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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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1화

301. 한우주 5

“실장이 되고 싶다는 뜻이냐?”

강감찬 대표가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자 회의실에 모인 모두가 경계의 눈빛을 보인다.

굴렁쇠 엔터에서는 보통 3년 차에 대리 6년 차에 팀장 9년 차에 실장을 다는 편이다.

하지만 난 고작 2년 차.

이미 파격적인 승진으로 팀장이 되었는데 그로부터 몇 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이다.

더군다나 내가 승진을 하면 중간에서 팀장을 맡아줄 사람이 없다.

그렇기에 내가 노리는 것은 실장 자리가 아니라 모든 일에 ‘사후보고’를 할 수 있는 실장들만의 독립적인 운영권이었다.

그래서 난 강감찬 대표의 질문에 즉각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아직은 제대로 된 준비가 부족합니다. 단 실에 부여되는 독립 운영권만은 받았으면 합니다.”

강감찬 대표가 잠깐 생각에 잠긴다.

“흐음······.”

강감찬 대표의 말에 팀장들과 실장들은 저마다 계산기를 두드렸다.

독립적인 운영권을 가지게 되면 앞으로는 내가 뭘 하는지 더욱 알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 순간 강감찬 대표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일을 번잡하게 하는 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군. 부족하다고 하기엔 네 실적이 너무 좋아. 그러니까 그냥 네가 실장을 달아! 팀장이 필요하면 그때 가서 채우면 되고!”

순간 팀장들과 실장들이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자칫 2년 차 실장이 탄생하게 될 상황이었으니까.

강감찬 대표의 과격한 제안에 맞은편에 있는 김동수의 얼굴은 밀가루처럼 하얗게 질렸다.

“대표님! 아무리 그래도 2년 차한테 실장이라뇨! 빨라도 너무 빠릅니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 어떤 팀장님이 후배인 정 팀장 밑으로 들어가려 하겠습니까? 이러다가는 직급 체계가 다 깨질 겁니다!”

김동수가 언성을 높인 순간 강감찬 대표가 테이블을 손으로 거세게 내리쳤다.

쾅!

“실력이 있으면 대우를 해준다! 이건 굴렁쇠가 창립한 이후 지켜온 하나의 원칙이다. 동수 너에게 실장을 달아줄 때도 반발이 심했지만 내가 올렸다! 그건 벌써 잊었어?”

김동수가 당황해 주춤거린다.

정작 자기가 그 파격적인 승진의 대상자였으니까.

“그 그건······.”

김동수는 말을 버벅거리다 결국엔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러고 보면 김동수에게 고마운 점이 딱 하나 있었다.

파격적인 승진이 있을 때마다 그의 경우가 언급되면 반발을 무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배우 2실 소속을 제외하면 다들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다.

강감찬 대표가 한숨을 짧게 쉰 뒤 한발 물러섰다.

“물론 김 실장의 말도 일리가 없는 건 아니지. 정 팀장은 이제 고작 2년 차니까······.”

그 순간 강감찬 대표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그렇다면 혹시 여기 팀장 중에서 정 팀장의 밑으로 갈 지원자는 없나? 모두가 반대하면 나도 정 팀장을 승진시키겠다는 생각을 접도록 하지.”

최소 경력 6년에서 8년이 되는 팀장들이 내 밑으로 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껏 막내였던 팀장 밑으로 들어오게 되면 앞으로 승진의 기회는 사라질 수도 있을 테니까.

당연히 아무도 지원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에 원래대로 독립 운영권만 요청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제가 하겠습니다.”

누군가 하고 고개를 돌려보니 박인기 팀장이었다.

강감찬 대표가 놀란 눈을 한다.

“호오? 박 팀장이?”

“예!”

“자네가 새로운 실로 들어가면 자네 밑의 팀원들 모두 정 팀장 밑으로 들어가야 할 텐데 감당할 수 있나?”

“충분히 고려하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 술렁거림이 커지자 주호성 팀장이 목청을 높여 반대했다.

