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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영혼의 보주(1)
경기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벌어지 는 전투 하나하나가 상당히 흥미로 운 양상을 띠었다·
꽤 많은 우승 후보가 탈락했지만 새로운 신성으로 떠오르는 소년•소 녀들이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아~ 에델리아 선수! 탈락하고 말 았습니다· 마지막에 엄폐물을 버리 고서 돌진하는 과감한 판단은 좋았 으나 운이 좋지 않았어요· 하필이면 그 자리에 맹독 덫이 있었다니!
한 명 두 명·
선수들이 탈락할 때마다 안타까운 탄식이 사방에서 터져 나왔고 누군 가는 환호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사회자는 눈을 재빠르게 굴려 스테 이지에서 벌어지는 모든 전투를 하 나하나 체크했고 동시에 여러 장면 을 능숙하게 해설하였다·
이 장소를 해설했다가 저 장소를
해설하기도 하고 다른 장소를 중계 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아주 간혹 사회자도 단 하 나의 전투에만 집중할 때가 있었다·
대다수의 관중들이 관심을 가지는 특별한 선수들의 전투가 그러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 젤리엘 선수! 베런칼 선수와 맞닥뜨려 전투를 벌 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베런칼이라는 이름을 아는 사 람은 드물다· 하지만 젤리엘의 이름 값은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유명하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했기 에 사회자는 급히 그곳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다른 선수들의 전투가 소외되는 건 안타깝지만 사회자로서 관중들이 원 하는 방향대로 해설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곧바로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상 대 베런칼 선수 비록 이름은 잘 알 려져 있지 않으나 패도적인 분위기 로 보아하니 젤리엘 선수가 만만하 게 봐서는 안 될 것 같군요!
사회자는 일부러 상대 선수까지 띄 워가며 막상막하의 분위기를 연출했 지만 대부분은 젤리엘이 승리할 것 이라고 예상하였다·
하지만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어린 나이에 하이엘프가 된 젤리엘의 실 력을 보고 싶은 게 관중들의 심리 아니겠는가·
과연 그녀는 어떤 화려한 마법을 선보이며 무명의 상대 선수를 짓밟 을 것인가·
그런 기대감을 가지며·
전투가 시작되었으나·
一아··· 잠깐 경기 진행 도중 조금 의 문제가 생긴 것 같군요····
“어? 저거 뭐야?”
“진짜로 불타는 거 아냐?”
“뭔가 이상한데····”
“스텔라 돔에 오류가 생겼나?”
베런칼이 사용하는 검붉은 불꽃에 의해 지형지물이 모조리 불타버리기 시작하자 관중들이 웅성거렸다·
심지어 그 마법에 적중당한 젤리엘 의 피부가 실제로 새카맣게 타들어 가는 것까지 확인된 이후부터는 불 안감이 더욱 고조되었다·
매직 서바이벌의 스테이지는 가상 으로 창조된 공간이다· 결코 마법에 의한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되는 장소 였을 터인데 어째서 저런 불가사의 한 현상이 발생한단 말인가?
“왜? 뭐가 잘못됐어?”
“나는 잘 모르겠는데···
물론 마법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인들은 뭐가 잘못됐는지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¹1스테이지에는 선수들의 마법으로 는 파괴할 수 없는 오브젝트가 존재 한단 말이야· 떨어지는 소나기라던 가 고정된 건물 더미 같은 것들·”
“응· 그게 왜?”
“저 베런칼이라는 선수는 그런 것 들을 모조리 불태우면서 젤리엘 선 수를 공격하고 있어· 티를 내지는 않지만··· 상태를 보아하니 진짜로
상처를 입은 것 같고·”
“맞아· 게다가··· 저 흑색의 불꽃 흑마력을 품고 있는 것 같아·”
“뭐어···? 진짜로?”
