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12화
512. 콘서트 사고 1
[에브리데이 V12.1]
[날짜 : 2020년 12월 26일]
-PM 07:30 [NEW. 유은아] 응급실. 전치 6주 진단. (‘시공의 발레리나’ 촬영 중단. 다른 배우로 교체.) -PM 07:30 [NEW. 김세리] 응급실. 전치 4주 진단. (1월 솔로 데뷔 계획 취소.)
동시에 두 사람이나 응급실을 방문한다는 내용이 떠 있었다.
그리고 응급실에 도착하는 시간을 보니 콘서트가 시작하자마자 두 사람이 다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거기다 부상의 정도도 차후 활동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고 한다.
‘대체 무슨 일이길래?’
운명을 비틀어 온 반작용이라서 그런지 유독 내 연예인들은 사고에 많이 휘말리는 듯한 느낌이다.
난 가까스로 정신을 다잡고 일어날 수 있는 경우를 떠올렸다.
하지만 콘서트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는 수도 없이 많았기에 딱 짚어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떠오르진 않았다.
결국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단 한 가지.
위험 요소들을 하나씩 점검해 보는 것뿐이었다.
그렇다면 일단.
이번 콘서트의 무대 설치를 맡아준 공연 기획사인 ‘공연 브라더스’를 찾아가서 무대 설치 준비상황부터 체크 해 봐야겠다.
“유노 오빠. 왜 그래요?”
세리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눈앞에 있는 세리와 강하나를 비롯해 녹음실에 있는 모두가 날 쳐다보고 있다.
최대한 감정을 조절했지만 놀란 표정이 드러났나 보다.
난 애써 괜찮은 듯 웃음을 지었다.
“아냐. 아무것도. 자자. 그보다 내일 점심때 소극장에서 1차 리허설이 있는 거 알지? 모레는 DX홀에서 리허설이 있으니까. 잊지 말고. 알았지?”
“네.”
이번 합동 콘서트는 관객 수만 무려 8천 명이 들어오는 대형 콘서트.
난 이번 콘서트를 망칠 생각도 내 소중한 연예인들을 다치게 할 생각도 없었다.
“백 팀장님. 란희랑 같이 애들 숙소랑 집에 데려다주세요.”
“예. 팀장님.”
난 유진이와 미소를 맡기고선 급히 남양주에 있는 ‘공연 브라더스’의 본사로 향했다.
* * *
공연 설비 전문 업체 ‘공연 브라더스’는 1000평 규모의 남양주에 본사 건물과 조립식 건물을 갖고 있다.
공연을 위해 필요한 무대장치를 보관하고 조립하기 위해선 넓은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주차장에 차를 댄 뒤 조립식 건물의 입구 쪽으로 향했다.
젊은 경비원에게 신분증을 내밀자 건물 안으로 안내받았다.
외벽이 회색으로 칠해진 조립식 건물 안에선 무대 설치를 위해 필요한 장비들의 조립이 한창이다.
현장에서 모든 조립을 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곳에서 반조립을 하고 트럭으로 운반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게 된다.
지이잉~
작업 현장에서는 수많은 작업자가 그라인더와 용접봉을 들고 한창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공연 무대에 쓸 각종 무대 발판 무대장치 그리고 트러스라는 구조물을 연결하는 소리가 귀를 먹먹하게 만든다.
건물 한쪽에선 ‘공연 브라더스’의 형제이자 공동 대표인 형 공상민과 동생 공도훈이 안전모를 쓰고 뛰어다니면서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 보인다.
“철수 형님! 용접한 거 반드시 두 번 세 번 확인하세요.”
“동신아 조명들 다 꺼내서 다시 한번 체크 해!”
“한택이 너는 스피커랑 앰프 마이크부터 확인하고 끝나는 대로 트러스 상태 눈으로 직접 체크 해. 보고하는 거 잊지 말고.”
꼼꼼하기로 소문난 두 형제답게 일일이 점검하라며 지시하고 있다.
그때 ‘공연 브라더스’의 박문수 팀장이 날 발견하고 뛰어온다.
새하얀 안전모를 쓴 그가 꾸벅 인사를 한다.
“정 팀장님. 오셨습니까?”
“예.”
현장 설치 전에 장비들을 체크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최 대리님은 이만 가 보세요.”
“예. 팀장님.”
날 안내한 젊은 경비원이 사라진다.
박문수 팀장이 한창 작업 중인 현장을 가리킨다.
