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Genius Swordmaster Chapter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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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1· 대반격(8) >

#21

“···정면 돌파라고?”

아벨이 헛웃음쳤다· 그는 이미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식은땀으로 뒤덮인 얼굴에서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완전히 돌았군· 이런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으냐?! 네가 대단한 건 알겠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그가 내 멱살을 잡으며 외쳤다·

배은망덕한 것이 참 힘을 쓴 보람이 없게 만드는 아저씨였다·

좌절하는 것이 이해되기는 했다· 나는 시선을 옮겨 대머리들을 둘러보았다· 백 마리 정도는 모래바닥에 처박힌채 빌빌거리는 중이었고, 나머지는 부산스레 날갯짓하며 고도를 높이고 있었다·

『크···으으음···』

『주의해라· 사특한 힘이 우리를 끌어내린다·』

『거리를 벌려라·』

모든 거인이 추락한 것은 아니었다· 노을에 휩쓸려 추락한 것은 삼단 케이크의 첫 번째 층에 불과했다· 어쩔 수없었다· 나비로제 누님의 만사가 백만 명을 한번에 마비시키지 못하는 것처럼, 내 오러도 엄연히 한계라는 게 존재했다·

‘에이· 귀찮게·’

여기 있는 놈들은 어찌어찌 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까짓꺼 집중해서 썰다 보면 그렇게 오래도 안 걸릴 터였다·

하지만 이곳은 대머리 놈들의 홈그라운드였다· 아무리 죽여도 끊임없이 몰려올 테고, 결국 먼저 지치는 건 우리 쪽일 테지·

그나저나···

“이게 어디서 멱살을 잡아?”

뻐억!

나는 아벨의 안면에 주먹을 꽂아넣었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코피가 튀었다· 놈은 얼굴을 부잡은 채 나를 노려보았다·

“크윽···!”

“정면 돌파가 싫으면 여기 가만히 앉아서 뒈지던가· 그 편이 더 좋냐?”

“멍청한 것! 르탄시에의 마법으로 흩어지게 하면 된다! 염력으로 다섯 명을 흩어 놓으면 하나는 살겠지· 그것만이 실날같은 희망을 쟁취하는 방법이다!”

“좆까· 우리는 다 같이 간다·”

나는 바닥에 침을 뱉었다· 말 같지도 않은 개소리를 들어 줄 시간은 없었다·

거인들은 이 와중에도 하나둘씩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날개가 꺾이거나 절뚝거리는 놈은 있었지만 사망자는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예상했던 바다· 별의 가호가 없더라도 원체 튼튼한 놈들이니까·

앞머리를 쓸어넘긴 내가 입을 열었다·

“오르세·”

“···!”

오르세가 나를 돌아보았다· 시선을 교환하는 순간 그의 눈이 커졌다· 내가 뭘 원하는지 벌써 알아차린 것 같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말은 해 줘야겠지·

“날자·”

“제기랄, 네가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었다!”

오르세가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필히 거인들을 보고 움츠러든 자신에게 화가 난 것일 터였다·

그의 몸이 급속도로 부풀었다· 치렁거리는 머리카락 양쪽으로 뿔이 솟구쳤다· 검은 외투는 비늘과 네 장의 날개로 변모하는 중이었다·

“어서 타·”

“히, 히에에에!”

우리는 변신 중인 오르세에 올라탔다· 내가 제일 빨랐고 아벨이 뒤를 따랐다· 판타시온은 공황 상태에 빠져 있는 르탄시에를 챙기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7할정도 변신을 마친 오르세가 모래를 박차며 이륙하려는 찰나였다·

뒤통수가 밝아지더니 모래 위로 우리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빌어먹을, 숙여!”

“뮈이익?!”

나는 판타시온의 수염을 움켜쥔 채 끌어내렸다· 그의 머리가 아래로 숙여지는 순간 사슴뿔 윗부분이 둥그렇게도려져 나갔다·

“아···!”

판타시온이 이를 악물었다· 지켜보던 르탄시에의 눈이 커졌다· 도려진 자리가 이글거리는 것이 용암으로 달궈진 검에 베인 것 같았다· 거의 동시에 하얀 광선 서너 줄기가 우리 옆을 스치며 지나갔다·

콰아아아앙!! 광선이 사라진 지평선 너머로 모래기둥이 솟구쳤다·

『감히 등을 돌리는가·』

『소멸하라·』

뒤에서 거인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슬쩍 돌아보자 정신을 차린 거인 몇 명이 벌써 투창을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다시 한 자루가 날아든다· 내가검을 휘두르자 두 개로 갈라진 창이 땅에 처박혔다· 모래기둥이 치솟는다·

마침내 변신을 마친 오르세가 사막을 박차며 비상했다·

“나, 날았다!”

