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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리그 오브 스피릿(H)
[마법학교 전국대회 본선 진출]
A 풀레임
A마오룬 화이트
A엠페러 골든즈
스텔라 아카데미 교내 리오스 예선 전이 모두 끝나고 전국대회에 나갈 팀이 결정되었다· 하나의 학교에서 전국대회에 나가는 팀을 하나만 배 출해도 영광인더1 무려 세 팀이나 배출하는 곳은 스텔라가 유일무이·
예선이 끝난 뒤 각 팀의 인터뷰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백유설과 마 유성은 피곤하다는 핑계로 도망치려 고 했고 에이젤은 이제 신나게 놀았 으니 다시 공부해야 된다는 것을 간 신히 붙잡을 수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인터뷰에 혼자 나 가는 것은 낯간지러웠으니까·
Q· 풀레임 선수· 스텔라 교내 최고 의 팀이라 불리는 에메랄드 스텔라 팀을 상대로 승리하셨는데요· 승리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승리의 비결이요? 고작 교내 예선 전 이긴 건데 이런 걸 질문해야 되 나요? 우승한 것도 아닌데···
[풀레임 선수 日 “교내 예선 진출 정도는 이긴 것도 아니야·”]
Q· 해원량 선수· 평소에 공부만 하 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스포츠에도 관심이 깊은 줄 몰랐어요· 리오스는
언제부터 시작하였나요?
“2주 됐습니다·”
[충격적인 사실! 풀레임 팀원의 경 기 경력 고작 2주밖에 되지 않아····]
Q· 마유성 선수? 경기에 진심으로 임하여 프로를 준비하던 다른 팀을 꺾었는데요 리오스를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ロ ・
마유성은 턱을 쓰다듬으며 잠시 고 민하다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취미생활 정도로 딱 적당하네요·”
[전국 대회 출전 자격까지 취득했 으나 마유성에게는 그저 취미생활?]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기사 로 쓰이는 것을 실시간으로 보며 다 리를 덜덜 떨며 무언가를 기다리던 백유설은 마이크를 덥석 쥐었다·
Q· 백····
“이겨서 기쁩니다· 교과서대로 공 부했습니다· 김치 좋아합니다· 지성 팍 사랑해요!”
그러더니 대뜸 인터뷰하다 말고 어 디론가 뛰쳐나가는 바람에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지 못했다·
Q· 어··· 그럼 인터뷰는 여기까지····
“저는요?”
에이젤이 대뜸 끼어들자 인터뷰하 던 기자가 당황하였다· 아무래도 모 르프 가문의 혈족이다 보니 언론인 으로서 뭔가 조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저 반짝거리는 눈동자를 보 아라·
‘이 이 애가 정말 그 모르프의 후 손이라고?’
예쁘다는 소문은 자주 들었고 신 문으로 사진도 몇 번 보았지만 막상 가까이에서 하늘을 닮은 저 반짝이 는 순수한 눈동자를 마주하니 기자 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녀는 기자로서의 사명감을 애써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붉어진 뺨 을 손바닥 부채질로 식힌 뒤 헛기 침을 한 뒤 질문을 던졌다·
Q· 에··· 그럼 에이젤 선수···?
“네!”
Q· 그····
반짝이는 눈동자 희고 고운 피부 찬란하게 찰랑거리는 머리카락까지·
그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던 기자 는 진짜로 하고 싶었던 질문을 내던 졌다·
Q· 외모의 비결이 어떻게 되나요···?
“···예?”
