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74화
474. 진성그룹 4
진성준 전무의 방.
블랙 & 화이트로 모던한 느낌을 주로 살린 명품 가구들이 놓여 있다.
꼭 필요한 가구만 있는 걸 보니 진성준 전무의 실용적인 성격이 묻어 나오는 것 같다.
나는 진성준 전무가 안내한 소파에 앉으며 진명규 부회장에 관한 일정을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2]
[날짜 : 2020년 12월 11일]
-PM 10:00 <주간 스타> “을왕리 음주 교통사고. 진성그룹 후계자 A 씨 B 양과 단둘이 밀회? 단독 취재!”
앞으로 며칠 뒤 을왕리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A 씨는 진명규 부회장이고 B양은 신예 여배우인 안유현이다.
그런데 주간 스타에서 낸 이 기사는 하루도 되기 전에 내용이 수정된다.
A 씨는 진명규 부회장의 비서로 바뀌고 B 양은 안유현의 매니저라고 말이다.
그리고 음주 교통사고란 내용도 도로에 깔린 블랙아이스로 인해 차량이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받은 거라고 변경된다.
하지만 난 당시의 사건을 안유현 매니저에게 들었었다.
술에 취한 그는 진성의 법무팀과 경찰 그리고 ‘주간 스타’의 데스크가 짜고서 사건을 덮었다고 내게 털어놓았었다.
인명 피해가 없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지만 엄연히 불법을 저지른 거다.
게다가 진명규 부회장의 불륜사건이기도 했었고.
그래서 난 지금부터 이 사건을 진성준 전무에게 알려줄 생각이었다.
그때 진성준 전무가 소파에 앉으며 조금 전 일을 사과해 왔다.
“저희 부회장님의 일부터 사과드리겠습니다.”
뒤이어 진아람 이사도 말한다.
“죄송해요 우리 큰오빠랑 큰 언니가 조금······ 멋대로인 분이라서.”
난 별일 아니라며 어깨를 으쓱였다.
“뭐 진상 연예인 한 명 만났다고 생각하면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연예인들의 진상과 갑질에 단련이 된 터라 어지간한 건 크게 화가 나지도 않았다.
더군다나 막연히 당하기만 했던 과거와는 달리 진성의 부회장에게 한 방 먹일 방법도 있었고.
“그나저나 생각 이상으로 회사내에 견제가 심하던데요? 늘 그렇습니까?”
진성준 전무가 곤란하다는 듯 헛웃음을 터트렸다.
“예. 커피 하나 출시하는 것도 훼방을 놓을 정도로요. 그리고 여기 아람이 역시 누님과 사실상 원수지간입니다. 말만 형제자매지 후계 자리를 노리는 경쟁자들이니까요.”
진성준 전무는 자신과 부회장이 그룹의 후계 다툼을 하고 있다는 걸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동생도 진성 호텔&리조트 내에서 후계 다툼 중이라는 것도.
그렇다면 이제 나도 그 후계에 끼어들 거라는 걸 말할 시간이다.
난 진성준 전무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혹시 두 사람에게 한 방 먹여볼 생각은 있습니까?”
진성준 전무가 고개를 끄덕인다.
“절 도와주시려는 겁니까?”
“예.”
두 사람의 얼굴이 밝아진다.
“어떻게 말입니까?”
“일단 진명규 부회장한테 사람을 좀 붙이시죠.”
진성준 전무의 눈빛이 번뜩인다.
“혹시 또 뭐가 보이기라도 한 겁니까?”
“아니요.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러면요?”
“에이스 엔터의 안유현과 진명규 부회장님이 내연 관계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매니저들 사이에서 떠도는 이야기라며 내가 아는 정보를 전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정보였는지 진성준 전무의 표정이 들떠 보인다.
“정말입니까?”
“예.”
“그러면 혹시 더 구체적인 정보는 없습니까? 날짜라든지······”
“12월 11일에 안유현이 스케줄을 통으로 비웠다고 들었습니다. 뭐 그쪽 매니저를 통해 듣기로는 을왕리에 바람을 쐬러 간다더군요. 근데 한창 뜨는 배우가 스케줄을 통으로 비우는 경우는 솔직히 말해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날 두 사람이 만난다는 거군요?”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보를 들은 진성준 전무가 급히 인터폰을 누른다.
삐-.
