 하나· 특기고 강점이라고 생각해·”
녀석은 내가 이 일에 썼던 공기계들을 쳐다보았다·
캡처한 내용을 회사로 다 넘긴 후 기기들은 두 번이나 포맷까지 끝마친 상태로 이제 책장에 수납되어 있었다·
이 며칠 손에서 떼놓지 않았던 것들·
“능력의 문제도 있지만 보통 사람은 팀 멤버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못 해· 열 시간 넘게 계속 보기 힘든 말들을 찾아보면서 버티는 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거든·”
“····”
류청우가 내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토닥였다·
“회사에선 쓰기 힘든 방법인데 문대 네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던 거야·”
그리고 진지하게 말했다·
“참 고생했어· 그리고··· 정말 잘했어·”
“···!”
단호하고 진심 어린 칭찬이다·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단호한 공치사를 들을 줄은 몰랐다·
솔직히 류청우라면··· 떨떠름해할 줄 알았는데 말이다· 실제로 이번에도 그런 반응을 보였다고 생각했고·
사실 내가 정정당당하게 처리한 게 아니라 저놈들 사이에 익명으로 잠입해서 몰래 이간질한 거니까 말이다·
나야 어차피 상대가 X 같이 구는데 비인륜적인 것만 아니면 뭐하러 수단 가리냐는 주의다만·
‘만일 테스타 데뷔 즈음의 류청우였다면····’
앞이나 뒤에 ‘그래도 이런 위험한 일은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등 어느 정도 타이르는 말을 덧붙였을 것이다·
‘선이 분명한 녀석이니까·’
그러나 지금 스티어 때의 경험까지 다 기억하는 이 녀석은··· 그러지 않았다·
시원하게 칭찬만 하고 끝났다·
여전히 건전하고 여유가 있고 정신적으로 강인한 놈인데··· 가치판단 기준이 좀 바뀌었다고 해야 하나·
묘하게 그 선의 범위가 뒤틀렸다·
더 솔직하고 더 냉정하고 약간 극단적이다·
‘····’
다만 웃기는 건 이편이 내 가치관과 더 비슷하다는 거겠지·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이 상황이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자기가 고생해서 해결해 둔 일을 진심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 기분 나쁠 리가 있겠나·
‘왜 칭찬만 하냐고 말할 수도 없고·’
시비 거는 거도 아니고 말이지·
결국 나도 머뭇거리다 이렇게 대답했다·
“···고맙습니다·”
“뭘·”
녀석이 웃으며 내 어깨에서 손을 뗐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다음 말이 붙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런데 아현이에게 말할 필요는 없어·”
“···!”
“일이 잘 처리됐잖아· 굳이 누가 그 애를 싫어해서 이렇게까지 했다고 알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괜히 사기만 낮아질 수도 있고·”
“····”
흠·
안 그래도 마음에 걸렸는데 한마디 할 타이밍을 주는군·
나는 정색하진 않았다·
대신 역으로 녀석의 등을 쳤다·
“너 언제부터 그렇게 생각이 많아졌냐·”
“···!”
“나한테 너무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막 이야기하라고 할 때는 언제고 말이지·”
고대로 돌려주마·
나는 놈의 등을 다시 툭툭 두드린 후 씩 웃었다·
“아현이가 그렇게 심약한 녀석은 아닐 거다· 좀 믿어 봐·”
봐라·
* * *
그날 저녁·
“···그래서· 고소가 진행 중이다·”
“그 그렇구나····”
나는 선아현을 앉혀놓고 ‘네 루머 양성기를 어떻게 터트렸냐’에 관한 간결한 설명을 마쳤다·
녀석은 반발 없이 내 이야기를 쭉 들으며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는 중이다·
그다지 충격받은 것 같은 모양새는 아니었다·
‘그럴 줄 알았지·’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루머 양성기 놈들이 꼭 선아현이라서 싫어한 게 아니라는 걸 확실히 전제하고 가면 된다·’
선아현은 자신이 잘못하거나 못해서 주변인에게 미움을 받는 건 다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너를 싫어할 정당한 이유나 사건 같은 게 없는 그냥 누군가를 싫어하는 걸 재밌어하는 놈들이 모인 거라는 점을 충분히 알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지·
그것만 지키면 말이다·
의외로 이 녀석은 무분별한 비난에 강하거든· 어지간한 괴롭힘엔 쉽게 타격을 받아 무너지지 않는다·
그리고 예상대로 선아현은 부드럽게 상황을 받아들였다·
“나중에 그놈들 고소당했다고 기사 떴을 때 네가 당황할까 봐 미리 이야기하는 거야·”
“으응·”
선아현은 한 번 더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제야 알았다는 투로 덧붙였다·
“그래서 문대가 계속··· 새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구나·”
“····”
정답이다·
“오~ 문대와 청우 형이 그런 일을··· 그런데 다른 멤버들에게는 입도 뻥긋 안 하고 다~ 처리하고 나서야 말해주면서 ‘미리 이야기한다’라는 단어를··· 써도 되나?”