“걱정되어서 오셨나 본데 안심하셔도 됩니다. 저기 보시다시피 저희 대표님들은 직접 다 장비를 살필 정도로 진짜 꼼꼼하고 열정적인 분들이십니다.”
‘공연 브라더스’는 현재 업계 12위 정도의 작은 회사.
하지만 회귀 전에도 유독 깐깐하고 안전에 민감한 두 형제 대표의 노력 덕분에 한국 공연의 대부분을 수주하게 되는 곳으로 성장하게 된다.
“두 분 대표님들이 일을 꼼꼼하게 하는 건 잘 알죠. 다만 저희가 처음 주최하는 대형 콘서트라서 신경이 계속 쓰여서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확인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요즈음 무대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많아서 이번에 설치할 무대 표면에는 특수 도포를 했습니다. 이것 좀 보시죠.”
박문수 팀장이 잔뜩 쌓아놓은 무대 최상단 블록을 가리킨다.
손으로 슬쩍 만져보자 그의 말이 맞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넘어지진 않겠네요. 그리고 현장에 아티스트 신발 바닥의 먼지를 제거할 수 있게 무대 올라가는 곳이랑 곳곳에 먼지 제거 끈끈이 매트도 설치 부탁드립니다.”
박문수 팀장이 가지고 있던 태블릿으로 기록을 한다.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꼼꼼한 행동이다.
“알겠습니다. 무대 사이드 양쪽이랑 현장 곳곳에 끈끈이로 된 먼지 제거 발 매트를 붙여 두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말씀드린 비품들은 원래 계약 금액에서 추가로 비용 청구하세요.”
“아 괜찮습니다. 매트가 얼마나 한다고요.”
“아뇨. 제가 오늘 요청하는 것들은 모두 저희 쪽에서 비용을 부담하겠습니다.”
박문수 팀장의 얼굴이 밝아진다.
일감을 주는 의뢰자들은 대부분 돈을 주지도 않고 추가적인 사항을 요구하는데 난 사소한 것도 비용 결제를 해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일 잘하는 사람들에게 더 주지는 못할망정 짐을 떠넘길 수는 없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 팀장님.”
“감사는요. 일 한 만큼 더 받아 가는 건 당연한 일이잖습니까?”
“다들 정 팀장님만 같으면 좋을 텐데요······ 하하.”
씁쓸하게 웃는 박문수 팀장을 도닥이고 있으려니 공연 브라더스의 형제 공동대표들이 날 발견하고 다가온다.
“정 팀장님! 오셨습니까?”
두 사람은 날 보자마자 고개를 꾸벅 숙인다.
“꼼꼼하게 해주시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올해 32살인 공상민 대표가 겨울인데도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답한다.
“저희 업체가 작긴 해도 이제껏 현장에서 사고 한번 난 적 없습니다. 안전 장비는 최선을 다해 신경 쓸 테니까 믿고 맡겨 주십시오.”
그때 박문수 팀장이 내가 모든 비용을 처리해 준다고 말한다.
덕분에 공상민 대표의 입꼬리가 찢어지려고 한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대한 아껴 쓰겠습니다.”
“아니요. 아끼지 마십시오. 사람이 안 다치는 게 남는 겁니다. 무대 아래에 야광 스티커 하나 방향 표시등 한 개 라이트 하나까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더 넉넉하게 사용하시고 정산해 달라고 요청하십시오.”
무슨 일이든지 간에 비용을 아끼는 데서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그리고 에브리데이가 은아와 세리가 다친다는 걸 말한 이상 난 절대로 안전 비용을 아낄 생각이 없었다.
기뻐하는 공동 대표들을 보며 곁눈질로 에브리데이를 살폈다.
하지만 아직은 일정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게 아닌가?’
결국 난 직접 장비들을 확인하기로 마음먹었다.
“대표님. 혹시 현장 장비를 보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급히 곁에 있던 공도훈 대표가 안전 헬멧과 안전화를 내민다.
“이쪽으로 오시죠. 제가 직접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혹시 작업복도 있습니까?”
공도훈 대표가 공장 한쪽을 가리킨다.
“아 저기 탈의실이랑 샤워실이 있습니다.”
“그럼 하나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자세히 좀 보고 싶네요.”
“예. 이쪽으로 오십시오.”
난 공도훈 대표를 따라간 다음 회색 작업복을 입고선 장비 체크를 시작했다.
* * *
3시간이 지났다.
