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97화
497. 내부자와 외부자 3
팀장급 회의.
회의는 새로 온 팀장들의 소개로 시작되었다.
강감찬 대표가 일렬로 늘어선 팀장들을 가리킨다.
“백세기 남판규 연소희 백희영 안유선. 이상 다섯 명이 팀장급으로 영입된 사람들이다. 다들 박수로 환영을 하도록.”
“반갑습니다.”
“이야~ 백 팀장. 자네도 왔어?”
“허허허. 이거 참. 백 팀장은 실장급인데 팀장 지원을 했나?”
역시나 다섯 명 중 백세기에게 시선이 쏠린다.
다들 그의 뛰어난 능력에 관해서는 잘 알기 때문이다.
어쨌든 관우 엔터와의 합병 전 영입한 팀장들은 모두가 비 서예종 출신.
그래서인지 서예종 출신의 팀장들은 다들 안색이 좋지 않았다.
물론 강감찬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일단 팀장들의 배정은 내가 임의대로 정했다. 그리고 정 팀은 곧 실로 승격하니까 일단 편의상 ‘정 실’로 부르마.”
아직 정식 ‘실’이 아니지만 강감찬 대표는 ‘정 실’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한다.
“우선 남판규 연소희 백희영 세 사람이 ‘정 실’ 소속이다.”
새로 영입한 세 사람이 날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인다.
“이어서 안유선 팀장은 배우 1실. 그리고 백세기 팀장은 배우 3실······”
그때였다.
백세기가 당황한 표정으로 말한다.
“대표님. 이건 말이 다르지 않습니까? 전 분명히 정 팀장 쪽으로 보내주신다고 하셨잖습니까?”
강감찬 대표는 단호한 태도로 백세기의 말을 끊었다.
“나도 알아. 그런데 지금은 배우 3실 상황이 더 급해. 자네 실력을 나도 익히 아니까 지금은 급한 쪽을 먼저 좀 도와주게.”
백세기가 급히 날 쳐다본다.
하지만 나 역시 영문을 모르겠다며 시치미를 뚝 뗐다.
백세기는 자신의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자 미간을 찌푸리곤 다시금 강감찬 대표에게 항의한다.
“재고해 주십시오. 대표님. 전 솔직히 윤호랑 함께 일하고 싶어서 굴렁쇠로 온 거지 그게 아니면 여기 안 왔습니다.”
강감찬 대표가 기다렸다는 듯 언성을 살짝 높인다.
“백 팀장. 미안하지만 사정이 좀 바뀌었네. 일단 배우 3실에서 자네 능력을 발휘해줘. 김동수 실장 돌아오고 나면 다음번 인사 이동 때에 옮겨주겠네.”
내가 백세기를 대처할 시간을 벌어주는 강감찬 대표다.
그러나 백세기는 강경하게 나왔다.
“전 윤호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대표님도 동의하셨잖습니까? 이건 계약 위반입니다!”
강감찬 대표가 백세기를 노려본다.
“그렇다면 내 지시가 부당하다고?”
“예.”
그때였다.
강감찬 대표가 기다렸다는 듯 말한다.
“좋네. 그게 정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상호합의하에 계약 파기하지. 위약금은 내주지.”
“예?”
“자네의 사정을 충분히 들어는 줄 생각이지만 어쩌겠나. 회사라는 게 뜻대로 돌아가는 건 아니잖나. 그리고 잘 모르나 본데 내가 한 건 계약 위반에도 해당하지 않네.”
곁에 있는 곽무혁 법무팀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대표님의 ‘의향’을 말한 거지 반드시 그렇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한 건 아닐세. 진짜로 그게 중요했으면 서류로 보장해 달라고 했어야지. 그래야 이쪽도 오해가 없지.”
그 순간 눈치를 보던 주호성 팀장이 끼어들었다.
“대표님. 어차피 정직 중인 김동수 실장님이 돌아오면 배우 3실도 안정될 겁니다. 그런데 저희가 취약하다뇨? 저흰 백 팀장님이 오지 않으셔도 알아서 잘합니다.”
역시나 내 생각대로의 일이 벌어진다.
내가 백세기를 배우 3실로 몰아넣은 또 하나의 이유가 바로 이거였다.
백세기와 주호성 팀장은 에이스 엔터에서도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러니 백세기가 배우 3실에 있다면 주호성 팀장의 방해에 절대 제대로 된 활동을 할 수가 없다.
