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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무도회(4)
아돌레비트의 왕실 무도회는 1년에 몇 번 열리지 않기에 귀족들은 어떻 게든 이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발버 둥을 치고는 한다·
지방 귀족이 무도회의 입장 자격을 얻으면 그 순간 벼락출세는 따 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였고 고위 귀족
들은 인맥을 도모하거나 또는 더욱 늘려서 사업을 하기 위해 반드시 무 도회에 참석해야만 했다·
심지어 오늘 열리는 무도회는 국 왕 홍세류 아돌레비트의 생일을 축 하하는 자리였기에 더더욱 그 의미 가 남다르다·
아돌레비트에 있는 대부분의 고위 귀족들이 이 자리에 모일 테니까·
웅성웅성····
무도회장에 모인 수백 명의 귀족들 이 삼삼오오 모여서 저들끼리 그룹 을 짓고 있다· 홍비연은 무도회장으 로 나서며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탕!
일부러 주목을 받으라는 듯 홍비 연이 등장하자 무수히 많은 형형색 색의 조명들이 그녀를 비추었다·
우뚝 멈춰 버리는 수다 소리·
무도회의 단상 위에 올라선 홍비연 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오로 지 왕족만이 앉을 수 있는 최고 상 석으로 묵묵히 향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 자리에서 그녀가 제일 아름답다· 최대한 화려 하고 아름답게 치장하고 나온 귀족 가문의 여식들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서 몸을 숨겼다·
자신들은 온갖 장신구를 치렁치렁 달고 나왔음에도 흥비연이 최소한 의 액세서리로 꾸민 것보다도 못났 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은색빛의 드레스를 바닥까 지 늘어뜨린 채 천천히 걸었는데 마법으로 인해 늘어진 드레스가 마 치 바람결에 휘날리듯 자연스레 움 직였다·
이윽고 홍비연이 단상의 상석에 착 석하자 조명이 꺼지며 다시금 분위 기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귀족들이 다시금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자 홍비연은 자신의 좌석 위
치를 확인하였다·
그 위치는 여왕의 오른쪽 두 번째 좌석· 오른쪽 첫 번째 좌석에는 홍 비연의 친어머니이자 스텔라의 ‘은 가시’라는 별명을 가진 마법교수 홍 이엘이 앉아 있었다·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다·
“왔구나· 나의 딸·”
홍비연은 고개를 꾸벅 숙였다·
“네 어머니·”
“자랑스러운 내 딸· 잘하고 있단다· 오늘도 아주 멋진 모습을 보여주리 라고 이 엄마는 기대하고 있다·”
“···물론이에요·”
홍이엘은 식은땀을 흘리며 홍비연 에게 당부에 당부를 전했다·
여전히 흥비연의 출세에 대한 미련 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불꽃을 먹이고 불 꽃으로 샤워를 시키며 억지로 홍비 연의 재능을 개화한 홍이엘은 그 어 느 어머니보다도 잔혹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홍비연은 그녀를 어째서 인지 원망할 수 없었다·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도 상태가 좋지 않아 보여···
홍이엘은 모든 교직을 내려놓고서
스텔라에서 은퇴하여 왕궁으로 돌아 왔다·
애당초 그녀가 스텔라에서 교수직 을 한 이유도 홍비연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철저하게 감시하며 그녀가 여왕에 어울리게 자라도록 자신의 마음대로 주무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백유설의 개입으로 홍이엘 의 개입은 점차 줄어들었고 딸이 자 신이 바라는 방향은 비록 아니었지 만 더 멋지고 훌륭하게 여왕의 길에 가까워지자 흔쾌히 돌아온 것이다·
