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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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화·  < 전설의 표행(10) >

“셋째야!”

이귀가 고함을 지르며 달려갔다·

그런 다음 부러진 뼈가 살을 뚫고 나온 삼귀의 팔목 위쪽 혈도를 타다닥 짚었다·

급한대로 큰 출혈을 막기 위해서인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최대한 빨리 뼈를 맞춘 다음 완전히 지혈을 하고 부목을 대고 붕대까지 감아 뼈가 어긋나지 않도록 고정을 해야 한다·

그래야 남은 생을 불구로 사는 걸 피할 수가 있다·

하지만 이귀는 선뜻 손을 대지 못 했다·

대적을 앞에 두고 한가하게 동료의 치료나 하고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괜찮으냐?”

“팔 하나 부러진 걸 갖고 웬 호들갑이십니까?”

“내상은?”

“이 정도로 죽을 제가 아닙니다· 다만 저 늙은 박쥐왕의 모가지를 비트는데 더는 한 손을 보탤 수 없다는 게 원통할 뿐·”

편복(編幅)은 본래 낮에는 동굴 천장에 거꾸로 붙어살다가 밤이 되면 돌아다니는 박쥐를 고급스럽게 일컫는 말이었다·

따라서 박쥐왕이라는 말에는 시커먼 장포를 입고 햇빛을 피해 밤에만 돌아다닐 수 있는 편복은왕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이 담겨 있었다·

“하여튼 버르장머리 없는 것들 같으니라고·”

편복은왕은 가소롭다는 듯 조소만 흘릴 뿐 조금도 기분 나빠 하지 않았다·

별호에서부터 이미 박쥐왕이라 불리거니와 그가 공언한 대로 명부삼귀를 모조리 죽여버릴 심산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재빨리 신법을 펼쳐 달려간 다음 애초 삼귀가 차지했던 편복은왕의 좌방을 점하고 섰다·

이어 이귀를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금 한가하게 그러고 있으실 때가 아닙니다· 다 같이 죽고 싶지 않으면 빨리 와서 합격진을 펼치십시오!”

연소교와 호리독사에게도 외쳤다·

“연 소저와 하 표사는 삼귀 선배의 박살 난 팔목을 응급처치해 드리시오· 쓰러진 상여꾼들의 상태도 봐주고·”

그때쯤엔 호리독사가 연소교의 도움을 받아 마지막 상여꾼의 옆구리를 막 베어서 쓰러뜨리고 있었다·

호리독사는 도둑질을 하다가 들켰을 때처럼 깜짝 놀란 얼굴을 한 채 멈춰 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두 사람은 마치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것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우선 연소교가 삼귀에게 달려간 다음 뼈를 맞추기 전에 수통의 깨끗한 물로 상처에 묻은 흙을 씻어냈다·

호리독사는 사방으로 흩어져 버린 모닥불 조각들을 몇 개 주워다가 불을 크게 일으킨 다음 서둘러 자신의 단도를 달구기 시작했다·

연소교가 뼈를 맞추면 불에 달군 단도로 상처 부위를 지져 출혈도 멈추고 나쁜 것들이 들어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사이 나와 일귀와 이귀는 편복은왕을 가운데 두고 삼각형으로 빙 둘러쌌다·

본격적인 싸움을 재개하기 전에 내가 이귀에게 물었다·

“내상은 좀 어떠십니까?”

“내 몫은 할 테니 염려 마라·”

“다행이군요·”

“왜 삼귀를 치료해 주는 거지?”

“사나운 용을 잡으려면 일단 이무기끼리 힘을 합쳐야죠·”

“그다음엔 우리가 너희를 잡으려 들 터인데도?”

“어차피 삼귀 선배님은 명부삼귀의 전력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대신 만약 마지막에 성보를 놓고 우리끼리 싸우게 되면 저 두 사람에게 만큼은 손속에 사정을 좀 둬 주십시오·”

“너는 봐주지 않아도 되고?”

“모두에게 사정을 봐주면 싸움이 되겠습니까?”