뭔가를 할 때마다 주호성한테 태클에 걸려 집중할 시간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시작부터 두 사람은 삐거덕대고 있다.
강감찬 대표가 손을 내저으며 말한다.
“주 팀장. 배우 3실이 제일 실적이 부족한 상황인데 잘하고 있다니. 거 참 당황스럽군. 주 팀장은 부끄럽지도 않나?”
강감찬 대표의 언성이 높아지자 주호성 팀장이 말을 더듬기 시작한다.
“그 그건······.”
“그니까 그 입 좀 다물지?”
강감찬 대표가 내리는 게 불합리한 지시도 아니었기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백세기와 주호성 팀장은 이를 빠드득 갈고선 고개를 숙였다.
백세기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는 순간이다.
* * *
회의가 끝나고 강감찬 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12월은 평소보다 몇 배 이상 바쁘니까 정신들 바짝 차리도록. 그리고 배우 3실은 당분간 백 팀장과 주 팀장이 의논해서 역할 분담해. 곤란한 일이 생기면 강지영 본부장에게 이야기하고.”
강감찬 대표가 그렇게 회의 끝을 알리며 회의실을 나섰다.
끼익.
강감찬 대표가 나가자 새로 온 팀장들은 인사를 하고 자기 실장을 찾아간다.
내게 배속된 남판규와 연소희 그리고 백희영 팀장이 내 쪽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배우 3실로 가야 하는 백세기 역시도 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윤호야. 나랑 잠깐 이야기 좀 하자?”
“알았어요.”
난 남판규 연소희 백희영에게 잠시 뒤에 우리 층 회의실에서 보자고 한 뒤 백세기의 뒤를 따라 복도로 나갔다.
* * *
아무도 없는 복도 끝.
백세기가 내게 애원하듯 말한다.
“윤호야. 너 강 대표랑 친하다며? 네가 좀 나서서 바꿔 달라고 해봐. 내가 너희 실로 가는 게 도움 되고 좋잖아. 안 그래?”
한 회사의 대표가 팀장들 앞에서 내린 지시를 당일 바로 찾아가서 바꾸라니.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하마터면 면전에서 큰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난 겨우 웃음을 참고 대답했다.
“형. 일단 지금은 하라는 대로 해. 내가 나중에 기회를 봐서 잘 말씀드려 볼게.”
순간 백세기가 갑자기 정색하고 날 다그친다.
마치 다단계 판매원이 고향 동생한테 따지듯 말이다.
“야 정윤호. 내가 너 때문에 굴렁쇠로 이직까지 해 왔는데 이 정도도 못 해주냐? 이렇게 나오면 나 진짜 섭섭하다?”
그동안 백세기가 얼마나 내 앞에서 연기를 잘했는지 알 수 있었다.
동시에 마지막 남은 정마저 사라지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형. 진짜 날 돕고 싶으면 3실로 가 줘. 그 동네가 서예종 출신이 많아서 나한테 좀 적대적이거든. 거기서 형이 내 편을 많이 만들어주는 게 날 진짜 돕는 거야.”
백세기가 위협적으로 날 노려본다.
“너 많이 변했다? 현장에서 널 너희 회사 팀장보다 많이 도운 사람이 나라는 거 벌써 다 잊었냐? 그런데 이 정도도 안 도와줘?”
변했지.
회귀까지 했고 인생을 바꾸고 있는데 변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러나 변한 건 그도 마찬가지.
“형도 변했어.”
“뭐라고?”
“우리 팀으로 들어올 거면 나한테 미리 전화 통화 한번 하지 그랬어. 그래야 나도 대표님이랑 딜을 치든 뭘 했을 거 아냐!!”
언성을 높이자 백세기가 조금은 놀란 눈을 한다.
일곱 살의 나이 차이 때문에 난 한 번도 그에게 막 대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백세기가 몸을 부들부들 떨며 날 노려본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앞으로는 널 내 동생으로 생각 안 한다?”
자신이 원한 대로 되지 않자 이제는 협박이다.
난 아쉬운 티 하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나도 오늘부터 형 하나 잃은 셈 쳐야겠네.”
너무 빠르게 대답한 까닭일까 오히려 백세기가 당황한다.
“뭐 뭐라고?”
하지만 난 백세기를 향해 더는 형이란 말을 꺼내지 않았다.
“더 할 말 없으면 전 가보겠습니다. 백 팀장님.”
