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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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285. 인연 2

유진이의 이름이 실검 1위에 오른 건 오선영의 스타그램 덕분이었다.

[오양의 도전 Life]

<신의 이름으로> 촬영 연장.

(사진) 배우 정유진 님에게 직접 선물 받은 L.M.L 스커트.

단역 알바 하다가 천사를 만났음.

촬영하다 커피를 뒤집어써 옷을 다 버렸음.

그런데 갓유진 님이 갈아입으라고 블라우스랑 스커트를 선물해 줬음.

그런데 대박인 건 스커트가 명품 L.M.L. 그것도 발매도 안 된 신상임!

나 앞으로는 1일 1회 갓유진 찬양할 거임 ㅠ.ㅠ

유진 언니. 진짜 예쁘시고 마음은 더 예쁨. 이건 팩트임. 아무튼 그럼.

······

#정유진님이최고시다 #얼굴짱작고예쁨 #얼굴에서광채가남 #갓유진 #킹유진 #엔젤유진 #정유진대인배

(댓글)

-King.KoKo : 정유진 얼굴만 봐도 맘 착한 거 보임.

-MiDam0707 : 와 신상을 주나? 개부럽다.

-BBiBBiBong : 이거 혹시 브랜드 마케팅인가요? ㅋㅋㅋ

-JusticeBoom : 인간아. 좀 삐딱하게 좀 그만 봐라.

-BiBigo99 : 킹유진 원래 미혼모 시설에도 기부 많이 함. 물욕이 없는 스타일인가 본데?

명품인 L.M.L 라인 브랜드 옷 중에서 가장 저렴한 제품도 100만 원 이하는 없다.

그 비싼 의상을 흔쾌히 내줬다는 내용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아까 분홍 꽃무늬 스커트가 L.M.L에서 협찬받은 의상이었어?”

상의 블라우스는 일반 브랜드인 LM 의류였는데 하의 스커트는 명품 브랜드 상품인 L.M.L이었다고 한다.

로고가 드러나지 않은 제품이라 모르고 준 거 같았다.

실검 1위에 오른 건 좋았지만 혹여 유진이가 실수로 옷을 준 게 아닌가 싶어서 걱정되었다.

전화를 걸자 유진이가 헐떡이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헉헉. 오빠 왜요?

“운동해?”

-아뇨. 마당에서 미소와 놀아주는 중인데요?

전화기 너머로 무궁화 꽃이 피었다고 떠드는 미소의 목소리가 들린다.

“둘이서?”

-하루랑 미소랑 이 대리님이랑 양 대리님이랑 태권 매니저랑 같이해요. 저녁 먹고 가기로 해서 아줌마가 밥하시는 동안 잠시 노는 중이에요.

“아 그래?”

어쨌건 이게 중요한 건 아니지.

“유진아 너 또 실검 1위야.”

난 오성연이 작성한 스타그램 때문에 난리가 났다는 걸 알렸다.

그 이후 명품 스커트를 선물한 게 실수가 아니냐고 물었다.

그런데 유진이의 대답이 상상 이상이었다.

-아 그게 L.M.L이었구나~ 어쩐지 손에 잡히는 옷 질감이 좋더라. 근데 그게 왜요?

모르고 준 건 맞지만 어차피 공짜로 협찬받은 거 아니냐며 별일 아닌 듯 대꾸한다.

순간 할 말을 잃어버렸다.

회귀 전 내가 관리했던 여배우들이라면 어땠을까?

사정이 어찌 되었든 당장이라도 명품 옷을 찾아오라고 했을 거다.

하지만 유진이는 베푸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덕분에 오성연을 만나 옷을 되찾아오는 짓 따윈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그걸로 실검 1위가 돼요?

“성연이가 네가 챙겨준 걸 좀 과장되게 표현했거든.”

유진이는 다음번엔 한 벌 더 챙겨줘야겠다며 깔깔 웃는다.

-오빠. 그러면 이따가 봐요~ 미소가 불러요.

“그래. 수고해.”

-삼촌~ 빨리 오세요!

미소의 재촉 소리에 대꾸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괜스레 웃음이 나온다.

이기적이지 않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유진이의 마음씨가 가슴을 따듯하게 해 주고 있었다.

“고맙다 유진아.”

전화를 끊고 다시 기사를 보는데 이번엔 L.M.L 브랜드를 총괄하는 이영아 실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정 팀장님! 유진 씨 덕에 쇼케이스 좌석이 만석될 거 같아요!

이틀 뒤 8월 29일.

삼성동 아트홀에서 L.M.L 브랜드 쇼케이스가 열린다.

이영아 실장은 500석 규모로 꾸며놓은 무대에 기자와 연예인 그리고 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했다.

그런데 그저께까지 30% 정도밖에 회신이 오지 않았던 게 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 모조리 참석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단다.

게다가 지금은 추가 초청을 요청하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단다.

-호호호. 이게 다 유진 씨 덕분이에요.

‘만신 월아’에 이어 유진이의 선의로 인한 행동 덕에 L.M.L 브랜드의 위상도 올라가는 중이었다.

-내가 진짜 내가 어떻게 보상을 해야 하죠?

