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32화
532. 배후 2
“HK 그룹입니다.”
“HK요?”
“예. 만약에 제작 발표회를 취소시키지 않는다면 앞으로 HK 그룹에 관련된 일은 일절 못 받을 거라고 협박을 받았습니다.”
HK 그룹은 재계 12위의 대기업이다 보니 평소에도 호텔에서 각종 행사를 열곤 한다.
매년 HK 그룹에서 올려주는 수익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하기에 호텔에서는 HK 그룹의 요청을 무시할 수가 없었단다.
“그렇다면 혹시 누가 오더를 내린 건지 아십니까?”
“저도 자세한 건 모릅니다만 꽤 높은 곳에서 내려온 오더라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순간 떠오르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HK 전자 홍석준 대표.
HK 그룹의 3남인 그는 며칠 전에 광주에 있는 진성 리조트에서 나와 부딪힌 적이 있다.
그는 진아람과 나의 관계를 오해하고 있을 테니 이번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었다.
다만 그가 범인이라는 걸 100%로 확신할 수는 없었기에 우선 다른 제작 발표회장부터 마련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칫 KBC <정희왕후>가 호텔에서 할 때 우린 MBS 방송국 본관에서 제작 발표회를 해야 할 수도 있을 테니까.
그때 내 눈치를 살피던 김택균 부장이 조심스레 말한다.
“저기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좀 뭣한데 HK 그룹에서 서울 쪽 호텔 대부분에 손을 써 뒀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에 관한 건 이제 어떻게······”
“제보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제 연락이 있을 때까지 HK 그룹에는 제가 와서 꼬치꼬치 캐물었다는 사실을 일단은 숨겨 주십시오.”
“아 알겠습니다.”
자세한 사정을 알려주는 대가로 비리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기로 약속했기에 더는 따지지 않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운전대에 앉은 난 곧장 오복희 PD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들은 오복희 PD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한다.
-HK 그룹의 홍석준이 왜 우리 드라마를 노려요?
“예. 아마도 저 때문인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그게 왜 정 실장님 때문이에요. 그 새X가 미친 새X인 거지!
보통의 PD라면 상황이 어떻게 되었든 간에 날 탓했을 거다.
하지만 오복희 PD는 철저히 내 편을 들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우리 사이에 감사는요. 하 근데 어떻게 하죠? 지금 연초라서 웬만한 호텔들은 대관이 다 끝났을 텐데요?
“제가 다른 호텔을 알아볼 테니 이 일은 일단 둘만 알고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진짜 홍석준이 배후가 맞는지도 확인해봐야 하고요.”
-알겠어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전화를 끊은 난 가장 먼저 진아람 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삼성동 H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강남 진성 호텔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화를 건 순간 진아람 이사가 놀란 목소리로 말한다.
-안 그래도 전화 잘 해주셨어요. 혹시 홍석준 대표가 화란전 제작 발표회를 망치려고 하는 거 알고 계세요?
“예. 압니다.”
-예? 어떻게요? 저도 지금 막 알아냈는데?
어떻게 알긴.
에브리데이가 알려줬지.
난 나만의 정보원이 있는 것처럼 말했다.
“서울 쪽 호텔 컨시어지들과 인연이 있어서 정보를 알게 됐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더 아시는 내용이 있으면 알려주십시오.”
-큰 맥은 다 알고 계시네요. 그리고 이번 일은 홍석준 대표가 주도한 거예요.
내 의심이 맞았다.
“혹시 리조트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앙갚음을 하려는 겁니까?”
-그런 거 같아요. 진짜 죄송해요. 정 실장님.
“저기······ 그러면 혹시 강남에 있는 진성 호텔의 연회장을 대관할 수 있을까요?”
진아람 이사가 미안한 목소리로 말한다.
-죄송해요. HK 그룹의 일에는 절대 끼어들지 말라고 아버지가 경고를 내렸어요.
진성그룹의 진대운 회장은 HK 그룹과는 그 어떤 충돌도 일으키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단다.
아마도 HK 그룹과 사돈 관계를 맺을 생각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미래를 아는 나로서는 두 회장이 서로 사돈이 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그건 나만이 아는 일이었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하실 거예요? 혹시 MBS 본관에서 제작 발표회 하실 거예요?