···아마도 슬금슬금 다가오는 죽 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모든 재능과 마법을 버리고 도망쳤 음에도 홍이엘은 마흔의 나이를 넘 기지 못하고 죽게 될 것이다·
그녀는 저주를 이겨내지 못했으니 까· 저주를 이겨낼 자격 왕위를 물 려받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흥이엘은 자신의 딸만큼이 라도 어떻게든 오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어린 시절·
자신에게 그토록이나 가혹하게 굴 었을 것이다·
홍비연은 이제 모든 것을 이해했 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그녀가 자신
에게 고통을 주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홍비연 또한 없었을 것이다·
“어머니·”
홍비연이 홍이엘의 손을 살며시 쥐 어잡자 놀란 둣 눈을 크게 떴다·
“편찮아 보이셔서··· 제가 괜찮은 약을 하나 준비해 왔어요·”
고개를 끄덕이며 홍비연이 손을 놓 자 홍이엘은 자신의 손바닥을 살폈 다· 그곳에는 새파란 투명한 수정구 슬 같은 것이 놓여 있다·
‘초대장 받았으니 제 선물이에요·’
에이젤이 ‘오다 주웠다’라는 식으 로 가볍게 말하며 건네준 이 구슬은 무려 청동십이월의 기운이 깃들어있 는 놀라운 환단이었다·
이런 것은 백유설도 만들지 못한 다· 그는 비록 청동십이월을 받아들 였으나 그 능력을 극한까지 끌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유설 이상으로 청동십이 월의 가호를 받아들이고 심지어 냉 기 속성 마법의 천재라고도 할 수
있는 에이젤에게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이것을 만들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고생했지만 그 사실만큼은 결코 들 키고 싶지 않았던 에이젤은 꽁꽁 숨 겼다· 정말 가볍게 만들어낸 것처럼 연기한 것이다·
아마도 에이젤의 선물은·
아돌레비트 왕가에서는 천만금을 줘서라도 얻고 싶은 최고의 비약·
이 환단이 있다면 어머니의 기운 을 어느 정도 가라앉혀서 수명을 연 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너 이건 대체 어디서····”
홍이엘 또한 그 가치를 단번에 알 아보고서 눈을 뜨자 흥비연은 그저 굳어있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 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것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니 이건 네가 먹어야 한다·”
“···어머니?”
“나는 어차피 오래 버티지 못해· 나 같은 것보다는 네가 이것을 먹 고서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아서 왕 위를 이어받는 게 중요····”
“어머니·”
홍비연이 어머니의 말을 끊었다·
그건·
살면서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 던 무례한 짓이었기에 홍비연은 저 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머니에게 반항했던 적이 태어나 서 지금까지 한 번이라도 있던가·
하지만 그녀는 두려움을 내색하지 않고서 어머니의 손을 부드럽게 잡 아 쥐며 아주 조용히 속삭였다·
“···어머니· 저는 괜찮아요·”
“따··?”
마주 잡은 홍비연의 손끝에서 은은 한 열기가 일었다·
저주로 인해 반드시 불꽃이 거칠게 튈 수밖에 없는 아돌레비트 가문에 서는 참으로 이례적인 기운·
홍이엘은··· 그 기운을 받아들이는 즉시 홍비연의 상태를 깨닫고 말았다·
“내 딸 설마 너····”
홍비연이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고 개를 끄덕이자 홍이엘이 자신의 입 을 틀어막고서 덜덜 떨었다·
