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75화
475. 고안나 1
-윤호야. 너 저번에 삼겹살 사기로 한 거 기억나지? 나 오늘부터 가게 안 나가니까 조만간 소주에 삼겹살 사 줘!
내 보육원 친구 고안나는 클럽 루시에서 방상영 이사와 이동구 감독이 나누던 대화를 녹음해서 내게 건네줬다.
난 그때 고안나에게 클럽을 나오지 않겠냐고 제안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돈을 모아야 해서 힘들다고 했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오늘부터 가게에 나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진짜야?”
-그래. 윤호 네 말 듣고 유나랑도 이야기를 해 봤거든. 근데 유나도 나보고 관두라 하더라고.
고안나의 여동생 고유나도 언니가 자기 때문에 고생하는 걸 더는 보기 싫다고 했단다.
그래서 이제 다른 평범한 일을 찾겠다고 한다.
“그런 거라면 무조건 이따가 시간 낼게. 그리고 삼겹살 말고 한우로다가 쏜다! 나 돈 잘 벌잖아.”
-얘가 또 돈 막 쓸라고 하네. 됐네요. 그리고 난 삼겹살에 소주가 좋아.
오늘 같은 날은 좀 쓰고 싶었지만 그녀는 한사코 아끼라고만 한다.
“오케이. 그러면 있다가 몇 시에 볼까?”
-한 여섯 시 반 아니면 일곱 시? 근데 진짜로 시간 괜찮아?
현재 시각은 오후 5시 정도.
“괜찮대도? 그러면 이따가 데리러 갈게.”
-알았어. 이따가 보자.
“오케이.”
전화를 끊는 순간 괜히 웃음이 비실비실 흘러나온다.
고안나를 가게에서 빼 오는 게 힘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게 풀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난 확인차 고안나에 관한 일정을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2]
[날짜 : 2023년 11월 7일]
-PM 11:00 클럽 루시 예약. (기타 : 안나에게 미리 말해둘 것)
“왜 안 없어지지?”
아직 자신의 미래를 정하지 않아서 클럽 루시로 되돌아가게 되는 건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일단 만나봐야겠네.”
어쨌건 고안나가 전해 준 기쁜 소식 덕에 회사로 향하는 동안에 절로 노래가 흘러나왔다.
“힘을 내요~ 파워터프~”
* * *
진성준 전무의 방.
정윤호가 돌아간 이후 진성준이 웃으며 말한다.
“난 클럽 카드를 줄 생각은 못 했는데 네가 나보다 낫다 진아람.”
진아람이 피식 웃는다.
“농담하지 마. 나랑 엮으려고 일부러 양보한 거 다 알거든?”
진아람은 자신의 오빠가 얼마나 머리가 좋은지 누구보다 잘 안다.
자신이 정윤호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았기에 일부러 카드를 제안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
“눈치챘냐?”
“당연하지.”
진성준이 피식 웃으며 말한다.
“근데 정 팀장한테 카드 쓴 거 안 아까워?”
“왜? 내가 잘 못 준 거 같아서?”
“전혀. 아까 큰 형님한테 덤벼드는 거 봤잖아. 솔직히 나도 아직은 큰형님이 부담인데 눈 하나 깜빡 않는 거 보고 이 사람은 반드시 잡아야겠다 싶더라고.”
진아람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긴 솔직히 아깐 나도 놀라긴 했어.”
진아람이 생글거리며 웃자 진성준이 조심스레 묻는다.
“그런데 아람이 너. 혹시 날 돕는다고 정 팀장을 유혹하는 거라면 그만둬. 내 동생까지 이용해서 이기고 싶은 생각은 없어.”
진아람은 오빠의 이런 다정한 모습이 좋았다.
진성 그룹의 후계자를 노리면서도 자신만큼은 지켜야 하는 여동생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런 게 아니었다.
“우리 오빠가 오늘따라 착각이 좀 심한데?
“뭐?”
“정 팀장님 봐봐. 잘 생겼지 능력 있지 깡 좋지. 지금 대한민국 20대 중에서 저만한 남자가 있을 거 같아?”
진성준이 고개를 끄덕인다.
생각해보면 심지어 엄친아라고 불리는 자신만 하더라도 20대의 젊은 나이에 그처럼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었으니까.