“박 팀장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아니 팀장님 경력에 어떻게 정 팀장 밑으로······.”

박인기 팀장이 주호성 팀장의 말을 끊었다.

“정 팀장 덕에 간신히 올 2분기까지 실적을 채웠는데 경력은 무슨 경력 타령이야?”

주호성 팀장의 입이 닫히자 다음으로는 김동수가 나섰다.

“박 팀장님. 다시 생각해 보시죠. 작년에는 삐끗하셨지만 최근 다시 잘 나가고 계시잖습니까? 아무리 정 팀장이 배우를 안겨줘도 관리하신 건 박 팀장님의 능력입니다. 원칙대로라면 실장은 박 팀장님이 다셔야죠!”

박인기 팀장이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

“김 실장. 아니 공적인 자리니까 김 실장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실장님이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죠. 굴렁쇠가 언제 경력으로 직급을 정했습니까?”

“그 그건······”

박인기 팀장보다 2년 후배인 김동수가 말을 버벅 거린다.

“그리고 관리 능력이요? 기회가 와야 관리도 해보는 거 아닙니까? 지금처럼 탑스타를 관리할 기회도 정 팀장이 준 겁니다!”

박인기 팀장이 강하게 나오자 김동수는 더는 어떤 말도 꺼내지 못했다.

박인기 팀장은 여전히 눈치를 보는 실장과 팀장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정말 다들 너무 하십니다. 정 팀장이 배역 TO 따올 땐 좋다고 나눠 먹자고 한 건 잊었습니까? 공짜로 받아먹는 건 좋지만 위로 올려주자니 배알이 꼴립니까?”

박인기 팀장의 지적에 다들 민망한 듯 헛기침만 한다.

“이번에 정 팀장이 MBS 차기작을 확정 지으면 배역만 수십 개는 너끈히 나올 겁니다. 밥상이 차려지면 나눠 먹을 사람은 찬성하시고 따로 상 차리겠다 싶은 사람은 반대하세요. 난 정 팀장 아니 정 실장이랑 같이 갈 테니까.”

박인기 팀장과는 함께 가려 생각했었지만 이렇게까지 내 편을 들어줄 줄은 몰랐다.

순간 온몸이 가볍게 떨렸다.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인기 팀장의 열변 덕에 분위기가 단번에 내 쪽으로 넘어왔다.

박인기 팀장이 강감찬 대표에게 고개를 돌렸다.

“대표님! 저와 제 팀원들이 정 팀장의 밑으로 들어가면 정 팀장이 배우 4실장이 되는 겁니까?”

강감찬 대표가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중간을 받쳐줄 팀장도 생겼는데 못 할 게 뭐가 있어?”

“그러면 됐군요.”

박인기 팀장이 후련한 표정으로 털썩 자리에 앉는다.

덕분에 강감찬 대표의 목소리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

“한 명이지만 팀장이 정해졌으니 일단 실의 최소 조건은 갖췄군! 이번 소송에서 승리하면 주주분들께 건의해 보도록 하지! 이상!”

독자적 운영권만 바랐는데 실장이 되게 생겨버렸다.

하지만 굳이 피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 정도의 일을 못 할 내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강감찬 대표가 만족한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어쨌건 한 작가의 소송 승리가 우선이다. 그건 알지?”

“예! 대표님.”

“실패하면 실장이 아니라 팀장 자리도 위태할 테니까 명심하고!”

다분히 다른 팀장들을 의식해 한 말이었기에 난 진지한 척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약속드린 대로 그 경우엔 책임을 지겠습니다.”

결국 결과는 내가 하기에 달렸다.

이후 강감찬 대표는 즉각 한우주 작가에 관한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굴렁쇠는 우선 한우주 작가를 보호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성 팀장! 즉각 유선정 작가와 관련된 기사에 반박 보도자료 준비해! 뭐가 되었든 간에 아니라고 하고!”

“예. 대표님.”

“그리고 곽 팀장! KJ 로펌에 연락해서 정식으로 항의해. 그리고 이딴 기사 낸 찌라시들은 싹 다 고소해버리고!”

