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화· < 전설의 표행(8) >
위쪽 숲으로부터 네 명의 장한이 커다란 상여를 앞뒤에서 메고 나타났다·
길도 없는 이런 오지에 장례식에서나 볼 상여라니· 이 무슨 밑도 끝도 없는 전개란 말인가·
게다가 상여의 크기에 비해 상여꾼들의 숫자가 터무니없이 적었다·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저 정도 크기면 아무리 힘 좋은 장정이라도 최소 여덟 명은 붙어야 한다·
더 놀라운 건 상여꾼들의 신법이었다·
열 걸음도 똑바로 걷지 못할 만큼 나무가 빽빽한 숲 지대를 네 명이 마치 한 몸이라도 된 것처럼 빠르게 달려 내려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상여는 허공에서 완벽히 수평을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작은 나뭇가지에조차 걸려 쓸리는 법이 없었다·
‘고수들이다!’
갑자기 나타난 상여도 상여지만 상여꾼들의 예사롭지 않은 신법에 나는 더욱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편 상여를 본 명부삼귀의 얼굴은 그야말로 썩어 문드러졌다·
연소교는 연소교대로 잔뜩 공포에 질려 있었다·
‘대체 저 상여가 뭐길래·’
이윽고 상여가 이동을 멈추었다·
어쩌다 보니 명부삼귀와 내 일행과 상여가 삼각형을 이루고 선 형국이 되었다·
어느 순간 상여의 뚜껑이 위로 활짝 열렸다·
동시에 기괴한 복장과 용모를 지닌 괴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건 또 뭐야?’
늙은 사자의 갈기를 연상케 하는 은발에 칠흑처럼 시커먼 장포를 입은 쭈글쭈글한 얼굴의 주름만 보아서는 구순은 족히 되었을 것 같은 상노인이었다·
노인의 얼굴은 주름진 와중에도 회칠을 한 것처럼 희었는데 그 바람에 검은 장포와 대비되면서 왠지 모를 섬뜩한 느낌을 주었다·
상여가 등장하길래 강시라도 나올 줄 알았다가 그것보다 더 이상한 물건이 튀어나오자 나와 호리독사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순간 연소교의 전음이 머릿속에서 울렸다·
[아무래도 편복은왕(編幅銀王)이 나타난 것 같아요·]
[이번엔 또 어떤 작자요?]
[한때 팔대호교사자의 일좌를 차지했던 마군이에요· 명부삼귀가 저승사자라면 저 노인은 염라대왕과도 같은 존재랄까·]
[그 정도요?]
[팔대호교사자들은 달리 팔마군이라고도 불렸어요· 무공수준은 극초절정 혼원신교(混元神敎)의 무공을 익힌 마군들 중에서는 가장 높은 경지까지 나아갔다고 알려졌어요· 명부삼귀보다 먼저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죽은 줄 알았던 노마들이 살아서 나타나는 것도 놀랍지만 그게 팔대호교사자들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명부삼귀가 그토록 긴장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무림맹의 조직체계에 빗대어 말하자면 평소 사람을 잘 죽이기로 악명 높은 집법당의 당주가 더욱 무시무시한 팔대장로 중 한 명을 만난 것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한데 왜 저런 흉측한 물건을 타고 돌아다니는 거요? 복장은 또 왜 저렇고· 보는 사람 께름칙하게 시리·]
[구태여 상여여야 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예로부터 혼원신교의 무공을 극성으로 익히면 햇빛을 볼 수 없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낮에 이동할 때는 저렇게 햇빛을 차단해 주는 무언가를 타야 한다고· 옷은 아마도 더 완벽한 차광을 위해서가 아닐까요?]
자연스럽게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과연 해가 서산을 꼴딱 넘어가면서 사위가 빠르게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때 편복은왕이 크고 검은 쥘부채를 살랑살랑 흔들며 상여 밖으로 나왔다·
한데 신법을 펼쳐 훌쩍 뛰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흡사 유령처럼 천천히 허공을 미끄러져 땅에 내려앉는 게 아닌가·
아무 생각 없이 지켜보던 나와 호리독사는 그만 입이 쩍 벌어졌다·
능공허도(達空虛渡)라는 경지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저것들은 삼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버르장머리가 없군· 어른을 봤는데 한 놈도 인사라는 걸 할 줄 모르니 말이야·”
편복은왕이 명부삼귀를 한심하다는 듯 쏘아보며 한 말이었다·
그러자 가장 젊은 아마도 삼귀로 짐작되는 노인이 발끈하고 나섰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곤륜산을 십 년 동안이나 뒤져 겨우 한 마리 잡은 적향서를 죽여 놓고 지금 그게 우리에게 하실 말씀이오!”