“아뇨. 거긴 최후의 장소로 남겨둘 생각입니다. ‘정희왕후’ 측은 특급 호텔에서 대규모 출정식을 여는데 이쪽은 방송국에서 하게 되면 너무 초라하지 않습니까? 처음부터 지고 가는 싸움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성대하게 준비한 제작 발표회를 날려버릴 수는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하시려고요?
재계 12위인 HK 그룹의 손이 닿지 않을 곳 중에 떠오르는 곳이 또 하나 있었다.
대천 그룹.
재계 17위인 대천 그룹은 HK 그룹과 회장끼리 사이가 좋지 않아 모든 사업 영역에서 티격태격하고 있다.
게다가 대천 그룹의 김애련 부회장과는 어느 정도 친분이 있었기에 그곳에다가 부탁할 생각이다.
“대천 그룹의 힘을 빌릴 생각입니다.”
-김애련 부회장님이라면 HK의 압박을 신경 쓰시진 않으시겠네요. 그런데 부회장님을 설득하실 수 있겠어요?
“가능하게 만들어야죠.”
-알겠어요. 그러면 조심하시고 도움 될 소식 있으면 또 연락드릴게요.
“예.”
진아람 이사 덕에 범인을 확정할 수 있었다.
난 그녀와의 전화를 끊은 뒤 대천 그룹의 김애련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부회장님. 잘 지내셨습니까?”
-어~ 정 팀장. 아니지 이제 정 실장이지? 승진 축하해. 그런데 웬일이야?
“실은 1월 4일 강남에 있는 대천 호텔의 연회장을 빌릴 수 있을까 싶어서 전화했습니다.”
-음~ 가능이야 한데 이왕이면 얼굴 보고 이야기하지? 우리 얼굴 보지 않은 지도 꽤 됐잖아.
굳이 얼굴을 보자는 이유를 알 순 없었지만 부탁하는 처지에 가릴 형편이 아니었다.
“그러면 지금은 어떻습니까?”
-좋지. 바로 와. 기다릴게.
전화를 끊은 난 차에 시동을 걸고 대천 그룹 본사로 차를 몰았다.
* * *
진성그룹의 회장실.
석한중 비서실장은 회장 진대운의 앞에 서서 정윤호의 움직임을 보고하는 중이다.
“정윤호를 따라다니는 정보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 놈이 또 무슨 일을 벌이고 있어?”
“현재 대천 그룹 본사로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되었습니다.”
“놈이 대천 그룹과도 인연이 있었나?”
“예. 대천 김애련 부회장님과 예전부터 친분이 있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김애련 부회장을 만나러 간 듯합니다.”
김애련 부회장은 그녀의 아버지 김부호 명예 회장을 대신해 현재 대천의 실질적인 주인이었다.
“고아 출신의 매니저가 재벌 오너와 친분을 가지고 있다니. 믿기 힘든 일이군.”
정윤호의 뒤를 캐면 캘수록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가득했다.
며칠 전.
안석춘 대표와 수백억대 판돈을 걸고 게임을 벌여 이겼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그의 배포에 감탄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윤호는 자신이 딴 수백억의 돈을 마치 종이 쪼가리처럼 포기해버렸다.
그리고는 적이나 다름없던 안석춘 대표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버렸다.
고작 28살이라고 하기에는 놀라운 배포와 담력 그리고 포용력까지 그 어떤 것도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정윤호였다.
“허······ 그놈. 참. 탐이 나긴 한데······.”
보면 볼수록 탐이 났지만 그래서 더욱더 위험한 놈이다.
자기 아들들이 늑대라면 놈은 아직 어린 데도 호랑이 새끼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호랑이 새끼에게 딸인 진아람이 계속해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정윤호가 차라리 HK 그룹의 3남인 홍석준 정도 수준이었다면 자신이 직접 나서서 두 사람을 맺어주려 했을 거다.
하지만 진아람은 자신을 꼭 닮아서 유능하고 야심만만한 딸.
그런 진아람과 정윤호가 손을 잡는다면 진성그룹의 차기 주인이 ‘진 가(哥)’가 아니라 ‘정 씨(氏)’가 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위협을 매번 느끼고 있었다.
“그러면 지금 아람이는 어떻게 하고 있어?”
