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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입원(1)
이따금·
꽃서린에게는 꿈을 꾸듯이 어떠한 장면이 이미지처럼 머릿속으로 전달 되고는 했다·
하지만 꿈은 아니다· 그건 세계수 가 보내는 메시지였으니까·
세계수는 자신의 영역 근처에서 벌 어지는 일들을 단편적으로 꽃서린에 게 전달하여 그녀로 하여금 해결하 도록 부탁하고는 했다·
하지만 외부 활동을 거의 삼가고 있는지라 꽃서린 역시 하이 엘프 기 사단에게 지시하여 대부분의 일을 처리하는 실정이었는데····
•···읏!’
백색의 성에서 잠을 청하던 꽃서린 의 머릿속으로 어떤 강렬한 이미지 가 스쳐 지나갔다·
그건··· 평소와는 너무나도 다른 이질적이고 고통스러운 이미지였다·
신수의 공간·
제3계층··· 아니 제4계층·
엘프들에게조차 미스테리로 가득한 제4계층에서·
신수들이 울부짖고 있었다·
고통받고 괴로워하며 하늘을 향해 그 눈물을 쏟아내며·
‘이 이건···!)
꽃서린은 이를 악물고서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 무수한 감정의 소용돌 이를 애써 견뎌냈다·
그 수많은 절망과 공포와 분노와 슬픔이 한꺼번에 심장을 짓누르는
감각은 보통의 인간과 엘프는 결코 견뎌낼 수 없는 것이었으나····
그녀는 하이엘프 중에서도 가장 고 귀한 요정의 왕·
뿌득!
입술을 힘껏 씹어 피가 새어 나왔 으나 어떻게든 견뎌낼 수 있었다·
‘흑마력이라니···)
꽃서린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허공 을 바라보았다·
신수의 공간으로부터 전해진 누군 가의 구조 신호· 그러나 꽃서린은 그게,누구,의 구조 신호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이건 대체···
누가 구조 신호를 보내는진 모르겠 으나 중요한 건 신수의 결계에서 흑마력이 감지된다는 것이었다·
···어서 빨리 기사단에게 이 사 실을 알려야 해·’
대체 어떻게 무슨 수로·
대마법사 세 명이 모여서 친 결계 를 뚫고 신수의 공간으로 잠입했는 진 모르겠지만····
만약 그녀의 머릿속으로 들어온 이 미지가 사실이라면 크나큰 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다·
스텔라의 생도들이 위험한 건 물 론 신수들마저 모조리 타락해 버릴 테니까
한 번 열었다 닫은 결계를 다시 열기란 굉장히 힘들겠지만 남은 힘 을 모조리 사용해서라도 내부에 전 사들을 진입시켜야만 했다·
‘어쩌다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꽃서린은 식은땀을 줄줄 홀리며 자 신의 침실을 비틀비틀 걸었다· 휘영 청 떠오른 쓸쓸한 달빛이 커튼을 거 쳐 그녀의 실루엣을 마지막으로 비 추었다·
세계수의 품에 안겨 있는 모든 소
중한 요정들을 지켜내야만 한다는 신념과 사명감이 꽃서린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 * *
사아아아····
바람이 불어온다·
신수의 공간에서 부는 바람은 자연 현상이 아니다· 자연현상인 척하는 인공현상일 뿐·
이 공간을 창조한 연홍춘삼월의 바 람이 바람을 불어오게 만들었다·
사박 그녀가 발을 내딛자 사방에 만개하였던 흑마력이 서서히 분홍빛 으로 물들어 정화되었다· 이것만으 로도 너무나도 많은 힘을 소모해야 만 했지만··· 그래도 괜찮다·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얼마 든지 다시 잠들어도 좋으니·
사박 사박·
연홍춘삼월의 발자국이 새겨지는 곳에는 매화꽃이 피어나며 흑색은 모두 분홍으로 물들었다·
걷는 건 어렵지 않다·
되돌아오는 길이 조금 고달프겠다 는··· 그런 생각은 들었지만·
우우우우···!!
끼 르르륵···!
