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8화
508. 프로젝트 G. 4
회귀 전 박찬식 대표는 본인의 걱정과 달리 이번 임기를 끝낸 뒤 아슬아슬하게 연임에 성공한다.
그때의 일정은 내 다이어리에 여전히 남아 있다.
[에브리데이 V12.1]
[날짜 : 2021년 2월 15일]
-PM 02:00 KBC 박찬식 대표 연임 축하 화환 배달.
그러나 난 내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박찬식 대표의 운명을 그대로 두고만 보고 있을 생각이 없다.
이대로라면 그는 나와 굴렁쇠 엔터의 연예인과 매니저들에게 온갖 불이익을 줄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난 이 참에 그의 미래를 바꿔줄 생각이다.
현재 무너져내리는 에이스 엔터의 임성학 대표처럼 말이다.
‘우선 임 대표부터 처리해 놓고 다음은 박찬식 대표의 연임을 막아야겠군.’
그때였다.
내가 생각에 빠져 대답이 늦어지자 박찬식 대표가 언성을 살짝 높인다.
“왜 대답이 없지? 나한테는 직접 연락하기가 부담스럽나 정 팀장? 아니면······ 나 같은 건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난 생각에서 깨어나며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대표님. 앞으론 종종 연락드리겠습니다.”
상대를 방심시키기 위해 눈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제야 그는 내가 겁이라도 먹었다고 생각한 듯 만족한 너털웃음을 짓는다.
앞으로 자기 앞에 펼쳐질 미래도 모른 채로 말이다.
‘박 대표님. 정리 대상 순번표 뽑아 드리겠습니다~’
난 내 머릿속에 담긴 정리 대상 리스트에 박찬식 대표의 이름을 살포시 올려놓았다.
* * *
강감찬 대표는 박찬식 대표이사가 시시때때로 태클을 거는 중에서도 덤덤히 굴렁쇠 엔터가 차후 업계 1위로 될 거라는 걸 어필했다.
박찬식 대표는 축하한다고 말은 하지만 전혀 기뻐하는 기색은 아니었다.
그렇게 서로 간에 한동안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를 마친 뒤 우린 KBC 대표이사실에서 일어났다.
“그러면 저흰 이제 가 보겠습니다.”
박찬식 대표는 의자에서 일어나지도 않은 채 손을 휘휘 내젓는다.
왕민 부서기의 인터뷰가 잘 못 될까 봐서 전전긍긍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원래의 거만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다.
“그래 그래. 난 이제부터 장관님이랑 통화를 해야 하니까 다들 나가 봐. 오디션 문제는 이제 임 국장이랑 이야기하고.”
“예. 대표님.”
강감찬 대표와 나 강지영 본부장은 인사를 하고 대표이사실을 나왔다.
난 나오자마자 다이어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2.1]
[날짜 : 2021년 2월 15일]
-PM 02:00 KBC 박찬식 대표 연임 축하 화환 배달.
연임에 성공한다는 일정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그러나 그 일정은 내가 관여하지 않았을 때만 지켜질 일정이다.
‘박 대표님. 그 편한 자리. 충~분히 즐겨 놓으십시오.’
난 대표이사실을 쳐다보며 피식하고 웃음을 지었다.
순간 강감찬 대표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다.
“윤호야. 왜 그리 웃느냐?”
“아~ 저렇게 연임에 목메는 걸 보니 오히려 일을 그르치셔서 연임 못 하실 거 같아서요. 뭐 이번 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한테 찍히기도 했고요.”
적당히 말을 둘러대자 강감찬 대표가 고개를 끄덕인다.
“네 말대로 되었으면 좋겠다. 저 양반은 은근히 뒤끝이 길어서 말이지.”
강지영 본부장도 작게 한숨을 내쉰다.
“그래요. 일단 이번은 우리가 승기를 잡았지만 언제 또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본부장님. 박 대표가 뒤끝이 길지만 또 눈치를 살피는 사람이잖습니까? 당분간 저흴 건드는 일은 없을 겁니다.”
강지영 본부장이 그건 그렇다며 동의를 한다.
“하긴 그렇긴 하죠.”
“그러면 두 분 먼저 들어가십시오. 전 온 김에 지영식 PD님을 뵙고 가겠습니다.”
회귀 전 지영식 PD는 강감찬 대표와 손을 잡고 프로젝트 G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했었다.