“정 실장에게 정보를 빼돌려주는 듯합니다.”
“그 녀석도 참. 결혼이라도 하면 집안 재산 다 퍼줄지도 모르겠구나.”
“막을까요?”
“아니다. 어설프게 막았다가 아람이 성격에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다만 정윤호 그놈과 관계된 일은 무조건 제일 먼저 보고하도록.”
“알겠습니다. 정 실장에 관한 모든 건 제가 직접 보고토록 하겠습니다.”
그때 진대운 회장이 멈칫한다.
“잠깐만. 실장이라고? 팀장이 아니라?”
“예. 1월 1일 자로 승진했다고 합니다.”
“그놈 2년 차라면서?”
“예.”
“그런데 뭐가 그렇게 승진이 빨라? 혹시 자기네 회사 대표의 숨겨놓은 아들이라도 되나?”
진대운 회장은 정윤호가 고아인 걸 알고 있었으나 너무도 빠른 승진을 한 터라 어이가 없어 물었다.
“안 그래도 너무 승진이 파격적인 터라 알아봤는데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만 올라간 겁니다.”
진대운 회장이 헛웃음을 짓는다.
“허허허 그놈 참. 물건이군.”
한참 너털웃음을 짓던 진대운 회장이 말한다.
“알았어. 그만 나가 봐.”
“예. 회장님.”
석한중 비서실장이 고개를 꾸벅 숙이고 문밖으로 나선다.
홀로 남은 회장실.
진대운 회장이 아쉬운 티를 낸다.
“조금만 덜 잘 났어도 내 생각이 달라졌을지 모르는데······”
정윤호는 부모가 없었기에 여전히 데릴사위로 삼으면 어떨까 하는 미련도 남아 있었다.
진아람과 정윤호를 결혼시킨 다음 두 사람의 자식 중 가장 똑똑한 남자아이를 ‘진 가(哥)’로 만들까 하는 생각도 여전했고.
하지만 똑똑한 두 사람이 자신의 근대적인 사고를 따라올 리가 없었기에 너무도 아쉬울 따름이었다.
진대운 회장은 소파에 기대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나저나 HK와 대천이라······ 이번 일로 둘 다 크게 피를 봤으면 좋겠군. 허허허.”
진대운 회장이 JS 클럽 카드를 만들고 형제들끼리 후계 전쟁을 붙이는 건 오로지 더 강한 진성그룹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두 그룹이 약해진다면 자연스레 진성의 재계 순위는 올라가게 된다.
진대운은 이번 기회로 두 그룹의 힘이 약해지길 바라며 정윤호가 블랜딩을 했다는 ‘THE 베스트’의 시제품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입안을 가득 채운 커피의 향과 맛은 최고급 바리스타가 만든 것과도 감히 견줄만한 것이었다.
“정윤호 그놈. 돈 많이 벌겠군. 허허허.”
커피를 마시는 그의 입에서 다시 한번 헛웃음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 * *
대천 그룹은 백화점뿐 아니라 건설과 화학 등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17위의 회사다.
현재 부회장은 김부호 명예 회장의 둘째 딸인 김애련 부회장.
그녀는 이태풍을 노리던 김애자의 동생이었다.
그래서 난 김애자의 스캔들을 터트린 뒤 김애련을 부회장이 될 수 있게 도왔다.
그 덕에 난 김애련 부회장과의 인연이 생겼다.
50층 빌딩의 49층 한 층을 다 쓰는 부회장실에 들어오자 김애련 부회장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
“왜 이리 오랜만에 연락했어?”
“죄송합니다. 너무 바빴습니다.”
“그렇겠지. 2년 차에 실장 다는 게 어디 보통 일이야?”
“죄송합니다. 그리고 대천 명예회장님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도요.”
지난번 L.M.L 쇼케이스에서 만났을 때 유진이의 L.M.L 쇼를 대천백화점에서 열기로 약속했었다.
하지만 일정이 잘 맞지 않아서 그 쇼는 계속 연기되었다.
더군다나 대천 그룹의 김부호 명예 회장과의 만남도 번번이 미뤄졌었다.
내 쪽의 스케줄 문제도 있었지만 김부호 명예 회장의 건강이 들쑥날쑥해서 어쩔 수 없었다.
