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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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96화

396. 한현호 3

OST의 왕자 한현호를 고를 것인지 초대박 작곡가인 방선우를 고를 것인지는 싱겁게 결론이 났다.

그래도 이영섭 팀장은 적으로 돌릴 정도로 계파가 뚜렷한 사람은 아니다.

잠깐 말없이 기다렸던 난 조금은 언성을 낮추고 말했다.

“아닙니다 저도 좀 말이 심했습니다. 팀장님.”

고개를 숙였던 이영섭 팀장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린다.

“솔직히 현호 형님이 얼마나 팀장님을 볶아댔을지 안 봐도 뻔한 게 아니겠습니까? 이해합니다.”

이영섭 팀장의 굳은 표정이 조금 풀린다.

“그렇게······ 생각해주면 고맙고.”

듣고 있던 방상영 이사가 나섰다.

“정 팀장 말에 일리가 있군. 한현호에 대해서 너무 오냐오냐했던 부분이 있어.”

방상영 이사도 부인하지 못할 정도로 분위기는 완전히 내 쪽으로 돌아왔다.

그 순간 강지영 본부장이 타이밍 좋게 끼어들었다.

“뭐 그러면 결론 났네요. 일단 이 팀장님은 현호 씨를 달래 보세요. 대신 정~ 에이스 엔터로 가겠다고 하면 어쩌겠어요? 놓아드려야지.”

“보 본부장님! 아무리 그래도 아직 현호 형은 한창 현역인데······.”

“아 그러니까 만약에 말이에요. 하지만 확실히 해두죠. 오늘 같은 일을 또 벌인다면 그땐 놓아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내칠 거라고 전하세요.”

잔뜩 풀이 죽은 이영섭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 팀장님은 알아서 회의 결과 전하시고 나중에 현호 씨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려주세요.”

“알겠습니다.”

강지영 본부장이 이어서 날 쳐다본다.

“정 팀장님도 방 작곡가님 기분 안 상하게 잘 달래드리세요. 앞으로 앨범에 어떤 관여도 안 할 테니 편하게 작업하시라고.”

강지영 본부장은 방선우를 띄워주기 위해 작곡가님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선우랑 이야기를 해 봤더니 가수 1실에 소속된 식구들 몫은 따로 챙겨 줄 생각이더라고요.”

가수 1실의 한소유 실장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날 쳐다본다.

“감사합니다. 정 팀장님.”

“아닙니다. 나중에 선우한테 밥이나 한번 사세요.”

김동수의 소개로 굴렁쇠에 왔는데 정작 김동수가 정직을 당해버렸으니 그녀의 기반은 불안하기만 했다.

거기다 이런 호재에 가수 1실이 배제된다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 배려에 기쁜 기색을 지우지를 못했다.

“아 참. 그리고 한 실장님. 트레비앙의 리더 오진아도 OST 보컬 리스트 중 한 명입니다. 나중에 보컬 테스트를 좀 해볼 테니까 준비 좀 시켜주세요.”

“진아요?”

데뷔를 준비하는 가수 입장에서 공중파 드라마의 OST에 참여하는 건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이다.

긴 연습생 생활과 중간에 우리 회사로 소속을 옮기기까지 한 트레비앙이다.

나야 그녀들이 성공하는 미래를 알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두렵고 암담하기만 할 터.

이번 OST 참여는 그녀들의 인생을 통째로 뒤바꿀 기회가 되어 줄 거다.

그리고 이 모든 행동은 한소유 실장도 내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

강지영 본부장이 의자에서 일어난다.

“자 그러면 바쁠 텐데 회의는 이쯤 하시죠? 저도 처리해야 할 일이 있네요.”

방상영 이사가 동의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현호 때문에 열린 회의는 한현호를 배제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버렸다.

게다가 한현호 때문에 다들 내게 훈계(?)를 들은 셈이 되었다.

이젠 폭행 스캔들이 터진다고 해도 회귀 전처럼 그의 편을 들 사람은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 * *

회의를 마치고 가수 2실로 내려오던 도중.

