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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모든 게 얼어붙은(4)
[던전 ‘얼음 정령의 협곡’에 입장합 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시 스템 메시지가 백유설의 정면에 나 타났다· 얼음 절벽의 사이를 걷고 있을 뿐이었기에 아마도 다른 이들
은 던전으로 들어왔다는 사실 자체 를 인지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음· 분위기가 바뀌었군·”
“마나의 농도가 내려앉았어·”
“본격적으로 뭔가가 나타나려는 모 양인데····”
하지만 그건 백유설만의 착각이었 는지 시스템 메시지의 도움 따위가 없더라도 역시 베테랑답게 금세 눈 치채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 이건 조금 신기한데·”
“그러게· 바닷속까지 내려온 건 또 처음이군·”
사실상 바다의 틈새로 비집고 들어 가 점점 더 심해로 나아가는 길이었 기에 파티원들은 바닷속의 얼어붙은 바닷속의 실상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었다·
보통 빙하라고 생각하면 바다의 표 면만 얼어붙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 곳은 다르다· 아래쪽의 바다까지 완 전히 얼어붙은 채 정지해 있었다·
“저건··· 육각초상어로군·”
“칠백 년 전에 멸종했다고 들었는 데 여기에는 얼어붙은 채 남아 있 었구만·”
“거 참· 살아 있는 박물관이여·”
천 년 전 얼어붙은 풍경 그대로였 기 때문일까 이곳에서는 현재 볼 수 없는 괴수나 해양생물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게임을 플레이하던 당시에는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전혀 신경 쓰지 않 았기에 백유설에게도 퍽 신기한 광 경이었다·
“음 앞에 뭔가 온다·”
“전투 준비!”
그것과는 별개로 이 던전의 공략법 은 완전히 꿰차고 있지만·
그는 나름대로 커뮤니티 사이트에 [★유설표 던전 공략#001 ★] 시리
즈로 공략집을 올리며 상당한 호응 을 얻었던 전적이 있었다·
캐릭터 분석이나 스토리에는 영 젬 병이었지만 괴수 및 던전 공략 분야 에서는 RPG 게이머답게 스페셜리 스트라고 봐도 무방했다·
하여 그의 전투 능력을 파악할 생 각으로 이번 공략에 참가하였던 대 부분의 모험가들은 백유설이 최후방 부에서 지휘를 맡자 크게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단장~ 계획이 틀어졌네〜?”
멸암단 단장 카엔 역시도 마찬가지
였는데 애당초 백유설의 무력을 확 인할 수 없었다면 이런 던전 공략대 따위에 지원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다음은 이쪽 방향으로 진입할 건 데 발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조심해 주세요·”
그래도 한 가지 알 수 있는 점은 있었다· 그의 판단력은 과연 열일곱 의 학생이라고 보기에는 꽤 날카롭 고 통찰력이 있었다는 것·
이 던전에 이미 와본 적이 있는 사람처럼 상당히 특이한 판단을 하 면서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는 했 는데 그 모습이 처음에는 영 미덥 지 못하여 모험가들의 반발을 사기
도 했다·
“뭐? 여기를 굳이 왜 기어들어 가? 딱 봐도 위험해 보이잖아?”
“물결이 흐르던 흔적과 발자국이 향하는 방향을 잘 보십쇼· 또 마나 가 흘러들어 오는 기척이 심상치 않 은데 제 분석에 따르면 이건···
“거 참· 명문 학교 학생 아니랄까 봐 어렵게 말하네· 그래서 뭐가 어 쨌다고?”
“정 못 미더우시면 베테랑 모험가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하여 이쪽으로 가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나올 것이지!”
베테랑 모험가들은 베테랑답게 날 카로운 감을 가지고 있었다· 백유설 처럼 전문적으로 던전에 대해 공부 하지는 못하였지만 그들도 그들 나 름대로 이런 전장에서 먹고 살아온 짬밥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안경 쓴 꼬맹이 샌님의 말 을 전적으로 따를 수가 도저히 없었 고 백유설 또한 그러한 사실을 잘 알았는지 모험가들의 의견을 흔쾌히 받아주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는?
