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g-Eating Genius Mage Chapter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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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7화

이정표(24)

49구역 상공의 하늘을 찢어발기고 모습을 드러낸 천궁부유마탑 전쟁용군체 토르번·

레녹의 수호령수를 특정해 의식에 강제로 참여시키고 그 주인인 레녹을 끌어들이는 노련함·

대륙 전역에 그 명성을 떨친 워메이지답게 모든 행동과 판단이 벼락처럼 기민하다·

거대도시 상공에 진입한 순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토르번 측의 모든 행동은 신속하고 깔끔하기 그지없었지만·

“····”

번개사자와 새끼용·

두 마탑의 수호령수가 마주한 벼락의 성소는 어느새 죽은 듯한 침묵에 빠져 있었다·

[아우우웅·]

이상한 소리를 내며 울어 젖히는 새끼용과 그 앞에 나타난 선이 굵은 외모의 노년 남성·

뚱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노마법사를 이 자리의 모든 사람이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

“탑주님···!!”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벼락의 성소 사방에서 수호령수를 내려다보던 마법사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는다·

날카롭게 회전하던 의념과 마력이 순식간에 사그라들면서 고개를 조아렸다·

토르번의 주인이자 대종사를 향해 탑의 마법사들이 보내는 경외와 존중·

한발 늦게 탑의 고위마법사들을 돌아보는 레녹의 시선이 깊게 가라앉았다·

‘대륙 전역에서 전쟁사업을 벌인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었군····’

당장 느껴지는 것만 해도 7레벨의 성위급이 아홉· 거의 8레벨에 걸친 듯한 위태로운 기척이 둘·

레녹이 그간 마주한 모든 마탑을 통틀어 독보적인 규모임은 물론이고 중앙의 대형세력과도 비견될만하다·

전쟁마탑을 직접 끌고 왔으니 만만치 않은 전력을 지녔으리라 생각은 했지만 가히 전쟁사업가라 불림에 모자람이 없는 전력·

하지만 탑주는 자신에게 예를 갖추는 고위 마법사들을 보면서도 심드렁한 표정으로 등을 휙 돌렸다·

탑주와 시선을 마주한 새끼용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앞발을 치켜들었다·

[바우!]

당장이라도 저 마법사들을 쓸어버리라는 듯한 신이 난 손짓·

하지만 토르번은 그런 제스처를 무시하고 새끼용의 볼을 양손으로 덥석 움켜쥐었다·

“이 녀석아·”

그대로 수호령수의 볼기짝을 쭉 잡아당긴 노인이 심통 난 표정으로 말했다·

“매일 본노의 말을 무시하다가 필요할 때만 본노를 찾다니 아주 기특하기 그지없구나·”

[으베베베]

“하루 종일 잠만 쿨쿨 자고 있더니 식신소환 같은 기술은 또 언제 배운 게야? 쓸데없는 부분에서 주인을 쏙 빼닮았군·”

“····”

앞발 뒷발을 버둥거리며 울어대는 새끼용과 그런 수호령수의 뱃살을 쿡쿡 찔러대는 탑주의 모습·

탑주의 손가락질을 피해 통통한 새끼용의 동체가 성소 바닥을 데굴데굴 구른다·

토르번의 고위 마법사들중에서도 그 모습을 보며 피식거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

방금 전까지 진지한 분위기가 거짓말처럼 느껴질 만큼 기묘하게 변한 상황·

제단 위에 서 있던 길쭉한 지팡이를 든 여성이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탑주님· 식신소환이라니··· 대체 이 도시에서 뭘 하고 계시는 겁니까?”

“라이엘·”

떨떠름한 기색으로 주변을 둘러본 토르번이 이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일이 어떻게 되든 개입하지 말라고 말해두었을 텐데· 본노의 말을 듣지 않았구나·”

“탑주님· 첫 번째 관문에서 연맹의 접합술주가 사망했습니다·”

여성의 옆에서 푸른 가면을 쓴 남성이 말했다·

싸늘하다 못해 소름 끼칠 만큼 차가운 기척을 지닌 심상치 않은 기세의 강자·

푸른 가면 너머로 레녹을 힐끔 바라본 남자가 설명했다·

“연맹이 관문에서 철수했고 블레이버 마탑주는 실종상태입니다· 실낙원을 기점으로 지옥도가 펼쳐질 겁니다·”

“····”

“몇 년 만에 중앙의 세력구도가 큰 격변에 접어들었습니다· 중앙으로 복귀하기 위해 탑주님의 인가가 필요합니다·”

“전쟁마탑을 옮기는 일에 대해서는 마음대로 하거라· 이미 그에 대한 권한을 넘겨주었을 텐데?”