흑마에 오염된 신수들이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정말 안타깝게 도··· 지금의 그녀는 힘이 너무나 도 쇄약해진 상태라 그들 모두를 도 울 수는 없었다·
그저 폭주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만이 가능할 뿐·
연홍춘삼월은 고개를 들었다·
제 3 계층·
흑마력의 근원지가 출현한 그 장소
로 질주하였던 인간을 떠올렸다·
터무니없을 정도로 약하고 연약한 소년이었다·
한 줌의 먼지만도 못한 가치를 지 니고 있다고 생각한 그저 그런 소 년·
하지만 그는 자신의 나약함을 알 고 있음에도 흑마가 침입했다는 사 실을 인지한 즉시 그곳을 향해 달려 나갔다·
이길 수 없는 상대라는 걸 알면서 도 흑마에 대적하는 게 자신의 사 명이라는 듯·
···어쩌면 그럴 수 있었을까·
자신의 목숨이 그대로 바스라질 수 도 있는데 어떻게 한순간도 망설이 지 않고 그곳을 향해 달려나갈 수 있었을까·
우웅···!
결계를 통과하여 제3계층에 도달 한 연흥춘삼월은 이마를 찌푸렸다· 제4계층의 너머 자신의 본체가 존 재하는 저15계층에서 벗어난 적이 거 의 없는 탓에 살짝 어지러움이 온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내색하지 않고 걷 고 걸었다·
현장은··· 이미 고요했다·
흑마는 산산조각 바스러졌으며 그 것을 상대하기 위해 목숨 걸고 싸웠 던 어린 인간들은 정신을 잃고 쓰러 져 있었다·
그 참혹한 현장의 한가운데에 백 유설이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이 바 위에 둥을 기대고서 눈을 감고 있었 다·
모든 힘을 소모한 나머지 정신을 잃은 것이리라·
연홍춘삼월은 그에게 다가가 소년 을 품에 끌어안고서 자신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네가 신수에게 목숨마저 걸 수 있 음을 증명해 보아라·’
소년에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 렸었다·
목숨을 걸라니·
세상 누구라도 자신의 목숨을 가장 소중히 여길 텐데 말이다·
그래서 소년은 당황했다·
그녀는 소년이 당황한 이유가 그것 을 증명할 자신이 도저히 없어서 그 랬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년은 기회가 오자 곧바로 그것 을 증명해 보였다·
소년이 당황한 이유는 증명할 자 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증명할 방법이 없던 것뿐이었다·
신수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마 저도 걸 수 있는 인간·
그건 정말 오랜 세월을 살아온 연 홍춘삼월에게도 썩 낯설고 신기한 종류의 인간이었다·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 있는가·’
대부분의 지식과 기억을 봉인한 지 금으로서는 도저히 백유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안타까웠다·
아주 오랜만에 썩 믿을 만한 인간 을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그 신념을 증명하기 위해 결국 목 숨을 내던진 꼴이 되었으니까·
그런데····
‘•••결국 정말로 해냈구나·’
소년은 정말로 흑마인을 퇴치하였 고 숙주가 사라진 지금 자연스레 흩뿌려진 흑마력이 정화되고 있었 다·
백유설은 스스로의 가치를 충분히 증명해 냈으며 또한 자신과 신수들
을 지켜낸 은인이 되어버렸다·
‘내 비록 지금 가진 힘은 보잘것 없으나···
연홍춘삼월은 품에서 자그마한 구 슬 하나를 꺼내 백유설의 가슴팍에 밀어 넣었다·
그것은 오래전 영혼을 잃고 자신 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사랑했 던 어느 신수의 심장·
이제는 주인을 잃은 이 심장은 백 유설이 사랑하는 어떤 신령을 위해 다시금 뛰게 될 것이다·
이윽고 그녀는 그의 이마를 쓰다 듬었다·
흐ppT!
분홍색의 기운이 스며들며 백유설 의 몸이 움찔 떨렸으나 깨어나지는 못했다·
아마도··· 반동이 꽤 심해서 당분 간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르나 그래 도 그는 버텨낼 것이다·
전 세계 모든 역사를 통틀어도 받 은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십이신월 의 가호 중 하나 ‘연홍춘삼월의 가 호’가 그에게 새겨지고 있었다·
‘이것으로 보답은 충분하겠지····’
너무 무리를 한 탓일까·
흑마를 정화하는 데에 힘을 쏟아도 모자랄 판에 가호를 내리다니····
그래도 괜찮다·
이 정도의 인간이라면 충분히 가 호를 내릴 만한 가치가 있으니·
—ロ ・
연홍춘삼월이 자신의 힘을 부여하 고 있는 와중 누군가가 가장 먼저 눈을 떴다·
약간의 붉은 기가 도는 은색 머리 칼을 가진 소녀 홍비연·
그녀는 멍한 눈으로 연홍춘삼월을 바라보다가 경악하여 눈을 크게 뜨
고 말았다·
연홍춘삼월은 그런 홍비연을 향해 비스듬히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장난 스레 검지를 입가에 가져다 대었다·
‘비밀로 하거라·’
감히 십이신월의 기백을 거스를 수 없었던 홍비연은 멍하니 고개를 끄 덕였고·
휘이잉···!
