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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메이젠 티렌(3)
내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아 수라장이 었다·
학생들은 모두 쓰러져 있었으며 여 주인공들은 모든 마력을 소모한 채 탈 진해 있었고 마유성 또한 부상을 입 고서 비틀거리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아무도 죽지는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하긴 살아 있는 마법사의 피와 마력을 뽑아 가면 그 힘을 더욱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 으니 일부러 살려둔 건지도 모르겠 다·
‘지금 당장 싸울 수 있는 사람
단한명·
마유성만이 정신을 잃지 않은 채 굳건하게 서 있었다·
그런데 어째 상태가 이상하다·
그의 온몸에는 상처가 가득하였는 데 당장 쓰러지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였다·
물론··· 보통의 인간이라면 저 상 태에서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하 지만 마유성은 가능하다·
그에게는 정말로 무수히 많은 ‘특 성이 존재하였으니까·
다치면 다칠수록 강해지는 [불굴]·
상처를 자동으로 서서히 치유하는 [힐링 팩테·
고통받을 때마다 마력을 강렬하게 불태우는 [고통의 대가]·
치명상을 입었을 때 마력을 소모 하여 신체를 모조리 수복하는 [회생 의 바람]·
마력이 바닥날 경우 체력을 소모 하여 재차 회복하는 [마력수복체] 등등····
셀 수도 없이 많은 특성들이 지금 도 마유성을 회복시키고 있을 것이 다·
“야 괜찮····”
무어라 말을 걸려던 나는 기계처 럼 돌아오는 그의 눈빛에 말을 멈췄 다·
‘맛이 가버렸군·’
마유성이 가진 가장 강력한 특성 중 하나 [흑마지체]·
언제든 인간과 흑마인을 오갈 수 있는 특성으로서 그것을 해방하면 강력한 마법은 물론 [흑마지배력]을 사용할 수도 있어서 이 상황에 굉장 히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자의로 특성을 개방했을 때나 좋다는 단어를 쓸 수 있겠지· 심각한 상처를 입고 정신을 잃게 되면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 이 자연스레 흑마력이 새어 나오게 된다·
여타의 흑마인과는 달리 마유성의 흰자위는 검게 물들어 있었으며 눈 동자는 오히려 새하얗게 변질되어 있었다·
그 이질적이고 기이한 눈동자는 마 치 기계와 눈을 마주치는 듯한 느낌 을 주었는데 아마도 현재 마유성은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감정을 모조리 잃어버렸을 뿐·
“백유설·”
“어··· 왜·”
“내 화력으로는 저걸 죽일 수 없 다· 너는 가능한가?”
확실히 항상 다정다감하던 말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기계가 보이 스를 재생하는 듯한 차가운 목소리 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가능해· 단 한 번 기회만 주어진 다면·”
“···그래· 믿어보겠다·”
대화는 거기까지였다·
마유성은 전방을 바라보았고 이내 안개가 걷히며 메이젠 티렌이 걸어 나왔다·
그녀는 어느덧 덩치가 4m 가까이 커진 그녀의 주변에는 무수히 많은 검은색 수정의 줄기가 뻗어 나와 꿈 틀거리고 있었다·
‘온몸에 상처가 가득한데····’
과연 스텔라의 생도들이라고 해야
할까· 추정 등급 5리스크 최상의 메 이젠을 상대로 저만큼이나 상처를 입혔다니·
저 정도의 중상이라면〈원한 서린 나뭇가지〉로 단 한 번이라도 찌를 수만 있다면 즉사시키는 게 가능했 다·
3개월
무려 3개월이나 축적시킨 원한이 다· 메이젠이 버텨낼 수 있을 리가 없다·
“하아··· 누가 내 마법을 막아냈 나 했더니 백유설 학생이로군요?”
메이젠은 쿡쿡 웃으며 말을 걸어왔
다· 그 목소리마저도 칠판을 손톱으 로 긁는 듯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녀는 기분이 좋아진 듯 황홀하 기까지 한 눈으로 내게 말했다·
“여기까지 와서도··· 저를 방해하려 는 겁니까?”
“예 뭐· 그렇게 됐네요·”
“후후···· 그거 재미있군요· 차라리 잘됐어요· 이 힘을 얻은 뒤 가장 먼저 죽이고 싶었던 마법사가···
번쩍!
