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77화
477. 고안나 3
철컥.
고안나의 집 대문을 여는 순간.
홍성범 전무가 등 뒤에서 꽃다발을 내민다.
“안나 씨. 클럽이 문을 닫았다길래······ 응?”
예상치 못하게 내가 나타나자 홍성범 전무의 얼굴이 단번에 일그러졌다.
“네 네가 여기 왜 있어?”
난 태연히 웃으며 홍성범 전무가 내민 꽃다발을 받았다.
고급스럽게 포장된 포장지에는 붉은색 장미 30송이 정도가 있었다.
“비싸 보이네요. 이따가 안나에게 전해드리겠습니다.”
꽃다발을 받고 향기를 맡자 홍성범 전무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왜 네가 여기 있냐고! 새꺄!”
HK 그룹의 4남이자 HK 의류의 대표로 올라갈 홍성범은 유진이를 노리던 파락호.
그런데 이번에 내 보육원 친구 고안나까지 노리고 있는 놈이다.
그래서 난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일부러 도발을 감행했다.
“왜겠어?”
홍성범 전무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다.
표정만 봐도 무슨 상상을 하는지 알 것 같다.
“XX 놈이!”
“거~ HK 그룹 자제분께서 왜 이렇게 입이 험하신지 모르겠네.”
이제 그가 주먹을 날린다면 난 기꺼이 한 대 맞아줄 생각이다.
신발장에 올려놓은 폰이 문 쪽을 향해 녹화 중이었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홍성범 전무가 내게 덤벼든다.
그런데 그때였다.
와락.
김승문 비서실장이 몸을 던져 홍성범 전무의 팔에 매달렸다.
“전무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아무리 힘이 세다고 한들 40대의 남자가 온 힘을 다해 매달리는 데 이겨낼 수는 없다.
아쉽다.
한 대 맞고 뒤로 멋지게 날아간 다음 후방 낙법을 펼
칠 준비까지 완전히 끝내 놓았는데 말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진다.
홍성범 전무는 자신을 말리는 김승문 비서실장에게 대뜸 주먹을 날려버렸다.
퍽.
가슴에 주먹을 맞은 김승문 비서실장이 복도쪽으로 밀려나더니 몇 발자국 뒷걸음질을 치며 털썩 주저앉았다.
쿵.
그때였다.
홍성범 전무는 복도로 나가 쓰러진 김승문 비서실장에게 발길질을 시작했다.
퍽퍽퍽.
“이 새X야. 내 몸에! 손대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아무리 파락호라고 해도 자기 비서를 이렇게 대할 줄이야.
난 문밖으로 나선 다음 홍성범 전무의 옷을 뒤로 잡아끌었다.
순간 김승문 비서를 짓밟던 홍성범 전무의 발이 허공을 갈랐다.
“XX!”
흥분한 홍성범 전무는 이번엔 날 향해 욕설을 퍼붓는다.
“XX. 너 때문이야!”
그 말과 동시에 홍성범 전무는 이번엔 내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난 그 타이밍에 맞춰 다시 한번 옷깃을 살짝 잡아당겼다.
부웅!
홍성범 전무의 주먹이 허공을 갈랐다.
다만 어찌나 주먹에 힘을 실었는지 제풀에 다리가 꼬여 쓰러져 버렸다.
우당탕.
홍성범 전무가 좁은 연립 빌라 복도 한구석에 꼴사납게 나뒹군다.
“적당히 하지?”
온몸에 먼지가 가득 묻은 터라 꼴이 말이 아니다.
“지X! 넌 오늘 나한테 뒤졌어!”
홍성범 전무가 다시 일어나 주먹을 쥐고서 덤비려고 한다.
그런데 그때였다.
갑자기 등 뒤에서 이상한 호흡 소리가 들려온다.
“꺽······꺽······.”
고개를 돌려보니 김승문 비서실장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가슴을 부여잡고 있었다.
‘설마 조금 전에 가슴을 맞은 것 때문인가?’
순간 주먹을 날리려던 홍성범 전무가 멈칫 얼어붙었다.
“뭐 뭐야······ 김 비서. 야. 너······ 왜 그래?”
비록 김승문 비서실장이 홍성범 전무의 부하지만 그래도 죽게 놓아 둘 수는 없었다.
난 급히 몸을 숙여 김승문 비서실장의 상태를 체크했다.
“김 비서님! 괜찮습니까?”
김승문 비서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두 손으로 계속 가슴을 쥐어짜고 있다.
“꺽······꺽······.”