이동민 실장이 묻는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일단 대표님한테 보고드리고 난 후 한현호 씨 여친부터 만나보려고요.”

“만나서 뭐 어쩌려고? 걔 지금 눈에 보이는 게 없다면서?”

“설득해봐야죠.”

어렵겠지만 그것만이 당장은 확실한 방법이다.

“내가 도와줄 건 없고?”

“한현호 그 인간 동향이나 알려주세요.”

“알았어. 아 참. 근데 선우한테 남자 가수는 누구 추천할 건데? 종훈이 빼고.”

“연우요.”

“무슨 연우?”

“서연우요.”

“보컬 트레이너?”

“예.”

이동민 실장의 안색이 굳는다.

“연우 걔. 잘하긴 해도 개성이 없던데······.”

서연우는 회사에 처음 왔을 때 가수 2실 프로듀서 앞에서 노래를 부른 적이 있다.

당시 서연우의 노래를 들었던 이동민 실장은 아쉽다며 고개를 저었다.

노래는 잘하지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없는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그때의 이야기였다.

“실장님. 요즘 연우 노래하는 거 못 들어보셨죠?”

“어. 요즘 좀 바빠서.”

“직접 한번 들어보세요. 보컬 스타일 성량 기교 등등.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깜짝 놀라실 겁니다.”

“그래?”

이동민 실장의 표정이 진지하게 변했다.

“예. 그동안은 애가 자신감이랑 자존감이 떨어져 있어서 노래에도 영향을 받은 것 같더라고요. 최근에는 가수들을 가르치면서 자신감을 회복해서 진짜 실력이 나오고 있습니다.”

“흐음. 그렇다 이 말이지?”

“예. 그러니까 연우한테 가이드 보컬 해달라고 불러서 몰래 테스트 한번 해보시죠.”

“곡은 어떻게 하고?”

“지금 연우 키에 맞춰서 만들라고 하려고요. 어차피 베이스 멜로디만 잡으면 테스트는 할 수 있잖습니까? 가사는 예빈이가 해둘 거고요.”

잠깐 고민하던 이동민 실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어. 그 곡에 가이드 보컬로 해달라고 하지.”

“예. 실장님.”

난 곧장 녹음실에 있는 방선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정을 말하자 방선우의 목소리가 들뜨고 있었다.

동갑인 두 사람은 이미 절친이 되었기 때문이다.

-진짜요? 연우가 노래할 거라고요?

“그래. 연우 노래가 좋아졌다고 네가 말했잖아. 그러니까 연우 포텐 좀 다 끌어낼 수 있게 작곡 좀 부탁할게.”

-네 형. 오늘 안에 2곡 작곡해둘게요.

방선우 역시도 서연우를 가수로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처음 왔을 때 회사 매니저들이 서연우를 평가한 것 때문에 내게 말을 못 한 거였다.

그렇게 서연우를 내일 테스트하기로 하고서 이어서 강감찬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는 회사 내에서 일어난 일과 한현호와 여자친구에 얽힌 사정을 말했다.

강감찬 대표는 한현호가 저지른 짓에 불같이 화를 내었다.

-그런 쓰레기 같은 놈은 회사에 필요 없으니까 네 뜻대로 해.

“그런데······ 언론에서 굴렁쇠를 심하게 힐난할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소속 가수 관리를 못 한 시점에서 욕먹는 건 각오해야지. 그보다는 윤명희 씨가 안 다치게 최대한 도와줘. 필요한 게 있으면 다시 내게 전화하고.

“감사합니다. 대표님.”

언제나 내 뒤를 받쳐주는 강감찬 대표 덕에 더욱 자신감이 생긴다.

물론 언론 플레이도 나름의 대책이 있었지만 만일의 경우도 대비해야 했다.

이어서 난 오복희 PD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현호의 여자친구 윤명희가 그나마 말을 듣는 건 그녀의 소속사 대표인 임하연 정도.