이내 연홍춘삼월은 바람처럼 그 자리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대체 뭐야···r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해 버린
홍비연만이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이어다 从ス人 나T・
* * *
——I •
진한 두통·
풀레임은 머리를 감싸 쥐고서 간 신히 숨을 내뱉었다· 폐가 찢어질 듯 아파와서 그 단순하고 당연한 행 위조차도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욱 숨을··· 어떻게 쉬더라···
마치 마라톤을 전력질주로 완주한
것만 같은 탈력감이 풀레임의 전신 을 감싸 쥐었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정신을 잃어선 안 된다는 강렬한 직감이 들어 그 녀는 억지로 눈을 떴다·
‘마나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
일전에 한 단계나 더 높은 마법을 사용한 후유증일까· 아직도 마나가 전혀 회복되지 않은 채였다·
···흑마인 메이젠 티렌은?’
어째서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 있 는 거지? 섬뜩한 생각이 들어 풀레 임은 삐그덕거리는 관절을 버티며 억지로 상체를 일으켰다·
그런 풀레임의 앞에는 비틀거리면 서도 애써 두 다리로 바닥을 딛고 꼿꼿하게 서 있는 여인··· 아니 소녀 한 명이 있었다·
홍비연 아돌레비트·
그녀는 멍한 눈으로 어딘가를 바라 보다가 고개를 돌려 풀레임을 내려 다보았다·
“···일어났나·”
“뭐야 어떻게 된 크읍····”
입을 열자마자 피를 토할 것 같은 두통이 몰려왔다· 전생의 일이긴 하
다만 밤새도록 위스키와 와인을 퍼 마셨을 때도 이 정도의 고통은 아니 었는데·
애써 고통을 꾹 눌러 참고서 홍비 연이 바라보고 있던 장소를 향해 눈 을 돌리니 그곳에는 백유설이 바위 에 기댄 채 잠들어 있었으며 바닥 에는 마유성이 상처를 가득 입은 채 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 둘의 전방에서 빛나는 흑마력의 코어·
그건··· 강력한 흑마인이 죽었을 때 터져 나오는 기운으로서 일종의 흑마인의 시체와 비슷한 물질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설마···
본능적으로 홍비연을 바라보니 그 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흑마인 메이젠 티렌은 죽었다·
아마도 백유설과 마유성에 의해서·
‘세상에··· 아무리 그래도 이럴 수가 있는 거야?’
마유성이 세상의 축복을 받은 개사 기급 능력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백 유설이 회귀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 는 풀레임이라지만 그래도 이건 꽤 충격적인 일이었다·
설마 추정 위험도 6리스크의 흑마
인마저 해치울 줄은 몰랐으니까·
“하 참나···「
정말 어처구니없는 놈들이었다·
‘저 아저씨는··· 맨날 꾀병이나 부리더니 정작 뭐가 닥치면 꼭 끼 어들어서 해결해 버리네·’
그건 그가 강해서일까·
아니·
그가 회귀자였기에 사명감을 가지 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불가능마저도 가능하게 만들기 위 한 노력이 있었으니 이런 기적이 벌어질 수 있었겠지·
기적은 다가오는 게 아니라 다가가 서 쥐는 것이었으니까·
—ロ •
“뭐야···?”
“나 나 안 죽었어···T
하나둘 학생들이 깨어나기 시작하 였다· 어째서인지 근방의 흑마력은 말끔히 사라져 있었고 오염된 신수 들 역시 정화되었다·
물론 모든 흑마력이 정화되지는 않 았으며 여전히 흑색으로 변해 폭주하 는 신수가 저 멀리 보이기는 했으나·
···파아앗!!