그러나 강감찬 대표가 쓰러져 뜻을 이루지 못하다 결국엔 KBC를 퇴사해 탑 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고 SBC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성공시킨다.
난 이 기회에 그 지영식 PD를 반드시 우리 프로그램의 PD로 만들 생각이었다.
강감찬 대표가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다. 그러면 우린 먼저 회사로 가 있으마.”
난 강감찬 대표와 강지영 본부장을 배웅한 뒤 KBC 예능국으로 향했다.
* * *
KBC 예능국이 사용하는 7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순간 PD들이 내게 농을 걸어온다.
이젠 KBC 예능 국장이 내린 제약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정 팀장. 우리 임 국장이랑 한바탕했다며?”
“이야~ 우리 정 팀장. 요새 끗발 좋아? 국장이랑 맞짱도 뜨고?”
“그래도 좀 적당히 비위 좀 맞춰 주라. 유진이랑 미소도 우리 쪽 예능에 꽂아주고. 그래야 오늘 같은 일이 없지.”
“그래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 네가 KBC에 발길이 뜸하니까 에이스의 임 대표가 설칠 수 있는 거잖아.”
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안 그래도 대표이사님이랑 국장님께도 말씀드렸습니다. 내년부터는 KBC의 예능도 신경 많이 쓰겠습니다.”
그제야 PD들의 얼굴이 펴진다.
“하하하. 그래. 그래.”
“그래. 진즉에 그랬어야지.”
분위기가 조금 좋아진 터라 조심스레 물었다.
“그런데 혹시 지영식 PD님은 어디 있습니까?”
KBC의 인기 예능프로인 <야생탈출>의 한정식 PD가 미간을 찌푸린다.
“영식이? 그 자식은 또 왜?”
“아 잠깐 인사 좀 드리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요.”
지영식 PD는 현재 심야 시간대인 수요일 밤 11시에 70년대 음악을 들려주는 음악 예능 <별빛 달빛>을 맡고 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은 현재 시청률 1%로 폐지 직전이다.
“아 제가 아는 분이 프로그램 애청자라서요.”
오디션 프로그램을 언급하면 소문이 퍼져나갈 터라서 살짝 거짓말을 섞었다.
그러자 한정식 PD는 껄끄러운 표정으로 대답한다.
“쓰읍. 지금은 타이밍이 안 좋은데······ 그 녀석 지금 사표 던진다고 CP 찾아갔어.”
오히려 내게는 굿 타이밍이다.
운이 좋게도 지영식 PD를 KBC에서 빨리 빼낼 수 있을 것 같았다.
* * *
KBC <별빛 달빛>의 박종민 CP 방문 앞.
문밖으로 고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새꺄. 방송국이 너 하고 싶다는 거 다 해줘야 해? 뭐? 경쟁해야 재미있다고? 방송국 물 먹은 지 고작 3년밖에 안 된 새X가 어디서 재미를 운운해?
박종민 CP의 걸쭉한 욕설이 터져 나온다.
그러자 지영식 PD가 답답하다는 듯 외친다.
-CP님. 시청률 1% 넘기려면 뭔가 수라도 써야죠! 이대로 프로그램 폐지를 보고 계실 겁니까?
-폐지되긴 뭐가 폐지돼? 그리고 1%라니 그저께는 2% 찍었잖아. 심야 시간대에 시청률치고는 잘 나오는 거야 인마.
-그건 제가 스페셜 게스트로 아이돌을 불러와서 노래를 부르게 했으니 그 정도라도 나온 겁니다!
-지X하지마. 7080 향수를 일으키는 노래들이 나갔으니까 시청률이 그 정도라도 나온 거지.
-하아~ CP님. 그 노래들을 걸프렌즈7 애들이 불렀으니까 그나마 나온 거라니까요? 그리고 아마 체리블라썸이나 강하나가 왔으면 시청률 3%는 아니 5%도 찍었을 겁니다!
-이게 어디서 눈을 뜨고 선배한테 덤벼들어? 그리고 그렇게 개인 기획하고 싶으면 그냥 나가서 너튜브 채널이나 파서 프로그램을 혼자 해 보던가?
어떻게든 프로그램을 살려보려는 지영식 PD에 비해 경력 20년 차의 박종민 CP는 꽉 막힌 태도를 고수하고 있었다.
-하아~ 알았습니다. 제가 졌습니다. 저······ 그냥 안 할랍니다. 여기 사표나 받아 주십시오.