“미 미친! 크리스탈 자이언트 골 렘이 왜 여기에서 튀어나와!”
“최소 7리스크라고 상정하고 상대 해야 돼!”
“미친 상대하긴 뭘 상대해! 일단 뒤로 튀어! 이런 좁은 협곡에서는 놈을 상대할 수 없다!”
백유설의 말대로 따르지 않으면 꼭 이런 일이 발생하고 만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사태를 예상한 백유설이 미리 퇴로를 확보해 놓거 나 적재적소의 지휘를 보여주어 큰 피해 없이 상황을 넘길 수는 있었는 데 이런 일이 몇 번이나 발생하다 보 니 이제는 그의 말을 아득바득 어기 려고 드는 모험가는 아무도 없었다·
“후우 거 참· 여기는 뭐 하나 상 식대로 되는 게 없군···
“그러게 말이여· 저 꼬맹이는 정체 가 뭐여?”
“물어볼 때마다 ‘교과서 위주로 공 부했어요’라고만 대답하고···
아무리 책상 앞에 앉아서 이론을 빡세게 공부했다고는 해도 이런 지 휘와 판단력이 가능할 리는 없다·
오히려 그런 지식에 의존하다가 돌 발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실전에서 당황하여 얼타는 지휘관을 많이 보 아왔기에 백유설은 정말로 특이 케 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백유설이 사실은 평범한 학 생이 아니며 그에게 ‘딥 러닝’이라 는 특이한 분석 능력이 있다는 사실 을 미리 알고 있던 카엔과 혜이진으 로서는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가 가지고 있을 전투력에 비하면 저 정도의 능력은 애교 수준 이리라·
백유설은 최대한 길게 휴식을 취해 가며 모험가들의 체력을 보존해 주 었다· 쉴 필요가 없다는데도 30분씩 은 꼬박꼬박 휴식을 취하게 해주었 는데 그러면 모험가들은 어쩔 수 없이 짧게 눈을 붙이거나 간식을 먹 으며 말을 듣기는 들었다·
이 바닥에서 10년에서 30년씩 굴 러먹은 베테랑들이 학생 한 명의 말 을 고분고분 듣는 모양새는 참으로 이상했으나 그의 신기한 통찰력을 경험한 이상 받아들일 수밖에 없으 리라·
던전은 점점 더 심해를 향해 들어 가는 방향이었는데 갈수록 빛이 들 어오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신기 하게도 전혀 어둡지 않았다·
양옆에 마치 드높은 벽처럼 가로막 힌 얼어붙은 바다에서 신비로운 푸 른 빛이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것이 다·
“바다에 뭔가가 있군·”
침묵 속에서 어떤 모험가가 꺼낸 한마디였다· 모두가 동의하였으나 굳이 그 정체를 떠올리고 싶지는 않 아 했다·
천 년이라는 세월 동안 꽁꽁 얼어 붙은 바다에서 이 정도로 환한 푸른 빛을 낼 만한 무언가의 정체라·
인간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무언가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유설은 저것의 정체를 잘 알고 있었다·
‘얼어붙은 세계로 향하는 입구····’
그의 진정한 목적ス 1·
얼음의 거신과 정령이 살아 숨 쉬 고 있으나 살아 있는 생명체는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금기의 영역·
끼이이오오오-!
“윽! 귀청 떨어지겠군·”
“얼음의 정령이다·”
“정령을 보는 건 오랜만인데····”
“이런 데에 정령이 있는 건 신기한 데· 정령 토템이라도 있는 건가?”