사방에서 녹색의 빛줄기가 터지며 신수들이 자연으로 다시금 동화되기 시작하였다·
저것이 바로 진정한 요정들이 사 용하는 자연 마법· 자신의 자연 마 법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청아 하고 청량하며 청미한 기운의 마법·
세계수에서 구조대를 보내온 것이 다·
백유설이 무슨 기행을 벌였든 어쨌 든 결국 메이젠 티렌은 죽었으며 구조대가 제때 도착하였다·
모두가 안전하고·
미래가 뒤틀리지 않았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간신히 마음이 놓였는지 풀레임은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살았다아아···
그제야 정말로 살아남았다는 사실 을 실감할 수 있었기에·
* * *
천령나무의 요람 하늘꽃요람·
그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엘프왕의 거처 ‘백색의 성,은 모든 건축물과 가구가 식물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엘프들의 거처 역시 식물로 이루어 진 건 똑같았으나 엘프왕의 성답게 이곳은 희귀한 식물들의 향연이었 다·
벼락을 열일곱 번이나 맞은 모과나 무로 만든 테이블 오천 년 묵은 소 나무의 솔방울을 엮어 만든 태피스 트리 정력의 기운이 깃든 활령초를 수놓아서 만든 드림캐쳐 스스로 발 광하는 초령목 무드등과 샹들리에 하원닥나무로 만든 파티션 등·
보석이나 예술품이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나 사치스러울 수 있다는 것도 참 대단하긴 대단하다·
꽃서린은 그런 궁전을 둘러볼 여유
가 없었다· 애초에 궁전 내부를 거 니는 단순한 행위조차 주변인들에게 민폐가 될 테니까·
-폐하 구조대가 성공적으로 스텔 라의 생도들을 구출해 내고 있습니 다· 또한 제1 천령 기사단이 직접 폭주한 신수를 제압하여 정화대대 를 투입해 원래의 위치로 되돌려 보 내고 있습니다·
“···빠르게 잘 처리되었구나·”
아무도 없는 집무실에서 꽃서린은 원거리 교신을 통해 상황을 전달받 았다·
-네· 스텔라의 생도들이 자발적으
로 흑마인을 제압하였다고 하더군 요· 흑마인의 시체는 소멸되어 그 정체를 알아낼 수는 없었습니다· 나 중에 흑마인과 교전을 치른 생도들 에게 따로 물어서 조사해야 할 듯싶 습니다·
”그러한가·”
꽃서린은 한숨을 폭 내쉬었다·
어찌어찌 잘 해결돼서 다행이다·
신수들이 오염되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기도 했지만 두 번째로는 외 교적인 문제가 걱정되었기 때문이 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중립 기관인
스텔라 아카데미와 평화적으로 교류 하는 와중 천령나무의 요람에서 그 들을 보호하지 못하여 모조리 잃게 된다면 분명히 세계적으로 질타를 받게 될 테니까·
호시탐탐 ‘요정의 왕’의 직위를 노 리는 하늘꽃요람의 장로들이나 혹은 다른 세계수의 왕들이 그 점을 파고 들어 정치적으로 귀찮게 굴 수도 있 었겠지·
“···학생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무사한가?”
-예· 교전을 벌인 생도는 스무 명 도 채 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그 후 에도 어찌나 팔팔한지 아직 계약하
지 못한 신수가 있다며 찾아 나서는 생도들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어찌 나 곤란하던지····
“후후 스텔라답게 제멋대로인 학 생들이 많구나·”
-예· 그래도 저희 신수들을 지켜준 은인들이니 막지는 않았습니다·
“잘했다· 전투에 직접 참여한 생도 들을 따로 불러서 치하하고 싶은 데··· 스텔라의 교장에게는 연락이 닿았는가?”
-빠른 시일 내에 직접 통화하고 싶다더군요·
“후우··· 알겠다·”
교장에게는 과연 뭐라고 말해야 할 까· 애초에 엘프와의 인연을 좋아하 는 엘트먼 엘트윈이기에 이번 일을 괜히 트집 잡지는 않을 것이다만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 꽤나 컸던지 라 사죄의 의미로 선물이라도 준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꽃서린은 일전에 읽었던 ‘기억’에 대해 떠올렸다·
자신의 오랜 친우 신수 잎하넬의 기운을 가득 머금은 어떤 존재····
비록 얼굴이 가려져서 자세히 볼 수는 없었으나 그는 틀림없이 스텔
라의 복장을 입고 있었다·
아마도 이번 패밀리어 계약식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을 터·
‘직접 두 눈으로 그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면 알아낼 수는 있겠지 만····’
그렇게 되면 자신의 저주가 천 명 이 넘어가는 학생들에게 퍼질 우려 가 있었다·
원한은 날이 갈수록 깊어졌으나 그렇다고 해서 또 다른 피해자를 만 들어서는 안 된다·
‘다음에 기회가 오면· 그때 잡으면 될 것이다·’
꽃서린은 그 증오스러운 범인에 대 한 원한이 스멀스멀 피어올랐으나 애써 감정을 꾹 눌러 참았다·
언젠가 직접 마주할 날이 오기를 고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