일귀와 이귀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마교도라고 해서 무작정 죽여버리는 정도 무림인들과는 다른 데다 당당하기까지 한 내가 희한하게 보이는 것이다·

그때 편복은왕이 말했다

“다들 그런 쓸데없는 고민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되느니라· 이 몸이 너희를 모조리 죽여서 상황을 간단하게 정리해 줄 것인즉·”

“고작 삼백여 합으로 벌써부터 자만하지 마시오!”

이귀가 발끈하며 외쳤다·

그러고는 곧장 신법을 펼치더니 돌연 반 장 높이로 솟구쳤다·

너무 성급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와 달리 아래로 쭉 뻗는 그의 좌장에서 주먹만한 검은 구체가 쏘아졌다·

퍼엉!

앞서 편복은왕이 쏘아 보낸 은빛 구체보다 훨씬 작았지만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거리도 매우 가깝거니와 시기로 뭉쳐진 구체에는 강력한 독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와 동시에 오른쪽에서는 일귀가 낮게 쇄도하며 편복은왕의 단전을 향해 우장을 뻗고 있었다·

역시나 시커먼 구체가 작렬했다·

퍼엉!

간발의 차이를 두고 이귀가 먼저 신형을 쏘았지만 그는 공중으로 솟구쳤고 일귀는 아래로 깔렸기 때문에 실제로 두 사람이 구체를 쏘아 보낸 것은 거의 동시였다·

둘 중 한 사람이 쏘아 보낸 장력만이라도 격중 한다면 편복은왕은 중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다시 말해 격중을 한다면·

퍼엉!

퍼엉!

편복은왕은 선 자리에서 각기 다른 방향을 향해 쌍장을 떨쳤다·

검은 구체는 연기처럼 터져 나가버렸고 일귀와 이귀는 이번에도 막강한 경력을 감당하지 못해 삼 장이나 튕겨 날아갔다·

그보다 한발 앞서 일귀의 외침이 있었다·

“지금이야!”

일귀와 이귀가 시기로 뭉쳐진 강기를 각각 위와 아래에서 쏘아 보내고 그것들을 막기 위해 편복은왕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쌍장을 떨치는 그 찰나의 순간 나는 무방비 상태인 편복은왕의 왼쪽 전권을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

이어 그의 옆구리를 난타하기 시작했다·

귀영무의 보법에 이은 십초박의 선팔초가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여기에 십 성의 공력까지 담아냈다·

뻑! 뻐버버버버버벅!

절굿공이로 떡을 치는 것 같은 찰진 육장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갈비뼈는 인간의 신체를 구성하는 모든 뼈들 중 가장 약한 축에 속한다·

특히 근육이 없는 옆구리에서 날갯죽지까지는 충격에 취약했다·

하지만 선팔초를 모두 쏟아내고도 갈비뼈를 한 대라도 부러뜨리기는커녕 내 주먹 뼈가 모조리 박살 나는 것 같았다·

상대의 가공할 호신강기 때문이 아니었다·

믿을 수 없게도 편복은왕은 눈 한 번 깜빡이고 말 그 짧은 순간에 일귀와 이귀를 날려 보낸 것으로도 모자라 벼락처럼 돌아서며 나와 똑같이 주먹으로 응수했다·

정확히 말하면 때렸다·

나는 갈비뼈가 아니라 편복은왕이 번갈아 내주는 주먹을 죽으라고 맞받아친 것이다·

‘이게 무슨!’

싸움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이능력을 기본으로 발동한 상태였다·

빠르기로만 따지면 명부삼귀와도 백중세를 이룰 거라고 자부했다·

물론 손발이 그렇다는 얘기일 뿐 눈은 내가 명부삼귀보다 더 빨랐다·

한데 편복은왕은 눈으로도 겨우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의 속도를 손발에 담아냈다·

거기다 흡사 쇳덩어리를 치는 듯한 이 무지막지한 충격과 함께 손목의 뼈를 뚫고 들어오는 암경이란!

‘이게 인간의 경지라고?’

일찍이 본 적 없는 거대한 장벽을 만난 것 같았다·

그 순간 편복은왕의 오른손이 갈고리처럼 변하더니 내 어깨를 노려왔다·

‘잡히면 끝장이다!’

