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84화
484. 예상치 못했던 일 2
[에브리데이 V12]
[날짜 : 2020년 12월 10일]
-PM 6:00 [NEW. 정유진] 경주 S 병원 응급실 도착. (회사 보고 : 골절. 전치 6주.)
‘전치 6주짜리 사고가 생긴다고?’
그 순간 잠시 후 촬영할 검무(劍舞)의 씬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두 왕후가 실수인 척 유화 공주의 목에 상처를 내는 장면.
[<화란전> 8화. 씬5]
······ 함께 검무를 추던 1 왕후와 3 왕후가 실수인 척 유화 공주의 목에 상처를 입힌다.
그러나 실제 촬영에서는 대본과 달리 유진이의 목으로부터 꽤 떨어진 거리에서 칼을 휘두른다.
이후 액션 배우들이 대역으로 나서서 칼이 아슬아슬하게 목 주위를 지나치게 촬영한다.
다만 그때도 목에 칼이 닿는 법은 없다.
트릭으로 칼에 베이는 것처럼 연출만 할 뿐.
나중에 베인 것처럼 특수 분장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에브리데이가 거짓말을 한 적은 없다.
‘혹시 모르니 보호 장치부터 점검해야겠군.’
촬영에 사용하는 칼은 날을 죽였지만 쇠붙이인 것만은 사실.
자칫 실수하면 큰 부상을 당할 수 있었다.
현재 시각은 오후 4시.
앞으로 2시간 뒤 응급실에 도착한다고 했으니 그사이에 일어날 일은 무엇이든 신경을 써야 했다.
그때였다.
“오빠!”
땀에 흠뻑 젖은 유진이가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연화선 선생님과 함께 다가온다.
열심히 춤을 췄는지 두 사람의 온몸에서 김이 나고 있었다.
“수고했어 유진아.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
난 아무 일도 없는 척 두 사람에게 수건을 내밀었다.
연화선 선생님은 원래 오늘 올 예정이 아니었는데 직접 오복희 PD를 만나 수술 일정과 차후 안무 고문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상의하려고 내려왔단다.
그런데 현장에 내려오자 좀이 쑤셔서 직접 안무를 보여줬다고 한다.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닙니까? 선생님.”
연화선 선생님이 피식 웃는다.
“어차피 이제부터는 유진이가 동영상을 보고 배우들한테 시연해 줄 거야.”
“유진이가요?”
“그래. 내가 우리 희주 아니었으면 유진이를 후계자로 고려했을 정도라니까?”
유진이가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인다.
“에이~ 선생님도 참. 칭찬이 과하세요.”
“과하기는? 진짜래도?”
연화선 선생님이 유진이를 유독 예뻐해 주는 게 고마웠다.
감사한 마음에 통영에서 가지고 온 보냉통을 내밀었다.
“선생님. 이거 좀 푹 끓여 드세요.”
“이게 뭐야?”
“굴국인데 끝내줍니다. 팔팔 끓인 다음에 밥 넣고 굴국밥으로 드세요. 한 그릇 뚝딱 하시면 금방 털고 일어나실 겁니다.”
통영에서 꽁꽁 얼려 온 굴국을 건네자 연화선 선생님이 감격한 표정을 짓는다.
“정 팀장한테 이렇게 받기만 해서 어떻게 하지? 우리 희주 일도 그렇고 내 일도 그렇고?”
“아닙니다. 절 믿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가만히 날 보던 그녀가 고개를 젓는다.
“아냐. 내가 조만간 선물 하나 해줘야겠어.”
괜찮다고 말하려 했지만 연화선 선생님은 그대로 몸을 돌려 쌩하고 사라져버렸다.
그 모습을 본 유진이가 피식 웃는다.
“에이. 오빠. 너무 거절하지 마요. 설마 또 저번처럼 빌딩을 준다고 하겠어요?”
“그 그렇지?”
“그런데 그건 그거고요······.”
유진이가 날 똑바로 바라보며 손을 내밀었다.
“오늘 같은 추운 날 굴국밥 한 그릇 먹으면 딱 인데~ 남은 거 있죠?”
유진이의 질문에 등골이 싸늘해진다.
조금 전 굴국이 바로 유진이를 위해 가져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 그게 말이야. 실은 저게 네 거야. 근데 선생님이 아프시잖아. 그래서······.”
변명하자니 구구절절 말이 길어진다.
유진이가 서글픈 눈으로 쳐다본다.