탑주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본노는 이 도시에서 긴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 방해하지 말거라·”

“아직 모르시는 모양이군요·”

라이엘이라 불린 여성이 한숨을 내쉬었다·

“탑의 전쟁권역은 탑주님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할아버님께서 계시는 이상 저희로서도 이 자리에 발이 묶이는 셈이지요·”

“으음?”

“애초에 왜 저희 측이 아닌 견뢰의 수호령수를 돕고 계시는 겁니까?”

“····”

“차라리 견뢰에게 협력하고 계셨다면 이해라도 해보겠지만 그 어린 수호령수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라이엘의 말에 토르번이 입을 꾹 다물었다·

탑주가 수호령수의 식신이 된 과정 자체가 우로보로스로 인해 벌어진 일인 만큼 내막을 밝히기는 쉽지 않았겠지·

아니 순전히 자기 내장을 영수에게 홀라당 먹혔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애잇 본노에게도 사정이 있으니 알아서 납득하도록 하여라!”

할 말을 잃고 입을 뻐끔거리던 토르번이 외려 큰 소리를 냈다·

“사질에게 깨달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비사가 있었으니· 거기까지는 고할 수 없는 것이야!!”

“사질이라니 애초에 탑주님과 배분이 비슷한 사제는-”

토르번의 마법사들이 어리둥절한 기색으로 레녹을 돌아보는 사이 탑주가 한 발을 강하게 내디뎠다·

그것만으로 강렬한 번개의 파문이 퍼져 나와 벼락의 성소를 크게 흔들었다·

쿵!!

발길질 한 번으로 주변을 고요하게 만든 탑주가 말했다·

“자세한 사정은 추후 설명할 터이니 당장 뇌신전(雷神殿)을 개방할 준비를 해 두거라·”

“····”

“본노는 극뢰의 전승과 연구를 위해서 사질과 함께 긴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니·”

근엄한 표정으로 주변을 내려다본 탑주의 목소리가 묵직하게 가라앉았다·

“이 자리에서 본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다면 이 촌극을 빠르게 마무리 지을 수밖에 없음이야·”

“그렇지만 할아버님····”

라이엘이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

“그 말씀은 할아버님이 아끼시던 레오볼트와 대신 싸우시겠다는 뜻이 될 텐데요·”

“····”

[구우웅·]

사나운 포효를 터트리던 번개사자가 풀이 죽은 기색으로 탑주를 내려다보고 있다·

전신에서 번뜩이는 푸른 갈기와 공간을 찢어발길 것처럼 날카로운 발톱· 섬뜩하게 빛나는 이빨까지·

살아 있는 번개를 빚어 야수의 형상으로 만든다고 하면 이런 모습일까·

레녹의 새끼용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웅장한 외견을 보유한 번개사자의 모습·

그런 번개사자가 탑주의 앞에서 고개를 바짝 숙인 채 고양이 소리를 내고 있었다·

“어전(御前) 결투의식은 중앙의 황성시합을 재해석한 의식으로 마탑간의 의견충돌을 수호령수를 통해 결정짓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죠·”

라이엘이 담담한 눈길로 레녹의 수호령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탑주님께서 직접 이 의식에 참여하시겠다면 저 복룡을 대신해 레오볼트와 싸우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허어····”

[구웅·]

탑주가 나타나는 것과 동시에 전투의지를 잃어버린 듯한 조용한 모습·

제 자리에서 앞발을 쭉 내밀고 탑주를 향해 가만히 고개를 숙인다·

아무리 탑주라 해도 그런 수호령수의 모습까지 무시할 수는 없는 듯했다·

한숨을 내쉰 그가 머리를 들이미는 번개사자의 갈기를 쓰다듬었다·

“미안하구나·”

[그르륵]

탑주의 손에서 번뜩이는 뇌광과 그 결정에 순응하듯 눈을 감는 번개사자의 모습·

파지지직!!!

