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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교환학생(7)
문화의 차이란 생각보다 그 격차를 받아들이고 이해하기까지의 과정이 어려운 편이다· 인간으로만 따져도 국가별로 문화와 언어가 다른 법인 데 하물며 종족이 다르다면 어떻겠 는가·
“···쟤들 뭐 한대?”
스텔라의 교환학생은 모든 강의를 별꽃나무의 재학생과 함께 진행하게 된다· 엘프와 인간의 합동 수업·
강의 내용은 기초적이면서도 엘프 생도들의 진도 속도에 맞춘 요정 마 법을 배우게 되는데 꽃을 피어나게 한다거나 정령의 힘을 빌어와 자연 계의 속성을 다루는 등 인간들에게 는 퍽 낯선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연하지만 식물을 다루는 마법은 엘프라는 종족의 특성에 가까웠기에 인간들이 그것을 심층적으로 배울 수는 없다· 다만 원리를 깨우쳐 비 슷하게 흉내를 내는 정도는 가능했 는데 이것을 배우는 대표적인 이유
라고 하면 그 무한한 ‘응용력어] 있 었다·
드워프의 물질 변이 마법이 지금의 연금술이 되었고 정령계 마법이 의 술이 된 것처럼 종족 마법은 모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자 마음을 실처럼 가늘게 가다듬 으세요· 들리시나요? 꽃의 목소리가· 우리는 모두 식물의 바람을 들을 수 있지만 그간 귀를 기울이지 않았지 요 여러분도 할 수 있답니다·”
스텔라 생도들은 똥 싸는 표정으로 눈앞에 놓인 화분을 뚫어져라 바라 보았으나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는 식물의 목소리가 들릴 리 없었다·
그에 비해 반대쪽에서는 엘프들이 꽃을 춤추게 하거나 꽃이 피워내는 등의 묘기를 부리고 있었는데 일부 엘프들이 스텔라 생도들을 보며 킥 킥대며 비웃었다·
“조용! 누가 웃나요!”
엘프 교수는 진심으로 격노한 것처 럼 소리를 버럭 질렀다· 엘프와 인 간의 화합을 위한 자리에서 철부지 학생들이 분위기를 망치는 것을 바 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쩔 수 있겠는가·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엘프는 선민 의식을 가지고 있다·
여타의 종족보다 자신들이 훨씬 더 우월하다는 사상·
인간보다 더 오래 살며 마나에 더 욱 민감하고 무엇보다도 아름다우 며 심지어 정령과도 소통할 수 있 다·
그러나 인간들은 어떠한가?
마나의 재능도 엘프에 비해 터무니 없이 부족한 데다가 마법도 전혀 개 성 없는 평범한 것들을 여기저기에 서 주워와 조합해 사용할 뿐이다·
이러니 엘프들이 인간을 보며 우월 감을 가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라는 게 풀레임이 알고 있는
‘원작 로판의 설정 증 일부였다·
엘프들의 우월사상·
흔하다면 흔하고 낯설다면 낯선 이 설정은 ‘주인공 에이젤이 별꽃 나무 마법학교에 다니면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의 중심에 서게 만든다·
그녀는 뭐를 배우든 엘프보다 훨씬 잘했고 정령들의 사랑도 엘프 이상 으로 듬뿍 받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부 엘프의 시기와 질투를 받으며 최종적으로는 젤리엘의 괴롭 힘을 당당히 맞서 싸워서 이겨내는 것이 이 에피소드의 최종 종착지·
“앗 풀레임 생도라고 했던가요?
대단하시군요?”
“어 어라?”
멍하니 딴생각을 하며 화분을 툭툭 두드리던 풀레임은 교수가 갑작스레 말을 걸어오자 화들짝 놀랐다·
‘아 미친·’
화분 속 꽃이 만개한 것도 모자라 자그마한 벚꽃나무라고 착각해도 좋 을 정도로 커다랗게 자라 있었다·
저도 모르게 마나를 주입하여 식 물을 키워버린 것·
“세상에 아주 놀라워요! 저희 학 생 중에서도 이 정도까지 식물의 마 음을 잘 이해하는 학생은 없었어
요!”