‘심장 마비!’
현재 내 폰은 신발장 위에서 입구 쪽을 촬영 중이다.
가지러 갈까 싶었는데 김승문 비서실장의 주머니에서 튀어나온 폰이 보였다.
난 그 즉시 김승문 비서의 주머니에서 폰을 꺼냈다.
잠금 상태였지만 긴급 통화를 눌러 119에 전화를 걸 수 있었다.
“여기 강남······.”
주소를 말하자 즉시 구급대원을 출동시키겠다는 대답이 나온다.
-알겠습니다. 바로 갈 테니까 일단 심폐소생술부터 해주시겠습니까?
“예.”
난 폰을 내려놓고 두 손을 겹쳐 가슴 중앙부를 빠르고 강하게 누르기 시작했다.
장준혁을 구할 때 심폐소생술을 해 본 경험이 있다 보니 그때보다는 한결 수월하다.
그때 119 상담사가 말한다.
-5분 안에 도착할 겁니다. 그때까지만 견뎌주십시오. 그리고 2분마다 곁에 계신 분이랑 교대해 주시고요.
난 심폐소생술을 하며 홍성범 전무를 쳐다봤다.
“당신. 2분 뒤에 나랑 교대해!”
심폐소생술은 온몸을 쥐어짜서 해야 했기 때문에 홀로 하는 건 정말로 힘들다.
하지만 홍성범 전무는 얼어붙은 채 움직일 기미가 안 보인다.
“야! 정신 차려!”
순간 홍성범 전무가 뒷걸음질을 친다.
“나 난 아냐······ 난 아냐.”
‘안 되겠군.’
결국 난 홍성범 전무에게는 간단한 것만 지시했다.
“홍성범! 이것도 하기 싫으면 밑으로 내려가면서 계단에 거치적거리는 것들 다 치워둬! 2층 계단 중간에 자전거 있으니까 그거 벽으로 붙여 놓고! 그리고 1층에서 119 구급대원 안내라도 하고!”
“어. 어······ 그······ 그게······.”
말을 버벅거리는 그를 보자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른다.
“정신 안 차려? 어서 내려가서 자전거부터 치우고 구급대원 안내나 하라고!”
순간 홍성범 전무가 이를 꽉 깨물더니 내 옆을 휑하고 지나갔다.
탁탁탁.
홍성범 전무가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2층 계단 중간에 있는 자전거를 치우려면 바로 아래층에서 멈춰야 하는데도 계속해서 뛰어 내려가는 소리가 들린다.
탁탁탁탁.
‘설마. 저 새X가?’
잠시 후.
부우웅.
홍성범은 차를 타고 그대로 달아나 버렸다.
“끝까지 개새X네······.”
절로 입에서 험한 욕이 나온다.
그때였다.
찰칵.
빌라의 문이 열린다.
고안나와 고유나가 모두 프라이팬을 들고 뛰어나왔다.
고안나가 놀란 눈으로 묻는다.
“윤호야. 이 아저씨 왜 왜 이래?”
“홍성범 그 자식 때문에. 하여간 좀 도와줘.”
“어!”
그 즉시 두 사람이 프라이팬을 내려놓고 곁으로 다가온다.
의예과인 고유나가 빠르게 상황을 체크 한다.
“급성 심근경색인 거 같아요. 근데 심폐소생술 한지 얼마나 됐어요?”
“몰라······ 한 30초? 1분?”
“그러면 30초 뒤에 저랑 교대해요. 그다음부터 1분 간격으로 교대해요.”
모두가 술을 조금씩 마셨으니 2분이 아닌 1분마다 교대하잔다.
“그래.”
고유나가 폰을 꺼내더니 타이머를 켠다.
30초 뒤.
고유나가 외친다.
“오빠. 교대요!”
“어.”
난 손을 떼고선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순간 고유나가 두 손을 겹쳐 김승문 비서의 가슴을 눌러대기 시작했다.
난 팔을 풀며 고안나를 향해 말했다.
“안나야. 2층 계단에 있는 자전거 벽으로 딱 붙여 놔줘. 아니면 2층 복도로 옮기던가.”
“알았어!”
고안나는 곧장 뛰어 내려가서 자전거를 치운다.
숨을 고른 난 시계를 보다 1분 조금 넘었을 때 외쳤다.
“유나야 바꿔!”
진땀을 뚝뚝 흘릴 정도로 힘을 쓴 고유나가 빠르게 뒤로 물러난다.
“헉헉. 예.”