“잠깐 자고 일어나면 끝나 있을 게다·”

굳은 표정으로 사자를 쓰다듬은 탑주가 끌어올린 뇌광을 사자의 이마 위에 놓으려던 그 순간·

탑주의 모습이 그 자리에서 연기처럼 사라졌다·

후욱!!

“···!!!”

거짓말처럼 모습을 감춰버린 탑주의 모습·

굳은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라이엘이 새끼용마저 사라진 것을 깨닫고 레녹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당신·”

“내가 돌려보냈다·”

레녹이 라이엘을 보며 대답했다·

“어전 결투의식을 강제로 취소시킨 겁니까·”

“일이 이렇게 된 시점에서 굳이 의식을 이어나갈 이유는 없을 것 같아서·”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손을 턴 레녹이 말했다·

“아르스노바의 예법을 재해석해 의식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은 흥미롭지만 이 정도로 지켜보면 의식과정에 개입하는 건 어렵지 않지·”

쿠구구구···!!!

그 말과 함께 레녹이 서 있는 벼락의 성소가 흔들리며 무너지기 시작한다·

수호령수의 대결을 위해 만들어진 장소에서 참전자가 사라지자 성소 자체가 붕괴되어 버리는 것·

하지만 성소에 자리한 토르번의 마법사들 중 누구 하나 그 흔들림에 동요하지 않았다·

외려 갈수록 격변해가는 상황 앞에서도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레녹을 주시했을 뿐·

“이런 종류의 의식에 대해 꽤 자세히 알고 계시는 듯하군요·”

라이엘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할아버님을 그런 식으로 그대의 마탑에 속박시킨 겁니까?”

“아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쓴웃음을 지은 레녹이 시선을 들어올리면서 말했다·

토르번과 새끼용을 복귀시킨 순간부터 이번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정해두었기 때문·

“아켄드리아스 엘 토르번의 체면을 지켜주는 것으로 하지·”

“···체면이라·”

라이엘의 옆에 서 있던 푸른 가면을 쓴 남성이 입을 열었다·

눈가에서 요란한 번갯불을 튀기며 레녹을 내려다본 그가 말했다·

“전쟁사업을 병행하며 마탑 지부간의 연계가 약해지기는 했지만 그분께서 우리의 탑주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

“····”

“탑주께서 어떠한 연유로 그대의 마탑에 종속되었는지 알 수 없는 지금 우리가 그 말을 듣고 물러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나?”

“틀린 말은 아니군·”

레녹이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나도 수호령수의 일로 탑주에게 도움을 받았거든· 그의 배려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상황이 이렇게 되지도 않았겠지·”

아켄드리아스 엘 토르번이 식신의 처지를 받아들인 것은 그가 레녹의 수호령수를 배려했기 때문·

수호령수가 토르번의 벼락을 집어삼키고 성장을 마칠 시간을 기다려주기 위해서였다·

자신의 수호령수를 생각하며 레녹의 영수를 배려해 준 탑주가 정작 그 때문에 자신의 영수를 해쳐야 한다면·

레녹은 그 상황을 두고 아무 상관없는 외부인인 양 지켜보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탑주를 해칠 생각은 없다· 그가 식신이 된 과정도 어디까지나 우연에 가깝지·”

“····”

“사태가 정리되고 나면 탑주를 돌려주지· 그의 신변에 대해서는 이쪽에서 책임을 지겠다·”

“견뢰· 반대로 묻겠습니다·”

라이엘이 담담한 표정으로 물었다·

“저희가 직접 당신의 수호령수에게 손을 대어 할아버님의 식신계약을 무효화시키도록 하지요·”

“····”

“그 과정에서 어떠한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약조한다면 그 말을 믿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서로의 신뢰를 담보로 하지 않은 약속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같은 계통마법을 익혔을 뿐 레녹과 토르번 마탑은 당장 오늘 처음으로 서로를 직접 대면한 상황·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라고는 양측 모두 호전적이고 위험하다는 흉흉한 악명들 뿐·

[크르르릉···!!]

