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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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화·  < 죽은 자들의 땅(5) >

나는 정수리의 백회혈을 활짝 열고 공동 밖 까마득한 하늘에서부터 쏟아지는 서광을 거침없이 받아들였다·

보통의 내공심법들은 혈도를 따라 기운을 운행하여 하단전에 축기를 한다·

그러나 선천오법술과 선천사법술은 상단전을 통해 우주의 기운과 공명하며 그 힘을 빌려 쓰는 일종의 영능이었다·

달리 염력이라고도 불리는 그것·

상단전이 불처럼 뜨거워지며 초고도의 집중력이 생겨나는 게 느껴졌다·

성난 야율극리가 허공에서 뚝 떨어져 내리며 장법을 펼쳐 오는 것도 동시였다·

“오장육부를 터뜨려 주마!”

펑! 펑! 펑! 펑!

고리 모양의 시퍼런 벼락 네 개가 갈대처럼 드러눕는 내 상체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갔다·

헛되이 장력을 난사한 야율극리는 착지를 하자마자 각법으로 내 허리를 올려 찼다가 다시 퇴법으로 등을 찍었다·

아름드리 통나무도 부러뜨릴 강력한 힘이 느껴졌다·

그러나 나는 허리를 차이지도 등을 찍히지도 않았다·

각법이 올라올 때는 뒤로 휘었던 내 허리도 따라서 올라오고 퇴법이 떨어질 때는 내 등도 따라서 옆으로 비켜났다·

그러자 야율극리는 오른쪽 수도(手刀)로 빗살처럼 내 아랫배를 찔러왔다·

손끝에서 무려 반 장 길이로 뻗어 나오는 시퍼런 강기는 그 자체로 이미 한 자루 장검이었다·

스치기만 해도 뱃가죽이 잘려나가며 내장을 쏟아내리라·

하지만 강기는 이번에도 딱 한 치 정도의 거리를 남겨두고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절체절명의 순간 내가 엉덩이를 뒤로 뺀 덕분이었다·

야율극리가 손발을 뻗는 속도는 놀라운 것이어서 이후로도 계속 무자비한 공세를 퍼부어댔다·

하지만 나는 그때마다 그의 보법을 초식의 투로를 노리는 지점을 사전에 모두 알아차렸다·

조금 전 머릿속에 화인으로 각인된 사천사법술의 공능 혹은 영능 때문이었다·

‘타심통(他心通)이라니!’

타심통은 깨달음을 얻어 부처나 아라한의 경지에 이른 수행자들이 얻게 된다는 여섯 가지 신통력 즉 육신통의 한 가지로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능력을 말한다·

선천사법술에서는 이것을 염동술과 맥락을 같이하여 염독술(念讀術)이라고 명명했다·

그들이 말하는 염독술이 어느 정도의 경지를 말하는 건지는 현재로선 나도 잘 모른다·

다만 내가 초고도로 집중을 한 상태에서 야율극리가 어느 정도 이상의 강렬한 생각을 하면 그 생각이 마치 감응을 하듯 내 머릿속에서도 함께 떠올랐다·

그러면 무얼 어떻게 상대해야 하겠다며 계산을 할 것도 없이 몸이 저절로 반응했다·

마치 혼자 초식을 연습할 때 왼손의 공격을 오른손이 자동으로 막아내는 것처럼·

시간을 느리게 보는 이능력과 삼백 년의 공력 각성한 감각들과 용력 여기에 상대의 생각을 읽는 능력까지 더해지자 그 무섭던 야율극리의 권장지각은 더 이상 내게 위협이 되질 않았다·

도망치거나 막기에만 급급했던 나는 어느새 대등한 힘과 속도로 공방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점점 내가 펼치는 초식들이 오히려 야율극리의 초식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꽝! 꽈광! 펑! 퍼버벅!펑! 펑!

격권의 순간마다 벼락이 치고 접장의 순간마다 천둥이 울렸다·

막강한 경파가 고막을 때리며 거대한 공동을 떵떵 울려댔다·

“갈!”

무언가 크게 잘 못 되었음을 알아차린 야율극리가 일성을 터뜨리더니 뒤쪽 삼 장 밖으로 신형을 쭉 솟구쳤다·

이번에는 내가 진각을 밟으며 야율극리를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찰나의 간극을 두고 공동의 한가운데 떨어진 나는 귀영무의 보법과 함께 십초박을 본격적으로 펼쳤다·

뻑! 뻐버버벅! 퍽!

판세가 완전히 뒤집혔다·

야율극리는 바쁘게 뒷걸음질 치며 나의 맹공을 막아내기에만 급급할 뿐 반격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다·

급기야 야율극리의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지다 못해 실핏줄까지 터져대기 시작했다·

고도의 집중력으로 사력을 다해 싸우느라 인체와 정신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내가 이겼다!’

더 이상의 격전은 의미가 없었다·

그걸 깨닫는 순간 나는 한 발을 초접전이 벌어지고 전권 속으로 털썩 들여놓았다·

동시에 오른 주먹으로 그의 명치를 가격했다·

뻑!