메이젠의 눈빛이 흑색으로 물들며 순식간에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던 줄기 여러 다발이 내게 쇄도하였다·
“백유설 당신이었거든요!”
콰가가가각!!
그러나 그 사이로 뛰어든 마유성은 오히려 검은색의 벼락을 사방으로 흩뿌리더니 그것들을 모조리 잘라 내었다·
그 틈을 타 나는 옆으로 질주하며 점멸을 사용하여 최대한 메이젠의 사각으로 파고들었다·
‘미친 개살벌하네···
저 검은 줄기가 뭔지는 잘 안다·
흑마력이 메이젠의 신체 일부로서 실체화된 것으로 게임으로 따지자
면 ‘2페이즈’의 패턴이라고 봐도 좋 았다·
단순히 마법을 퍼부을 뿐인 1페이 즈와는 달리 2페이즈는 저 줄기를 이용한 공격을 주로 하였는데 차라 리 제발 마법을 사용해 달라고 빌고 싶을 정도로 극악무도하고 배배 꼬 인 패턴을 자랑하고는 했다·
‘이걸 혼자서 상대하는 건 미친 짓 이지만···
힐끗 온몸에서 흑색의 번개를 흩 뿌려대는 마유성을 바라보았다·
현재 그의 능력치는 어지간한 4클 래스의 마법사와 비슷할 것이다· 거
기에 무수히 많은 특성이 합쳐진다 면 그보다 더 강한 힘을 낼 수도 있겠지·
하지만 메이젠은 최소 5리스크 최 상위에서 6리스크 수준· 결코 혼자 서 그녀를 제압할 수 없다·
제아무리 [흑마지배력]을 발휘한다 고 해도 움직임을 잠깐 멈춰두는 게 고작일 터·
그러나····
그 잠깐의 찰나가 곧 내게는 기회 다· 단 한 번의 공격만 적중시키면 그대로 우리의 승리라고 할 수 있으 니까·
[점멸]
메이젠 본체와 검은색 줄기의 대부 분은 마유성을 견제하였으나 몇몇 개는 나를 향해 쇄도하였다·
정면승부는 불가능·
현재의 내 육감과 동체시력으로 메 이젠의 줄기를 모두 파악하여 완전 히 피하는 건 힘들기에 최대한 회피 하는 수밖에 없었다·
촤악!
검은색 세 줄기가 기이하게 꺾이 며 내 상반신을 노리며 날아들었다· 가히 채찍을 연상케 하는 움직임이 었기에 간담이 서늘해졌으나 아직까
지 못 피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내 주특기인 패링을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 테리폰 소드를 휘둘러봐야 오히려 줄기에 닿자마자 검이 깨져 버리는 것이다·
‘이게··· 6리스크의 흑마인인가·’
고작 평타조차 막아낼 수 없다니·
내 하찮은 실력에 자책하면서 하 는 수 없이 다른 비책을 꺼냈다·
[언노운 대거 소환]
왼손의 반지가 번쩍이며 방출되는 마력의 단검·
그 위력과 강도는 내 실력과 관계
없이 고정되어 있었지만 당장의 수 준을 따지자면 테리폰 소드보다도 한 단계 위였다·
채앵!!
예상대로 언노운 대거는 그럭저럭 줄기를 쳐낼 수는 있었다· 그것도 두세 번 정도 더 쳐내면 박살 나는 바람에 재충전해서 소환해야만 했 지만··· 여차할 때 공격을 튕겨낼 수단이 있다는 게 중요하다·
콰르르릉!!
그맘때쯤 마유성이 온몸에 벼락을 두르고서 메이젠에게 바짝 접근하였 다· 언뜻 호각으로 싸우는 것처럼
보여도 저대로 뒀다가는 마유성이 언제 당해버릴지 모른다·
나는 서둘러 허리춤의 알케믹 백을 열어서 아이템을 꺼내 들었다·
채앵!
“큭!”
도중에 날아든 줄기를 맞을 뻔하여 아이템 몇 개를 떨어뜨렸지만 일단 손에 잡히는 것들을 빠르게 사용하 였다·
푸쉬익···!
