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01화
501. 루머와 루머 2
“상습적으로 프로포폴 주사 맞고 있는 거 다 압니다. 언론에 확 까발려버려도 괜찮겠습니까?”
순간 이동주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진다.
얼굴이 창백해진 그녀는 말까지 버벅대기 시작한다.
“그 그걸······어······ 어떻게?”
“그리고 젖살이 빠져서 예뻐졌다고요? 자연 미인? 그거 엘리샤 성형외과 원장님이 들으면 엄청 섭섭해할 거 같은데요?”
자신의 비밀을 두 개나 들키자 이동주의 입이 완전히 다물어졌다.
순간 곁에 있던 안희수가 버럭 하고 화를 내지른다.
워낙 작게 속삭인 까닭에 이동주에게 한 이야기를 듣지 못한 까닭이다.
“지금 우리 동주 언니한테 뭐 하는 거예요? 협박한 거라면 내가 당신 가만히 안 둘 거예요!”
난 피식 웃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고는 이동주에게 한 것처럼 똑같이 그녀의 비밀을 속삭였다.
“TK 엔터 박주명 에이스 엔터 정한수 SJ 엔터 최태진. 남자 친구를 셋이나 동시에 사귀느라 바쁘시죠?”
“그 그게······.”
안희수의 얼굴이 새빨개진다.
“양다리도 아니고 세 다리라니. 아니지. 원나잇까지 하면 셀 수도 없을 텐데 이거 남자 친구들은 알고 있나 모르겠습니다?”
안희수도 넋을 놓아 버렸다.
난 얼어붙은 두 사람을 보며 다시 한번 경고했다.
“앞으로 두 사람 입조심 좀 하고 사는 게 좋을 겁니다. 만에 하나 은아에게 또다시 접근해서 쓸데없는 소리를 하면 확 불어 버릴 테니까!”
내가 한 경고가 먹혔는지 이동주와 안희수는 몸을 파르르 떨기 시작한다.
그러다 결국 도망치듯 몸을 돌려 나갔다.
난 두 사람이 나가자마자 즉시 다이어리를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2.1]
[날짜 : 2020년 12월 15일]
-PM 10:00 [NEW. 유은아]
<바로스타> “유은아. 영화 촬영 현장에서 탑 여배우급 대우 요구! 전 에비스 생수만 마셔요.”
<연예올타임즈> “유은아. 여신의 얼굴에 가려진 본 모습. 스태프들에게 갑질!”
(회의 내용 : 악성 루머 심각. 연예 신문 기사 도배 중.)
‘아직도 안 사라져?’
루머를 퍼트릴 가장 유력한 두 사람에게 경고했지만 일정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남은 유력한 후보는 현장 스태프들이다.
‘지금부터는 스태프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봐야겠군.’
그리고 이동주와 안희수가 여전히 거짓 루머를 퍼트릴 경우도 고려해야 했다.
난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이번 여론전을 주도할 생각으로 최소혜 기자에게 카톡을 보냈다.
[정윤호 팀장 : 최 기자님. 여기 ‘시공의 발레리나’ 촬영장인데 은아 현장 인터뷰 안 하실래요? 재미난 에피소드 말씀드릴 것도 있고요.]
까톡을 보내기 무섭게 회신이 돌아온다.
[최소혜 기자 : 오~ 은아 오늘부터 그 영화 촬영해? 좋지. 나 지금 남이섬 쪽인데 ‘시공의 발레리나’ 촬영이라면 혹시 남양주 촬영장이야?]
[정윤호 팀장 : 예. 지금 막 촬영 준비 중입니다.]
[최소혜 기자 : 근데 에피소드는 뭔데 그래?]
[정윤호 팀장 : 오시면 말씀드릴게요.]
[최소혜 기자 : 오케이. 바로 넘어갈게.]
최소혜 기자와 까톡을 마친 난 은아에게 고개를 돌렸다.
은아의 얼굴에 조용한 분노가 어려있는 게 보인다.
“은아야. 화가 나면 연기로 돌려주면 돼.”
<시공의 발레리나>의 감독인 나형준 감독은 배우들이 감정을 극한으로 뿜어내길 바란다.
은아가 이동주와 안희수에게 당한 분노를 꾹꾹 눌러 담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어요······ 윤호 오빠.”
은아는 조금 전 두 사람에게 당한 게 <시공의 발레리나>에서 자신이 맡은 ‘한예림’이 당하기라도 한 듯 두 손을 꼭 쥐고 가볍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분노가 조금은 부족해 보인다.