“얼씨구 화가 단단히 났나 본데? 영역을 침범했다고 생각하는군·”
정령이라는 존재는 아직 마법계에
서도 미지의 영역이다·
그들은 평상시에 어디에서 서식하 는지 무엇을 먹고 사는지 잠을 자기 는 하는지 왜 때때로 마법사와 계약 을 하는지 어떻게 소환을 하는지·
아무것도 제대로 밝혀진 게 없다·
그런 정령이 난데없이 던전에 등장 해서 적대를 표하니 모험가들은 영 불안한 듯싶었지만 억지로 농담을 날리며 분위기를 밝게 띄웠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백유설 은 도저히 웃을 수가 없었다·
‘왜 정령들이 벌써?’
본래 이 던전 자체는 정령이 등장
하지 않는다·
얼어붙은 심해 괴인이나 얼어붙은 심해 어류 등의 빙계 정령의 힘에 노출된 특이한 괴수들이 자주 등장 할 뿐 정작 정령은 전혀 모습을 보 이지 않는 게 정상이었거늘·
’···뭔가 변수가 생겼어·’
이제부터는 자신이 알던 지식을 토 대로 나아갈 수가 없게 되었다· 위 험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곳이 오히 려 위험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 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
“잠깐 휴식합시다·”
“좋ス]· 이번에는 조금 힘들었다고·”
“정령이 직접 조종하는 골렘이라· 돌아가서 또 술안줏거리가 생겼군·”
“야 이 사람아· 그런 말 하는 사람 은 꼭 먼저 죽는다고· 몰라?”
“뭔 미친 개소리야! 재수없게·”
모험가들이 수다를 떨며 여유를 부 리는 와중에도 백유설은 계속해서 어딘가를 바라보았다·
‘보스룸·’
이 던전의 종착지·
가장 깊은 심해이자 소용돌이의 심 장부와 맞닿은 장소·
저곳으로 들어가는 순간··· ‘얼음
계곡의 수호자’라는 갑옷을 입은 정 령과 맞서 싸우게 되며 승리할 경 우 어마어마한 보상과 함께 얼음의 세계로 향하는 입구가 열리게 된다·
‘정말 들어가도 좋을까?’
아이테르 월드 온라인을 진행하던 당시에는 공략법을 제대로 알았기에 캐릭터 백유설 혼자로도 충분히 클 리어가 가능한 던전이었다·
하지만 정령이 직접 개입하기 시작 한 이후부터는 난이도가 차원이 다 르게 높아졌다· 백유설의 공략법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탓에 모험가들 의 순간 판단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 던 적도 몇 번 있었다·
백유설은 그들의 경험을 믿는다·
그러나 남들의 경험에 의존하여 저 들을 사지로 내모는 행위는 스스로 용납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던전의 난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 아진 와중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없을지도 모르는 저 보스룸으로 모험가들을 데리고 갈 생각은 없다·
“여러분· 잠깐만 주목해 주세요·”
“응?”
“그래 꼬맹이 파티장·”
“말해보라고·”
장난치는 듯한 말투는 여전하지만 이제 파티원들은 백유설의 판단을 전적으로 존중해 준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들에 게 신뢰를 준 판단력은 전적으로 예 전의 경험과 직박구리 안경에 의존 해서였을 뿐····
앞으로도 그런 멋진 지휘력을 보여 줄 수는 없다·
그렇기에 백유설은 이런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파티는 여기서 해산입니다· 앞의 보스룸은 저 혼자서 가겠습니다·”
“뭐?,,
“아니 잠깐···
“이 꼬맹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 는 거야?”
“던전에 정령이라는 변수가 발생하 는 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정령은··· 저로서도 도저히 파악하기 힘든 영역이라서 이대로는 여러분이 큰 위기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대 신 던전을 클리어하고 나온 보상을 하나도 빠짐없이 여러분과 나누겠다 고 약속하겠습니다·”
그는 꽤 굳게 마음을 먹고서 그리 말하였지만 베테랑 모험가들의 심 정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하였다·
“허 참· 이 꼬맹이 이제 보니 상 당히 건방지군?”
“그래서· 우리를 걱정해서 파티를 해산하겠다?”
“혹시 누가 죽을까 봐?”
“푸하하핫!”