교수가 박수를 짝짝 치며 좋아했 다· 자신의 수업을 인간 마법사가 받아들이고 또 마법을 펼쳤다는 것 에 대해 순수하게 기뻐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으나····
찌릿·
몇몇 엘프들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 진다· 인간 주제에 식물을 자신들보 다 더욱 잘 다루는 풀레임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미치겠네·’
원래는 적당히 넘어가려고 했건만 워낙 식물계 마법을 연습해왔던 풀
레임인지라 저도 모르게 꽃과 강렬 하게 공명하고 말았다·
“어머나 이쪽도 대단하시군요!”
바로 옆의 에이젤은 더 가관이었 다· 풀레임처럼 커다란 꽃을 피워내 지는 않았으나 꽃이 스스로 화분에 서 걸어 나와 춤을 추게 하거나 우 아하게 인사를 시키고 있는 것이다·
“재밌어요·”
그녀는 정말 순수하게 새로운 마법 을 배우는 게 재밌는 듯 웃음꽃이 만개해 있었다·
“에휴····”
그 모습을 보며 풀레임도 에라 모
르겠다 싶은 심정으로 꽃을 흩날려 버렸다· 어차피 젤리엘도 백유설에 게 감화된 마당에 걱정할 게 있을 까·
마음 놓고 편안히 즐기スハ
여기까지 와서 이것저것 신경 쓰면 괜히 머리털 다 뽑힌다·
10년 전 로맨스 판타지 장르가 유 행하기 이전에는 흔히 ‘인소’라 불리 는 독특한 로맨스 소설이 유행했다·
대부분 학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었 는데 남주인공은 10대이면서도 대 통령보다도 권력이 더 높다거나 세 계 재벌 1위라는 설정은 아주 우스 운 수준이었고 대부분의 여자 주인 공은 아주 예쁘게 생겼으나 평범하 다는 모순적인 설정을 가진 게 특징 이었다·
지금이야 유치하지만 당시 일부의 마니아층 사이에서 유행했던 인소에 서 자주 등장하던 설정 중 하나로 는 학교 내에 반드시 아이돌 뺨치 는 ‘킹카’ 혹은 ‘퀸카’가 있다는 것·
학교의 아이돌이라 불리며 학생들 에게 받들어지는 포지션의 그들은
과거에 유행했던 드라마 ‘꽃보다 남 자’에서 ‘F4’를 대표적인 예로 생각 할 수 있는데 세계 1위 재벌의 아 들과 대통령의 자식 등 집안과 외모 를 모두 가진 4명의 소년을 일컫는 단어다·
난데없이 그 이야기를 왜 꺼내냐 고?
원작 로판 ‘그 공녀님을 사랑하지 마세요’에는 안타깝게도 위의 설정 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으나 특이하 게도 교환학생 에피소드 때 작가가 미쳐 버린 것인지 저 한물간 설정을 집어 넣어버린 것이다·
“네가 풀레임이로구나?”
단상 위·
한 명의 엘프 소년과 한 명의 인 간 소녀가 올라와 서로에게 지팡이 를 겨누고 있다·
인간과 엘프의 대련 실습은 교환학 생을 하며 필수적으로 넣는 과목 중 하나였는데 그 대표로 풀레임이 가 장 먼저 나가게 된 것·
그건 별 상관없다·
하필이면 그 상대가 대대로 하이엘 프로서 권위를 유지해온 ‘서리방울 꽃’ 가문의 서랑이라는 이름의 소년 이라는 게 문제였을 뿐·
녹색의 기다란 머리카락을 포니테 일로 묶은 서랑은 확실히 끝내주게 잘생기기는 했으나 말투와 표정 제 스처가 더럽게 느끼했다·
풀레임이 딱 싫어하는 스타일·
하지만 상대방은 그녀에게 큰 호기 심을 품고 있는 것인지 자꾸만 말을 걸어왔다·
“혹시 수업 끝나고 시간 내줄 수 있 어? 우리 ‘블라썸 트리오’의 멤버들이 너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
,,빈틈!,,
번쩍!