전무실의 문이 열리며 여진수 비서가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12월 11일에 팀 네 개 꾸려서 움직여 봐. 2개는 은밀하게 큰형님의 뒤를. 나머지 2개는 에이스 엔터 안유현의 뒤를 쫓는다. 상황을 내게 실시간으로 보고하고. 들키지 않게 조심하고.”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여진수 비서가 다시 문을 닫고 나가자 진성준 전무가 흥분한 표정으로 주먹을 불끈 쥔다.
그러자 진아람 이사도 나와 시선을 맞추며 질문을 해 왔다.
“전 뭐 없어요?”
“있습니다.”
“어떤 거요?”
“아까 전 저한테 재무제표를 보여준 세진 리조트에 관한 겁니다.”
진아람 이사가 눈을 깜빡이며 말한다.
“세진 리조트? 거긴 왜요?”
“저희 회사의 차태훈 배우가 세진 리조트의 광고 모델로 정해졌는데 광고비를 어음으로 지급해주겠다고 하더군요.”
“잠깐만요. 광고비를 어음으로 준다고요?”
“예. 현재 세진은 진성에 인수 중이라서 현금을 함부로 움직일 수 없다고 하면서요.”
“광고비를 현금이 아니라 어음이라······ 몇일짜리 어음인가요?”
“몇 일짜리가 아니라 석 달짜리 어음입니다.”
순간 진아람 이사가 깜짝 놀란다.
광고비는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한다.
그런데 현재 차태훈이 찍은 광고비를 보름도 아닌 석 달짜리 어음으로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세진 한해 영업 이익이 325억인데 차태훈 씨 앞으로 어음을 끊어 주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합니다. 그 정도 기업이 5억도 없다는 건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쵸. 현금이 바닥나지 않고서야 절대 그럴 리 없어요.”
“그러니까······ 이 정보를 어떻게 이용하실지는 진아람 이사님께 맡기겠습니다.”
그때였다.
진아람 이사가 씨익 웃으며 되묻는다.
“그냥 다른 분의 시각이 궁금해서 묻는 건데 이 경우에 정 팀장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잠깐 고민하다 가장 일반적인 수를 언급했다.
“만약 저라면······ 분식 회계가 의심되니까 회계 팀을 싹 갈아치우고 다시 검토시킬 겁니다. 그리고 잘못을 낱낱이 밝혀서 회장님께 보고를 하겠죠. 그러면 뭐 진명희 대표님이라고 해도 꽤 곤란한 상황에 빠지지 않겠습니까?”
정적에게 타격을 입히는 방법을 설명해주자 진아람 이사의 표정이 밝아진다.
“맞아요. 아버지가 알면 엄청 화를 내시겠죠.”
그런데 진아람 이사가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묻는다.
마치 다른 방법이 없냐는 듯.
“왜 그렇게 보십니까?”
“혹시 다른 방법은 없나요?”
있긴 있다.
그냥 진명희 대표가 세진 리조트를 인수하도록 가만히 두는 것이 또 다른 방법이었다.
그 결과 진성은 큰 손해를 입게 되고 진명희 대표는 회귀 전처럼 무능한 경영자로 낙인찍힐 테니까.
하지만 그 두 번째 방법까지는 말할 생각이 없다.
이 이상으로 말을 하게 되면 그 책임 또한 함께 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 이상은 제가 말할 부분이 아닌 듯합니다.”
딱 잘라 선을 긋자 진아람 이사가 아쉽다는 듯 입을 삐죽인다.
“그렇다면 뭔가 더 있다는 건데 말 좀 해주세요. 네?”
진아람 이사가 날 재촉한다.
그때 진성준 전무가 말한다.
“아람아. 거기까지 해.”
오빠가 눈치를 주자 진아람 이사가 한걸음 물러섰다.
나는 두 사람의 인사를 받으며 폰을 슬쩍 확인했다.
그런데 일정이 사라지지 않는다.
[에브리데이 V12]
[날짜 : 2021년 1월 13일]
-PM 03:00 배우 팀 전체 회의. (회의 내용 : 세진 리조트 인수 시 분식 회계 발각. 차태훈 광고비 미입금.)
‘진짜로 두 번째 방법을 사용하는 건가?’
아무래도 함정에 언니를 빠트린 뒤 자기만 빠져나오려는 생각인 것 같다.
순간 진아람 이사가 생각보다 더 대범한 성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재빨리 폰에서 눈을 떼고 진아람 이사에게 시선을 돌렸다.