“진짜 없어요? 더 없어요?”
유진이가 눈물을 글썽인다.
마치 세상에 하나 남은 물건이 사라진 듯한 슬픈 표정이다.
하지만 그 순간 유진이가 연기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유진이가 선생님께 드리는 걸 아까워할 리 없기 때문이다.
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유진이를 향해 웃음을 지었다.
“유진아 쓸데없이 진지한 연기 하지 마. 꼭 진짜 같으니까.”
그제야 유진이가 눈물을 소매로 찍어낸다.
“어? 어떻게 알았지?”
“내가 널 몰라?”
유진이가 피식 웃는다.
“하여간 오빠는 모르는 게 없어.”
솔직히 평소의 유진이를 몰랐다면 깜빡 속아 넘어갈 정도로 명연기였다.
그래도 아쉬운 것만은 사실인지 유진이가 미소와 나눈 까톡을 보여준다.
“이걸 보세요. 어제 우리 미소가 나한테 까톡 보내서 굴국이 맛있다고 하도 자랑을 해서 진짜 기대하고 있었단 말이에요.”
사진에는 미소가 브이자를 하고 볼록한 배를 내밀고 있다.
내가 굴국을 가지고 갔으니 거기다 밥을 말아서 엄마도 많이 먹으라는 메시지다.
“내일 미소 촬영 끝나고 경주로 오니까 상봉이한테 말해서 꼭 넉넉히 챙겨오라고 할게. 하루만 참아.”
유진이가 배시시 웃는다.
“오빠. 전 오빠가 제 매니저라서 참 좋은 거 같아요.”
“이럴 때만?”
“이럴 때도!”
알 듯 모를 듯한 답변을 한 유진이가 피식하고 웃는다.
“하여간 쓸데없이 연기력 쓰지 마. 가슴 철렁하니까.”
“넵! 그럼 저 옷 갈아입고 올게요.”
“잠깐만.”
대기 천막으로 들어가려던 유진이가 고개를 갸웃한다.
“왜요?”
“잠시 후에 검무(劍舞) 씬. 그거 보호대는 괜찮아?”
“예. 가볍고 좋던데요.”
“그래도 걱정되니까 직접 확인 좀 할게.”
“알겠어요. 그러면 조금 이따가 들어오세요.”
땀에 흠뻑 젖은 유진이가 옷부터 갈아입겠다며 대기 천막으로 들어갔다.
* * *
대기 천막 안.
옷을 갈아입은 유진이는 속적삼을 입은 채 보호대 착용을 기다리고 있다.
난 그 즉시 소품팀에서 받은 부위별 보호대를 손으로 두드리며 점검을 시작했다.
퉁퉁.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몸통 보호대와 팔꿈치 보호대 그리고 목 보호대가 깨진 곳이 있는지를 몇 번이고 확인했다.
특히 대본상 가장 위험한 장면을 막아줄 목 보호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심지어 핸드폰의 손전등을 켠 다음 균열이 있는지까지도 말이다.
다행스럽게 어디에도 균열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너무도 꼼꼼하게 보호대를 살펴보자 유진이가 조심스레 묻는다.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아니. 그냥. 보호대가 잘못되면 다칠 수도 있어서 살펴보는 거야.”
“에이.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잠깐 고민하던 난 유진이에게 제안했다.
“유진아. 그냥. 대역 쓰자.”
유진이가 고개를 젓는다.
“검무(劍舞)는 이미 합을 다 맞춰서 바꾸기 힘들어요. 그리고 아까 연습할 때도 한 30cm 정도 떨어진 데서 칼이 지나갔는데 다들 잘하시던데요?”
왕후들과 추는 ‘검무(劍舞)’는 자신을 중심으로 합을 맞췄기 때문에 지금 대역을 쓰면 모든 걸 다시 해야 한단다.
어떻게 할까 고민스러웠는데 유진이가 먼저 제안한다.
“오빠. 진짜 위험하다 싶으면 차라리 NG를 낼게요.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요. 저 꼭 하고 싶어요.”
다이어리를 쳐다봤지만 역시나 일정이 사라지진 않는다.
현재 시각 오후 4시 10분.
응급실에 도착하는 시각은 오후 6시.
그리고 이곳 세트장에서 병원까지 가는 시간은 대략 20분 정도 걸린다.
그렇다면 이 씬에서 다치는 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난 조건부로 유진이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럼 한 가지만 약속하자.”