등에 땀이 축축해질 정도로 돌아다니면서 장비를 꼼꼼히 점검했지만 에브리데이의 일정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이게 아닌가? 아니지. 현장에서 설치할 때 또 문제가 생길 수가 있으니까······’
아무래도 내일 밤 장비를 설치할 때도 다시 한번 체크를 해야겠다.
나는 아쉬운 마음을 숨긴 채 공도훈 대표와 대화를 나눴다.
“시설 설비 작업자들이 다들 꼼꼼하시네요.”
“예.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다들 저희 정 직원입니다.”
“어쩐지 좀 남다르다 했습니다.”
공도훈 대표가 씨익 웃으며 말을 잇는다.
“아 그런데 내일 밤 작업 마무리를 하려면 인력이 모자라서 외부 인력들이 좀 추가될 예정입니다.”
장비 반입은 12월 24일 밤 10시부터 시작하는데 25일 오후까지 무대 조립을 완성하기 위해선 꽤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필요한 나머지 인력은 인력사무소를 통해 지원받을 거란다.
“알겠습니다. 사람을 더 쓰고 비용을 더 들여도 좋으니까 현장에서 조립할 때도 지금처럼 꼼꼼하게 부탁드립니다.”
“예.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후 난 샤워를 마치고 정장으로 바꿔입은 난 안 주머니에서 봉투 하나를 꺼냈다.
“받으시죠.”
공도훈 대표가 놀란 표정을 짓는다.
“이건 뭡니까?”
“내일 밤부터 공사니까 오늘 저녁때 식구들이랑 미리 고기라도 드시고 힘 좀 내십시오. 대신 술은 자제해주시고요.”
“아이고 이런······ 이렇게까지는 신경 안 써주셔도 괜찮은데······”
난 한사코 거절하는 공도훈 대표의 주머니에 봉투를 집어넣었다.
현장 스태프들에게 잘할수록 가수들이 더욱 안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녁 회식비를 건네는 장면을 봤는지 직원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이후 다시 한번 다이어리를 살폈지만 변함이 없다.
그 순간 이곳이 문제가 아니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현장 점검도 해야겠네.’
난 폰을 넣은 뒤 공연 브라더스의 두 대표와 인사를 나눴다.
“그러면 내일 밤에 뵙겠습니다.”
“예. 정 팀장님.”
난 그 즉시 공연이 열릴 코엑스 DX홀로 향했다.
* * *
코엑스 DX홀.
현장 점검을 나와 있던 이동민 실장을 만나 함께 소방점검을 마치고 각종 설비를 점검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것을 점검해도 일정이 사라지지 않았다.
‘대체 무슨 일이 생기는 거지?’
불안한 내 표정을 봤는지 이동민 실장이 묻는다.
“왜? 어제 안 좋은 꿈이라도 꿨어?”
잠깐 고민하던 난 이동민 실장에게 말했다.
“예. 애들이 사고가 나는 꿈을 꿨습니다.”
체리블라썸을 처음 성공시킬 때도 용꿈을 꾼 이후 잘 되었다고 알고 있는 이동민 실장이다.
그러다 보니 그는 내게 언제나 꿈을 잘 꿨냐며 묻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난 다이어리에 나온 정보를 슬쩍슬쩍 비틀어서 알려주곤 했었다.
“무슨 사고?”
“그게······ 정확히 기억이 안 나네요. 뭔가 다친다는 것만 분명히 기억나고요······”
이동민 실장이 고민하다 묻는다.
“혹시 꿈에서 애들이 리프트 같은 데서 떨어지진 않았어?”
리프트.
말 그대로 사람을 위로 들어 올리는 장치를 말한다.
합동 콘서트의 극 초반부.
은아와 세리가 각각 리프트를 타고 무대 아래에서 올라오는 연출이 있다.
리프트가 3m 정도 되는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조립 공장에서도 특별히 신경을 써서 확인했었다.
“확인해 보긴 했는데 튼튼하게 잘 만들었던데요?”
“공장에서 괜찮았다고 해도 이송 과정이랑 재설치 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이동민 실장은 콘서트 현장에 한해서만은 나보다 경험이 많았기에 그가 말하는 내용을 기록했다.
“현장에서도 두 번 세 번 확인해야겠군요.”
“그래 뭐. 트러스에서 뭔가 떨어져서 다치거나 아니면 무대가 높아서 추락하거나. 하여간 조심해야 하는 것들이 한둘은 아닌데······”
공연 무대에는 조명을 달기 위해 알루미늄 재질로 만든 봉을 삼각형 그물 모양으로 연결해 무대의 기둥과 위를 지나가는 횡적 구조물을 만든다.
