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9
13· 잎하넬의 풀빛열쇠(3)
신령 잎하넬이 있는 곳까지 단숨에 들어갈수 있도록 길을 뚫어놓은 뒤 나는 방과 후만 되면 외출하여 이곳으로 향했다·
이한월 교관이 수상한 눈으로 보긴 했지만 어쩔 수 없다·
‘조만간 에이젤 데리고 진짜 맛집
이나 돌아다녀야겠네···
그런 결심을 하면서 몇 주 동안 꾸 준히 운동한 결과·
[특성 ‘마력누설지체’의 레벨이 상 승합니다!]
드디어 제대로 된 성과를 볼 수 있었다·
[마력누설지체 Lv·3]
* 근력 08% 강화
* 민첩 12% 강화
* 감각 20% 강화
* 육감 : 사용자의 ‘심력’을 소모하 여 발동· 반경 24m 범위에서 발생 한 마나 현상을 적당히 감지하며 ‘인지 가속’이 활성화됨·
사용자에게 위기가 닥쳤다고 판단 될 경우 자동 발동·
* 혈중 마나 순환율 : 2%
서둘러 확인해 보니 과연 어마어
마하게 효과가 상승하였다· 다른 효 과는 둘째 치고 순환율이 조금이나 마 올라간 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백유설〉
* 능력치
[근력 : 2성 49%] [감각 : 2성 34%]
[민첩 : 2성 33%] [체력 : 2성 07%]
[맷집 : 〇성 97%] [심력 : 1성 59%]
[마력 : -]
능력치도 가파르게 상승하여 거의 2성 중반이 되었다· 물론 이게 대 단한 수준은 아니다·
스텔라 1학년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체력 민첩 등을 1성 이상으로 가지 고 있으며 심력 감각 마나 등의 능력치를 3성 이상으로 가지고 있었 으니까
심지어 주인공들은 4성 이상의 능 력치를 몇 개나 보유하고 있을 것이 다·
그에 비해 내 능력치는 형편없이 낮은 수준· 아직도 한참 멀었다·
여타의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능 력치가 마나라면 나는 근력이 가장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2성의 절반밖에 오지 못했으니·
더 노력해야 한다· 뼈와 살을 깎아 내고 피를 토하는 노력을·
신령 잎하넬의 압력을 이겨내고서 테리폰을 꺼내 힘껏 호흡하자 칼날 이 튀어나왔다·
지이이잉!!
이전보다 길어지지는 않았지만 그 광선의 농도가 짙어져 조금이지만 더 단단하고 견고해진 게 느껴졌다·
“흐읍···!”
여전히 이 공간의 압력은 버텨내기 힘들었지만 마력누설지체의 레벨이 오른 덕분일까 이제는 검을 휘두르 는 것도 가능해졌다·
위에서 아래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나의 검술에는 근본이 없다·
농담이 아니라 애초부터 ‘검법이 라는 것은 냉병기가 맞부딪치는 것 을 전제로 만들어지기에 내가 그것 을 배우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른 칼잡이와 칼싸움을 할 일은 평생토록 거의 없을 것이다· 내가 배워야 할 부분은 이 검이라는 무
기로 과연 마법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냐는 것·
안타깝게도 이 세계에는 그런 검술 을 가르쳐 줄 스승이 없다·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훗날 스승 을 만나서 무언가를 배우고 깨우칠 때도 나는 혼자서 수련해야만 한다·
막막하긴 하다· 점멸이라는 이점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게 뭔지 나는 아 직까지도 모르겠다· 게임에서는 그 저 점멸로 위치를 바꿔가며 검이나 창을 푹푹 찔러대면 그만이었는더1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전에 네크로맨서를 상대하다가
공격이 빗나가 옆구리를 잘못 찌른 뒤 반격당하여 크게 상처 입었을 때 든 생각이었다·
···어차피 내가 익혀야 할 건 하나밖에 없어·’
정확하게 적의 급소를 꿰뚫는 단순 한 찌르기와 베기· 그것을 더욱 빠 르게 더 정확히 할 수 있도록 끊임 없이 검을 휘두르는 것·
이 압력 속에서 검을 휘두르면 분 명 효과가 더 좋을 것이다· 그 왜 영화나 만화 보면 온몸에 모래주머 니 달고 운동하잖아· 그거랑 비슷한 이치였다·
제대로 된 운동법을 알지 못하는 관계로 그냥 TV 매체에서 봤던 운 동을 따라 하는 것이다·
그때·
갑자기 폐에 구멍이 뚫린 듯·
“커흡··· 쿨럭!”