대경실색한 나는 주먹을 풀고 금나수와 비슷한 수법으로 편복은왕의 주먹을 감싸고 비틀었다·

부지불식간에 십초박의 후이초가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것이었다·

처음 십초박을 전수해 줄 당시 북해투왕은 말했었다·

“십초박은 선팔초(先八招)와 후이초(後二招)로 나뉜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선팔초’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 나머지 ‘후이초’·는 만약에 대비해 너의 몸을 빼기 위한 동작들이다·”

편복은왕의 왼쪽 주먹이 한순간 방향을 잃고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이걸로 그를 어찌해 볼 수는 없다·

다만 잠시나마 당황하게 만들어 발을 빼기에는 충분했다·

나는 귀영무의 보법을 펼치며 삼 장밖으로 후다닥 물러났다·

그때쯤엔 앞서 튕겨 나간 일귀와 이귀가 중심을 잡고 반격의 준비를 하면서 다시 대치가 이루어졌다·

전체적으로 보면 네 명이 우레처럼 붙었다가 투다닥 하고는 어느 쪽도 승기를 잡지 못한 채 번개처럼 떨어진 셈이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사람들의 시선을 강렬하게 사로잡은 이는 있었다·

편복은왕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보통 빠른 게 아니군·”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그 나이에 그런 엄청난 공력이 운공만으로 생겼을 리 없을 터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기연을 여러 차례 얻었으렷다?”

“중원 전역을 돌아다니는 것이 직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기인이사(奇人異士)들을 만날 일이 범부들보다는 흔하지요·”

“비영문의 전승자도 만났더냐?”

비영문이라는 말에 일귀와 이귀가 깜짝 놀란 표정이 되었다·

저만치 떨어진 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삼귀와 그를 치료하고 있던 연소교도 놀라서 나를 돌아보았다·

“그렇습니다·”

“그가 누구지?”

편복은왕의 나이가 구순 어림이라고 가정했을 때 칠순 어림인 북해투왕과는 무려 이십 년 정도의 차이가 난다·

북해투왕이 청해에서 중년의 권사로 한참 명성을 날리기 시작할 무렵 편복은왕은 남만에서 은거를 시작했을 것이다·

이후 세상 소식들과 담을 쌓고 살았다면 천하십대 권사 중 한 명인 북해투왕을 모르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활동했던 곳이 각각 남만과 청해로 수만 리 이상 떨어진 곳이기도 했고·

눈치를 보아하니 그건 명부삼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북해투왕입니다·”

“너는 그 자의 제자이고?”

“그렇습니다·”

“비영문은 일인전승일 텐데?”

“제가 바로 그 전승자입니다·”

북해투왕은 이미 항주를 떠났고 곤륜파와의 은원에 관한 문제도 대책이 있었다·

나는 더이상 그의 제자임을 숨기지 않았다·

이미 훤히 꿰뚫고 있으니 숨길 수도 없었고·

“안타깝구나· 한때 천하를 오시하던 비영문의 권공이 다시 꽃을 피워 보기도 전에 맥이 끊기게 생겼으니 말이다·”

삼귀를 치료하고 있던 연소교와 호리독사의 표정이 돌덩이처럼 굳어졌다·

북해투왕은 내게 또 말했다·

“만약 십초식을 모두 펼친 후에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면 상대가 너를 희롱하고 있는 것이니 이미 죽은 목숨이다·”

일생일대의 대적을 만났음을 실감했다·

하지만 내겐 아직 숨겨둔 한 수가 더 남아 있었다·

그건 엄격히 말해 내 무공이 아니라 저들의 무공이었다·

사실은 무공인지도 모르지만·

바로 선천오법술이었다·

얼얼해진 주먹을 번갈아 주무르는 척 하며 소매 끝에 꽂아둔 비격쌍뇌창 한 쌍 즉 두 개를 양쪽 주먹 속에 숨겼다·

무당파에는 양심신공(雨心神功)이라고 해서 하나의 마음을 두 개로 나누어 쓰는 공부가 있다고 들었다·

나는 아직 그런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비격쌍뇌창 두 개를 하나의 방향으로는 얼마든지 날릴 수 있었다·

만약 하나가 실패하더라도 다른 하나가 급소를 뚫어 주기만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자세를 취한 후 일귀와 이귀를 향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젠 제가 엄호를 하겠습니다· 두 분 선배님들 중 한 분께서 전권을 파고 들어가 살수를 펼치도록 하십시오·”

이귀가 말을 받았다·

“우리가 그를 두려워해 너를 앞세우기라도 했다는 뜻이냐?”