깊은 생각에 잠긴 그녀의 얼굴을 보니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그때 진성준 전무가 은근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매니저라는 직업이 생각 이상으로 대단하군요. 이 정도로 정보에 밝을 거라고는 솔직히 생각도 못 했습니다.”
정보는 어디 쓰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나 역시 회귀 전에는 연예인과 관련된 스캔들을 이렇게 활용할 수 있을 줄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소소하다고 생각했던 정보 하나하나들이 실상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과찬이십니다. 그리고 말씀드리고 싶었던 정보는 다 전했으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진아람 이사가 정신을 차렸다.
“잠깐만요 팀장님. 드릴 게 있어요.”
진아람 이사가 급히 자신의 백에서 뭔가를 꺼낸다.
바탕이 온통 검은색 카드에 순금으로 글자가 새겨져 있다.
[JS. JAR-NO.1]
‘이걸 나한테 준다고?’
그녀가 선물한 건 내가 상상한 이상이었다.
* * *
JS 클럽 카드.
이 카드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진성그룹의 로열패밀리들이 재벌 총수급이나 당 대표급 정치인 정도에게나 발급하는 카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JS 클럽 카드만 있으면 전국의 진성 호텔&리조트 어디에서든 무료로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보안이 철저히 유지되는 전국 진성 리조트의 별관을 통째로 빌릴 수도 있었고.
‘진짜로 이걸 준다고?’
내가 이런 희귀한 카드를 아는 건 회귀 전 최만식 대표가 중국 쪽 파트너와 만날 때 쓰는 걸 한 번 본 적이 있어서였다.
진아람 이사는 그런 JS 클럽 카드를 내밀고 있었다.
“받아주세요 정 팀장님.”
난 애써 놀라움을 감춘 채 아무것도 모르는 척 굴었다.
“이게 뭡니까?”
“앞으로 저희 진성 호텔&리조트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에요. 어디서든 이걸 내밀면 전용 버틀러가 붙을 거예요. 숙박이나 대관 음료까지 얼마를 쓰셔도 상관없으니까 괘념치 마시고요. 참고로 보안은 확실해요.”
“그런 카드를 왜 제게 주시는 겁니까?”
“어차피 정 팀장님이 저희 오빠랑 절 도와주시기로 하신 거 같아요.”
난 고민할 것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후계 전쟁에 끼어들기로 했지만 이 정도로 과한 선물은 대가도 비싸게 치러야 하니까.
“죄송합니다. 이런 것까지 안 해주셔도 됩니다.”
진아람 이사가 피식 웃는다.
“이 카드가 뭔지 알면 그런 소리 못하실걸요?”
그녀는 JS 클럽 카드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듯 말한다.
솔직히 카드가 주는 혜택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회귀 전 최만식 대표가 갖고 있었다는 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그러니 적어도 이 카드가 뭔지는 알고 있어야겠다 싶었다.
이번 생에서도 최만식 대표가 똑같이 이 카드를 들고 있을 수도 있었으니까.
“이 카드가 뭡니까?”
“일단 받으시면 이야기할게요.”
“만약에 제가 이걸 받자마자 폐기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됩니까?”
“그러면 그냥 폐기되는 거죠 뭐. 그러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다 믿을 순 없지만 다른 방도가 없다.
“알겠습니다. 일단 받아는 두겠습니다.”
내가 카드를 받아들자 진아람 이사가 밝은 표정을 짓는다.
자기들의 편이 되었다는 걸 재차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말씀해 주시죠. 이 카드가 뭔지.”
진아람 이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시작한다.
“일단 이 카드는 딱 10장밖에 발급을 안 해요. 새로 발급할 때는 기존에 갖고 있던 사람에게서 회수한 다음에만 발급하죠.”
JS 클럽 카드의 총 발급 장수가 10장이라면 내 생각보다 훨씬 더 귀하다.
“원래 아빠가 열 장을 다 갖고 있었는데 후계 작업을 시작하면서 기존 카드는 전부 회수해서 폐기했어요. 그리고 새롭게 10장을 발급한 다음 큰오빠부터 저까지 자식들에게 각각 두 장씩 나눠줬고 남은 두 장은 아빠가 가지고 있어요.”
숨을 잠깐 들이마신 진아람 이사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리고 이 클럽 카드를 가진 VIP는 저희 진성으로부터 돈과 정보 등의 모든 지원을 다 받을 수 있어요. 호텔과 리조트는 그저 명목상 지원이고요.”