예상치 못한 질문에 멍한 표정을 짓던 에이젤은 곤란하다는 듯 답했 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데····”
Q····
[에이젤 생도 외모의 비결은 “예 쁘게 태어나는 것·”]
* * *
붉은 매 동아리·
한때 이곳의 실세는 3학년 선배 애드먼 아탈렉이었으나 1학기 때 모 종의 사건 이후로 지금은 홍비연이 완전히 꽉 쥐게 되었다·
이곳은 아돌레비트의 명성 있는 집 안의 자제들이 모두 필수적으로 가 입하는 동아리인 만큼 자연스레 홍 비연의 입김이 서서히 커질 수밖에 없었는데 최근에는 홍비연과 귀족 가 사이의 교류가 시작되어 서서히
인맥을 넓혀가는 중이었다·
비록 공주의 신분이나 아돌레비트 왕궁 내에서 외톨이나 다름없던 홍비 연이 인맥을 쉽고 빠르게 넓힐 수 있 는 사교회가 아이러니하게도 국외에 있는 스텔라 아카데미였던 것이다·
“공주님· 죄송합니다·”
“뭐가?,,
“···리오스 본선 경기 진출에 실 패하였습니다·”
붉은 매 동아리의 몇몇 부원들이 책을 읽고 있던 홍비연에게 다가와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그러나 그녀는 상관없다는 듯 손을
훠이 저었다·
“괜찮아· 리오스는 아무래도 좋으 니까· 취미 생활을 즐기기에는 이제 시간이 너무 없거든·”
본래 ‘원작’ 대로의 전개였다면 홍 비연 또한 리오스에 참전하여 본선 에 진출하는 세 팀 중 하나로 뽑혔 어야만 했을 것이다·
그러나 홍비연은 바쁘다며 경기 자 체를 그만뒀는데 그 대표적인 이유 를 꼽자면 정식으로 왕위 계승 자격 을 여왕에게 인정받고 교육을 받기 시작하면서 시간이 부족해진 것·
또한 붉은 매 동아리의 부원들을
제대로 자신의 신하로 만들기 위해 평일 저녁과 주말에 시간을 투자하 여 귀족가와 티타임을 가지는 것이 다·
비록 훙비연이 스텔라에 입학하면 서 붉은 매 동아리 부원들이 그녀에 게 붙었다지만 홍시화의 수작질 한 번에 언제든 돌아설 수도 있던 인물 들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붉은 매 동아리를 완전히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 해 동분서주로 노력하고 있었다·
애드먼 아탈렉이 실세였더라면 힘 들었겠지만··· 그는 현재 동아리에 잘 나오지도 않는다·
그의 힘이 여전히 필요한 것은 사 실이나 현재에 이르러서는 굳이 아 탈렉 가문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 어질 필요도 없어졌으므로 그녀에게 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그보다 공주님· 백유설 생도가 소 속된 풀레임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던데요·”
“들었어·”
요새는 그런 생각이 든다· 백유설 이 하는 일이라면 뭐든 큰일이라도 섞여 있을 것 같다는····
하여 홍비연이 직접 그에게 찾아 가 물었다· 혹시 리오스를 하는 이
유가 무언가 큰 사건과 관련된 것이 라면 자신 또한 돕겠다고·
그러자 돌아온 대답·
‘걍 할 거 없어서 하는 건데·’
그렇다· 백유설도 지금 이 시기에 는 마땅히 할 것도 없었고 풀레임 이 도와달라길래 그저 취미 생활을 즐겼던 것· 혹시나 또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닐까 싶어 몰래 관계자 관 람석에 들어가 백유설의 모습을 지 켜보았으나 그는 정말 근심 걱정 없 이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백유설이 그토록 즐거운 표정을 지 었던 적이 또 얼마나 있을까·
아마 처음일 것이다·
홍비연은 문득 에이젤과 풀레임이 부러워졌다· 자신에게 공식적으로 소속된 팀이 없었다면 없는 시간이 라도 어떻게든 쪼개서 백유설과 함 께 경기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흐음···r
본선에 진출한 팀을 떠올리던 홍비 연은 처음 보는 낯선 팀명을 보고서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자 그녀의 의 문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옆에서 책 을 읽던 또 다른 소녀 한 명이 신
나서 이야기를 꺼냈다·
“아 마오룬 화이트 팀은 이번에 교내 예선에도 처음 도전한 팀이래 요· 원래는 미완성 팀이고 성적도 저조했는데 ‘조예린’이라는 선수의 컨디션이 급상승하면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본선에 진출했대요·”
“조예린? 처음 들어·”
“스텔라 마법전사 학과 소속이 아 니라서요·”
스텔라 아카데미는 마법전사 교육 기관이었고 그 외 학과는 모두 떨거 지라고 생각하는 홍비연이었기에 조 예린의 이름을 듣자마자 곧바로 기
억에서 지워 버렸다·
딱히 관심이 생기지 않았으니까·
“인터뷰가 인상적이던데요? 갑자기 백유설 생도가 찾아와 조언을 해준 덕분에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구요·”
“···평민이? 조언을 해줬다고?”