특별한 초식도 없고 강기니 뭐니 하는 기운을 뽑아낸 것도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주먹질이었을 뿐이었다·

다만 속도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경지를 넘어 순간이동에 가까울 만큼 빠른 주먹이었다는 것이 다를 뿐·

그리고 이어지는 십초박의 새로운 선팔초!

퍽! 퍼퍽! 퍼퍼퍽! 퍽! 퍽!

야율극리는 온몸을 털어대며 뒷걸음질 쳤다·

그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상투를 튼 머리카락까지 풀어 헤쳐졌다·

나는 다시 한번 따라붙으며 우수를 힘차게 뻗었다·

야율극리는 온몸을 난타당해 내장이 진탕된 와중에도 금나수의 수법으로 내 손목을 감아오는 독기를 보였다·

하지만 나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자비한 속도로 손목을 감아오는 그의 양손을 무시하고 반백의 머리채를 덥석 잡았다·

이어 무 뽑듯 뽑아 올린 후 허공에서 한 바퀴를 질풍처럼 돌린 다음 돌바닥에 거꾸로 패대기쳤다·

“너도 한 번 당해봐라!”

빠악!

“한 번 더!”

빠악!

“한 번 더!”

빠악!

“한 번 더!”

빠악!

야율극리가 나에게 했던 네 번에다 다섯 번을 더해 도합 아홉 번을 패대기쳤다·

그쯤 되자 야율극리도 사지가 축 늘어져서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 했다·

열 번을 채우기 위해 한 번 더 패대기치려는 순간 야율극리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애원하듯 말했다·

“제발 그만····”

그제야 패대기질을 멈춘 나는 머리채를 잡은 채 야율극리를 질질 끌고 가서 제단 위에다가 척 던져 놓았다·

팔다리가 얼마나 부러졌는지 죄다 비정상적으로 꺾여 있었다·

입에서는 검은 피가 꿀럭꿀럭 솟아 나와 하늘을 보고 누운 그의 입과 목 주변으로 흘러내렸다·

눈동자에서도 핏줄이 죄다 터져 피가 흘렀으며 왼쪽 가슴에선 날카롭게 부러진 갈비뼈가 옷까지 뚫고 튀어나와 있었다·

나는 쓰러져 누운 야율극리보다 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양손을 번갈아 보았다·

내가 저지르고도 믿기지 않았다·

하물며 불과 말 몇 마디 나누는 사이에 입장이 뒤바뀐 야율극리는 오죽하겠나·

그는 존엄을 잃지 않으려는 듯 숨 쉬는 것조차 어려운 와중에도 최대한 또렷하게 말을 했다·

“대체 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냐?”

“설명하려면 복잡하지만 저도 천부교활교경을 익혔습니다· 정확하게는 글자인지 그림인지 모를 그 기괴한 문양이 몸속에 화인으로 새겨져 있지요·”

“농담 따위는 집어치워라·”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사실입니다· 덕분에 정신을 고도로 집중하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녔지요· 유일하게 한 사람 마찬가지로 천부교활교경을 익힌 귀하에게는 전혀 쓸모가 없었지만 말입니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야율극리의 두 눈이 동그래졌다·

나는 내가 오래전에 죽은 동방신행의 현신이며 미래를 알기 위해 이미 한 차례 다른 생을 살다가 다시 환생한 것 같다는 식의 황당무계한 얘기는 입밖에 꺼내지도 않았다·

야율극리를 이해시킬 자신도 없었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지금의 상황이 매우 복잡해지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가 아직 그걸 받아들이지 못 했다·

지금도 석관의 예언은 비유와 상징에 불과할 뿐 그걸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이 앞섰다·

야율극리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충격과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한 채 한참이나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도 졸도를 했다가 깨어난 후 갑자기 강해진 나를 달리 이해할 길이 없을 것이다·

야율극리는 팔의 뼈마디가 죄다 부러져 신경만 남은 두 주먹을 힘껏 말아 쥐었다·

그리고 눈까풀을 파르르 떨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삶을 지탱해 주었던 평생의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일 것이다·

무슨 이유에선지 가슴 한쪽이 짜르르 울리며 인간적으로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나를 쓰러뜨린 것이 본교의 무공이었다니 그나마 다행이군· 한순간도 구차하게 살고 싶지 않으니 그만 목숨을 거두어라·”

“저는 이제 귀하가 두렵지 않습니다· 그러니 여기서 나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하면 목숨을 취하지 않고 천마성교도들이 있는 곳까지 안전하게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그런 방법은 없다· 반드시 한 명의 목숨을 제물로 바쳐야만 사령들과 그들을 모시는 묘귀(墓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 그러시다면 원하는 것 한 가지만 말씀해 보십시오· 가령 화장을 한 다음 뼛가루를 고향으로 가져가 어렸을 적 뛰어놀던 강물에 뿌려 달라든가·”

“그 대가로 나가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

“그렇습니다·”

“입 다물고만 있으면 너를 죽일 수 있는데도?”