하지만 모험가들이 생각 외의 반응 을 보이スト 오히려 백유설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야 꼬맹아· 모험가라는 직업은 원 래 죽음을 업으로 달고 사는 거야· 언제 어디서 뒈질지 아무도 모른다
고· 네 대가리가 잘 굴러가는 건 충 분히 인정해· 우리 이상으로 똑똑하 고 공부도 많이 한 것 같으니까·”
“하지만··· 지식으로 세상을 모두 이해했다고 생각하지 말거라· 이건 다른 문제니까·”
“우리는 매일 모험을 나서는 그 순 간부터 목숨을 내려놓는다· 작별 인 사 하나 없이 떠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그 수많은 동료들 역시 마찬가 지였고·”
“이 던전 나름대로 신기한 경험이 었어· 모험가로서 살아 돌아간다면 꽤 재미있는 술안줏거리가 될 것 같 고· 그런데 여기서 돌아가라고?”
“미친! 그만큼 끔찍한 일이 더 있 올까!”
“내 인생에 남을 자랑거리 중 하나 가 순식간에 흑역사로 변질되는 일 이다· 죽을 위기가 있더라도 나는 저 보스룸에 반드시 들어가야겠어·”
“네게 뭔가 다른 목적이 있다는 건 우리도 알고는 있다만 그래도 이건 들어줄 수 없겠군·”
모험가들의 호소는··· 아직 백유 설로서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단 어투성이였다·
그는 세상에서 무엇보다도 살아간
다는 사실 그 자체가 증요하였고 무 언가를 위해 목숨을 건다는 행위는 아직까지 너무나도 먼 일이었기에·
그래서 그는 모험가들을 존중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저들이 이렇게까지 말했는 데도 존중하지 못한다면 그는 감정 이 없는 생물이리라·
“···알겠습니다· 다 같이 들어가 도록 하죠·”
“하하! 좋구만!”
“다들 충분히 쉬었으면 이만 일어 나도록 하지!”
모험가들이 의욕 넘치는 얼굴로 자
리에서 일어나자 가장 뒤에 숨어서 대화를 지켜보던 혜이진이 울상을 지었다·
“히잉·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모험가들이 모험에 목숨을 거는 것 처럼 혜이진도 흑마인 사냥에 목숨 을 거는 타입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흑마인 사냥이 아니었으니 그녀의 입장에서는 어쩌 면 개죽음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단자앙··· 우리는 돌아가면 안 돼?”
“아니· 우리도 들어간다·”
카엔은 마지막까지 백유설의 실력 을 두 눈으로 봐두고 싶었다· 보스 룸이 위험하다면 차라리 잘된 일이 다· 그곳에서 변수가 발생해 준다면 백유설이 본 실력을 드러낼 수밖에 없을 테니까·
“좋아· 그럼 들어가자고!”
그렇게 던전의 최종 관문·
보스룸이 개방되었다·
모험가들의 뜨거운 열정과 의리로 다져진 이상 앞으로의 수순은 정해 져 있었을 것이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강력한 보스와 의 사투! 그 와중 피어나는 불타는
의리와 단단한 결속력!
힘겹고 도저히 이겨낼 수 없을 것 처럼 불가능한 상대였지만 마침내는 승리해 내는 가슴 뜨거워지는 결말!
모두가 그런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 었다· 백유설도 모험가도 카엔 역 시 마찬가지로·
하지만····
던전의 입구가 개방되는 즉시 몰 아닥치는 어마어마한 혹한의 눈보라 에 눈조차도 제대로 뜨지 못하였다·
“크윽 대체 뭐야!”
-쿠오오오오···!!!
무언가가 울부짖는다·
모험가들은 직감적으로 그것이 이 보스룸을 지키는 몬스터라고 판단하 였다·
그러니 그건 정말로 특이한 일이 었다·
“보스가··· 보스룸 바깥으로 나오 고 있어!”
“뭐 뭐라고? 미친!”