과거에 봤던 은아와는 달리 체리블라썸으로 성공을 반복해서 한 까닭이다.
‘조금 도와줘야겠군.’
잠시 후 촬영할 씬 44는 여주인공의 친구 한예림이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녀들의 귀싸대기를 날리며 응징하는 장면이다.
그리고 그 악녀들이 바로 조금 전 충돌했던 이동주와 안희수였다.
난 은아의 투지를 더 끌어 올리기 위해 말했다.
“은아야. 날 따라 말해봐. 이 구역의 미친 X은 나다.”
“예?”
갑작스러운 지시에 은아가 눈을 끔뻑이기 시작했다.
은아가 당황했지만 난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 지시를 이어갔다.
“연습한다고 생각하면서 한번 해봐. 이따가 나올 한예림이다 생각하고서.”
고민하던 은아가 고개를 끄덕인다.
은아가 주먹을 꼭 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이 이 구역······의······ 미······미친X은 나······다.”
“목소리가 작아. 다시 한번.”
“이 구역의······ 미친X은······ 나다.”
목소리가 조금 커졌다.
“주변 사람 신경 쓰지 마. 이따가 카메라 앞에서도 이럴 거니? 자 다시 한번!”
옆 칸에 선배들과 다른 배우들이 있었지만 신경을 쓰지 말라고 말했다.
사과는 나중에 따로 하면 되니까.
은아가 심호흡하고 큰소리로 외친다.
“이 구역의 미친X은······ 나다.”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기 시작하고 자신감이 붙는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해봐! 실전이라 생각하고!”
은아가 눈을 질끈 감고 큰소리로 외친다.
“이 구역의 미친X은 나다!”
이제야 회귀 전에 봤었던 황룡영화제 단골 수상자다운 모습이 보인다.
“그래. 좋았어. 이제부터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진 극 중에 나오는 ‘한예림’이라고 생각하고 자신 있게 행동해.”
<시공의 발레리나>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친구 한예림 역은 국내 굴지 재벌 가문의 외동딸이기에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 있는 태도로 다닌다.
그 한예림 역에 빙의라도 한 듯 은아는 확연히 달라진 눈빛으로 대답하기 시작했다.
“그럴게요 오빠.”
배역에 조금씩 몰입하기 시작한 그녀는 체리블라썸 유은아가 아닌 배우 유은아로 바뀌기 시작하고 있었다.
늘 바른 자세지만 약간은 웅크린 소심스러운 자세가 꼿꼿이 펴진다.
수줍어하던 얼굴에는 힘찬 생기가 넘쳐흐르기 시작하고.
그렇게 은아의 준비가 완료된 순간 난 옆 대기 룸에서 촬영 준비를 하고 있는 배우들을 향해 외쳤다.
“소란 피워서 죄송합니다!”
그때 옆에서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돌아온다.
-아니에요. 정 팀장님. 파트너가 파이팅이 좋으면 저도 좋죠.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SJ 엔터조윤정의 목소리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곁에 있는 은아가 외친다.
“잘 부탁드려요 선배님들.”
-그래~
그렇게 인사를 마치고 났을 때였다.
펄럭.
대기 룸의 입구 천이 열리며 백희영 팀장이 양손에 차가운 얼음물을 들고 온다.
물을 가지러 자리를 비운 백희영 팀장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가득하다.
“자리 비워서 죄송해요. 팀장님.”
난 다음번에 자리를 비울 때는 나라도 곁을 지킬 수 있게 연락해 달라고 말하려 했다.
그런데 그때 백희영 팀장이 은아에게 물을 건네고는 꽃바구니로 손을 넣는다.
꽃바구니에서 그녀의 폰이 나온다.
백희영 팀장은 옆 대기 룸에 있는 사람이 들을까 조심하며 소리를 낮춰 말한다.
“대신에······ 혹시 몰라 동영상 녹화 중이었어요.”
꽃바구니 속에 폰을 넣어두고 나가다니.
그녀는 내게 한 약속대로 다른 형태로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경력 12년의 백희영 팀장은 별의별 일을 많이 겪어 본 탓에 이런 상황에서 대응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백희영 팀장이 동영상 녹화를 중지하고 영상을 확인시켜준다.
그런데 영상에는 터무니없는 짓들이 녹화되어 있었다.