“맙소사 어떻게 신이시여···
자신의 딸이 자력으로 저주를 이겨냈 다· 그것도 왕위를 계승받지 않은 채·
그건 아돌레비트의 천 년 역사상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일·
홍이엘은 아예 눈물까지 글썽이며 무어라 말을 잇지 못하였다·
평생을 고대하던 상황이 아니던가·
자신의 딸이
이 지긋지긋한 아돌레비트의 저주 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
그러기 위해 어떻게든 딸을 왕위에 올려놓으려고 했지만··· 홍이엘 자 신은 그 모습을 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할 운명이었다·
아마 미련 가득한 죽음일 것이다·
딸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
으니까
하지만 지금이라면·
“···나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정말 당장 신이 천벌을 내려서 죽 음을 내린다고 하여도 홍이엘은 담 담히 죽음을 받아들일 자신이 있었 다· 설령 그 끝에 영원한 지옥이 기 다리고 있더라도 딸이 계속해서 이 세계를 살아갈 수 있다면야·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다·
홍비연은 어머니에게 그런 약한 소 리는 하지 말라고 하고 싶었으나 말 이 나오지 않았다· 어머니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지나치게 무례
한 것 같았고 또 그녀의 프라이드 를 훼손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홍비연이 무어라 말하려다 말고 주 저하고 있는 와중 탕! 소리가 나며 조명이 어딘가를 비추었다·
홍비연의 첫 입장 때와 마찬가지로 그쪽으로 모든 시선이 집중된다·
···홍시화·’
피처럼 새빨간 붉은 드레스를 입은 홍시화 공주가 여느 때와 같은 요염 한 미소를 지은 채 단상 위로 걸어 와 여왕의 좌석 바로 옆에 앉는다·
홍비연과 그녀 사이에는 2개의 좌 석이 놓여 있었지만 이 무도회장에
모인 모든 이들은 알고 있다·
저 둘 중 한 명이 차기 왕위를 계 승받기 위해 서로 죽일 듯이 경쟁하 고 있다는 사실을·
···그러나 홍시화가 차기 여왕이 될 것이라고·
그렇게 믿는 이들이 이 자리의 대 부분이었다·
귀족들도 바보는 아니다·
홍시화에게 여론이 더 유리한 것을 흥비연 공주가 모르고 있을 리는 없 다고 생각한다·
아마 철저히 준비해왔겠지·
이를테면··· 왕족의 특권으로 무 도회장에 초대할 수 있는 다섯 명의 인물을 거물급으로 데려온다든지·
‘홍비연 공주가 알테리샤 학파와 아주 밀접한 연이 있다지?’
‘알테리샤 교수를 데려올 수도 있 겠지만···
‘황금의 연금술사 활석코든 님을 데려오지 않을까? 그분의 한마디에 마도학계가 발칵 뒤집히는데·’
‘아니면 풍제국의····’
‘호으····’
-1 1— •
오늘의 홍비연이 작년의 홍비연과
는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는 귀족은 없을 것이다·
그녀는 스텔라에 입학하여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며 수많은 인연을 쌓 았고 그중에는 거물급 인물도 상당 하다는 소식 정도는 귀족이라면 전 부 듣고 있다·
과연 누구를 데려왔을까·
모두가 긴장된 표정으로 홍비연이 앉은 좌석 방향을 바라보았다·
왕족에게 초대받은 다섯 명은 단상 위에 마련된 원탁의 특별석에 앉을 자격이 주어지는데 홍시화에게 초대 받은 거물급 귀족들은 이미 착석해
있었다·
‘···늦네·’
홍비연쪽의 초대받은 손님들 역시 두 명은 이미 앉아 있는 와중이었는 데 한 명은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인물 알테리샤였으며 또 한 명은 최 근 아돌레비트의 GDP를 책임지고있 는 해적왕의 후손 블랙 마탈레였다·
알테리샤가 긴장된 표정으로 좌우 를 두리번거리더니 어딘가를 바라 본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곳으 로 향했다·
“···뭐야?”
“백유설이잖아?”
“저 옆에는····”
“그냥 평민 아니야?”