하지만 관중들 사이에는 전문 지 식을 가진 마법사들이 상당하였다·
그들은 이 경기가 이상하게 홀러간 다는 사실을 눈치챘고 그 사실을 주 변에 전파함으로써 ‘흑마인이 서바 이벌에 난입한 게 아닌가’라는 이야 기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아아 관중 여러분· 모두 진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약간의 사고가 있 는 것 같지만 스텔라 측에서 모두
해결할 테니····
도중에 사회자에게 모니터를 돌리 라는 사인이 오기도 했으나 칼같이 거절하였다· 사회자 경력만 수십 년 이기에 잘 알고 있다· 이런 논란이 있을 때 화면을 돌리는 행위는 오히 려 폭탄을 밟는 짓이라는 것을·
-우선은 사태를 차차 지켜보고····
그렇게 사회자가 허둥지둥 분위기 를 수습할 무렵·
마침내 젤리엘이 베런칼의 마법에 의해 온몸이 불타오르며 쓰러지고 말았다·
一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크게 벌어 지고 있었다·
* * *
그 무렵 풀레임의 병실·
마찬가지로 같은 상황을 시청하고 있던 홍비연은 대뜸 말했다·
“이스카람의 뿌리·”
“에···r
너무나도 뜬금없는 말이었기에 아 넬라가 어벙한 표정을 짓자 풀레임 이 뒤에서 보충 설명해 주었다·
“저 마법의 근원이야· 흑마인의 혈 통 같은 건데 특별한 마법을 다룰 수 있게 해줘·”
“아 그랬지····”
아넬라도 흑마인이었기에 모를 수 없다· ‘이스카람’은 가장 강력한 힘 을 가진 최악의 흑마인 중 한 명이 었기에·
‘어마어마하네····
자신보다 훨씬 어린 나이로 추정되 는 흑마인이거늘 저렇게나 패도적 인 힘을 부릴 수 있다니·
아넬라로서는 전혀 할 수 없는 일 이었기에 조금은 부러워질 뻔했으나
마음을 다잡았다·
‘흑마인의 힘 따위 이제는 부럽지 않으니까·’
아넬라가 머리를 휙휙 흔드는 와 중 풀레임은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 터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이스카람의 마법을 사용하 는 베런칼 역시 자신이 수만 명의 관중들에게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 정도는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오히려 즐기겠지·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상황 속에 서 마법사들의 우상이나 다름없는 존재를 괴롭히다 죽여 버리는 것으
로 쾌락을 느낄 테니까·
당장 직후에 자신이 죽는다 하여도 마법계에 크나큰 상처를 남길 수만 있다면 아무래도 좋을 것이다·
사회자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화면 속 젤리엘은 자신의 소환수 엘피온의 몸체에서 힘겹게 기어 나 왔으나 이미 온몸에 화상을 잔뜩 입 어 전투가 불가능해 보였고 그에 비해 베런칼은 멀쩡한 상태였다·
머리가 복잡해진다·
원작 로판에서의 젤리엘은 틀림없
는 악녀다·
에이젤과 완전히 상반된 위치에 있 는 흥비연과 젤리엘은 각각 다양한 방식으로 주인공을 괴롭히고는 했는 데 유독 그 방식이 지독하여 잊으 려야 잊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고민이다·
‘과연 젤리엘이 죽어도 좋은가·’
그녀는 이 세계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다· 악역이든 어쨌든 말 한마디로 도시 하나를 뒤집어놓 을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런 존재가 갑작스레 변수가 발생
하여 세상에서 지워진다?
그건··· 오히려 미래에 다가올 ‘세계 멸망’을 향해 한 발자국 더 빠르게 다가가는 일이 아닐까?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운 와중·
콰르릉···!!
스크린도어 속에서 커다란 벼락 한 줄기가 내리쳤고 동시에 백유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젤리엘을 살리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다·
-아 으음··· 젤리엘 선수가 탈락하 였군요····
백유설은 그녀를 무사히 탈락시켰 고 곧이어 전투가 벌어지자 풀레임 은 숨죽여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결국 선수들에게 돌아갈 피해를 없 애기 위해서는 저 자리에서 흑마인 을 직접 처리할 수밖에 없을 터·
···그런 심각한 상황인 것과는 별 개로
“그래! 백유설! 죽여버려!”
“잘한다! 본때를 보여주는 거야!”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젤리엘을 극적인 상황에서 구출해 낸 것도 모자라 혼자 압도적인 전
투력으로 수많은 선수를 탈락시키고 다니던 백유설이 등장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어떻게 되려는지···
원작 로판에서도 스텔라에 흑마인 이 잠입한 사건 때문에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학교 대항전 이후의 스 토리에서 메이젠 티렌 교수가 흑마 화했을 때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메이젠 티렌은 진작 백유설 에 의해 퇴치된 지 오래였고 그렇게 잠잠하게 넘어가나 싶었더만····
“어 プ
그러던 도중·
백유설에게서 무언가 기묘한 기운 이 그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익숙하지만 인간에게서는 결코 느 낄 수 없는 기운·
‘이건··· 신수의 마력?’