서랑이 말을 걸어오는 순간 풀레 임은 스태프를 힘껏 뻗었다· 삽시간 에 생성된 빛의 기둥이 서랑의 머리 위로 떨어졌으나 안타깝게도 그는 재능까지도 탁월했던 것인지 손쉽게 실드를 펼쳐 막아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콰드득!!
바닥에서 거대한 나무뿌리가 솟아 오르며 서랑의 몸을 옭아매었고 그 것을 물질 변이로 강철보다 단단하 게 만들어버리고서 다시 한번 빛의 마법을 장전하였다·
지팡이를 수직으로 세우고서 마치
화살의 시위를 당기듯 주욱 잡아당 긴다· 풀레임의 등에 반투명한 날개 가 펼쳐지며 세 개의 빛의 화살이 나타나 활시위에 걸렸다·
그녀는 진심으로 역겹다는 듯 눈물 마저 그렁그렁 맺힌 표정으로 외쳤 다·
“나는 버터 같은 놈들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고!!”
“スト 잠깐···广
당황한 서랑이 움직이려고 했으나 이미 온몸이 단단히 묶여서 실드조 차 전개할 수 없는 상태· 풀레임은 거기에 대고 5클래스에 필적하는 위
력의 마법을 발사해버렸다·
콰콰콰쾅!!
“어 엄마야!”
“대련에 저런 마법을 써도 돼?!”
“죽은 건 아니겠지···?”
“우리 서랑 오빠 어떡해!”
장내가 빛으로 물들어 눈을 뜨기도 힘들었던 학생들이 당황하여 서랑을 바라보았다· 다행스럽게도 그가 다 치는 일은 없었다· 애당초 서랑의 몸을 단단한 나무로 가둬놓고서 일 부러 풀지 않았던 것·
그저 위협만 할 생각이었다·
“···대련 종료· 풀레임 생도 승 리·”
엘프 교수는 기기 막히다는 표정으 로 풀레임의 승리를 선언했다·
“하하 내가 졌네· 역시 내 눈이 정확했어· 대단하다 풀레임·”
그러나 서랑은 패배했음에도 불구 하고 조금 당황한 게 고작이었는지 여전히 저 더럽고 재수 없는 느끼한 미소를 날려댄다·
*···그냥 속박을 풀어버릴 걸 그 랬나?’
아니다· 그건 너무 심하다· 제대로 맞췄으면 진짜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데 그런 야만적인 짓은 풀레임 의 성격과 맞지 않았다·
애당초··· 속박을 풀었다면 서랑 이 빛과도 같은 반사 속도로 실드를 전개하여 여유롭게 막아냈겠지· 그 럼 풀레임의 기분이 더욱 더러웠을 테고·
원작 로판에서도 서랑의 재능은 마 유성 해원량보다 아주 살짝 급이 낮은 정도라고 묘사되었으며 실제로 초반에는 그들을 압도하는 모습도 등장하기도 했다·
엘프라는 종족의 특성상 초반에는 재능으로 인간을 압도하다가 나중 에는 인간에게 따라잡힌다는 클리셰
에 먹혀 버리는 것·
아마 나무 속박에 걸린 것도 일부 러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으 짜증·”
대련이 끝난 즉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려왔으나 서랑이 여전히 이 쪽을 바라보며 손을 흔드는 게 느껴 졌다· 왜 저런 애들은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큰 영향력이 있다는 사 실을 모르는 걸까 싶다·
‘니들이 그러면 나만 욕먹는다 고····’
몇몇 엘프 소녀들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서 이쪽을 이글거리는 눈으로
노려보고 있다·
앞으로 한 달간 고생길 좀 열리겠 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다·
* * *
서랑의 호기심은 꽤 진심이었던 모 양이다· F4 의 패러디로 추정되는 ‘블라썸 트리오’는 세 명의 엘프 미 소년 그룹을 뜻하고 있었는데 그들 이 각각 스텔라의 여학생들에게 관 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전 엘프왕의 손자의 아들로서 엘 프 사고계의 거물이기도 한 ‘청하