“저 나이대 재벌가 도련님들은 자기가 번 것도 아니면서 스포츠카에 명품 자랑하기 바쁜데 정 팀장은 아니잖아. 내가 알아보니까 ‘예뜨랑’이라는 화장품 회사 주식도 갖고 있고 연봉만 한 7 8억 될걸? 솔직한 말로 빽만 좋았으면 오빠도 정 팀장한테 밀렸을거야.”
진성준이 피식 웃는다.
“그래. 네 말이 맞다. 근데 말이야······ 어떻게 네가 나보다 더 정 팀장을 잘 알고 있는 거 같지?”
진아람이 씨익 웃는다.
“왜긴 왜야? 관심이 있어서 뒤 좀 빡시게 캐봤지.”
그제야 진성준이 웃는다.
“잘 해봐. 정윤호라면 난 적극 찬성이다.”
그런데 그 순간 이제까지와는 달리 진아람이 기운 빠진 한숨을 내쉰다.
“문제는 그게 아냐.”
“문제?”
“저 사람. 철벽이야! 옆에 예쁜 연예인들이 많아서 그런지 내가 애교를 떨어도 돌 보듯 하더라니까?”
뭔 소리인가 하던 진성준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뭐? 천하의 진아람을 돌보듯 해? 진짜야? 리얼리? 푸훗.”
진성준이 그제야 보통의 남매처럼 여동생을 놀리기 시작했다.
“이씨~ 웃지 마!”
진아람이 자신을 놀리는 오빠를 향해 빽하고 소리를 내질렀다.
진성준이 이크 하고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알았어. 하여간 파이팅이다. 진아람.”
“오케이.”
“그러면 이제 우리는 우리 일을 할까?”
두 사람은 정윤호가 알려준 정보로 이복 남매에 맞설 계획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 * *
굴렁쇠 엔터로 돌아온 난 곧장 가수 2실로 향했다.
이동민 실장과 안예음 이사가 글로벌 아이돌 프로젝트 때문에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그리고 곁에는 내가 스카우트한 연화선 선생님의 딸 서희주가 와 있었다.
“팀장님!”
서희주가 날 발견하고 손을 흔든다.
난 세 사람과 인사를 한 뒤 서희주에게 연화선 선생님의 안부를 물었다.
“선생님은 좀 어때?”
“수술 전까지 안무를 완성하신다고 바쁘세요. 환자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기운차시고요.”
“다행이네.”
난 서희주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한 다음 안예음 이사에게 물었다.
“희주는 어떤 것 같습니까? 바로 팀에 투입 가능할까요?”
서희주의 실력을 알고 있었기에 자신은 있었지만 그래도 꼭 타인의 평가를 듣고 싶었다.
서희주가 두 손을 모으고 잘 이야기해달라고 애교를 떤다.
그러자 안예음 이사가 피식 웃으며 대답한다.
“괜찮아. 이 정도면 쓸만해.”
“프로듀서님! 저 아까는 잘한다고 하셨잖아요~오~”
서희주가 장난스레 투덜대자 안예음 이사가 고개를 젓는다.
“방심하지 마. 서희주. 이제부터 들어올 애들이 어떤 애들일 줄 알고?”
다행이다.
서희주를 스카우트한 내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때 이동민 실장이 묻는다.
“링링은 이달 말에 오는 거지?”
“예. 내년에 한국 고등학교 1학년 편입 절차 때문에 좀 늦어지네요.”
현재 링링은 내년에 한국 고등학교 1학년으로 들어가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면 세리랑 같이 한영예고 들어가는 거고?”
“예.”
서희주가 고개를 갸웃한다.
“링링이 누구예요?”
이동민 실장이 대신 답해준다.
“중국 쪽에서 오는 멤버인데 잘해. 거의 완전체 느낌? 한국말도 잘하고.”
“오올~ 대박이다.”
“그니까 희주 너도 링링한테 안 지게 열심히 해.”
“네!”
글로벌 아이돌 프로젝트는 링링과 서희주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오디션은 다음 달부터 진행하기로 계획을 잡았다.
그런데 그때 전화가 걸려온다.
[발신자 : 고안나]
“잠시만요.”
혹시 고안나가 만나자는 약속을 바꾸자는 건가 싶어서 곧장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폰에서 고안나의 여동생 고유나의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오 오빠? 저 유나······예요.