“어떤 거요?”
“내가 위험하다 싶으면 즉각 고함을 칠 거야. 그땐 무조건 연기고 뭐고 피할 것.”
촬영 중에 큰 소리가 나면 그 순간 촬영은 중단된다.
유진이가 골똘히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어요. 근데 오빠도 최대한 절 믿어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저도 마음 놓고 연기하죠.”
유진이가 각오를 다진다.
이젠 자신이 이 드라마의 주연이라는 걸 분명히 알고서 하는 소리다.
걱정이 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로 뿌듯함이 몰려온다.
“알았어. 대신 조심 또 조심하는 거다?”
유진이가 주먹을 불끈 쥔다.
“넵!”
그때부터 난 직접 유진이에게 보호대를 입혀주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줄이 삭았는지 확인하고 접합부가 잘못 결속되는 건 아닌지도 세세하게 확인하면서.
그리고는 그 위로 새하얀 붕대를 감아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게 만들었다.
“으으윽. 오 오빠. 살살······ 살살······.”
“엄살 부리긴. 피부랑 보호대 사이에 공간이 없어야지 피부도 안 쓸리고 보호도 잘 돼.”
그렇게 모든 준비를 해주자 오후 4시 30분이 되었다.
그때 대기 천막 밖에서 금은동 AD의 목소리가 들린다.
“곧 촬영 들어갑니다 유진 씨. 준비되면 나와 주세요~”
이제 <화란전>의 위험한 검무(劍舞)가 펼쳐질 시간이 다가왔다.
* * *
극 중 신라 왕실은 백제와의 전쟁을 앞두고 화랑들의 투쟁심을 고취 시키기 위해 공주들과 함께 사냥하는 대회를 연다.
<화란전> 8화 씬 5는 그 사냥 대회를 치르기 전 왕후들이 나서서 사냥에 출전할 화랑들을 독려하며 춤추는 장면이다.
그리고 2 왕후는 도깨비 술법을 사용해 나날이 몸이 약해진 터라 왕후들 사이에서 춤을 추지 않는다.
대신 유화 공주가 다른 왕후들 사이에 끼어 춤을 춘다는 설정이다.
“자~ 배우들 자리하세요.”
금은동 AD가 확성기를 들고 배우들을 자리하게 한다.
월성의 대전 세트장 앞에 펼쳐진 넓은 무대.
무대 둘레로 신라를 뜻하는 문자와 반월 그림이 새겨진 휘황찬란한 깃발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AD의 지시에 따라 먼저 정화 공주 역할을 맡은 한상희가 몸에 짝 달라붙는 푸른색 사냥복과 푸른 깃발을 들고 무대의 왼쪽에 자리했다.
그 뒤로 푸른 옷을 입은 화랑 역 배우들이 줄이어 선다.
이어서 막내 도화 공주인 민규리는 붉은 옷을 입고 붉은 깃발을 든 채 무대의 오른쪽에 자리했다.
그 뒤로는 붉은 옷의 화랑 역 배우들이 줄을 선다.
유화 공주는 무대 위로 올라가야 했기에 그녀를 대신할 화랑 한 명이 노란 옷을 입고 노란 깃발을 들고 무대의 가운데에 섰다.
그 뒤로는 노란 옷을 입은 화랑들이 줄지어 서고.
이후 금은동 AD의 이어진 지시에 따라 단상에 주연급 배우들이 올라간다.
“자 유진 씨 태연 씨 주연 씨. 무대 위로 올라가 주세요.”
순간 유진이가 여러 겹으로 된 노란색 비단옷을 흩날리며 한 손에 검을 들고 무대 위로 올라간다.
유진이가 입은 무복은 몸에 착 달라붙는 스타일이었지만 여러 겹으로 되어 있어서 회전하면 마치 꽃이 피듯 사방으로 부풀어 오르게 되어 있다.
반달 모양이 새겨진 이마 띠를 한 유진이는 꽁지머리로 묶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무대로 올라갔다.
이어서 푸른 무복을 입은 이태연과 붉은 무복을 입은 윤주연이 무대로 올라간다.
두 왕후는 오늘만큼은 가체를 벗어 던지고 유진이처럼 길게 꽁지머리를 늘이고 있었다.
무대 위에 세 사람이 올라오자 오복희 PD가 확성기를 잡는다.
“세 분. 아무리 특수제작한 검이라지만 쇠붙이인 건 틀림 없습니다. 리허설 대로 칼은 상대 배우 30cm 안의 간격으로는 들어가지 않도록 각별하게 신경 써주세요.”