“선공을 한 두 사람은 손발을 묶는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반면 가장 나중에 뛰어든 한 사람은 혼자 위험을 무릅써야 하니 드리는 말씀입니다·”

“무어?”

“알겠습니다· 그러면 다 같이 선공을 하다가 먼저 틈을 보는 사람이 치고 들어가서 살수를 쓰도록 하시죠· 모두의 목숨이 달린 일이니 만큼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실 거라 믿습니다·”

“아까부터 무슨 쓸데없는 말을 그렇게 진지하게들 하고 앉았느냐· 고민할 것 없이 그냥 내가 선공을 하마!”

말과 함께 편복은왕이 신원하게 쌍장을 뻗어왔다·

아까 보았던 은빛 구체가 또다시 폭사 되었다·

크기는 작았지만 대신 두 개였고 각각 일귀와 이귀를 향해 날아갔다·

편복은왕이 장력을 끌어올리는 순간 일귀와 이귀는 이미 두 다리를 앞뒤로 크게 벌리며 축을 세운 상태였다·

그리고 쌍장으로 검은 구체를 힘차게 쏘며 맞섰다·

뻐벙!

두 개의 굉음이 거의 동시에 울렸다·

그 바람에 결과적으로는 또다시 일귀와 이귀가 선공을 한 셈이 되어 버렸다·

‘젠장!’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한번 편복은왕의 전권을 질풍처럼 파고들었다·

이건 사실 편복은왕이 유도한 판이었다·

그는 아까와 같은 방식으로 다시 승부를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십초박을 모두 펼치고 도망치기 전에 잡아 보려는 속셈이었다·

편복은왕은 나와 명부삼귀를 상대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었다·

우리를 귀찮은 벌레처럼 보는 것이다·

‘누구 마음대로!’

편복은왕이 유도한 대로 좀 전과 똑같은 양상이 펼쳐졌다·

장력을 감당하지 못한 일귀와 이귀는 이번에도 삼장이나 튕겨 날아갔고 나는 십초박의 선팔초를 작렬했다·

뻑! 뻐버버버버버벅!

차이가 있다면 이번엔 옆구리가 아니라 전면이었다는 정도였다·

편복은왕은 재밌는 장난감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잔뜩 흥분해서는 어김없이 자신의 두 주먹으로 내 주먹들을 모두 때려 막았다·

그리고 아까와 달리 쌍수를 뻗어왔다·

쭉 뻗은 양손이 흡사 적향서를 낚아채던 설응의 발톱처럼 섬뜩하게 느껴졌다·

저 손가락에 잡히면 그대로 죽는 것이다·

나는 후이초를 펼치는 대신 편복은왕의 양손을 향해 쌍장을 떨쳤다·

편복은왕이 가소롭다는 듯이 손바닥을 활짝 펼쳐 역시나 쌍장으로 응수했다·

뻐벙!

접장의 순간 편복은왕은 화끈한 불맛과 함께 두 개의 청동빛 바늘이 자신의 손등을 뚫고 나오는 걸 보아야 했다·

막강한 장력에 내가 튕겨 나가는 사이 바늘은 그대로 편복은왕의 두 눈을 향했다·

내가 선택한 급소는 눈이었다·

인체에서 유일하게 호신강기가 통하지 않는 곳·

운이 좋아 뇌까지 뚫고 들어가 박힌다면 사람을 벼락처럼 거꾸러뜨릴 수도 있는 곳·

하지만 편복은왕의 움직임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눈 한 번 깜빡이는 걸로도 표현할 수 없는 찰나의 순간 그는 얼굴을 옆으로 꺾었다·