같은 보육원 출신이었기에 난 고안나의 동생 고유나와도 친했었다.
“유나야! 목소리가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오 오빠. 언니가······ 언니가······
“언니가 왜?”
-가게 아저씨들한테 잡혀갔어요.
“뭐? 왜?”
-몰라요 저도. 아까 가게에서 그만둔다고 할 때 서로 언성이 좀 높아지긴 했었어요. 근데 언니가 괜찮다고 했었는데 아니었나 봐요.
회귀 전 고안나는 클럽 루시의 에이스였었지만 몇 번 클럽을 관둔 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그때처럼 쉽게 관둘 수 있다고 생각한 게 실수였다.
일정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 그리고 집에는 수찬 오빠나 호재 오빠 보낼 테니까 그리 알아.”
혹시나 클럽에서 또 사람을 보내올지 몰랐기 때문에 이수찬과 동생들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네 오빠.
난 그 즉시 안예음 이사와 이동민 실장에게 양해를 구한 뒤 즉시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 * *
강남에 있는 VIP 클럽 루시로 운전해 가면서 이수찬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안나가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수찬은 동생들을 모아 클럽 루시로 오겠다며 언성을 높였다.
“됐어. 이번에 너희는 빠지고 애들 몇 명만 안나 집으로 좀 보내. 유나 알지? 안나 동생.”
-당연히 알죠. 근데 안나 누님 일인데 저희보고 가만히 있으라고요?
“클럽 루시는 연성파에서 관리하잖아. 괜히 니들이 움직이면 일만 커져. 내가 알아서 할게.”
강남 연성파는 강남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 조직이다.
그런데 조직을 해체한 이수찬과 동생들이 놈들과 충돌하면 또다시 조직을 재건한다는 의심도 받을 수가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형님 혼자 가시면 위험합니다.
“걱정하지 마. 따로 부탁드릴 사람이 있어.”
-누구 말씀이십니까?
“명동 왕 회장님.”
연성파라고 해도 명동의 최은태 회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가 가지고 있는 막강한 돈줄과 그의 오른팔인 최영호 은행장이 이끄는 대호파 때문이다.
-그분이라면 안심이네요. 대신 한 시간 안에 꼭 전화주십쇼!
난 삼십 분 안에 다시 전화를 주겠다며 걱정 가득한 이수찬의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곧장 최은태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안나가 가게로 끌려갔다는 사정을 듣자 최은태 회장은 흔쾌히 돕겠다고 나섰다.
-너무 걱정하지 말게. 곧 영호를 보내겠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로 전화드려 죄송합니다.”
-이런 일이고 저런 일이고 어떤가? 내 아들 친구의 일인데. 사실 이런 일은 경찰이나 검찰보다는 우리가 나서면 조용히 처리하기 좋지.
“그러면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영호도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거니 금방 갈 걸세.
“알겠습니다. 회장님.”
난 전화를 끊은 뒤 더욱 빠르게 차를 몰아 클럽 루시로 향했다.
* * *
끼이익.
클럽 루시의 정문 앞.
현재는 오후 5시 30분밖에는 되지 않았기에 정문에 셔터가 내려와 있었다.
“비상 출입구로 들어갔나?”
최영호 은행장을 기다릴까 고민했지만 고안나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기다리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
난 그 즉시 회귀 전 기억을 살려 클럽 뒤쪽 건물로 향했다.
3층짜리 건물 1층에는 유리창에 [임대]라는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장사가 잘되지 않아 폐업한 것처럼 보이게 해뒀지만 일부러 비워 둔 곳이다.
클럽 루시의 정문으로 경찰이 들이닥친다면 이 건물의 지하와 연결된 비상 통로를 따라 대피할 수 있게 말이다.
난 주변을 살피고는 즉시 1층 출입구로 들어갔다.
어두운 복도를 지나친 다음 지하실로 내려가는 비상계단 철문 앞에 도착했다.
철컥.
비상계단 철문이 잠겨 있다.
“그럼 그렇지.”
난 이호재에게 선물 받은 만능키를 이용해 문을 열기 시작했다.
철컥철컥.
만능키를 홈에 꽂고 손잡이를 비틀었다.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됐다.’