심장에서부터 마력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더니 기이한 메시지가 출 력되 었다·
[특별한 마나 호흡법을 일부 터득 합니다·]
[스킬く신령의 숨결〉을 획득합니다·]
세상이 노랗게 변하고 빙글빙글 돌 아가기 시작하였다· 안 그래도 몸이 무거워서 중심을 잡기 힘든데 온몸 의 감각이 지나치게 활성화되어서 구 토감이 치밀어 올랐다·
귀가 먹먹해진다·
세상이 멀어진다·
“욱···广
자꾸만 다리에 힘이 풀렸다· 이대 로 넘어지면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압사당할 수도 있다· 해서 어떻게든 안전히 바닥에 주저앉기 위해 무언 가를 손에 쥐는 그 순간 너지금여기
서 뭐 하는거 야?내목소리 안들려?들려 ? 안들려?들리는데무시하는거야?그랬 으면좋겠다·
“으아악미친뭐야깜짝아!”
다시금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멀미가 순식간에 가셨고 지나치게 뻥 뚫려서 오히려 숨 쉬기가 곤란했던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허억 헉····”
귓가에 들려오는 투명한 목소리·
그건 의심의 여지 없이 틀림없는 귀신의 목소리였다· 어렸을 적에 봤 던 공포 드라마(전설의 고향)에서 항 상 들었던 그 목소리 말이다·
-어어? 지금 내 목소리 들었지?
“허억!”
게다가 드라마와 똑같은 레퍼토리 라니! 서둘러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치? 들었지? 들은 거 맞구나?
“뭐야 넌···· 어디야?”
-여기야 여기· 이쪽을 보卜·
천천히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 로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 뭔가가 있긴 있었다·
신령 잎하넬이 있었다·
“···응?”
아니 잠깐·
정말로?
진짜 신령 잎하넬이 나한테 말을 걸었다고?
“뭐야···· 시체가 말을 한다·”
-나는 죽지 않았어! 이 나쁜 인간 아!
“뭔데· 어떻게 말하는 거야?”
-계속 말하고 있었거든? 네가 귀 머거리라 못 들었겠지만·
“아니··· 그럼 왜 안 들리다가 갑 자기 들리는 건데?”
-그건···· 네가 나와 비슷하게 되
어서 그런 게 아닐까?
“뭐?”
-방금 너 나와 똑같은 호흡을 내 뱉었어· 인간에게는 불가능해· 그건 오로지 신수들만이 할 수 있는 호흡 이야·
그러고 보니··· 스킬을 획득했다 는 메시지가 출력되긴 했다·
[신령의 숨결 Lv·l]
*설명 : 신령의 호흡을 통해 자연 에 동화될 수 있다· ’혈중 마나 순
환율,이 어마어마하게 증폭되지만 ‘신수 침식’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 효과
し제1식 : 근력 107% 강화
‘•제2식 : 민첩 125% 강화
し제3식 : 감각 147% 강화
し제4식 : 맷집 101% 강화
* 최대 지속시간 : 15초
* 신수 침식도 : 1%
“뭐야 이게
어마어마한 스킬을 얻었다·
지속시간은 짧지만 순간적으로 신 체 능력치가 3성에서 4성의 수준까 지 상승하는 무지막지한 스킬이었 다·
그런데 페널티가 너무 극심했다·
신수 침식이라니·
그건 내가 인간의 육체를 잃는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다·
신수는 스스로의 마력으로 형상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마력누설지 체인 내가 육체를 잃어버린다는 건··· 곧 ‘죽음’올 의미한다·
좋지만 사용할수록 수명이 깎이는 스킬이 라니·
-신기흐H· 인간이 신령의 숨결을 내 뱉은 건 이번이 두 번째야· 너도 그 사람’처럼 존재감이 너무 옅어· 체내에 마나가 아예 없어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
“그게 무슨····”
-여기에 오래 있지 않는 게 좋겠 어· 너는 지금 나에게 동화되고 있 어· 계속 이러고 있으면 언젠가는 나와 하나가 될지도 몰라· 나는 그 게 싫어· 너도 싫을 거야·
너무 속사포로 정보가 유입되다 보
니 잠시 머리가 어질거렸다·
‘•••대충 예상은 했지만·’
체내에 마력이 한 톨도 없다·
그건 곧 만물이 마나로 이루어진 이 세상에서 존재 자체가 희미하다 는 말과도 비슷하다· 그래서 수명이 짧은 것이고·
모든 물체와 생명은 반드시 마나를 품고 있다· 그래서 주변의 다른 마 나가 몰아쳐도 자신만의 마나가 하 나의 아이덴티티가 되어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게 없다· 초원 의 마나가 내게 들이닥치면 나는
초원이 된다· 바다의 마나가 들이닥 치면 나는 바다가 된다· 주변의 환 경에 휩쓸리는 체질 그것이 바로 마력 누설 지 체 였다·
알고는 있었다만 이렇게 직접 겪 으니 참 묘한 기분이었다·
*···어쨌든 위급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스킬을 얻은 건 맞으니 까·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이른바 일격필살이라는 거다·
나는 신령 잎하넬과 눈을 마주하였 다· 그녀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움 직이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어쩐 지 나를 바라보고 있는 둣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갑자기 말을 건 이유는 뭐야?”