새파란 갈기를 지닌 수호령수가 이빨을 드러내고 마법사들이 레녹을 묵묵히 주시한다·

긴장감 어린 공기 속에서 레녹이 느릿하게 숨을 내쉬며 마력을 끌어올리려던 그 순간·

“하지만 알겠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군요·”

들어 올린 지팡이를 내려놓은 라이엘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 자리에서는 당신의 말을 믿도록 하죠·”

“···뭐?”

“아직 그분에 대해 잘 모르시는 듯 한데 할아버님께서는 본인이 하기 싫은 일에는 절대 나서지 않거든요·”

라이엘이 느긋하게 대답했다·

“만약 지금의 처지가 마음에 들지 않으셨다면 식신이라는 허울 좋은 핑계 따위에 매여 있지도 않으셨을 겁니다·”

“····”

“거기다 당신의 수호령수· 통통하게 튀어나온 뱃살이 무척이나 귀엽더군요·”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에 레녹이 침묵하는 사이 라이엘이 피식 웃었다·

“그런 어린 영수를 괴롭혀서 탑주님을 돌려받는다면 토르번의 위대한 벼락에 빛이 바래지 않겠습니까·”

“···탑주와 하는 말이 굉장히 많이 닮았군·”

벼락마법에 대한 강렬한 자부심· 이해할 수 없는 감상과 논리로 특이한 결론을 내리는 판단·

라이엘에게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시감을 느낀 레녹이 물었다·

“호칭이 오락가락하는 것도 그렇고 혈연이라도 되는건가?”

“증손녀입니다·”

“····”

전쟁마탑이 하늘을 찢고 등장한 이후 유지하고 있던 긴장감이 풀려버린 기분·

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린 레녹이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좋아··· 너희들이 그만큼 탑주를 신뢰하고 있다는 건 이해했다·”

라이엘은 레녹의 설명을 돌려서 비판할만큼 은유적으로 불신을 표했지만 그럼에도 레녹의 말을 믿어주었다·

레녹이라는 마법사를 믿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 이 상황보다도 자신의 탑주를 신뢰하고 있기 때문·

아켄드리아스 엘 토르번이 무사하다면 그 거취가 어디에 속해 있든 상관하지 않는다·

단편적인 상황과 국면을 초월해 자신들의 탑주에게 보내는 절대적인 신뢰와 믿음·

워메이지들의 정점에 다다른 고위 마법사들이 내린 결론이라면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그럼 이제부터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이대로 발칸을 떠나 중앙으로 복귀할 건가?”

“아 그 부분에 대해서 말입니다만·”

라이엘이 웃는 표정으로 말했다·

“저희로서도 발칸까지 찾아와 아무 소득없이 물러날 수는 없는지라· 협조를 구하고 싶습니다·”

“협조라고?”

“본 마탑은 현재 대륙 각지에서 벌어지는 십여 곳 이상의 내전을 포기하고 발칸에 도착한 상황입니다·”

무너지는 성소의 풍경을 힐끗 돌아본 라이엘이 말했다·

“이대로 명분도 없이 돌아간다면 저희의 사업에 협력하는 투자자들이 이의를 제기하겠죠·”

“토르번 마탑이 발칸에 방문한 명분이 필요하다는 말이군·”

“본래는 탑주님의 신변을 회수하는 것으로 대신하려 했으나 그 사안을 미뤄두었으니 당신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발칸 시의회에게 토르번 마탑의 등장과 거취에 대해서 말을 해주는 정도라면 어려운 일은 아니겠지·

하지만 라이엘이 원하는 것은 그런 형식적인 절차 따위가 아닌 것 같았다·

“뭘 원하는거지?”

“간단합니다·”

라이엘이 웃으면서 레녹을 향해 지팡이를 가리켰다·

“저희 토르번 마탑과 한번만 싸워주시면 됩니다·”

“····”

순간 라이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레녹이 눈을 깜박였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군· 뭘 원하는 거지?”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라이엘이 레녹을 바라보면서 손가락을 폈다·

“첫 번째는 할아버님께서 말씀하신 뇌신전(雷神殿)을 개방하는 데 있어 말 그대로 ‘전쟁’에 준하는 인과가 필요하다는 것·”

“····”

“뇌신전은 본 전쟁마탑의 동력을 담당하는 비처로 역대 탑주들조차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출입이 불가능한 성역입니다·”

라이엘이 설명했다·

“뇌신전을 강제로 개방하기 위해서는 탑의 전쟁권역을 과부하시켜야 하는데 그 방법 자체는 단 하나뿐이지요·”

“···두 번째 이유는?”