가스가 자욱하게 피어올랐지만 메 이젠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일전에 2학년 선배를 상대로 사용했
던 것들보다 아주 약간이나마 업그 레이드를 해서 가져온 것이었으나 그때처럼 되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어차피 이 세계에서 소모형 아이템 이란 보조 수단에 불과하다· 직접적 인 흑마인 살상 능력은 제로·
그러나 최소한 메이젠을 거슬리게 할 수는 있겠지·
“흥 쓸데없는 짓을····”
시야를 가리는 가스를 뚫고서 줄기 를 채찍처럼 휘두르는 메이젠· 점멸 을 위쪽으로 사용하여 피한 뒤 바닥 을 향해 붉은 구슬을 던졌다·
퍼퍼펑!!
그러자 순식간에 가스에 불이 붙으 며 어마어마한 폭발이 일어났다·
“큭···!”
피부를 살짝 그슬린 메이젠이 표정 을 찌푸리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피해는 고작 그 정도일 뿐· 곧 흑마 인의 치유력으로 금방 회복해 버릴 터·
유의미한 피해는 아니었으나 신경 을 거슬리게 만들기에는 충분하다·
‘이 틈에 뒤로 돌아서····’
굳이 점멸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내 전력질주 속도는 지구의 올림픽 선 수보다도 훨씬 빠르다·
그러나 메이젠은 마유성을 상대하 면서도 내 접근을 가만히 두고 보 지 않았다·
촤락!
시야를 가리기 위해 엄폐물로 사용 하던 나무와 바위마저도 모조리 꿰 뚫고서 줄기가 쇄도하였다· 나는 그 것들을 대부분 아슬아슬하게 고개를 꺾거나 왼손에 쥔 단검으로 쳐냈지 만 여차할 땐 어쩔 수 없이 점멸을 사용하였다·
쐐액!
‘윽!’
하지만 그 점멸의 위치마저도 예상
했다는 듯 달려드는 가시 한 줄기· 어쩔 수 없이 점멸 하나를 더 소모 하여 회피할 수밖에 없었다·
“허억 헉····”
점멸의 거리조절에는 최소 집중 시 간을 필요로 한다· 그런 것 없이 점 멸을 막 내지르면 언제 어떻게 사 고를 당해서 죽을지 모른다·
방금의 마구잡이로 사용한 점멸도 솔직히 운이 좋아서 망정이 ス1 전방 에 장애물이 있었으면 그대로 비명 횡사할 뻔했다·
‘젠장··· 역시 까다롭네·’
접근조차 쉽지 않다·
하지만 그래도 메이젠의 주변을 선회하며 아이템을 여기저기 흩어놓 을 수 있었다·
내가 직접 발동하지 않아도 시간 이 지나면 알아서 발동되는 종류의 아이템들·
“전투 방식조차 거슬리는군요·”
줄기를 이용한 공격을 내가 모조리 회피하자 아무래도 짜증 났는지 마 유성을 충격파로 떨어뜨린 뒤 직접 돌진해 오는 메이진·
파직 파지직!!
그런 그녀의 앞에 전격의 선이 허 공에 방출되며 움직임을 방해하였
다·
“귀찮게···广
땅이 움푹 파이거나 허공에서 섬광 이 터지며 시야를 가리기도 했으며 우수수 마력의 밧줄이 돋아나거나 바 닥에서 가시가 솟구치기도 했다·
죄다 살상력은 영 꽝이지만 상대 방의 움직임을 방해하기에는 충분한 성능을 가진 아이템들·
힘들게 개발한 것들이건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메이젠은 대부분 의 아이템과 함정을 무시하고서 추 격해 왔다·
그나마 어찌어찌 아이템의 도움을
받아서 점멸의 쿨타임을 약간이나마 아낄 수 있었건만 열이 받은 듯 폭 발적으로 메이젠이 공격을 퍼붓자 금세 수세에 몰리고 말았다·
픽!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검은색의 수 정 줄기를 간신히 피해내며 앞으로 힘껏 굴렀다·
“언제까지 도망만 칠 셈입니까!”
역시나 메이젠이 직접 나를 마킹 하니 도저히 상대가 되질 않았다·
점점 늘어나는 상처·
가벼운 찰과상부터 시작해서 당장 지혈하는 게 좋을 정도의 중상까지·
일반인보다 초인적인 신체 능력과 반응속도를 가졌지만 선천적으로 몸에 실드를 두를 수 없는 탓에 가 벼운 공격에 스칠 뿐인데도 모두 상 처로 남아버리는 것이다·
상처는 곧 체력의 고갈로 이어졌 고 기동성은 서서히 떨어져만 갔다·
‘나 죽는다! 진짜 죽는다고!’
이대로 가다간 정말 큰일 나겠다 싶은 그때
콰르릉!!