솔’은 아예 공개적으로 에이젤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기도 했고 세계 1 위 지팡이 기업 ‘요정의 손가락’ 재 벌가의 아들 ‘흑여람’이 홍비연 공 주에게 관심을 가지고서 졸졸 쫓아 다닌다는 소문이 벌써 파다하게 퍼 졌다·
“···짜증 나 죽겠어요·”
저녁 식사 시간·
에이젤이 피곤하다는 표정으로 밥 을 먹으며 말했다· 그 와중에 한 손 으로 노트를 들고서 엘프 마법 주문 을 외우는 걸 보니 배우는 건 참 재미있는 모양이다·
“너도냐· 나도다·”
수업 자체는 풀레임도 퍽 재미있다 고 느꼈으나 블라썸 트리오인지 병 따개인지 하는 놈들이 찝쩍대는 건 귀찮기 그지없었다·
“너도 그렇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인지 혹은 자 연스럽게 합류하게 된 것인지 홍비 연도 그녀들 사이에 껴서 식사를 하 고 있었는데 에이젤과 마찬가지로 다크서클이 살짝 내려앉은 모습이 안쓰러워 보일 지경이었다·
“확 아돌레비트의 이름으로 죄다
처형하겠다고 하면 안 되냐?”
“···금붕어보다도 멍청한 평민· 생각이 평면적이고 야만적이야· 외 교적으로 큰 문제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 안 해봤어?”
“그럼 저 새끼들이 우리한테 지랄 하는 건 문제 안 되고?”
“대놓고 위해를 가하거나 협박을 한 게 아니잖아· 억지로 만나자고 강요하지도 않았어· 그 새···놈들도 선이라는 것을 지킬 줄 아는 거지·”
“어어· 너 욕 했어· 욕이지? 욕하 려고 했잖아 방금·”
“착각이야· 나는 태생부터 고귀하
기 때문에 그런 상스러운 말을 입에 담지 않아· 너와는 다르지·”
“에헤이〜 너도 혼자 있을 땐 입에 서 온갖 개소리 다 나올 것 같은데? 맞지? 나한텐 솔직하게 말해봐·”
“닥쳐·”
은근슬쩍 달라붙는 풀레임의 뺨을 밀어낸 홍비연은 식판을 들고 자리 에서 벌떡 일어났다·
“더 안 먹냐? 다이어트?”
“원래 적게 먹는 거야·”
**그럼 그 빵 나 줘·”
대답하기도 전에 빵을 슬쩍 빼 온
풀레임은 그것을 입에 덥석 물었다·
홍비연은 그녀를 째릿 쳐다본 다음 나가려다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엉? 왜? 이거 이제 내 거야· 너 안 줄 거야·”
“···다 먹든지·”
풀레임이 빵을 뺏어간 건 별로 신 경도 안 쓰이는 듯 그녀는 잔뜩 구 겨진 표정으로 식당의 출구를 노려 보고 있었다·
거기에는 웬 엘프 소녀들이 잔뜩 모여 있었는데 그 중심에 흑여람이 라는 이름의 소년이 있었다·
검은색 장발 머리카락에 뾰족한 귀
를 가진 그 소년은 까무잡잡한 피부 가 특징이었는데 ‘다크 하이 엘프’ 라는 엘프계에서도 극히 희귀한 혈 통이라고 하였다·
그가 꽃같은 미소를 지으며 이쪽을 바라보았는데 누가 봐도 흥비연에 게 깊은 관심을 표하고 있었다·
“이런 개···
풀레임도 욕을 금치 않을 수 없었 다· 흑여람이 있다는 건 다른 소년 들이 와도 별로 이상할 게 없었다는 말이기도 했으니까·
그제야 그녀는 홍비연이 왜 다시 자리에 앉았는지 이해가 갔다· 세
명이 함께 움직이면 여러모로 자리 회피에 도움이 될 테니까·
“···이번만큼은 도와줄게·”
빵을 거칠게 물어뜯으며 풀레임이 일어나자 에이젤과 홍비연이 뒤따랐 다· 셋이 함께 움직이면 변명도 간 단하다· 밥 다 먹고 같이 차를 마시 기로 했다던 ス1 공부를 하기로 했다 던지· 그런 생각을 하며 식판을 반 납하고서 출구로 나가니 흑여람이 홍비연에게 다가왔다·
“안녕 공주님?”