이름도 모르는 외부 학과 소속의··· 남학생도 아니고 여학생에게?
“그 애 이름이 뭐라고?”
“네? 조 조예린이요·”
홍비연의 표정이 살벌하게 굳어가 자 그녀에게 신나게 이야기를 하던 소녀가 슬그머니 뒤로 물러났다·
공주님의 기분이 쉽게 바뀌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 영문도 모 르게 바뀐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
‘야야 이 바보! 눈치 없는 친구야!’
‘어어?’
뒤쪽에서 동기가 옆구리를 쿡쿡 찌 르며 끌고 간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소녀는 거기까지 말하고 더 이상 입 을 열지 않을 수 있었다·
“···공주님· 조예린이라는 학생에 대해 알아볼까요?”
그러자 흥비연의 표정이 깔끔하게 풀어지면서 고개를 저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듯 그녀는 한숨을 내쉬
며 책을 덮었다·
“됐어· 그런 애를 조사해서 뭐 해?”
“그렇죠? 공주님이랑 별로 상관도 없는 평민이니까요·”
그녀는 대충 대답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붉은 매 동아리 부실의 구석에 있는 흥비연 전용의 탈의실 에 들어갔다·
아무래도 기숙사에 마련해 놓은 옷 장에 비하면 임시로 가져다 놓은 옷 들이 전부였으나 지금 곧바로 단장 할 때는 사용하기에 편리했다·
대략 1시간쯤 지난 뒤 사복을 단
정하게 차려입고 나온 홍비연은 부 원들에게 말했다·
“저녁 먹고 돌아올게·”
“오늘 저녁에는 동아리 월간 결산 이 있는걸요·”
“너희끼리 해·”
“네·”
완전히 제멋대로인 행동이지만 아 무도 홍비연에게 뭐라고 할 수 없었 다· 그러나 부원들은 별로 신경 쓰 지 않았다· 저렇게 말해도 홍비연의 저 완벽주의적인 성격으로 따졌을 때 자신이 처리해야만 하는 일을 모 조리 해두었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
문이다·
“···이거 내가 해야 되는 건데 공주님이 전부 처리해 버렸어·”
“내 것도····”
“이 이건 우리 조 과제잖아? 공주 님이 본인 과제인 줄 알고 처리하셨 나 봐····”
“대체 언제···r
앉아서 펜으로 뭔가를 끄적이는 것 까지는 봤는데 한 사람이 처리했다 고는 믿을 수 없는 업무를 순식간에 처리해 버린 홍비연·
부원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사라진 공주님의 자리를 바라보았
다·
“공주님께서 여왕이 되신다면 나 라가 기울 일은 없을 것 같아····”
“그러게···
* * *
그 시각·
제1본탑 스텔라 교감실·
따사로이 쏟아지는 햇살이 아키헤 이든 교감의 맨들맨들한 머리에 반 사되어 유난히도 반짝인다·
레이딘은 태양보다도 눈부신 조명 을 똑바로 응시하면서도 눈 하나 깜 짝하지 않았다·
“이번에 편입 예정 학생 명단이라 고 했던가·”
,,예·,,
“이 아이는 대체 뭐지?”
