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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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148. 비밀 스타그램 3

세리의 훈계(?)에 구민지가 입술을 꽉 깨문다.

하지만 이내 몸을 부르르 떨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 알았어. 내가 더 조심할게.”

예전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 이게 바로 1위의 위상이다.

이 업계에서 이 정도 복수라면 앙증맞을 정도지만. 때로는 이렇게 분명하게 말할 필요도 있다.

약하게 보이면 물어뜯기니까.

구민지가 우연희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연희 선배.”

마음 약한 우연희가 말리려 했지만 내가 먼저 나섰다.

“자자. 세리는 그만하고 핑크다이아도 바쁠 텐데 그만 가 보세요.”

1위 후보라서 시간이 널널한 우리와 달리 이제 막 컴백한 핑크다이아는 리허설이 코 앞이다.

얼굴이 붉어진 구민지가 홱 하고 몸을 돌려 대기실을 나섰다.

핑크다이아의 다른 멤버들이 뒤따라 나가며 문을 쾅 하고 닫아버렸다.

그 순간 당당하게 서 있던 세리도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후아. 주 죽는 줄 알았네.”

상기된 표정으로 말을 더듬는 세리를 보자 양은비가 피식 웃는다.

“풋. 그렇게 긴장을 할 거면서 무슨 훈계를 한다고.”

“여 연희 언니가 제대로 말 못 할 게 뻔하니까 나라도 해야지.”

하지만 당당한 표정과는 달리 팔다리는 긴장으로 달달 떨리고 있다.

하여간 허풍선이 녀석.

그래도 언니를 위해서 용기를 낸 거니 모른 척해줘야겠다.

‘군자의 복수’를 연연하면서 10년을 참는다더니.

결국 소원 성취하는구나. 김세리.

* * *

신인들부터 시작한 무대가 차례로 끝나고 드디어 체리블라썸이 무대 위로 올라갈 순서가 되었다.

다들 대기실 한가운데 모여 구호를 외치려 손을 모았다.

“오빠도 오래간만에 같이 해요.”

“그럴까?”

파이팅을 외치기 위해 모인 손 위로 오른손을 살포시 올렸다.

난 심호흡을 하고서 체리블라썸의 구호를 선창했다.

“영원토록 피어나라~!”

“포에버~ 체리블라썸~!”

씩씩하게 구호를 외친 체리블라썸 멤버들이 활기차게 무대로 향했다.

무대 아래에서 보이는 방청객 석에는 수많은 체리블라썸의 팬들이 응원봉을 손에 들고 있었다.

“많이 와 주셨네.”

내 말에 세리가 들뜬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잘하고 올게요. 오빠!”

“그래. 파이팅!”

세리가 두 손을 불끈 쥐며 무대 위로 올라갔다.

연이어 남은 세 사람도 차례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무대 위로 향했다.

세트 포지션에 자리한 체리블라썸은 간주가 나오는 순간 신나는 의 안무를 시작하며 마이크를 잡았다.

동시에 방청석에서 응원봉의 불빛이 물결을 이루기 시작했다.

『손을 위로~』

-Hurry Up!

체리블라썸이 후크 파트를 노래한 뒤 마이크를 내밀자 방청석에서 떼창으로 화답했다.

쩌렁쩌렁하게 공개홀을 울리는 떼창의 소리가 체리블라썸의 현재 위상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때였다.

어느새 다가온 은지유 대리가 부럽다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보기 좋네 체리블라썸.”

“어? 은 대리님. 대기실에 안 있으시고요?”

이미 무대를 끝낸 골든로드는 대기실에서 1위 무대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최종 순위 발표 무대의 뒤편에서 들러리를 서야 했으니까.

“팀장님이 잠깐 나가 있으라고 해서. 멀리 갈 순 없으니까 구경 온 거야.”

차상진 실장이 가수 1실의 실장으로 승진한 후 이영섭 팀장이 골든로드의 책임자다.