르탄시에가 감격했다· 거친 바람에 옷깃이 나부낀다· 시야가 높아지며 광활한 사막의 광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오르세는 대머리들이 가장 적게 포진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상과 하늘 양쪽에서 거인의 창이 빗발치듯 쏟아졌다·

“꺄아아아악!”

르탄시에가 머리를 쥐어싸맸다· 빛으로 이루어진 장대비가 쏟아지는 듯한 광경이었다· 대폭발을 일으키는 죽음의 광선은 하나만 맞아도 치명적이었다·

【가소롭군·】

하지만 어느 한 발 오르세에게 닿지 못했다· 네 장의 날개는 시계 만드는 공구만큼이나 섬세하게 움직이며 진로를 조절하고 있었다· 불현듯 오르세가 왼쪽으로 몸을 크게 뒤틀었다· 뒤쪽에서 날아온 창 하나가 간발의 차로배를 스치며 지나갔다· 그런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좀 대단한데, 이 새끼·

“어이, 죽이는데·”

[흥·]

등가시를 툭 치자 오르세가 코웃음쳤다· 이 정도는 별 거 아니라는 태도였다· 그렇게 순조롭게 포위진을 돌파하던 와중이었다·

방어 마법을 펼치던 르탄시에가 나를 불렀다·

“···로난 님·”

“왜 그래?”

“저게···뭐죠?”

그녀는 떨려오는 검지로 전방을 가리켰다·

이제 보니 판타시온의 시선도 같은 곳에 고정되어 있었다·

얘는 또 갑자기 왜 이래?

뭔가 싶어서 고개를 돌리는 순간·

“뭐야, 씨발·”

자연스레 욕지거리가 튀어나왔다· 나바르도제와 포옹을 하면 숨이 막히는 것처럼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저걸 보고 욕을 안 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저 멀리 펼쳐진 지평선에서, 황금빛 해일이 몰려오고 있었다·

【무슨···!]

오르세가 당혹성을 흘렸다· 거대한 벽이 밀려오는 것 같았다· 지평선의 끝과 끝을 메운 파도의 높이는 못 해도수천 미터에 이르렀다· 해일을 구성하는 것은 빛으로 이루어진 짐승과 사람들이었다·

“저 씹새끼들이·”

용의 도시 아드렌에서의 일이 머릿속을 스쳤다· 거인 두아루는 날개 깃털 하나하나에서 저런 졸병들을 소환하고는 했었다· 은근히 튼튼한 데다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깃털 병사들은 광풍이나 빛의 창 못지않게 드래곤들을괴롭혔다·

“····제대로 약이 올랐나 보군·”

아벨이 중얼거렸다· 그는 필사적으로 주변 지형을 살피고 있었다· 코피가 흐르는 것도 잊은 채 집중하고 있는걸 보면 꿀을 빨고 있는 건 아니었다· 하긴, 이 자식도 누구보다 살고 싶어하는 놈이니까· 해일을 바라보던 내가혀를 찼다·

“곤란한데·”

난처한 상황이었다·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는 해일은 퇴로를 완전히 차단하고 있었다· 속도를 줄이거나 어중간하게 방향을 틀면 격추당할 위험이 컸고, 수직으로 솟구치자니 대머리들이 쫙 깔려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답은정면 돌파 뿐이었다·

미안하다, 린· 오늘은 고생 좀 해야겠어·

검을 한 바퀴 돌려 잡은 내가 앞으로 나서려던 차였다·

“내가 하지·”

“판타시온·”

“너는 강하니까 결전을 대비해서 힘을 아껴라· 여기는 나로 충분하다·”

판타시온이 나를 가로막았다· 뿔의 절반 가량이 사라진 채였지만 여전히 묵직하다·

도끼를 뽑아든 그가 앞으로 걸어갔다· 바람이 거셌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성큼성큼 나아가던 그는 오르세의목을 지나 머리 위에 자리를 잡고 섰다·

간을 적출했나 싶을 만큼 무시무시한 담력이었다· 미친놈 같으니·

내가 아닌 것을 확인한 오르세가 으르렁거렸다·

【···사슴, 미친 건가?】

“참아라· 내가 길을 뚫겠다·”

【뭐라?】

“내가 길을 뚫겠다고 했다·”

【실성한 게 틀림없군· 그따위 이쑤시개로 뭘 한다는 거냐!】

오르세가 격분했다· 판타시온의 도끼는 절대적으로 거대했지만 오르세의 덩치와 비교하면 잘 쳐 줘 봤자 과도수준이었다· 하지만 판타시온은 물러나지 않았다·

“속도를 줄이지 마라·”

담담하게 읊조린 그가 도낏자루를 움켜쥐었다· 어이를 상실한 오르세가 헛웃음을 쳤다· 바로 그때 탁하고 난폭한, 극한지의 눈보라를 연상케 하는 마나가 판타시온의 심장에서부터 퍼져 나갔다·

“오· 저건 처음 보는데·”

“판타시온, 설마 오러를···!”