“설아(雪兒)가 곤륜산에서 온 독쥐를 잡아먹었다고? 몹쓸 것을 먹고 탈이나 나지 않으려는지 모르겠군·”
명부삼귀의 툭 튀어나온 눈동자에 혈광이 맺히기 시작했다·
삼귀는 그야말로 부글부글 끓는 모습이었다·
적향서가 귀한 탓도 있지만 그런 영물을 잡아 훈련하면서 나름대로 정을 주었을 것이다·
두 번째 늙은 노인 아마도 이귀로 짐작되는 노인이 편복은왕을 향해 냉랭한 음성으로 말했다·
“여긴 어떻게 알고 오셨소이까?”
“말도 마라· 너희를 찾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물론 가장 고생을 한 건 설아지만 말이다·”
“우리를 왜?”
“그야 너희가 성보를 찾아낼 줄 알았기 때문이지· 설마하니 너희에게 볼 일이 있었겠느냐? 네 녀석은 여전히 머리가 아둔하구나·”
“말을 삼가시오! 귀하나 우리나 함께 늙어가는 처지에·”
“함께 늙어 간다라· 하기사 나보다는 네 녀석들이 먼저 죽을 것 같긴 하다만· 클클클·”
이귀가 어금니를 빠드득 갈았다·
연소교는 명부삼귀가 마음을 먹으면 천하에 찾아내지 못할 사람이 없다고 했다·
편복은왕은 명부삼귀가 성보를 찾아낼 줄 알고 역으로 그들을 추적한 모양이었다·
쉽게 말해 명부삼귀가 피처럼 붉은 적향서를 풀어 우리를 추적게 했고 흑편복은왕이 설응을 날려 다시 적향서를 추적게 한 것이다·
그러다 명부삼귀가 우리와 맞닥뜨린 걸 알고는 설응으로 하여금 더는 필요 없어진 적향서를 잡아먹어 버리게 한 것이고·
급기야 일귀가 나섰다·
“우리가 성보를 순순히 내줄 것 같소이까?”
“아직 너희의 수중에 있지도 않을 터인데·”
“잘 아시다시피 우리가 먼저 발견했소이다·”
“번견이 사냥감을 찾으면 상으로 고기라도 던져 주는 법이긴 하지·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 보거라·”
“명부삼귀의 이름을 너무 가볍게 여기시는구려·”
“닥쳐라!”
가볍게 내지른 것 같은데 한순간 천둥이라도 치는 줄 알았다·
모닥불이 요동치고 초목이 한참이나 흔들렸다·
‘이 무슨 어마어마한 공력이란 말인가!’
삼귀와 이귀가 동시에 움찔하는 사이 편복은왕의 꾸짖음이 이어졌다·
“너희의 수중에 들어오기 전에 내가 취하는 것만으로도 체면을 세워준 줄 알아야지· 염왕부에서 개백정 노릇이나 하던 것들이 어디서 감히!”
명부삼귀가 성보를 손에 넣었다면 그들에게서 빼앗아 갔을 거라는 말이었다·
그랬다면 명부삼귀의 모양새가 얼마나 우스워졌겠나·
처음 명부삼귀와 맞닥뜨렸을 때 느꼈던 그들의 존재감과 압박감을 기억하는 나로서는 실로 무시무시한 얘기였다·
명부삼귀는 모두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더불어 눈동자도 더욱 붉어졌다·
적향서를 잃어버린 것으로도 모자라 이런 수모까지 당하니 분노가 끌어 오를밖에·
말 한마디로 상황을 평정해 버린 편복은왕은 그제야 연소교를 천천히 돌아보았다·
“네가 백골시마의 제자더냐?”
“무림말학 연소교 편복은왕 선배님을 뵙습니다·”
“듣자하니 뇌천자의 목을 베었다고?”
“그렇습니다·”
“왜 그랬느냐?”
“그 와는 가는 길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네 길을 갈 힘은 있고?”
“가는 데까지라도 가보려고 합니다·”
“무엇을 상상했든 그 이상의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다·”
“각오하고 있습니다·”
“세상 일이 각오만으로 될 것 같으면 구름처럼 많은 칠교의 고수들이 그토록 오랜 세월 천마성교의 교주들에게 머리를 조아리지도 않았겠지·”
“···!”
“나와 함께 가겠느냐?”