곽무혁 팀장이 힘차게 대꾸한다.

“알겠습니다!”

지시를 내린 강감찬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회의의 마무리를 알렸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각자 일들 봐!”

그렇게 한우주 작가와 유선정 작가의 소송에 관한 회의는 내가 실장이 되느냐 마느냐 하는 회의로 막을 내렸다.

* * *

회의가 끝난 이후 회의실을 나가려는 박인기 팀장을 찾아가 고개를 숙였다.

“팀장님. 감사합니다.”

박인기 팀장이 씨익 웃는다.

“감사는 무슨. 우리 정 팀장 덕에 내가 이 자리를 지켰는데. 두고 봐. 10배 아니 100배로 갚을 테니까.”

“아무리 그래도······.”

박인기 팀장이 내 어깨를 툭 하고 두드린다.

“됐고. 꼭 이겨라. 알았지?”

박인기 팀장이 주먹을 쥐고 파이팅을 외친다.

난 그를 보며 각오를 다졌다.

“무조건 이기겠습니다.”

그 순간 자신을 따라오라는 강감찬 대표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 팀장. 같이 좀 가지.”

박인기 팀장에게 다시 한번 인사한 뒤 대표이사실로 따라 들어갔다.

강감찬 대표가 소파에 앉아 한숨을 폭 내쉰다.

“윤호야. 할 수 있겠냐?”

현재 강감찬 대표는 유선정 작가의 전 보조 작가들을 만나는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결정적인 증언을 얻지 못했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혹 유선정 작가와의 소송에서 지기라도 할까 봐 강감찬 대표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대표님. 이것부터 좀 들어보십시오.”

난 즉각 유선정 작가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 파일을 플레이했다.

-내가 그날 밤에 시놉시스 작업을 끝내자마자 저작권을 등록했는데······.

강감찬 대표가 놀란 표정을 짓는다.

“이건······?”

곁에 있던 곽무혁 팀장이 빙긋이 웃음을 지었다.

“이건 유 작가 목소리군요. 판사들한테 슬쩍 들려주면 유리한 판결을 이끌 수 있을 겁니다.”

난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그럼?”

“한우주 작가님이 일주일 전에 계은숙 작가님에게 직접 시놉시스를 보여줬다는군요.”

순간 곽무혁 팀장의 얼굴이 밝아진다.

“증언을 받을 수만 있으면 엄청나게 유리해질 거야 정 팀장.”

강감찬 대표가 같이 가자 말했지만 난 고개를 저었다.

“저 혼자 만나 보겠습니다.”

“왜? 내 덕에 실장 단다는 소리라도 들을까 걱정이라도 되냐?”

“그런 것도 있고요. 그리고 대표님께서는 하던 일을 계속해 주셨으면 해서요. 증거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잖습니까?”

“하긴······.”

난 또 다른 결정적 증거인 노트북의 파일 분석 상황을 물었다.

“곽 팀장님. 그런데 노트북 쪽 분석 상황은 어떻게 되어갑니까?”

“작업하던 한글 파일을 열어 봤는데 메타 데이터가 엉망이더라고.”

노트북이 오래되었고 관리가 되지 않은 탓에 언제 파일이 생성되고 수정되었는지에 관한 정보가 담긴 메타 데이터가 영 엉뚱한 날짜를 가리키고 있더란다.

1900년 1월 1일로.

그렇다면 더욱 계은숙 작가의 증언이 중요해졌다.

그런데 그때였다.

MBS의 대표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강감찬 대표의 지시로 스피커폰으로 돌렸다.

-정 팀장. 이게 뭔 소리야! 이런 소란은 또 뭐고 정유진 씨 이름이 언급되는 건 또 뭐야!

최상병 대표도 기사를 접했는지 마구 고함을 질러댄다.

하지만 난 태연하게 답했다.

“대표님. 별일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별일 아니라니! 이게 어떻게 별일이 아니야?

난 최상병 대표에게 지금 일어나는 일을 모두 설명했다.