난 그를 좋아했던 만큼 가슴이 아렸다.
하지만 가지고 있던 감정을 싹 씻어낸 채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띠잉.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린다.
난 문 안으로 들어가며 생각했다.
백세기의 뒷배가 누구든지 간에 백세기와 똑같이 몰락하게 해주겠다고 말이다.
그리고 오늘 이후.
내게 백세기라는 형은 없다.
* * *
정윤호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자 백세기는 회의실 근처 복도에 홀로 남았다.
“저 자식이 저렇게 선을 잘 긋는 놈이 아니었는데······ 아X. 어떻게 하지?”
자신을 친형처럼 따르겠다던 동생이었는데 갑자기 너무도 변했다.
그 탓에 미리 짜놓은 계획이 모두 어그러져 버렸다.
원래 계획은 신생 정 실로 들어가 정 실의 배우들을 하나씩 하나씩 빼돌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 실로 들어가는 게 실패로 돌아간 이상 어쩔 수 없이 플랜 B를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백세기는 짧게 한숨을 쉬고 자신의 뒷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만식 대표님. 배우 2실에 들어가는 건 실패했습니다.”
예상한 대로 거친 말이 튀어나온다.
-야. 백세기. 정윤호는 네가 뻔히 꿰고 있다며!
“그 자식이 조금 변했네요. 걱정하지 마십쇼. 다 방법이 있으니까.”
-무슨 방법?
“이렇게 된 거. 빨리 실장을 달아야겠습니다. 관우 엔터랑 합병할 때 절 실장으로 올려주셔야 합니다.”
-뭘 잘했다고 승진까지 요구해? 이게 진짜 미쳤나?
“그놈 밑에서 분란을 일으키는 건 텄으니까 견제라도 해야죠. 어차피 윤호를 솎아내는 게 주목적이 아닙니까?”
전화 너머의 최만식은 잠시 고민을 하다 경고하듯 말했다.
-또 실패하면 가만 안 둔다. 내 성질 알지?
최만식의 목소리는 얼음보다 차가웠지만 백세기는 태연하기만 했다.
“알겠습니다. 대신 지원이나 빵빵하게 해주십쇼.”
-알았어!
전화를 끊은 백세기는 정윤호가 사라진 엘리베이터를 보며 복잡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정윤호······ 이 자식······.”
한때는 아끼던 동생이었지만 백세기는 그 무엇보다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남자였다.
“그래. 뭐 우리가 진짜 가족도 아니잖아?”
백세기도 마음속에 남은 인연의 끈 하나를 잘라내어 버렸다.
그리고 백세기는 다시 한번 전화를 잡았다.
그리고는 이번엔 또 다른 뒷배에게 전화를 들었다.
“접니다. 임 대표님.”
백세기가 전화를 한 곳은 바로 에이스 엔터의 임성학 대표였다.
-뭐? 정윤호 밑으로 가는 건 실패했다고?
“걱정하지 마십쇼. 그래도 회사 내에는 무사히 들어왔으니까.”
백세기는 원래 최만식 대표의 제안을 받고 굴렁쇠 엔터로 옮길 계획이었다.
하지만 에이스 엔터의 임성학 대표가 정윤호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임성학 대표도 찾아가서 지금처럼 트로이 목마가 되겠다고 제안했다.
성공 시 돈 5억과 차후 에이스 엔터 이사로의 복귀를 보장받는 대가로 말이다.
어차피 최만식과 임성학 두 사람 모두 정윤호의 몰락을 바라고 있었기에 할 일은 하나였다.
그래서 백세기는 현재 양쪽에서 돈을 타 먹고 있었다.
전화를 끊은 백세기가 코웃음을 짓는다.
“윤호 저놈 무슨 원한을 그렇게 많이 샀는지 원······ 뭐 덕분에 큰돈을 벌 기회가 생겼으니 나야 좋지만.”
백세기는 정윤호가 사라진 엘리베이터의 문을 보며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자 그러면 김 실장이 돌아오기 전에 일단 3실부터 내 손아귀에 넣어봐야겠는데?”
정윤호가 자신에 대해서 훤히 꿰고 있는지도 모른 채 백세기는 야욕을 불태우고 있었다.
배우 3실을 손에 넣고 정윤호를 쫓아내겠다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머금으며 말이다.
* * *
백세기를 배우 3실로 보내면서 시간을 벌었기에 일단은 오늘 영입한 팀장들을 만나러 회의실로 향했다.