잠시 후.
1층에 내려가 있는 고안나가 구급대원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여기요~~!”
대략 4분이 조금 넘었을 때 구급대원들이 3층 복도에 도착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저희가 맡겠습니다.”
구급대원들이 휴대용 제세동기(AED)를 들고 왔다.
구급대원이 김승문 비서실장의 상체 옷을 벗긴 뒤 패치를 붙인다.
“물러나세요~ 샷!”
텅.
전기 충격이 가해지자 김승문 비서실장의 몸이 제 자리에서 퉁하고 튀어 오른다.
“압박!”
구급대원이 다시 한번 심폐소생술을 시작한다.
그러기를 2분 뒤.
구급대원들이 다시 한번 제세동기를 사용한다.
텅.
김승문 비서실장의 몸이 다시 한번 위로 튀어 오른다.
잠시 후.
구급대원이 외친다.
“맥박 돌아왔습니다!”
그와 동시에 김승문 비서의 입에서 나지막한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으으······.”
순간 고유나는 벌떡 일어나며 지시를 내렸다.
“연서대학교로 가주세요. 저희 학교예요.”
“의사······이십니까?”
“아뇨. 의과 2학년이에요. 오늘 당직 선생님이 심장 전문의시니까 바로 가면 돼요!”
“아 알겠습니다.”
고유나가 날 쳐다보며 말한다.
“오빠. 언니 좀 부탁해요.”
“어.”
고유나는 구급대원과 함께 김승문 비서를 데리고 내려간다.
조그마하고 겁 많던 꼬맹이가 어느새 이렇게 의사가 되어간다는 게 조금은 신기했다.
“많이 컸네. 우리 유나.”
“그치?”
그 순간 구급차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사라진다.
온 몸에 진이 빠져 자연스레 벽에 몸을 기댔다.
고안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괜찮아?”
“아니. 안 괜찮아. 죽을 거 같아.”
워낙에 갑자기 온몸에 힘을 썼더니 근육이 비명을 지른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홍성범이 제 화를 못 이기고는 자기 비서를 때리고 구둣발로 밟더라고.”
“넌 안 맞았어?”
“내가 맞긴 왜 맞아.”
고안나는 그래도 걱정이 되는지 날 이리저리 살펴본다.
“아 맞다. 잠깐만.”
집으로 들어간 난 신발장 위에 있는 폰의 녹화를 중지했다.
그런데 문 쪽만 찍다 보니 복도에서 일어난 상황은 소리만 담기고 영상은 없었다.
“아 이거. 목격자도 없고······ 어쩌지?”
뒤따라온 고안나가 말한다.
“우리 집 복도에 CCTV 있는데?”
“응?”
고안나가 복도 끝을 가리킨다.
“클럽 오빠들이 달아줬던 거 저기 있어.”
클럽 루시의 관리자들이 CCTV를 달아줬다고 한다.
예상치도 못하게 홍성문 전무를 옭아맬 카드가 하나 더 생겼다.
“안나야. CCTV 좀 볼 수 있을까?”
“그래.”
“그리고 유나한테 내가 곧 간다고 전화해. 환자 옆에 잘 붙어 있으라고 전하고.”
“왜?”
“김승문 비서한테 제의할 일이 있거든.”
원래는 내가 찍은 영상을 제보해서 홍성범 전무의 폭력적인 이미지부터 알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
내 다이어리에 남아 있는 일정 몇 가지를 이용해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김승문 비서실장을 내 편으로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그 일을 훨씬 앞당길 수 있었다.
고안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어. 영상 줄게. 대신 같이 가자. 혼자 있으려니까 좀 무서워서······.”
“알았어.”
고안나가 벌떡 일어나 CCTV를 복사해 USB에 담았다.
난 고안나와 함께 곧바로 연서대학교 병원으로 향했다.
* * *
강남 연서대학교병원 응급실.
도착하자마자 김승문 환자를 찾았다.
간호사가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7번 침대 옆.
고유나가 김승문 비서의 곁에서 흰 가운을 입은 의사와 이야기 중이다.
“수고했어. 고유나. 너 제법이더라?”
“아녜요. 저보다 더 빨리 응급 처치하신 분이 있었어요.”
“그것도 그건데 구급대원이 칭찬을 많이 하더라. ROSC(자발순환회복) 이후 응급차 타고 오면서 네가 세세하게 돌봤다며? 고유나. 오늘 네가 사람 하나 살렸다.”
고유나가 배시시 웃는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나중에 보자.”
“예.”