그러니 이 일을 풀기 위해서는 먼저 임하연 대표를 내 편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난 오복희 PD에게 배우 한 명을 추천해도 되냐 물었다.

“PD님. 저기 괜찮은 배우가 있는데 추천을 해도 될까요?”

-유화 공주 호위 무사 역 정도면 어때요?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알았어요. 일단 PD실에서 테스트는 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주세요. 그리고 OST는 진척이 있을 때마다 연락하시고요. 알았죠?

“예. PD님!”

전화를 끊은 난 즉각 엔젤 기획의 임하연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좋은 배역이 하나 났는데 맡아 볼 생각이 없냐고 말이다.

* * *

엔젤 기획은 홍대입구역 7번 출구에 있는 소형 기획사였다.

회귀 전에는 한현호가 일으킨 폭행 사건 때문에 이곳을 찾아왔었다.

그땐 윤명희가 크게 다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찾아왔었는데 다행히 이번엔 그 일을 막을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든다.

주차장에 차를 댄 뒤 임하연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저 도착했습니다.”

-아 그래요? 잠시만요.

달칵.

얼마 지나지 않아 임하연 대표가 직접 1층으로 날 마중 나왔다.

“어서 오세요. 정 팀장님.”

올해 43살인 임하연 대표는 펌 머리에 옅은 남색 정장을 입고 폴짝폴짝 뛰어왔다.

덥석.

어느새 다가온 임하연 대표가 내 손을 맞잡고 눈웃음으로 반긴다.

“우리 명희가 들어갈 만한 배역이 있다고요?”

“예. 지금 한 작가님이랑 오복희 PD님이랑 이야기하고 왔습니다. 두 분 앞에서 컨펌은 받아야겠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봐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이거 고마워서 어떻게 하죠?”

“고맙긴요. 전 그냥 소개만 해드리는 건데요.”

“그게 어디예요? 자자 추우니까 어서 들어가요.”

임하연 대표가 앞서서 엘리베이터를 가리켰다.

사람 넷이 들어가면 꽉 찰 것 같은 작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로 들어가자 30평 정도의 크기에 대표실 하나와 직원들의 책상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저희 회사가 좀 작죠?”

“회사 크기가 뭐가 중요합니까? 저희 업계야 사람이 재산 아닙니까?”

“호호. 역시 뭘 좀 아신다니까?”

임하연 대표가 기분 좋은 티를 내며 대표실로 날 안내했다.

소파에 앉은 그녀는 실은 윤명희도 <화란전>의 도화 공주역에 오디션을 봤다고 털어놓았다.

“저도 요새 들리는 게 있어서 정 팀장님 픽을 믿고 우리 애를 밀어 넣었는데······ 역시 만만치가 않더라고요. 너무 잘하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다 보니 다 떨어졌잖아요. 그보다 민규리인가? 걔. 너무 연기 잘하던데.”

“아. 예.”

그 민규리가 대본 리딩 때 현장에서 도망갔다는 말을 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다.

“하여간 직접 찾아와 주셔서 고마워요. 안 그래도 정 팀장님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그런데 윤명희 씨는 오늘 안 나오셨나 보네요?”

“실은 오늘 스케줄이 없어서 쉬고 있어요.”

“그러면 직접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을까요?”

“바로 오라고 할게요. 회사에서 5분 거리에 살아요.”

임하연 대표가 신이 난 표정으로 전화를 건다.

배역을 가지고 찾아온 덕에 이야기가 술술 잘 풀리고 있었다.

달칵.

-여보······세요?

스피커폰 너머로 희미한 윤명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명희야. 자고 있었니? 목소리가 왜 그래?”

-아 네. 조금 컨디션이 안 좋아서요.

“쉬는데 미안. 근데 명희야. 너 화란전 알지?”

-당연히 알죠. 지난번에 도화 공주역 오디션에 나가서······ 떨어졌잖아요.

“그래 그 드라마. 거기서 호위 무사 역할을 너한테 제의하고 싶대. 너 태권도 단증도 있잖아. 네가 하면 딱일 것 같은데 어때? 아 지금 여기 굴렁쇠 정 팀장님도 와 계셔.”