나는 곧장 비상계단을 들어가 지하로 향했다.
어둑어둑한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다시 한번 철문이 나타난다.
역시나 닫혀 있었기에 다시 한번 만능키로 문을 열었다.
달칵.
두꺼운 철문을 열어둔 난 최영호 은행장에게 어디로 들어오면 되는지를 까톡을 보냈다.
이후 긴 복도의 바닥에서 나오는 붉은 화살표 방향 등을 따라 이동했다.
그런데 복도의 끝에 도달하자 여자 목소리가 들린다.
난 즉시 발걸음을 멈추고 여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안나야. 오늘 하루만이면 된다니까? 오늘 너 찾는 VIP가 오니까 딱 오늘만 해. 응?
지난번 봤던 마담 이홍연의 목소리다.
그 순간 고안나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언니. 내가 그 말을 믿을 거 같아? 집으로 쳐들어와서 사람을 납치까지 해놓고 하루? 웃기지 마. 그 하루가 이틀 되고 이틀이 1년 되는 걸 내가 몰라?
목소리가 쌩쌩한 걸 들어보니 아직 무슨 일을 당한 건 아닌 모양이다.
그때였다.
마담이 한숨을 푹 내쉬고 말을 잇는다.
-안나야. 웬만하면 내가 이 이야기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네가 이렇게 버티면 우리 동생들이 네 여동생 학교까지 찾아가는 걸 보게 될 거야. 그래도 좋아?
고안나가 빽하고 소리친다.
-우리 유나는 건들지 마!
-그니까 좋게좋게 말로 할 때 듣자. 여기 도장 찍고.
서류라는 이야기를 보니 일종의 근로계약서인 모양이다.
아마도 세부 조항으로 들어가면 온갖 불리한 게 가득할 거고.
그렇다면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
난 일단 복도 끝으로 살짝 고개를 내밀어 상황을 파악했다.
고안나가 바 앞의 테이블에 앉아 있고 맞은 편에는 마담이 앉아 서류 한 장을 내밀고 있다.
고안나의 곁에는 네 명의 떡 대들이 있었는데 사방을 둘러싸고 도망치지 못하게 막고 있다.
‘네 명이면 싸워볼 만 하네.’
고안나가 떨리는 손으로 도장에 인주를 묻히는 걸 본 순간 난 즉시 모습을 드러내었다.
“안나야! 찍지 마!”
내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고안나의 손이 멈췄다.
비상 탈출구 복도에서 사람이 나타나자 루시와 네 명의 떡대가 잠깐 움직임을 멈췄다.
하지만 루시의 마담이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뾰족한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뭣들 해! 어서 저 새X 잡아!”
순간 네 명의 떡대들이 내게로 달려들기 시작한다.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들어와!!”
네 명 중 제일 날쌘 놈이 다가와 힘차게 주먹을 날린다.
그러나 내 주먹이 그보다 더 빨리 놈의 턱에 닿았다.
퍽.
깔끔한 펀치에 놈이 의식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져버린다.
쿵.
눈 깜짝할 사이 일어난 일에 달려오던 세 떡대가 발걸음을 멈춘다.
난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긴장으로 굳어진 사람은 내게는 멈춰있는 과녁이나 다름없으니까.
퍼버벅.
쿠웅~쿵.
나머지 세 사람도 눈 깜짝할 사이에 의식을 잃어버린다.
일 순간 믿었던 떡대들이 정신을 잃어버리자 클럽 루시 마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다 당신······ 누 누구야?”
“기억 안 나? 지난번에 2천만 원이나 긁어줬는데······ 이거 좀 섭섭한데?”
클럽 루시의 마담이 뒷걸음질을 치며 말한다.
“그 그때. 그 갑부가 여긴 왜 왔어?”
“왜긴 왜겠어? 안나 구하러 왔지.”
그때 클럽 루시의 마담이 빽 하고 소리친다.
“당신. 시 실수하는 거야. 내 내가 누군지 아 알아?”
난 루시의 마담이 연성파 두목의 내연녀란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내겐 그딴 건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내게는 그저 고안나를 납치 사주한 범죄자일 뿐이니까.
“누구긴 누구야? 범죄자지!”
난 주먹을 꼭 쥐며 빠르게 그녀에게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