담당 의사는 곧이어 다른 환자를 보러 발걸음을 옮겼다.
순간 고유나가 주먹을 불끈 쥔다.
“유나야?”
“어. 오빠. 왔어요?”
고유나가 반갑게 우릴 맞았다.
7번 침대로 가자 김승문 비서실장은 산소마스크를 쓴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유나야. 이 사람 언제쯤 깨어날까?”
“글쎄요? 워낙 과로로 너무 약해져 있어서 정신 차리려면 약간 시간 걸릴 거예요.”
“알겠어. 그럼 깨어나면 이야기 줘.”
“넵.”
난 고안나를 고유나 곁에 둔 채 응급실 밖으로 나가 이수찬부터 서재일 검사까지 전화를 걸었다.
김승문 비서실장을 내 편으로 끌어들인 후 홍성범을 나락으로 끌어내리기 위해서.
* * *
몇 분 뒤.
김승문 비서실장이 눈을 떴다는 소리를 듣고선 곧장 응급실 안으로 향했다.
의사가 찾아와 몇 가지 체크 하더니 안정을 취하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최소 일주일 이상은 입원해야 한다고 엄명을 내렸다.
말없이 듣고 있던 김승문 비서실장은 의사가 사라지자마자 날 부른다.
“정······팀······장······님.”
김승문 비서실장이 헉헉거리며 말을 한다.
“괜찮으십니까?”
김승문 비서실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쪽이······ 절······ 살린 거 맞······죠?”
“보셨습니까?”
김승문 비서실장이 눈물을 주르륵 흘린다.
“아니요······ 그 새X가······ 날 구했을 리가······ 없다 싶어서요······.”
김승문 비서실장이 이를 빠드득 간다.
어찌나 원통해 하는지 안타까울 정도였다.
“예. 맞습니다. 그런데 저 혼자 살린 건 아니고 여기 안나랑 유나랑 함께 다 같이 살렸습니다.”
김승문 비서실장이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본다.
그러다 도저히 볼 면목이 없는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죄송······합니다. 안나 씨. 그 새X가 뭐라고 하든 집에는 데리고 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고안나가 투덜거리며 말한다.
“죄송하시면 빨리 낫기나 하세요.”
김승문 비서실장이 손을 올려 얼굴을 감싼다.
자신의 상사인 홍성범 전무에 대한 온갖 감정이 북돋는 모양이었다.
난 잠시 그가 감정을 추스르길 기다렸다.
그리고 이내 두 손을 내린 그에게 말했다.
“김 비서님. 이번 일 고소하실 생각은 없습니까?”
김승문 비서실장이 한숨을 내쉬더니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부끄럽습니다만 딸들이······ 시집갈 때까지는······ 그럴 수 없습니다. 살려주신 은혜는 다른 식으로 갚겠습니다 팀장님.”
심장이 멎어서 죽을 뻔했는데도 가장이라서 그런지 참겠다고 한다.
마치 고안나가 고유나를 위해 모든 걸 희생하듯 김승문 비서실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난 그가 이렇게 나올 줄 알고 있었기에 역으로 제안했다.
“만약 제가 지금의 연봉에 가족들의 안전까지 보장해 드리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정말······입니까?”
“예. 계약 기간을 7년 정도로 넉넉히 잡고 직책은 똑같이 비서실장입니다.”
김승문 비서실장이 잠시 고민에 빠졌다가 묻는다.
“이직을······ 시켜주신다는 곳이 어딘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리버스 엔터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엔터 유통 캐피탈 등 몇 개의 계열사를 가진 중견기업급 회산데 제가 자문해 주는 곳입니다.”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리버스 엔터 쪽은 강한파 쪽 출신인 이수찬이 맡은 뒤 과거 인력들을 다 쳐내다 보니 현재로는 경영을 도울 사람이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그리고 여기 김승문 비서실장은 HK 의류의 과거 구왕수 대표 시절부터 HK 의류를 1조짜리 매출 회사로 키우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유능한 사람이었다.
말을 갈아타긴 했어도 회귀 전 HK 의류가 홍성범 전무의 무능에도 망하지 않은 건 바로 이 사람 때문이기도 했고.
난 그런 김승문 비서실장을 이수찬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김승문 비서실장이 불안한 표정으로 묻는다.
“리버스 엔터 규모로는······ HK그룹을 상대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난 빙긋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가능합니다.”
“예? 어떻게 말입니까?”
난 주변을 살핀 뒤 속삭이는 목소리로 그 말에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