그런데 5분 전에 도착한 이영섭 팀장이 대기실을 뒤엎고 있다고 한다.

“무슨 일이랍니까?”

“아. 은영이 스타그램 때문에.”

이동민 실장이 본부장을 통해 가수 1실을 움직인 모양이다.

난 시치미를 뚝 떼고 물었다.

“스타그램이 왜요?”

“비밀 계정을 가지고 있는 게 기자들 입에 오르내린다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요?”

계정을 지워졌다는 대답이 들려올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들려왔다.

“기자들이 잘못 안 거라면서 자기는 절대 비밀 계정이 없대. 그래서 이 팀장님이랑 한바탕하는 중이야.”

어처구니가 없다.

비밀 계정이 없다고?

여전히 내 다이어리에 일정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에브리데이 V10]

[날짜 : 2020년 6월 16일]

-PM 11:30 골든로드 장은영. 스타그램 비밀 계정 발각 ‘스타 패치’ 기사 대책 회의 5F 소회의실

어이가 없어 나도 모르게 혼잣말이 나왔다.

“진짜 가지가지 하네.”

내 혼잣말을 들은 은지유 대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 대리. 무슨 소리야?”

“아. 아뇨. 그보다 은 대리님은 은영이 말이 믿어지십니까?”

“없다는 데 어떻게 해. 내 가수니까 일단 믿어줘야지.”

하여간 답답할 정도로 순해 빠진 사람이라니까.

“그나저나 은 대리님. 가수 2실에는 언제 오실 거예요? 이 실장님은 언제든 받아주신다고 하시던데.”

은지유 대리가 고개를 젓는다.

“나 혼자 편하자고 덜컥 빠지면 애들 스케줄 관리는 어떻게 하고. 일단 해볼 때까지는 해볼래.”

“알았어요. 대신 힘드시면 저한테 말씀 먼저 주세요.”

은지유 대리가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왜요?”

“아냐. 늘 신경 써 주는 게 고마워서.”

“제가 더 고맙죠.”

“내가 뭘? 해준 것도 없는데?”

회귀 전에 많이 해줬어요 지유 누나.

난 모른 척 체리블라썸의 무대로 시선을 돌렸다.

그사이 체리블라썸 멤버들은 댄스를 마무리 지으며 노래의 마지막 구절을 외치고 있었다.

『손을 위로~ Hurry Up!』

순간 은지유 대리도 방청객이 된 것처럼 손을 위로한 채 큰 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내 머릿속은 장은영의 스타그램 비밀 계정을 없애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제 남은 방법은 단 한 가지.

직접 나서는 것뿐이다.

* * *

“연희랑 은비 사진은 이동민 실장님이 말했을 때 지웠다니까요?”

장은영이 빽 하는 소리와 함께 이영섭 팀장에게 폰을 내밀었다.

사진첩을 확인한 이영섭 팀장이 장은영을 거세게 몰아세웠다.

“두 사람 사진이야 그렇다고 치고. 그러면 네 비밀 계정은? 스타 패치에서 네 숨겨놓은 계정 알아내서 사진 따려고 난리라는 데 계정이 없다는 게 말이 돼?”

“몇 번을 말해요. 저 비밀 계정 같은 거 없어요. 없는 걸 어쩌라고요?”

“너 거짓말한 게 발각되면 그땐 진짜 수습하기 힘들다. 은영아.”

장은영은 억울하다는 듯 발을 동동 굴렀다.

“왜 사람 말을 그렇게 못 믿으세요! 스타 패치가 딴 애 계정 뒤지는 거 착각한 거 아녜요?”

장은영이 빼액 하고 소리치자 이영섭 팀장이 슬그머니 언성을 낮췄다.

“후우. 알았다. 알았어! 회사에는 그렇게 이야기할 테니까. 하여간 스타 패치 쪽이랑은 절대 엮이지 마.”