“왜· 무슨 문제라도 있나?”
감각이 특출나게 예민한 풀레임 정 도가 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인 지 흥비연은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 으로 물었다·
“···아냐· 아무것도·”
풀레임은 고개를 저었다·
백유설이 설마 신수의 마력까지 다
룰 줄은 몰랐기에 조금 놀랐을 뿐 회귀자인 이상 무슨 일을 벌여도 크 게 이상할 건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뭐가 이렇게 불안하지?’
스텔라 돔 스테이지 VI*·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공간에서 경 기를 관람하던 꽃서린은 정체를 드 러낸 흑마인의 모습을 보고서 미간 을 찌푸렸다·
매직 서바이벌에 갑작스레 흑마인
이 난입해서 기분이 상했는가?
물론 그런 것도 있다·
그녀는 특히나 흑마인이라는 족속 을 증오했으니까·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흑마인의 정체가 자신이 원했던 모습이 아니 라서 실망한 것도 있었다·
“··아?”
그러다가·
베런칼을 상대하는 소년의 얼굴을 보고서 꽃서린은 살짝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익숙한 얼굴이다·
왜 모르겠는가· 저 학생은··· 신 령 잎하넬의 목숨을 구해주었던 정 체불명의 소년이 아니던가?
“왜 그러십니까?”
오렌하가 물어왔으나 꽃서린은 대 답하지 않고서 홀린 듯 백유설의 얼 굴을 뜯어고칠 기세로 살펴보았다·
틀림없다·
그때 잎하넬의 정원에서 마주했던 그 소년이 맞다·
‘스텔라의 학생이었다니···
이렇게나 가까운 곳에 있었음에도
만나지 못했다니· 어쩐지 허탈한 기 분이었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 다· 경기가 끝난 뒤 그를 만나볼 수 있을 테니까·
어쩌면··· 기운을 회복하기 위해 잠들어버린 잎하넬의 근황을 물어볼 수도 있을 테고·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신령살해자 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아서 어쩐 지 불안해졌다·
‘초조해하시 는군·’
오렌하는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다·
아직도 신령살해자가 모습을 드러 내지 않고 있자 꽃서린은 입술 언저
리를 매만졌다·
가면 때문에 제대로 입술을 만지지 못하면서도 버릇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다는 건 많이 불안하다는 뜻·
오렌하를 힐끔힐끔 바라보는 모습 을 보아하니 무언가 묻고 싶은 눈치 였으나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 결 심했는지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꽃서린은 오렌하를 상당히 믿는 편 이다· 그렇지 않다면 왕의 업무 대 부분을 그에게 맡길 수 없었겠지·
그런 오렌하가 직접 신령살해자를 언급했으니 믿고 기다리자고 생각하 며 꽃서린은 잠자코 경기를 지켜보
았다·
“폐하· 스텔라의 마법사들이 분주 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실 제 상황인 듯싶군요·”
“저 흑마력은 가짜가 아니니까요·”
몇몇 일반인 관중들은 매직 서바이 벌에 난입한 흑마인을 보고서도 혹 시 이벤트가 아닐까 하는 믿음을 가 지고 있다고 한다·
저 지독하고 역겨운 흑마력을 느낄 수 없다니 그 얼마나 축복받은 몸 이란 말인가· 꽃서린은 지금 당장이 라도 코를 떼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는데 말이다·
“하지만 곧바로 경기장에 난입하지 못하는 걸 보니 스텔라의 교장이 스 스로의 마법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소문이 사실인 모양이군요·”
꽃서린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으 나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 고 말았다·
엘트먼 엘트윈이 사용하는 공간 마 법의 본질은 다른 이에게서 파생된 것이었으니까·
지금은 마법을 가르쳐 준 스승과 완전히 연을 끊어버린 그였기에 자 신의 마법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더라
도 그것을 고칠 수가 없었다·
공간 방정식은 인간의 두뇌로 이해 하는 게 불가능했고 엘트먼 엘트윈 의 마법은 평생을 제자리에서 멈춰 선 채 나아갈 수 없었다·
꽃서린은 묵묵히 스테이지의 모든 화면을 한눈에 담았다·
베런칼이 흑마인이라는 사실은 이 제 알았지만 혹시 또 다른 흑마인 이 존재할지 누가 알겠는가?