이영아 실장은 광고 모델을 잘 골랐다며 한참이나 감격을 토로했다.

“광고료로 어마어마하게 받는 데 이 정도는 해야죠.”

너스레를 떨자 이영아 실장이 깔깔대며 웃는다.

-하여간 제가 따로 또 보답할게요. 그럼 모레 뵈어요.

“예. 그때 뵙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자 가슴이 벅차오른다.

회귀한 이후 인성 바른 연예인들과만 함께 한 것이 옳았다는 게 절실히 느껴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매니저인 내가 손을 써야 할 차례.

난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일에 관한 홍보를 부탁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기사가 올라오자 다시 한번 유진이의 이름이 실검 순위를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실시간 검색어]

1위 정유진

2위 정유진 대인배

3위 L.M.L 신상 스커트

4위 L.M.L 브랜드 쇼케이스

5위 만신 월아 정유진

···

* * *

오후 8시.

강감찬 대표는 직접 차를 몰고 MBS의 본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본부장님은 어쩌고 혼자 오셨습니까?”

강지영 본부장은 <명성왕후 2021>의 작가 오상종에게 당한 피해자들을 아직 만나고 있단다.

“네 말대로 법무팀장과 같이 보내서 설득하는 중인데 끝나는 대로 연락해 오기로 했단다. 좋은 소식 기다려 보자꾸나.”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생은 무슨. 일은 아랫사람들이 다 하는데. 그나저나 어서 보자꾸나.”

강감찬 대표가 성큼성큼 앞을 걷는다.

조금은 살이 빠져 왜소해졌지만 오늘따라 그의 등이 넓고 커 보였다.

사실 회삿돈으로 그 피해자들을 도와줄 의무 같은 건 없다.

하지만 강감찬 대표는 개의치도 않고 피해자들을 향해 손을 내뻗고 있었다.

새삼 존경할 만한 어른이란 생각이 들었다.

강감찬 대표의 뒤를 쫓으며 MBS의 본사 건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곳곳에 <신의 이름으로> 포스터가 붙어 있는 게 보였다.

주연은 분명 주영인인데 유진이와 ‘만신 월아’를 확대해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얼핏 보면 유진이가 주연인 것처럼 오해하기 딱 좋다.

강감찬 대표가 포스터를 보며 흐뭇하게 웃는다.

“네가 벌인 일의 여파가 보통이 아니구나.”

“그러게요.”

씨익 웃으며 머리를 긁적이자 강감찬 대표는 잘했다며 어깨를 토닥거린다.

“내가 없는 동안 너무도 훌륭하게 잘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대화하는 사이 MBS의 대표이사실 앞에 도착했다.

“자 그러면 들어가 볼까?”

강감찬 대표가 대표이사실의 문을 두드렸다.

똑똑.

고풍스러운 오동나무 목재 문을 두드리자 안쪽으로부터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들 와요.

MBS의 대표이사실로 들어가자 최상병 대표가 우릴 향해 고개를 까닥인다.

야심 차게 기획한 <명성왕후 2021>이 엎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기분이 몹시 언짢아 보였다.

그런데 그보다 더 신경 쓰이는 일이 있었다.

최상병 대표의 오른쪽에는 이지연 작가의 집을 찾아와 망신을 당했던 최태현 본부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일은 최 본부장이 직접 진행하던 일이라서 불렀습니다.”

최상병 대표도 유진이의 노출 제안 사건 때문에 최태현 본부장을 그다지 좋아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의 담당자가 최태현 본부장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불렀다는 티가 역력했다.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자 최태현 본부장이 우릴 노려본다.

“최 본부장. 일단 알아본 것부터 이야기하지.”

“예. 대표님.”

발언권을 얻은 최태현 본부장은 강경한 태도로 포문을 열었다.

“그거 다 누명입니다. 제가 직접 찾아뵙고 왔지만 오상종 작가님은 자신의 명성을 걸고 일절 그런 일이 없다고 장담하셨습니다!”

씩씩거리던 최태현 본부장이 다음으로는 날 빤히 바라본다.

“정 팀장! 차라리 드라마의 배역이나 시놉시스가 마음에 안 든다고 그럴 것이지 멀쩡한 오상종 작가를 모함하면 쓰나!”

최상병 대표가 고민에 찬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당사자가 저렇게까지 강하게 부인하는데 어떻게 된 거야? 자네 제대로 알아본 건 맞고?”

나 대신 강감찬 대표가 태연하게 그 말을 맞받았다.

“그럼 우리 정 팀장이 거짓말을 했다는 뜻입니까?”

강감찬 대표의 블러핑에 최상병 대표가 헛기침한다.

“뭐 그렇다는 뜻은 아닙니다.”

강감찬 대표가 자신만만한 태도로 우리 의견을 전했다.

“그리고 죄인에게 죄의 진위를 묻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어차피 무조건 부인할 텐데요. 아마 지금쯤이면 직접 피해자들을 찾아가서 입막음을 시도하고 있겠군요. 이번엔 본부장님이 좀 실수를 하신 것 같습니다만?”