“괜찮아. 사정이 여의치 않았잖아. 아버지도 이해하고 계시고. 아 그리고 잠깐만?”
삐-
-예. 부회장님.
“준비한 거 가져와.”
-예.
인터폰이 끊긴 순간 비서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비서의 손에는 나무곽 하나가 있었다.
“여기 있습니다. 부회장님.”
비서가 오크색의 나무곽을 건네준다.
달칵.
김애련 부회장이 열어서 안에 든 내용물을 보여준다.
“실장 승진 축하해. 선물이야.”
나무곽 안에는 푸른 벨벳 소재의 안감 위에 시계 하나가 있다.
자세히 보니 파X 필립스 한정판이다.
“실장 승진도 했는데 명품 시계 하나는 있어야지.”
“뜻은 감사합니다만 이건 못 받겠네요. 딱 봐도 현재 가격만 10억은 할 걸 제가 어떻게 차고 다닙니까?”
난 웃으며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런 선물을 받게 되면 어떻게 발목이 잡힐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애련 부회장이 씨익 웃는다.
“하여간 눈썰미도 좋아. 그래도 받아둬. 나 부회장 올려준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싼 선물이니까.”
“이런 거 대신 아까 말씀드린 부탁이나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애련 부회장이 나무곽을 닫으며 묻는다.
“진짜로 그거면 돼?”
강남에 있는 대천 호텔은 원래 대관을 하려고 한 삼성동 H 호텔보다 2배는 큰 규모의 특급 호텔이다.
하지만 비용 문제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고작 그게 아닐 텐데요?”
김애련 부회장이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웃는다.
“왜? 내가 HK 그룹을 두려워할 것 같아서?”
김애련 부회장은 HK 그룹이 날 노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알고 계시는 것 이상으로 상황이 안 좋습니다.”
난 HK 의류의 홍성범 전무를 구속시키는 데 일조했고 HK 전자의 홍석준 대표와도 의도하지 않게 오해를 산 사이라는 것을 설명했다.
“홍석준이면 충분히 이러고도 남지. 그놈이 진아람을 짝사랑한 지 꽤 오래됐을걸? 그놈이 아니더라도 재계 3세 4세 중 미혼들은 다들 진아람을 노리고 있을 거고?”
“······제가 알았나요 뭐.”
“아무튼 걱정하지 마. 나 대천에 김애련이야!”
김애련 부회장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한 뒤 웃으며 인터폰을 누른다.
“난데 4일 삼성동 대천호텔에 백화점 행사 싹 비워서 MBS한테 대관해줘. ‘화란전’ 제작 발표회 행사할 거라니까 신경 좀 쓰라고 하고.”
원래 대천백화점의 임원 시무식이 호텔에서 잡혀 있었지만 그걸 백화점 내부에서 하는 거로 변경하라고 지시한 뒤 연회장을 내게 양보해준다.
어차피 아랫사람들은 부회장을 오래 보고 싶지 않을 테니 짧게 행사하고 보너스나 줄 거라면서.
난 그녀가 말하는 틈을 타 다이어리를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2.1]
[날짜 : 2021년 1월 4일]
-PM 12:00 <일정 삭제>
(삭제된 일정 : H 호텔 <화란전> 제작 발표회 연기. 호텔 소방 긴급 점검. (긴급회의 : MBS 본관으로 오후 5시. 호텔에서 고의로 연기했을 가능성.))
다행히 급한 일이 처리되었다.
이젠 MBS로 돌아가서 오복희 PD에게 대관 장소를 옮겼다는 것을 알려주고 기자들에게도 장소 변경을 통보하는 것만 남았다.
그런데 그때 김애련 부회장이 날 붙잡는다.
“그러면 우리 정 실장도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어? 어려운 거 아냐.”
“뭘 들어드리면 될까요?”
“우리 아빠랑 좀 만나 줘. 지금 회사로 오고 계셔.”
대천 그룹의 창업주 이자 내가 구속시키는 데 일조한 김애자 전 부회장의 아버지인 김부호 명예회장.
바로 그가 지금 날 보기 위해 회사로 오고 있다고 한다.
“지금요?”
“어. 꼭 만나서 하실 이야기가 있다고 하시네.”
그런데 말을 하는 김애련 부회장의 웃음이 심상치가 않았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