헛기침한 이영섭 팀장은 무안한 표정으로 곁에 있던 다른 멤버들에게도 경고했다.

“니들도 혹시라도 비밀 계정 같은 거 있으면 다 지워.”

괜한 불똥이 튄 골든로드 멤버들도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저희도 없어요!”

“크흠. 알았다.”

이영섭 팀장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 나는 회사에 보고부터 하고 올 테니까 잠시 쉬고 있어.”

달칵.

이영섭 팀장이 대기실을 나서자 고개를 숙였던 골든로드의 리더 장은영이 씩씩대며 외쳤다.

“아 진짜. 이놈의 회사는 뭐 이딴 것까지 간섭해? 사진을 다 지우면 어떻게 하라고.”

장은영의 목소리가 대기실을 울렸다.

함께 욕을 먹은 골든로드의 멤버들도 인상을 찌푸렸다.

그때 랩을 맡은 막내 윤지희가 표정을 고치며 물었다.

“언니. 진짜 비밀 계정 없는 거 맞아? 저번에 있다고 했잖아.”

“야! 지운 지 한 달은 넘었어.”

장은영이 시치미를 뚝 떼며 답하자 막내 윤지희가 피식하고 웃는다.

“에이~. 내가 언니를 몰라? 남친이랑 찍은 경포대 사진이랑 회사 앞 호프집에서 찍은 사진 스타그램에 올리는 거 봤는데? 근데 그 사진. 공식 스타그램에는 없잖아.”

“요 기집애가 뭘 꼬치꼬치 캐물어? 없으면 없다는 줄 알 것이지!”

윤지희가 새초롬한 표정으로 말을 돌렸다.

“왜 화를 내고 그래? 하여간 조심해 줘. 언니 때문에 우리도 비밀 계정 들킬 뻔했잖아.”

장은영 말고도 남은 멤버들 모두 비밀 계정이 있었다.

그걸 들키지 않게 해달라는 윤지희의 말에 장은영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회사가 이러는 거 한두 번이야? 스타 패치가 내 계정을 어떻게 알아? 저렇게 떠보고 지우라고 협박하는 거지. 그니까 너희들도 지레 겁먹지 좀 마. 우리가 신입이니?”

“이열~. 우리 언니. 연예계 짬밥 인정?”

“짬밥이 뭐니 짬밥이. 촌스럽게.”

장은영이 기지개를 펼쳤다.

그리고 괜스레 다들 욕을 먹게 했다며 멤버들에게 사과했다.

“어쨌건 다들 나 때문에 잔소리 듣게 해서 미안. 대신 오늘 내가 한턱 쏜다. 콜?”

메인 보컬인 박수진이 입을 빼죽 내밀며 답했다.

“설마 고작 야식 따위로 사과하고 넘어갈 생각 아니지?”

“당근이지. 이따가 클럽 BLUE에 가자.”

막내인 윤지희가 환호하며 답했다.

“와우! 역시 은영 언니! 넘나 통 큰 것!”

장은영이 고개를 돌렸다.

“지희 너도 올해부터는 클럽 갈 수 있지?”

“당근 빠따지.”

올해 20살이 된 막내 윤지희가 브이 자를 그렸다.

“그럼 스케줄 끝나면 잠깐 숙소 갔다가 각자 알아서들 빠져나와. 알았지?”

장은영의 제안에 남은 골든로드 멤버들이 다 같이 오케이를 외쳤다.

순간 복도에서 부산하게 움직이는 스태프들의 발소리가 들렸다.

체리블라썸의 무대가 끝나고 1위 시상 무대를 준비하는 소리였다.

“자자. 다들 일어나. 1위 들러리 인사 나가야지.”

장은영의 말에 서브 보컬을 맡은 정이수가 투덜거린다.

“아우. 짱나. 왜 우리가 들러리를 서야 하는 건데?”