“····”
근데 왜 당사자도 아닌 이놈은 옆에서 참견하는 거냐·
“농담이야!”
큰세진이 씩 웃으며 나와 선아현 사이에 털썩 끼어 앉았다·
“이건 뭐 문대가 혼자 다 감당하겠다고 위험을 무릅쓴 것도 아니고··· 자신 있어서 멋지게 해낸 것 같은데?”
그것도 정답이다·
“그럼 먼저 칭찬부터 해줘야지· 아이고 문대 대단하다! 멋지네!”
“그만해라·”
“싫어~”
나는 주먹을 쥐었다·
그러자 큰세진과 마찬가지로 손을 들려던 선아현이 얼른 눈치를 보며 손을 내린다·
“····”
“하든가·”
“으응!”
녀석이 헤헤 웃었다·
“고 고마워 문대야···!”
“솔직히 회사는 문대처럼 못하지!”
녀석들의 눈에서 신뢰가 보였다· 솔직히 타박을 좀 들을 줄 알았는데 류청우에 이어서 좋은 말만 들으니 뭐····
썩 괜찮은 기분이었다고 해두마·
‘흠·’
이 덩어리 포옹도 여름이 아니라 봐주겠다·
나는 등과 머리를 치는 손바닥들을 참았다·
이 꼴을 지켜보던 류청우가 덧붙였다·
“그래도 당사자는 아현이니까 혹시 지금이라도 고소하기 싫으면 중단할 수는 있어·”
“아 아니요! 할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안 하면 그 사람들이 다른 분에게 또 못되게 굴 수도 있으니까·”
“···그래·”
류청우가 약간 안심한 듯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신경 쓰이면 언제든 말해· 아현아·”
“네···! 그 그렇지만· 그렇게 신경 쓰이진 않아요···! 사실이 아닌 이야기고 또 다들 안 믿는다고 하시니까·”
선아현이 밝게 웃었다·
“그리고 이렇게 설명도 들었고요·”
“···알았어·”
류청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딘가 시원한 것 같기도 했고 약간 생각에 잠긴 것 같기도 한 그 기색은 금방 사라졌다·
‘정리가··· 됐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녀석은 또 싸우고 있는 차유진과 김래빈을 능숙하게 뜯어놓고 있더라·
듣자 하니 차유진의 형에게 무슨 영문 가사로 조언을 구하는 일로 싸움이 난 모양이다·
“김래빈! 나도 영어 잘해! Ethan 필요 없어!”
“쓰는 어휘의 느낌이 달라!”
참고로 배세진은 <인형 사냥꾼> 관련홍보 스케줄로 외출 중이다·
해외에서 이번 시즌도 또 대박을 친 그 드라마는 새 스케줄이 계속 꾸준히 잡혀서 녀석의 체력을 쪽쪽 빨아먹고 있었다·
‘운동해라·’
그것만이 답이다· 나는 류청우가 배세진을 끌고 짐으로 가는 것을 계속 말리지 않을 것이다·
아무튼 간에·
‘뭐··· 다시 계획대로 흘러가는군·’
나는 안정을 되찾은 숙소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오래 가지 않았다·
이 모든 자질구레한 상념을 싹 걷어 내줄 빅 이벤트가 내 뒤통수를 후려갈기게 되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회사에서 비상 급보가 들어온다·
“···VTIC이 컴백을 6월에 안 한다고요·”
-···예·
“····”
‘X발 진짜·’
대가리가··· 쉴 틈을 안 주네·
눈을 질끈 감자니 큰세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죄송한데 VTIC 선배님들께서 6월이 아니라 더 일찍 온다는 뜻이죠?”