-이 새X는 툭하면 사표네? 그래! 이번에는 나도 안 말린다. 나가 인마. 세상에 나가봐야 회사가 좋은 줄 알지!
지영식 PD가 실제로 KBC를 나온 건 2년 정도가 더 지난 후였지만 이미 그의 마음이 반쯤은 KBC를 떠나 있었나 보다.
회귀 전에는 이 사표가 반려되고 그는 힘들게 직장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하지만 내가 지금 프로젝트 G를 제작하려는 이상 그의 인생에 그런 미래 따위는 없을 거다.
-예~ 갑니다! 가요!
요란스러운 소리에 빠르게 문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복도에 서서 지영식 PD가 나오길 기다렸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지영식 PD가 나온다.
어젯밤에도 밤샘했는지 얼굴에 다크서클이 가득하다.
난 씩씩대면서 내 쪽으로 걸어오는 그를 보고 꾸벅하고 인사를 건넸다.
“지 PD님!”
“어? 정 팀장님?”
뒤늦게 날 알아챈 그는 머쓱한 표정을 짓는다.
CP와 다툰 걸 들었을까 봐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박 CP님 보러 오셨으면 조금 이따가 들어가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좀······ 기분을 안 좋게 해서요.”
지영식 PD는 자기를 만나러 왔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아뇨. 전 지 PD님을 만나 뵈러 왔습니다.”
“예? 절 왜요?”
“프로그램 제작 때문에 그러는데 잠깐 이야기 좀 하실 수 있을까요?”
잠깐 멈칫하던 그가 이내 고개를 젓는다.
“죄송합니다. 지금은 좀 어렵습니다. 저 사표 썼거든요.”
지영식 PD가 곤란하단 투로 말했지만 난 대뜸 그에게 태블릿을 내밀었다.
“그러면 일단 프로그램 기획만이라도 확인해 주십시오.”
“아니. 지금 저한테 그러셔도······”
난 거침없이 프로젝트 G에 관한 기획서 화면을 보여줬다.
링링과 서희주가 메인에 있는 사진 뒤로 가상의 아이돌 연습생들 실루엣만 따 놓은 메인 페이지가 열린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걸 확인한 순간 짜증 가득하던 얼굴에 호기심이 어린다.
“크흠.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인가 보군요.”
“예. 규모 100억짜리 글로벌 프로젝트입니다. 제작비 역시 이미 다 모았고요. PD만 있으면 됩니다.”
지영식 PD가 놀란 눈을 한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지영식 PD는 헛기침하며 대답한다.
“알겠습니다. 그럼 조금만······ 보죠.”
프로젝트 G의 기획서를 받아든 그가 말없이 손을 넘기기 시작한다.
태블릿의 화면이 쓱쓱 넘어간다.
지영식 PD의 얼굴에는 설렘과 흥분이 가득해지고 있었다.
‘낚았다.’
* * *
기획서를 단숨에 다 읽은 지영식 PD는 들뜬 표정으로 묻는다.
“진짜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 PD를 구한다고요?”
무려 100억짜리 프로젝트.
그 프로젝트를 제작할 수 있다는 건 PD로서는 엄청난 커리어가 될 수 있다.
안 그래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지영식 PD는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예. PD님. 대신 KBC에서는 조금 힘들 것 같은데······”
순간 지영식 PD가 서슴없이 답한다.
“제가 사표를 썼으니까 방송국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난 슬쩍 눈치를 살피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MBS와 SBC 측과 의논한 뒤 연락드려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죠.”
그때였다.
약속을 하고 나자 그제야 흥분이 가신 지영식 PD가 묻는다.
“저기······ 못 믿어서 그런 건 아니고······ 정 팀장님은 왜 절 고르셨습니까? 저보다 더 잘하는 PD들이 많을 텐데요?”
지영식 PD에게 제안한 건 회귀 전 오디션 프로그램을 성공시키는 게 가장 컸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어떤 PD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이해도가 높은 것 또한 그를 선택한 이유였다.
그의 어릴 적 꿈이 가수라서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십여 년 전에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이돌 따라잡기’에도 출연하셨죠? 그때부터 오디션 프로그램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 거로 압니다. 그때 참가번호 11번. 힙합 전사 지천사로 나오신 자료 영상도 있습니다.”
난 말을 하며 지영식 PD가 나왔던 오디션 영상을 태블릿으로 틀었다.