르탄시에가 눈썹을 치켜떴다· 창의 비를 피하면서 날다 보니 해일은 어느새 목전까지 도달해 있었다· 그림자가드리웠다· 고개를 끝까지 젖혀도 하늘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눈이 멀 것처럼 밝은 황금색 광채와, 해일을 이루는 수억 마리의 빛나는 짐승이었다·

“캬아아악!”

“크악! 크아악!”

수억 종류의 괴성이 귀를 찔렀다· 싸구려 목숨이라 그런지 제멋대로 생겨먹은 꼬낙서니가 인상적이었다· 놈들의 몸이 천박하게 흔들리며 해일의 물결을 구성하고 있었다·

【젠장!】

더는 선택지가 없었다· 오르세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빠르게 직진했다· 끝내 판타시온을 믿지 못한 그가 불을뿜으려던 차였다·

“뮈이이이이익—!”

판타시온이 포효했다· 그의 몸을 휘감던 오러가 한층 더 강해졌다· 안 그래도 거대한 덩치가 두 배 가량 커졌다·

상의가 찢어지며 터질 듯한 근육이 드러났다·

【뭣···!]

오르세의 비늘이 음푹 꺼졌다· 크기만 아니라 무게도 증가하는 모양이었다· 악귀처럼 일그러진 등판의 근육은보는 것 만으로 사람을 압도했다·

‘바렌 세 명치의 근육을 합쳐 놓은 것 같군·’

역시 전직 대주교였다· 브라움이 시간이 흐르지 않는 공간에 봉인당해서 천 년 정도 트레이닝을 해도 저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 같았다· 변화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몸에 머물고 있던 오러가 이번에는 도끼로 흘러들었다·

콰드드득! 기괴한 소리와 함께 양날 도끼의 형태가 변하기 시작했다·

자루는 더 길고 굵어지고, 도낏날은 눈보라로 벼린 것처럼 새하얀 빛을 뿌린다· 마침내 변화를 마친 도끼는 날폭의 길이만 4m에 이르는 괴물이 되었다·

“꺼져라!!”

양손으로 자루를 움켜쥔 판타시온이 도끼를 휘둘렀다· 새하얀 수직선이 해일 위로 그어졌다· 오르세와 빛의 군대가 접촉하는 순간이었다·

퍼어어어어엉-!!!

수천 미터 높이의 해일이 단번에 좌우로 갈라졌다· 반 토막이 난 군대가 입자로 돌아가며 소멸하기 시작했다·

해일의 중심부를 통과하면서 보는 절단면은 두께만 수백 미터에 이르렀다·

“하, 내 이럴 줄 알았지·”

시야가 트이자 너머의 풍경이 드러났다·

날개 네 장 달린 대머리 열댓 명이 일렬로 포진한 채 대기하고 있었다·

『사라질지어다· 참람한 침입자들이여·』

『사라질지어다·』

악독한 전략이었다· 우리를 발견한 놈들이 쥐고 있던 창을 내던졌다· 숨을 몰아 쉬던 판타시온이 다시금 도끼를 들어올리려던 차였다· 오르세가 머리를 뒤로 젖히며 그를 털어 냈다· 몸통 위로 나동그라진 판타시온이 눈살을 찌푸렸다·

“마룡· 이게 무슨 짓···”

【시끄럽다! 나를 얼마나 우습게 보는 거냐!】

오르세가 소리쳤다· 열 개의 창이 우리를 노리고 쇄도했다· 찰나 오르세의 비늘이 흑진주처럼 빛을 발했다· 잠깐 암전됐던 시야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눈앞을 가로막던 거인들은 사라지고, 하얗게 트인 하늘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건··”

“세, 세상에!”

판타시온과 르탄시에가 얼어붙었다·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오르세의 전매특허인 점멸 마법이었다·

그대로 목을 꺾은 오르세가 아가리를 벌렸다·

【죽어라! 벌레 같은 놈들!】

대머리들이 우리를 돌아보는 차였다· 오르세가 참았던 숨을 단번에 방류했다·

콰아아아아!

검붉은 화마가 그들을 집어삼켰다·

···!!!

하늘이 붉어졌다· 내 피를 마신 오르세의 화염은 별의 가호를 불살라 버렸다· 화염에 휩싸인 거인들이 추락했다· 더는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없었다· 가속한 오르세가 포위망을 완전히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줄곧 침묵하던 아벨이 고개를 들었다·

“···알아냈다· 근원의 위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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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y’s Genius Swordmaster

Academy’s Genius Swordmaster

Score 8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Artist: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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