회의실에선 새로 온 팀장들과 정 팀의 매니저들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곧 정 실로 들어올 박인기 팀장 역시도 당연히 함께였다.
“저부터 인사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실장이 될 정윤호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이 손뼉을 친다.
간단한 인사를 마친 난 남판규 팀장에게 시선을 돌렸다.
남판규 팀장은 올해 35살의 나이로 프레디 엔터에서 스카우트 해왔다.
180cm 정도 키에 근육질의 사내인 그는 늘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게다가 영 숫기가 없어 방송국의 PD나 CP들에게 자기 배우와 가수들을 영업하는 걸 어려워했었다.
그래서 그는 프레디 엔터에서 쓸모없는 존재로 대접받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팀장급이 되면 배역이나 예능에 자기 배우를 꽂아 넣어야 하는데 그는 그게 전혀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문제가 있어도 그에겐 큰 장점이 있었다.
남판규 팀장은 외모와는 달리 누구보다 섬세하게 배우의 스케줄과 컨디션을 케어했기 때문에 그가 맡은 배우들은 단 한 번도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
심지어 그 지X맞은 민규리까지 커버가 가능했다.
또한 절대 헛말을 하지 않고 맡은 일을 반드시 해내는 우직한 인물이기도 했었고.
그래서 난 그를 내 정 팀에 필요하다고 추천했다.
“남 팀장님. 자기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인사를 하려던 남판규 팀장이 주저주저하다 내게 묻는다.
“그전에 정 팀장님. 제안이 좋아서 오긴 했는데······ 왜 절 영입했는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솔직히 전 이번의 제안이 없었으면 화물 운송업을 하려고 대형트럭 면허까지 따 놨습니다.”
회귀 전 그는 실제로도 업계를 떠났다가 되돌아온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에 영업이 없는 일은 없다.
화물차도 물건을 받아야지 운송을 하기 때문이다.
“영업이 안 되는 대신에 배우 관리를 섬세하게 잘하시잖습니까?”
“관리야 그럭저럭 합니다만······ 영업이 없으면 전 반쪽짜리일 텐데요?”
난 고개를 저었다.
“남 팀장님 같으신 분은 신인 배우보다 거물들 위주로 관리하시면 본연의 역량이 살아날 거라고 생각해서 모신 겁니다. 앞으로는 영업 걱정은 아예 하지를 마십시오.”
실제로도 그는 회귀 전 영업이 전혀 필요 없는 탑스타들만 관리했다.
그리고 그들 모두 남판규를 최고로 쳤었다.
그러니 현재 이 세상에서 그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아마도 나밖에 없을 거다.
남판규 팀장이 내 눈치를 보며 묻는다.
“진짜로······ 관리만 하면 됩니까?”
“예. 영업은 제가 다 알아서 해드릴 겁니다. 남 팀장님은 그저 배우 관리만 잘해주시면 됩니다.”
그 순간 남판규 팀장의 굳은 얼굴이 풀리더니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간다.
“감사합니다. 그건 제게 맡겨 주십시오.”
남판규 팀장이 고맙다고 연신 내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는 그제야 팀원들을 보고 인사를 하기 시작한다.
“반갑습니다. 남판규라고 합니다.”
중저음의 낮은 목소리가 회의실을 울린다.
이영진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며 손뼉을 친다.
“환영합니다! 남 팀장님!”
다들 손뼉을 치며 남판규 팀장을 반겼다.
“자 그러면 이번엔 연 팀장님이 인사를 해주시죠.”
이어서 다음으로 연소희 팀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170cm 키의 유난히 피부가 하얀 그녀는 단정한 숏컷에 남색 정장을 입고 있다.
칼 같은 일 처리로 소문난 능력자에다 감으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하는 이 업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능력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 33살의 그녀 역시 이전 직장인 FNK에서는 팀장 승진에 연거푸 실패를 겪었다.
그녀가 승진하지 못한 이유는 직설적인 태도와 더불어 어이없게도 여자란 이유 때문이었다.
정 팀 아니 정 실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게는 그저 능력 있는 사람이 필요할 뿐이니까.
그래서 난 그녀를 팀장으로 스카우트해왔다.
그때였다.
인사를 하려던 연소희 팀장 역시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런데 그녀는 내가 전혀 예상치 못한 요구사항을 말하기 시작했다.
“정 팀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