이어서 진아람 이사가 카드의 표면을 가리킨다.
“대신 발급한 사람이 책임을 지기 때문에 쓸 수 있는 금액의 한계는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어요. 여기 JAR은 제 이니셜이고요 01은 넘버 원. 즉 정 팀장님이 제가 첫 번째 카드를 드리는 사람이란 뜻이에요.”
생각보다 더 대단한 카드였다.
재계의 25위이자 현금 부자인 진성그룹의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는 카드라니.
물론 그만큼 진성그룹에게 도움을 줘야 할 테지만 말이다.
“지원 금액은 어느 정도가 됩니까?”
“지금 제 위치에선 100억 정도까지 밀어드릴 수 있어요. 그리고 진성 호텔&리조트의 대표가 되면 500억까지는 가능할 거예요.”
현금 100억이라니.
생각 이상의 놀라운 금액이다.
그러나 이 카드는 족쇄였다.
돈을 마음껏 쓰되 차기 후계자가 될 수 있도록 도우라는 소리였으니까.
“이 카드를 받는 순간 후계 싸움에 참전하는 걸 선언한 셈이군요.”
“예. 그런 용도로 아버지가 주신 거죠. 후계자가 될 사람들은 능력 있는 파트너도 필요하다고요. 아 대신 차기 회장이 결정되면 그땐 다 수거될 거예요.”
“그러면 전 진아람 이사를 미는 겁니까?”
진아람이 고개를 젓는다.
“아뇨. 전 진성 호텔&리조트 대표까지가 끝이에요. 그때가 되면 여기 오빠를 밀어주세요.”
“그렇게도 됩니까?”
“예.”
그녀는 자신의 오빠를 민다는 걸 확실히 말했다.
“그렇다면 혹시 다른 형제 자매분들은 누구한테 카드를 발급했는지 아십니까?”
진아람 이사가 고개를 젓는다.
“아뇨. 큰오빠랑 큰언니는 그런 이야기를 일절 안 해요. 그리고 여기 우리 오빠는 아직 아무한테 안 나눠 줬고요.”
진성준이 고개를 끄덕인다.
“예. 팀장님. 전 아직 아무에게 도 카드를 준 적이 없습니다.”
진아람 이사는 차기 회장으로 진성준 전무를 전적으로 밀고 있다 보니 둘 사이에는 비밀이 없는 듯했다.
‘그러면 최만식 대표는 누구한테 카드를 받는 거지?’
기억을 더듬어 보니 최만식 대표가 저 카드를 사용하는 걸 본 건 내년 크리스마스 무렵.
벌써 진명규 부회장이나 진명희 대표에게 받은 건지 아니면 나중에 받게 되는 건지 전혀 알 수 없다.
아무래도 일단은 이 카드를 보관해야겠다 싶었다.
돈은 안 쓰면 그만이고 누가 최만식 대표의 파트너가 되는지를 알면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어쨌건 진성준 전무와 진아람 이사를 밀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진성준 전무가 진성 그룹의 후계자가 되면 자연스레 최만식 대표는 힘을 잃을 테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일단 보관하고 있을 테니······ 다른 형제분들이 누구한테 카드를 발급하는지 알게 되면 저에게도 알려주십시오.”
진아람 이사가 생글생글 웃으며 답했다.
“그럴게요.”
그제야 난 자리에서 일어나며 두 사람을 쳐다봤다.
“그러면 말씀드린 건들. 잘 처리하시기 바랍니다.”
진성준 전무와 진아람 이사가 각오에 찬 표정을 짓는다.
“예. 팀장님. 그리고 고마워요 저희 편을 들어주셔서.”
밖에서 본 것보다 진성준과 진아람이 훨씬 더 약했다.
그러나 회귀 전 기억에 따르면 두 사람은 10년 후까지 잘 버텨내고 세력을 키워낸다.
그만큼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이 전쟁에 끼어든 이상 그 승부는 훨씬 우리 쪽에 압도적으로 유리해질 게 뻔했다.
이후 난 전무의 방을 나와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그때였다.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 : 고안나]
‘응? 얘는 왜 전화했지?’
지난번 클럽 루시에서 날 도와준 보육원 친구 고안나의 전화였다.
혹시 무슨 일인가 싶어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고안나가 생각지도 못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