상황을 파악한 최상병 대표가 어이가 없다는 듯 되묻는다.

-유 작가가 남의 작품을 훔쳐? 아니 그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이미 5년 전부터 소재가 떨어져서 보조 작가들의 아이디어를 상습적으로 훔쳤답니다. 한우주 작가 같은 경우는 전작을 통째로 뺏겼고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에 최상병 대표가 고민에 빠진다.

-그러면 어떻게 하려고?

“끝까지 가 봐야죠.”

-끝까지?

“유 작가가 훔치고 싶을 만큼 잘 빠진 대본입니다. 대충 놔주면 끝까지 숟가락을 얹으려고 들 겁니다. 군말 안 나오게 확실히 정리하겠습니다.”

표절이니 절도니 하면서 소송으로 방해하며 합의를 종용할 거란 말을 돌려 말했다.

아무튼 대본이 잘 나왔다고 하자 대번에 최상병 대표의 목소리 톤이 바뀐다.

그 역시 시청률에 목숨을 거는 방송국 사람이었으니까.

-그런 사정이 있었다면 미리 이야기라도 좀 해주지 그랬나? 거 사람하고는. 커험.

“일의 진행을 봐 가며 연락해 드리려고 했는데 일이 꼬였습니다. 죄송하게 됐습니다.”

난 짤막한 사과를 한 다음 두 말이 나오지 않게 마지막 한 방을 날렸다.

“대신 좋은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만.”

-뭔가?

“이지연 작가님과 김솔잎 작가님이 이번 대본에 작가진으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50화 중에 에피소드 4화 정도는 집필하실 겁니다.”

-그 그게 정말인가?

올 전반기 최고로 꼽힌 두 작가가 <화란전>의 보조 작가가 된다는 말에 최상병 대표가 할 말을 잊어버렸다.

“어쨌건 지금 바빠서 그런데 다시 연락드려도 되겠습니까?”

최상병 대표가 방해해서 미안하다며 다급히 말한다.

-암! 그래야지! 내가 바쁜 사람을 붙잡고 주책을 부렸군. 그러면 내가 먼저 전화 끊을게!

달칵.

전화를 끊고 난 뒤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참. 그리고 이지연 작가님께서 기자 회견 날짜를 오늘로 잡으셨다고 하니까 보조 작가분들 만나실 때 언급하시면 설득에 도움이 될 겁니다.”

뜻밖의 희소식에 강감찬 대표의 안색이 환하게 밝아진다.

“이 작가의 화력 지원이라니 든든하군. 언제 한대?”

난 대답 대신 조금 전 이지연 작가에게 받은 까톡을 내밀었다.

[이지연 작가 : 유노. 선정이 걔가 발칙한 짓을 하는 거 보고 너무 열 받아서 나도 삼성동에서 긴급 기자 회견을 열기로 했어. 한 2시간 이내로 할 건데 정확한 시간 정해지는 대로 전화 줄게.]

까톡 메시지를 본 강감찬 대표가 어이가 없다는 듯 웃는다.

“내가 보조 작가들에게 증언을 못 받으면 큰 망신을 사겠군. 허허.”

자칫 팀장보다 못한 대표가 되겠다며 강감찬 대표가 씨익 웃는다.

강감찬 대표에게 인사하고 회사를 나왔다.

난 강남에서 한우주 작가를 픽업한 다음 계은숙 작가가 일하는 KBC로 향했다.

그런데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도통 받질 않았다.

“집필하느라 안 받으시는 건가?”

한우주 작가가 보조석에서 대꾸한다.

“제 전화도 안 받으세요.”

“무슨 일이 있나 보네요. 조금 빨리 밟겠습니다.”

난 빠르게 차를 몰아 KBC 작가실에 도착했다.

그런데 작가실의 문을 여는 그 순간.

계은숙 작가가 왜 우리 전화를 받지 않은 건지 알 수 있었다.

난 곧장 폰의 녹음기능을 켜고 계은숙 작가 곁에 있는 사람에게 외쳤다.

“당신이 왜 여기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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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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