가는 길이 달라서 삼뇌의 목을 베고 도망쳤다는 사람에게 자신과 함께 가겠느냐고 묻는다·
이건 제안이 아니라 경고였다·
더 늦기 전에 목숨이라도 부지하고 싶으면 순순히 성보들을 내놓으라는 경고·
물론 그렇게만 하면 삼뇌의 복수를 하려 드는 천마성교의 모든 교도들로부터 지켜주겠다는 제안이 담겨 있기는 했지만·
연소교는 어깨를 파르르 떨었다·
가족 같았던 수하들을 잃어가면서 여기까지 왔다·
이제 와서 성보를 편복은왕에게 바치면 수하들은 개죽음한 것이 된다·
그렇다고 거절하면 여기서 자신과 나와 호리독사가 죽는다·
그녀의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단지 차마 입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을 뿐·
나는 그녀가 더 쉽게 결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이 표행의 책임자는 나였으니까·
“나를 믿소?”
“네?”
“나를 믿냐고 물었소·”
“갑자기 그건 왜·
“대답해 보시오·”
“아니면 왜 귀하가 있는 천룡표국으로 갔겠어요·”
“그럼 나를 주시오·”
“무얼요?”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잖소· 저 사람들에게 주는 것보다는 내게 주는 것이 소저에게 더 쉬운 결정일 것이오·”
“어쩌려고요?”
“소저의 고민을 내가 대신해 주려는 거요·”
내 의중을 알 리 없는 연소교는 잠시 고민했다·
그러다 품속에서 작은 보퉁이를 꺼내어 내밀며 말했다·
[절대 빼앗기면 안 돼요·]
[물론이오·]
[약속할 수 있나요?]
[아니면 왜 함께 왔겠소·]
보퉁이가 내 수중에 들어왔다·
그러자 편복은왕은 물론이고 명부삼귀의 시선까지 전부 연소교를 떠나 내게로 향했다·
편복은왕은 연소교를 대할 때와 달리 차갑기 그지없는 표정을 하고선 물었다·
“네가 풍운비룡이더냐?”
“무림말학 이정룡 편복은왕 선배님을 뵙습니다·”
“소문과 다르게 인사성이 밝군·”
“감사합니다·”
“노부가 어떤 사람인 줄은 아느냐?”
“연 소저에게 들었습니다· 옛 혼원신교의 무맥을 이은 마군들 중에서는 가장 높은 경지까지 오른 전대의 고수이시라고요·”
“하면 이제부터 네가 무얼 해야 하는지도 잘 알렸다?”
“물론입니다·”
그러면서 나는 보퉁이를 명부삼귀에게로 가져가 공손히 바쳤다·
삼귀가 얼떨떨결에 보퉁이를 건네받았다·
“지금 뭘 하는 거예요!”
연소교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외쳤다·
졸지에 성보를 손에 넣은 명부삼귀도 잔뜩 기대를 하고 있던 편복은왕도 한순간 모두 넋이 나가 버렸다·
오직 호리독사만이 놀란 와중에도 ‘이 인간이 이번엔 또 무슨 이상한 짓을 꾸미려고 그러는 거지?’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그 사이 삼귀는 잔뜩 흥분한 채 보퉁이를 풀어 안에 든 물건을 확인했다·
세월의 손때가 묻어 거무튀튀해진 죽간본 두 벌이 모습을 드러냈다·
죽간 하나하나마다 새까맣게 새겨진 고대의 글자들이 꼭 꿀 바른 막대기에 개미떼가 달라붙은 것 같았다·
삼귀가 이귀와 일귀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품이 맞다고 확인을 해주는 것이다·
염왕부의 사신이라 불리는 초절정의 고수들이다 보니 진위 정도는 파악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사람들은 이제야말로 더욱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사방에서 벌떡 대는 심장박동 소리기 들리는 듯 했다·
명부삼귀의 다른 노마들에 비해 좀 더 침착한 성격의 일귀가 착 가라앉은 음성으로 내게 물었다·
“이걸 왜 우리에게 주는 거지?”
“성보가 저희 손을 떠났으니 더는 위험할 일이 없지 않겠습니까· 이제 선배님들의 차례입니다· 부디 무운을 빌겠습니다·”
“어부지리를 취하겠다는 속셈이더냐?”
“차도살인이라는 편이 더 정확하겠지요·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면 일단 적을 한 명이라도 더 줄이고 봐야지 않겠습니까? 표물은 줬다가 다시 빼앗으면 되는 것이고요·”
“편복은왕을 앞세워 우리부터 먼저 제거하겠다?”
“멍청한 놈!”