[······ 속 편하게 일한다······ 완전 싸가지네······ 에비스 생수······ VEENX······ 낙하산······]
은아라서 참은 거지 성격 나쁜 배우라면 당장에 한판 싸움을 벌이고도 남을 내용이다.
“제보하기 딱 좋은 영상인데요?”
“얘들 완전 막장인데요?”
고개를 끄덕인 난 백희영 팀장에게 지시했다.
“아 그리고 지금부터는 스태프들을 잘 좀 봐주세요. 아무래도 에이스 엔터에서 움직이는 게 심상치 않네요. 이렇게 찾아와서 시비를 걸 정도면 스태프랑 같이 없는 소문 만들어내는 짓도 서슴없이 할 것 같습니다.”
“알았어요. 제가 슬그머니 떠보고 혹시나 은아 뒷담화하는 스태프 있는지도 확인해볼게요.”
워낙 경력이 많다 보니 척하면 척이었다.
이후 백희영 팀장과 난 차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의논하며 여론전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 * *
대기 장소를 나선 이동주와 안희수는 곧장 에이스 엔터의 승합차가 정차해 있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벌컥.
승합차의 문을 연 두 사람이 당황한 목소리로 외친다.
“실장님!”
승합차에서 신문을 보고 있던 최한종 실장이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린다.
이동주와 안희주의 안색이 하얘진 터라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잘 안 됐어? 설마 은아 걔한테 처 발리기도 한 거야?”
최한종 실장은 에이스 엔터 박찬혁 본부장의 지시를 받고 이동주와 안희수와 함께 악성 루머를 흘릴 예정이었다.
그런 후 현장에 있는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그 루머를 부풀릴 예정이었다.
오후에 현장으로 올 ‘바로스타’의 기자와 ‘연예올타임즈’ 기자에게 슬쩍 그 루머를 알려줄 예정이었고.
마치 잘 짜인 한 편의 연극처럼 각자의 롤이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이동주와 안희수가 시작부터 실패를 해버렸다.
이동주가 씩씩거리며 말한다.
“아 XX. 정윤호 그 인간. 나 그거 한 거랑 성형한 것도 다 알고 있어요!”
안희수 역시도 씩씩대며 말한다.
“실장님. 그 인간 내가 만나는 남자 친구들 이름도 다 알더라니까요?”
최한종 실장이 고개를 갸웃한다.
“아니 그걸 어떻게 알아?”
두 사람은 영문을 모르겠다며 말했다.
“그걸 저희가 어떻게 알아요? 이대로면 루머를 퍼트리기는커녕 우리가 먼저 당하게 생겼어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힌 터라 최한종 실장이 머리를 벅벅 긁는다.
하지만 일단 두 사람을 안정시키는 게 우선이다.
“걱정하지 마. 내가 회사랑 알아서 니들 소문은 싹 다 덮으라고 할게.”
이동주와 안희수가 걱정하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진짜죠?”
“그래. 너희 같은 연기파 배우들을 잃는 게 회사에 얼마나 손핸데!”
이동주와 안희수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러니까 니들은 원래 계획대로 해. 스태프들 찾아다니면서 은아가 싸가지 없고 재수탱이라고 말해. 생수는 에비스 말고 VEENX만 마신다고 하고. 자 여기.”
이어서 최한종 실장은 한 병에 3만 원짜리 물병을 건넸다.
소품을 사용해 디테일을 올리라는 뜻이었다.
투명한 생수병에 VEENX이라는 글자와 함께 은색 마개가 달려있다.
“진짜로 이게 3만 원이라고요?”
“뭐 병은 이쁘네요.”
최한종 실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러니까 얼른 마셔서 비우고 원래 계획대로 해. 알았지?”
달칵.
최한종은 유은아가 마신 것처럼 하라며 생수병을 따준다.
이동주와 안희수가 돌아가며 생수를 단번에 비웠다.
차가운 생수를 마신 이동주가 조금은 진정한 목소리로 말한다.
“알았어요. 대신 이번 일에 대한 보상은 확실히 해줘요. 알았죠?”
“당연하지. 그러니까 다시 돌아가서 촬영 준비해.”
이동주와 안희수는 그제야 안심하고선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대기 장소로 향했다.
이동주와 안희수가 사라지자 최한종 실장은 에이스 엔터의 박찬혁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윤호가 두 여배우의 약점을 알고 있다고.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간단했다.