하늘에서 검은색의 거대한 벼락 한 줄기가 내리쳤다·
아니 정확히는··· 벼락에 휩싸인 인간 하나가 메이젠을 향해 쏘아내 렸다고 표현하는 게 옳겠다·
“크윽···!”
그 충격파가 어찌나 강렬한지 근 처에 있던 나는 바닥을 몇 번이나 굴러야 간신히 자세를 잡을 수 있었 다·
이내
고요하게 가라앉은 흑마력이 일대 를 뒤덮었다·
그건··· 메이젠의 흑마력처럼 파 괴적이지도 않았으며 부정한 감정 에 휩싸여 있지도 않았다·
오히려 차갑게 식어 있는 거대한 빙산을 떠올리게 만드는 흑마력이었 다·
“···마 유성···!”
메이젠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 다· 나는 간신히 고개를 돌려 흑마 력의 근원지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흑색의 스파크로 온 몸을 두른 마유성이 메이젠의 목을 움켜쥐고 있었다·
그는 마치 기계처럼 착 가라앉은
눈으로 메이젠을 바라보았다·
파직 파지지직!
“크읏···
일순간의 접촉·
현재의 마유성이 [흑마지배력]을 발동할 수 있는 유일한 조건·
그 효과는 확실했는지 메이젠이 제대로 마력을 방출하지 못한 채 이 를 아드득 갈고 있었다·
‘기회·’
더 이상 망설일 틈은 없었다·
역시나 메이젠의 수준이 훨씬 더 높은 탓에 그녀의 흑마력이 지금도
선명하게 되돌아오고 있었으니까·
오른손에 원한 서린 나뭇가지를 꽉 쥐고서 냅다 질주하였다· 아까 허벅 지에 찔린 상처와 발목에 입은 상처 가 욱씬거렸지만 애써 꾹 눌러 참 아냈다·
한 발자구 두 발자국
메이젠을 향해 나아간다·
파지지지직···!!
마유성은 이를 악물고서 애써 메이 젠의 강대한 흑마력을 견뎌내었다· 지금이 아니면 그녀를 죽일 기회가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처럼·
촤르르륵!
하지만 메이젠은 몸이 붙잡힌 와중 에도 내 접근을 허용해서는 안 된 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인지했는지 줄기와 가시를 뻗어 나를 공격하였 다·
그래도··· 흑마지배력의 영향 때 문인지 공격 패턴이 단조롭고 공격 속도도 느리다·
덤블링으로 뛰어넘고 슬라이딩으 로 허리를 노리는 채찍을 지나치며 점멸을 사용하여 나를 가로막는 세 줄기의 가시를 뛰어넘은 뒤 마지막 도약을 하려는데·
파앙-!
메이젠이 마침내 마유성의 지배력 을 뿌리치고서 그를 바닥에 힘껏 내리 꽂아버렸다·
쿠콰콰쾅!!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온몸이 산산 조각 났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충격 파를 흩뿌리며 처박히는 마유성· 하 지만 그를 걱정할 틈은 없었다·
흑마지배력에서 벗어난 메이젠에 온 신경을 내게 집중하였으니까·
거리는 25m·
수십 다발의 줄기와 가시들이 모두 나를 향해 쇄도하였다·
하는 수 없이 결코 사용하고 싶지 않았던 스킬을 사용하였다·
[···신령의 숨결 제3식·]
마유성도 자신이 흑마에 침식되는 것을 각오하고서 싸웠는데 나라고 해서 못할 건 없다·
[감각 147% 강화]
[신수 침식도가 증가합니다·]
[···장소의 영향을 받아 효과가 대폭 증가합니다·]
[신수 침식도가 대폭 증가합니다·]
‘큭!’