“게다가 저 아이는···
“···배신자 모르프의 자식이군·”
백유설과 풀레임 에이젤이 등장하 자 삽시간에 무도회장이 요란스러워 졌다· 최근 백유설의 입지가 굉장히 높아져 그가 온 것은 대충 예상할 만한 일이었으나 풀레임과 에이젤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들이 가진 영향력은 없다·
풀레임이 차세대 9클래스의 대마도 사가 될 수도 있는 천재라고 하지만
그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천재들이 9클래스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꺾 였기에 9클래스가 될 재능을 가진 것과 실제의 9클래스 마법사가 가진 영향력은 하늘과 땅 차이다·
게다가 에이젤을 데려오다니·
저건 대체 무슨 미친 짓이란 말인 가· 저 아이의 아버지가 한때 아돌 레비트의 병력을 크게 훼손하여 국 가가 살짝 휘청거릴 뻔한 사실을 설 마 흥비연 공주가 모르지는 않을 것 이다·
“···공주님이 미치셨군·”
“그렇지 않고서야 평민과 배신자 의 자식을 이 자리에 데려와···r
“허 우리야 잘 된 일이지· 홍시화 공주님의 왕위 계승은 사실상 확정 이나 마찬가지니까·”
“쯧쯧· 최근 홍비연 공주의 활보가 두려울 정도라고들 하던데 다 거짓 이었나? 데려올 사람이 얼마나 없었 으면 평민을 데려오나·”
귀족들이 홍비연에게 들리지 않도 록 수군거리며 그녀를 비난했다·
물론 들리지는 않더라도 사람들이 자신을 욕하고 있다는 사실 정도는 흥비연도 알고 있다·
‘상관없어·’
이렇게 되리란 것을 알았기에 그녀 는 무덤덤하다·
특별석에 와서 착석한 풀레임도 그 저 싱글벙글 웃고 있을 뿐 아무렇지 않아 보였고 에이젤의 표정은 살짝 굳어 있었지만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은 아니었다·
이제 사람들에게 욕먹는 이러한 분 위기가 익숙해져서 내성이 생긴 것 이다·
귀족들의 수군거림이 더욱 거세지 며 무도회장이 떠들석해지는 그때·
조용·”
쿵 마치 공기가 무너져 내리는 듯 한 압박감이 무도회장을 감싸며 순 식간에 모든 귀족이 입을 다물었다·
“오자마자 더러운 소리가 여기저기 서 들리는구나·”
또각! 구두 소리가 먼저 나며 탕! 뒤늦게 조명이 켜지며 어느 여인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번에는 수십 개의 조명이 모두 그녀를 비추지 않는다·
모든 조명이 꺼지며 단 하나의 조 명만이 그녀를 주목한다·
여왕 홍세류·
그녀는 이러한 분위기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표정을 찌푸렸다·
“이런 쓸데없는 조명질을 해대는 것도 이제 슬슬 지겹군·”
아돌레비트의 오랜 문화와 격식을 대놓고 비아냥대며 홍세류는 단상의 중앙에 놓인 의자에 착석하였다·
그러고선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 スト 무대에서 준비하고 있던 연주가들이 동시에 연주를 시작하였다·
삽시간에 잡담과 비난은 모두 사라 지고 흥겨운 음악만이 무도회장을 가득 채운다·
여왕은 자신의 생일이었음에도 별
다른 축사나 연설을 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이 없어서가 아니다·
입 더러운 것들과 대화를 섞고 싶 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곧 은퇴할 예정이니 마지 막은 조용히 보내고 싶은 마음도 있 을 것이다·
~小月
음악이 흘러나오며 귀족들이 하나 둘 파트너를 찾아서 중앙에 모여 춤 을 추기 시작하자 자연스레 젊은 남자 귀족들이 단상 위로 올라와서 왕족들에게 초대받은 손님들에게 다 가왔다·
남자 귀족들이 가장 많이 몰려든 곳은 홍시화의 좌석 앞이었다·
“공주님 부디 저와 함께···「
“아니 저와 함께···
홍시화 공주를 지지하는 파벌원들 이었다·
그러나 어째서인ス】 홍시화 공주는 누구와도 춤을 추지 않은 채 빙그레 웃으며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작년에는 열심히 췄으면서····’
홍비연은 그 사실이 의문이었으나 그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 다음으로 남자 귀족들이 많이
몰려든 곳이 바로 그녀의 앞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누구도 지지하지 않았으나 순수하게 홍비연의 아름다움에 이끌 려 찾아왔다·
마치 꽃에 이끌리는 벌처럼·
마음 같아서는 백유설과 춤을 추고 싶었으나 그럴 수는 없다·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소수의 인원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저들과 인연 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레이디 춤 추시겠습니까?”