강감찬 대표가 조곤조곤한 어투로 상대의 실책을 지적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태현 본부장은 실책을 인정하지 않았다.

“강 대표님! 죄인이라뇨! 한국 사학계에 그런 훌륭한 분이 어디 있다고 그런 음해를 하시는 겁니까? 이번 일. 저 절대로 그냥 못 넘어갑니다!”

최태현 본부장이 목울대를 올리며 강경하게 대섰다.

하지만 강감찬 대표는 눈도 끔뻑하지 않았다.

그때였다.

강감찬 대표와 내 폰에서 동시에 진동이 지잉 하고 울린다.

까톡 메시지를 본 강감찬 대표가 씨익 웃더니 최태현 본부장을 바라본다.

“요즘 훌륭하다는 기준이 많이 바뀌었나 봅니다.”

강감찬 대표는 웃으며 최상병 대표에게 폰을 건넸다.

안경을 고쳐 쓰고 액정을 본 최상병 대표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내 까톡에도 같은 내용이 도착해 있었다.

고소장 양식의 빈칸을 채워 넣은 서류들이었다.

강지영 본부장이 피해자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최상병 대표의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폰을 최태현 본부장 앞에 들이민다.

“최 본부장. 이거 보여?”

“어 어······ 그게······.”

“훌륭~? 음해~? 다시 한번 말해 봐!”

최태현 본부장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린다.

“아 아니 그러니까 그게······.”

최상병 대표가 한숨을 푹푹 내쉰 뒤 문 쪽을 가리켰다.

“나가!”

“대 대표님!”

최태현 본부장이 뭔가 잘못된 게 틀림없다며 다시 한번 알아보겠다고 말했지만 최상병 대표는 눈도 끔뻑하지 않았다.

“피해자들의 고소장을 보고도 그딴 말이 나와? 좋은 말로 할 때 나가. 어서!”

“대 대표님. 오 작가가 절대 그렇게 염치없는 인간이 아닌데······.”

최상병 대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파의 팔걸이를 퉁 하고 내리쳤다.

“야! 너 혹시 오 작가한테 돈 받아먹었냐?”

“아 아닙니다.”

“그럼 니가 변호사야? 왜 그렇게 사사건건 변명질이야! 둘이서 같이 우리 MBS 말아먹으려고 작정이라도 했어?”

줄타기 하나로 본부장까지 올라온 사람이 바로 최태현 본부장이다.

이제까지는 줄을 잘 타고 올라왔지만 드디어 그 줄이 툭 하고 끊어져 버렸다.

“야! 안 나가? 내가 끌어내 줄까?”

“나 나가겠습니다······.”

최태현 본부장이 사색이 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표이사실을 나가는 그의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있었다.

그 순간 이젠 그를 다시 볼 일이 없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난 그 틈을 타 다이어리를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0.1]

[날짜 : 2021년 2월 12일]

-PM 11:00 <일정 삭제> (삭제된 일정 : <명성왕후 2021> 오상종 작가 성 추문 스캔들 대책 회의. (보고 사항 : 교수 재직 시절 제자들의 집단 고소. 법무팀장 배석.))

드디어 명성왕후의 모든 촬영 일정은 물론 오상종 작가의 스캔들과 관련된 일정들마저 깨끗이 사라져 버렸다.

* * *

짧은 시간 동안 몇 년은 늙은 듯 지칠 대로 지친 표정의 최상병 대표가 소파에 몸을 기댄다.

한숨을 푹푹 내쉬던 최상병 대표가 우리 쪽을 쳐다본다.

“그나저나 강 대표님. 고소는 언제쯤 한답니까?”

“이번 드라마 상영이 된 이후 하려 했다는군요. 피해자들이 워낙 악만 남은 상태라······.”

최상병 대표가 한숨을 몰아쉰다.

“만약 런칭 후 기사가 터졌으면 우리도 같이 끝장났겠군요 일이 이렇게 됐으니 우리가 따로 위로금이라도 챙겨주면 어떨까요? 소송 비용도 부담하고.”

MBS도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손해배상에서 피해자의 편에 함께 서고 싶다는 뜻이었다.

제법 좋은 선택지다.

여론이 악화되는 걸 막을 수도 있고.

강감찬 대표가 고개를 끄덕이며 최상병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하시죠. 제가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이번에 굴렁쇠에 큰 신세를 졌습니다. 고맙습니다. 강 대표님.”

강감찬 대표가 고개를 젓는다.

“제가 한 게 뭐가 있습니까. 어차피 이번 일은 우리 정 팀장이 다 한 겁니다.”

강감찬 대표는 모든 공을 내게 돌리고 있었다.

사실 난 정보를 알려준 것뿐이고 일은 강지영 본부장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며 해결했는데 말이다.

그 순간 최상병 대표가 날 쳐다본다.

“정 팀장 자네 덕에 300억이라는 거금이 허공으로 날아가는 걸 막은 셈이군.”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최상병 대표가 고개를 젓는다.

“아냐. 내 체면이 있는데 그냥은 넘어갈 수 없고. 보답을 해줘야겠는데······.”

그런데 그때였다.

잠시 고민하던 최상병 대표가 상상도 못한 제안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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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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