아키헤이든은 ‘아넬라’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귀염상의 외모에 어딘가 띨빵해 보 이지만 그마저도 매력인 아넬라의 증명사진을 시선으로 훑은 레이딘이 무덤덤하게 답했다·
“블랙 킹던가의 흑마인입니다·”
“블랙 킹던가라···
아키헤이든과 레이딘의 소속은 ‘월 영신교’로서 블랙 킹던과는 사이가 그리 좋지 못했다· 같은 흑마인이라 지만 품은 뜻이 다르기 때문·
현재는 흑마도왕의 지시 아래 교 류하는 척 지내고는 있으나··· 언 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도 같은 관 계라는 것이다·
“그런 여자를 데려오겠다고? 아까 운 T·0를 사용하겠단 말이냐? 우리 측의 아이를 한 명이라도 더 끼워도 모자랄 판에·”
“예·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으나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저 아 이는 제가 완벽히 회유했습니다·”
레이딘으로서는 처음 하는 거짓말 이었다· 평생 월영교를 섬기며 감히 아키헤이든에게 거짓말 따위를 한 적이 있던가· 그 사실을 아는 아키 헤이든이었기에 레이딘의 말을 듣고 서 잠시 주춤했다·
“그러한가····”
“전략상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블랙 킹던의 행보를 파악하기 위해 이중 첩자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자네가 그렇다면 그렇겠지·”
그 말에 레이딘은 안도했다·
백유설은 ‘마오룬 화이트’ 팀을 본 선에 진출하도록 만듦으로써 제 역 할을 완벽히 수행해 냈다·
이제는 레이딘이 백유설의 부탁을 들어줄 차례·
“하지만·”
그러나 아키헤이든이 이마를 짚으 며 고개를 젓자 레이딘은 불길한 느 낌에 되물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그래· 있고말고· 이번에 편입하는
학생들을 모두 철저하게 교장이 검 사해서 직접 뽑겠다고 하더군· 덕분 에 지금 편입할 예정이었던 모든 학 생들이 취소됐어·”
“···그 말씀이 사실입니까?”
“나도 갑자기 엘트먼 저 미친놈이 왜 저러는지 모르겠군· 그냥 우리 말만 얌전히 들으면 본인도 편하고 좋은 것 아닌가? 이런 사사로운 일 에 일일이 참견하기 시작했단 말이 지·”
“방법은··· 없습니까?”
”그래· 안타깝지만 별수 있나· 편입 예정이었던 신도들은 모두 돌려보냈
다네· 그 아이는 일단 자네가 계속 데리고 있도록· 언젠가 써먹을 수도 있으니·”
아키헤이든은 그리 말한 뒤 레이딘 을 물렸다· 그에게는 편입생 몇 명 부족해진다고 해서 큰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었으므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레이딘에게는 아니었다·
···골치 아프게 되었군·’
백유설은 레이딘의 부탁을 들어주 었으나 그는 들어주지 못했다·
이미 계약서까지 쓴 마당에 무를
수는 없는 노릇·
즉 레이딘은 되려 백유설에게 빚 을 진 꼴이 되어버렸다·
달칵!
교감실의 문을 닫고서 나온 레이딘 은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며 복도를 걸었다·
제1본탑 79층의 복도 끝 엘리베이 터에 도착하니·
웬 소년 한 명이 벽에 기댄 채 기 다리고 있었다·
백유설이었다·
그는 특유의 싱글벙글한 미소를 띤
채 레이딘에게 말을 걸어왔다·
“교수님· 저희 약속 지키셨겠지요?”
오늘따라 그 말투에서 압박감이 느 껴지는 것은 기분 탓이 아닐 것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될 것을 알 고 있었군·”
“예? 무슨 소린지 잘·”
레이딘은 그제야 자신이 모종의 함 정에 빠졌음을 깨달았으나··· 그때 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