“예. PD님.”
“그러면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오복희 PD가 긴장한 채 주변을 둘러보며 외친다.
“카메라 감독님들. 잘 부탁드립니다.”
“예!”
심호흡을 마친 오복희 PD가 힘차게 외친다.
“레디~~ 액션!”
8화 씬 5.
칼날이 난무하는 왕후들의 검무 촬영이 시작되었다.
* * *
두웅~두웅~두웅~
낮은 북소리가 일정한 속도로 월궁을 울리자 단상 위에 있는 알천 대장군이 새하얀 종이를 펼치고 외친다.
『대 신라를 보살피는 천신께 맹세하노라! 우리 대 신라의 신민들은 백제 왕실의 씨를 반드시 말려버리겠다고! 그리고 죽어간 우리의 형제와 아우 그리고 혈족들의 핏값을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맹세하노라!!!』
알천 대장군 역의 목소리가 대전 세트장을 가득 채운다.
그 순간 화랑 역의 조연들이 환호성을 내지른다.
환호성과 북소리가 번갈아 어울리며 한데 어울려 웅장한 소리를 내었다.
잠시 후.
장엄한 대고 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악공이 대금과 악기들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화랑들이 입을 다물자 무릎을 꿇고 있던 이태연과 윤주연 그리고 유진이가 일제히 검집에서 검을 꺼내며 일어났다.
대략 80cm 정도 길이의 칼날이 검집에서 천천히 뽑힌다.
검면에 반사된 햇빛이 사방으로 반짝인다.
둥둥둥~
일정한 북소리에 세 사람이 천천히 검무를 시작한다.
부드럽고 일정하게 똑같은 안무가 이어졌다.
허공을 가르는 칼날의 움직임은 빨랐다가 느렸다가를 반복하며 아름다운 선(線)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세 사람이 함께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춤이 점점 열기를 더해간다.
북소리가 빨라지며 분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했다.
칼을 들고 춤추는 여배우들은 점점 격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도 세 사람은 검무(劍舞)에 아름다움과 현란함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검무(劍舞)의 후반부에 들어섰다.
둥둥둥둥!
말이 질주하듯 빨라진 북소리에 세 사람은 칼을 뻗으며 빠르게 뱅글뱅글 회전한다.
원심력에 의해 검무복의 겉옷이 만개한 꽃처럼 부웅 하고 부풀어 오른다.
‘이제 시작인가?’
그때였다.
이태연과 윤주연이 휘두른 칼날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칼날은 마치 원수의 목을 베어 넘기듯 온 힘을 담고 있었다.
게다가 두 사람은 마치 진짜 유화 공주를 죽이려는 듯한 표정을 지은 채 칼날을 휘두르고 있었다.
늘 30cm 이상으로 칼과 상대 배우의 몸에 간격을 유지하라고 했지만 두 사람이 휘두르는 칼들이 그 간격을 무시하고 유진이를 향해 다가갔다.
‘이런 걸로 유진이를 길들이려고?’
어지간한 배우들이라면 두 여배우가 칼날을 휘두르는 모습에 오금이 저려 주저앉았을 거다.
하지만 유진이는 눈도 끔뻑하지 않고서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내가 걱정했던 검무(劍舞)씬의 제일 마지막 순간이 되었다.
윤주연과 이태연의 칼이 유진이의 목 부위로 향한다.
두 사람의 칼날과 유진이의 목까지의 간격은 양쪽 모두 대략 10cm 내외.
흥분한 두 사람은 마치 대역 배우들이나 휘두를 간격으로 칼을 휘두른다.
현장에 있는 스태프들이 그 광경을 보고 얼어붙어 버렸다.
나 역시 약속한 대로 소리를 질러 촬영을 중단시킬까 싶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유진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끝까지 믿어줘요 오빠.
현재 시각은 4시 40분.
그리고 다이어리에 적힌 응급실에 도착하는 시각은 오후 6시.
아직 사건이 벌어질 때까지 시간 여유가 있다.
‘그러면 이 씬에서 다치는 게 아니야.’
난 유진이의 목으로 다가가는 두 개의 칼날을 보며 이를 꽉 깨물었다.
내 생각이 맞는다면.
유진이가 다치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태연과 윤주연이 바란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날 테니 말이다.
‘당신들 뜻대로 될 줄 알아? 어림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