하마터면 방금 먹은 급식을 그대로 내뱉어 메뉴를 확인시켜줄 뻔한 풀
레임이 입을 틀어막았다·
“지금부터 시간 있어?”
홍비연의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아까는 외교니 어쩌니 하면서 참았 던 홍비연이지만 성질 더러운 그녀 가 진심으로 빡치면 상대방의 얼굴 을 지져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에 이젤이 급히 나섰다·
“아 안녕하세요? 저희는 따로 티 타임을 가지기로 해서요· 죄송····”
**오 그래? 그럼 우리도 같이 가 자·”
그때 귀신 같이 등장하는 블라썸 트리오의 다른 멤버들·
누구한테 맞아서 멍든 것인지 지나 치게 시퍼런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소년 청하솔이 말했다·
“우리 셋도 티타임을 가지러 가는 길인데 함께하면 딱 맞겠다· 그 치?”
그러면서 치아를 드러내며 씨익 웃 는데 주먹을 냅다 꽂아버리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은 풀레임이 뒤늦게 변명했다·
“아 얘가 뭘 착각했나 본데 우리 사실 티타임이 아니라 스터디 그룹 을 하려고····”
“공부? 우리도 좋아하지· 교내 성
적 1등 2등 3등이 우리 셋이거든· 너희 공부하는 것도 도와줄 수 있 어·”
쓸데없는 엄친아 설정은 죄다 가지 고 있는 모양이다·
,이제 어떡하지?,
‘모 몰라요!’
···어떻게든 알아서 해봐·’
눈빛으로 텔레파시를 나눈 세 명의 소녀는 식은땀을 홀리며 이 자리를 최대한 멋지고 우아하게 떠날 방법 을 궁리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말 을 하든 간에 저 세 명이 따라올
것 같다는 게 문제였다·
그렇다고 ‘너네 싫다고 이 눈치 없 는 새끼들아!’라고 직설적으로 말하 면 단순히 학생들 간의 트러블 정도 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이다·
‘이럴 때 좋은 방법은····
“너네 왜 길막하고 있냐?”
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구원자의 목소리·
백유설의 귀찮음 가득한 그 목소리 를 듣고서 풀레임은 순식간에 표정 을 뒤바꾸고서 그에게 달라붙었다·
“이 이 친구랑 같이 스터디 그룹 을 할 거라서· 응? 그렇지?”
“어? 나 공부 싫····”
덥썩! 에이젤이 놀라운 반사신경으 로 그의 입을 틀어막는다·
“얘가 우리 가르치기로 해서· 너넨 아마 그 자리 가면 불편하기만 할 걸? 그렇지? 공주님도 그렇게 생각 하지? 응?”
끄덕끄덕·
흥비연마저도 동의하자 블라썸 트 리오는 아쉽다는 얼굴로 다음을 기 약하며 뒤로 물러섰고 소녀들은 간 신히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다·
“뭔데···r
밥 먹다 말고 날벼락을 맞은 듯한 백유설만이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