-음 하고 싶은 말이 1269개 정도 는 되는데 뭐부터 말할까?
“나한테 필요한 말부터·”
-으응 아쉽네· 그럼 첫 번째 질 문! 왜 그러고 바닥에서 꿈틀거리는 거야?
아니 누가 꿈틀거렸는데요·
“운동·”
– 운동?
“나는 마법을 못 쓰거든· 마력누설
지체라서· 그래서 검술을 연습하는 거야·”
-그런데 왜 그렇게 엉망으로 해?
“···네가 뭘 안다고?”
-나는 다 알지! 예전에 너랑 똑같 은 사람 본 적 있어· 그 사람은 검 잘 썼어· 마법도 다 베고 신령도 베고 그랬어·
“뭐 뭐라고···?”
뭐야·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게임에서도 전혀 ‘검人)■’에 대한 언급 은 없었으니까· 마법을 벨 정도라면 상당한 실력자라는 건데 그런 사람 이 존재하는 게 가능한가?
‘•••아니· 꼭 불가능할 것도 없나·’
단순히 나만 봐도 알 수 있는 부 분이다· 점멸을 제외한다 쳐도 나는 테리폰 소드의 도움을 받아 검을 잡 은 지 한 달도 채 안 돼서 낮은 수 준의 마법을 벨 수 있지 않았던가?
과거에는 이런 사기적인 장비가 없 었겠지만 그럼에도 ‘마력누설지체’ 는 존재했을 것이다·
즉 마법을 배우지 못하지만 이 체 질을 이용해 신체 능력을 극한까지 단련한 누군가가 역사 속에 등장했 어도 전혀 이상할 건 없다는 이야 기·
제아무리 게임이라도 모든 내용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 사실을 상기하 며 물었다·
“그 사람이 누군데? 나도 만날 수 있어?”
-안 돼· 시조 마법사의 열두 제자 가 죽였어·
“시조 마법사라니···
생각보다도 훨씬 더 옛 시대를 살 던 사람이었다·
-나· 그 사람이랑 친했어·
“···그래서?”
-검술 많이 봤어· 그 사람은 훌륭
해· 너는 엉터리야·
“나도 알거든·”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여기서 갑자기 제안! 가르쳐 줄 수 있어· 그 사람의 호흡법 그 사 람의 동작· 전부 다 기록해 뒀거든·
“···뭐? 정말로?”
-대신 조건·
과연· 그렇게 나오셔야지· 공짜로 배울 수 있을 거란 기대는 안 했다· 하지만 만약 저 신령의 말이 사실이 고 또 그걸 배울 수 있다면 분명 내 성장 폭은 어마어마하게 달라질 것이다·
결코 만날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스승’이라는 기연을 얻게 된 것이 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렇기에 무슨 제안이 오든 일단 은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나를 살려줘·
···이런 뜬구름 잡는 제안은 제외 하고서·
“내가 널 어떻게 살려? 심폐소생술 이라고 해줄까? 아 너는 심장이 없 어서 안 되겠구나· 안타깝네·”
-놀리지 마 이 나쁜 인간아·
¹¹그럼 내가 뭘 어떻게 해줄까·”
– 나는 여기서 한 발자국도 못 움 직이고 누구도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해· 나는 반쯤 죽어 있어
“그래서?”
– 심장· 심장을 구해줘·
예상했던 답이 나오자 나는 깊은 허탈감에 휩싸였다· 그건 결코 불가 능한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신령이 되기 직전의 잎하넬조차 이 토록이나 어마어마한 힘을 지니고 있는데 어떻게 다른 신령의 심장을 구해온단 말인가·
“미안하지만 그건 불가능해·”
-신령의 심장이 아니라도 좋아· 그 저 그저··· 신수의 순수한 심장이라 면····
“그런 심장을 쓰면 네 모든 힘을 대부분 잃게 될 텐데?”
그러자 잎하넬의 목소리가 잠시 늘 어 졌다·
– ···괜찮아· 이곳에서 영원히 외 롭게 갇혀있는 것보다는····
그 목소리에 어쩐지 짠한 기분이 들었다·
영원흐] 외롭게· 이곳에서 홀로 지 내오며 그녀가 느꼈을 쓸쓸함을 감 히 상상할 수 없어서 먹먹해졌다·
“그래 뭐 그냥 평범한 신수의 심 장이라면··· 꼭 불가능할 것도 없 긴 하지·”
– 정말?