“제가 여기서 생매장을 당한다고 한들 귀하에게 이로울 게 무엇입니까? 복수심에 눈이 멀어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마십시오·”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복수보다 더 절실한 게 과연 있을까?”

“범부들이라면 그랬겠죠·”

나는 가만히 야율극리를 바라보았다·

할 수 있는 말은 다 했다·

더이상의 설득은 목숨을 구걸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은 왠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야율극리는 천장에서 내리쬐는 서광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의 눈동자가 깊어지기를 한참 이윽고 무언가 결심을 한 듯 천천히 입을 열었다·

“머지않아 산기슭에서 일만 정도무림인들과 일만 천마성교도들이 전부 모여 전면전을 벌일 것이다· 내가 죽었다는 걸 알면 흑도와 사파인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말겠지·”

당연한 말이다·

한 명의 절대고수가 수십 명의 초절정 고수들을 압도하고 수만 명의 무림인들을 불러 모으는 법이다·

야율극리는 저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 강력한 구심점이었다·

편복은왕이나 혈영노조는 절대로 야율극리를 대신할 수 없다·

“하지만 충성스러운 나의 교도들은 마지막까지 남아 결사항전하다 몰살을 면치 못할 것이다· 무림맹의 늙은이들은 이번에야말로 마귀들을 일망타진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할 테니까·”

이것도 당연한 말이었다·

아무리 영달과 권력을 좇아 부나방처럼 모여든 고수들이 많다지만 신심으로 마신을 섬기는 교도들의 숫자야말로 압도적일 것이다·

“정도무림인들로부터 그들 모두를 지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반드시 천마성교를 다시 일으키겠노라고 맹세해라· 하면 그 대가로 나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

“귀하가 천마교주가 되어 천하를 오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대체 왜 그렇게 성교의 재건에 목을 매시는 겁니까?”

“그건 내가 천마성교의 교도이자 교주의 적통을 이은 마지막 생존 제자이기 때문이지· 이제 네가 대답할 차례니라· 내 제안을 받아들이겠느냐?”

야율극리는 천마교주의 칠제자라는 자신의 신분을 매우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그가 오랜 세월 천하를 꿈꾼 것도 그런 자부심에서 비롯되었을지 모른다·

“제안은 받지 않겠습니다·”

“대신 표사로서 의뢰를 받겠습니다· 표행비는 말씀하신 것처럼 이곳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제게 가르쳐 주는 것으로 치르십시오·”

“나는 지금 네게 천마교주가 되어 성교를 재건하고 천하를 오시하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한데 그걸 고작 표행으로 하겠다고?”

“제대로 전달이 되었군요·”

“네게는 천하를 경영하고 호령하는 것이 한낱 표사질만도 못한 것이더냐?”

“먹고 사는 방식이 서로 다를 뿐입니다· 호랑이가 멧돼지를 잡아먹는다고 해서 황소에게도 돼지고기가 맛있는 음식일 수는 없지요·”

”이걸 먹고 사는 문제로 보다니· 도대체 너처럼 어처구니없는 놈이 어떻게 천부교활교경을···· 쿨럭!“

흥분한 야율극리가 고함을 지르다 말고 몸까지 옆으로 뒤집으며 크게 기침을 했다·

검붉은 피가 바닥으로 한 바가지나 쏟아졌다·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며 누운 야율극리는 잠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이어 목구멍이 가랑가랑 끓어오르는 소리로 나직하게 말을 이어갔다·

“청동화로들의 불을 꺼트리지 마라· 천장의 구멍을 통해 빠져나간 연기가 칠주야 동안 하늘로 솟구치면 한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그는 대대로 천마대총을 관리해 온 봉신가의 후손· 너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 줄 수 있는 이는 오직 그 사람뿐이다·”

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저 많은 장작들이며 횃불들을 누가 가져다 놓았나 했더니만 역시나 관리인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들은 아마 천마교주의 참선이 끝날 때쯤 나타나 시체에 염을 하고 수의를 입힌 다음 관뚜껑을 덮어 주었을 것이다·

장례를 치른 후에는 먼 훗날 생의 마지막 때에 이르러 찾아올 다음 교주를 위해 석관을 미리 조각해 놓고 돌아갔을 것이다·

그러면 아비의 뒤를 이어 그의 아들이 다음 교주를 위해 또 찾아올 것이고·

천마성교의 세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그 이름 아래 얼마나 많은 재인(才人)들이 존재했는지 새삼 실감 났다·

한편 할 말을 모두 끝낸 야율극리의 눈동자가 별이라도 내려와 박힌 것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회광반조였다· 지난 삶을 반추하는 생의 마지막 불꽃·

“물속의 달을 건지듯 모든 게 허망하도다· 뿌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언제나 굳건한데 가지끝만 한세월 공연히 흔들렸구나·”

그 말을 끝으로 야율극리는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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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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