편복은왕이 벼락처럼 호통을 쳤다·
그의 노성이 이어졌다·
“나는 혼자고 저놈들은 셋이다· 뒤엉켜 싸우는 동안 두 놈이 성보를 가지고 도망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더냐!”
“상여꾼들은 놀고요?”
“명부삼귀를 만만하게 보지 마라· 저 아이들 넷이 달라붙어도 명부삼귀 하나를 감당하지 못 할 것이다· 하물며 일부러 격전을 피하고 도망가 버린다면야·”
“그럴 수는 없을걸요·”
나는 품속에서 비단을 입힌 봉투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이번엔 편복은왕에게로 걸어가 공손하게 바쳤다·
봉투를 건네받은 편복은왕이 재빨리 입구를 뜯고 내용물을 살폈다·
기름까지 먹인 누런 괴황지에는 선천오법술(先天五法術)이라는 다섯 글자를 필두로 고대의 글자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이건···!”
놀라는 표정으로 보아 그는 이미 글자들의 정체를 간파한 것 같았다·
다만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이 의아할 뿐·
“무림맹에서 보관 중이던 세 번째 죽간의 필사본입니다· 원본은 작년 여름 무당파로 운송하던 중 사고가 나서 불타 없어져 버렸지요· 천만다행으로 사마옥 총군사님께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남겨둔 복각본이 있었습니다·”
내가 여기까지 말을 했을 때 편복은왕은 고개를 들어 명부삼귀에게로 시선을 주었다·
상대적으로 무림 사정에 밝은 그들의 반응을 통해 내 말의 진위를 가늠하려는 것 같았다·
묻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툭 튀어나온 명부삼귀의 눈동자는 벌써부터 탐욕으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편복은왕이 다시 내게 물었다·
“한데 이게 왜 너의 수중에 있는 거지?”
“사마옥 총군사님께서 천룡표국에 와 계시다는 건 다들 아실 겁니다· 총군사님께서는 가죽끈이 떨어진 죽간의 순서를 맞추기 위해 오랜 세월 연구를 거듭하셨습니다· 그 바람에 그만 구결을 다 외워버리셨지요·”
“선천오법술의 공능은 단순히 구결 순서를 안다고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 머리만 믿고 함부로 해석하고 익히려 들었다간 반드시 주화입마에 빠지고 말지·”
“총군사님께서도 똑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천룡표국을 떠날 때 기억을 토대로 한 벌 써 주셨습니다· 다른 두 개의 성보와 함께 모처에 봉인하라고요·”
“···!”
“듣자 하니 천마성교의 전대 교주들께서는 대대로 세 권의 마경기서들을 익혔다더군요· 이는 세 개의 성보를 손에 넣고 그것을 전부 익히면 누구라도 천마교주가 되어 천하를 오시할 수 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이런 사정은 나보다 저들이 훨씬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저 세 개를 손에 넣기 위해 은거를 깨고 세상에 나왔으니까·
정곡을 찌르는 내 말에 사람들은 모두 합죽이가 되어 버렸다·
나는 얼어붙어 있는 명부삼귀를 돌아보며 마지막 직격탄을 날렸다·
“아직 소문이 나지 않은 지금이 아마도 여러분께서 성보 세 개를 한꺼번에 손에 넣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될 겁니다· 한데도 두 개만 취하고 하나는 눈앞에서 놓쳐버리시겠습니까?”
“고약하기 짝이 없는 놈이로고· 너희를 먼저 모조리 죽인 후 우리끼리 주인을 정하는 수도 있느니라!”
“세 분께서 편복은왕 선배님과 싸우시는 동안 저희가 상여꾼들을 상대한다면 어떻습니까? 이래도 저희를 먼저 죽여 없애시겠습니까?”
“···!”
“닭 대신 꿩이라고 싫으시면 저희는 편복은왕 선배님의 편에 서겠습니다· 상여꾼들은 따돌려도 저희까지 따돌리지는 못할 거라고 감히 약속드리지요 ”
그러면서 나는 눈앞에 있는 고목을 주먹으로 힘차게 후려쳤다·
펑! 소리와 함께 어른 허벅지 두께의 고목이 구멍 난 부위에서부터 터져 나갔다·
그러자 아까 명부삼귀 중 누군가가 내 걸음을 막기 위해 던져서 박아 놓은 돌멩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그걸 집어 들고는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맷돌 가는 소리와 함께 돌멩이가 가루로 변해 우수수 떨어졌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고강한 내 공력에 명부삼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으하하하!”
편복은왕이 갑자기 산천초목이 떠나가도록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그러다 광소를 뚝 그치며 말했다·
“아수라장이 따로 없군·”