특별한 흑마 금제술을 사용하여 지 금 당장 흑마력을 드러내지 않는 이 상은 제아무리 꽃서린이라고 하여도
감지할 방법은 없었으나 아주 조금 이라도 마력이 새어 나오는 순간 곧 바로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유독 시선이 많이 가는 장소는 당연히 베런칼과 백유설의 전투였다·
흑마인 베런칼의 특이한 마법은 사 실 오리지널 버전을 진작 본 적이 있었기에 그리 특별할 것은 없었으 나 백유설은 굉장히 독특했다·
“신기하지 않습니까? 백유설이라는 학생·”
“···네· 정말 특이하고 특별해요·”
그의 이름에 대해서는 숱하게 들어
보아서 잘 안다· 열일곱이라는 어린 나이면서도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 큼이나 대단한 마법을 벌써 두 번이 나 탄생시켰으니까·
거기에 더해 점멸을 제어한다고 했 던가· 평범한 마법으로는 결코 점멸 을 제어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 을 상식으로 받아들였던 꽃서린으로 서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런데 폐하· 그런 생각은 안 해보셨습니까?”
“네···?,,
“백유설이 만약 평범한 10대의 학 생이 아니라면··· 저 모든 업적이 그
럴듯하다고 느껴지지 않습니까?”
“그게··· 대체 무슨 소리죠?”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런 위대한 마법을 탄생시킨 마법 사들은 역사 속에 굉장히 많습니 다·”
피렌다트는 서른아홉의 나이에 순 혈 마법을 탄생시켰으며 아라제스트 는 쉰넷에 캐스팅의 역재생을 개발 하여 마법의 안정성을 100%로 확 립하였고 퀸텀은 마흔에 마력 원소 의 결정체를 완벽하게 응집했다·
백유설의 업적도 저들의 것과 비슷 하다· 다만 지나치게 어린 나이 때
문에 유난히 눈에 띄었을 뿐·
“그 나이가 문제입니다· 백유설 은··· 자신의 나이를 위장하고 있습 니다·”
“···갑자기 무슨 소리죠?”
꽃서린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뜬금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오렌하 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 보며 말을 이어갔다·
“폐하께서도 제가 왜 이런 말을 하 는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게····”
대체 무슨 의미냐고·
그렇게 물어보려고 했으나·
그 순간·
갑작스레 어디에선가·
아주 강렬한··· 신수의 기운이 느 껴 졌다·
벌떡!
정신을 차리고 보니 꽃서린은 이 미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익숙하다 못해 그리운 이 기운은··· 다름 아닌 자신의 오랜 친우 신령 잎하넬의 것이 아니던가?
그리고 그 신수의 마력은 다른 누 구도 아닌 백유설이라는 이름을 가
진 학생에게서 풍겨 나오고 있었다·
‘어떻 게···?’
그가 잎하넬을 구해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 서 잎하넬의 기운을 품는다는 건 상 식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평범한 인간이 저만큼이나 많은 기 운을 품기 위해서는 ‘신령을 살해하 여 대상의 심장을 섭취하지 않는 이 상’은 결코 불가능했으니·
하지만 잎하넬이 직접 말하지 않았 던가· 틀림없이 저 소년이 자신을 구해주었다고·
‘아····)
꽃서린의 머리가 점점 더 복잡해지 는 것을 보며 오렌하는 자리에서 일 어나 그녀의 양쪽 어깨에 슬그머니 손을 올렸다·
“폐흐卜· 제가 괜히 이런 말을 꺼내 는 게 아닙니다· 제게는··· 확실한 증거가 있습니다·”
“···증거 말인가요?”
“예· 폐하께는 비밀로 해서 송구스 럽습니다만··· 백유설에게 ‘영혼의 보주’를 지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 고 오늘이 정확히 한 달이 되는 날 이지요·”
“아
그렇다면 영혼의 보주를 통해 백 유설의 영혼이 타락했는지 아닌지를 판가름할 수 있다·
신령을 정말로 살해했다면 새카만 흑색의 진주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 낼 테니까·
믿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오렌하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
꽃서린은 눈을 꼭 감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백유설 학생을 조용 히 따로 불러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역시 자애로운 여왕님이시다·
이 와중에도 따로 불러내서 진위 여부를 확인할 생각을 하시다니·
그는 그리 생각하면서도 꽃서린의 명을 듣지는 않을 예정이었다·
그녀에게는 정말로 미안한 일이지 만 오렌하는 백유설의 정체를 만천 하에 까발릴 생각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