그런 구조물을 트러스라고 부르는데 그 트러스에 조명뿐 아니라 각종 플래카드 그리고 기타 장치들을 덕지덕지 붙이게 된다.
이동민 실장은 그 트러스에서 먼가가 떨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트러스 설치 팀에다가는 평소보다 조명 연결이나 장치 연결을 탄탄하게 해달라고는 했어요.”
“그래? 흠······ 그래도 불안하면 그냥 경호를 2배로 늘리는 건 어때?”
남은 위험한 요소 중 가장 큰 건 바로 현장에 관객이 난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실장님. 혹시 CCTV를 설치하는 건 어떨까요?”
보안요원들이 늘 돌아다닌다고 해도 사각지대는 생긴다.
그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 CCTV만한 게 없다.
그 순간 이동민 실장이 흔쾌히 대답한다.
“오케이. 그러면 경호 2배에 CCTV까지 달지 뭐.”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이동민 실장은 즉시 전화를 걸어 흔쾌히 내 걱정을 없애 주고 있었다.
“예. 박 대표님. 24일 밤에 코엑스 DX홀에서 무대 설치할 때 달아주세요. 예. 예. 철거는 26일 밤에 같이 하고요. 예.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이동민 실장이 전화를 끊고 자신 있게 말한다.
“급하게 일정을 잡아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승낙하시네.”
무려 CCTV 30개나 설치할 예정이란다.
그렇게 만반의 대비를 한 뒤 일정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정은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데?’
* * *
12월 24일 오후 10시.
삼성동 DX홀에 장비가 반입되기 시작했다.
‘공연 브라더스’의 직원들과 외부 용역 작업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무대 설치.
철 기둥을 세우고 기둥에 X자 빔을 설치하고 그 뒤에 덧마루라는 무대 바닥을 설치하고 있었다.
“무대 설치 끝나면 바로 트러스 팀 작업할 준비하세요.”
“예.”
“그리고 무대 설치할 때 리프트도 넣어야 합니다. 따로 작업하지 말고 한 번에 하세요.”
“예~”
끼리리릭-끽끽.
끼이이잉-텅.
착착 올라가는 무대 바닥은 무려 2M의 높이.
공구를 쓰는 소리가 사방을 울린다.
수많은 사람이 덤벼들어 리프트를 넣고 무대 설치를 시작했다.
2시간 만에 2m 정도 높이로 무대 바닥 부분이 완성되었다.
이제부터는 무대 양쪽으로 트러스 구조물을 설치하고 조명을 달 차례였다.
난 작업 상황을 보다 무대를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는 컨트롤 룸으로 올라갔다.
컨트롤 룸으로 올라가자 이동민 실장이 꽁지 머리를 한 남자와 함께 서서 이야기하고 있다.
꽁지 머리의 남자는 오늘 CCTV 설치를 맡은 ‘천리안 CCTV’의 박본수 대표였다.
이동민 실장이 박본수 대표를 소개한다.
박본수 대표는 날 보자마자 설치 상황을 설명한다.
“현재까지 CCTV는 현장 안팎으로 총 12개 설치했습니다. 무대 아래에도 설치했고 나머지는 무대가 완성되면 설치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혹시 지금 설치된 것만이라도 CCTV 영상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
“안 그래도 막 확인하려던 참입니다.”
무대 아래에도 CCTV를 꼼꼼하게 설치한 터라 사각지대는 없을 거라면서 컨트롤 룸 한쪽에 놓인 모니터로 향한다.
박본수 대표가 무전기로 지시를 내린다.
“동진아. 일단 연결된 것만이라도 테스트 해보자. 화면 넣어.”
-예. 대표님.
그 순간 총 여덟 개 모니터 중에서 네 개에 불이 들어온다.
외부 쪽은 아직 연결이 안 되는 터라 무대 아래에 설치된 CCTV 카메라만 화면이 나온다.
무대 아래에도 조명을 달아놓았기에 나름 선명히 화면이 잡히고 있다.
“무대 아래쪽만 나온다. 외부 연결 쪽도 확인해봐.”
-거기는 지금 연결선 따고 있습니다. 되는대로 연결하겠습니다.
“오케이.”
그때였다.
무대 아래의 리프트 근처에 있는 2번 카메라에 한 사람의 모습이 들어온다.
‘공연 브라더스’의 후드티를 입고 있는 긴 머리카락의 남자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어? 저기 사람이 왜 있어?”
그 순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 자식이 우리 애들을 다치게 하는 범인이라는 걸.
‘누구냐 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