-일단 언론에 이미 이야기가 들어가서··· 그쪽에 갑자기 스케줄 변동이 생기지 않는 이상은 네·
꿀꺽·
아닌 밤중 재난 속에서 긴장하듯 침을 삼키며 직원이 외쳤다·
-5월 픽스 맞습니다!
“····”
순간 머리를 채우는 문장은 하나였다·
‘X 됐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렇다면··· VTIC 선배님들의 컴백은 저희가 컴백한 후 1 2주 안입니다·”
그러니까 말이다·
퇴근하자마자 날벼락을 맞은 배세진의 얼굴이 허옇게 질렸다가 곧 무언가를 깨달은 듯 중얼거렸다·
“우리 데뷔 때랑 똑같네·”
“···!”
“Yes! 맞아요!”
테스타와 VTIC이 앨범을 거의 동시에 발매하며 활동기가 겹친 그때·
다만 하나가 반대다·
“그때는 반대로 우리가 한 주 늦게 들어갔죠·”
“어· 테스타가 물고 들어갔었어·”
그렇게 간신히 점수를 맞춰서 공중파 1위를 따냈던 기억이 떠오른다·
나는 미간을 눌렀다·
‘···똑같이 돌려주겠다는 건가·’
이러면 초동 기간을 지나 화력이 약해진 테스타의 머리를 디딤돌 삼아 VTIC이 날아오르는 구도다·
18개월간 묵은 화제성을 싹 터트리며 말이다·
“···차라리 우리가 미뤄서 6월로 치고 들어가면?”
“지금도 아슬아슬해· 그리고··· 너도 알잖아· 마케팅·”
“아·”
큰세진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끌어들인 ‘마케팅 컨텐츠’의 일정상 6월로 미루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그럼 마케팅을 날리고 시작해야 하는데····”
“안 돼·”
“그렇지·”
게다가 아슬아슬 6월로 넘겨서 또 VTIC 뒤를 잡고 들어갔다간 이제 우리도 이름값과 체급이 라이징 포지션이 아니라 도리어 이미지에 손상이 온다·
그럼 X발 이걸····
“····”
“····”
“문대문대 VTIC 선배님과 내기라도 해서 컴백을 나중에 하시게 만들어볼까···?”
“그런··· 짓이 통할진 모르겠는데·”
“응··· 나도 그냥 해본 말이야·”
당연한 말이 오가는 순간·
차유진이 손을 번쩍 들었다·
“그냥 발매해요! 나는 우리가 만든 앨범 자신 있어요! 중요한 건 진짜예요· 그게 강하면 이길 수 있어요·”
“···!”
“김래빈 우리 곡에 자신 없어?”
“물론 있어! 하지만 형들이 저렇게 고민하시는데 너무 쉽게 말하지····”
“아니· 나도 동감이야·”
배세진이 치고 들어왔다·
“군대 갈 때 되면 가는 거지 문화 훈장··· 못 받아도 상관없어· 올해 가도 괜찮아·”
“형····”
류청우가 그 모습을 둘러보더니 나를 돌아보았다·
“그렇다는데?”
“····”
오냐·
“솔직히··· 저도 이번 앨범에 자신이 있는데요·”
“···!”
“경쟁자 눈치 봐서 스케줄 바꾸고 컨텐츠를 망가트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게 더 자신 있긴 하죠·”
“···그럼?”
나는 스마트폰에 뜬 개X··· 아니 청려의 연락처를 보고 입을 뒤틀었다·
좋다·
어디 한번 물고 들어와 봐라·
“우리도 예정대로 갑시다·”
그리고 얼마 후·
예정대로 인트로가 공개되었다·
[테스타(TeSTAR) ‘Intro : Sunset’ Comeback Trailer]
양산을 든 선아현의 화려한 얼굴이 렌즈 너머를 응시하는 컷이 화면 가득 들어찼다·
강렬한 썸네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