영상에는 아프로 머리에 통 힙합 바지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중학교 2학년이 랩을 하고 있다.
『세상! 세상! 빌어먹을 세상! ~ 바꿔! 바꿔! 내가 모두 바꿔~』
지영식 PD는 열정만 넘치는 몸동작으로 무대를 휘젓고 다니고 있다.
워낙에 스스로에게 도취한 채 춤을 추고 랩을 하는 터라 당시에 각종 커뮤니티에서 ‘힙합 전사 지천사’라는 밈이 퍼졌었다.
“이걸 봐도 지 PD님보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잘 이해하는 PD님은 없을 거라서 부탁드리는······”
지영식 PD가 내 말을 끊으며 다급히 영상을 멈춘다.
“이 이 영상은 또 어디서 구해서······ 지 지워 주십쇼. 그러면 PD 맡겠습니다.”
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얼마든지요.”
난 영상을 눈앞에서 지웠다.
그러나 어차피 이 영상은 공개될 거다.
지영식 PD가 방송을 만드는 순간 ‘힙합 전사 지(地)천사’라는 문구가 방송에 대문짝만하게 뜨게 된다.
심지어 중2병의 절정에 이르렀던 그가 마이크를 잡고 호기롭게 외치던 모습도 나오게 될 거다.
‘땅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어 랩 세계를 평정하겠다~’고 외친 그 오글거리는 멘트까지도 나오게 될 거고.
그리고 그건.
다름 아닌 지영식 PD가 자기 한 몸을 불살라서 시청률을 잡는 예능 PD였기 때문이다.
어쨌건 프로젝트 G의 PD를 결정짓고 나자 지영식 PD가 조심스레 묻는다.
“아 그런데 아까 임성학 대표가 와서 난리던데······ 혹시 만나보셨습니까?”
“아니요. 에이스 엔터는 앞으로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난 히죽 웃으며 뒷말을 삼켰다.
‘거긴 이제 망할 테니까요.’
* * *
지영식 PD와 인사를 마치고 예능국을 나왔다.
에이스 엔터의 공격을 막아냈으니 이젠 서재일 검사와 함께 에이스 엔터를 털기 위해서였다.
현재는 은아에 관한 기사로 연예 기사면이 도배 되어 있다.
난 이제는 사회 부분에서도 기사를 띄울 마음을 먹었다.
‘보도국에 한 번 들렀다가 가야겠군.’
그때였다.
띠잉.
아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그런데 때마침 엘리베이터 안에 KBC 보도국 기자들이 타고 있는 게 보였다.
경력 10년의 최한성 기자와 배영우 기자였다.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며 내가 먼저 은아 이야기를 꺼내려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먼저 오늘 일을 묻는다.
“정 팀장. 오늘 은아는 어떻게 된 거야? 에이스 엔터 쪽에서 손을 쓴 거라며?”
보도국의 배영우 기자 역시도 맞장구를 치듯 묻는다.
“그래. 임 대표가 뭐 예능국에도 힘 썼다던데?”
궁금해하는 두 사람을 향해 조용히 오늘 일어난 일을 전했다.
두 사람의 얼굴이 환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임 대표가 그랬단 말이지~?”
“예. 그리고요······”
말을 하는 사이 1층에 도착했다.
두 기자가 1층 로비 카페테리아에서 이야기를 더하자고 한다.
난 냉큼 그 제안을 받아들인 뒤 커피의 맛을 즐기며 추가 제보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에이스 엔터가 말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몇가지 더 털어놓자 두 기자의 얼굴이 더욱 밝아진다.
“오케이~ 제보 고마워?”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제보까지 마친 난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내가 차를 대놓은 곳은 지하 2층 F11열 기둥.
난 내 차로 걸어가며 서재일 검사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폰을 꺼냈다.
에이스 엔터의 수사에 관해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빠아앙~
경적소리와 울리더니 맞은 편 주차면에 주차된 흰색 최고급 벤X의 뒷좌석 문이 열린다.
“정윤호~~!”
날카로운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른 사람은 바로 임성학 대표였다.
‘그래. 원수는 외나무다리. 아니 사람들이 없는 주차장에서 만나는 법이지.’
난 씩씩대며 다가오는 임성학 대표를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여차하면 사회 기사면 1위에 임성학이란 세 글자를 올려주겠노라고 말이다.
‘드루와~ 드루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