-당연히 관심······있죠. 그런데 지금은······ 몸이 좀 불편해서요. 내일 이야기하면 안 될까요?

그런데 아무래도 뭔가 이상했다.

목소리가 어디 아픈 것처럼 억지로 힘을 내는 소리였다.

혹시나 해서 다이어리를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1]

[날짜 : 2020년 12월 15일]

-PM 10:00 전체 회의 (회의 내용 : 한현호 폭행으로 체포. 여자친구이자 배우인 윤명희의 소속사 엔젤 기획에 배상 여부 결정.)

여전히 일정이 그대로다.

그렇다면 이건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정황 증거.

아무래도 직접 확인을 해봐야겠다.

그때 임하연 대표가 날 쳐다본다.

“저기 정 팀장님. 그냥 저랑 이야기하시면 안 될까요? 얘가 컨디션이 별로인 거 같은데.”

난 딱 잘라 선을 그었다.

“죄송합니다. 여길 나가면 그 배역이 남아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워낙에 인기 있는 드라마잖습니까?”

임하연 대표가 잠깐 고민하다 결심을 내렸다.

“명희야. 그냥 우리가 너희 집으로 갈게. 이거 놓치면 진짜 안 될 것 같아.”

윤명희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꾸한다.

-아 알았어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 * *

홍대입구역 오피스텔.

윤명희는 회사에서 떨어진 5분 거리의 10평짜리 오피스텔에 홀로 살고 있었다.

띡띡띡띡-띠이이.

달칵.

임하연 대표가 도어락 비번을 눌렀는데도 문이 열리지 않는다.

대신 안전장치를 걸어놓았는지 걸리는 소리가 난다.

“어? 이게 왜 안 열려?”

-잠시만요~

윤명희의 대답과 동시에 쿵쿵하는 발소리가 들린다.

“얘가 아직 집 정리를 다 못 했나 봐요 정 팀장님.”

“괜찮습니다.”

잠시 후.

띠리릭.

문이 천천히 열렸다.

“어 어서 오세요······.”

여성 편력이 대단한 한현호가 푹 빠진 게 이해될 정도로 매력적인 윤명희가 그냥 서 있기도 힘든지 현관문 앞의 벽에 기대어 서 있다.

하지만 난 그녀의 미모보다 그녀가 현재 느끼는 고통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윤명희의 이마에서 삐져나온 잔머리와 귀밑머리에서 새어 나온 진땀과 침대 옆에 옷으로 덮어둔 흔적.

거기다 바닥에 뭔가를 엎지른 흔적.

아무리 치워도 누군가 왔다 간 흔적마저 완전히 지울 순 없었다.

‘설마 오늘 한현호가 왔다 간 건가?’

조금 전 한현호는 회사에서 OST 앨범의 배척을 받았다.

아마도 그 분풀이를 하고 간 모양이다.

‘빌어먹을 인간.’

결말이 훤히 보이는 이 관계에서 당장 윤명희를 구해내야 했다.

윤명희는 진땀을 흘리며 우리를 안으로 안내했다.

“들어오세요.”

당장이라도 병원으로 데려가고 싶었지만 무턱대고 끌고 갈 수는 없다.

회귀 전에도 윤명희는 끝까지 한현호를 비호했기 때문이다.

지금 데려간다면 그녀는 입을 다물 게 뻔했기에 아무리 급해도 설득이 우선이었다.

신발을 벗고 먼저 거실로 들어가자 내 뒤로 임하연 대표가 윤명희의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닦아주며 속닥인다.

“아무래도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일단 병원부터 갈까?”

“아 아니에요. 저 그······날······.”

“아······.”

내게 들리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대화하고 있었지만 귀를 기울이고 있었기에 들을 수가 있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애써 꾹꾹 참으며 자리에 앉았다.

윤명희를 설득한 이후.

한현호에게 어떻게 대가를 치르게 할까를 곱씹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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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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