“어·,,
어차피 내가 이곳에 와서 굳이 수 련하던 이유도 조만간 있을 패밀리 어 계약식 때문이다· 그때라면 정말 무수히 많은 신수를 만나게 될 터·
나에게 적대적인 신수 호의적인 신수 중립적인 신수· 수많은 신수가 존재하는 그곳에서 내가 과연 잎하 넬에게 걸맞은 심장을 구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지만····
‘신령의 심장을 구하는 것보다는 훨씬 할 만한 난이도야·’
그것으로 내게 유일하게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다면야 얼마든지 노력해 볼 만했다·
“가져와 볼게· 최대한·”
-고마워! 기다리고 있을게!
내 말에 잎하넬은 환한 미소를 지 었다· 최소 수백 년 이상은 살아왔 을 텐데도 저렇게나 순수한 미소를 지을 수 있구나·
새삼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참 줄 게 있어 약속의 증표야·
“증표?”
-응! 내가 서 있는 기둥을 살펴봐·
압력에 의해 무거운 다리를 억지로 이끌고서 그녀가 서 있는 기둥을 향해 다가가니 웬 꽃과 풀이 엮인 목걸이 하나가 매달려 있었다·
“이게 뭔데?”
-네가 내 친구라는 증표·
“그래? 어디에 쓰는데? 명품 백화 점에서 할인이라도 받을 수 있나?”
-나와 친구가 될 수 있어·
“···어· 그래·”
이런 아이템이 있다는 건 게임에서
도 들어본 적이 없다· 쓸모가 있을 지 없을지는 모르겠다만 어쨌든 어 딘가에는 쓸 일이 있겠지· 하다못해 불이 없을 땐 장작으로 쓸 수··· 아니 잠깐·
‘신령의 증표라고?’
신령이라는 존재는 세계관 내에서 결코 범상치 않은 존재로 통한다· 그런 신령이 준 증표이니만큼 아무 런 능력치도 없는 평범한 목걸이라 고 할지라도 분명히 어딘가에 쓸 일 이 있을 터·
···아니 확신한다·
이 목걸이는 훗날 아주 중요한 일
에 쓰일 것이다·
늦은 새벽·
스텔라 아카데미 알테리샤의 연구 실
예전에는 창고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의 쓰레기장에 가까웠으나 백 유설이 자주 왕래하며 청소를 해준 덕분에 지금은 그나마 제대로 된 연 구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이 완성되었다·
째깍 째깍·
벌써 새벽 3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알테리샤는 연구를 하고 있었다· 당장 발표회가 내일이었기 때문·
연공난수 교차 술식·
300년 전 어떤 연금술사가 ‘이 공 식을 풀이할 수 있는 놀라운 술식을 발견하였으나 화장실이 급해서 적 지 않는다’라고 말한 뒤 화장실에서 사망하여 화제가 된 유명한 공식이 었다·
만약 이 공식이 진실이라면 연금 술 학계가 발칵 뒤집힐 수도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발견이었기에·
하지만 그 이후로 300년 동안이나 후대 연금술사들이 무수히 도전했으 나 모두가 실패하여 이제는 그 누구 도 도전하지 않았다·
이 미해결 공식은 ‘불가능하다’고 단정 지어졌으니까·
그런데·
그 공식을·
“···아!”
풀어내고야 말았다·
모두가 깊게 잠든 새벽에 좁디좁 은 연구실에서 알테리샤가 마침내
풀어내고야 만 것이다·
털썩·
검산까지 완벽히 끝낸 알테리샤는 바닥에 주르륵 미끄러져 내리듯 주 저 앉았다·
“해냈다····”
머리가 멍하다·
이게 꿈은 아니겠지? 볼을 당겨보 았는데 너무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나 왔다·
그녀는 문득 고개를 돌려 구석에 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학생을 바라 보았다·
자신이 이 공식을 풀기 위해 노력 하는 동안 매일같이 빠지지 않고 찾 아와주었던 소년·
또한 이 불가능을 가능케 만드는 데에 가장 큰 도움을 주었던 소년 백유설·
당장에라도 그를 깨워서 자랑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않았다· 너무나도 피곤해 보였기에·
그저···· 그녀는 논문의 저자란에 이름을 하나 더 추가하였다·
[공동저スト 백유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논문을 완성 할 수 있었던 것은 백유설 덕분이 다· 그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테 니 그 이름이 여기에 적히는 것이 타당하리라·
,,후!,,
그녀는 크게 심호흡을 했다·
곧 발표회가 있다는 생각에 긴장도 되고 두렵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그 녀는 도전할 것이다·
모두가 무시하고 포기했던 자신만 을 위해 이토록이나 노력해 주었던 소년이 있으니까·
그녀는 논문을 소중히 품에 끌어안 았다·
‘연공난수 교차 술식·’
절대 조화를 이룰 수 없다고 여겨 졌던 연금술과 마공학이 합쳐지는 순간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얼마나 많은 과학자들이 꿈꾸었던 가·
그렇다면 내일·
세상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 한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