“네? 에? 저 저요?”
알테리샤도 꽤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는데 그녀는 현재 아이테르 월 드의 경제 사회에 어마어마한 영향 력을 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젊고 아릅답기까지 하니 파 벌을 가리지 않고 남자들이 몰려들 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한 와중·
풀레임과 에이젤은 서로를 바라보 며 씨익 웃었다·
“나랑 춤이나 출래?”
“재미있겠는데요·”
그녀들은 어떤 남자가 봐도 매혹적
일 정도로 아름다웠으나 귀족들은 접근하지 못하였다· 다른 귀족들에 게 눈치가 보이는 것이다·
배신자 모르프와 춤을 추게 된다면 틀림없이 눈에 찍힐 것이다·
그 사실을 알았기에 에이젤과 풀레 임은 장난스레 웃으며 중앙으로 향 했다· 눈치? 그따위 것 보지 않는다·
애초에 욕 먹을 걸 알면서 온 자 리가 아니던가·
그녀들은 당당히 무도회장을 활보 하며 저들과 뒤섞일 것이다·
그리고·
백유설은··· 의외의 난관에 봉착
하여 움직이지 못하였다·
“백유설 안녕?”
홍비연이 다른 귀족과 춤을 추기 위해 떠나가자 홍시화 공주가 일어 나 그에게 다가온 것·
그녀는 백유설에게 손을 내밀더니 그리 말한다·
“어때? 나랑 춤추지 않겠어?”
무도회장이 또다시 요란해진다·
보통 신사가 레이디에게 먼처 춤을 추자고 요구하는 것은 기본적인 매 너이자 당연한 상식이다·
레이디가 먼저 춤을 요구한 것도
이상한데 그게 심지어 홍시화 공주 라니·
‘흥시화 공주님이 백유설에게···
‘그렇군· 백유설은 명예 마도사 직 위를 받을 정도니까····’
‘일리 있군· 홍비연 공주님에게서 빼앗아오려는 거야·’
모두가 예상하는 것을 백유설이 예 상하지 못할 리가 없다·
그럼에도 백유설은 홍시화의 손을 잡으며 일어났다·
“물론이죠 공주님·”
‘지 진짜로 손을 잡았어!’
‘마도사 백유설이 저게 무슨 의미 인지 모를 리는 없어·’
‘대체 무슨 의도인 거지?’
귀족들은 백유설의 행동에 의문을 가졌으나·
‘음· 같이 출 사람이 없어·’
사실 백유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별생각이 없었다·
그나마 같이 춤을 출 만한 알테리 샤나 풀레임 에이젤도 각자 떠나버 렸고 홍비연도 없다·
길가던 아무 레이디나 붙잡고 춤추 자고 권하는 것도 영 멋쩍은 일이었
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 레 이디가 먼저 와서 춤을 추자고 하니 굳이 거절할 필요가 있겠는가?
‘근데 왜 이렇게 요란스럽지?,
고작 춤 한 번 추는 것 가지고 대 체 뭔 소란인지 모르겠으나 백유설 은 아무래도 좋았다·
“후후 거절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홍시화는 백유설을 중앙으로 이끌 며 홍비연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녀는 열이 잔뜩 받은 표정이었으 나 눈앞의 파트너를 떼어놓을 수는 없었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백유설···
순간 백유설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을 느껴서 감각을 날카롭게 살 렸다·
‘뭐지? 흑마인인가?’
백유설은 본능적으로 직박구리 안 경을 활성화했다·
···물론 무도회장에 흑마인은 없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