“어쩌겠어. PD가 까라면 까야지.”

“하아. 우리는 언제 1위 자리에 서 보나.”

골든로드 멤버들의 투덜거림에 장은영이 웃음을 지었다.

“이번에 하면 되지. 우리 곡 잘 나왔잖아.”

골든로드의 신곡 <블루 래빗>은 음원 순위 18위로 진입해 오늘은 5위였다.

체리블라썸의 의 약발이 다 떨어졌을 테니 조만간 1위를 할 수 있을 거란 이야기도 돌고 있었다.

하지만 장은영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우연희와 양은비를 ZIZAK 멤버들이 있는 자리에 부른 건 장은영의 계략이었다.

남자 아이돌과 함께 찍은 사진이라면 체리블라썸을 스캔들에 휘말리게 할 수 있을 테니까.

‘계정에 사진을 업로드해 놓길 잘했어.’

폰에 있던 사진은 지웠지만 스타그램 비밀 계정에 올려놓은 사진은 여전히 남아 있다.

‘내일쯤 신문사에 쫙 풀면 그 얄미운 것들이 눈물이 쏙 뽑겠지?’

1등으로 올라가기 위해 가장 빠르고 편한 방법은 1등을 끌어내리는 게 아니겠는가.

대기실을 나서려던 장은영에게 한 가지 생각이 더 떠올랐다.

‘이왕이면 좀 더 확실하게 해야겠다.’

지난번 사진의 수위가 낮다 싶었기에 장은영은 자기 남자친구인 박현우에게 문자 하나를 보냈다.

[은영이♡♥♡ : 현우 오빠. 오늘 내가 쏠 테니까 그쪽 멤버들과 클럽 BLUE에서 함께 봐. 그리고 연희랑 은비는 오빠가 좀 불러내서 사진 좀 찍자. 내가 부르면 걔들 절대 안 올 테니까 부탁해요~ 오빠. (PS. 저번 사진은 수위가 너무 낮으니까 이번엔 19금으로 부탁해?)]

문자를 보내놓은 장은영이 짙은 웃음을 머금었다.

“언니. 뭐 해?”

“어? 아무것도 아냐. 신경 쓰지 마.”

“빨리 와~. 뭐해?”

막내가 부르는 소리에 장은영은 폰을 넣은 채 그 뒤를 따랐다.

1위 축하 무대의 들러리를 서기 위해서.

* * *

체리블라썸과 ZIZAK 멤버들이 무대 위로 올라가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이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축하 무대에 익숙해진 체리블라썸도 당당한 표정으로 무대의 중앙에 섰다.

“네~. 오늘의 1위는······. 축하드립니다. 체리블라썸의 Hurry Up!”

발표와 함께 무대 천장에서 반짝이가 눈처럼 떨어져 내렸다.

객석에서는 환호가 울려 퍼졌고 체리블라썸에게 꽃다발이 쏟아졌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앵콜 무대가 없었기에 다들 무대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좁은 계단으로 줄지어 내려오다 보니 여전히 무대 위에 남은 아이들의 수가 30명은 되었다.

그런데 그 순간.

ZIZAK의 리더 박현우가 카메라의 사각에서 우연희에게 조그마하게 접은 쪽지를 건네고 있었다.

‘박현우.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박현우가 건넨 쪽지를 받은 우연희는 화들짝 놀라 곧바로 되돌려 주려 했다.

하지만 우연희가 손쓸 겨를도 없이 박현우는 무대 밑으로 내려가 버렸다.

어쩔 줄을 몰라 하던 우연희가 자신이 받은 종이를 펼쳐본다.

이내 인상을 찌푸리고 쪽지를 꼬깃꼬깃 접어 손목에 감춰버렸다.

양은비가 곁에서 왜 그러냐고 묻는데도 어색하게 웃기만 하면서.

은비에게도 보이지 못할 내용이라니.

‘연희야 대체 뭘 받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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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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