비격쌍뇌창의 바늘은 그의 코와 늘어져 출렁이는 주름살 살을 비스듬히 뚫고 지나갔을 뿐이었다·

이번에도 편복은왕을 쓰러뜨리는 데 실패했다·

대신 이번에도 도망을 치는 데는 성공했다·

이능력과 십초박에 이어 비격쌍뇌창을 이용한 선천오법술까지 전부 쏟아붓고도 고작 그의 마수를 피하는 데 그친 것이다·

‘이러면 정말 답이 없는데!‘

진짜 문제는 그다음에 일어났다·

“이노옴!”

편복은왕의 신형이 돌연 쭉 늘어나더니 아직 체공 상태에 있는 나를 향해 쌍장을 출수해 왔다·

이건 생각지도 못한 반격이자 기습이었다·

요강단지만한 은빛 구체가 보였다·

죽음을 직감한 순간 몸속 깊은 곳에서 죽간의 기운이 간만에 터지듯 솟구쳤다·

나는 천근추의 수법을 펼치며 쇠공처럼 뚝 떨어져 내렸다·

지독한 냉기와 함께 은빛 구체가 내 머리카락을 몽땅 잡아채며 아슬아슬하게 위로 스쳐 갔다·

찰나의 순간 활짝 열린 편복은왕의 상체가 보였다·

“제발 좀 죽어랏!”

십이성의 공력을 전부 발끝에 모아서 땅을 힘차게 박찼다·

그 순간 나는 한 대의 화살이 되어 편복은왕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심장을 향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일장을 출수했다·

대경실색한 편복은왕은 다시 한번 그 놀라운 속도로 장력을 마주 떨쳐왔다·

이제는 비격쌍뇌창도 없었다·

대신 편복은왕의 은빛 구체가 완벽히 형상화되기 전 간발의 차이로 내 양손에서 폭사 된 붉은 불길이 그를 먼저 덮쳤다·

뻐엉!

결과는 놀라웠다·

나는 그 자리에 못 박은 듯 서 있는 반면 편복은왕은 지금까지와 달리 무려 세 걸음이나 턱 턱 턱 물러난 끝에 가까스로 멈춰 섰다·

그리고 무슨 이유에선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잠시 응시하다가 ‘우웩!’ 하고 피를 한 줌이나 토했다·

“···!”

저 무지막지한 괴수가 내 장법 한 방에 내상을 입고 목구멍으로 피를 토한다고?

물론 처음 제대로 격증시킨 장법이긴 했다·

그렇다고 해도 뭔가 예상했던 것 이상의 결과에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 순간 저만치에서 삼귀가 치료를 받다 말고 연소교와 호리독사를 밀쳐내며 벌떡 일어났다·

이어 내상을 입은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울만큼 산이 떠나가라 외쳤다·

“구천홍염장이다!”

이귀와 일귀도 소스라치게 놀란 얼굴이 되어 나를 보았다·

일귀가 떨리는 음성을 진정시키며 내게 물었다·

“혹시 구천홍염장도 익힌 건가?”

“그렇습니다만·”

“왜 진작 말하지 않았나!”

“아무도 묻지 않는데 혼자 말하고 다니라고요?”

“백포산군과는 무슨 사이인가?”

“대체 왜 그러시는 겁니까?”

“구천홍염장은 투골음풍장과 상극일세· 상극 중에서도 염극음(炎充陰)· 다시 말해 구천홍염장의 화기가 투골음풍장의 음기를 무력화 시켜버린다는 뜻이지·”

“으하하하!”

갑자기 삼귀가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그러다 편복은왕이 그랬던 것처럼 뚝 그치더니 착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

“아무래도 명년 오늘 제삿날의 주인이 바뀔 것 같군!”

분노한 편복은왕이 일갈했다·

“가소로운 것들! 내가 익힌 신공절학들이 어디 투골음풍장 뿐이겠느냐!”

일귀가 냉랭하게 받아쳤다·

“투골음풍장이 아니라면 우리가 귀하를 그토록 두려워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이오· 하물며 내상까지 입은 다음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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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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