이건 전혀 예상치 못했다·
신수의 공간이라는 장소적 조건에 따라 효과와 동시에 침식도가 증가 하다니·
하지만 괜찮다·
순식간에 내 감각이 4성에서 5성 의 수준까지 끌어올려졌으니까·
지속시간은 고작해야 15초·
하지만 그 시간 동안은 내 ‘육감’ 과 ‘인지가속’마저 모두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강화되어··· 마치 세상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느낌마저 내게 주었다·
흩날리는 나뭇잎이 멈춰선 둣 보였 으며 허공에 흩날리는 모래알맹이 를 하나하나 헤아릴 수 있었다·
떨어지는 땀방울·
메이젠의 떨리는 눈동자·
내 머리 어깨 발 허리 복부를 노리고 쇄도하는 그 모든 공격들마 저 그 모든 게 슬로우모션으로 보 였다·
느려진 세상 속에서 나는 온몸을 비틀다시피 하여 줄기를 피해냈다·
내 목을 노리는 가시를 아주 희미 하게 고개를 꺾는 것만으로도 회피 하고 허리를 노리고 달려드는 줄기 를 손으로 잡아 오히려 그것을 지 탱하여 앞으로 몸을 날려 보냈다·
무수히 많은 장애물 사이로 점멸을 사용하는 건 자살행위다·
그러나 그건 이제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할 수 있다·’
빈틈·
느려진 세상 속에서 내 눈에는 메 이젠이 뽑아낸 수십 다발의 줄기 사 이에서 빈틈을 포착해 냈다·
메이젠 본인조차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그 빈틈을 향해 내 온몸을 날려 파고들었다·
“···뭣!”
설마 그런 미친 짓을 할 줄은 몰 랐는スI 메이젠이 크게 당황하는 게 보였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이건 자살행 위처럼 보일 것이다·
나는 메이젠의 줄기 한가운데로 달 려들었고 이제는 공격이 사방에서 옥죄어오는 형태가 되었으니까·
메이젠은 차라리 잘 됐다는 듯 이 를 악물고서 주먹을 움켜쥐었고·
그 모든 줄기가 내게 쇄도하려는 찰나·
거리 12m·
[점멸]
모든 줄기를 관통해 접근하여·
나뭇가지를 있는 힘껏 메이젠의 가슴에 찔러 넣었다·
푸욱-!
[•••’원한’의 대상과 접촉하였습니다·]
[최대 수치의 ‘원한,이 폭발합니다·]
아?”
직후 메이젠은 의문 어린 소리를 내뱉으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섰다·
모든 검은 수정의 줄기가 멈춰 버 렸고 가시는 더 이상 돋아나지 않 았다· 그녀는 당황한 듯 자신의 온 몸을 더듬다가 이를 악물고서 흑마 력을 방출하였다·
그러나·
···와장창!!
허공에 멈춰 선 모든 수정의 줄기 가 산산조각 부서지며 바닥으로 흩 어져 떨어져 내렸다·
나는 그것을 등진 채 가만히 메이 젠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황망한 눈으로 부서지는 수 정을 바라보다가 얼굴을 있는 힘껏 일그러뜨리고서 내게 덜덜 떨리는 오른손을 뻗었다·
“너 너 너 이····”
후두둑!
그러나 무언가를 하기도 전에 오 른팔이 녹아내렸다·
“어···르上·?”
다음으로는 어깨가 녹아내렸고 양 다리가 무너졌으며 허리가 부서져
더 이상 상반신을 지탱할 수 없게 되었다·
“아 아아···아아아아악···!!”
메이젠은 기괴한 비명을 내지르며 남은 한쪽의 팔을 나에게 휘적였다· 그러나 마력조차 방출하지 못하게 된 그녀는 나를 잡을 수 없다·
“너 너···! 백유설 죽여 버릴··· 죽 여 버릴 거야···! 죽여 버린다-!!”
그녀는 절규하였다·
나를 향한 원망 격노 증오·
그 모든 복합적인 감정이 소용돌이 치며 나를 향해 쏘아졌다·
하지만 그 모든 감정은 내게 닿지 못한 채 산산이 부서졌다·
후두둑!
마지막 남은 팔 한쪽마저도 녹아 내렸기 때문이다·
“아 아아 아으아아··· 죽기 싫···어···
그렇게·
메이젠 티렌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더러운 감정을 배설해 내며 최후를 맞이하였다·
[Episode 7~8 ‘패밀리어 계약과
흑마 침식’이 완료되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낸 당신에게 ‘콘스텔라티오 프로젝트’에서 추가 보상을 약속합 니다·]
”하아···
털썩!
근처의 바위에 등을 기대고서 스르 륵 주저앉은 나는 고개를 뒤로 젖히 고서 눈을 감았다·
짧은 시간 내에 너무 무리한 탓일 까 졸음이 쏟아졌다·
그래도····
어찌 되었건·
가장 무섭고 가장 위험하다고 생 각했던 적을 해치웠으며 모두를 무 사히 살려냈으니
단잠을 잘 수는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