-정윤호가 터트리기 전에 우리가 먼저 유은아에 관해서 터트리면 돼. 어차피 이동주랑 안희수는 인지도가 낮아서 그런 기사 내봤자 묻힐 거야. 그니까 스태프들 증언이나 따 놔! 그게 중요해!
에이스 엔터는 두 여배우를 희생시켜서라도 정윤호와 유은아에게 타격을 주라는 지시를 내린다.
전화를 받은 최한종 실장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계획은······ 원래대로 가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최한종 실장은 원래 계획대로 이번엔 스태프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세트장으로 향했다.
* * *
백희영 팀장에게 은아를 맡기고 대기 장소에서 나섰다.
그리고선 곧장 현장을 지휘하는 최은선 조감독에게 향했다.
스태프들에 관해서 가장 빠삭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현장에서는 최은선 조감독이기 때문이다.
“최 감독님.”
지시를 내리던 최은선 조감독이 시선을 돌린다.
“아 정 팀장님. 은아는 괜찮아요? 이동주랑 안희수랑 살짝 충돌했다면서요?”
역시나 그녀는 현장에서 돌아가는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벌써 소식 들으셨습니까?”
“예. 뭐 현장에서는 비밀이 없잖아요. 대신 뭐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도 오가긴 하지만 말이에요. 그래서 반은 듣고 흘려요.”
“저기 그래서 말인데 아무래도 동주랑 희수가 갑자기 들어온 은아를 좀 시기하는 거 같습니다.”
“음······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설마 자기들 밥줄이 끊길 짓을 하겠어요?”
에이스 엔터와 우리 사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까닭에 최은선 조감독은 아직 경계심이 없다.
여배우들이 현장에서 이 정도로 충돌하는 건 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분명한 어조로 경고했다.
“이번에는 좀 다를 것 같습니다. 스태프들도 좀 과하게 수군거리고요.”
그제야 최은선 조감독이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어요. 최대한 입단속 시킬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내키지는 않았지만 상대가 이렇게까지 나오면 일단은 물러서야 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대답을 마친 난 곧장 다이어리를 확인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정은 그대로.
아마도 범인을 잡기 전에는 지워지지 않을 모양이다.
그때 세트장 한쪽이 웅성거린다.
나형준 감독이 현장에 도착했다.
“감독님 오셨으니까 나중에 이야기해요.”
“예. 조감독님.”
나형준 감독이 날 발견하고 곧장 다가온다.
“정 팀장~”
올해 42살의 나형준 감독은 뿔테 안경을 끼고 한 손에는 콘티북을 들고 있었다.
전자기기를 선호하지 않는 그는 늘 종이로 된 콘티와 대본만을 보는 사람이다.
별명은 지킬 앤 하이드.
평소에는 점잖고 예의 바른 사람이지만 영화에 미쳐 슛이 들어가면 사람이 전혀 다른 인물로 바뀌기 때문이다.
“예. 나 감독님.”
“하하하. 오늘 첫날이라서 현장에 같이 왔어?”
<시공의 발레리나>는 은아가 들어온 뒤 제작비가 2배로 늘어났다.
덕분에 나형준 감독도 은아를 반기고 있었다.
“예. 은아 좀 잘 부탁드립니다.”
“흠. 오늘 씬 이야기는 들었지? 씬 44.”
“예. 그래서 미리 대비를 시켰습니다.”
“연기 연습을 시켰다라······ 그런데 은아 성격에 그게 그처럼 쉽사리 되는 일은 아닐 텐데?”
날 뚫어지게 쳐다보는 나형준 감독과 시선을 맞추며 답했다.
“보시면 아실 겁니다.”
“알았어. 뭔가 비장의 수가 있는데 한번 두고 볼게.”
나형준 감독은 고개를 끄덕인 채 모니터 앞으로 향한다.
빨간 확성기를 붙잡은 그는 현장 상황을 체크한 뒤 스태프들을 향해 외친다.
“오늘 씬 44부터 바로 간다. 준비들 해!”
“예~!”
그때부터 스태프들이 더욱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시공의 발레리나>의 여주인공 조윤정이 흰색 발레복을 입고 세트장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 뒤로 아까 전 충돌을 일으켰던 이동주와 안희수가 발레복을 입고 나온다.
이어서 은아가 세트장으로 걸어 나온다.
그때였다.
은아의 모습을 본 스태프들이 술렁대기 시작하고 있었다.
“뭐 뭐야 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