“견뢰· 당신의 존재 그 자체지요·”

레녹을 바라보는 라이엘의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

“이렇게 만나는 것은 처음이지만 당신에 대해서는 아주 오랫동안 이야기를 들어왔으니까요·”

“····”

“탑의 계율을 따르지 않고 위계를 초월한 8레벨의 대마법사· 초인과 괴물을 학살하고 사도살해자의 이명을 획득한 신성·”

쿠구구구궁···!!!

성소의 흔들림이 더욱 심해지고 공간에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토르번 마탑에서 임의로 구축한 성소 자체가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현상·

하지만 라이엘은 그런 성소가 붕괴하는 공간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물었다·

“대륙 전역에서 주목받는 천재적인 대마법사와 술식을 겨뤄보는 것· 하물며 같은 계통을 익힌 술사라면 천금의 보화를 주고서도 얻을 수 없는 경험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군· 강한 마법사와의 전투경험이 토르번에게 있어서 가장 큰 가치다?”

레녹이 쓴웃음을 지었다·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마탑을 통틀어 독보적으로 호전적인 성향이라더니 거짓말이 아니었군·”

“어려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손익관계를 넘어 보다 본질적인 부분에서 깨달음을 원하는 것이지요·”

라이엘이 대답했다·

“이론과 연구로는 얻을 수 없는 깨달음이 실전에 있습니다· 그것이 저희 마탑이 벼락의 힘을 전승해온 기원일지니·”

“····”

아켄드리아스 엘 토르번의 거취를 레녹의 마탑에 맡기는 대신 토르번 마탑은 이번 일에서 명분을 얻으려 한다·

경험 자체를 유의미한 가치로 인정하고 대가로 받는 토르번 마탑의 성향은 놀랍지만·

그 언행과 판단이 그들의 탑주와 놀랍도록 유사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겠지·

“···좋아·”

손목을 주무르면서 돌아선 레녹이 발 아래 쪼개지는 성소의 균열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 시작하면 되겠나?”

“워메이지의 경험이란 목숨을 건 교전에서 쌓아 올리는 가치·”

라이엘이 고개를 저으면서 답했다·

“말 그대로 실전에 준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무의미하겠지요·”

“····”

“발칸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전투마법사를 상대로 여유를 부릴 생각은 없습니다·”

레녹을 바라보는 라이엘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우선 서로의 권역을 견주어보는 것부터 시작하도록 하지요·”

“···권역을 견주어본다고?”

쩌저적···!!!

그 순간 성소 사이로 퍼져나간 균열이 이번에야말로 바닥을 쪼개버렸다·

콰아아아앙!!

폭발하는 성소의 파편 사이로 레녹의 신형이 먹구름 낀 하늘에서 떨어져내린다·

서로의 마탑이 아니라 제 3의 좌표에 임의로 수호령수가 대결할 공간을 만들었던 것일까·

쿠오오오!!

격렬하게 몰아치는 바람을 넘어 저 멀리서 무언가가 엄청난 속도로 떨어져 내린다·

둔중한 벼락을 두른 거대한 강철의 성 천궁부유군체 전쟁마탑 토르번·

살아 움직이는 엔진처럼 격렬하게 맥동하는 전쟁병기가 레녹의 권역 위로 고스란히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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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Medicine-eating wizard
Score 9
Status: Ongoing Type: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World”, a game that boasts extreme freedom. In “ver.3.0”, I decided to put everything to increase the magic talent! All stats are all about magic! Instead of enhancing the character’s magic talent, took a huge amount of demerit characteristics. But, it doesn’t matter. I will create the greatest Wizard character, even if the character looks like a corpse. But…. What is this? I became that character– a character with genius talent, but can’t pass a day alive without taking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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