보스는 결코 보스룸에서 나오지 않 는다· 그건 상식이다·
하지만 아주 간혹 그러한 상식이 깨지는 일이 있었는데 바로 ‘던전
브레이크’였다·
던전이 지나치게 오래 방치되는 바 람에 내부의 이상현상과 괴수가 외 부로 튀어나오는 끔찍한 현상·
“···젠장 반드시 막아야 한다!”
“이렇게 된 이상 돌이킬 수 없어!”
모험가들은 뒤로 훌쩍 물러나 눈보 라에 대비하는 거대한 배리어를 친 뒤 지팡이를 치켜들었다·
쿵! 쿠웅!
최소 50m를 넘어가는 거대한 덩 치의 얼음 괴수가 한 발자국씩 걸어 나오자 모두가 긴장한 듯 침을 꿀꺽 삼켰다· 하지만 누구도 도망칠 생각
은 흐)■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스릴 넘치고 좋 다고 젠장·”
“그래 딱 기대했던 상황이로군!”
“뭘 기대했던 상황이야! 냉정하게 판단해! 여기서는 눈보라 때문에 놈 을 제대로 상대할 수 없단 말이다!”
“뒤로 물러나는 건 불가능해! 뒤는 너무 협소한 협곡이다· 어떻게든 눈 보라를 버텨내며 여기서 상대해야 한다!”
“아주 죽겠구만!”
카엔 역시도 모험가들과 똑같이 행 동하기 위하여 살짝 뒤로 물러난 채
로 주변을 살폈다·
그러다 우연히··· 보스룸에 시선 이 닿게 되었다·
,저건···?’
보스룸 내부에 무언가 이상한 게 있었다· 공간이 소용돌이치는 둣 일 렁이는 모습이 꼭····
‘포탈?’
보스룸에 어째서 저런 게 존재하는 가·
하나 확실한 부분이 있다면 이 정 체불명의 눈보라가 바로 저 포탈에 서 뿜어져 나오고 있다는 것·
포탈을 막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 눈보라를 버텨내면서 접근하는 건 그야말로 미친 짓이나 다름없다·
아마 지금쯤 모험가들도 저 포탈 을 발견했을 터·
하지만 누구도 저곳으로 향하겠다 는 말을 하지 않았다·
죽는다·’
목숨을 걸고 싸운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저곳으로 나아가■려 는 순간 반드시 죽는다·
그렇기에 모두가 망설일 수밖에 없 는 것이다·
···하는 수 없군·’
여기서는 카엔이 직접 나서기로 결 정했다· 그가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 면 이런 눈보라나 얼음 괴인 따위 는 문제도 아니었으니까·
[점멸]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튀어나간 누 군가가 있었다·
“어 어어?”
“저 미친 꼬맹이가 무슨 짓이야!”
백유설이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포탈 을 향해 달려나갔고 모험가들을 뒤
늦게 그를 막아보려 했지만 이미 너 무나도 멀리 가버린 탓에 저지할 수 없었다·
카엔은 직감했다· 저것이 바로 백 유설이 진짜 목적이라고·
“혜이진 따라간다!”
“어? 어어? 단장 나는 이런 거 못 버티는···드아앗?!”
그는 혜이진을 옆구리에 낀 채로 슈퍼 점프를 사용해가며 눈보라를 뚫고서 나아갔다·
번쩍!
포탈을 통과하여 사라지는 백유설 의 뒷모습을 쫓아 카엔 역시도 그
곳을 향해 몸을 던졌다·
휘오오····
직후 눈보라가 멎었고·
침묵이 내려앉았다·
“미 친···
모험가들은 얼음 괴인을 눈앞에 두 었음에도 불구하고 당황하여 한동 안 입을 제대로 열지도 못하였다·
“설마 눈보라를 멈추려고····”
누구나 할 수 있었지만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
“그 꼬맹이가 뛰어든 거야···r
어느 한 모험가가 날린 의문은 계 곡을 잔잔하게 흔들었으나····
아무도 대답하지 못한 채 그저 수 많은 감정을 담고서 메아리처럼 울 려 퍼질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